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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우리는 노예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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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우리는 노예가 아닙니다

익명 (미확인) | 월, 2015/07/20- 07:05

공식집계 이주노동자 수만 62만 명 시대

지난 3월 현재, 취업 자격으로 체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62만 명(법무부.2015.3), 등록되지 않은 사람까지 합하면 그 수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들은 주로 영세한 농축산업 현장이나 중소기업에 고용된다. 한국인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3D업종이다.

사업주들은 한국 젊은층이 사라진 영세한 노동현장에서 이주노동자마저 없으면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고용된 셈이다. 그렇다면 수십 만 이주 노동자의 현실은 어떨까?

병원비만 주면 끝? 우리가 노예인가요?

3년 전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온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디벅 씨는 지난 3월 일을 하던 중 오토바이로 이동하다가 1톤 트럭과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그는 왼쪽 무릎이 심하게 골절돼 큰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와 입원비는 모두 390만 원. 디벅 씨에게 큰 돈이었다. 디벅 씨가 일하던 농장주는 산재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병원비를 지불했다.

그러나 퇴원 후에 후유증으로 받게 되는 진료비는 디벅 씨의 몫이 되었다. 산재처리를 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사고 후 3개월 동안 일하지 못하게 되자 급여를 받지 못했다.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지만 현행법 상 사업주의 허락 없이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을 옮길 수 없다. 디벅 씨는 요즘 네팔의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지 못하는 것이 가장 미안하다고 말한다.

▲ 3년 전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 디벅 씨. 그는 지난 4월 근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지금도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

▲ 3년 전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 디벅 씨. 그는 지난 4월 근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지금도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

값싼 내 노동력이 필요해서 부른 거 아닌가요?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가델 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사업장에서 무거운 자재를 드는 일을 하던 중 허리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고, 결국 지난 4월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지금까지 일을 못 하고 있다. 사업주로부터 어떤 병원치료 혜택도 제공받지 못했다. 가델 씨는 새로운 직장을 찾아보려 했지만, 사업주의 동의가 없어 전전긍긍 할 뿐이다. 해당 사업주는 취재진과 만나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옮기는 것이 벌점 사유에 해당된다며, 그럴 경우 다음번 이주 노동자 배정이 어려워진다고 말한다.

▲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가델 씨.

▲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가델 씨.

▲ 가델 씨가 공장에서 나른 자재. 두명의 이주노동자가 100~140kg이 되는 자재들을 옮겼다고 한다.

▲ 가델 씨가 공장에서 나른 자재. 두명의 이주노동자가 100~140kg이 되는 자재들을 옮겼다고 한다.

악몽이 되어가는 ‘코리안 드림’

2004년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한 해 수만 명에 달하는 신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위한 법적, 제도적 보호 장치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커녕 임금 체불을 당해도,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아도 하소연 할 곳이 없다. 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근로 중 다쳐도 병원조차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았지만, 악몽을 경험했다는 수많은 이주노동자들. 자신들은 동물이나 노예가 아닌 사람이고, 노동자로 대우해달라고 말한다.

▲ 2015년 7월 14일 노동청 앞에서 이주노조 합법화 승소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이주노동조합원들

▲ 2015년 7월 14일 노동청 앞에서 이주노조 합법화 승소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이주노동조합원들

“이주노동자도 노동자다.”

지난 6월 25일 대법원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이 합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2005년 서울지방노동청이 이주노동자들의 노조설립은 불가능하다는 행정처분을 내린지 10년 만에 나온 판결이었다. 나아가 대법원은 이주노동자들의 체류 자격이나 취업 자격 유무를 불문하고 일을 하고 임금을 받아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노동자로 봐야한다고 판결했다. 이주 노동자들도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이주노동자들의 삶은 과연 변할까? 그 변화의 몫은 이주노동자뿐 아니라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의 태도에도 달려 있을 것이다.


글. 구성 : 김근라
연출 : 권오정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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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출신인 크로낭 씨의 남편 아웅리 씨가 얼마 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경기도의 한 자동차공장에서 휴게시간에 잠들었다가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 그는 본국에 있을 때 축구를 잘해 마을대표로 출전하기도 했을 만큼 건강했다. 미얀마에서 소수종교인 무슬림이었던 그는 술과 담배도 멀리 했다. 주야 맞교대 근무를 하던 그는 납품회사가 파업을 마치자, 밀렸던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주말에도 15시간씩 야간특근을 했다. 건강한 30대였던 남편은 어린 딸아이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남편이 특수건강진단 대상자였다는 사실을 여전히 모르고, 그녀의 남편도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적이 없다.

 

캄보디아에서 온 나비 씨는 충남의 양계농장에서 일을 하다 다쳤다. 양계장에서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을 하다가 사다리 다리가 풀리면서 그녀는 7미터 아래로 떨어져 발뒤꿈치 뼈가 분쇄 골절되었다. 다행히 나비 씨가 일하던 농장은 직원이 5명 이상이라 산재보험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골절된 뼈를 맞추고 핀을 박고 수술을 했다. 걸을 때마다 뒤꿈치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지만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고, 치료기간 동안 산재보험에서 월급(휴업급여)도 거의 이전과 동일하게 받을 수 있었다. 그녀는 정말 운이 좋은 편이다. 농장에 직원이 한두 명만 부족했어도 그녀는 산재보험을 받을 수 없고, 농장주를 통해서 치료와 보상을 받아야 했다. 산재보험 적용 사업장이 아니면 농장주에게 병원비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주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걸을 때마다 뒤꿈치에서 올라오는 찌릿찌릿한 통증은 농장주에게 전달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가 일하던 농장이 산재 치료를 받는 도중에 폐업했고, 직원들은 다른 농장으로 흩어졌다. 그녀는 회사가 폐업한 뒤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갔다가 10만원 가까운 돈을 병원비로 내야했다. 회사가 폐업하면서 건강보험 자격이 상실된 것이다. 다른 회사에 들어가 건강보험이 다시 적용되기 전까지 그녀는 병원에 가지 않을 참이다.

 

법은 있으나 산업안전보건법의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해

 

매년 약 100명에 가까운 이주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 제조업과 건설업 종사자가 대다수이다.

 

표 1. 이주노동자 산재사망자 현황

구분

2012

2013

2014

2015

2016

총계

사망자수

106

88

85

103

88

470

재해건수

6,390

5,556

6,014

6,419

6,703

31,082

제조업

54

45

39

41

38

217

건설업

37

31

35

53

40

196

출처: 고용노동부 · 안전보건공단

 

국내의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재보험법에는 이주노동자를 차별하거나 불리하게 적용하는 조항이 없다. 노동관계법에서 국적에 따른 차별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일부 사업주들은 외국인 노동자와 내국인 노동자 간에 최저임금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외국인에 대한 별도규정은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는 외국어로 된 안전·보건표지와 안전수칙을 부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12조 규정뿐이다. 나머지 규정은 내국인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평등 대우는 법문서 안에서만 존재한다. 이주노동자와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실질적인 소외와 배제를 경험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주로 내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에서 유해위험작업을 수행하고,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특수건강검진이나 작업환경측정 등 사업주가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하여 시행해야 할 제도들이 영세사업장에서는 사업주의 무지와 비용 문제 등의 이유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로 이러한 영세사업장, 즉 인력난이 심한 제조업, 건설업, 농업 분야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실질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의 보호에서 소외되고 배제되고 있다.

두 명의 네팔 출신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던 20175월 군위군 양돈농장사건의 경우에도, 사업주가 기본적인 안전보건교육을 시행하고, 송기마스크 등 보호구만 제대로 제공했어도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소규모 농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는 산재보험의 보호조차 못 받아

 

소규모 농축산업에 고용된 이주노동자는 열악한 주거환경과 성폭력 같은 인권침해에 노출되어 있을 뿐 아니라 많은 경우 산재보험의 보호에서도 제외되어 있다.

정부는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산재보험의 적용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농업에 종사하는 상당수 노동자는 여전히 제외 대상이다. 정부는 71일부터 소규모사업장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을 확대하면서


상시근로자 1인 미만의 사업,

건설면허업자가 실시하는 건설공사가 아닌 소규모 공사를 의무가입대상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5인 미만의 농축산어업은 여전히 산재보험 적용 제외 사업장이다. 농어촌 지역에는 고령화와 인력난이 겹치면서 약 23천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농축산업에 고용되어 있다. 올해에만 약 7천 명의 이주노동자가 고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의 상당수는 법인이 아닌 5인 미만 사업장에 고용되어 있어 합법적으로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근로기준법 상의 재해보상(치료 및 재활, 휴업보상, 장해보상 등)을 사업주 개인(농업인)에게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산재보험이 없던 시절, 병원비와 보상을 영세한 사업주에게만 의존하던 당시의 대립과 혼란이 오늘날 한국의 농어촌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뜻이다. 사회보험 방식의 산재보험이 없다보니 사업주의 치료방해, 업무복귀종용, 휴업보상 미지급, 보상지연, 보상거부가 비일비재하다. 사업장을 무단이탈하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는 법적 기준에 못 미치는 보상이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주 노동자의 산업안전보건과 관련해서 제일 자주 언급되는 대책은 산업안전교육의 강화다. 자국어로 된 교육교재를 보급하고 안전표지판을 설치하자는 말이다. 이는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더욱 중요한 것은 황화수소와 시안화수소를 막을 수 있는 개인 보호장구, 사업주 눈치 안 보고 돈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산재보험의 적용, 열악한 노동환경에 문제 제기하는 것을 가로막는 고용허가제의 철폐이다

금, 2018/08/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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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의 정류장 후원의 밤에 초대합니다!! 후원계좌 농협 356-0397-1302-43 김이찬(지구인의 정류장) 2009년, 이주노동자들의 작은 미디어 교실로 시작하였습니다. 2011년,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문제를 상담하였습니다. 2012년, 실직·이직 이주노동자들의 쉼터를 만들었습니다. 2013년,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공동체가 세워졌습니다. 2015년, 여/남/사무실 3개소를 운영하였습니다. 2016년, 여전히 지구인 버팁니다. 오는 11월 19일(토요일) 오후 7시,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내 이니티움 연회장(4호선 고잔역)에서, ‘지구인 버텨라!!’ 후원의 밤을 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정류장을 지켰고, 지구인을 버티게 해주셨던, 후원인 분들을 모십니다. ‘지구인의 정류장’이 지나온 항로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그 어딘가에 대한 생각을 나누겠습니다. 부디 함께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후원의 밤’ 행사 전 오후 4시부터는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내 국제회의실에서, 2016년 미디어교육 ‘미디어크로스’ 상영회를 함께 진행합니다. 이주노동자 × 지역 노인 × ‘안산줌인’(비정규직 선주민 노동자 모임)과 함께 1년간 제작한 영화,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일, 2016/10/2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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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내일입니다.


សមាគមសិទ្ធិពលករខ្មែរ យើងខ្ញុំបានត្រៀម និងរៀបចំកម្មវិធី បុណ្យចូលឆ្នាំប្រពៃណីជាតិខ្មែរ ដែលនឹងប្រារព្ធនៅ ថ្ងៃអាទិត្យ ទី២៧ ខែមិនា ឆ្នាំ២០១៦ នៅទីក្រុង អាន់សាន់ ( 안산 ) ក្បែរ 고잔역 ចាប់ផ្ដើមពីម៉ោង ១០:៣០ព្រឹក រហូល ដល់ម៉ោង៦ល្ងាច សូមគោរពអញ្ជើញបងប្អូន ចូលរួមឲ្យបានច្រើនកុះករ........
토, 2016/03/2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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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비닐하우스에서 먹고 잤다. 농장주는 기숙사비와 실비를 따로 걷어갔다.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면 와이파이, 전기, 물을 잠갔다. 이천과 여주에만 이런 사업장이 1000여 곳. 그리고 이들을 관리하는 공무원은, 한 명 뿐이다. 2016년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 취재 및 편집 : 시사IN 교육생 김지윤, 김형락, 전광준 ✔ 자세한 내용은 <시사IN> 466호에서 pay.sisainlive.com
일, 2016/08/2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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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예정일  D-40일




18세대로 나누어진  방들이 텅비었다.


공용 화장실들은 남은자들 차지다.



그런데, 먼 농촌지역으로부터  젊은 노동자들이 계속 들어온다.

  

해고되기도 하고...


작은 희망에 즐거워지기도 하고 ...




추워지면서...

 

무급휴직을 강요당하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저임금과 불법파견을 호소하기 위해 밤늦은 시간에 찾아온다.  



  노동자중 누군가는  짐을 찾아오고...


누군가는



고장난 청소기를 수리한다.


D-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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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2/11/0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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