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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칼럼]프란치스코 교황의 反GMO 회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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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칼럼]프란치스코 교황의 反GMO 회칙

익명 (미확인) | 월, 2015/07/06- 10:05

 

김성훈 (환경정의 명예 회장,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대표)김성훈

 

세계보건기구 ․WHO는 지난 3월21일 세계 굴지의 GMO(유전자조작) 종자 및 농약회사인 몬산토社가 1974년에 개발하여 자사의 GMO 제초제 “라운드업”을 비롯, 전 세계 750여종의 제초제 상품에 이용되고 있는 “글리포세이트(Glyphosate)” 성분을 발암성 물질 “2A” 등급으로 분류 발표한 바 있다.

 

反GMO, 反몬산토 행군의 세계적 물결

사람에게 림프종양과 폐암을 일으키고 실험용 쥐등 동물 실험결과 발암관련 증거가 확실하다는 WHO 발표에 대하여 몬산토사는 항상 그러하듯이 강하게 저항하면서 취급방법 여하에 따라 글리포세이트 제초제 사용은 인체에 안전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환경보호청(EPA)마저 WHO의 결정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반박은 끝났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전 프랑스 정부당국마저 네덜란드, 버뮤다, 스리랑카 등에 이어 몬산토사의 총아인 발암성 제초제 성분 “글리포세이트”의 국내거래를 금지조치 하였다. 그리고 각종 암을 비롯 질병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구명할, 그러면서도 대기업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을 독립적인 연구를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바야흐로 GMO와 몬산토사에 반대하는 범소비자시민운동의 물결이 해마다 GMO 본거지인 미국(판매식품의 80%가 GMO유래 제품임)은 물론 전 세계 250여개 대도시에 퍼지고 있다. 이제 그만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이제 그만 인체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멈추라며, ‘몬산토사를 점령하라!’ 몬산토사로 행군하자고 외치고 있다. 이제 그만 학계와 정부와 정계 그리고 언론계를 ‘과학이라는 탈’을 쓴 거짓 사실과 돈으로 흔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농업기술 진흥 및 농약 제조 판매허가권을 쥔 농림당국과 농촌진흥청은 아직까지 글리포세이트 성분 제초제가 안전하다고 분류하며 판매금지 조치는커녕 발암성 물질로도 지정하지 않고 있어, 도대체 무슨 꿍꿍이 속인지 알 길이 없다.

망신살 뻗친 GMO 장학생들

세계 제1, 2위의 유전자조작식품 수입국인 우리나라에는 공식, 비공식 GMO 장학생들이 각처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들은 GMO를 반대하는 행위마저 이념대결로 몰아붙이려 든다. GMO의 대척점에 존재하는 대안농업인 친환경 유기농업을 폄훼 내지는 해하려는 직간접적인 공공행위마저 서슴치 않는다.

GMO 의 본산지인 미국의 경우 한 술 더 뜰 것은 자명하다. 노골적으로 GMO/농약회사들의 장학생들이 판을 친다. 그것이 모두 합법을 가장한다. 예컨대, 미국의 차기 유력 민주당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여사는 그동안 GMO(기업) 옹호 연설을 하고 지지한 대가로 몬산토, 다우화학사 등으로부터 클린턴재단에 수백만달러를 받은 사실과 그의 최고위 선거참모가 과거 몬산토사의 로비스트였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져 대선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람들이 그녀를 “프랑켄식품의 여왕(Bride of Frankengoods)”이라 부르며 기자들이 다투어 취재에 열을 올리자 힐러리 여사는 기자들을 따돌리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참고로 미국 소비자의 7할 이상이 GMO를 반대하는데도 GMO 완전표시제가 실시되지 않아 주(州) 곳곳에서 입법 시민운동이 활발하다.

이러할 때, 2013년 이맘때 우리나라 모 친GMO 단체의 초청을 받아 프레스센터에서 “GMO의 과학적 진실”이라는 GMO 찬양 일변도의 연설을 행했던, GMO 대기업의 끄나풀로 알려진 마크 라이너스라는 영국 출신의 과거 反GMO 전향인사가 4월24일자 뉴욕타임즈에 “내가 어떻게 GMO식품 옹호자로 전향했는가”라는 제목의 특별기고를 했다. 그 가운데 방글라데시의 한 소농, 마호메드 하미누르 라만의 GM 생명공학 가지 농사 성공이야기를 과장하여 소개했다가 지금 연일 항의서한을 받고 세인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습기가 많은 땅에 유전자조작 가지를 심었더니 생산성이 두 배나 되고 10번이나 수확을 하여 “무농약” 농산물이라는 이름으로 값도 더 많이 받고 팔려나가 졸지에 그 가족들을 가난으로부터 해방시켰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이었다.

이 칼럼이 보도되자 그 기사내용은 허위 사실에 근거하였다고 새로운 사실이 연달아 밝혀지고 있다. 즉, 그 이듬해의 GM 가지 농사는 모두 병들어 죽거나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하여 연이어 흉작(반타작 이하)이 됐고 더욱이나 주변 토종 가지 농사에 까지 몹쓸 병마저 감염시켜 온 동네 가지 농사를 망치게 됨으로써 그 지역 농가의 주요 수입원이 붕괴되었다는 사실이 파다하게 알려진 것이다. 말과 글 솜씨가 유창하기로 소문난 마크 라이너스는 지금껏 꿀 먹은 벙어리 신세이지만 그의 후속 변명이 자못 기다려진다.

데자뷰: GMO가 안전하니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 무렵 대한민국에서는 농촌진흥청의 차세대 바이오 그린 21 사업 GM 작물개발사업단장을 제1저자로 한 「GMO 바로알기(2015. 4.30)」라는 책이 출간되어 우리나라 사회각계 지도층에 적잖이 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생명공학으로 만들어진 GMO가 인체, 환경, 생명에 절대 안전하며 식량안보에 도움이 되므로 박근혜 대통령이 좋아 하는 “창조농업”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취지이다. 그래서 정부나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생명공학 GMO 기술에 투자하여야 하고, GMO의 안전성과 유용성에 대한 국민교육을 적극화해야 하며, 소비자 시민단체들에 의한 GMO 식품의 완전표시제 확대논란을 조기에 잠재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GMO 곡물수입량이 매년 1천만톤을 상회하여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고 식용 GMO 수입량은 최고 수입국(1인당 평균 38㎏)인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표시제가 시행되지 않고 있어 국민의 80%가 넘는 소시민들이 마켓에 즐비한 GMO 가공식품과 콩나물 두부 된장 고추장 간장 식용유 아스파탐, 올리고당 등 첨가제와 비타민C 마저도 GMO투성이 인줄 알지 못하고 매일 사먹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소비자는 그 고유의 “알 권리, 안전할 귄리” 마저 거부당하고 하루 세끼 GMO 함유사실을 모른체 메르스, 독감 정국하에서 하루하루를 면역 무방비로 연명하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데자뷰(旣視感)인가. 몬산토사나 다우, 듀퐁, 신젠타 등 GMO 와 제초제 농약 대재벌회사들의 셀프 선전소리를 정부 과학자를 통해 다시 듣는 것 같다.

그렇다면 소비자 국민들은 묻는다.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단 한번이라도 정부당국이나 독립연구자에 의해 GMO 식품 소비가 인체에 미치는 임상실험을 제대로 해보았는가.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그 흔한 실험용 쥐나 돼지 등 포유류 동물에 장기간(최소 2년 이상) GMO 곡물을 급여, 관찰 실험이나 해보고 하는 소리인가. 환경생태계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실제 상황을 연출하여 광범위하게 실험 관찰해 보았는가. GMO 식품을 오래 먹은 미국 사람중에 아직 그것 때문에 죽은 사람이 보고되지 않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GMO 장학생들에게 묻는 질문이다. 대식품(수입가공)회사나 다국적 GMO 또는 제초제 농약 개발회사들의 셀프실험 홍보자료나 베껴서 앵무새처럼 안전하다고 되뇌는 것은 아닌가. 아무튼 나라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왜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 80% 이상이 GMO를 무서워하며, GMO인줄 알면 구매 소비를 기피하는지 그 원인과 배경부터 독립적으로 다시 공부하여 연구, 홍보하시길 바라마지 않는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회칙(回勅)이 의미하는 것

내추럴뉴스 닷컴 2015년 6월30일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GMO와 화학회사들에게 기업이윤 최대화를 위해 사람 건강과 환경을 파괴한다고 꾸짖다.”라는 기사를 보도하여 바야흐로 세계 카톨릭 신자들은 물론 세인들에게 크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바티칸 당국이 곧 공표하게 될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내용을 사전에 입수하여 보도한 것으로 오늘날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업 산업적인 과학기술이 환경생태계의 손상을 악화시키고 지구 기후 패턴을 변동시키며 생명체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GMO(유전자조작 생물)와 제초제 등 농약의 위해성에 대하여 그 기술이 스스로 그 권력(이윤)을 제한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므로 그 유해성과 효과에 대한 여러 갈래의 보다 포괄적이며 독립적이며 학제적(學際的)인 실험 연구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교황은 GMO 농업이 대기업 대농장을 제외한 가난한 농부와 독자적인 소농 및 비정규직 농업노동자들에게 미치는 나쁜 영향, 즉 비참한 이농과 도시빈민화 촉진현상에 대하여도 질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도과학(화학) 기술만능주의는 많은 조류와 곤충들의 죽음을 초래하고 생태계를 해쳐 그로인해 농업에 발생하는 악영향을 다른 새로운 기술로 메꾸는 이른바 악순환에 빠뜨리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GM 작물의 보급은 환경생태계망의 붕괴와 생산에 있어서의 종의 다양성 감소를 초래하고 종자산업의 독과점화 진행으로 지역경제와 농가경제의 위축을 불러들인다. 요컨대 교황 회칙은 세계의 재원이 소수집단에 집중되어 이 지구상의 생명체들과 경제사회 조건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최악의 상태로 몰아가고 있음을 크게 주목하고 있다.

함축적인 회칙이다. 오늘날 우리 인류사회가 직면한 제반 생명과 환경, 사회경제의 위기 문제에 대한 진단이다. GMO 등 유전자조작 및 화학적 기술과 그 남용으로 빚어질 장차 지구촌의 미래까지 통찰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금 옷깃을 여미게 한다. 유전자조작, 화학농법식품의 안전성, 환경생태계 붕괴, 종의 다양성 감소, 지구온난화 문제 등은 따지고 보면 대기업 이윤 제일주의와 양심과 영혼이 없는 과학기술 맹목주의 때문이다. 농업과 식량문제에까지 신자유주의의 망령인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은 무언가 그 종말이 아주 깨름직하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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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Women Against ViolencE》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여성 작가 8명과의 협업을 통해 파도가 되어 여성 폭력에 대항하는 다양한 일상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아래는 작가 하미나님의 기고문입니다.

 

걸어간다, 우리가 멈추고 싶을 때까지

하미나

 

돌이켜보면 한 번도 페미니스트가 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활동가는 커녕 광장에도 제대로 나가본 일이 없었다. 모든 사람이 같은 구호를 외칠 때면 혼자서 ‘아 근데 꼭 이것만 맞는 말인가?’ 딴 생각이 들며 군중 속에서 홀로 되는 느낌을 받곤 했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열렬한 활동가로 지낼 거라는 상상을 못했던 건 “튀려고 하지마. 평범하게 살아.”를 반복하던 부모의 말 때문일 수도 있고, 또 내 머릿속 심어진 활동가, 특히 페미니스트 활동가에 관한 편견 때문일 수도 있다. 활동가는 늘 확신에 차 있고 온갖 훼방에도 꿈쩍 않는 강한 사람들일줄 알았다. 나는 의심이 많고 툭하면 우는 사람이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확신보다는 질문이, 강함보다는 연약함이 우리를 움직이는 힘이라는 것을.

나는 ‘페미당당’을 만나며 어쩌다 활동가가 되었다. 페미당당은 젊은 여성 페미니스트 활동가로 이루어진 그룹으로 2016년 4월 총선 때 결성됐다. 페미니즘 의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기성 정당에 실망하여 “뽑을 당이 없다면 우리가 직접 창당하자”는 의지로 반쯤 농담처럼 모인 친구들 모임이었다.

활동이 무게감을 가지고 본격화된 것은 2016년 5월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사건 이후 일어난 시위에서 ‘거울행동’ 퍼포먼스를 하면서부터다. 가해자는 7명의 남성을 보내고 최초로 들어온 여자를 죽였다. 정확히 여성을 표적한 사건이었으나 세상은 여성혐오 범죄라는 말 대신 묻지마 범죄라는 이름을 붙였다. 페미당당은 이 사건이 여성이라면 누구라도 당할 수 있었던 범죄임을 보이기 위해 근조 리본이 달린 영정 크기의 거울을 들고 강남역 10번 출구를 함께 걸었다.

당시 나는 제자에게 상습 성추행을 저지른 대학교수를 상대로 재판을 진행 중이었다. 이 과정을 거치며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여성임을 자각하고 의식하지 않아도 되었던 시기에서 이제는 반드시 자각하고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시기로 이동하게 됐다. 삶의 모든 것이 재편되었다. 내가 입는 옷, 대화를 하는 방식, 공부의 방향, 관계를 맺는 방식, 가족과의 관계 등등. 페미당당과는 그 과정에서 만났다.

활동을 막상 시작하고 보니 이제까지 뭉쳐왔던 분노와 이를 동력으로 삼은 에너지가 가슴 속에서 폭발하듯 터져나왔다. 운동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주변인과 참 많이도 싸우고 이별했다. 나에게 종종 전화해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던 남성 과선배는 어느날 전화하더니 너 그렇게 살면 안된다며 “진정한” 충고를 하기도 했다. 이 시기 나와 내 주변을 바꿔가며 자기의 세상을 뒤엎어버린 또래의 여자가 많을 것이다. 그 과정은 무척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인생의 한 번은 꼭 하고 넘어가야만 하는 일이었다.

페미당당에서 나는 세미나를 맡았다. 나와 친구들처럼 ‘어쩌다 페미니스트’가 된 여자들을 위해 개최했다. 살려고 보니 사람들이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는데, 그 말을 그토록 무서워하는데, 그러면 그냥 그렇게 되어버리고 말겠는데, 근데 나는 충분히 페미니스트인가? 그러면 이 주제는 앞으로 어떻게 생각해야 하지?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세미나였다.

페미니즘 정치(“여성이 비로소 사람이 되었을 때”), 가스라이팅(“가장 약한 마음을 가장 강한 용기로 사랑하라”), 범죄(“‘괴물’앞에 선 여성들”), 대중문화(“페미니스트 분들 계시는 자리에 케이팝 틀어도 되나요?”), 트랜스젠더(“당신의 성별을 증명하시오”), 낙태죄(“나라님 말대로 낳고 말고 해야 한답니까”), 과학(“과학이 페미니즘을 만나 더 나은 과학이 되기를”), 학교(“우리가 하는 일은 이전에는 없던 길을 만들어가는 것”), 디지털 성폭력(“우리의 일상은 당신들의 포르노가 아니다)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최근 이 세미나를 기반으로 책을 냈다. 제목은 <걸어간다, 우리가 멈추고 싶을 때까지>.

내가 대학생이 되어서야 여성으로 사는 삶을 자각하게 된 것은 사실 행운이다. 이전에는 행동으로 나설만큼 심각하게 차별을 체감하지 못했다는 거니까. 혹은 차별을 당해도 더 잘하면 된다고, 예외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똑똑한 여자들의 많은 수가 이런 착각을 많이 한다. 능력주의는 사회의 수많은 불평등을 해결하는 일을 너무 개인의 몫으로 남겨 둔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그런 때가 온다. 도저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총동원해도 이루어질 수 없는 때.

여성으로 사는 삶을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늦춰지는 건 앞선 여자들의 덕이다. 그들이 싸워서 얻어낸 것 덕분이다. 탁월한 단 한 명의 여성보다는 그럭저럭 평범한 여성 여럿이 사회에서 활개를 치기를 바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슈퍼우먼이 아니라 작당모의다. 앞선 여자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계속 간다.

페미니즘에 눈을 뜬 최초의 자각은 강렬했고 모든 것이 명쾌했다. 연대는 달콤하고 감동스러웠다. 그러나 분노가 엄청난 동력을 만들어낼수록 몸은 지쳐 나가 떨어졌다. 지금은 동질성보다는 차이를 더 자주 생각한다. 우리라는 말보다는 우리로 포함이 안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뻣뻣한 연대보다는 유연한 연대를 생각한다. 분노보다는 유머와 상상력으로 나아가는 미래를 생각한다.

얼마전 내가 원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이런 결론이 나왔다. 나는 뭐든 돼도 되는 세상을 원한다. 정확히는 그런 상상이 두렵지 않은 세상을 원한다. 손상과 훼손과 약함이 두렵지 않은 세상을 원한다. 죽음과 질병이 두렵지 않은 세상을 원한다. 특이해지는 것이 두렵지 않은 세상을 원한다. 여성의 삶, 환자의 삶, 장애인의 삶, 노인의 삶, 유색 인종의 삶, 레즈비언의 삶, 트랜스젠더의 삶, 노동자의 삶, 가난한 사람의 삶, 페미니스트의 삶을 상상할 때 두렵지 않은 세상을 원한다. 원래 그렇게 태어났든, 그렇게 존재하겠다고 선택했든, 원하지 않았지만 뜻밖에 그렇게 되었든 관계없이 말이다.

마지막으로 국회의원 장혜영이 추천사로 써주셨던 글을 인용하며 마무리짓고 싶다. “없던 길을 내면서 가는 저항자로서의 여성들이 여기에 있다. 성별이분법과 성차별, 성폭력으로 쌓아올려진 견고한 성채에 균열을 일으키는 최고의 무기는 질문이다. 어떤 질문이 우리를 가두고 길들이는가? 어떤 질문이 여성을, 나아가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하는가? 질문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들은 길을 만든다. 그리고 걸어간다. 때로 막다른 골목을 마주치더라도, 가스등이 깜빡이더라도 멈추지 않는다. 아직 멈추고 싶지 않기에. 그렇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섬세하게 싸우고 복잡하게 연대하며 함께 걷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걸어간다, 우리가 멈추고 싶을 때까지.”

 

작가명

작가 하미나

참여 소감

분노로 너무 지치지 않기를, 유머와 상상력이 동력이 되기를. 한 번도 상상한 적 없던 우리를 만나기 위해서

 

작가 하미나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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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Women Against ViolencE》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여성 작가 8명과의 협업을 통해 파도가 되어 여성 폭력에 대항하는 다양한 일상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아래는 작가 김지승님의 기고문입니다.

 

언제고 돌아오는 여성들

김지승

여자들이 돌아온다.
멀리, 영원으로부터. 그리고 ‘바깥’으로부터.
마녀들이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황무지로부터 여성은 돌아온다.

– 엘렌 식수, <메두사의 웃음>에서

 

“새처럼 훠이훠이 날고 싶었어요.”

고된 시집살이에 혼자 훌쩍훌쩍 울면서 밭길을 걷다가 멀리 날갯짓 우렁찬 새들을 보며 순애씨(가명, 81세)는 그런 생각을 했다. 75세에 남편과 사별 후 한글을 다시 배우기 시작한 순애씨는 그동안 글 대신 의사소통에 썼던 그림과 새로 배운 한글을 섞어서 ‘문드러진 속’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문드러진 속. 순애 씨 표현이 그랬다. 결혼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뭘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공부 많이 하다가 찌인한 연애나 한 번 해보고 죽어야지요.” 했다. 순애씨도 자유의 갈망과 자유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안고 살아온 여성 중 하나였다. 지역의 한 문화원에서 혼자된 여성노인을 대상으로 ‘홀로서기’에 필요한 정서 지원 워크숍을 기획했고, 연계 프로그램의 강사로 참여한 나는 순애 씨를 포함해 여성노인 스무 명을 5주간 만났다. 그들을 만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기차를 타고 나는 에리카 종의 『비행 공포』를 읽었다. 글쓰는 여성 화자, 이사도라 화이트 윙과 작가 에리카 종이 자전적 서사의 맥락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는데 그들과 순애 씨가 또 이상하리만치 스르르 물처럼 섞였다.

순애 씨와 이사도라 화이트 윙은 현실 인물과 작품 속 캐릭터라는 차이 외에도 완전히 다른 세계, 다른 조건에 놓여 있었다. 그 차이를 그대로 두고 둘을 연결하는 건, 이 폭력의 세계에서 여성으로 존재하기의 곤란함이라는 공통점이었다. 에리카 종이 욕조 안에서 자신을 끌어안고 29년 동안 가슴속에 넣고 다녔던 차가운 돌이라는 두려움에 대해 쓸 때, 순애 씨는 빈 쌀독 옆에 쭈그리고 앉은 자기를 그려놓고 “이게 아닌데… 빈 쌀독 같네, 마음이.”라고 썼다. 여성에게 주어진 차가운 돌 같던 두려움이 정확히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간단명료하게 쓸 수 없다고 쓴 게 『비행 공포』라면, 자신은 무학이지만 많이 배웠더라도 이 마음은 쓰지 못할 것 같다고 쓰는 게 순애 씨의 글들이었다. 쓸 수 없다고 쓰는 글. 아직은 쓰지 못하는 것이 있다고 쓰는 글.

“그러니까, 그게 뭘까요?” 내가 묻자, 순애 씨는 우는 여자 형상을 그리면서 대꾸했다.

“오죽하면 여자 귀신은 울기부터 했을까. 그걸 다 어떻게 말로 하겄어요?”

나와 순애 씨도 다른 세계, 다른 언어 속에 있었다. 그러나 “그걸 다 어떻게 말로 해요?”라고 반문하는 순간 나는 곧장 순애 씨와 연결되었다. 말하고 쓸수록 더 소외되는 기분에 좌절하고만 경험이 나 역시 적지 않았다. 그런 경험은 나에게 여성으로 말할 수 없고 쓸 수 없는 것이 있음을 알려줬다. 한글을 잘 몰랐을 때는 그래서 쓸 수 없다고 여겼던 순애 씨가 글을 배우고 문장을 짓고 있음에도 새가 되고 싶었던 그 마음 , 빈 쌀독 같던 마음을 표현할 말을 모르겠다 했으므로 우리는 동그란 불가능성을 사이에 두고 가끔 만나서 울거나 웃었다. 쓸 수 없는 것들에 사로잡히면 지금까지 내 안에 있(다고 믿었)던 모든 언어는 내 오랜 착각이었다는 듯 사라지곤 했다. 교육, 글쓰기로부터 또 공공 발화로부터 격리되어온 역사 속 여성들이 동시에 내 안에서 손을 들고 “나도, 나도!” 했다. 결코 환영받지 못할 진실의 증언을 안고 세계를 통과해 온 여성들이 내 안에 또, 옆과 앞에 있었다. 그들은 폭력의 역사를 계승한 몸이기도 했다. 그래서 썼다.

그들은 구멍 난 언어로라도 썼고, 쓰고 있다. 20세기 미국 최고의 여성작가 에리카 종도, 70년 넘게 한글을 거의 쓰지 않던 순애 씨도, 자기 꿈 하나 해석할 언어가 없는 나 같은 사람도. 쓰지 않다가도 쓰고, 잠시 멈췄다가도 쓰고, 도래할 좋은 세상 같은 건 믿지 않으면서도 쓰고, 곰팡이 속에서도 쓰고, 악몽 속에서도 쓴다. 대항하는 언어는 쓰는 과정에서 발명할 수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우리를 억압할 많은 언어와 함께 이전 여성들이 발명한 저항의 언어를 물려받았다. 억압의 언어와는 싸우고, 저항의 언어는 돌보면서 여성의 새 언어를 발명해왔다. 삶은 자주 덫이고, 쓰는 여성에게는 더욱 그러했지만 연결하는 쓰기, 손을 잡는 쓰기는 지금도 그렇게 계속되고 있다. 순애 씨가 말했다.

“그때는 날아서 갈 데가 없었어요. 그게 참 슬프대. 이제는 선생님도 보러 가고, 더 높이 엄마도 보러가고…”

폭력은 단순하지만 피해의 양상은 복잡하고 모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언어는 복잡하고 모순 가득히 팽창하다가 불현듯 터져버린다. 언제나 여기 우리에게 주어진 언어로는 여성의 경험을 다 말할 수 없다. 그 불가능성 때문에 잠시 침묵이 찾아오기도 한다. 침묵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식수의 말처럼, 언제고 여성들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저 멀리 살아 있는 마녀들의 황무지’로부터, 더 많은 언어를 가지고 여성들이 돌아온다. 잠시 침묵했던 자리에서, 돌아온 여성들이 몇 겹의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한다. 부서진 언어로라도 쓰려는 여자들, 그 수많은 이름들이 깜빡인다. 거기에는 순애 씨도 있다.

돌아와 쓰는, 밑에서부터 쓰는, 연결하며 쓰는, 중첩된 존재로서 쓰는 그 저항의 언어가 오랜 바람을 타고 파도가 된다. 혹시 쓸 수 없다면, 쓸 수 없다고 쓰자. 왜 쓸 수 없는지 쓰고, 쓸 수 없게 하는 사람들에 대해 쓰자. 불가능성이 만들어내는 파도는 필연적으로 가능함으로 향할 것이다.

작가명

작가 김지승

참여 소감

파도는 낮아지고 천천하더라도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파도다. 그렇다고 오늘, 38여성의 날에 쓸 수 있어서 기쁘다.

 

작가 김지승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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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Women Against ViolencE)》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여성 작가 8명과의 협업을 통해 파도가 되어 여성 폭력에 대항하는 다양한 일상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아래의 작품은 앰네스티 캠페인에 함께 한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님의 작품입니다.

국제앰네스티 X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

국제앰네스티 X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

 

작가명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

참여 소감

느리지만 확신을 가지고 함께 걷고 있습니다. 눈 앞에는 아직도 바뀌지 않은 것들이 잔뜩 쌓여 우리를 막아내고 있는 것 같아도 뒤돌아 돌이켜보니 우리는 꽤 멀리 나와 있더군요. 한걸음씩 따박따박 걸어나온 시간들이 길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한 걸음 먼저 미래로 갑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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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Women Against ViolencE》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여성 작가 8명과의 협업을 통해 파도가 되어 여성 폭력에 대항하는 다양한 일상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아래의 작품은 앰네스티 캠페인에 함께 한 작가 민서영님의 작품입니다.

 

국제앰네스티 X 작가 민서영

국제앰네스티 X 작가 민서영

작가명

작가 민서영

참여 소감

느린 분노도, 작은 슬픔도, 낯선 두려움도 우리가 멈추지 않으면 변화가 되어 돌아온다.

 

작가 민서영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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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Women Against ViolencE》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여성 작가 8명과의 협업을 통해 파도가 되어 여성 폭력에 대항하는 다양한 일상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아래의 작품은 앰네스티 캠페인에 함께 한 작가 비차님의 작품입니다.

국제앰네스티 X 작가 비차

국제앰네스티 X 작가 비차

국제앰네스티 X 작가 비차

국제앰네스티 X 작가 비차

 

작가명

작가 비차

참여 소감

내가 첫 단추를 잘못 꿰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단추 탓을 하고 싶었지만 그건 단추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말하지 못해서 나에게만 일어난 것만 같았던 우리의 이야기를 꺼내고, 나의 이야기가 너의 이야기가 되고 이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작가 비차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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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Women Against ViolencE》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여성 작가 8명과의 협업을 통해 파도가 되어 여성 폭력에 대항하는 다양한 일상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아래의 작품은 앰네스티 캠페인에 함께 한 작가 이지님의 작품입니다.

 

국제앰네스티 X 작가 이지

국제앰네스티 X 작가 이지

국제앰네스티 X 작가 이지

국제앰네스티 X 작가 이지

작가명

작가 이지

참여 소감

3월 여성의 날을 맞이해 이렇게 뜻깊은 캠페인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불과 몇년 사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보며 아, 그래도 변하고 있구나! 싶으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이상 여성의날 캠페인이 특별한 프로젝트가 되지않을 그런 날이 오길 바라며,

 

작가 이지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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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Women Against ViolencE》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여성 작가 8명과의 협업을 통해 파도가 되어 여성 폭력에 대항하는 다양한 일상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아래의 작품은 이번 캠페인의 메인 디자인을 작업한 페이퍼프레스의 작품입니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1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2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3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4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5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6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영상 슬로건 1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영상 슬로건 2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영상 슬로건 3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Giphy 스티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로고 3종

 

작가명

페이퍼프레스

참여 소감

페이퍼프레스는 9999999999–번의 파도 중에서 그래픽 파도 1로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또 뒤 이어질 999999999999999–번의 파도들이 너무 기대됩니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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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큰 충격이 발생했습니다. 첫째, 기존 질서와 완전히 다른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이고 둘째,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점입니다. 전자는 변화된 질서 속에서 새로운 문제 발견과 대안 발굴이 요구되지만, 후자는 기존에 있었던 문제를 그간 제대로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지난해 벌어진 인천 용현동 화재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이미 과거부터 엄연하게 존재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가시화된 사건입니다. 아동 방임 및 학대와 취약계층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 문제는 충분히 사회적 관심을 기울이고 지원할 수 있었으나 부족했던 게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정인이 사건’ 등 아동학대 및 방임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고, 아동학대 사실과 부모에 대한 처벌 문제에 대중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특정 사건에 분노를 표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분노를 넘어 왜 이러한 일이 반복해 발생하는지 돌아보고 해결 방안을 찾는 쪽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아동 돌봄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5명의 전문가(종합사회복지관/지역아동센터/우리동네키움센터/장애통합어린이집/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를 직접 만났습니다. 아동 돌봄 문제와 취약계층 사회안전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의 시선으로 아동돌봄과 취약계층 사회안전망의 현재를 짚어보고, 향후 필요한 지점은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아동돌봄/기획①] 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의 시선
[아동돌봄/기획②] 지역아동센터의 시선
[아동돌봄/기획③] 우리동네키움센터의 시선
[아동돌봄/기획④] 장애통합어린이집의 시선
[아동돌봄/기획⑤]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의 시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을 위한 안전망 절실해

인터뷰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서 놓치기 쉬운 차상위계층을 위한 복지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일정 수준’을 충족하는 취약계층의 경우 생활보호대상자로서 사회안전망 내 들어와 있습니다. 물론 취약계층 지원금액과 지원 정책을 좀 더 보완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정부에서 행정망을 통해 취약계층을 모니터링하고, 법적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은 사회안전망을 누릴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일정 수준’에 벗어난 차상위계층도 매우 많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의 소득과 불안정한 비정규 노동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부모의 수입으로 생활을 영위하기가 불가능한데도 국가나 지방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은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입니다. 우리 사회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아동만이 아닌 부모의 상황까지 살피는 모니터링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및 방임 문제를 다룰 때 아동 위주가 아닌 가정 전체를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아동학대 및 방임은 친부모에 의해 이뤄집니다. 상황이 발생하자마자 아동을 가정으로부터 분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나 방임이 발생하는 가정의 대부분은 부모의 건강 및 심리상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부모의 건강 및 심리상태가 온전하지 않은 상황은 가정의 안정뿐 아니라 육아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적 상황에 놓인 취약계층 및 차상위계층 가정을 빠르게 발굴해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부모에 대한 심리상담 및 육아 상담을 제공해 아동학대 및 방임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가정 발굴 및 모니터링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육아 주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짚어봐야 합니다. 현재 육아 주체는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아동수당 등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부모들은 생계 부담에 더해 육아 부담도 온전히 짊어져야 합니다.

생계와 육아 양립하는 부모를 위한 아동돌봄의 역할

‘부모의 육아 전담은 당연하지 않나’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부모가 생활과 육아를 양립하는 데 있어 부모가 육아를 전담하기 어렵습니다. 이 지점에서 아동돌봄의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마을공동체가 아이들의 양육을 보조하고 가정을 도와주는 형태로 발전돼야 합니다. 또 아동 중심으로 마을공동체가 형성되고 나아가 생활과 육아를 양립하는 과정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형태가 만들어진다면 아동학대 및 방임에 관한 우려는 크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여러 지방정부에서는 공동체를 통해서 육아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우리동네키움’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 동네에 우리동네키움센터(일반형)을 운영하고, 이를 규모별로 체계적으로 구성한 상위조직인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을 만들어 동네의 아동돌봄 조정 역할을 맡기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돌봄 조정관을 배정하고, 공적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단순히 아동을 돌보는 것을 넘어서 돌봄 수요 파악, 돌봄 정책 건의 등을 통해 돌봄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또 부천시에서는 의료체계를 중심으로 다기관 협력체계를 구성해 사례 발굴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일수록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못한 경우에 주목한 것입니다. 아동 주치의 제도를 통해 아동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사하면서 가정환경도 함께 모니터링한다면 아동 돌봄을 위한 사회안전망 모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동 돌봄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및 방임 문제를 지나치게 아동에 국한에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환기했습니다. 아동돌봄은 공동체의 씨앗으로 그저 가정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의 문제입니다. 마을공동체의 회복을 통해서 아동과 가정을 돌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앞으로도 아동돌봄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들을 단편적인 시각이 아닌 다각도로 살펴보며 정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글: 김세진 연구사업본부 연구원 [email protected]

금, 2021/04/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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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14일 / 한국일보 / 윤지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돌아오는 월요일, 17일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TB이다. IDAHOTB은 더 이상 동성애를 정신 질환으로 분류하지 않기로 한 세계보건기구의 결정을 기념하기 위해 1990년 유엔이 지정하였다. 2018년에는 트랜스젠더 역시 정신 질환 목록에서 제외되었다.

이처럼 국제사회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인터섹스이하 LGBTI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한국 사회의 LGBTI에 대한 혐오와 차별은 공고하다. 이러한 차별은 의료와 고용, 주거와 같은 기본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게 함으로써 개인과 사회에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성별정체성 때문에 강제 전역 당했음에도 트랜스젠더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용감하게 목소리를 높였던 고 변희수 하사 등 트랜스젠더 3명이 올해 초 연이어 사망한 사건이 이를 방증한다.

한국에서 트랜스젠더 인권의 주요한 장애물은 매우 제한적인 법적 성별 정정 과정이다. 전월세 계약, 공문서 발급, 취업 등 주민등록번호가 표기된 신분증으로 대다수의 공적 증빙 활동을 해야하는 한국에서 신분증에 표시된 성별과 신분증 소지자의 실제모습이 현저히 다른 경우, 즉 법적 성별 정정을 획득하지 못한 개인은 사실상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국제앰네스티와 인터뷰한 한 트랜스젠더 고등학생은 이렇게 밝혔다. “학교에서는 법적 성별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이분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튄다’ 싶으면 욕합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쉽사리 취업하기 어려워,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싼 수술비를 모으기는 커녕 생계를 이어 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수술을 다 마쳐도 판사 마음에 따라 법적 성별이 정정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어요.”

지난해 발표된 국가인권위원회의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들은 병원 진료, 보험 가입, 은행 업무, 취업, 투표참여까지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업의 기회마저 제한된 상황은 이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때문에 이들은 비정규직, 혹은 일용직 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교와 교실에서 소외되고 있다. 사실상 삶의 거의 모든 면에서 차별에 직면하고 있다.
많은 트랜스젠더들은 폭력적 요건 때문에 법적 성별 정정을 포기한다. 실태조사에서 591명의 응답자 중 단, 8%만이 합법적으로 성별을 변경했는데, 86%는 시도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그 중 약 60%는 법원이 요구하는 의료 시술 비용 부담을, 40%는 법적 절차의 복잡성을 포기 사유로 밝혔다.

누구나 혐오와 차별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고싶어 한다.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LGBTI도 그렇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트랜스젠더를 차별에서 보호하는 것은 고사하고, 폭력적 성별 정정 과정을 유지함으로써 의무를 저버리고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이유로한 차별로부터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이 국회에서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것 역시 무책임의 연속이다.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정신과진단, 강제적 불임시술, 성기 재건과 같은 의학적 치료를 요구하지 않고 개인의 자기선언에 기초하여 간단한 행정절차를 통해 성별 정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국에 오랜 기간 촉구해왔다. 그러나 한국은 차별적이고 폭력적 조건이 포함된 낡은 대법원 지침을 유지하여 국제인권법과 기준을 위반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차별적 법적 성별 정정 절차를 즉각 개선해야 한다. 변 하사를 비롯한 최근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시민들은 분노와 용기로 연대하고 있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 정부가 제 역할을 다한다면, 누구도 차별의 벽 앞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윤지현 사무처장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윤지현 사무처장

금, 2021/05/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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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7월 7일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 영향과 대응방향’이라는 정책 문서에서 3대 인구위험 가운데 하나가 지역소멸이다. 인구 구조의 불리한 변화 속에서도 수도권에는 여전히 몰려드는 인구로 북적이고, 살 집도 부족하고 대중교통은 만원이다.

반면 지역은 젊은층이 떠나고 지역을 지키는 주민들은 점차 늙어가면서 출생 아동이 줄어들고, 혁신할 수 있는 힘과 활력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지역소멸이라는 표현 자체는 자극적이지만 일반 국민, 특히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위협을 실감나게 표현한 단어다.

쇠퇴하거나 활력을 잃어가는 지역을 살리는 방안에 관해 광역, 기초 구분 없이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민하고 있다. 가장 손쉽게 떠올리는 방안은 대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지역을 살리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자원, 시장 접근성, 우수한 인력, 산업 생태계가 없는 지역에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로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역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혁신과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상은 무작정 대규모 투자유치를 하겠다는 발상보다는 진전된 것이다. 그러나 지역에 있는 다양한 주체들은 나름대로 서로 다른 기대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이들을 모은다고 해서 혁신이나 개혁의 아이디어나 시너지 효과가 자동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들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된 거버넌스는 스스로 무엇을 하기보다 특별히 구체화된 혁신계획도 없이 중앙정부를 상대로 각종 사업자금을 많이 따오려는 로비나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데 골몰하기도 한다.

도시에서 직장 생활하다가 은퇴 연령에 가까운 사람들은 농촌 및 어촌 등의 지역으로 집단적으로 이주해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방안을 찾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은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농어촌에서 여유롭게 제2의 삶을 살겠다는 식으로 농어촌 마을이 아닌 지역을 바꿀 수 있다고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지역소멸은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까. 농어촌 마을 단위에서 지역쇠퇴를 막을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을 찾는 건 매우 어렵다. 농어촌에서 거주하는 인구가 대부분 60세를 넘는 고령자로서 새로운 시도나 혁신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혁신과 새로운 개혁을 시도하려는 의지를 가진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소규모의 시나 군 단위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지역의 산업이나 무언가를 혁신할 할 때 혁신 역량이나 아이디어가 없는 사람들이 모여 거버넌스를 구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지역의 산업, 제품, 서비스를 혁신하거나 새로운 관광 자원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할 땐 목표를 세우고 계획해야 한다. 계획을 세울 땐 유사하거나 다른 사례 및 제도를 참고하고, 사업 수행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고, 나아가 목표와 계획에 함께 세우고 사업을 함께 할 사람을 규합해야 한다. 이들과 함께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낸 상품이나 서비스는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다.

중ㆍ대기업은 각 분야 별 오랫동안 축적된 조직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들 조직화된 혁신 역량이 시장에서 신제품, 서비스를 개발하고, 생산한 뒤 마케팅, 사후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서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지역소멸을 막고 지역의 산업, 서비스, 제품 혁신을 위해서 무엇보다 혁신 역량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역량은 지역 등에서 각종 사업의 다양한 실패와 작은 성공 경험을 하고, 다른 사례들을 배우는 가운데 형성되고 축적될 수 있다.

혁신 역량은 개별적 역량으로 시작해서 집단적이고 조직화된 역량으로 발전될 수 있다. 지역에서는 대기업과 같이 축적된 조직화된 역량을 갖추거나 유지하기도 어렵지만, 지역에서 개별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조금은 조직화되고, 문제 의식을 공유하는 모임이 있어야 경험이 쌓이면서 논의될 수 있다.

지역혁신을 위해서 이해 당사자 간 단순한 거버넌스가 아닌 이해관계를 넘어서 지역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공동으로 실험하면서 경험과 지혜를 쌓아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지역 일꾼의 모임을 꾸리는 게 중요하다. 지역의 산업, 업종, 서비스, 제품의 혁신도 결국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 글: 배규식 희망제작소 이사(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화, 2021/07/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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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음완갈라 마타칼라Mwangala Matakala 국제앰네스티 남아프리카 지역 사무소 캠페이너가 Mail & Guardian에 게시한 기고글입니다.
차량을 탄 여성이, “모든 여성과 연대한다”는 푯말을 들고 여성 인권을 옹호하고 있다.

차량을 탄 여성이, “모든 여성과 연대한다”는 푯말을 들고 여성 인권을 옹호하고 있다.

1962년 7월, 범아프리가 여성기구PAWO가 설립된 지 올해로 59년이 되었다. 해당 기구는 현 아프리카연합Africa Union의 전신인 아프리카 통일기구Africa Unity의 소속기구로 설립된 곳이다. 매년 7월 31일마다 기념하고 있는 범아프리카 여성의 날은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이루어진 여성 해방 운동을 되새기는 중요한 날이다. 그와 더불어 8월 9일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성의 날로, 1956년 남아공의 인종차별적인 통행증법에 항의하며 유니언 빌딩으로 행진했던 여성들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세대가 두 번 바뀌었지만, 남아공의 현재 상황은 그때와 다를 바가 없다. 여성과 소녀들은 여전히 자신의 인권과 안전을 위해 싸우고 있다. 코로나19의 출현은 기존의 구조적인 젠더 불평등과 차별을 드러내 주었고,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피해가 젠더화되어 있음을 재차 일깨워주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남아공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한 정책들은 여성과 소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팬데믹 이전부터 젠더 기반 폭력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 결과, 제한 조치의 수립 및 시행은 젠더 기반 폭력 사건이 급증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실제로 관련 폭력 사건은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여러 차례 급증함에 따라 함께 증가했다.

코로나19 격리병동에서 병상이 가득 차고 산소가 부족해진 것 처럼, 여성 젠더 기반 폭력 생존자들을 위한 쉼터 역시 수용공간이 급속히 부족해졌다. 남아공의 광산 도시 러스텐버그에 위치한 그레이스 지원 센터Grace Help Centre 역시 이런 보호시설 중 하나다. 첫 번째 봉쇄 조치가 시작된 2020년 팬데믹 초기 단계부터, 이미 이곳은 수용 인원 30명이 모두 찬 상태였다. 남아공의 다른 보호시설들 역시 몰려드는 여성들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폭력적인 배우자 및 가족들과 격리된 상태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의 지원망이 붕괴된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여성들이었다.

지역적, 국제적 수준의 여성인권 보호 조치가 마련되어 어느 정도 진전이 있긴 했지만, 아프리카 전역에 있는 여성과 소녀들은 유독하고 폭력적인 관계 속에 여전히 갇혀 있는 상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여성 인권에 관한 아프리카 인권헌장 선택의정서Protocol to the African Charter on Human and Peoples’ Rights on the Rights of Women in Africa, Maputo Protocol, 이하 마푸토 의정서에서는 여성과 소녀에 대한 젠더 기반 폭력 및 모든 형태의 착취를 금지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여성과 소녀의 안전에 해를 끼치는 유해한 관습이 포함된다. 그러나 마푸토 의정서(및 다른 조약)의 이행은 여전히 요원하다. 아프리카 지역 전역의 사법제도가 젠더 기반 폭력 생존자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이를 개선할) 정치적 의지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성과 소녀가 처음부터 폭력 행위를 신고하기 어렵게 만드는 사회문화적 태도, 유해한 젠더 고정관념, 습관, 관습 등 역시 의정서의 이행을 요원하게 만들고 있다.

젠더 기반 폭력에 희생당한 피해자들의 무덤 위에 그들의 나이와 사망 이유가 작성되어 있다.

젠더 기반 폭력에 희생당한 피해자들의 무덤 위에 그들의 나이와 사망 이유가 작성되어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때문에, 마다가스카르의 여성은 봉쇄 기간 동안 가정 폭력을 당해도 신고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신고를 한다고 해도 필요한 필수적인 보호 조치나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다가스카르에서 가장 최근인 2018년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여성 4명 중 1명이 현재 또는 전 배우자가 저지르는 신체적 폭력의 피해자였다. 2019년 12월 13일, 마다가스카르 의회는 젠더 기반 폭력 근절을 위해 새로운 법을 채택했지만, 정부가 코로나19 제한 조치로 인한 피해를 경감하지 못하면서 이에 대한 의지는 약해졌고 법적인 조치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젠더 기반 폭력 사건은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한편, 아프리카 지역의 다른 국가도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2020년 6월 중순까지 여성과 어린이 21명이 여성의 배우자에 의해 살해되었으며, 경찰 기록에 따르면 2020년 4월 봉쇄 첫 주 동안에만 성폭력 사건이 37% 증가했다. 체고팟소 풀레Tshegofatso Pule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건은 임신 8개월차인 28세 여성이 2020년 6월 4일 실종되었다가 4일 후, 요하네스버그에서 흉기에 찔려 나무에 매달린 채 발견된 사건이다.

짐바브웨의 경우, 가정폭력 피해 여성에게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인 무사사 프로젝트Musasa Project의 기록에 따르면, 전국적인 봉쇄 직후 11일 동안 764건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까지 월간 500건으로 기록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한 수치다.

모잠비크에서는 지역 비정부단체인 공공청렴센터 Center for Public Integrity가 마푸토의 은들라벨라 여성 교도소에서 이루어지는 여성에 대한 끔찍한 폭력과 착취에 대해 공개했다. 2021년 7월 법무부가 설치한 조사위원회는 성착취, 고문, 그 외의 부당대우를 포함한 교도관들에 대한 의혹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남아프리카 국가들은 여성인권 보호를 말로만 논하지 말고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보다 조금이라도 부족한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

음완갈라 마타칼라, 국제앰네스티 남아프리카 지역 사무소 캠페이너

안타나나리보부터 마푸토까지 여성과 소녀들이 겪어 온 일들을 보면 이들을 위한 정의 구현 과정에 수많은 장벽이 가로막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는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에 대응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헌신하는 시민사회단체는 필수적인 서비스 제공자로 인정되어야 하며 이들에 대한 적절한 자금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여성 주도 시민사회단체와 여성인권옹호자가 논의에 함께 참여하여 아프리카의 인권 의제에 여성과 소녀의 권리 및 요구사항이 포함되고 반영되도록 보장해야 할 때이다.

이 모든 내용을 돌아보면, 갇혀 있는 우리 자매, 국가의 외출 금지 명령으로 폭력적인 관계 속에 감금된 조카, 쉼터로 몸을 피하려는 숙모, 딸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어머니들이 마땅히 누려야 했을 보호와 평화를 얻었을 때 범아프리카 여성의 날도 축하할 명분이 생길 것이다. 남아프리카 국가들은 여성인권 보호를 말로만 논하지 말고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보다 조금이라도 부족한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

목, 2021/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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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이라는 단어는 언젠가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되었다. 그야말로 ‘지역이 없어진다’라는 의미를 가진 이 단어를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곳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모습이 크게 달라지는 것 같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지역소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크게 와닿지 않으나, 지방 대도시만 가더라도 이 단어는 피부에 크게 와닿는다. 단순히 인구감소 문제가 아니라 도시 인프라의 노후, 지역 일자리의 감소 등으로 인해서 내가 살아온 지역에 남고 싶어도 남을 수 없는 현실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감사원, 2047년 전국 229개의 모든 시·군·구가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해

감사원은 지난 8월 13일 ‘저출산·고령화 대책 성과분석’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실태’에 대한 감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하였다. 주요 내용은 2047년이 되면 전국 229개의 모든 시·군·구가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하고 그중 69%인 157개 지역은 ‘소멸 고위험 단계’에 놓이며, 20년 후인 2067년이 되면 94.3%인 216개 지역이 ‘소멸 고위험 단계’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25~45년 뒤인 가까운 미래에 어떤 지역에서든지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의 소멸을 목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역사회 소멸의 가장 큰 요인은 저출산에서 비롯되는 인구감소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3월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총인구수는 2028년의 5,194만 명을 정점으로 지속해서 감소하여 2067년에는 3,929만 명으로 감소할 것임을 발표한 바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저출산의 문제만 가지고서 이 문제를 파악할 수는 없다. 지역사회 소멸은 그 지역사회가 어디에 위치하는지에 따라서 상당히 불공평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 조사를 토대로 봤을 때, 지방소멸은 이미 지방 농림어촌지역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 있고 지방 중심도시 및 대도시까지도 지방소멸의 위험이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1980년 35.5%에서 2021년 50..3%로 급상승

이에 비해서 전국인구대비 수도권의 인구 비중은 1980년 35.5%에서 2021년 50.3%로 급상승했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어느 정도 경제발전이 이루어지고 나면 다시 인구가 돌아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품었지만, 이와 다르게 전체 대한민국의 면적의 10%를 차지하는 수도권에 전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각 지방정부의 경제상황 및 재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통계청의 2019년 기준 국내 지역내총생산 비중을 보면 서울, 경기, 인천 등의 수도권 지역의 지역내총생산은 전체 지역 내 총생산의 53.6%에 달하고 있다.

수도권 다음으로 지역내총생산 비중이 큰 부울경(부산‧울산‧경남)지역은 전체 지역내총생산의 14.6%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를 크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지방재정의 세입은 서울 23.2조, 경기 23.5조, 인천 5.1조 등으로 부산 5.4조, 대구 3,7조, 전북 2.9조와 비교해 보았을 때 큰 차이가 난다.

이는 지방 재정자립도에도 영향을 주어 서울의 재정자립도는 75.6%로 전국평균 43.6%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나 경북 24.9%, 전남 22.2% 등 지방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친다.

각 지역의 인구유출은 지역총생산과 세입에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 지방의 재정이 점점 열악해지면 산업이나 인프라 등을 구축하거나 지원하는 게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재정자립도 역시 낮아져서 근본적으로 지방자치제도를 흔드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당초, 많은 지방정부는 단순히 지방소멸의 문제를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로 보았기 때문에, 지역 내 출산과 청년들의 지역유입을 육성하는 문제로 접근했다. 여러 지방정부는 일정 나이의 청년이 주소를 이전하거나 지역 내에서 아이를 낳으면 지원금을 주는 정책을 벌였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삶의 터전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금을 주는 정책은 청년들을 비롯한 거주민의 정착의욕을 자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 지역에서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어야 사람들이 떠나지 않거나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고 있던 탓이다.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로만 인구유출 문제에 접근하는 게 아니라고 판단한 지방정부는 다른 측면을 보기 시작했다. 바로 삶의 터전을 일굴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교육에 주목해 답답한 도시에서의 교육과는 차별한 교육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폐교가 임박한 학교에서는 체육, 예술 등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학생들을 유치했고, 학생이 유입될 수 있는 요인을 만들었다.

지방정부, 저출산/고령화 위주 시각에서 벗어나 삶의 터전 측면으로

이러한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고, 인구유출지역에서 어린 학생이 유입되는 것은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중학교 시기에는 이러한 학교를 선택했어도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면 그 지역을 떠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였다. 도시와 비교해 교육인프라가 약하기 때문에 대학진학에 있어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교육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지방정부는 결국 지역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할 수 있는 일자리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현재 쇠락한 산업에 의지하고 있는 지역에서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거나 전환하여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로 인해서 지역소멸의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고, 점점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등 성과를 거두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한가지의 위험성을 내포한다. 지역의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중앙정부의 산업정책이나 다른 지역의 성공사례만을 보고 지역소멸 일자리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중앙정부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전기차 산업 육성정책이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떠오르자 많은 지방정부에서는 전기차 산업을 유치하고자 전력을 쏟았다. 지방정부가 일자리에 관심이 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지만 지역적인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산업의 전망만을 보고서 유치하겠다는 것은 또 다른 실패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먼저 각 지방정부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산업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어떠한 산업을 육성시킬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 지역별로 비교우위를 가진 다양한 산업일자리 정책이 만들어진다면, 많은 사람이 서울 및 수도권에서 다시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희망제작소는 설립 시기부터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행동해온 만큼 앞으로도 지방소멸에 대한 지역의 고민과 일자리에 관한 관심을 결합해 새롭고 다양한 지역 일자리 모델을 육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할 것이다.

-글: 김세진 연구사업본부 연구원· [email protected]

화, 2021/08/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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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인구집중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게 피로감을 준다. 2021년 5월 기준, 대한민국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50.3%가 산다.

높은 인구 밀도로 삶의 질은 낮아지고, 실업이나 주거빈곤 최저주거기준 미달 또는 주거비가 소득의 30% 이상 차지하는 주거비 과부담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를 ‘주거빈곤’1)도 증가한다. 남은 49.7%의 인구는 수도권 이외의 곳에서 흩어져 있다. 이 중에는 10년 후의 모습을 장담할 수 없는 지역소멸 지역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지역소멸의 위협이 목전에 다가온 몇몇 지역에서는 ‘청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청년은 젊다는 이유로 정책 대상에서 배제되곤 했지만,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미래세대의 유입과 안착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몇몇 지방정부는 이미 선도적 청년정책을 추진해오고 있었고, 이제 막 청년정책을 시작하는 후발주자도 많아졌다. 청년이 지역소멸 위기극복의 키워드가 된 지금, 지방정부가 청년정책을 ‘잘’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짚어보고자 한다.

종합적 접근을 위한 전담부서 위상 강화

청년문제는 삶의 질 전반에 걸쳐진 구조화된 문제라는 점에서 그 원인과 접근이 매우 복합적이다. 그러나 많은 지방정부에서 청년전담팀은 일자리과 내에 설치하고, 그 외 다양한 부서에서 개별적으로 청년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부서에서 따로 운영하는 청년 사업은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데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청년정책은 종합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여러 부서를 망라할 수 있는 위상 강화가 있어야 지역의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단체장이나 부단체장 직속으로 전담 조직을 두거나, 기획실 등의 산하에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지역의 비전과 청년정책의 융합

청년정책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젊은 청년을 지원하는 것에 공감대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지역의 청년정책이 개별 사업으로 추진되는 것도 이러한 한계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청년으로부터 얻고자 한다면, 청년을 지역의 비전과 엮어내고 융합시켜 추진력을 높여야 한다.

지방정부는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미래먹거리를 발굴하고, 사회서비스, 문화, 교육 등을 강화하여 기존 주민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과정에 청년이 결합할 수 있는 연결점과 방식은 매우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소멸을 행정이 혼자 고민하지 말고, 역량과 실행력을 가진 청년의 역할을 찾아내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지역에 안착하고 싶은 청년, 청년이 필요한 지역

여러 지역의 청년을 만나본 결과, 청년은 현재 사는 곳에 계속 머물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수도권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청년들에게도 달갑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청년에게도 삶의 선택지가 많아질 필요가 있다.

현재 청년을 설명하는 핵심 단어는 ‘다양성’일 것이다.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무궁무진한 청년들에게 지역이 별 다섯 개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되길 바란다.

각주
1) 최저주거기준 미달 또는 주거비가 소득의 30% 이상 차지하는 주거비 과부담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를 ‘주거빈곤’에 처한 것으로 정의한다.

– 글: 이다현 연구사업본부 연구원·[email protected]

목, 2021/09/0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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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블루로드

영덕블루로드 <출처: 환경정의>

영덕을 검색하면 ‘블루로드’, ‘대게’등의 검색어가 나온다. 영덕을 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영덕의 바다가 얼마나 아름답고 평화로운지. 영덕의 바다색은 에메랄드 빛을 품고 있다. 확실히 영덕의 바다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10년 뒤에도 영덕의 바다는 그대로일까. 영덕에 핵발전소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핵발전소가 왜 영덕에 지어져야 하는지 어느 누구도 설명하지 않았고, 주민들 또한 동의하지 않았다. 주민들이 직접 핵발전소 건설에 대해 의논하고 결정할 수 있게 정부는 주민투표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2015년 7월 7일 [영덕 신규핵발전소 백지화를 위한 각계대표 선언]에서 영덕군민 김종혁 씨는 답답한 마음을 담아 이야기했다.
현재 영덕은 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 준비로 뜨거워지고 있다. 2010년 김병목 전(前)영덕군수가 한수원에 ‘신규원자력발전소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고 5년이 지난 지금 영덕군민들은 정부와 한수원으로부터 어떤 정보제공도 숙의과정도 거치지 않고 군민이 동의하지 않은 핵발전소 건설 추진에 대해 주민 자체적으로 찬반의견을 묻고자 주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원전진흥계획이다.”

영덕신규핵발전소백지화를위한각계대표선언 <출처: 환경정의>

영덕신규핵발전소백지화를위한각계대표선언 <출처: 환경정의>

7월 7일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영덕 신규핵발전소 백지화를 위한 각계대표 선언]이 있었다. 이 날 기자회견은 영덕 신규핵발전소 문제에 대해 각계의 목소리를 모으는 자리로 준비되었다. 기자회견에서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국민의 전력 소비추세는 점차 낮아지고 있고, 산업구조도 전기를 적게 쓰는 패턴으로 변하고 있지만, 정부는 수요를 과다하게 전망하며 신규원전 건설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정부가 6월에 발표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신규 핵발전소 건설 명분을 충족시키기 위한 ‘원전 진흥계획’”이라 발언하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또한 녹색당 이유진위원장은 지자체들은 점점 탈핵과 에너지자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데 중앙정부는 핵발전소 확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기자회견은 각계대표들의 선언문 낭독으로 마무리 되었다. 선언문 중반에 다음가 같은 문구가 보인다.
“…주민들에게 핵발전소 건설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영덕군민들은 영덕의 신규핵발전소 입지/선정 과정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어떤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고, 어떤 숙의도 이뤄지지 않았고, 정당한 의사표현조차 거부당하거나 감시받아야했다. 영덕군민들의 자기결정권은 반드시 보장받아야 한다.

“영덕군민의 주민투표 요구를 적극 수용하라”

남어진

“영덕주민들, 이희진 군수에게 주민투표 ‘읍소'” <출처 : 오마이뉴스>

같은 날(7월 7일) 영덕군청 앞에서도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청구를 위한 주민투표청구인대표자 교부신청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영덕 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 추진위원회는 주민투표청구인대표자증명서를 받기 위해 교부신청서를 영덕군에 제출했으며, 교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제 7일에서 14일 이내에 이희진 영덕군수는 교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신규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에 대해 중앙정부가 허락한다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상직 산업자원부 장관은 7월 2일 국회에서 주민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원전 건설은 국가사무이고, 삼척과 영덕 지역 모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원전부지 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와서 다시 주민투표를 통해 정책 결정을 번복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달했다. 뭔가 싶긴 한데…정부에서 반대하는 주민투표에 대해 이희진 영덕군수는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

<주민투표를 준비하는 영덕은 지금>
영덕은 신규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를 준비하며 엄청나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현재 영덕에서 진행되는 활동을 정리하고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멀리서 도울 수 있는 방법도 있고, 영덕에 찾아갈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수요문화제,서명전 <영덕 핵발전소 반대! 페이스북 페이지>

수요문화제,서명전 <영덕 핵발전소 반대! 페이스북 페이지>

“영덕을 지키는 촛불문화제에 함께 해 주세요”
매 주 수요일 저녁 8시 영덕군에서는 영덕 핵발전소 백지화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진행된다. 이 문화제는 핵발전소 문제에 공감하는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유일한 자리이다. 영덕군의 사찰로 목소리 내기를 두려워했던 주민들이 조금씩 문화제에 모이고 있다.

“참여해요 주민투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수요 촛불문화제와 더불어 영덕에서는 매일 주민투표 진행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서명을 하는 주민들도 있고, 반대를 하며 싫은 소리하고 가는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 주민투표를 진행하기 위한 서명은 매일매일 진행되고 있다.

“함께 해요”
아직 다른 지역에서 영덕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영덕은 서울에서 꼬박 5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그만큼 찾아가기 쉽지는 않은 곳이다. 영덕에 찾아가서도 혹은 멀리서도 영덕 신규핵발전소 건설 반대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1.“영덕 핵발전소 건설 반대!” 페이스북 페이지
영덕의 핵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다. 이 페이지에 가입하면 영덕에서 현재 진행 중인 활동을 볼 수 있으며,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게시되어 있다.
– 페이스북 페이지 주소 : https://www.facebook.com/groups/nonukesyd/

2.영덕을 위한 행동
지난 달 만들어진 영덕을 위한 행동 4가지이다. 이 4가지 행동은 영덕에서 꼭 필요한 활동을 정리한 것이다. 현재 현수막연대 기간은 마무리되었지만 다른 3가지 활동(서명전 참여, 활동가, 후원금)은 여전이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by. 영덕 탈핵 지지 모임

<영덕을 위한 행동!> by. 영덕 탈핵 지지 모임

일본의 반핵운동가 고이데 히로아키의 책 [원자력의 거짓말]에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자탄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한수원과 정부는 새겨들어야 한다.

여러분께, 특히 젊은 사람들과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에게 정말로 미안하고, 힘없는 내가 한심하기도 합니다.”

 

수, 2015/07/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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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거물대리·초원지리 일대 역학조사 결과 공개도 거부하고

주민들도 모르게 역학조사팀에게 역학조사 일시중지 통보

 

김포시가 현재 진행 중인 거물대리·초원지리 일원에 대한 2단계 정밀역학조사(2014.5~2015.6)를 지난 6월초 중지시킨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포시는 역학조사 결과 검증을 위해 오는 9월까지 용역을 일시 중지한다고 2단계 역학조사팀(연구책임자 임종한(이하대))에게 통보했지만 정작 역학조사 관련 김포시의 공식 기구인 『김포 환경피해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공대위(이하 민관공대위)』에는 전혀 협의조차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애초 역학조사를 실시하게 된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조차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중지시켰다. 김포시가 역학조사 결과를 왜곡하거나 부정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김포 거물대리, 초원지리 일대를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는 역학조사는 지난 2013년 1단계 예비역학조사(2013.9~2014.3)가 진행되었고 지난 2014년 5월부터는 2단계 정밀환경역학조사가 추진되어 2015년 6월 완료 예정이었다. 역학조사 초기 김포시는 건강피해 조사, 오염실태 규명등 김포시 환경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임했으나 2014년 지자체선거 이후 관련부서가 새롭게 구성된 이후에는 주민대표나 역학조사팀과의 면담도 거부하는 등 역학조사에 대한 거부감과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하지도 않고, 민관공대위 차원의 검증도 회피하면서 일방적으로 용역중지를 통보한 것은 피해의 실체가 확인된 역학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 피해 당사자인 주민도 모르게 역학조사팀에 연구용역 중지 통보

현재 추진되고 있는 김포 지역의 역학조사는 김포 거물대리, 초원지리 지역의 환경·건강피해를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애초 역학조사가 주민의 요구와 지역의 필요에서 시작되었던 만큼 추진기관도 피해 당사자인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주민이 직접 추천한 전문가를 통해 추진되고 있다. 역학조사의 전 과정이 사전에 주민들에게 설명되고 그 결과 또한 주민들에게 공개되어야 한다. 역학조사의 중지 혹은 기간 연장등이 중대한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역시 그 필요를 주민들에게 설명하여 협의되어야 하며 최소한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공식기구인 민관공대위에서라도 논의되어야 한다. 그러나 김포시는 불분명한 이유로 결과 발표를 미루고, 역학조사 중지를 통보하면서도 주민들에게는 전혀 이를 알리지도 않았다. 역학조사에서도 김포시가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역학조사 중지 통보·억지 의혹 제기 이전에 역학조사 결과부터 공개해야

민관공대위는 피해 당사자인 주민 대표는 물론 김포시와 시의회 의원, 역학조사 관련 전문가, 단체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1단계 예비역학조사가 시작될 때부터 역학조사와 관련된 행정지원과 자문은 물론 김포시의 역학조사와 관련된 실질적 협의·추진기구로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 민관공대위 위원장도 현재 김포시 부시장이 맡고 있다. 만약 김포시가 제기하듯 역학조사 결과에 대해 의혹이 있거나 신뢰성에 의심이 있다면 김포시는 민관공대위에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이러한 내용을 제기해야 마땅하다. 추가 조사가 필요하거나 연구용역 중지, 용역 기간 연장등의 판단이 필요한 경우도 민관공대위에서 일차적으로 협의되고 판단되어야 한다. 그러나 김포시는 역학조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도 이를 공개하지 않고 실체가 불분명한 의혹 제기로 일관하면서 흠집내기만 하고 있다. 김포시의 이러한 태도는 환경·건강피해 실태가 확인된 역학조사 결과를 온전하게 수용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환경역학조사 결과에 대한 관련 전문가의 검증 요구도 거부하는 김포시

김포시는 지난 3월 중간보고에서 조사대상 지역 주민들의 건강피해와 환경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자 조사결과의 검증 및 신뢰성 차원에서 교차 분석등 추가 조사를 요구하였고 역학조사팀은 이를 수용하여 작물등에 대해 추가 교차분석을 실시하였다. 교차분석 결과 조사팀의 결과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포시는 오염도가 높게 나온 또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추가 교차분석을 요구하더니 결국은 자료 검증을 위해 결과 발표를 미루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였다. 만약 조사 결과에 의혹이 있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이를 검증하여야 한다. 역학조사팀도 역학조사 관련 전문가등과의 논의를 통해 부실함이 있는지 검증하고 추가 조사의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환경역학조사 관련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요구했지만 김포시는 이를 거절하였다. 김포시는 역학조사 결과의 공개 거부와 역학조사 중지를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검증이 필요하다고 핑계를 대고 있지만 보여지는 것은 조사결과를 부정하기 위한 구실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포시의 환경피해 문제는 법·제도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유해물질시설을 무분별하게 수용하고 환경관리를 소홀히 한 김포시의 책임이 크다. 최근 김포시의 행태는 역학조사를 통해 그동안의 피해 실태가 사실로 확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김포시가 이를 역학조사의 부실로 호도하려고 하는 것으로 밖에 이해 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김포시에 촉구한다. 김포시는 즉각 민관공대위를 개최하고 2단계 역학조사의 결과를 주민에게 공개하라. 그리고 역학조사 결과에 대한 검증, 역학조사의 일시 중지, 조사기간의 연장등 이 모든 것은 직접 피해 당사자인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민관공대위를 통해 협의·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2015. 7. 2

김포 환경피해공동대책위 · 환경정의

목, 2015/07/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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