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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2015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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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2015년 5월호

익명 (미확인) | 일, 2015/05/10- 13:23

편집인의 글

 

장지연 l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

 

노동시장의 불평등, 나아가서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퍼진 지는 오래되었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는 비교적 높은 임금과 고용안정성을 누리는데 비하여, 비정규직 노동자와 중소영세기업 노동자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에서 동떨어진 인식은 아니다. 사실상 이러한 문제의식은 애초에 진보진영에서 제기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노사정위원회의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의 논의 경과를 바라보면서 노동계는 한 목소리로 비판적 의견을 내놓는 것일까?

 

노사정위원회는 2014년 9월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할 방도를 강구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같은 해 12월 29일에는 정부가 소위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이 특위에 제출하고 검토를 요청함으로써 이 논의를 주도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3월말까지 논의를 마무리하고 사회적 대타협을 도출해달라고 시한을 못박아 요청하기도 하였다. 적어도 표면적으로 이 특위는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노동시장의 불평등을 완화할 방법을 찾겠다는 자리였다. 그러다가 지난 4월 9일 노동계(엄밀하게는 한국노총)의 결렬 선언으로 이 특위의 역할은 사실상 종결되었다. 이 특위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되었으며, 왜 성과 없이 종결되었는지, 그리고 그 사회적 의미를 되짚어 보는 것은 올바른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방향을 숙고하는 것과도 같다.

 

이 특위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논의하기에 적합한, 올바른 틀이 아니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 그리고 중소기업 경영자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논의구조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에서 설사 어떤 타협안이 발표되었다고 한들, 이것을 두고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심스러우며, 이해당사자들의 저항 없이 사회적으로 수용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논의구조의 밖에서 성명서나 시위를 통해서 ‘그것이 진정 우리들을 위한 방안이 될 수 없다’고 외쳤다. 정말 아이러니컬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왜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거부할까? 사실상 정부가 주도하여 설정한 논의 의제와 내용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개선하여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규직의 해고 규제완화와 비정규직 규모 확대를 통한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이 노동계 전반의 공통된 인식이다. 노동시장이 이중구조화되어 있어서 문제라고 하면, 비정규직의 근로조건과 고용안정성 향상을 도모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정해진 파이를 놓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어떻게 나누어 가질 것인지를 묻는 것은 애초에 교묘하게 현실을 호도하는 잘못된 질문방식이다. 기업이 이윤으로 가져가는 몫에 비해서 전체 노동자가 임금으로 가져가는 몫의 비율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는 왜 하지 않나? 질문이 잘못되면 답이 안 나온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 노동자와 중소영세기업 노동자 간에 격차만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더 큰 문제는 좋은 일자리, 즉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어서 이제는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참에 정규직 일자리는 싹 다 없애버리자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나? 사람이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면 차마 할 수 없는 얘기를 한거다. 이번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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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문제 1호 과제, 약속해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사회·노동·인권·시민단체 지지 기자회견

 

 

 

◯ 일시: 2017년 3월 17일(금) 오전10시

◯ 장소: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은 빈곤층 당사자들과 함께 기초생활보장제도 내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안고 있는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을 만들어 낸, 광장의 1000만 촛불은 일상으로 돌아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변화로서 적폐청산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다음 정권을 결정짓는 조기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재, 한국사회는 어느 때보다 만연한 빈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빈곤층의 생활고를 비관한 죽음은 끊이지 않고 발생되고 있으며, 두명 중 한명의 노인이 빈곤에 처해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우리는 빈곤을 개인과 가족의 책임으로 떠넘기며 100만 명이 넘는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는 부양의무자기준을 빈곤문제 제1호 과제로 명하고, 사회·노동·인권·시민단체가 함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약속하는 기자회견을 ‘2017년 3월17일(금) 오전10시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 에서 했습니다.

 

 ○ 기자회견 순서

 

- 사회: 윤애숙(빈곤사회연대)

 

- 지지발언1. 김영표(빈민해방실천연대 위원장)

- 지지발언2. 최종진(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직무대행)

- 지지발언3. 유영우((사)주거연합 상임이사)

- 지지발언4. 유의선(전국빈민연합 집행위원장)

- 지지발언5. 김재왕(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장)

- 지지발언6. 민선(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 지지발언7. 홍유정(전국학생행진 활동가)

- <약속해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퍼포먼스

 

○ 첨부자료.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 활동계획

○ 첨부자료.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정책 해설안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

 

20170317_기자회견_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

<2017.03.17. 약속해줘, 부양의무제 폐지! - 인증샷>

 

[기자회견문]

빈곤문제 1호 과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함께 요구한다!

 

박근혜 탄핵을 만들어낸 1000만 촛불은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갔다. 일상의 촛불은 박근혜 탄핵이 끝이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바꾸는 변화의 시작임을 선언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차별적인 사회!

소수의 사람들이 부를 독식 할 동안 다수의 삶은 무너졌고,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은 가난한 삶의 도피처로 죽음을 선택해야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해 소득 1분위 가구(하위10%)의 가처분소득이 전년대비 16%p 낮아진 반면, 10분위(상위10%)는 3.2%늘었다. 소득이 감소함과 동시에 2,3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하며, 더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은 이자를 강담하고 있는 차별적인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50%에 달하는 노인빈곤율은 두 명 중 한명의 노인이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고, 두 명 중 한명은 가난한 노후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미래를 예고하는 불안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부양의무자기준에 묶인 사회안전망!

불평등이 심화되고 빈곤이 만연해진 사회에서 마지막 사회안전망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빈곤의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게 떠넘기며 100만 명이 넘는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다. 이미 관계에 금이 간 가족에게 본인의 처지가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신청자체를 포기하는 사각지대도 존재한다. 또한 수급자가 되기 위해선 가족관계 단절사유를 작성하는 수치심을 경험해야한다. 수급자로 살아가며 가족과 연락했다는 이유로 수급비가 삭감되거나 수급권을 박탈당할까봐 연락을 끊은 채로 살아가야 한다. 빈곤의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게 떠넘기며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작동될 수 없게 묶어두고 있는 것이다.

 

빈곤문제 1호 과제,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해야 한다!

촛불의 염원,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시작은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다. 오늘 이곳에 모인 우리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사각지대에 방치하는 부양의무자기준을 나중이 아니라 지금 당장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

 

2017년 3월 17일

약속해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사회·노동·인권·시민단체 지지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금, 2017/03/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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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포럼] 20대 총선, 전망과 시민사회 대응전략
- 일시: 2016년 1월 18일(월) 오후 3~6시
- 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사회: 윤홍식 참여사회연구소 소장(인하대 교수)
- 발제:
1) 한국사회 불평등, 선거, 시민사회의 대응 /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참여사회연구소 연구위원)
2) 20대 총선 전망과 시민사회운동의 대응 방향 / 김윤철 참여사회연구소 부소장(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 자유토론: 참석 간사, 참여연대 실행위원 및 연구소 연구위원

 

※ 2016년 1월 <참여사회포럼>은 내부 포럼으로 진행되어, 자료는 홈페이지상에서 제공하지 않습니다. 

 

월, 2016/01/1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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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책읽기_불평등편>

다시 시작되는 책읽기 모임. 이번에는 ‘불평등’입니다. 부담은 덜고, 책은 좀더 알차게 읽기 위하여 월1회, 5회씩 상하반기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일년이면 총 10권의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정치적 책읽기 모임은 분야를 정해 함께 책을 읽는 모임입니다. 책을 읽고 오시면 좋지만, 다 읽지 못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반드시 출석하겠다는 의지만 있으시면 됩니다.

다만, 이 모임은 세미나가 아니라 강독 모임입니다. 해설 없이 책의 주요 부분을 함께 읽는 방식으로 진행되니 착오없으시기 바랍니다. 집단적 책읽기의 묵직한 즐거움을 느껴보
세요.

진행 : 박선민 사회정책연구센터장
기간 : 2016년 2월~6월 매달 셋째주 토요일 오전 10시~ 12시 (월 1회/총5회)
장소 : 미디어까페 후(홍대입구역 2번출구)
참가비 : 5만 원(책은 개별 구매)
참가신청 : http://goo.gl/forms/lR0tJGvvKz
회비납부 : 농협 036-12-101163 박선민/ (입금순 마감)
*장소 관계 상 인원 제한이 있습니다.
문의 : [email protected]

1차(2월20일) 불평등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 (이정우,이창곤/후마니타스)
2차(3월19일) 불평등의 대가 (조지프 스티글리츠/열린책들)
3차(4월16일)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지그문트 바우만/동녘)
4차(5월21일) 거대한 역설-왜 개발할수록 불평등해지는가 (필립 맥마이클/교양인)
5차(6월18일) 불평등의 킬링필드 (예란 테르보른/문예춘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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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2/0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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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전까지 한국정부가 발표한 불평등 상황에 대한 통계자료, 특히 지니계수를 접할 때마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수치를 그대로 믿는다면 시장소득 기준으로는 0.35-0.36 수준이고, 세후 가처분소득에서는 0.31-0.32 수준으로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북유럽 몇 개 국가군을 제외하고는 OECD 국가 중에도 매우 양호한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실제 생활 속에서 느끼는 심각한 한국사회의 불평등한 현실과는 너무나 동 떨어져 있었다.

통계청이 부패하고 무능했던 탓이었는지, 아니면 지난 정권들이 현실의 심각함을 감추고자 의도적으로 조작가공하고 잘못된 자료를 발표하도록 지시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실 상황을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해야 할 국가운용의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채 발표함으로써,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자료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하였다.

때마침 지난 12월 21일 이데일리의 박종오 기자가 통계청이 새로운 방식으로 집계한 한국의 불평등 통계자료를 매우 상세하게 분석한 기사를 소개하였다(기사 아래 첨부).

촛불시민혁명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비로소 신뢰할 만한 통계자료가 새롭게 발표된 데에는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지난 십여 년 간 지난 정부의 엉터리 같은 통계자료를 치열하게 비판하고 집요하게 추적한 연구의 성과와 공로가 매우 지대하다고 할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대충대충 가계소득을 중심으로 불평등을 조사 분석하여 발표함으로써 음성적 탈루와 자산소득 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부문에서 통계가 왜곡되고 미비된 상태에서 신뢰가 결여된 자료를 과감하게(?) 정부의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발표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OECD는 아예 한국정부의 자료를 공식적인 비교의 대상에서 누락시켜온 저간의 사실이 부끄러울 뿐이다..

다행히 김낙년 교수의 노력 덕분에 OECD 기준에 근거하여 국세청 소득자료를 중심으로 분석한 정부의 최근 자료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항 목                      한국 수치      OECD 평균          최상국가             최악국가

시장지니계수          0.396            0.472                   0.382(스위스)   0.566(그리스)

가처분지니계수     0.354             0.317                   0.256(덴마크)    0.459(멕시코)

소득재분배효과      0.042            0.155                  0.251(아일랜드)  0.019(멕시코)

소득5분율 배수       7.0                 5.4                        3.6(덴마크)       10.4(멕시코)

 빈곤층 비중               17.8             11.7                       5.5(덴마크)       17.8(한국)

 

우선 한국의 시장지니계수가 최우량 국가인 스위스와 근접한다는 것은 여전히 통계수치에 결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지난 20년간 진행되어 온 한국의 신자유주의적 범위와 내용으로 비추어 볼 때, 시장지니계수가 대략 OECD 평균수치인 0.47 주변에 있어야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따라서 무엇이 미진하고 탈락되었는지 살펴보는 일이 여전히 전문가들의 연구 과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국가의 재분배 기능은 가장 불량한 수준

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의 역할로서 재분배효과인데 이 분야에 있어서는 한국이 멕시코, 칠레 그리고 터어키 등과 더불어 가장 불량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한국이 현대적 시민국가로서 제 역할을 못하는 미성숙함과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것으로 뒤에 별도로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기존 분배 지표가 불평등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보완한 지표를 적용할 결과 한국의 소득 불평등이 세계 주요국 중 최상위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미지: 국민일보)

소득의 5배율, 즉 상위 20%의 소득과 하위 20% 소득의 상대 배율은 전통적 자본제 사회의 소위 20:80 이론에 기초한 것으로, 2017년 현재에는 단순한 비교수치라는 것 외에는 사실상 별 의미가 없다. 바닥으로의 질주(rush to the bottom)로 극빈층이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부의 대부분을 소수가 장악하게 된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는, 이를 10:90 또는 1:99의 실상을 분석하는 데이터로 대치하여야 한다.

소득10배율, 즉 상위 10%의 소득과 하위 10% 소득 배율을 표현할 때도 노동소득과 자산소득 분야 그리고 종합적 소득 등으로 분리하고 세분화하여 분석할 때만이 한국사회의 구체적 실상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 필자의 감으로는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소득 10배율을 산정한다면 ’12’를 넘어설 정도로 매우 심각할 것으로 추정한다.

불평등을 파악하는 더욱 생생한 자료는 상위 1.0 %가 차지하는 자산 소득의 비중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 있다. 현재로써는 이에 대한 자료가 매우 빈약하여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려우나, 예건데 공식화된 자본시장의 배당소득을 개인의 1.0%가 80-90%를 차지한다거나, 역시 거래가 가능한 양질의 부동산의 대부분을 1.0%의 개인과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이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와 분석이 요구된다.

 

상대적 빈곤층 비중은 세계 최대 수준

모든 불평등의 현상이 집약된 상대적 빈곤층의 비중, 즉 가처분 평균소득의 50%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시민들의 비중에 있어서, 한국이 단연 세계 최악의 일등국가라는 것이 이번 발표 내용의 핵심이다. 앞에 제시한 모든 자료는 이 점을 확인하고 조명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단순히 상대 빈곤율이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는 사실을 넘어서서, 일하는 가난 즉 아무리 뼈 빠지게 일하고, 일년에 2150 시간이 넘도록 세계 최장의 살인적인 노동을 하여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는, 카스트화로 고착된 한국사회 빈곤의 형태와 현실을 이제 우리 스스로 고백하고 고발해야 한다.

이러한 빈곤을 해결하기 위하여, 동시대를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 시민들의 인간적 존엄과 연대의 과정으로 최저임금을 1만원대로 개선하자는 정책에 대하여 수구적 언론과 못된 지식인들이 보여준 광기적 패악에 대하여 필자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최저임금의 현실화에 들어가는 사회 총비용이 20-25조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한국사회가 일 년에 생산하는 순부가가치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1.0% 정도의 사회적 부를 천애의 가난 속에 갇혀 신음하는 이웃에게 배분하자는 사회연대적 정책에 대하여, 더구나 위에서 보여준 한국 불평등 자료가 세계 최악의 수준임을 명명백백히 증언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반대하는 인간들에 대해서는 시민국가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깊이 되돌아 보도록 준엄하게 충고한다.

물론 급격하게 시행하는 정책이 가져올 역작용과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정부는 최저임금의 일만 원 시대를 맞이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어려움과 부작용에 대해서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비하여야 한다. 예컨대 최저임금의 적용범위를 상여금과 보조금을 포함한 (OT는 제외) 포괄적 임금 총액으로 규정해야 하며, 임금이 주목적이 아닌 특수고용, 예를 들자면 65세가 넘은 고령인구의 취업 등에서는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을 분명하고 명쾌하게 설정해야 한다.

문제가 되는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 부문에 관해서는 당연히 부담액의 상당부분을 정부가 지원해 주는 일정의 유예기간과 범위를 분명히 하되, 최저임금의 인상이 당연히 산업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혁신적 기제로 작동하도록 채찍의 기능도 함께 지녀야 하며, 시민사회는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지불한다는 관점에서 적정한 서비스 비용의 인상을 수용하여야 한다.

이 모든 정책의 최상위 정점에는 공리적 시장의 논리를 넘어선 인간존엄의 실현과 시민연대라는 가치개념이 위치하여야 한다. 당장에 발생하는 어려움과 혼란을 핑계로 시급 일만 원의 선순환적 정책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균임금의 두 배가 넘는 보수 및 임금을 향후 십 년간 동결하는 시민연대적 결의를 통해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른 국민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키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동시대인으로서 도리이자 순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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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2018년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된 가운데 어수봉 위원장이 최저임금 표결 결과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제 현대적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서 재분배 기능에 대해서 다시 살펴 보고자 한다.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OECD 기준에 의거하여 수정 보완된 시장지니계수인 0.396 수준을 그나마 가처분계수인 0.354으로 낮추는 사회이전소득 효과를 내는 데 투입된 정부의 종합예산은 2016년 기준으로 순부가가치 생산 1,600조의 10.0 % 수준인 160조 정도이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복지라는 개념조차 없던 것에 비하면 매우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셈이다.

이 배경에는 지난 시절 IMF 위기를 극복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하면서 세계가 칭송할 만큼 가장 단시일 내 종합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해낸 국민정부 시절의 노력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후 15년간 3번의 정부를 교체하면서도 질적인 비약 없이 국민의 정부가 설정한 정책의 단순한 양적 팽창과 퇴행을 되풀이 하여 오면서 불평등 재분배효과가 OECD 평균인 0.155의 4분의 일인 0.042으로 세계최저 수준에 머물게 되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산업대국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재분배 효과를 향상시키는 수단과 정책으로 조세를 포함한 국민분담율을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적 과제이다. 물론 국민분담율을 높이기 전에, 선행적으로 음성 탈루의 조세 재원을 투명하게 발굴하는 노력과 매년 제로베이스 예산편성정책 개념을 도입하여 불요불급한 정부재정 수요를 줄이고 사회복지성 예산의 가용 지출액을 높여가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내부적 노력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는 것으로 OECD 국가들과 객관적인 비교를 통하여 보아도, 불평등 해소를 위해 사회안전망에 투입되는 공공적 지출 규모를 현재의 순부가가치 생산액의 10.0 % 수준에서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정하고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정책을 수립해 가는 것이 요구된다.

2016년 기준으로 말하면 위에 언급한 160조 수준인 공공성 지출을 두 배인 320조 이상 확대해 가야 한다.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국민부담율을 현재의 26% 수준에서 35% 이상 수준으로 확대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조세 부담율을 현재 17-8% 수준에서 25% 이상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한편에서는 현실적 필요에 의해서 제기되는 법인세와 소득세의 미세조정조차도 수구적 정치집단의 극심한 반대로 인해 감당해 내지 못할 만큼 현재의 한국 정치구조가 퇴행적 원시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세정의 현실을 떠나 단순히 평가하는 법인세와 소득세의 세율 수준이 그 자체로는 국제적으로 비교하여도 대체로 합리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간 160조 이상의 사회안전망 재원, 어디서 충당할 것인가?

그러면 어디에서 추가로 연간 160조가 넘는 사회안전망의 재원 수요을 충당해 나갈 것 인가 ?

우선적으로 단호한 세정개혁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일차적으로 다양한 이유와 정책적 근거로 설정된 일체의 사전적 세금감면 정책을 철폐하여 실효세율을 명목세율과 일치시키고, 이를 투명한 사후적 정책지원과 명분이 분명한 공공적 지출이라는 형식으로 재구성해야 하며, 최저 생계비 이상의 소득이 있는 모든 시민 개개인들은 예외없이 조세부담에 참여하여야 한다. 복지의 보편성 확보에는 반드시 중간계층의 보편적 세금부담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OECD 평균적 수준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복지재원은 여전히 요원하게 부족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사회경제 정책의 핵심에 있는 분이 한국의 불평등의 주요 원인은 경제활동의 소득, 즉 보수와 임금 등 격차에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반쪽만 맞는 이야기이다. 기업규모와 산업간의 격차, 재벌과 공공분야의 조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차별적 요소가 분명 한국사회의 불평등의 일부 주요 요인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위에서 보았듯이 시장지니계수는 오히려 OECD 평균보다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다시 언급하지만 법인세와 소득세의 미세조정으로는 필요한 정부재원을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서 한국사회의 소득의 원천으로서 자산의 구성과 분포를 상세하고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6년 기준으로 민간의 순자산 규모는 1경2,000조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에 금융자산 규모가 3,000조,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총합이 9,000조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에 금융자산이든 부동산 자산이든 간에 극소수의 상류층 시민과 재벌급 법인의 1.0%가 매매가 가능한 민간 순자산규모의 과반을 소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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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연합뉴스)

1경2000조의 자산 수익율이 연평균 4.0%라고 추정하여 보면, 약 500조에 달한다. 즉 1,600조의 국민생산 순부가가치 중에 대략 1,100조는 경제활동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보수와 임금으로 이루어지고, 30%가 넘는 비중의 500조에 해당하는 금액이 불로소득인 자산소득 형태로 배분되고 있다고 추정되는 것이다. 물론 부동산 소유의 경우, 상당 비중이 비영리적 성격을 가진다고 항변할 수 있으나, 첫째는 비영리적이라고 해도 대체적인 수익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둘째는 다분히 유동적 투기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셋째 분포상 극소수의 손에 편재되어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한국사회는 지난 200여 년간의 서구사회를 연구해온 피켓트의 주장을 매우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야 하는 근거가 위에 언급한 현실조건에 있다. 피켓트는 자산규모 100만유로(약 13억원) 이상에는 연간 1.0%, 그리고 200만 유로 이상의 자산에는 연갼 2.0%의 세금을 부과하여야 세습적 불평등을 방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를 당장 시행할 수는 없다고 해도 그의 제안 내용은 불평등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사회에 매우 중요한 암시와 전망을 제시한다.

현실적으로는 금융과 부동산의 자산은 서로 분리하여 분석하여야 하며, 금융시장이 경제 현실에 갖는 주요한 순기능을 감안하여 기존의 금융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금융자산에 대한 추가적인 과세를 조정이 가능한 수준에서 점차적으로 확대해 가는 것을 연구해야 한다.

부동산의 경우는 이미 널리 회자되고 있듯이 서민생활에 지장이 없는 일정 규모 이상(예로서 5억원)에 대해 추가적인 보유세를 적용하되 무리없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 0.5 %에서 시작하여 10년을 목표 기간으로 점차 세율을 미세적으로 누진적으로 확대하여 일정규모 이상의 보유자산에 대해 실효세율이 1.0 % 이상 올라가도록 장기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실시하면 사회안전망 구축과 보편적 복지정책에 필요한 재원을 상당 수준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에 대해 강력한 조세를 주장하는 전문가 그룹에서는 토지를 별도로 분류하여 접근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경청할 만한 이야기이다.

부동산 보유세를 단지 아파트 등 부동산 폭등을 규제하는 정책수단으로만 판단하는 청와대 참모의 일부에서, 부동산 보유세는 부동산 보유 자체가 당장 수익을 실현하지 못하기에 이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참으로 한가하고 한심한 소리이다.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한국 자동차세는 자동차 보유가 수익을 실현해서 부과하는 건지 반문하고 싶다. 환경분담의 중과세 역시 환경악화가 개별적 영역에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실시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검토해 보길 요청한다.

부동산 보유세의 적용은 단순히 부동산 가격의 통제를 위한 정책수단을 넘어서 한국사회의 지속적 조건을 위협하는 불평등의 해소를 위하여 필요한 연대와 포용의 재원적 기초를 닦으려는 사회공학적 의지와 관점에서 검토해야 마땅하다.

 

“한국 사회 불평등 개선하지 못하면 또 다른 촛불 부를 것”

자동차 보유 여부와 환경 개선의 과제보다 우선하여 한국사회의 불평등 수준은 가히 폭동을 불러올 만큼 위험한 수위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백만 명이 동시에 몰려나온 촛불시민혁명의 저류에 깔려 있는 사회경제적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분단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현실 기제가 사회폭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내부적 폭발 압력을 강제로 억누르고 있을 뿐이다. 언제라도 가변적인 한국의 불평등한 현실이 가까운 미래에 미국의 협박과 북한의 핵무기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으로 폭발할 수 있다.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는 중간층 시민들의 조세 참여를 광범위하게 확대하는 한편, 피켓트의 조언대로 일정한 수준이상의 자산소득과 보유에 대하여 합당한 수준의 세금을 누진적으로 과세할 필요가 긴급히 요구되는 시점에 서 있다. 다른 대안이 정말 없다면 복지세라는 특목세를 부가가치세 형식을 빌어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것도 연구해야 한다.

현재의 수구적 정치구조가 장애물이 된다면 시민사회는 다시 수십만 수백만 명 단위로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여 정치구조의 변화와 사회개혁을 요구하여야 한다.

다른백년은 한국의 불평등한 현실을 혁파하기 위해, 가용 가능한 연구인력 네트워크와 자원을 동원하여 현실 고발과 대안 마련에 노력을 다할 것이다. ‘하늘에는 영광이, 땅 위에는 평화가’.

2017.12.25.

 

한국 소득 불평등 OECD 6위…정부 재분배 역할 ‘최악’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한국의 소득 불평등이 세계 주요국 중 최상위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여섯째로 불평등이 심한 것이다.

특히 정부의 소득세 등 조세 정책을 통한 재분배 효과가 다른 선진국보다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2015년 한국의 처분가능소득(세후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54로 집계됐다.  

지니계수는 한 국가의 소득 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0(완전 평등)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평등하고 1(완전 불평등)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기존 분배 지표가 고소득층 소득 축소 신고 등으로 불평등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 국세청 과세 자료, 보건복지부 연금·수당 지급 자료 등 행정 자료를 활용해 보완한 지표를 새로 내놨다.

 

또 세후소득이 빈곤선인 중간 소득의 50%를 밑도는 인구 비중을 가리키는 ‘상대적 빈곤율’은 2015년 17.8%로 35개국 중 압도적인 1위였다. 빈곤층 인구가 OECD 평균(11.7%)보다 6.1%포인트나 많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비교 가능한 OECD 35개 회원국 평균(0.317)을 크게 웃돌았다. 불평등도는 멕시코(0.459), 칠레(0.454), 터키(0.404), 미국(0.390), 영국(0.360) 다음으로 높았다. OECD 회원국 중 여섯째로 소득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이웃한 일본(0.330)이나 스페인(0.345), 그리스(0.340), 이탈리아(0.326) 등도 한국보다는 소득 불평등이 덜 심각했다. 복지가 잘 갖춰져 있는 스위스(0.297), 스웨덴(0.278), 노르웨이(0.272), 덴마크(0.256) 등은 세후 지니계수가 0.3을 밑돌았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약 2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계금융·복지조사가 아닌 약 1만 1300가구를 표본 조사한 가계동향조사를 바탕으로 지니계수를 집계해 국제기구에 제출해 왔다. 가계동향조사 상의 2015년 세후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295였다. 이 자료에 기초해 한국의 소득 불평등도가 OECD 중하위권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번 조사 개편을 통해 불평등이 극심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국내 세후 지니계수는 지난해 0.357로 1년 전보다 0.003포인트 상승해 국제 순위가 더 올랐을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 역할이 다른 주요국보다 훨씬 미흡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5년 시장소득(세전소득) 기준 한국의 지니계수는 0.396으로 OECD 평균(0.472)보다 매우 낮았다. 소득 불평등도는 스위스(0.382), 아이슬란드(0.393) 다음으로 양호했다.

그러나 세금을 걷고 난 후 다시 측정한 한국의 소득 불평등 순위가 OECD 33위에서 6위로 급격히 상승하는 것이다. 세전과 세후 소득 불평등도가 이처럼 급격히 올라가는 나라는 OECD 35개 회원국 중 터키 뿐이다.  

 
상대적 빈곤율

 

화, 2017/12/2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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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과 노동시장구조개선 논의의 문제점

 

김성희 ㅣ 서울노동권익센터 소장

 

일을 해도 가난하고 일을 못해서 가난한 현실

 

서구 국가들은 이미 80년대 중반부터 두 자리 수 실업률을 기록한 실업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반면, 우리나라의 공식 실업률은 여전히 한자리 수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모두가 정규직은 아니지만 고용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 고용은 늘어나고, 1년 미만의 열악한 일자리인 임시일용직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매우 비관적이다. 1년 이상 고용기간을 가진 상용직이라 해도 수시 해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비정규직의 숫자가 많이 늘었을 뿐이다. 고용률은 60% 아래에서 여전히 답보상태이며, 실업률은 낮다지만 실질실업률(실업률3)은 올해 1월에 11.9%, 2월에는 12.5%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임금노동자 중위임금 2/3 미만의 임금 노동자로 정의되는 저임금노동자의 비율은 25.0%(2014년 3월 기준 중위임금 190만원의 2/3인 127만원 미만의 노동자 비율)로 OECD국가 평균 16%보다 높고 미국과 함께 저임금 노동자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OECD Employment Database 2011). 청년실업률은 11.1%로 고공행진 중이고, 구직단념자와 18시간 미만 취업자,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생과 쉬었음으로 응답한 숫자까지 합한 실질실업율은 30%를 넘는다.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분석으로 작년 8월에 45.7%)가 절반의 임금(동일한 자료로 정규직 월 평균임금 289만원 대비 144만원)을 받는 악성 고용구조도 큰 변동이 없다.

 

악성 고용구조가 낳은 불평등 구조도 문제다. 고용구조 악화는 소득불평등과 대량 빈곤층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구 소득 기준으로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불평등이 심하지 않은 나라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김낙년 교수의 보정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러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OECD 최하위 수준의 불평등도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청소년과 청년층이 알바 등 저임금노동의 늪으로 내몰리고 있고 고령층의 취업률도 매우 높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저임금 일자리에 몰려있다. 사회복지제도가 불충분해 사회소득으로 보전하지 못하기에, 청년층도 고령층도 저임금 일자리에 취업하여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비정규종합대책과 임금소득 등 가계소득 증대방안을 내놓은 바 있으나 실효성은 없다. 더구나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한다면서 파견제와 기간제 합리화를 내걸었지만, 결국 ‘가늘고 길게 평생 일하라’는 메시지만 던지고 있다. 일을 해도 가난한 문제를 풀기 위한 획기적 대책은 없고, ‘고용보장이 되지 않는 비정규직 일자리로 여러 직장을 전전하더라도 눈높이를 낮춰서 저임금 일자리라도 마다하지 말라고’ 채찍만 가하는 형국이다.

 

박근혜 정부의 최종 선택지: 노동 유연화 통한 경제살리기

 

박근혜 정부의 잇단 경제정책, 비정규대책의 발표와 경제팀의 노동관련 정책 언급(최저임금, 청년실업),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노사정위원회의 논의를 보면 두 가지 생각이 엇갈린다.  맥락 없이 모순된 정책이 두서없이 쏟아져 정책방향의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와 갈 길은 정해 놓았는데 호응도 높은 정책을 방패막이 삼아 대중적인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그렇다고 두 가지가 서로 배척하는, 모순관계는 아니다.

 

2014년 8월 최경환노믹스로 불리며, ‘성장을 통한 분배’라는 낙수효과만을 강조하던 성장중심 신자유주의정책에서 ‘분배를 통한 성장’ 또는 소득 주도 성장모델을 반영하는 ‘신자유주의+α(신자유주의 수정보완정책)’의 흐름을 반영하는 변화를 선보인 바 있다. 최경환 판 분배 성장론이 신기루였음이 판명난 다음이긴 하지만, 작년 12월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본격화, 2015년 경제정책 방향」(관계부처 합동, 2014. 12. 22)은 전혀 딴판이다. 그 내용은 4대부문(금융, 공공, 노동의 세 가지는 동일)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화 중심의 IMF위기 시기 경제정책과 유사하다. 그런데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시장구조개선에 대한 지루한 논의를 반복하고 있는 와중에, 경제팀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한다면서 최저임금의 획기적 인상과 같은 카드를 던지기도 했다.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중노임단가의 공공입찰 적용을 강조하기도 했다. 노사정위원회 논의에서 정부측 위원도 공익측(또는 전문가) 위원도 함부로 제기하지 못했던 안이었다. 노사정위원회 논의가 사용자편향으로 돌아가고 있고 한국노총은 그 안에서 1:3으로 대응하느라 힘들다고 한탄하는 와중에 터져 나온 일이기에 더욱 돋보이던 기묘한 불일치였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 의도가 무엇인가? 우리 사회 전반의 양극화라는 명암이 뚜렷해지고 논의 지형이 복잡해졌기에 복합적 성격이 드러날 때도 있다. 아울러 정치적 대응의 방식도 쟁점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3년차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보면, 그 보수적 정체성은 뚜렷하다. 경제, 사회정책 방향은 정치적 이득이 있는 방향으로 쟁점을 활용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혼재성이 두드러질 때도 있다. 얼마 전 청년실업자의 중동 진출과 같은 대통령의 돌출 발언이 있었다. 청년실업에 대한 태도는 정서적 공감 표출과 논리적 타박(결국 눈높이론)이라는 양면성이 특징이다. 대기업 임금인상이나 최저임금 인상, 시중노임단가 적용, 청년실업에 대한 공감 등 전향적 논의는 정규직 책임론, 시간 임금 해고 파견 기간제등 전 방면에 걸친 유연화 조처의 확대, 청년실업 당사자 책임론 등 노동 유연화 기조 관철을 위한 분칠일 가능성이 크다. 위기 시마다 속까지 다 바꾸겠다던 보수 정치의 변신능력의 실상은 IMF 구제금융 이행기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또 하나의 혼란은 박근혜 정부가 혁신과 창조의 겉모양새를 구태의연한 상명하복식 권위주의 통치행태로 관철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 낙하산 인사를 버젓이 자행하면서 공공부문과 금융부문의 혁신을 외치는 유체이탈 통치양상이다. 노동시장 구조개선 논의로 볼 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IMF 위기 이후 관철되어온 시장지상주의 구조조정과 노동 유연화 만능론에 창조경제의 외피를 씌우고 박근혜 대통령 공약의 일부를 덧입는 데 불과한 것으로 판명났다.

 

경제정책 방향의 기조는 ‘권위주의적 신자유주의’(이는 신자유주의의 기원이라는 쌔처리즘, 레이거니즘이 ‘규제에 의한 규제완화’였고 ‘구축된 노동권에 대한 포퓰리즘적 공세’였다는 점에서 한국적 특수성만이 아니다)에서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 노동정책은 노동시장의 차별과 이중구조에 대한 심정적 동조와 논리적 책임전가를 주요 특징으로 하는 노동부문 개혁으로 표현되었다. 노사정위원회라는 세력관계 불균형의 합의기구는 또 한 번 합의의 외형 장치로 동원되었다.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방향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은 구조개혁인데, 4대부문 개혁으로 공공, 금융, 노동, 교육분야를 설정하고 있다(IMF 위기 때 기업부문 구조조정 대신 교육이 들어갔다).

 

첫째, 공공부문 개혁으로 재정지출 효율성 제고를 위해 재정지출을 줄이고 민자사업과 민간투자는 확대하며,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적극적인 재정투자라는 신자유주의 수정보완책의 실상은 민자유치를 중요한 축으로 삼는 재정확대 정책과 빚내서 부동산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는 부동산 경기활성화 방책(또 뒤이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발표와 연속된 금리인하 정책)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부채주도 성장모델이지, 분배주도 성장모델은 아니다. 확장적 재정정책도 공공 투자의 조기집행 방식 외에 별다른 방책이 없다.

 

둘째, 금융부문 개혁은 경쟁촉진과 모험자본 활성화를 통해 실물로의 자금순환을 촉진한다고 하는데, 결국 재벌의 금융지배력 강화와 금융투기자본의 활동영역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있다. 외환거래 활성화와 사모펀드의 활동영역 확대 등 전 방위의 금융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부양책이며, IT기술과 금융자본의 융합이라는 현란한 이름의 금융상품은 현재의 기업여신을 창조경제, 혁신투자라는 이름으로 뒤바꾸는 변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4대 재벌을 제외하고 30대 재벌 중 유동성 위험에 직면한 절반 정도의 위험군 재벌들의 주채권은행이 산업은행, 우리은행과 같은 실상 국책은행에 몰려 있어 정경유착의 구조적 가능성을 안고  있는 점과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점 등 구태에 대해서는 어떤 문제의식도 찾아볼 수 없다.

 

셋째, 노동부문 개혁은 비정규종합대책과 노동시장구조개선이 초점이다. 노동 유연성과 안정성의 동시 제고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사정위 논의를 거쳐 추진하는데 그 초점은 “임금, 근로시간, 근로계약 등 인력유연성의 제고”와 “파견, 기간제 근로자 사용에 대한 규제를 합리화”하는 데 있다. 서구의 유연안정성 논의가 그렇듯 유연성 항목은 가짓수가 많고 명료하고 직접적인 방향으로 노동시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반면, 안정성 항목은 무기계약직 전환방안처럼 이제까지 실시한 정책의 연장선이거나 제도 제도개선 방향에 따라 추이가 달라질 수 있는 항목들(사회보험 개편, 직업훈련 지원)을 주로 포함하고 있다.

 

별도로 언급한 최저임금 개선과 시중노임단가 적용은 진전된 사항이며, 일부 지자체의 생활임금 적용과 함께 최저선을 올리는 등고선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노동시간제도의 변형과 꺾기 관행 등 저임금 노동자에게 만연해지고 있는 최저임금 효과 무력화 흐름에 대한 대안이 없다면, 그 실효성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대기업 생산직 노동자에게조차 ‘최저임금+@(20-50%)’로 결정되는 시급제 관행이 만연해 있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과 임금체계 개편 또는 비정규직 보호방안과 정규직 과보호 기제의 완화를 맞교환 대상처럼 다루게 된다면, 최저임금의 ‘등고선 효과(누적적 임금인상 효과)’는 제약되고 오히려 노동소득분배가 압착되어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

 

무엇보다 노사정 논의는 작은 쟁점으로 세분화되어 다루어지면서 주요 쟁점의 유기적 연계를 통한 큰 그림의 구조개편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노동시간단축과 비정규직 남용과 차별의 해소, 통상임금 제도 개선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일자리 창출과 정규직 전환의 계기를 형성하는 정책혼합 구조혁신 방안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세분화된 과제에서 안정성과 유연성 항목을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정치적 교환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됨으로써 불안정성이 매우 높은 노동시장구조에서 하향 적용된 유연안정성의 기형적 모형을 탄생시키려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부문 개혁은 ‘괜찮은 일자리 부족’과 만연한 청년 실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점을 인력수급 불일치를 조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장맞춤형 인재양성이 초점이며, 학제개편을 언급하기는 하나 대학경쟁력 강화라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는 구조조정 정책이 주요 내용이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복지-경제’ 연계정책의 문제점

 

가계소득 증대세제

최경환 경제팀은 출범 이후 가계소득 증대세제를 통한 분배 성장론, 정규직 과보호론,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부문 개혁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방향의 횡보를 거듭했다. 과연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 방향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가장 논란이 된 가계소득 증대세제를 보자. 근원적으로 3종 세트의 구조상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이 문제이다. 과세를 피하려면 사내유보금을 줄여서(기업소득 환류세제로) 임금을 늘리거나(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을 늘리도록(배당소득 증대세제) 유도하는 데, 정작 투자를 유인하는 장치는 마련되지 않았다. 이미 투자 관련 감세조처가 있긴 하지만, 이 정책구성만으로 볼 때 대기업 고임금 지원과 배당소득 자산가 지원이라는 부자 감세를 위한 장치가 주축이다. 기업들이 절세를 위해서 부자 감세에 의존하도록 하는 장치이므로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구성인 것이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 절세를 위해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개선을 도모하도록 이익금을 활용하게끔 유도하고 이를 주축으로 삼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차원의 양극화가 심각하고 이로 인한 소비부진이 문제인데, 사회적 차원의 소득 환류 장치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상생협력 자금을 세액 감면 대상에 포함한다는 것도 부품협력사를 고려한 조처라기보다 기업의 세액 부과대상 축소의 성격이 더 강하다. 사회적 환류장치의 도입을 위해서 과세로 얻은 재원을 기업 내에서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정규직 과보호론

최경환 부총리와 고용노동부는 정규직 과보호론을 해고가 어렵다는 고용 측면과 근속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임금 측면의 경직성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하지 않고 있어 정책방향이 왜곡될 우려가 크다.

 

먼저 고용측면의 과보호 여부를 살펴보자. OECD는 1998년 이후 5년 단위로 회원국들의 고용보호법의 경직성(반대로 유연성) 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정규직의  과보호가 아니라 보호규제가 취약한 편에 속한다. 2013년 기준으로 개별적 해고의 보호지수는 34개국 중 22위이고, 집단적 해고의 경우 30위였다. 우리는 정리해고의 4가지 요건(경영상의 긴박한 사유, 최후의 수단으로써 정리해고 방식을 사용하기 위한 해고 회피 노력,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 등과 성실한 협의, 정리해고 사유 소멸 시 재고용 노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보호체계가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실상 그 요건이 명확하지 않고 엄밀하게 지켜지지 않아서 정리해고 절차에 대한 최소요건(재고용과 선임권)만 갖춘 미국식 일시해고(lay-off: “당신 해고야”로 해고할 수 있고 경영자의 필요성 판단만으로 언제든 집단 해고를 단행할 수 있는 체계)와 다르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 가장 유연하다는 미국에도 있는 재고용과 선임권 조항마저 없는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쌍용차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경영상의 위험을 예상하고 단행된 정리해고도 폭넓게 인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쌍용차의 경영이 정상화되었음에도 정리해고자에 대한 재고용 조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결과는 우리나라의 근속년수가 OECD 25개국 중 최하위로 평균 10년에 비해 절반인 5.1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또한 10년 이상 장기근속자 비율도 OECD 평균 36.4%의 절반인 18.1%로 꼴찌다. 사오정(40, 50대에 정년)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된 지 오래인데, 경제부처의 정책입안자들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인지 의아해진다. 정년까지 보장받는 정규직이 있지만, 그 비중은 1,000인 이상 기업과 공공부문에 속한 종사자 약 5%나 300인 이상으로 확장해도 10%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전부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두 번째, 임금 측면의 경직성을 살펴보자. 정년까지 계속 임금이 상승하는 연공급(호봉제)을 문제 삼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임금체계는 더 이상 호봉제만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79.7%가 호봉제를 도입하고 있어 가장 비중이 높지만, 동시에 성과배분제도 75.5%, 연봉제는 46.8%를 도입하는 등 능력과 직무에 따른 임금 차등을 설정하는 임금체계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근속에 따라 정년까지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차등임금이 이미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 생산직의 높은 임금 수준을 문제 삼는데, 안정적인 임금인 기본급과 통상수당은 합쳐도 40%에 불과하며 회사 실적에 따라 변동하는 집단성과급이 20%, 경기에 따라 변동할 수 있는 임금인 시간외수당이 10~20%를 차지한다. 월급제를 한다지만 사실상 시급제로 운영되어 장시간노동에 의존하고 회사 실적에 따라 임금 변동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은 이런 변동적인 임금구성에 상당부분 기초하고 있어 불안정한 구조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더구나 최고 수준의 대기업 생산직이라도 기본급은 최저임금에서 20~30% 정도 높은 수준에서 설정되어 있다. 잔업, 특근을 하지 않고 상여금이 없으면 월 130만원~180만원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높은 변동급이 특징인데, 임금체계가 경직적이라는 진단을 계속하는 건 현실과 맞지 않다.

 

전체 노동자의 극히 일부인 재벌 대기업 정규직의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은 안정성이 없으며 통상임금 판결 적용을 통해서 안정성과 시간단축 과제를 결합할 계기로 삼아야 할 사안이다. 적어도 임금체계가 경직적이라서 정규직이 과보호되었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사무직의 경우에는 연봉제, 성과급제 등이 광범위하게 도입되어 개인 간 임금 차등폭은 상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커지고, 결국 중도 퇴직의 강제 수단 또는 압력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금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정규직은 결코 과보호된다고 할 수 없으며, 극히 일부의 사례를 침소봉대한 것뿐이다.

 

더구나 경력 초반에는 연봉제, 후반에는 성과급제, 말기에는 임금피크제로 임금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노동자 전반적 생활의 불안정성을 대가로 얻는 것인데, 과연 그 이득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무모한 정책이다. 경기는 침체되어 소득의 증가는 갈수록 어려운데, 채 생활비는 나이가 들수록, 해가 갈수록 오르는 실정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중도퇴직, OECD 평균의 세배에 이르는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률, 영세 자영업으로 내몰리나 실업과 빈곤의 나락에 직면하는 현 실태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한줌의 정규직의 안정 기제를 해체하려는 통념만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정규직 과보호론은 대중의 빈곤을 희생양으로 기업 살리기에 전념하는 불황 탈출 전략일 뿐이다. 방향도 잘 못 되었지만, 이제까지 정책 실패를 반복한 타성에 기댄 정책으로 현실성도 없다.

 

최저임금 인상론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최경환 경제팀의 가계소득증대 3대 패키지보다 훨씬 강한 소득-소비 선순환 효과를 가진다. 1998년에 영국에서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제의 효과를 보자. 최저임금이라는 이로운 제약(beneficial constraint)은 많은 사용자들이 직원들의 해고 없이 높은 인건비를 회복하는 방법 (생산성 향상, 제품 가격 인상, 근무시간의 축소 등)을 찾도록 유도했다. 최저임금 제도가 ‘낮은 임금-낮은 생산성’이라는 전략에서 벗어나게 만든 것이다(Kelly, 2011).

 

지금 무엇보다 임금 깎기에 불과한 휴게시간 변경이나 꺽기 제도, 단시간 계약 강요 등 노동시간제도에 의해 변형되지 않는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를 추구할 때이다. ‘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소득분배 개선 보정치’를 더하고 임금을 통한 최저생계비 충당을 향해 획기적 최저임금 인상을 추구할 수 있다. 중간 장치로 시중노임단가의 낙찰률 100% 적용 단계를 설정하는 효과를 포함해, 시급 1만원 최저임금인상의 효과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생활임금, 시중노임단가 적용, 최저임금 1만원 목표 등이 다루어지는 것은 최저임금제도의 강력한 효과에 주목하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저임금 노동자 문제 해결과 그 선순환 효과의 확산을 위한 중요한 진전의 증표이다.

 

시간단축

많은 논의가 있지만, 시간단축과 유연화의 교환에 대해선 한마디로 족하다. 노동시간단축과 유연화(탄력적 제도)의 교환은 40시간제 이하로 단축할 때 등장했다. 40시간제가 도입되었지만 주5일제가 아니라면서, 그것도 기업규모별로 10년에 걸쳐 단계40시간을 적용하면서 식목일 휴일부터 없앴던 모순된 사례를 지금 또 반복하고 있다. 휴일을 연장근로시간에 포함하는지 여부를 두고 노사정 논의를 핑계로 정부는 한 입으로 두말을 하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전향적 기획을 할 계기로 삼아야 하며, 말도 안 되는 제도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해 오지 않았는가? 68시간제 나라라니, 어디 얘기할 수 있겠는가?

 

맺는 말

 

한국의 노동시장 구조는 일을 하기 어려워서 가난하고,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로 집약된다. 저임금의 한계 일자리의 늪에 갇히게 되는 비율이 높고 그 주위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게 된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괜찮은 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올린다’(늘지오 정책)는 박근혜 후보 시절 공약의 실현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해법을 정규직 과보호와 노동시장 유연화의 부족에서 찾고 있다. 대기업 정규직 책임론을 거론하지만 10%가 안 되는 고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깍는다고 해서 저임금 노동자의 처지를 개선할 수 없다. 오히려 상층 노동자의 임금압박은 중하층 노동자의 임금축소로 이어지는 것이 노동시장의 구조적 메커니즘이다.

 

박근혜 정부가 명분으로 동원하는 유연안정성 모델이 겨냥하는 과녁은 정규직 과보호론이다. 결국 경제적 보호의 해체 속도는 빨리하고 실업규제(사회보장)의 구축 속도는 더딘 현실을 고착화 해 불안정성으로 하향 평준화되는 저열한 유연안정성 모형으로 귀결될 뿐이다.

 

전향적 방향으로 선택의 길이 없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현안 중 주요한 사항을 중심으로 큰 그림을 그리면 역동적 보호의 길이 열릴 수 있다. 노동시간단축 사안과 통상임금 판결을 통한 기본급 비중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제를 역동적으로 결합하면서 청년실업의 해결의 전향적 방안을 마련하는 정책혼합은 가능하며 가장 바람직하다.

 

 

이제 고용창출은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업에 의존해서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에 턱없이 부족하게 만들어질 뿐이다. 그마저도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갇힌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악성 고용구조로 귀결될 뿐이다. 안정성에 기초해 활력을 북돋는 고용체제는 사회시스템으로 만들어내는 것이고 정부 정책은 이를 정확히 겨냥해야 한다. 지금까지와 같은 기업에게 지원금만 주는 고용창출 정책을 답습하는 것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한다. 지원금을 주는 유인책만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는 견인책이 겸비되어야 한다.

일, 2015/05/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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