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동향1] 사회보장기본법, 복지를 죽이는 법인가?

지역

[동향1] 사회보장기본법, 복지를 죽이는 법인가?

익명 (미확인) | 일, 2015/05/10- 16:06

사회보장기본법, 복지를 죽이는 법인가?

 

김남희 l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변호사

 

사회보장기본법, 법 이름만 들어보면 사회보장의 기초를 다지는 법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지금 사회보장기본법이 적용되는 현실을 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사회보장기본법은 복지를 깎거나 축소시키는 상황에 대해서는 무기력하며, 오히려 복지를 늘리거나 확대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칼날을 들이미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사회보장기본법은 복지를 위한 법인가, 복지를 죽이는 법인가? 이 글에서는 사회보장기본법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 실제 적용례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도한 사회보장기본법의 전면개정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은 1995년에 제정된 사회보장기본법을 2012. 1. 26. 전부 개정한 것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이 전부 개정은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시절이던 2011년 2월에 대표발의하여 그 발의내용이 거의 그대로 수용되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발의할 당시 제안이유는 다음과 같다.

 

최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 산업구조의 변화, 세계경제의 위기 등으로 인한 사회·문화 및 경제적 환경이 변화하면서 선진각국은 소득보장형 복지정책으로 인하여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국민 개개인도 생애주기별로 노출되는 다양한 위험을 자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등 전통적인 복지국가형태는 더 이상 존립하기 어려워지고 있음.

 

이에 따라 아직 복지국가의 초기단계에 있는 우리나라도 서구 선진복지국가의 경험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복지정책적 체질 개선이 필요해짐. 소득보장형의 복지국가에서 국가의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나머지 모든 국민도 평생 동안 생애주기별로 겪게 되는 다양한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소득 및 사회서비스를 함께 보장하여 평생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맞춤식 생활보장형 복지국가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음.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현행법이 기본법으로서 사회보장의 추진방향을 제시하고 있지 아니하고 사회보장 관계 법률들이 흩어져 있어 여러 행정부처에서 관장함에 따라 사회보장정책을 일관성 있게 수립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는데 연계성이 결여되는 등 현행법으로는 사회보장정책을 통할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움.

 

따라서 모든 국민이 평생 동안 겪는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대하여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을 통합적으로 접근하여 국민의 보편적·생애주기적인 특성에 맞게 소득과 사회서비스를 함께 보장하는 방향으로 사회보장제도를 확대·재정립함으로써 한국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중장기 사회보장정책의 비전과 미래지향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하여 건강한 복지국가를 설립하려는 것임.

 

복지체질개선, 생애주기별 복지, 맞춤형 복지, 한국적 복지국가… 좋은 말인지 아닌지는 좀 아리송하다.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이 법의 통과를 자신의 성과로 내세우며 “저는 한국형 복지모델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추진하겠다는 생각으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일관성 있는 복지정책을 위해 설계를 잘해야 합니다.”라고 대선후보자 TV토론에서 발언하기도 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 아버지의 꿈은 복지국가의 건설”이라며,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지급,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보장 등 보수정당의 후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복지공약을 내세우며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유명무실한 사회보장위원회

 

사회보장기본법의 핵심은 사회보장위원회의 설치이며(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사회보장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이 이 법의 주요한 내용 중 하나이다. 사회보장위원회는 사회보장 증진을 위한 기본계획과 사회보장 관련 주요 계획, 사회보장급여 및 비용 부담,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 및 비용분담, 사회보장 전달체계 운영 및 개선에 대한 내용을 심의하고 조정하는 중요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사회보장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복지부장관, 기획재정부장관, 행정자치부장관, 고용노동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 등 14개 정부부처의 장과 다수의 민간전문인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사회보장기본법 제21조). 부처 간의 칸막이를 허물어 복지정책과 제도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야심차게 출발한 사회보장위원회는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사회보장위원회 전체회의는 단 9차례 개최된 것이 전부이며, 그나마도 보건복지부가 사전에 올린 안건을 형식적으로 통과시키는 거수기 역할을 한 정도이다. 사회보장 증진을 위하여 부처 간의 통합을 이루겠다는 사회보장위원회의 역할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주의료원 폐원 사태와 무기력한 사회보장기본법

 

박근혜 취임한지 하루만인 2013. 2. 26.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방침을 발표하였으며, 같은 해 5. 29. 폐업을 공식발표하고 6. 11. 경남도의회가 진주의료원 해산조례를 날치기 통과시켜 버리기까지 하였다. 공공병원으로 막대한 국비가 투입되어 새로 지어진지 채 몇 년도 되지 않아 지자체가 적자를 이유로 공공병원을 폐원한 어이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참여연대와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013. 6. 3.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에 대해 사회보장위원회가 사회보장기본법에 의한 조정권한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보건복지부장관과 국무총리에게 사회보장위원회 소집청원서를 제출하였다.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르면 지자체의 장이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신설변경의 타당성, 기존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및 운영방안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하고, 그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회보장위원회가 이를 조정하도록 되어 있다(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 또한 사회보장기본법은 사회보장의 정의를 사회보험과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라고 하고, 그 사회서비스의 한 영역으로 보건의료 분야도 포함시키고 있다(사회보장기본법 제3조 제1호, 제4호). 그런데 진주의료원 폐업결정 과정에서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가 폐업방침 발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신중한 처리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음에도 이에 따르지 않고 바로 폐업을 강행하였으므로, 지자체와 국가의 사회보장 역할 분담에 대하여 조정하는 사회보장위원회가 개입하여야 할 사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2013. 8. 29. 다음과 같은 공문을 보내 사회보장위원회 소집을 거부한다.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의 사전협의는 사회보장제도의 신설, 변경시 제도의 타당성 및 기존 제도와의 관계 등을 검토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개별 기관의 설립이나 폐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이에 따라 귀 단체에서 청원한 진주의료원 폐업 관련 사회보장위원회 소집을 하지 아니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진주의료원은 연간 내원환자가 수만 명에 달할 정도의 규모가 큰 공공병원이었고 신종플루가 발생했을 때 환자를 받는 지역의 유일한 병원이었다. 진주의료원 폐원은 역사상 최초의 공공병원 강제폐업으로, 경남도는 수백 명의 환자가 입원한 상태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였고, 진주의료원에서 강제퇴원당한 환자가 사망하는 등 반인권적인 상황이 발생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위원회는 공공의료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히는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개별 기관의 폐지”에 불과하여 사회보장위원회에서 다룰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사회보장기본법이 박근혜 공약이던 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를 가로막다

 

이처럼 무기력했던 사회보장기본법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놀랍게도 지자체들의 복지정책을 가로막기 위해서이다. 최근 대구시에서는 화재, 가스, 호흡기이탈 등에 따라 중증자애인 사망사고가 수시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최중증 독거, 취약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24시간 활동보조인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대구시는, 지자체의 장이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할 경우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도록 하는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 제2항에 근거하여 24시간 활동보조 계획을 보건복지부장관에 협의신청을 하였으나,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에 대하여 추가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사회보장위원회 제도조정소위원회를 개최하여 최종적으로 위 사업에 대하여 불수용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문제는 대구시 뿐 아니라 인천광역시, 광주광역시, 경상북도, 강원도 등 다른 지자체에서 추진하던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 계획 역시 번번이 사회보장기본법상 사회보장제도 협의, 조정 제도에 걸려 추진이 중단되거나 보류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지자체가 독자적인 복지사업을 추진하는데 사회보장기본법이 결정적인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사고 발생시 혼자서 움직일 수 없는 중증장애인의 사망사고가 수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장애인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 도입은 하루가 시급하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 85페이지에는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이 공약으로 포함되어 있다. 물론 그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자랑스러운 성과로 내세운 사회보장기본법은 지자체가 중증장애인 활동보조를 추진하는 것조차 가로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보장기본법에 근거하여 지자체가 추진하는 복지정책을 가로막는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사회보장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고되었는데, 사회보장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를 기획조정, 사회서비스, 사회보험, 공공부조 전문위원회에서 기획, 제도조정, 평가, 재정·통계 전문위원회로 변경하는 내용(시행령안 제12조)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사회보장위원회가 사회서비스, 사회보험, 공공부조 등 사회보장의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제도를 조정하고 평가하는 일을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사회보장기본법의 문제점 : 지방자치제도와 국민의 기본권 침해

 

살펴본 것처럼 사회보장기본법은 현재 사회보장제도를 통할하는 역할은 하지 않고 지자체가 독자적인 복지정책을 추구하는 것을 감시하고 억제하는 통제기능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이는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제도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측면이 있다.

 

헌법과 지방자치법은 주민의 복지증진 사무가 지자체의 역할임을 명시하고 있으며(헌법 제117조 제1항, 지방지치법 제9조) 헌법재판소는 “지방자치제도라 함은 일정한 지역을 단위로 일정한 지역의 주민이 그 지방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 기타 법령이 정하는 사무(헌법 제117조 제1항)를 그들 자신의 책임 하에서 자신들이 선출한 기관을 통하여 직접 처리하게 함으로써 지방자치행정의 민주성과 능률성을 제고하고 지방의 균형적인 발전과 아울러 국가의 민주적 발전을 도모하는 제도”라고 판시한 바 있다. 즉 지방자치의 주된 기능으로 주민의 복지증진이 있고, 지방자치제가 이를 지자체의 책임하게 민주적으로 처리하게 하는 제도라면, 지자체가 독자적인 복지정책으로 주민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것은 지방자치제도의 핵심이자 주요 목적이다. 그런데 사회보장기본법을 근거로 지자체의 복지정책을 가로막는 것은 명백한 지방자치제도 침해이며 위헌적인 것이다.

 

또한 사회보장기본법은 국민의 생존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는 중증장애인의 생존과 직결된 것이며 생존은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헌법 제35조)의 가장 기본이다. 사회보장기본법이 장애인의 최소한의 생존권 보호조차 가로막는다면, 이 법은 위헌적인 법률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사회보장기본법, 과연 복지를 죽이는 법인가? 이 법을 발의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복잡한 세제개편, 어떻게 손대야 할까?

 

신원기ㅣ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간사

 

들어가며

 

지난 6월 1일(월),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에서는 지난 3년간 박근혜정부의 조세정책 평가와 함께 세수구조 및 조세체계의 특징과 개선방향, 공평과세와 조세정의를 지향하는 세법개정 방안 등을 담은‘공평과세와 복지국가를 위한 세법개정 방안’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담긴 핵심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게 요약해보고자 한다.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

 

출범 직후부터‘증세 없는 복지’기조를 내세운 박근혜정부는 그간 공약가계부에서 밝힌 비과세·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강화를 중심으로 한 세수확보 계획을 밝혔지만 그 효과는 대단히 미미했다. 매년 강하게 주장해온 세출구조조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필연적으로 불거진 세수부족사태에는 투자 및 고용 위축을 이유로 법인 및 재벌 대기업보다는 근로소득세와 소비세 위주의 증세를 추진하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이처럼 지난 3년간 박근혜정부에서 추진한 세제개편은 세수확보나 공평성, 정치적 책임성 등 어느 것 하나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정부에 의한 적극적인 경기 부양 및 사회안전망 제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임에도, 이미 실패로 판명난 이명박 정부의‘작은 정부 및 감세 기조’를 지속함으로써 오히려 경기침체를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 역시 박근혜 정부 세제개편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재정건전성 문제를 증세를 통해서 해결하려하기 보다는 ‘PAYGO 제도’ 도입이나 무원칙한 재정지출을 일괄 축소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든다는 점은 대단히 걱정되는 부분이다.

 

이처럼 녹록치 않은 현 상황에 앞으로 제기될 미래재정소요 역시 적지 않다는 사실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구체적인 수치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현재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화, 양극화 현상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낮은 조세부담률과 취약한 과세공평성, 조세 및 이전지출의 미약한 재분배기능 등 조세구조의 특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공평과세와 조세정의’에 초점을 맞춘 과감한 세제개편이 절실한 시점이다.

 

과거 경제개발 시절에는 공급부분의 성장을 위해 노동자의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대신 '저부담 조세체계'를 설계했다. 조세부담률이 낮으니 당연히 재정규모도 작았고 복지서비스 역시 미약한 측면이 있었다. 그래도 인구가 늘어나는 시점에는 낮은 조세부담률이나 작은 재정, 미약한 복지서비스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른바 '저부담․저복지'의 배경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경제성장을 통한 세수입 증가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저부담·저복지의 틀에 대한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 대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증세와 관련해서는 참 많은 입장들이 엇갈린다. 앞서 표에서 언급한 세 가지 세목(법인세, 소득세, 양도소득)과 관련된 쟁점과 현황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법인세 정상화

 

「2014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3년도 우리나라 법인의 총수입과 총소득은 각각 4,313조 원과 250조 원으로 확인되며, 이를 바탕으로 추정된 총비용은 4,063조 원이므로 2013년 법인세 총 부담세액 37조 원은 총비용의 0.9%에 불과했다. 법인세가 투자 및 고용에 미치는 효과 역시 분석 자료와 추정방법에 따라 그 결과는 상이하지만,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도 그 효과는 매우 미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어도 데이터 상으로는 법인세율 인상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킨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 셈이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법인세율 정상화를 주장해왔다.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법인세율을 올리면 해외자본이탈이 가속화되고 세부담은 근로자에게 전가된다는 논리로 반박하지만 그 근거가 희박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낮은 법인세율과 고용주의 낮은 사회보장기여금을 고려한다면, 외국자본의 직접투자(FDI)가 법인세율에 민감하더라도 세율보다는 해당 국가의 임금수준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들이 기업의 위치선정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법인세율 인상으로 세후수익이 줄게 되면 자본의 이탈에 따른 노동생산성의 하락으로 임금수준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근로자들이 법인세 부담을 진다는 논리도 해외자본이 빠져나가지 않고 있으니 전제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법인세 인하가 세계적 트렌드라는 주장 역시,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기간에 법인세를 낮춘 OECD 회원국은 18개 국가로 평균 1.6%p 인하, 11개 국가는 기존의 세율을 유지, 6개 국가는 평균 3.2%p 인상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폭넓은 공감을 얻기는 어렵다.

 

소득세제의 누진성 강화

 

소득세의 경우는 각종 비과세 감면으로 인해 근로소득세 부담의 집중도가 매우 높고, 소득세 실효세율 역시 매우 낮다. 소득분포 100분위 기준으로 최상위 1% 근로소득자의 연평균 소득과 결정세액은 각각 2억 5,520만 원과 5,460만 원이고, 상위 10% 근로소득자의 연평균 소득과 결정세액은 각각 7,530만 원과 430만 원이다. 중위소득자의 연평균 소득과 결정세액은 3,140만 원과 40만 원에 불과하다. 실효세율로 따지면 각각 21.4%와 5.7%, 중위소득자는 1.1% 수준입니다. 절대적으로도 높은 수치는 아니다.

 

국제적 수치와 비교해도 격차가 적지 않다. 국민총생산 대비 소득세의 비중은 2013년 기준 7.1%로 OECD 평균 11.6%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개인소득세 비율은 3.4%로 OECD(8.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소득세수 비중과 소득세의 재분배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소득의 불평등한 분배구조를 개선하면서도 보편적이고, 누진적인 방식으로 실효세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면세자 비율을 줄이는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상장주식 양도소득 차익과세

 

상장주식 양도차익은 자본시장 육성 차원에서 비과세 정책을 유지해 왔으나, 우리 자본시장이 이미 국제적 수준으로 성장하였고 조세공평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비과세 정책을 고집할 명분은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지분비율 2%, 금액기준 50억 원 이상을 소유한‘대주주나 특수관계인’에 한해 저율과세(대기업 주식은 20%, 중소기업 주식은 10%)를 하고는 있지만,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일부 고액 자산가들에겐 엄청난 혜택을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실제 2008 ~ 2010년 동안 5억 원 초과 주식 양도소득을 신고한 경우는 전체 신고 건수의 8.7%지만, 이들이 전체 양도소득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9%에 달했다.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전면 과세조치는 개인과 법인간의 조세형평과 근로소득자와 금융소득자간의 불합리한 조세차별을 시정함으로써 전반적인 과세형평성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외에도 임대소득 과세나 자본이득 과세, 자산소득 과세 등 손봐야 할 부분은 무궁무진하다. 현행 과세체계의 불합리성을 인식하고 개편하려는 노력보다는 부족한 세입확충을 위해 일방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끼워 맞추기 식으로 추진되는 세제개편은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 이제 진지한 증세의 필요성, 세금과 복지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요구되는 만큼, 증세 없는 복지라는 허상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세제개편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유 부리기엔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목, 2015/09/10- 16:45
225
0

외국인력 노동시장 영향과 정책과제

 

 

이규용 |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들어가며

 

 

외국인력이란 좁은 의미에서 보면 취업비자를 발급 받아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외국인 취업자를 의미하지만 보다 넓은 의미에서는 국내에서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모든 외국인 취업자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재외동포 입국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영주권자, 불법체류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11월말 현재 취업비자 외국인력은 60.3만 명이며 이중 비전문외국인력은 55.4만 명이다. 그러나 넓은 의미의 외국인력은 이 보다 훨씬 많다. 통계청의 외국인 고용조사 결과에 의하면 2016년 우리나라의 외국인력은 962천 명에 이른다.

 

 

외국인력 또는 이민자의 유입은 유입국가의 개인이나 지역사회 또는 국가 전체적으로 경제, 사회, 정치, 문화 및 기타 분야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차원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들어 취업비자 이외 자격의 외국인력이 증가하고 있어 외국인력 정책의 영역을 취업비자 이외의 전체 이민자의 관점에서 확대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글은 최근 우리나라의 외국인력 및 이민자의 유입추이와 이들의 노동시장 영향을 살펴보고 정책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체류 외국인의 경제활동 실태와 특징

 

체류 외국인의 경제활동실태에 대한 자료는 2012년부터 연간 단위로 조사 및 발표되는 통계청의 외국인고용조사 자료가 대표적이다.1) 여기에서는 외국인고용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 체류 외국인의 경제활동실태와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외국인 취업자 추이

연도별 외국인취업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2년 791천 명에서 2014년 852천 명으로 증가하였으며 2016년에는 962천 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 취업자 증가에는 비취업비자 입국자의 노동시장 참가 증가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2016년 취업자 962천 명의 체류자격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재외동포가 23.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취업비자인 비전문취업과 방문취업 및 전문인력은 각각 18.4%, 18.9%, 그리고 3.2%이다.

 

 

119746a7af100f3ff2d7287b28b5277b.png

 

외국인 고용률 추이

체류자격별 경제활동상태를 고용률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표 1-2>와 같다. 비전문취업의 고용률은 99.8%로 마찰적 실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취업상태임을 알 수 있다. 방문취업자의 고용률은 82.2%이다. 정주형 이민자로 볼 수 있는 영주권자의 고용률은 73.5%로 2012년의 64.7%에 비해 매년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 결혼이민자의 고용률은 49.8%이며 재외동포의 고용률은 59.2%이다. 재외동포 체류자격이 주로 취업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aaecaa1ab4396486c46a4b6000c6094.png

 

외국인 취업자 산업별 분포

<표 1-3>은 비자유형별 외국인 취업자의 산업별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전체 외국인 취업형태를 보면 광공업 종사자가 46.5%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사업개인 공공서비스와 도소매 음식숙박업이 각각 19.2%와 19.0%를 차지하고 있다.

 

4ad904c12f792fade20090be2e982651.png

 

외국인 취업자 직업별 분포

체류 외국인의 인적자원 특성이나 직무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는 이들의 직업별 분포와 임금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별 분포에 따른 직능수준을 보면 단순노무직 종사자는 1직능 수준이고 관리자와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는 3직능 또는 4직능 수준을 필요로 하며, 이외의 직종은 2직능 수준을 필요로 한다.2) <표 1-4>는 외국인의 직업별 분포이다. 고용허가제나 방문취업제의 직무는 주로 단순직으로 되어 있으나 직무내용을 보면 직능수준 2종사자 비중이 더 많다. 특히 고용허가제의 경우 장치․기계 조작이나 기능 종사자 비중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된다.

 

정주형 이민자인 영주권자, 결혼이민자 및 재외동포의 직업분포를 보면 7∼9직종 종사자 비중은 고용허가제나 방문취업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상위직무 종사자도 10∼20%에 이르고 있다. 비자유형별 외국인 취업자의 직업별 분포의 특징 중 하나는 고용허가제 및 방문취업 취업자가 종사하는 직종(단순노무직종 등)에 이들 비자 이외의 외국인 취업자가 20만 명 이상 취업하고 있으며,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할 경우 30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으로 관리되지 않는 비전문 취업인력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b5e09f47cfe5f0e5cb7009d1a0a8bc66.png

 

외국인 취업자 임금 수준

체류 외국인 취업자의 월평균 임금분포를 보면 100만 원∼200만 원이 53.1%로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200만 원∼300만 원이며(34.3%)이며, 300만 원 이상은 7.89%이다. 이를 비자 유형별로 보면 비전문취업과 방문취업의 경우 100만 원∼200만 원 범주에 있는 취업자 비중이 각각 54.9%와 60.9%이다. 재외동포(F-4), 영주자(F-5)의 경우 비전문취업자(E-9, H-2)와 유사한 임금분포로 나타나 이들의 취업 직종이나 숙련도가 비전문취업과 유사함을 시사하고 있다.

 

4f62a0bc066d4e792ec3211e195cbd1f.png

 

이상의 통계에 나타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취업비자 이외 자격의 외국인력이 증가하고 있어 외국인력 정책의 영역을 취업비자 자격 이외에 전체 이민자의 관점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국내 이민자의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숙련도가 낮은 직종에 종사하고 있으며 정주형 이민자(F-4, F-5 등)도 유사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①단순노무직종, 저숙련 위주의 한국 이민자 수요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②이민자의 유입정책이 정주형으로 나아갈 경우 이민자의 사회통합에 따른 비용이 커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외국 인력의 영향

 

외국인력 및 이민자의 유입은 유입국가의 개인이나 지역사회 또는 국가 전체적으로 경제, 사회, 정치, 문화 및 기타 분야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민정책은 매우 다차원적인 측면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민정책이 유입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다음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제적 효율성

첫째, 경제적 효율성이다. 경제적 효율성이란 이민자의 유입에 따른 순경제적 편익(편익-비용)의 극대화와 관련이 있다. 이에 대해 그 동안의 논의는 크게 다음의 네 가지 경제적 영향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① 경제이론은 이민자의 숙련 및 인적자본이 유입국의 국민과는 다르다면 생산보완성을 통해 유입국에 기여한다. ② 이민자의 역할이 유입국의 특정부분이나 직종에서의 노동력부족이나 숙련부족에 대응하여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효과는 확대된다. 띠라서 특히 노동이동은 유입국 노동시장에서의 ‘필요’3)에 부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목표가 되어야 한다. ③ 이민은 시간에 걸쳐 외부 효과 및 파급효과를 초래하며 이러한 효과는 양의 효과일수도 있고 음의 효과를 보일 수도 있다. ④ 이민이 공공재정에 미치는 효과는 순경제적 영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는데 이는 이민자가 지불하는 세금과 이들에게 지원되는 공공서비스에 지출되는 비용 등에 의존한다.

 

분배

둘째, 분배이다. 이민은 국민소득규모 뿐 만 아니라 분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기적으로 이민의 유입국에게 이득자와 손실자를 양산하는데 이득자는 이들의 생산활동이나 서비스의 제공으로 이익을 얻는 그룹이며 손실자는 이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그룹이다. 특히 저임금 이주자는 내국인의 임금이나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국가정체성, 사회적 연대

셋째, 이민은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국가 정체성이나 사회적 연대에 영향을 미친다. 이민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은 문화적 다양성을 증대시켜 왔지만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문화적 동질성이 강한 나라에서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 이민자의 유입이 국가의 정체성을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민이 이런 이슈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이민자의 유입이 역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사회 안전, 공공질서

넷째, 사회 안전과 공공질서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민자의 유입으로 범죄나 사회 안전의 위협, 공공질서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는 유입되는 이민자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이와 같이 이민자의 유입은 유입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민자의 선별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이민자 유입의 비용과 편익은 단기 순환형인지 아니면 정주형인지 그리고 인력의 숙련정도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진다.4) 이민자들이 장기 거주하는 경우, 이민자들은 생산활동에 기여하는 노동자로서 뿐만 아니라 소비자로서의 역할도 커지므로, 이민자들이 그들 수입의 일부분을 소비한다면 노동에 대한 파생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이민자의 공급확대에 따른 낮은 노동비용으로 인해 제품 공급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 내국인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의 소비를 촉진할 수 있으며 국민경제에 기여한다. 그러나 단기체류 외국인력의 경우에는 소득의 대부분을 송금에 지출하기 때문에 소비촉진 효과가 크지 않다.

 

한편, 이민자들이 낮은 임금과 통제하기 쉬운 노동력을 이점으로 노동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면, 편익보다는 비용이 더 커질 것이다. 기존 노동시장의 상황과 이민자의 직업 배치가 어떻게 어울리는가에 따라 이민자 수용의 편익과 비용의 크기가 달라질 것이다.

 

외국인력 정책의 점검 필요

 

이런 점에서 현재의 한국의 이민정책이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한 검토는 이민정책의 방향성 모색에 중요한 과제를 제기한다. 직관적으로 볼 때 한국의 이민정책의 핵심요소로 자리잡은 외국인력 활용정책은 이민정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중 일차수요자인 기업의 입장이 주로 고려되어 온 것으로 평가된다. 즉, 인력부족에 근거한 외국인력 도입확대 논의가 중심이 되어 왔고 부족한 인력을 활용하여 기업의 경제활동을 촉진하였다는 긍정적 편익만 강조되어 온 측면이 강하다. 전문인력의 경우에도 이러한 논리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데다 전문인력 활용에 따른 편익의 제고기반을 만들지 못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이는 실증분석결과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그 동안 외국인력이 국내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선행연구들의 결과를 보면 비록 일관된 분석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외국인력 공급의 확대에 따른 내국인 노동시장에서 부정적 영향이 있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에 관한 최근의 연구결과인 이규용 외(2016)에서는 외국인력의 영향을 고용, 임금, 내국인 입이직률, 기업의 생성과 소멸이라는 관점에서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국인력 유입이 내국인 고용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우나 개별 업종과 근로자 특성에 따라서는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내국인근로자수 대비 외국인 고용이 1%p 증가하면 여성 고용은 0.15%p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2011년까지는 외국인 고용에 따른 내국인 고용이 보완성을 갖고 있었으나 2012년과 2013년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으며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에서 내국인 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컸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으로 외국인력이 내국인력의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1% 증가할 때 내국인 근로자의 임금은 0.2~1.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외국인근로자의 유입에 따른 내국인 근로자의 임금의 부정적 영향은 주로 여성 및 중고령자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저출산고령화시대의 여성 및 고령자 활용도 제고와 외국인력 활용의 보완적 방향으로의 외국인력 정책 운용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외국인력 활용기업에서 비활용기업에 비해 내국인 입․이직률이 높게 나타나 외국인력 활용기업의 장기근속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외국인력 활용사업장의 생존율인 비활용사업장의 생존율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외국인력의 활용이 기업유지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산업구조조정을 저해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시사점 및 과제

 

외국인력 및 이민자의 유입의 영향의 문제와 이를 토대로 한 정책의 수립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논의가 정립될 필요가 있다. 첫째, 이민자의 유입과정에서 이러한 요소를 고려하여 선별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둘째, 선별기능이 잘되더라도 이민자의 유입에 따른 편익을 제고하거나 비용을 줄이기 위한 환경의 조성, 체류지원 및 통합 정책의 확대, 이민자에 대한 법․행정 조치의 엄격성, 기업내 인적자원관리의 효율화, 이민에 대한 국민 인식의 변화 등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민자의 유입이 필요하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며 편익을 제고할 것인가를 정립하는 것이 이민정책의 목적이고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민자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력 정책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전문성이 매우 높고 고급인력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유치 및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인력 정책의 방향은 내국인 노동력 활용도 제고 및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스매치 직종에 대한 보완적 외국인력 활용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비취업비자로 입국하여 취업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외국인 취업자도 관리체계에 포함할 필요가 있으며 유학생, 재외동포 등 이민자의 유형에 따른 다양한 노동시장 유입여건을 고려하여 외국인력 관리 및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종합적 외국인력 도입 및 운용체계의 구축 및 이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의 구축도 요구되고 있다.

 


 

1)외국인고용조사의 모집단은 등록 외국인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외국인력은 통계청 추정 외국인력 규모 외에 등록 외국인 범주에 포함되지 않은 외국인 중 취업자를 포함한 규모가 될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 중 등록 외국인에 포함되지 않는 인력이 해당되며 참고로 2013년 12월 말 기준 불법체류자는 183,106명이며 이 중 등록 외국인은 95,637명, 단기 85,936명, 거소 1,533명이다. 자료:출입국통계연보.

2)직능수준 1은 초등교육이나 기초교육을 필요로 하며, 2직능은 중등 이상의 교육과정이나 이에 상응하는 직업훈련이나 직업경험을 필요로 하며, 3직능과 4직능은 대졸 이상이나 여기에 준하는 자격을 요구한다.

3)여기서 ‘필요’는 산업이나 직종부문에 따라 다르며 경기변동(성장국면이나 하강국면)에 따라 변화하며 이민은 이러한 상황에 따른 대응방안의 하나이다.

4)고급인력의 경우에는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지며 각국은 고급인력의 유인을 위하여 비자발급 요건을 점차 완화시키는 추세이다.

 

[참고 문헌]

이규용·노용진·이정민·이혜경·정기선·최서리, 체류 외국인 및 이민자 노동시장 정책과제, 2014. 12, 한국노동연구원

이규용·김정호·노용진·박성재·이상돈, ‘저출산고령화시대의 외국인력정책방향’, 2016.. 12. 미발간자료

통계청, 외국인고용조사, 원자료

수, 2017/03/01- 16:54
213
0

「사회보장기본법」개정 촉구 기자회견 개최

지역복지 전국복지수호공동대책위원회, 기동민 국회의원 공동주최

일시 및 장소 : 2016년 9월 20일(화)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

 

1. 취지와 목적

- 박근혜 정부는 「사회보장기본법」을 근거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회보장사업의 추진을 과도하게 방해하고 있음. 특히 지난해 말 사회보장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지침’을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내 기존의 자체 사회보장사업까지 축소 또는 폐지하도록 요구하였음.
- 이러한 「사회보장기본법」의 과도한 적용으로 인하여 헌법과 법률이 정한 지방자치제도가 침해되고 있으며,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과 생명권 또한 침해되고 있음.
- 대표적인 사례로 장애인의 생존권과도 같은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지자체의 추가 지원이 2016년 13개의 지자체에서 예산 삭감이 이루어졌으며, 서울시가 사회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2,831명의 청년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청년활동지원금(청년수당)을 보건복지부가 지난 8월 3일 직권취소하기까지 함.
- 이에 청년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사회보장기본법」의 문제점을 알리고 올바른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전국복지수호공동대책위원회(이하, “복지수호공대위”), 기동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청년참여연대가 아래와 같이 공동주최함.

 

2. 개요

○ 제목 : 지역복지 수호! 「사회보장기본법」개정 촉구 기자회견
○ 일시 : 2016년 9월 20일(화) 오전 11시
○ 장소 : 국회 정론관 
○ 주최 : 전국복지수호공대위 / 청년참여연대 / 국회의원 기동민
○ 참가자
 - 사회 : 안진걸(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 발언 : 최용기 대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김주호 사무국장(청년참여연대)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 기자회견문 낭독 : 김남희(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정창욱(경기시민사회단체 운영위원장)

 

 

[기자회견문]

지역복지 침해하고 지방자치 훼손하는「사회보장기본법」을 개정하라!
아동, 노인, 장애인, 청년 등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사회보장기본법」을 개정하라!
20대 국회는 하루빨리 지역복지와 지방자치를 수호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기본법」을 개정하라!

 

1995년 제정된「사회보장기본법」 「사회보장기본법」은1)은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정한 법률이다. 그러나 2012년 「사회보장기본법」 전면 개정2) 이후, 박근혜 정부는 청년수당, 청년배당,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추가지원 등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주민의 요구를 반영하여 자체 예산으로 집행하는 사회보장사업의 추진을 가로막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지방교부세법」시행령을 개정하여 정부의 사전협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에 지방교부세를 삭감할 수 있도록 하여 지방자치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사회보장위원회가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지침’을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 내려 보내 기존의 자체 사회보장사업까지도 축소 또는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아동을 포함한 저소득가구,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자체 사회보장사업의 예산을 삭감하거나 아예 폐지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행태는 명백히 헌법과 법률이 정한 지방자치를 침해한다.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과 생명권 또한 위협하면서까지 국가와 지방정부의 복지증진의 역할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장애인들의 생명권과도 같은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이 사회보장위원회의 정비지침 이후 13개의 지자체에서 예산 삭감이 이루어졌으며, 서울시가 사회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2,831명의 청년에게 지급하기로 한 청년활동지원금(청년수당)을 보건복지부가 사회보장기본법을 근거로 지난 8월 3일 직권취소하여 청년들에 대한 지원이 끊기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로 인하여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과 생명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보장기본법」에서 사회보장과 관련한 주요한 권한을 행사하는 사회보장위원회는 사회보장에 관한 주요 시책을 심의, 조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참여가 배제되어 있는 구조의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사회보장사업에 대한 자방자체단체의 비용부담을 일방적으로 조정하도록 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지방자체의 본질을 침해한다. 사회보장의 ‘증진’ 보다는 ‘유사․중복’ 기준을 과도하게 조정권한을 행사하는 것 역시 「사회보장기본법」이 정하는 목적에 크게 벗어난다. 또한, 현 사회보장위원회의 구성은 민간위원 한, 두 명을 제외하면 정부 고위관료와 친정부 성향의 인사 등 편향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욱이 현 사회보장위원회는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며, 국민의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없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에 장애·빈곤·지역단체·사회복지·시민사회·학계가 연대하는 전국복지수호공동대책위원회, 청년참여연대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국회의원이 대표발의 한「사회보장기본법」개정법률안을 적극 지지한다. 또한 앞으로 지역복지발전에 기여하고, 지방자치를 수호하기 위해 20대 국회가 다음과 같이 「사회보장기본법」등을 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1. 중앙정부의 지역 사회보장사업에 대한 신설, 변경 사전협의제와 조정내용을 강제하는 지방교부세 삭감 제도를 즉각 폐지하여,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업무인 지역주민의 복리를 증진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
2.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비용부담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사회보장위원회의 권한을 폐지하고, 조정권한을 사회보장의 ‘증진’에만 행사하도록 제한하여 사회보장위원회가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3. 사회보장위원회의 위원에 대한 국회 추천권을 부여하고, 구체적인 회의 내용의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사회보장위원회의 민주적 대표성과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2016년 9월 20일
전국복지수호 공동대책위원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경기복지시민연대,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관악사회복지, 광주복지공감+, 광진주민연대, 구로건강복지센터,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부산사회복지연대, 비판과대안을위한사회복지학회, 빈곤사회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 인천보육교사협회, 인천보육포럼, 인천평화복지연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사회복지유니온,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 전북희망나눔재단, 정신개혁시민협의회,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 지역아동센터전국단체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참여연대,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경기북부참여연대/ 대구참여연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순천참여자치시민연대/ 여수시민협/ 울산시민연대/ 익산참여자치연대/ 인천평화복지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참여연대/ 참여와자치를위한춘천시민연대/ 참여자치21(광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평화주민사랑방, 한국농아인협회,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한국사회복귀시설협회,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한국여성복지연합회,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아동복지협회,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한국지역사회복지학회, 한국청년연합(KYC), 행동하는복지연합, 홈리스행동, 복지축소반대/지방정부복지자치권수호를 위한 인천대책위원회, 지역복지수호 대전공동대책위원회, 지역복지수호 충남대책위원회, 지역복지폐지축소저지부산공동대책위원회

 



1) 헌법에 규정된 사회권적 기본권을 보다 구체화함으로써 헌법과 개별법을 중재하여 개별법으로 하여금 사회권적 기본권의 실현을 보다 용이하게 하려는 취지를 갖는 법률임.

2)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토록 하고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회보장위원회가 조정토록 하는 이른 바 ‘사회보장 신설․변경 사전협의제’(법 제26조)를 만들고 2013년 1월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음.

화, 2016/09/20- 14:06
210
0

의료분쟁조정법! “알고계십니까? 그 불편한 진실을..” 그리고

 

강태언 l 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

 

지난 1월 20일, 국회 앞에서 시작된 ‘의료사고 피해자 및 가족들(이하 그들)의 1인 릴레이 시위’가 다양한 사례의 의료사고 피해자나 가족들의 참여로 4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다리 혈관이 막혀 이에 대한 스텐트삽입술을 받은 후 남편이 사망한 이모씨, 복통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후 오진으로 수술이 늦어 아빠가 사망한 막내딸 이모씨, 치아를 한꺼번에 5개를 발치한 후 엄마가 사망한 정모씨, 뇌동맥류 시술 후 아빠가 반신불수 장애를 입은 정모씨, 근육주사 후 골수염으로 딸이 근육과 신경 손상을 받은 김모씨, 아스피린 장기 복용 중 무리한 디스크 수술을 받은 직후 엄마가 사망한 큰 딸 박모씨, 맹장염 수술 후 심정지 발생으로 아들이 뇌병변 장애 1급 환자가 된 박모씨, 딸이 성형수술 부위에 염증이 발생한 후 흉터가 남은 정모씨... 등등

 

그들은 시위 초기, 피켓조차도 손으로 직접 제작하여 사용하다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담은 피켓을 제작하여 시위에 나서고 있다. 그들은 왜 그 매서운 여의도 칼바람을 맞아가며, 길거리로 나와 서로 돌아가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일까? 피켓내용을 살펴보면, 몇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그들은 의료사고를 또 다른 안전 사각지대로서, 이미 진료기록이 쉽게 조작되어 기록을 믿을 수 없는데도 자신들더러 입증하라고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현재 추진 중인 ‘신해철 법’으로 알려진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유는 뭘까? 그들은, 현재 개정안이 자동조정개시 등 의료소비자의 권익을 위해서 추진되고 있는 것처럼 언론에 의해 알려지고 있지만, 결국은 조정중재원의 몸집 키우기와 이를 위해 의료계가 요구하는 것들을 또 다시 들어주기로 채우고 있어 이를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들은, 의료사고로 신해철을 사망하게 한 s병원이 아직 법의 심판조차 받지 않은 상태로 폐업한 후, 그 자리에 버젓이 새로운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이로 인해 그 유족은 물론 s병원의 다른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이미 보상받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따라서 수술 후 감염 등 피해자와 가족들이 사실상 입증하기 어려운 사례들을 지적하며, 차제에 입증책임전환과 보험가입을 의무화하여 의료사고 피해구제를 위한 제도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의료사고 관련된 제도로서 의료사고피해구제 및 분쟁조정관련 법(이하 의료분쟁조정법)이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졌고, 그 법에 따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조정중재원)이 운영된 지 3년이 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혹하다. 그동안의 조정결과는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였고, 오히려 이 후 매년 의료소송으로 가는 건수는 한해 30%이상 늘었으며 또 다시 그들이 길거리로 나와 국회 앞에서 위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의료분쟁조정법 “알고 계십니까? 그 불편한 진실”

 

이 법은 제정되기 전, 지난 23년 동안 의료계·정부·시민단체 간 주장이 첨예하여 온갖 우여곡절을 겪다 통과된 법이다. 이 법이 논의되는 동안 과연 어떤 말 못 할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 법은 과연 어떤 법일까?

 

첫째, 이 법 제정 당시, 의료사고에 대한 그 규모와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3대 사고라 하면 산재사고, 교통사고, 의료사고를 들 수 있는데, 산재사고의 경우 한 해 사망자가 약 2,500명이고,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5,000 ~ 6,500명에 이른다. 의료사고는 환자안전사고 발생에 관한 추정연구에 따르면(’11년 기준), 연간 입원환자 597만 7,578명 중 평균 9.2%가 의료서비스로 인해 발생하는 위해사건(adverse event) 환자의 질환이나 상태에 의한 것이 아닌 의료서비스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손상(harm)을 경험하고, 위해사건 발생 환자의 7.4%인 40,695명이 사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한다. 이중 위해사건 발생 후 대응을 잘했을 경우 사망을 방지할 수 있는 예방가능 사망은 17,702명(43.5%)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밖에, 응급실 내원 환자나 병원 내 감염, 오진, 분만 등에 의한 사망은 얼마나 될까?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단이 필요하듯 법을 만들 때도 반드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여야 한다. 이를 근거로 재원이나 조직의 규모 등이 파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 제정 당시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정부의 공식 통계는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미 산재사고나 교통사고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 실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둘째, 이 법은 당시 의료사고 피해구제를 위한 법으로 발의되었으나, 정부 주도로 의사들을 위한 법으로 변질되어 제정되었다는 것이다. 이 법은 의료사고 피해구제를 위하여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 때 입증책임전환을 전제로 활발하게 논의된 바 있고, MB 정부 초기 당시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과 최영희 의원, 시민단체의 1개 청원안이 발의되었으며, 이들 3개 법안은 모두 과실추정에 따른 입증책임전환을 전제로 발의되었다.

 

3개의 법안 발의 당시, 의료계에서는 의료분쟁조정을 위하여 형사처벌특례, 조정전치주의, 무과실 보상, 환자 측 난동에 대한 가중처벌 등을 요구하였고, 이에 대해 우리 단체를 포함한 의료소비자 및 시민단체들은 의료사고피해구제를 위하여 입증책임 전환과 보험체계화, 임의조정방식 등을 요구하였다.

 

이에 당시 MB정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로 국부를 창출하겠다는 당찬 계획 하에 외국인 환자에 대한 의료사고 보상을 위한 제도 마련을 정책적으로 추진하였으며, 이에 복지부가 해당 3개안과 배치되는 의사들의 요구안을 모두 담은 지금의 법안을 제시하였고, 이후 T/F까지 구성하여 법안 제정을 주도하였다.

 

결국 이 법은 MB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주도로 만들어진 법이며, 의사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여 만든 의사들을 위한 법으로 변질되어 제정되고 말았다.

 

셋째, 조정중재원의 저조한 조정•중재 성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이 법에 따라 운영된 조정중재원이 2012년 1년 간 처리한 조정건수는 133건이며, 총 조정성립금액은 8억9,500만원이었다. 이는 같은 해 한국소비자원의 조정건수는 390건이고, 조정금액은 21억 8,000만원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함량 미달의 결과였다.

 

이 같은 저조한 조정 성과는 이미 충분히 예견된 결과로서, 이 같은 단초를 제공한 것은 ‘무과실 국가 보상제도’ 도입 후 발생한 재원분담에 따른 절차상의 심각한 문제이고, 이러한 빌미를 제공한 것은 전적으로 정부와 국회였다.

 

무과실국가보상 제도의 경우, 소요재원의 규모는 물론 이를 마련하기 위한 방법, 그 대상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논의 등이 필요한 사안이었으나 국회와 정부는 이러한 논의조차 전혀없이 당시 법안 통과 직전, 의사 및 의사단체의 요구에 따라 삽입하여 통과시켰다.(그동안 의료계에서 지난하게 요구하던 내용이었으나 의료소비자 및 시민단체가 반대하여 3개 법안 중 어떤 법안에도 제안되지 않았던 내용임)

 

결국 무과실국가보상제도 도입 후, 그 소요 재원분담에 대한 의료계와 복지부의 이견으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루어졌으며, 이어 원용금지, 감정단의 업무범위 축소 등을 요구하며 집단 보이콧을 해왔고 조정중재원 운영 후 1~2년을 지내오면서 손해배상금 대불비용 징수 등을 포함하여 오히려 요구 조건은 더 늘어난 상태이고, 초기 의료계의 집단 조정거부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던 산부인과 분만사고에 대한 재원분담에 대한 요구조건은 여러 요구조건 중의 하나로 묻혀버린 상태에 있다.

 

소위 신해철 법이라 불리는 개정안!! 문제점은 무엇인가.

 

현재 이 법 개정안으로는 의사 출신인 문정림의원안과 오제세의원안이 제출되어 있는 상태로, 자동조정개시를 의미하는 제27조 8항의 삭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 오제세의원안을 중심으로 주요 내용과 문제점을 살펴보자.

 

첫째. 현재의 낮은 조정참여율을 올리기 위해 제 27조 8항을 삭제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조정신청이 있을 경우, 피신청인의 뜻과 관계없이 자동으로 조정이 개시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는 곧 의료계가 요구해오던 조정전치주의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그동안 의료소비자단체나 시민단체들이 주장해오던 주요 내용 중 유일하게 채택된 임의조정방식을 무력화하는 조치이고 이 조항마저 삭제될 경우, 이 법에서 사실상 의료소비자단체나 시민단체들이 주장해오던 내용은 사실상 모두 배제되는 것이다. 또한 이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의료기관이나 의료인들의 참여를 유인하는 효과는 일시적으로 기대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상황이 역전될 경우, 환자들의 선택권이 침해될 것은 명백해진다. 이는 복지부가 ‘표준진료계약서’에 중재 조항을 넣어 활용하는 방법을 이미 제시한 바 있고 이는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이 조정이나 중재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차후 선택진료처럼 진료를 신청할 때, 위 조항에 대한 서명을 강요받게 되고, 서명을 하여야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며, 결국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환자나 의료소비자는 이미 선택권이 없어지게 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둘째. 조정중재원의 조직 및 업무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 제도의 주요 운영 주체로서 운영 초기 이를 반영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될 수 있으나 이 또한 살펴보면 우려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사무국이나 감정단의 규모를 확대하려는 규정이나, 조정 결정을 하거나 혹은 하지 아니하는 규정결정, 각 과별 자문의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등을 개정하거나 신설하여 비약적으로 조직을 키우고 권한을 확대하려는 속내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정들은 조정중재원의 저조한 실적에 비해 인력과 예산의 낭비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의료사고 피해구제에 중점을 두어야 함에도, 무리한 조정이나 중재로 인해 의료사고 피해자의 부담만 가중하게 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셋째는 또다시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하였다는 것이다. 이 번 개정안의 특징 중 하나는 제27조 8항 삭제나 조정중재원의 조직이나 업무권한 확대를 위하여 그동안 의료계에서 요구해왔던 원용금지 규정이나 조사권 완화 등 또 다시 그들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정절차에서 진술이나 감정 또는 자료를 소송에서 원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용제한이나, 의료사고 현지 조사권의 완화나 삭제 등의 규정이 그것이다.

 

이들 규정은, 의료사고 피해자나 가족들이 조정에 불응하고, 재판으로 가고자 하여도 경우, 재판에 쉽게 가지 못하도록 하거나 재판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재판받을 권리를 이미 심각하게 제한하게 될 뿐 만 아니라 우리 단체를 포함하여 관련 단체들이 주장해 온 입증책임전환을 대신하여 도입한 제도를 논의한번 없이 편의에 따라 일방적으로 삭제 또는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올바른 신해철 법, 그 해법은 ....

 

이 법은 의료사고의 신속한 피해구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나 그 내용은 의료분쟁조정에 집중되어 있다. 의료사고로 인하여 사랑하는 가족을 잃거나, 중증장애 등으로 가정이 파탄될 위기에 처해있는 의료사고 피해자나 가족들에게 사실상 무리한 분쟁조정보다는 근본적인 피해구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러한 의료사고의 심각성에 따른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믿을 수 없는 진료기록만을 의지하여 감정하는 기능만 강화하지 말고, 수술실은 물론 신생아실, 분만실 중환자실 등 환자 취약지역에 블랙박스나 CCTV를 설치하거나 미국의 외상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는 24시간 녹음과 촬영이 가능한 침대 설치를 법제화하여야 한다. 또한 이제라도 입증책임전환 규정을 도입하여야 한다.

 

지금 4개월째 1인 릴레이 시위에 나서고 있는 그들을 구제할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해법이다.

일, 2015/05/10- 16:25
203
0

사회복지부문 전문가주의의 성찰

 

강혜규 l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논의의 배경

 

  전문가주의(professionalism)는 ‘직업과 그 기능, 전문 지식에 강한 자부심과 탐구심을 가지며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는 일’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전제할 때, 전문직의 추구를 통해 결과하고, 전문성과 전문직‧전문인력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라는 순기능을 낳는다. 그러나 타 (전문)영역과의 경직적 배타성, 편협성이라는 역기능을 초래하기도 한다. 전문성은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하여 필요하고, 일과 인력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척도이지만, 그 일과 인력의 사회적 승인 및 보상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직역이기주의를 위한 논의처럼 부정적 시선이 수반되기도 한다.

 

  한국의 사회복지 전문가주의는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20세기 초 사회사업가를 전문직화하려 했던 미국에서조차 전문직과 전문성에 대한 논의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한국에서도 사회복지사 직종의 전문직화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사회복지실천 영역에서 일차적인 전문직으로서의 위상 정립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왔으며, 사회복지사의 교육, 자격, 권한 강화를 위한 다방면의 조치들이 줄곧 시도되었다(김영종, 2014: 378)”.

 

 전문가주의를 둘러싼 문제의식은 점차 다양하게 부각되고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해보자면: 첫째, 제도 중심의 사회복지 공급은 ‘사회복지사’라는 전문직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하고, 변화하는 사회복지(서비스) 공급 환경에서는 전문직을 둘러싼 다양한 양상이 발생하고 있어, 사회복지사 전문성의 실체와 범위, 타 전문직과의 관계 등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이는 이 글을 작성하게 된 한국사회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 기획주제 발표의 미션이었다). 둘째, 한국 사회복지부문의 전문가주의는 매우 미약하다. 즉 전문직으로서 사회복지사 집단의 사회적 입지, 보상은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 수요자중심의 서비스 패러다임이 강조됨에 따라 소비자주의적 역량 강화를 지향하는 담론, 전문가주의의 공급자중심적 속성을 거부하고 이용자중심의 자립생활을 지향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논의들이다.

 

  전문가주의의 양태는 인력의 직무 수행(전문역량의 확보, 역량 발휘 여건), 직무에 상응하는 보상(사회적 인정)의 상호 영향을 통해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체감되는 서비스 품질의 다차원적 속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술적 논의를 넘어서는 실천적 관점의 검토가 필요하다. 사회복지를 둘러싼 변화와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의 상황을 반영하여, 현실적합성이 높고 미래지향성을 담보한 전문가주의의 성찰이 요청되는 것이다.

 

사회복지 제도와 실천 여건: 변화의 맥락

 

  한국 사회복지실천 현장의 문제는 매우 복합적이다. 이는 사회복지의 역사적 발전과정과 정책 추진, 제도화의 지향과 구조(운영주체의 분포), 인력 운용(적정 규모 및 역량 확보)의 요소, 서비스업무의 절차 규정, 지원시스템, 조직․인력․업무의 관계 문제, 관계자의 인식, 문화, 관행, 소통구조, 재정방식을 비롯한 제도적 여건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는 유동적 근대사회(복지국가의 쇠퇴, 개인화와 관계의 불안정성 증가, 가치의 다원화, 생산보다 소비 중시)의 문제들과 함께 전근대성의 폐해가 잔존하면서 사회적 위험의 속성을 더 악화시키는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급속한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전근대적 속성을 충분히 해체시키지 못하여, 비합리적 결정구조, 지역과 혈연등의 연고주의 등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것이다(최명민, 2014: 114~115).

 

사회복지서비스 공급체계의 다중 구조와 분절성

  민간 복지전달체계를 중심으로 한 사회복지사업의 운영은 영역별, 서비스유형별 분절현상이 뚜렷하며 ‘다중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의 사회서비스 제도는 제도 형성의 시기, 재정지원방식의 변화를 감안하여 다음과 같이 다섯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들은 다음 표와 같이 각각 복지서비스, 사회서비스, 보험 등 차별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사회서비스 제도의 설계 과정에서, 재정지원방식 등 제도 운영 원리에 따라 ‘분절적인 추진체계’가 마련되어, 사회서비스 욕구를 중심으로 제도가 수렴되거나 통합적인 서비스 제공체계가 조성되는 데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바우처사업을 위시한 사회서비스 정책이 추진되면서, 새로운 서비스는 사회서비스이고 기존 서비스는 (이질적이고 구태의연한) 복지서비스로 차별적 인식이 확산되었으며, 이는 민간 복지전달체계의 혼돈을 가중시키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사회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차별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서비스제도들은 제도 형성과정과 사업운영 특성에 따라 이질적인 문제와 정책적 쟁점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전통적 입소형 시설사업의 경우 일방적인 공급자지원의 전형으로서, 입소자 인권, 운영자 비리문제 빈발해 왔으며,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통해 개선 기반을 마련해왔으나, 실제 서비스 현장에서의 근본적인 변화 방안 모색이 요청되고 있다. 둘째, 지역사회 기반의 이용 시설‧프로그램운영 유형에서는 지방이양된 시설운영비 지원방식과 각종 이용자지원사업의 병행으로 공급체계의 비효율, 사업 중복 문제가 제기되고, 비영리의 운영원칙과 지역사회의 참여-공동체에 기반한 서비스 정신이 훼손되는 시장원리의 서비스 병행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셋째, 이용자 지원 사업으로서 개별 제도화된 사회서비스사업, 돌봄 사회서비스 바우처사업의 경우,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과 고용의 안정성 문제가 상존하고, 이용자와 공급자간 담합등 공급자와 이용자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공급자 규제가 약화됨에 따라 서비스 이용의 형평성(공급기관의 creaming), 서비스 품질관리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넷째, 유관부문 서비스사업의 경우 중앙부처에 따른 대상별, 기능별 사업이 분절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동일 대상-욕구에 대하여 유사한 서비스제도 도입, 중복운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서비스 유형, 특성에 따라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는 다차원의 해법을 모색해야 할 다양한 문제가 공존하고 있다.

 

이용자지원제도 도입으로 인한 문제양상의 질적 변화

  2000년대 중반 이후 바우처사업,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등을 통한 이용자지원 제도의 대거 도입은 한국의 사회복지실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 양상의 질적 변화를 초래하였다.

 

  이전과 다른 방식의 사회서비스 제도가 추진되면서 해소되지 않은 기존 과제가 여전히 존재하며, 새로운 쟁점도 제기되고 있다.

 

  첫째, 주요 욕구에 대응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대처하고 제도화 할 것인가가 그간의 과제였다면, 이제는 돌봄영역의 유사제도가 다수 도입됨으로써, 제도간의 기능조정,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었으며, 이전의 생활시설중심의 서비스에서는 시설입소자의 적절한 보호가 중점 과제였다면,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이용자 편의성, 통합적 제공시스템 마련, 수요자의 주도성, 권익을 존중하는 제도적 요소의 반영이 주요한 과제가 되었다.

 

  둘째, 사회서비스 제도 운영에 시장원리가 반영되고, 이용자의 자부담, 추가구매를 가능하게 한 바우처사업과 함께, 서비스사업의 지방이양과 새로운 국고지원제도 도입이 병행되었다. 다수의 개인, 민간사업자의 진입으로,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의 ‘사회적’서비스에 대한 책임성이 저하되었으며, 공급자, 이용자의 도덕적 해이 사례가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다. 이전에는 제도 확대를 위한 재정(국고지원) 확대가 주요한 정책적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다각화된 재정 원천으로 인한 관리체계의 문제 즉, 사회서비스사업에 대한 지자체 책임성 저하, 기존 비영리 복지기관의 수익사업 치중으로 인한 기능 변모 등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셋째, 우리 사회의 고용안정성 문제는 보편적으로 약화되는 상황에서 돌봄 사회서비스 제도가 대거 도입되며 사회복지분야의 저임금 불안정 돌봄일자리 확대에 기여하였다. 또한 사업자간 출혈 경쟁으로 인한 서비스 품질 저하, 소규모‧영세사업자의 확대 등 사업운영의 지속성 확보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서비스 품질 향상 방안과 추진체계 마련이 현안 정책과제가 되고 있다.

 

  넷째, 지금까지 공공부조-복지서비스의 행정체계 개선이 정책적 초점이었다면, 지역사회 단위 서비스 전달체계의 통합성 제고, 수요자 욕구중심의 통합적 시스템 마련이 현안 과제가 되었다.

 

사회서비스의 더딘 제도화와 민간전달체계의 과부하

  이와 같은 변화 과정에서 포착되는 한국적 특성은 사회서비스의 더딘 ‘제도화’로 인하여, (제도화 이전) 서비스 공급의 상당한 역할을 민간 시설‧기관이 감당하도록 해왔고, 이는 제도적 부실의 문제를 그대로 전달체계의 문제로 인식하게 하는 결과를 나았다는 점이다. 공공의 책임성 측면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사회서비스 제도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어떤 대상에게, 어떤 서비스를 어느 정도 제공할 것인가’가 자원 동원의 부담과 함께 오롯이 민간 시설‧기관의 역할로 남겨져 왔고, 이는 부실한 서비스 문제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은 가볍게, 민간 전달체계의 부담은 과하게 인식하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한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위시하여 특정 욕구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틀을 갖추고 운영하는, 이른바 ‘사회서비스의 제도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국가의 책임성, 형평성(대상자 내, 지역 간), 서비스의 지속성 및 일관성(표준화)은 향상된 반면, 사회복지시설‧기관의 자율성, 재량적 서비스 향상의 여건은 오히려 어려워지고 있다는 딜레마를 지닌다.

 

공공중심의 전달체계 개편

  2006년 지자체 주민생활지원 기능 강화를 시작으로 전국 시‧군‧구(읍‧면‧동) 중심의 복지행정 기능 개편이 추진되었다. 2010년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의 개통, 2011년 지자체 복지담당공무원 증원, 2012년 희망복지지원단 운영을 통한 통합사례관리 추진, 2014년 동 복지기능강화 시범사업 추진 및 복지담당공무원 증원 결정까지 지자체 복지행정을 중심으로 한 공공의 복지행정 및 서비스 기능 강화가 최근 10년여 지속되었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사 자격소지자를 채용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2005년 2월 현원 7,100명에서 2014년 3월 현원 14,344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으며, 행정직등을 포함하는 전체 사회복지담당공무원(27,513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향후 3년간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과 찾아가는 서비스 강화를 위하여 6천명 확충 추진이 예정된 바, 공공행정부문의 사회복지 전문직에 대한 수요는 크게 확대된 것이고, 이는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에 대한 조직적 신뢰가 향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자체 행정에서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담당하는 업무가 자산조사 및 급여관리 행정에서, 클라이언트의 대면 상담 및 서비스연계지원, 사례관리 등의 공공서비스 영역으로 확대됨에 따른 전문직의 실질적인 수요로 볼 수 있다.

 

개정 사회보장기본법 이후 복지영역의 확장

  2013년부터 시행된 개정 사회보장기본법은 사회서비스의 개념 도입과 함께 보건, 고용, 교육, 주거, 문화, 환경까지 아우르는 영역 확장, 실질적인 정책수행 기반 확대를 촉진하고 있다. 정부가 사회보장사업으로 확인한 360개 사업 중 전통적인 사회복지사업으로 인식하는 보건복지부 소관사업은 140개(38.9%)였으며, 여성가족부(44개), 국가보훈처(37개), 고용노동부(36개), 교육부(21개) 등 21개 부처가 사회보장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국정과제에는 이와 관련한 전문인력의 신설 혹은 확충도 제시된 바 있는데, 문화복지전문인력, 주거복지사의 도입, 직업상담사, 학교 폭력전문 상담·치료인력의 확대 필요성도 제기되는등 사회복지 영역, 실천 현장의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 이후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었고, 최근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 역시 사회복지실천 영역과 맞닿는 혹은 이미 사회서비스 공급 주체들을 포괄하는 기반으로서, 주목할 내용이다. 국내 사회적경제 규모는 사회적기업 1,165개(’14.9), 마을기업 1,119개(’13.12), 농어촌공동체회사 720개(’13.12), 자활기업 1,340개(’13.12), 협동조합 5,601개(’14.9) 등 총 1만여개가 존재하며, 지원 국가 총예산은 7,524억원으로 알려진다(이철선, 2015). 사회적기업의 상당수가 사회서비스의 제공 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자활기업,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도 사회서비스를 주요 사업 영역으로 설정하고 있어, 사회적경제 방식의 실천 현장의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사회복지 실천 패러다임의 변화와 전문성

  다음은 이와 같은 다중적인 사회서비스 공급 구조에서 요구되는 차별적인 전문성의 내용을 검토해보고자 하였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들 서비스는 사업의 기반형성과 착수의 시기가 다르고, 각 영역의 성장과 변모도 상이하다.

 

  먼저 전통적 입소형 시설사업에서는 보호‧돌봄 서비스가 중심이 되면서, 취약한 클라이언트의 일상생활 유지와 자립능력 향상을 위한 기술이 주로 요구된다. 90년대부터는 지역사회 기반 이용시설이 확대되며, 지역사회 참여, 재활 및 자립지원, 자활 지원, 아동보육서비스의 활성화가 이루어져, 다양한 복지욕구에 대응하는 서비스 프로그램 개발‧운영 역량, 지역 복지의 수요 진단 및 자원 관리, 자활 지원등 고용-복지연계서비스의 역량이 요구되었다. 또한 보육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었다. 2000년대 후반에는 재가 돌봄서비스의 제도화와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진입이 개방되면서, 대인 돌봄서비스 기술(노인요양, 장애인 활동지원, 아동돌봄 등), 치료, 재활 등 전문서비스 기술을 중심으로 한 전문화가 정책적으로 주목되었다. 또한 유관부문의 복지서비스 확대, 사회적경제 주체의 사회서비스 공급이 진행되면서, 전문성에 대한 요구 영역도 확대되었다. 다양한 욕구의 포괄적 진단, 통합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서비스 설계, 자원동원‧연계 등 사례관리의 요구 증가, 분야별 서비스의 전문화 요구 증가(정신보건, 상담 등), 지역기반 사회서비스 공급을 위한 창업‧관리 기술, 지역 공동체 형성등의 지역복지 실천 역량 등이 이와 관련하여 이전보다 강화 필요성이 높은 전문 역량 및 직무영역으로 판단된다.

 

전문가주의의 과제

 

  지금까지 살펴 본 바와 같이, 급변하는 사회복지 실천의 제도적 환경으로 인하여 사회복지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전문가주의는 불안의 요소들이 확대되고 있다.

 

  첫째, 사회복지실천 현장에서 사회복지사의 수는 전체 인력 중 약 1/3을 점하고 있으나, 점차 그 입지는 축소되고 있다. 이는 사회복지사 활용에 대한 법적 규제의 약화와 함께 사회복지영역의 확장, 사회복지사 이외의 인력 확대가 함께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둘째, 변화하는 복지환경으로 인하여 전통적 전문가주의 ‘속성 모델’에 근거한 전문직 정의, 입증의 의미가 약화되고 있다. 선행연구들에서 분석‧예측한 바와 같이, 한국 복지실천 현장에서 시장기제와 소비자중심주의를 반영하는 사회서비스의 제도화가 추진되었으며, 이와 동반한 신공공관리의 기제들의 강화가 모색되고 있다. 또한 “한국사회의 거대구조인 시장경제의 맥락, 정부입법과 개입의 본질, 사회운동의 영향 등 사회복지실천 외적 요인에 의해 강력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에 따라 기대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사회복지실천의 역할과 지형이 짜여질 수도 있다(김인숙, 2005: 130)”는 예측, “전문직과 전문가의 역할이 조직 시스템 안에 내장되는 경향이 가속화되어, 전문가들은 조직 논리(비용, 표적, 지표, 품질모델, 시장기제, 가격, 경쟁 등)에 귀속되거나 순화되는 경향(김영종, 2014: 382~383)”을, 실천 현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셋째, 더구나 한국 복지영역의 전문직화를 위해 주력해 온 사회복지사 자격제도도 여러 측면에 의해 도전받고 있는 바, 현장의 수요를 초과하는 사회복지사의 양산, 등급제와 교육내용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로 인하여 전문자격 “인증”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전문직은 전문성을 약화시키는 힘과 강화의 필요성 요구에 동시에 노정되어 있어, 이를 새로운 방향 설정으로 극복해갈 것인지, 어떤 정향의 전문직화가 바람직한지를 찾는 것이 당면한 과제”(김영종, 2014: 398~396)로 지적된다. 전문가주의를 둘러싼 다차원의 변화들은 모든 준비를 새로운 전환점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정도의 거시적, 미시적 과제를 던져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적자원의 개발(교육-훈련-자격화), 공식적 임무부여(법-제도), 노동시장(채용-업무),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복지 실천 영역의 확대에 따른 대처가 급선무라 할 수 있겠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 혹은 전문직을 사회복지영역의 우산 아래서 인정하는 방안, 사회복지사라는 단일 전문직의 분화(전문사회복지사 혹은 핵심영역별 사회복지사)를 모색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그 사전 작업으로서 사회복지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직의 속성을 재정리하여, 전문직의 지평을 넓힐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선행연구에서도 검토된 바와 같이, 공공-민간 복지현장의 관리자, 경영자로서의 역량은 이미 그 수요가 매우 높으며, 지역복지 현장은 기존 지역사회조직가의 활동 영역과 실천기술을 확대하는 업그레이드된 지역활동가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지역아동센터 등 방과후돌봄 인력 등 이미 사회복지실천 현장에 함께하고 있는 전문인력에 대한 관점을 정비하는 일도 시급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문성의 본질이 해당 분야의 수요, 클라이언트의 욕구‧문제‧위험에서 출발한다고 할 때, 실질적인 요구의 특성과 필요성이 확인되어야 하며, 전문역량을 발휘하고 있는지 입증되어야 하며, 발휘가 가능한 실천 여건(전문직 업무에 대한 규정과 근무여건)이 마련되었는지,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호응하는지도 점검되어야 할 것이다.

금, 2015/07/10- 18:06
20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