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DTI 규제 완화 존속기간 연장 반대 의견서 제출
임플란트업체 덴티움의 불법상장 관련
전 한국거래소, 금융위, 금감원 임원 10명
업무상배임, 직무유기죄, 직권남용죄로 검찰 고발
| 일시 : 2020년 1월 9일(목) 오전 10시30분
장소 :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층 민원실 앞 |
1. 2017년 3월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임플란트업체 덴티움은 분식회계, 자회사 배임, 경영 중요사항(경영권 제한 특약) 공시 기재위반 등 상장요건에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장과정을 심사하고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한국거래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관계자들은 불법적으로 덴티움의 상장을 승인해줬습니다. 특히 위와 동일한 사유로 이미 2012년 한차례 상장 불허했고, 2012년과 비교해 아무런 상황변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사과정 없이 상장승인 했습니다.
한국거래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이 같은 불법적 상장승인 행위는 금융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관리 감독해야 할 기관들이 유착적 거래를 통해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것은 물론 공적기관의 직무를 망각한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약칭 소비자주권)는 부당해고 된 내부고발자의 진술과 증거에 근거하여 1월9일(목) 오전 10시30분에 덴티움 상장 과정에서 실질적 책임을 맡았던 한국거래소 3명(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은태 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 금융위원회 3명(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유광열 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겸 감리위원장,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 금융감독원 4인(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박희춘 전 금융감독원 회계담당 전문심의위원, 김상원 전 금융감독원 회계조사국장, 김도인 전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장) 등 총 10명을 형법상 업무상배임과 직무유기죄, 직권남용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합니다.
3. 위 피고발인들의 혐의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발인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은태 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병률 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한국거래소)의 업무상 배임(형법 제356조)
: 상장승인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회사(덴티움)를 상장승인 해 줌
○ 덴티움은 2012년 코스닥본부가 지적한 상장 미승인 사유를 해소하기 어려워서 향후 적어도 5년간은 상장할 수 없다면서 2012년과 2014년에 두 차례에 걸쳐 전체 발행주식수의 약 45%에 해당하는 대규모의 주식을 자사주로 매입했습니다.
2015년 3월 제15기 주주총회에서도 코스닥 미승인 된지 3년이 지났는데 상장계획이 어떻게 되느냐는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서 코스닥본부가 지적한 미승인 사유를 전혀 해소하지 못했다면서 향후 적어도 5년간은 상장할 수 없다면서 돈이 필요한 주주들의 주식을 회사가 사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 2015년 5월경, 두 달 전까지도 코스닥본부가 지적한 미승인 사유를 전혀 해소하지 못했다면서 향후 적어도 5년간은 상장할 수 없다고 하던 덴티움이 거래소 고위당국자의 내락이라도 받았는지 갑자기 두 달 뒤 상장절차를 추진하였고, 덴티움 대주주인 정성민 대표는 돈이 필요했는지 2015년 9월에 개인주식 244.2억원을 키움증권 등에 매도하면서 회사의 중요사항에 대한 사전동의 등 회사의 중요 경영에 제한을 가하는 조항과 계약기간 내로 상장되지 않을 경우 경영권 양도 등을 포함한 특약을 맺었습니다.
○ 2016. 3. 25. 덴티움은 2012년 코스닥 미승인 사유인 ①덴티움USA 배임 문제와 ②분식회계 문제 등을 전혀 해소하지 않았고, 거기에다 ③발행주식의 약 45%에 해당하는 자사주 대량 저가 매집 ④최대주주 정성민의 개인주식을 고가에 매도하고 이와 연계하여 회사의 경영에 제한을 가하는 경영권 특약 부여한 상태에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때 덴티움은 최대주주 개인주식 고가매도와 연계한 회사경영에 제한을 가하는 특약을 부여한 사실은 ‘증권상장예비심사청구서’에 고의로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 위 4가지 사실 중 어느 하나라도 해당되면 상장예비승인의 미승인 사유에 해당하나(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경영의 안정성 등 질적 심사기준), 한국거래소는 거래소 고위당국자의 내락을 받았다는 설을 입증하듯 위 사실에 대하여 하나도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고, 동종 업계로부터 여러 차례 민원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하고 심사하지 않고 묵인하였으며 오히려 덴티움USA와 관련해서는 2016. 10. 25.까지 해소하라고 하면서 2016. 9. 15. ‘조건부승인’을 하는 부당한 조치를 했습니다.
○ 통상 신규 상장기업은 신규상장 이전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거래소에 제출하고 상장심사수수료(유가증권시장 500~2000만원)을 납부하여야 합니다.
○ 위 피고발인들의 이러한 행위는 상장요건이 충족되지 않거나 고의로 중요사항을 기재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그 임무를 위배하여 불법상장을 승인하여 형법 제356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업무상의 배임에 해당됩니다.
특히 피고발인1,2,3을 포함한 한국거래소 임직원들이 상장승인을 대가로 덴티움 측으로부터 부정한 이익을 받았을 개연성과 주식을 차명으로 취득했을 개연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2) 피고발인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박희춘 전 금융감독원 회계담당 전문심의위원, 김상원 전 금융감독원 회계조사국장, 김도인 전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장(금융감독원)의 직무유기(형법 제112조) 및 직권남용(형법 제123조) 사실
: 불법상장을 돕기 위한 공시위반 지도
○ 위 피고발인들은 덴티움 최대주주 정성민 대표가 상장을 추진하면서 244.2억원의 개인주식을 매도하면서 공동매도청구권을 포함한 경영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사항을 인터넷신문 ‘더벨’을 보고 덴티움에 문의하여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는 덴티움 상장에 민감한 사항이니 이를 유가증권신고서에 기재하지 말라고 덴티움에 권고했다고 합니다.
○ 위 피고발인들은 위의 공시내용을 2017. 1. 25.에 제출한 최초 증권신고서에는 기재하지 말고 마지막 공시일에 신고하면서 슬며시 공시하고 넘어가자고 제안했다 합니다.
○ 위 피고발인들은 위 공동매도청구원 기재누락을 정정하는 것은 중요사항의 기재정정이므로 새로운 유가증권신고서의 제출로 보아 새로운 기간을 부여해야 하지만, 오히려 이를 무시하고 상장예비심사 기간 내에 덴티움이 마지막 공시한 2017. 2. 24 다음날에 유가증권신고서 효력발생을 공시함으로써, 피고발인들은 처음 제안 한대로 중요사항 공시효력발생기간을 지키지 않고 단순한 착오기재로 처리해줌으로써 덴티움의 불법상장을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 위 피고발인들은 자신들이 감리 위탁한 한국공인회계회가 덴티움을 감리하는 과정에서 감리결과를 매출 과다계상, 매출채권 과다계상이라는 고의 회계부정은 지적하지 말고 반품충당부채 과소계상이라는 과실 회계부정으로 결론지으라고 감리의견 배후조정을 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 위 피고발인들의 이러한 행위는 기업공시를 제대로 관리 감독해야 할 의무를 져버리고 특정기업의 이익을 위해 불법상장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어 형법 제122조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한 직무유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에도 해당합니다.
3) 피고발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유광열 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겸 감리위원장,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금융위원회)의 직무유기(형법 제122조) 및 직권남용(형법 제123조) 사실
: 상장관련 기업회계의 기준 및 회계 감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음
○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위탁받아 덴티움의 감리를 실시한 한국공인회계사회는 2017. 1. 23. 덴티움에 ‘과실, 중요도 Ⅱ단계’로 조치사전 통지한 이후에 ‘과실-Ⅱ단계’의 조치가 ‘유가증권 발행정지 2개월’이라는 경미한 조치이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발행정치’ 조치를 받으면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상장예비승인’효력이 상실되어 상장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덴티움을 상장시키기 위해 덴티움의 조치안을 ‘과실-Ⅲ단계’로 바꾸는 방법을 모색하게 됩니다.
○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는 덴티움이 매출 과다계상을 했다는 이유로 감리를 진행하였으나, “매출을 분식한 것이 아니라, 반품충담금을 과소 계상한 분식이기는 하나, 업계관행이므로 ‘경고’로 처리하는 것이 맞다”는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과실 – IV 단계’로 의결하였고, 피고발인들은 감리위원회가 열리기 전인 2017. 2. 15. 이미 언론에 ‘과실-Ⅳ 단계’ ‘경고’에 해당한다고 노출하기도 하였습니다. 즉 고의 매출과 매출채권 분식을 반품충당금의 과소계상 문제로 격하시켜 처리하면서 출고를 가장한 매출분식여부를 전혀 조사하지 않고 넘어 갔습니다.
○ 위 피고발인들은 2017. 2. 28. 언론이 한국공인회계사회와 금융감독원에 문의하면서 덴티움의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수없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감리위원장이 고집하여 한국공인회계사회가 부의안 원안대로 의결하였습니다.
○ 위 피고발인들은 덴티움 상장 과정에서 기업회계의 기준에 부합한지를 판단하고 회계감리를 통해 상장관련 회계기준의 적정성을 판단할 책임이 있는데 불구하고 특정기업의 이익을 위해 불법상장을 묵인하여 형법 제122조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한 직무유기에 해당하며, 또한 부당하게 상장승인이 가능하도록 덴티움에 대한 징계 수준을 완화하여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에 해당합니다.
4. 우리나라는 IMF외환위기 이후 기업투명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도들을 도 입하였습니다. 그러나 기업의 회계투명성은 최근의 기업들의 분식회계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여전히 후진적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분식회계의 문제는 당해 회사가 상장으로 이어질 경우, 수많은 투자자들을 기망하게 되어 자본시장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기업, 주주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덴티움 불법상장과정에서 제기된 관리감독의 책임을 맡았던 피고발인들의 불법적 행위는 관련법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여 엄벌에 처해져야 합니다.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금융질서의 확립을 위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
특히 이 고발은 부당 해고된 내부고발자의 진술과 증거에 근거하여 진행한 것으로서 내부고발자의 진술과 증거가 존재하므로 관련 위법 사실을 엄정히 수사하고 철저히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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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금액 비율 6.7%
우리은행 10.2% 최고, 신한은행 3.6% 최저
전체 일반대출금 대비 사회책임금융 비율 4.5%
KEB하나은행 5.4% 최고, 우리은행 3.0% 최저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책금융의 획기적 증대 필요
1. IMF외환위기 이후 부실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해 투입한 공적자금은 현재 총 168조7000억원이며 이중 절반 가량인 86조9000억원이 시중은행에 지원됐습니다. 결국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통해 시중은행이 회생하게 되었으므로 시중은행은 사회적으로 공공성을 띠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시중은행은 손쉬운 예대마진을 통해 수조원의 이자수익을 얻고 있으며 전체수익의 80%가 이자부문에서 창출되고 있습니다.
2.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약칭 소비자주권>는 최근 5년간 시중은행의 사회공헌 및 사회책임금융 지출 등 사회공헌 실태를 조사하여 시중은행이 사회적 역할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금융기관의 역할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3. 세부적인 조사내용은 전국은행연합회가 매년 발간하는 은행사회공헌활동보고서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근거로 6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자산규모 300조원 이상)을 대상으로 2013~2017년 최근 5년간 △사회공헌 금액,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금액 비율, △전체 일반대출금 대비 사회책임금융 비율 등을 조사했습니다.
4.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회공헌 금액
□ 평균금액 기준으로 NH농협은행 1,055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은행 512억원으로 가장 적음
– 시중은행의 전체평균 사회공헌금액은 678억원이며, 각 은행 평균금액은 NH농협은행 1,055억원, IBK기업은행 668억원, 우리은행 654억원, KB국민은행 615억원, KEB하나은행 565억원, 신한은행 512억원순으로 나타남
– 6개 은행의 총액을 보면 2013년 4,426억원에서 2016년 2,963억원으로 감소추세에 있다가 2017년 5,770억원으로 대폭 증가함
<사회공헌 금액> (단위:억원)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합계 | 평균 | |
| KB국민은행 | 647 | 580 | 535 | 463 | 850 | 3,075 | 615 |
| 신한은행 | 546 | 451 | 440 | 366 | 755 | 2,558 | 512 |
| KEB하나은행 | 715 | 483 | 362 | 243 | 1,022 | 2,825 | 565 |
| 우리은행 | 536 | 604 | 542 | 514 | 1,074 | 3,270 | 654 |
| IBK기업은행 | 728 | 637 | 543 | 454 | 976 | 3,338 | 668 |
| NH농협은행 | 1,254 | 991 | 1,014 | 923 | 1,093 | 5,275 | 1,055 |
| 합 계 | 4,426 | 3,746 | 3,436 | 2,963 | 5,770 | 678(전체평균) | |
2)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금액 비율
□ 전체평균 6.7%, 우리은행이 10.2%로 가장 높았으며, 신한은행이 3.6%로 가장 낮음
– 사회공헌 금액은 절대금액도 중요하지만, 해당은행의 당기순이익 중에서 얼마를 사회공헌에 지출하는지가 더 중요함
–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금액 비율 전체평균은 6.7%이며, 각 은행비율은 우리은행 10.2%, NH농협은행 8.1%, IBK기업은행 8.1%, KB국민은행 5.9%, KEB하나은행 4.5%, 신한은행 3.6%순으로 나타남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금액 비율> (단위:%)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평 균 | |
| KB국민은행 | 8.3 | 6.6 | 4.9 | 5.8 | 4.0 | 5.9 |
| 신한은행 | 4.1 | 3.2 | 3.5 | 2.1 | 5.0 | 3.6 |
| KEB하나은행 | 8.0 | 3.6 | 3.7 | 2.0 | 5.3 | 4.5 |
| 우리은행 | 10.8 | 13.2 | 12.4 | 5.5 | 8.9 | 10.2 |
| IBK기업은행 | 10.2 | 9.0 | 5.6 | 6.3 | 9.3 | 8.1 |
| NH농협은행 | 177.9 | 45.7 | -36.9 | -159.7 | 13.8 | 8.1 |
| 평 균 | 36.5 | 13.5 | -1.1 | -23.0 | 7.7 | 6.7 |
<당기순이익 금액> (단위:억원)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합 계 | 평 균 | |
| KB국민은행 | 7,835 | 8,813 | 10,814 | 8,048 | 21,153 | 48,828 | 11,333 |
| 신한은행 | 13,391 | 13,906 | 12,477 | 17,292 | 15,199 | 58,874 | 14,453 |
| KEB하나은행 | 8,987 | 13,510 | 9,699 | 12,004 | 19,452 | 54,665 | 12,730 |
| 우리은행 | 4,981 | 4,572 | 4,366 | 9,287 | 12,017 | 30,242 | 7,045 |
| IBK기업은행 | 7,145 | 7,113 | 9,644 | 7,213 | 10,496 | 34,466 | 8,322 |
| NH농협은행 | 705 | 2,170 | -2,746 | -578 | 7,912 | 6,758 | 1,493 |
| 합 계 | 43,044 | 50,084 | 44,254 | 53,266 | 86,229 | 9,229(전체평균) | |
3) 전체 일반대출금 대비 사회책임금융 비율
□ 전체평균 4.5%, KEB하나은행이 5.4%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은행이 3.0%로 가장 낮음
– 각 은행들은 저소득, 저신용층의 경제적 자립 기반을 지원하고,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서민대출 지원 등 사회책임금융을 시행하고 있음
– IMF외환위기시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통해 회생한 시중은행은 사회적 역할이 필요하며 이는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책임금융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음
– 각 은행들의 사회책임금융을 일반 대출금(가계대출, 기업대출)과 비교한 결과 일반 대출금 대비 사회책임금융 비율은 전체평균 4.5%에 지나지 않음
– 각 은행비율은 KEB하나은행 5.7%, KB국민은행 5.6%, IBK기업은행 5.0%, 신한은행 4.7%, NH농협은행 3.4%, 우리은행 3.0%순으로 나타남
<사회책임금융 금액> (단위:억원)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합 계 | |
| KB국민은행 | 6,890 | 7,300 | 3,862 | 5,132 | 5,538 | 28,722 |
| 신한은행 | 4,056 | 3,849 | 4,002 | 5,680 | 6,661 | 24,248 |
| KEB하나은행 | 6,221 | 4,535 | 2,932 | 3,712 | 5,509 | 22,909 |
| 우리은행 | 3,114 | 2,900 | 3,037 | 2,716 | 4,998 | 16,765 |
| IBK기업은행 | 7,166 | 8,809 | 3,515 | 2,081 | 3,206 | 24,777 |
| NH농협은행 | 5,663 | 4,696 | 2,252 | 2,210 | 2,381 | 17,202 |
| 합 계 | 33,110 | 32,089 | 19,600 | 21,531 | 28,293 | 134,623 |
<전체 일반대출금 금액> (단위:억원)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합 계 | |
| KB국민은행 | 33,609 | 87,215 | 109,129 | 136,605 | 142,508 | 509,066 |
| 신한은행 | 34,190 | 133,418 | 167,198 | 77,076 | 108,423 | 520,305 |
| KEB하나은행 | 70,429 | 73,113 | 95,166 | 63,032 | 98,153 | 399,893 |
| 우리은행 | 82,561 | 115,828 | 196,476 | 78,273 | 89,337 | 562,475 |
| IBK기업은행 | 87,532 | 100,690 | 116,632 | 99,450 | 90,413 | 494,717 |
| NH농협은행 | 66,176 | 85,766 | 92,586 | 145,130 | 117,632 | 507,290 |
| 합 계 | 374,497 | 596,030 | 777,187 | 599,566 | 646,466 | 2,993,741 |
<전체 일반대출금 대비 사회책임금융 비율> (단위:%)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평 균 | |
| KB국민은행 | 20.5 | 8.4 | 3.5 | 3.8 | 3.9 | 5.6 |
| 신한은행 | 11.9 | 2.9 | 2.4 | 7.4 | 6.1 | 4.7 |
| KEB하나은행 | 8.8 | 6.2 | 3.1 | 5.9 | 5.6 | 5.7 |
| 우리은행 | 3.8 | 2.5 | 1.6 | 3.5 | 5.6 | 3.0 |
| IBK기업은행 | 8.2 | 8.8 | 3.0 | 2.1 | 3.6 | 5.0 |
| NH농협은행 | 8.6 | 5.5 | 2.4 | 1.5 | 2.0 | 3.4 |
| 평 균 | 10.3 | 5.7 | 2.7 | 4.0 | 4.5 | 4.5 |
5. <소비자주권>은 위와 같은 조사결과를 근거로 사회적책임을 다하기 위한 시중은행의 역할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의견을 제안합니다.
□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책임금융의 획기적 증대 필요
– 통상 금융소외란 저신용 등으로 인해 제도권 금융기관에 접근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금융소외계층은 주로 개인신용 등급이 7~10 등급에 속하고 사금융만을 이용하는 사람들임. 2017년 기준 7~10등급에 속하는 비중은 11.6%에 이름
– 최근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여건으로 인해 서민·취약계층 등 금융소회계층이 여전히 많고, 이들은 자금 부족, 연체, 일자리, 주거 등 다양한 문제에 노출돼 있음
– IMF외환위기시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으로 회생한 시중은행들은 금융기관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대기업에 비해 대출이 쉽지 않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과 제도권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금융소외계층들 위한 사회책임금융을 획기적으로 증대해야 함
□ 다양한 금융지원 및 비금융지원을 통한 사회적 책무 다해야 함
– 사회적 금융은 일반적인 투자나 대출만큼의 재무적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고용, 복지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일반 금융보다 더 큰 편익을 사회에 가져다 줌
– 제도권 금융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서민들의 자활자립을 위해 창업·운영자금, 생계자금, 저금리 전환대출 등을 지원하는 금융지원은 물론 금융교육, 컨설팅, 취업지원 연계 등 비금융지원 사업의 강화를 통해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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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재생에너지 지원하겠다던 공적금융기관 여전히 ‘석탄 중독’
작년 국정감사 지적에도 한국수출신용기관, 9개 석탄사업 지원 승인 또는 검토 중
OECD 규약마저 위반하며 석탄 금융지원 합리화, 기후변화 대응 뒷걸음질
지난 10년간 한국수출입은행의 석탄사업 지원액, 재생에너지 대비 40배 많아
2018년 10월 15일 --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금융을 제한하는 국제 규약이 2017년부터 발효됐지만,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최근 9개 석탄발전 수출사업에 대한 지원을 승인했거나 검토 중인 것을 나타났다. 해당 석탄발전 사업 중 대다수인 6개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규약의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국제 환경단체로부터 제기됐다. 석탄발전의 탄소 감축을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 수출신용그룹은 2015년 석탄화력에 대한 수출신용 지원을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 고효율 보일러에 해당하는 초초임계 기술을 적용한 발전소 또는 최빈국의 소규모 발전소를 제외한 모든 석탄발전 사업에 공적수출신용기관의 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해당 규약이 2017년 1월 1일 발효됐다. 앞서 2017년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출신용기관의 석탄발전 지원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출입은행은 “OECD가 도입한 석탄화력발전 부문 양해에 따라 2017년부터 발전기술 및 규모, 발주국 전력보급률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사업에 대하여 제한적으로 지원 중”이며 “이에 따라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 지원 비중은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1] 하지만 규제 발효 이후에도, 한국 수출신용기관은 총 7,200MW 규모에 달하는 9개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승인했거나 추가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석탄발전소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가동할 경우 연간 4천4백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기후 위기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자동차 6백만 대 또는 한국인 370만 명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동일한 양에 해당한다고 국제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은 15일 밝혔다. 대부분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 지원이 국제 규약의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규약에 따르면, 최빈국의 경우 300MW 이상의 아임계 또는 500MW 이상의 초임계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은 보츠와나, 몽골, 모잠비크에 각각 300MW 이상의 아임계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보험공사가 지원을 검토 중인 베트남 롱푸1(Long Phu 1) 사업의 경우 1,200MW 규모의 초임계 석탄발전소로 역시 규약의 위반에 해당한다.[2] 15일 ‘OECD 금융 규약과 한국 공적수출신용기관의 석탄 지원 현황’ 보고서를 발표한 지구의 벗 케이트 디엔젤리스 국제정책 수석애널리스트는 “한국의 공적수출신용기관은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합의한 석탄 공적수출신용 규약의 허점을 악용하거나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석탄 금융지원을 합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 4월 9억3,500만 달러의 재원조달을 승인한 베트남 응이손2(Nghi Son 2) 사업은 1,200MW 용량의 초임계 석탄발전소로 역시 규약 위반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해 수출입은행은 해당 사업의 사회환경영향평가를 2015년 완료했으며, 규약 발효 이전에 사회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한 사업에 대해서는 규약 적용을 면제한다는 경과 조항을 근거로 자금지원을 합리화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규약 발효 이전에 사회환경영향평가를 완료했더라도 수출신용 지원을 “신속하게 이행한” 사업에 대해서만 예외로 인정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응이손2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 승인은 규약 발효 후 1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이뤄졌고 해당 사회환경영향평가 보고서도 올해 2월에서야 공개됐기 때문에 이는 규약에 대한 명확한 위반이라는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외 석탄금융투자 문제에 대한 지적에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적극 지원하여 우리기업이 신에너지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두관 의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09~2018년) 한국수출입은행은 해외 석탄발전 11개 사업에 대한 48억8,800만 달러를 지원했다. 반면, 태양광과 풍력 사업의 경우 같은 기간 한국수출입은행이 2016년 한국전력의 요르단 푸제이즈(Fujeij) 풍력 사업 한 건에 1억2,200만 달러를 지원한 게 전부다. 석탄 사업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액이 재생에너지에 무려 40배 높았다.[3] 지난 8일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1.5℃ 억제를 위해서 세계적으로 석탄발전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약 78%, 2050년까지 사실상 ‘0’으로 급격히 감축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85%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4] 문재인 대통령은 1일 IPCC 총회 개회식에서 “이상 기후가 일상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개도국과 사회적 취약계층의 피해가 더 커서 더욱 안타깝다”며 “대한민국도 환경을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행보는 여전히 뒷걸음치고 있다. 지난 5월 정부는 국내 기업의 해외 석탄발전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한-베트남 석탄발전 워킹그룹을 마련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5]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장은 “문재인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한국수출신용기관은 건설 계획 중인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당장 철회하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공적금융기관이 지원한 석탄발전 사업에 대해 해외 금융기관은 이미 자금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원한 베트남 응이손2 석탄화력발전사업에 대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해당 발전소의 대기오염 기준이 너무 높다며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과 크레디아그리콜도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정책에 따라 인도네시아 치르본2(Cirebon 2) 발전소에 대한 지원을 거부했다. 공적수출신용기관은 2019년 중순까지 석탄 수출신용 규약을 재검토할 예정인 가운데, 환경운동연합은 모든 종류의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끝) 첨부. 지구의 벗 ‘OECD 금융 규약과 한국 공적수출신용기관의 석탄 지원 현황’ 보고서(2018.10, 한국어) [1] 한국수출입은행, 2017년도 국정감사 시정 및 처리결과보고서 (2018.03.21.) [2] 아래 상세 표 참고 [3] 김두관 국회의원 보도자료, “국내에서 사라지는 석탄발전소, 수출입은행은 해외 석탄발전소 지원에만 몰두” (2018.10.15.) [4]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 Special Report on Global Warming of 1.5ºC (2018.10.08.) [5]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UAE・베트남 프로젝트 수주 민관협의회」 개최 (2018.05.02.) [표] 한국수출입은행 및 무역보험공사가 지원 또는 검토 중인 석탄화력발전사업의 OECD 규약 이행 평가*| 국가 | 발전소명 | 용량(MW) | 공적수출신용기관 | 현황 | 규약 준수 | 사유 |
| 보츠와나 | Morupule B | 300 | 한국수출입은행 | 검토 중 | 부적합 | 아임계, 300MW 용량 기준 초과 |
| 인도네시아 | Cirebon Phase 2 | 1000 | 한국수출입은행 | 승인 | 적합 | 초초임계 |
| Cirebon Phase 3 | 1000 | 한국수출입은행 | 검토 중 | 적합 | 초초임계 | |
| 몽골 | Ulaanbaatar CHP5 | 463.5 | 한국수출입은행 | 검토 중 | 부적합 | 아임계, 300MW 용량 기준 초과 |
| 모잠비크 | Moatize | 300 | 한국수출입은행 | 검토 중 | 부적합 | 아임계, 300MW 용량 기준 초과 |
| 베트남 | Long Phu 1 | 1200 | 무역보험공사 | 검토 중 | 부적합 | 초임계, 500MW 용량 기준 초과 |
| Nghi Son 2 | 1200 | 한국수출입은행 | 승인 | 부적합 | 초임계, 500MW 용량 기준 초과 | |
| Vinh Tan 4 Expansion | 600 |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 검토 중 | 적합 | 초초임계 | |
| Nam Dinh I** | 1200 | 한국수출입은행 | 검토 중 | 미정 | 사용기술 미공개 |
금융위는 ‘은행 지분 소유 한도 불변, 바젤Ⅲ 동일적용’ 입장 밝히고,
무단 인출 사고 긴급 조사해야
– 금융위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 불변’이라는 명확한 입장 밝혀야 –
– 30일 금융위 종합감사에서 바젤Ⅰ예외적용, 무단 인출 사고 문제 다뤄야 –
– 국감을 계기로 뒤틀린 인터넷전문은행 정책 바로 잡아야 –
지난 16일 개최된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정책에 대해 집중 질의를 받았다. 최종구 위원장은 은산분리 기본원칙 유지, 케이뱅크 인가과정 문제 인정 등의 답변을 하였다. 9월26일 답변한 경실련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까지 종합하면, 금융위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표현으로 여지를 남겼고, 자본건전성 문제에 대해서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렇게 정책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무단인출 사고까지 나면서 소비자는 더욱 불안하다.
이에 경실련은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금융위 종합국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정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 보고 잘못된 점과 취약점 등을 하나하나 살펴야 한다. 또한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최근 발생한 무단 인출 사고를 긴급 조사해야 한다.
최 위원장이 답변한 “은산분리 기본원칙 유지하며, 인터넷전문은행 활성안 방안 강구하겠다” 발언는 지난 경실련이 공개질의한 ‘은산분리 원칙 완화’에 대한 질문답변과 비슷하다. 하지만 ‘은산분리 기본원칙 유지’라는 답변은 모호하여 오해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금융위는 모호한 표현 대신 구체적으로 ‘지분한도 불변’이라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만약, 금융위가 지분한도 늘리되 대주주 신용공여 및 의결권 제한 등의 임시 제약조건을 추가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는 은산분리 원칙 훼손의 문을 만들어 놓고 잠시 닫아 놓는 꼴과 같다. 따라서 금융위는 명확하게 지분한도에 손대지 않을 것을 정확하게 밝혀 은산분리 완화 여지를 없애야 한다.
또한, 최 위원장은 “케이뱅크 인가 절차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라고 발언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개혁을 위해 마련된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1차 권고안에 따른 태도 변화이다. 그동안 수차례 지적됐던 케이뱅크 인가문제에 대해서 금융위원장이 직접 인정한 건 고무적이다. 하지만 단순한 절차상 문제점 인정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자체 감사, 감사원 감사 등 잘못된 점을 바로 잡는 구체적인 행정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또한, 금융위가 인가 과정에서 적용한 유권해석이나 정관에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의 위법성 여부 등 아직 남은 쟁점들도 해소해야 한다.
이번 국감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만 예외적으로 바젤Ⅰ적용한 점에 대해서는 지적되지 않았다. 경실련은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만 예외적으로 바젤Ⅰ을 적용하여,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의견에 대한 금융위원회 입장>을 물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지방은행과 수협의 사례를 들어 예외적용에 대해서 문제가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리고 가계신용대출에 대하여는 바젤Ⅰ이 바젤Ⅲ보다 위험을 엄격하게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이 일률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금융위가 인터넷전문은행이 내재하고 있는 시스템리스크 위험성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나타낸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속도와 규모는 과거 지방은행과 수협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르고 쏠림현상이 심하다. 이런 쏠림현상으로 위험이 매우 빠르게 확대되어 시스템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된 업무가 지급결제와 신용대출이기에 때문에 만약 시스템리스크가 일어나면 속도는 급속도로 빨라질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스템리스크 창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기순응성 또는 외부경제 등 관련하여 발생하는 시스템리스크 대응을 목적으로 추가로 자기자본 요구를 하는 바젤Ⅲ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회는 30일 예정된 금융위 종합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꼭 다뤄야 한다.
또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계좌에서 98건의 무단 인출사고가 발생했다. 98건의 무단인출이 발생하는 동안 카카오뱅크 보안시스템은 인지하지 못했다. 사고가 일어나도 감지하지 못하는 은행에 소비자는 불안하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은 ICT 기술을 활용하여 전자거래가 기반인 은행이다. 전자거래에 강점이 있어야 할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무단 인출 사고가 발생했고, 이를 보안시스템이 인지 못 했다는 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목적과 존재 이유에 대해서 문제 제기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불안한 시스템의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가 받는다. 따라서 경실련은 금융위가 인터넷전문은행의 보안시스템에 대해서 긴급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국감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 집중 질의가 필요하다.
금융위는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뒤틀린 인터넷전문은행 정책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은산분리 완화 문제와 자본건전성 규제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신규인가는 중단해야 한다. 국회도 국정감사 문제 지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발의된 「은행법」 개정안 등 은산분리 완화 법안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금융의 산업정책이 감독정책을 포획하면서 발생했다. 이는 우리 금융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이번을 계기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도 깊이 있게 진행해야 한다.
<끝>
별첨. 금융위의 공개질의 답변서
우리나라 금융 산업을 이야기할 때 항상 비교대상이 되는 나라가 있습니다. ‘우간다’입니다. GDP 기준 경제 규모가 55배나 차이가 나고, 국제 순위도 한국 16위, 우간다 101위로 비교가 되지 않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 WEF의 2016년 발표에 따르면, ‘금융 성숙도’ 평가에서 한국은 138개국 중 80위, 우간다는 77위를 차지했습니다. ‘은행건전성’ 부분에서는 더욱 차이가 벌어져 한국은 102위, 우간다는 77위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몇년째 엎치락 뒤치락 하위권 경쟁을 하다 보니 ‘한국 금융은 우간다 수준’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 것입니다. 금융계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옵니다. WEF 발표가 자국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를 토대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국가간 비교 지표로 사용하긴 힘들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관료-금융계 연결고리…피해는 금융소비자에게로
‘우간다’ 만큼이나 우리 금융계를 따라다니는 부정적인 수식어가 있습니다. 바로 ‘관치’입니다. 특히 군사정권 시절에 뿌리를 둔 공직자 ‘낙하산’ 관행은 금융 발전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전문성과 자격이 결여된 고위 공직자들이 논공행상이나 예우라는 명목으로 금융계의 요직을 차지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정작 일선에서 뛰는 실무자들은 실력과 경험을 갖춰도 이른바 ‘빽’없이는 인사에서 배제됩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수익성 개선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금융계의 요직은 산업 발전보다 보신에 신경쓰는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이 관행의 피해는 일반 금융소비자들에게 돌아오기 일쑤입니다. 카드사태, 키코사태, 저축은행사태 등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던 대형금융사고 뒤에는 어김없이 금융권의 요직을 차지한 재취업 공직자들이 있었습니다. 금융회사 오너가 어떤 전횡을 저질러도 이를 제지할 능력도, 의지도 없었던 것입니다.
최근 불거진 은행들의 ‘이자놀이’ 논란도 결국 금융가의 무능이 빚은 촌극입니다. 시중은행들의 수익률은 만성적으로 낮습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기준으로 볼 때, 국내은행의 수익률(ROA 0.1~0.7%)은 해외 주요 은행(ROA 1.0~1.5%)들의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은행들은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 집중합니다. 고객이 맡긴 돈에는 더 적은 이자를 주고, 고객에게 빌려주는 돈에는 더 높은 이자를 받는 것입니다. 지난달 금감원이 발표한 예금은행들의 예대마진은 2.27%p로 역대 최고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이들 은행이 노린 대상은 내집마련자금 등이 시급한 가계 금융소비자였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성수신 금리는 큰폭으로 하락(1.56%→1.48%)한 것에 반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크게 올랐습니다(3.13%→3.28%).
‘금융계로 간 공직자들’ 전수조사…재취업공직자 5명 중 1명은 금융계행
뉴스타파는 지난 10년간 금융계로 간 공직자들을 전수조사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200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허가한 재취업 공무원 3221명의 현황을 분석해 금융계 재취업 공직자들을 추려냈습니다.
분석 결과, 금융계에 재취업한 공직자의 수는 총 627명이었습니다. 전체 재취업 공직자 5명 가운데 1명 꼴입니다. 공직자 재취업 심사가 강화되면서 한동안 금융계 재취업 공직자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2014년부터는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금융계에 가장 많은 공직자를 보내는 기관은 어디일까요.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같은 유관기관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금융계에 더 많이 재취업하는 곳은 권력기관들이었습니다. 청와대와 감사원, 4대 권력기관(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출신의 금융계 인사들은 모두 263명으로 전체의 43.6%나 됐습니다. 금융당국을 비롯 각종 금융 관련 기관 출신은 34.3%로 오히려 더 적었습니다.
개별기관 출신으로는 경찰이 전체의 21.2%(128명)로 가장 많았습니다. 대부분 보험사에 조사담당직원으로 옮겨간 일선 경찰이지만, 총경급 이상(경무관, 치안경감)의 고위직 경찰도 포함됐습니다. 권력 기관 가운데는 경찰에 이어 감사원(42명), 국세청(40명), 청와대 대통령실(24명), 검찰청(17명), 국정원(12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계 유관기관 가운데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123명). ‘모피아’라 불리는 기획재정부 출신(26명)이 뒤를 이었고, 금융권 최고의 엘리트 집단으로 불리는 한국은행 출신(22명)도 민간 금융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제재 많은 보험-투자업계에 재취업 집중…’관치’ 울타리 안에 숨은 금융
이렇게 금융계에 재취업한 공직자들은 주로 어떤 회사를 찾게 될까요. 분석 결과,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보험회사와 투자(자문)회사로 나타났습니다. 보험회사 재취업 공직자가 218명, 투자회사 재취업 공직자가 132명으로 둘을 합치면 전체 금융계 재취업 공직자의 절반 이상(58.1%)입니다.

특히 이 두 분야에는 3급 이상, 임원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들이 주로 찾는 곳입니다. 금융계에 재취업한 고위공직자의 절반(48.8%)은 이 두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분야에서 가장 많은 부실과 금융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뉴스타파가 지난 8년간 공시된 금감원 제재들을 분석해 본 결과, 전체의 42%에 이를 정도로 이 두 분야에 제재가 집중돼 왔습니다. (※관련기사 : 금융의 자격③ – 당신의 돈은 안전합니까?) 금융사들로서는 여러 기관의 고위공직자를 영입함으로써 당국의 감시와 제재를 피해갈 방패막을 마련하게 되는 셈입니다.
금융사 간에 보이지 않는 영입 경쟁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분석 결과, 가장 많은 공직자를 그룹 금융계열사로 데려온 곳은 KB그룹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0년간 48명을 계열사로 영입했습니다. 2위는 쟁쟁한 금융전문그룹사들을 제치고 42명의 인사를 영입한 삼성이 차지했습니다. 특히 삼성은 전직 관세청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계 기관 수장급 인사들을 영입했습니다.

금융그룹 가운데는 KB그룹에 이어 우리(37명), 하나(32명), 신한(21명) 순으로 나타났고, 재벌그룹 가운데는 삼성에 이어 한화(29명), 현대해상(29명), 롯데(21명) 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재 : 오대양
촬영 : 신영철
편집 : 정지성
우리나라 금융 산업을 이야기할 때 항상 비교대상이 되는 나라가 있습니다. ‘우간다’입니다. GDP 기준 경제 규모가 55배나 차이가 나고, 국제 순위도 한국 16위, 우간다 101위로 비교가 되지 않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 WEF의 2016년 발표에 따르면, ‘금융 성숙도’ 평가에서 한국은 138개국 중 80위, 우간다는 77위를 차지했습니다. ‘은행건전성’ 부분에서는 더욱 차이가 벌어져 한국은 102위, 우간다는 77위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몇년째 엎치락 뒤치락 하위권 경쟁을 하다 보니 ‘한국 금융은 우간다 수준’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 것입니다. 금융계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옵니다. WEF 발표가 자국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를 토대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국가간 비교 지표로 사용하긴 힘들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관료-금융계 연결고리…피해는 금융소비자에게로
‘우간다’ 만큼이나 우리 금융계를 따라다니는 부정적인 수식어가 있습니다. 바로 ‘관치’입니다. 특히 군사정권 시절에 뿌리를 둔 공직자 ‘낙하산’ 관행은 금융 발전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전문성과 자격이 결여된 고위 공직자들이 논공행상이나 예우라는 명목으로 금융계의 요직을 차지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정작 일선에서 뛰는 실무자들은 실력과 경험을 갖춰도 이른바 ‘빽’없이는 인사에서 배제됩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수익성 개선 등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금융계의 요직은 산업 발전보다 보신에 신경쓰는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이 관행의 피해는 일반 금융소비자들에게 돌아오기 일쑤입니다. 카드사태, 키코사태, 저축은행사태 등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던 대형금융사고 뒤에는 어김없이 금융권의 요직을 차지한 재취업 공직자들이 있었습니다. 금융회사 오너가 어떤 전횡을 저질러도 이를 제지할 능력도, 의지도 없었던 것입니다.
최근 불거진 은행들의 ‘이자놀이’ 논란도 결국 금융가의 무능이 빚은 촌극입니다. 시중은행들의 수익률은 만성적으로 낮습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기준으로 볼 때, 국내은행의 수익률(ROA 0.1~0.7%)은 해외 주요 은행(ROA 1.0~1.5%)들의 절반 수준에 그칩니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은행들은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 집중합니다. 고객이 맡긴 돈에는 더 적은 이자를 주고, 고객에게 빌려주는 돈에는 더 높은 이자를 주는 것입니다. 지난달 금감원이 발표한 예금은행들의 예대마진은 2.27%p로 역대 최고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이들 은행이 노린 대상은 내집마련자금 등이 시급한 가계 금융소비자였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성수신 금리는 큰폭으로 하락(1.56%→1.48%)한 것에 반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크게 올랐습니다(3.13%→3.28%).
‘금융계로 간 공직자들’ 전수조사…재취업공직자 5명 중 1명은 금융계행
뉴스타파는 지난 10년간 금융계로 간 공직자들을 전수조사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200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허가한 재취업 공무원 3221명의 현황을 분석해 금융계 재취업 공직자들을 추려냈습니다.
분석 결과, 금융계에 재취업한 공직자의 수는 총 627명이었습니다. 전체 재취업 공직자 5명 가운데 1명 꼴입니다. 공직자 재취업 심사가 강화되면서 한동안 금융계 재취업 공직자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2014년부터는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금융계에 가장 많은 공직자를 보내는 기관은 어디일까요.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같은 유관기관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금융계에 더 많이 재취업하는 곳은 권력기관들이었습니다. 청와대와 감사원, 4대 권력기관(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출신의 금융계 인사들은 모두 263명으로 전체의 43.6%나 됐습니다. 금융당국을 비롯 각종 금융 관련 기관 출신은 34.3%로 오히려 더 적었습니다.
개별기관 출신으로는 경찰이 전체의 21.2%(128명)로 가장 많았습니다. 대부분 보험사에 조사담당직원으로 옮겨간 일선 경찰이지만, 총경급 이상(경무관, 치안경감)의 고위직 경찰도 포함됐습니다. 권력 기관 가운데는 경찰에 이어 감사원(42명), 국세청(40명), 청와대 대통령실(24명), 검찰청(17명), 국정원(12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계 유관기관 가운데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123명). ‘모피아’라 불리는 기획재정부 출신(26명)이 뒤를 이었고, 금융권 최고의 엘리트 집단으로 불리는 한국은행 출신(22명)도 민간 금융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제재 많은 보험-투자업계에 재취업 집중…’관치’ 울타리 안에 숨은 금융
이렇게 금융계에 재취업한 공직자들은 주로 어떤 회사를 찾게 될까요. 분석 결과,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보험회사와 투자(자문)회사로 나타났습니다. 보험회사 재취업 공직자가 218명, 투자회사 재취업 공직자가 132명으로 둘을 합치면 전체 금융계 재취업 공직자의 절반 이상(58.1%)입니다.

특히 이 두 분야에는 3급 이상, 임원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들이 주로 찾는 곳입니다. 금융계에 재취업한 고위공직자의 절반(48.8%)은 이 두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두 분야에서 가장 많은 부실과 금융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뉴스타파가 지난 8년간 공시된 금감원 제재들을 분석해 본 결과, 전체의 42%에 이를 정도로 이 두 분야에 제재가 집중돼 왔습니다. (※관련기사 : 금융의 자격③ – 당신의 돈은 안전합니까?) 금융사들로서는 여러 기관의 고위공직자를 영입함으로써 당국의 감시와 제재를 피해갈 방패막을 마련하게 되는 셈입니다.
금융사 간에 보이지 않는 영입 경쟁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분석 결과, 가장 많은 공직자를 그룹 금융계열사로 데려온 곳은 KB그룹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0년간 48명을 계열사로 영입했습니다. 2위는 쟁쟁한 금융전문그룹사들을 제치고 42명의 인사를 영입한 삼성이 차지했습니다. 특히 삼성은 전직 관세청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계 기관 수장급 인사들을 영입했습니다.

금융그룹 가운데는 KB그룹에 이어 우리(37명), 하나(32명), 신한(21명) 순으로 나타났고, 재벌그룹 가운데는 삼성에 이어 한화(29명), 현대해상(29명), 롯데(21명) 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재 : 오대양
촬영 : 신영철
편집 : 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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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사회적 영향력과 위험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2008년 키코사태, 2011년 저축은행사태, 2013년 동양사태 등 금융사의 모럴해저드로 인한 대형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대책은 제자리 걸음 중이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융개혁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결국엔 유야무야되는 일이 반복돼 왔다. 금융의 문턱이 높다보니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풀어야할지 좀처럼 정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뉴스타파는 금융개혁 과제들을 놓고 학계와 정계, 법조계, 그리고 금융 감시단체의 금융 전문가 4명과 연속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금융소비자학회 회장),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정무위원회),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전 금융사 직원)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1. 일상의 금융화

제윤경 : 노동시장이 불안정한 것이 금융에 대한 과잉 관심이 급증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평생 직장이 보장된다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살림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전제가 존재한다면 머리 아프게 금융으로 관심을 돌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외환위기를 지나며 중산층의 울타리가 깨진 것이 사실입니다. 노동 시장이 불안정해졌고,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차지하게 됐고, 노후의 부모와 자녀 모두가 불안하고,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열심히 일해도 희망보다는 불안을 크게 갖게 됐습니다. 더군다나 열심히 일해서 번 돈 가지고 미래의 큰 돈 만든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치부하기 시작했어요. 부동산 시장과 금융 시장을 잘 활용하면 이것을 지렛대 삼아 자산가치를 크게 키울 수 있다는 환상을 모두가 가지게 된 것입니다. 때마침 금융사들도 금융소비자 개인에게 공급하는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영업에 집중을 했고, 그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의 금융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전성인 : 금융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금융상품은 복잡해집니다. 옛날에 대출이라고 하면 은행에서 돈 빌리고 돈 갚는 것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대출에도 일정기간은 금리가 싸고, 그 다음부터 금리가 올라가고, 또 연체금리는 연체금리대로 내고, 대출 받을 때는 상환능력 심사를 하고, 중간에 상환능력이 악화되면 대출한도를 줄이고 이런 여러가지의 기법이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파생상품의 복잡성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것을 금융소비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초기 몇년의 이자가 저렴하다고 이것을 전반적으로 이자가 저렴한 것으로 알고 덜컥 대출을 받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금융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금융기관이 금융소비자 보호 의무를 좀더 철저하게 지키도록 감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2. 이빨 빠진 호랑이

김주영 : 예전엔 정부가 기업에 힘의 우위를 보였다면, 이제는 그 우열관계가 깨졌어요. 정말 큰 이해관계가 걸린 분쟁에서는 정부가 오히려 약자입니다. 금융과 기업을 감시하는 공직자들이 다해서 얼마나 되겠어요. 또 이들이 커버해야하는 케이스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엄청난 다국적 기업이나 대기업이 이런 금융소비자 관련 사건에서 정말로 대형로펌을 동원했을 때는 정부로선 감당이 안 됩니다. 애당초 금융소비자 보호 활동을 위해서는 법무부와 검찰, 금감원과 공정위, 이렇게 모두가 초기 단계부터 공조해야 합니다. 담합 건 같은 것은 공정위 조사만으로는 역부족이예요. 공정위가 몇년을 조사하고, 또 의결해서 겨우 하는게 고발입니다. 이렇게 고발을 해야 그때서야 검찰이 미적미적 개입을 하고 결국에 가서 벌금 얼마를 때리는 것입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얘기하기 전에 고발한 경우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내는 검찰의 문제가 있어요. 궁극적으로 검찰이 화이트컬러 범죄, 반독점 범죄에 더욱 특화해 수사권, 기소권을 집중적으로 활용해야 견제가 가능할 것입니다.
김득의 : 은행권의 생리가 은행장은 지주회사 회장으로, 회장은 연임, 3연임으로 가야하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의 대표적인 것이 신한사태, KB금융 전산사태입니다. 결국은 금융을 자기 통제 아래에 두기 위해서 금융의 공적기능을 무너뜨리는 것이죠.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3년, 3년, 3년을 하면 총 9년입니다. 국가 권력도 5년 내지 6년이면 바뀌는 데 자신들의 권력을 10년씩 누리다보니까 ‘황제’가 되는 거죠. 이렇다보니 법도 무용지물입니다.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상 허용되는 집단소송제는 일단 집단소송 대상인지 아닌지 먼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1, 2, 3심입니다. 그렇게 5~6년 걸려서 허가 받았어요. 그 다음에 또 1, 2심을 가야하니 전부 다하면 10년이 걸립니다. 회장이 ‘우리 잘못하면 다 날라가, 하지마’ 이렇게 말해야 하는데 그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네, 소송하세요. 나는 내 책임만 넘기면 돼요’, ‘내 임기만 피하고, 다음 임기에 가서는 누가 보상금 내줘도 상관이 없어요’ 이렇게 시간끌기기 때문에 집단소송법같은 법적 장치도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입니다.
제윤경 : 금융당국이 하는 금융 건전성 관리 감독이란 것이 평상시 금융사들이 저지르는 불완전판매 이런 것들을 다 들여다 봐야 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이 말에 금융소비자 보호의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이것을 어떻게 비틀고 있습니까. 금융 건전성 관리·감독을 수익성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건전성이라는 단어을 어떻게 저렇게 오용하나 싶습니다. 덩치가 커지면 공정해진다? 그런 것이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 금감원의 건전성 지표는 산업적 지표고 수익적 측면을 다루는 지표입니다. 금융당국부터 금융을 산업으로 보는 것이 일종의 이데올로기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이 처음부터 건전성이라는 말 자체에 충실했다면 금융소비자 문제, 대형금융사고 문제 등이 이렇게 잘못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3. 고객만 모른다
김주영 : 예전에 키코(KIKO) 판매 은행들을 보면 진짜로 중소기업의 환율 헷징(Hedging, 위험 회피)을 도와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파생상품 속에는 이해상충이 숨어 있었던 것이죠. 키코상품은 사실상 헷지상품이 아닌 투기상품, 제로섬 게임의 상품이었습니다. 금융 관련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이같은 투기상품을 헷지 상품으로 알고 투자해서 많은 피해를 본 것입니다. 금융소비자가 진짜 내막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피해를 보는 새로운 유형의 금융 피해가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복잡한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나중에서야 변호사가 ‘당신이 더 받을 수 있는데 파생상품의 복잡성을 이용한 불법행위가 있었다’하고 하면 그제서야하는 피해사실을 알게되는 그런 소극적 개인피해자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김득의 : 고객들은 모릅니다. 금융사 직원들은 ‘이 상품을 판매했을 때 점수를 더 준다’고 하면 평가에 무장돼있는 직원들은 무조건 밀어냅니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감언이설을 하는 거죠. 우리나라의 금융에는 칸막이가 없습니다. 내가 증권회사나 투자회사를 간다고 하면 고객들은 아무래도 더 신중해지는 것이 있거든요. 키코를 어디서 팔았습니까. 은행에서 팔았어요. 은행에 종합화되다보니까 많은 것들이 달라졌는데 고객들은 여전히 은행에 대해 느끼던 신뢰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은행 직원들은 미리 장치를 다 만들어놓고 이들을 상대합니다. 싸인도 다 받고, 고지도 다 하고, 불완전판매도 아니고. 고객들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못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은행에 예금 넣는다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예금이 아니라 펀드상품이었다는 것을 피해를 보고서야 알게 되는 것이죠.
제윤경 :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잡아삼키는 위험한 금융에 대해 강도높은 책임을 묻고 사회적 동의를 계속해서 끌어내야 합니다. 지금은 금융 개혁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낮은 수준이잖아요. 심지어 빚을 갚고 계신 분들도 그것에 대해 죄의식을 가집니다. 가끔 금융소비자들을 만나 ‘왜 채무불이행 상태된 것 같으냐’ 물으면 스스로 ‘멍청이, 멍청이, 멍청이’라고 합니다. 그저 자책하고 도망가기 바쁩니다. 아니,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니까요. 책임은 금융사에게도 있어요. 수치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채무자에게 수치감을 주는 것이 당연시되어 있어요. 빚을 갚지 못한 경험을 숨기려고 해요. 그 의식을 바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4. 약탈자

전성인 : 은행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도마저 요즘은 많이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옛날에는 은행이 우리를 보호해주지는 않지만 ‘은행이 틀린 적은 없다’ 이렇게 말했거든요. 사람들은 은행이 꼼꼼해서 1원조차 틀려도 밤새도록 맞추고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은행이 금융관련 규제를 어기는 것이 찾아보면 수도 없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 일임 매매를 부탁해놓고 나면 회전을 많이 돌려가지고 수수료를 곶감 빼먹듯 빼먹습니다. 실적은 안나고 수수료만 계속 날리니 원금이 날라가서 반토막이 납니다. 심지어는 원금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투자를 잘못해서 마이너스 수익이 나는 것이라기보다는 계속 자전거래를 해서 수수료만 날린 경우들이거든요. 금융소비자 보호도 문제지만, 고객들이 증권사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증권업 쪽 전반에 대한 신뢰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증권업계 혹은 자산운영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가 있다는 것을 금융사들이 알아야 해요.
제윤경 : 돈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누가 투자자인지 결정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와 금융사 간에는 이것이 불균형하게 작용합니다. 소비자가 투자해서 실패하면 수만 명이 피해를 봐도 투자자 피해로 끝내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반대로 은행이 누군가에게 투자한 것이 곧 대출입니다. 하지만 채무가 불이행됐을 때 누구도 은행에게 ‘투자자니까 네 책임’이라고 이렇게 묻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무자의 부담이 되는 거죠. 이것을 잘 들여다보면 사실 우리 사회가 투자자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금융사에게는 끊임없이 면책을, 투자자 개인에게는 끊임없이 과도한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사회 계약의 갑을관계라고 말합니다. 심지어는 죽은 채권도 거래하는 금융사들입니다. 부실채권을 10%도 안 되는 헐값에 넘깁니다. 가끔 금융소비자들에게 물어봅니다. 대부업체에 10%에 넘길 때 금융사는 왜 채무자에게 20%만 받고 끝낼 생각을 하지 못하나, 이렇게 묻습니다. 다들 ‘그러게요’합니다.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사이에는 일종의 봉건적인 관계가 존재합니다. 20%에 끝내면 못된 버릇이 생긴다, 이런 것이 금융사의 속마음입니다. 설사 헐값에 채권을 파는 일이 있어도 금융소비자들의 버릇을 나쁘게 길들이진 않을꺼야, 이런 것입니다. 빚을 일부 탕감한다고 채권자의 모든 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압류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필품은 압류해서는 안됩니다. 아무도없는 빈집에서 열쇠따고 들어가 살림살이를 압류하는 것은 인권의 문제입니다. 금융사에 ‘네 책임도 크니 손해보고 팔지말고, 금융소비자의 이후의 건강한 삶, 안정된 삶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채무 조정해라’ 이런 제도가 우리사회에 전제되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5. 금융이 성과주의를 만나면
전성인 : 시장에 계신 나이드신 할머니께 후순위채권을 팔고서 마치 후순위채권이 안전한 것처럼 보증 도장을 꽝꽝 찍어서 팔았습니다. 그랬다가 나중에 문제가 되고 걷잡을 수 없이 문제가 커졌습니다. 거기엔 비단 판 사람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만 몰고 갈 수는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금융회사 자체의 실적지상주의, 성과급 이런 것이 한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공식적인 성과급이 들어오기 전에도 금융기관들의 영업직 사원은 여러 가지 성과지표에 시달려왔거든요. 어쩔 수 없이 위험 상품을 팔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본인 스스로 자책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는 금융기관 직원이 자괴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많이 있었거든요. 모두의 불행인데, 잘 안지켜지고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죠.

김득의 : 은행에 있는 친구 하나가 우스갯소리로 말한 게 뭐냐면 은행 평가에 ‘조국통일’이 들어가 있으면 조국통일도 자신들은 달성할 것이라는 거예요. 이 이야기를 뒤집어서 말하면 평가에 있는모든 것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은행의 경우도 길거리 영업했는데, 15세 이상이면 되니까 중학생들에게 가서 호객행위를 했다는 것입니다. 중학생들이 이 카드가 뭔지 알고 만들겠습니까. 커피를 공짜로 준다거나 영화쿠폰이 나온다니까 아이들은 그냥 쓰는 것이죠. 은행의 직원들은 싫으면서도 가서 해야 되는 것입니다. 성과제에서는 천정이 없어요. 누구든지 3억, 4억 원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3천만 원만 받아요. 그러다보면 평가에 따라 월급을 더 많이 받는 구조에서는 할당된 것들을 판매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다보면 피해는 누가 다 갖냐, 직원들 믿고 상품에 투자한 고객들입니다. 2013년 동양사태 때 가슴 아픈 장면이 많았습니다. 봉급받아서 암치료하고 있는데 친구가 전화가 와서 이것 좋은 것이라고, 수익률이 7%, 8%라고 해서 투자했다가 날리고, 암 치료비 돌려달라고 울부짖는 피해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야, 탐욕을 넘어서 사람을 죽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양증권 사태 때 직원 두 사람이 자살했습니다. 그들의 고객이 누구겠습니까. 다들 친구 아니면 친지입니다.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6. 기울어진 운동장
김주영 : 금융분야에서 벌어지는 상당부분의 불법행위는 기업같은 대형조직에 의해 이뤄지는 불법행위가 많습니다. 금융소비자들이 이들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봤을 때 소송에 필요한 정보는 기업에 다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법 시스템에서는 사실상 기업이 가진 증거를 개인이 확보할 수 있는 장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작해야 문서 제출명령인데 이것도 기업이 응하지 않았을 때 실효성 있는 제재가 없습니다. 미국은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제도)를 시행해서 쌍방 증거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증거는 다 드러난 상태에서 진실을 따지는 쪽으로 가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진실을 가지고 있어도 증거가 상대에 있어 입증을 못해 패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을 제기하는 피해자 측에서 인지대 명목으로 돈을 예치해야 하고, 입증 부족으로 패소를 해도 기업의 소송비용까지 물어내야 하는 구조입니다. 여러가지 제도가 피해를 입은 개인들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전성인 : 금융감독 체계가 너무 금융산업의 발전 위주로 짜여 있다보니까 구조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가 뒷전으로 밀린 부분이 있습니다. 또 법원의 태도가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 것 아니냐, 사람들이 의심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요새는 좀 달라졌습니다만,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하면 법원이 ‘개인정보가 유출돼 무슨 손해를 입었는지 입증하라’는 식입니다. 이런 경우 소송을 제기한 금융소비자들은 굉장히 난감할 수가 있거든요.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7. 골든타임
김주영 : 우리 소송 제도는 피해액 백만 원가지고는 소송제기가 힘든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만 명이 모여 집단소송을 하면 피해액이 100억 원이거든요. 이것을 집단소송하게 하는 것은 규제가 아닙니다. 원래있는 피해자를 구제받게 하는 ‘룰’입니다. 그런데 마치 그것을 기업을 옥죄는 규제라고 일각에서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정부도 집단소송제 확대를 한다고 공약하더니 중간에 흐지부지 되어버렸습니다. 기존의 룰을 보완하고 오히려 잘 작동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새정부가 이전 정부와 달리 흔들림없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제윤경 : 새정부가 모럴해저드 반대 논리 부딪칠까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보다 과감한 빚 탕감이 필요합니다. 더 과감한 시그널을 금융사에 더 던져야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효과를 갖게 됩니다. 이 때까지 공적자금은 개인에게 투입된 적이 없습니다. 항상 금융사에만 투입이 되어왔습니다. 그런데 금융사가 뭘 했습니까. 사람들이 절박한 삶을 볼모로 수익 잔치, 배당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이 최대 수익을 기록해 배당했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잘못됐습니다. 이것이 공공의 이익으로 환원이나 됩니까. 배당은 상위 1%가 95%를 가져갑니다. 그에 반해 금융소비자들은 60만 원을 못갚아 유치장에 갑니다. 지독한 채무 감옥에서 삽니다. 이런 약탈적 구조가 지속되는 것을 못하게 해야 합니다. 새 정부가 과감하게 빚 탕감에 나서야하는 이유입니다.

전성인 : 독립적인 금융소비자 보호기구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다보면 금융감독원의 조직 개편문제를 이야기해야하고, 또 그러다보면 금융위의 조직개편문제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러면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한번에 큰 그림을 그려서 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구조 설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새 정부가 공교롭게도 인수위 없이 급하게 출범을 하는 바람에 이런 문제들을 논의할 공론장,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
취재 : 오대양
촬영 : 김남범, 신영철
편집 :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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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사회적 영향력과 위험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2008년 키코사태, 2011년 저축은행사태, 2013년 동양사태 등 금융사의 모럴해저드로 인한 대형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대책은 제자리 걸음 중이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융개혁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결국엔 유야무야되는 일이 반복돼 왔다. 금융의 문턱이 높다보니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풀어야할지 좀처럼 정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뉴스타파는 금융개혁 과제들을 놓고 학계와 정계, 법조계, 그리고 금융 감시단체의 금융 전문가 4명과 연속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금융소비자학회 회장),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정무위원회), 김득의 경제개혁연대 대표(전 금융사 직원)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1. 일상의 금융화

제윤경 : 노동시장이 불안정한 것이 금융에 대한 과잉 관심이 급증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평생 직장이 보장된다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살림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전제가 존재한다면 머리 아프게 금융으로 관심을 돌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외환위기를 지나며 중산층의 울타리가 깨진 것이 사실입니다. 노동 시장이 불안정해졌고,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차지하게 됐고, 노후의 부모와 자녀 모두가 불안하고,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열심히 일해도 희망보다는 불안을 크게 갖게 됐습니다. 더군다나 열심히 일해서 번 돈 가지고 미래의 큰 돈 만든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치부하기 시작했어요. 부동산 시장과 금융 시장을 잘 활용하면 이것을 지렛대 삼아 자산가치를 크게 키울 수 있다는 환상을 모두가 가지게 된 것입니다. 때마침 금융사들도 금융소비자 개인에게 공급하는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영업에 집중을 했고, 그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의 금융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전성인 : 금융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금융상품은 복잡해집니다. 옛날에 대출이라고 하면 은행에서 돈 빌리고 돈 갚는 것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대출에도 일정기간은 금리가 싸고, 그 다음부터 금리가 올라가고, 또 연체금리는 연체금리대로 내고, 대출 받을 때는 상환능력 심사를 하고, 중간에 상환능력이 악화되면 대출한도를 줄이고 이런 여러가지의 기법이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파생상품의 복잡성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것을 금융소비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초기 몇년의 이자가 저렴하다고 이것을 전반적으로 이자가 저렴한 것으로 알고 덜컥 대출을 받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금융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금융기관이 금융소비자 보호 의무를 좀더 철저하게 지키도록 감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2. 이빨 빠진 호랑이

김주영 : 예전엔 정부가 기업에 힘의 우위를 보였다면, 이제는 그 우열관계가 깨졌어요. 정말 큰 이해관계가 걸린 분쟁에서는 정부가 오히려 약자입니다. 금융과 기업을 감시하는 공직자들이 다해서 얼마나 되겠어요. 또 이들이 커버해야하는 케이스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엄청난 다국적 기업이나 대기업이 이런 금융소비자 관련 사건에서 정말로 대형로펌을 동원했을 때는 정부로선 감당이 안 됩니다. 애당초 금융소비자 보호 활동을 위해서는 법무부와 검찰, 금감원과 공정위, 이렇게 모두가 초기 단계부터 공조해야 합니다. 담합 건 같은 것은 공정위 조사만으로는 역부족이예요. 공정위가 몇년을 조사하고, 또 의결해서 겨우 하는게 고발입니다. 이렇게 고발을 해야 그때서야 검찰이 미적미적 개입을 하고 결국에 가서 벌금 얼마를 때리는 것입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얘기하기 전에 고발한 경우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내는 검찰의 문제가 있어요. 궁극적으로 검찰이 화이트컬러 범죄, 반독점 범죄에 더욱 특화해 수사권, 기소권을 집중적으로 활용해야 견제가 가능할 것입니다.
김득의 : 은행권의 생리가 은행장은 지주회사 회장으로, 회장은 연임, 3연임으로 가야하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의 대표적인 것이 신한사태, KB금융 전산사태입니다. 결국은 금융을 자기 통제 아래에 두기 위해서 금융의 공적기능을 무너뜨리는 것이죠.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3년, 3년, 3년을 하면 총 9년입니다. 국가 권력도 5년 내지 6년이면 바뀌는 데 자신들의 권력을 10년씩 누리다보니까 ‘황제’가 되는 거죠. 이렇다보니 법도 무용지물입니다. 우리나라 증권거래법상 허용되는 집단소송제는 일단 집단소송 대상인지 아닌지 먼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1, 2, 3심입니다. 그렇게 5~6년 걸려서 허가 받았어요. 그 다음에 또 1, 2심을 가야하니 전부 다하면 10년이 걸립니다. 회장이 ‘우리 잘못하면 다 날라가, 하지마’ 이렇게 말해야 하는데 그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네, 소송하세요. 나는 내 책임만 넘기면 돼요’, ‘내 임기만 피하고, 다음 임기에 가서는 누가 보상금 내줘도 상관이 없어요’ 이렇게 시간끌기기 때문에 집단소송법같은 법적 장치도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입니다.
제윤경 : 금융당국이 하는 금융 건전성 관리 감독이란 것이 평상시 금융사들이 저지르는 불완전판매 이런 것들을 다 들여다 봐야 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이 말에 금융소비자 보호의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이것을 어떻게 비틀고 있습니까. 금융 건전성 관리·감독을 수익성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건전성이라는 단어을 어떻게 저렇게 오용하나 싶습니다. 덩치가 커지면 공정해진다? 그런 것이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 금감원의 건전성 지표는 산업적 지표고 수익적 측면을 다루는 지표입니다. 금융당국부터 금융을 산업으로 보는 것이 일종의 이데올로기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이 처음부터 건전성이라는 말 자체에 충실했다면 금융소비자 문제, 대형금융사고 문제 등이 이렇게 잘못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3. 고객만 모른다
김주영 : 예전에 키코(KIKO) 판매 은행들을 보면 진짜로 중소기업의 환율 헷징(Hedging, 위험 회피)을 도와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파생상품 속에는 이해상충이 숨어 있었던 것이죠. 키코상품은 사실상 헷지상품이 아닌 투기상품, 제로섬 게임의 상품이었습니다. 금융 관련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이같은 투기상품을 헷지 상품으로 알고 투자해서 많은 피해를 본 것입니다. 금융소비자가 진짜 내막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피해를 보는 새로운 유형의 금융 피해가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복잡한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나중에서야 변호사가 ‘당신이 더 받을 수 있는데 파생상품의 복잡성을 이용한 불법행위가 있었다’하고 하면 그제서야하는 피해사실을 알게되는 그런 소극적 개인피해자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김득의 : 고객들은 모릅니다. 금융사 직원들은 ‘이 상품을 판매했을 때 점수를 더 준다’고 하면 평가에 무장돼있는 직원들은 무조건 밀어냅니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감언이설을 하는 거죠. 우리나라의 금융에는 칸막이가 없습니다. 내가 증권회사나 투자회사를 간다고 하면 고객들은 아무래도 더 신중해지는 것이 있거든요. 키코를 어디서 팔았습니까. 은행에서 팔았어요. 은행에 종합화되다보니까 많은 것들이 달라졌는데 고객들은 여전히 은행에 대해 느끼던 신뢰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은행 직원들은 미리 장치를 다 만들어놓고 이들을 상대합니다. 싸인도 다 받고, 고지도 다 하고, 불완전판매도 아니고. 고객들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못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은행에 예금 넣는다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예금이 아니라 펀드상품이었다는 것을 피해를 보고서야 알게 되는 것이죠.
제윤경 :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잡아삼키는 위험한 금융에 대해 강도높은 책임을 묻고 사회적 동의를 계속해서 끌어내야 합니다. 지금은 금융 개혁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낮은 수준이잖아요. 심지어 빚을 갚고 계신 분들도 그것에 대해 죄의식을 가집니다. 가끔 금융소비자들을 만나 ‘왜 채무불이행 상태된 것 같으냐’ 물으면 스스로 ‘멍청이, 멍청이, 멍청이’라고 합니다. 그저 자책하고 도망가기 바쁩니다. 아니,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니까요. 책임은 금융사에게도 있어요. 수치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채무자에게 수치감을 주는 것이 당연시되어 있어요. 빚을 갚지 못한 경험을 숨기려고 해요. 그 의식을 바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4. 약탈자

전성인 : 은행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도마저 요즘은 많이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옛날에는 은행이 우리를 보호해주지는 않지만 ‘은행이 틀린 적은 없다’ 이렇게 말했거든요. 사람들은 은행이 꼼꼼해서 1원조차 틀려도 밤새도록 맞추고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은행이 금융관련 규제를 어기는 것이 찾아보면 수도 없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 일인 매매를 부탁해놓고 나면 회전을 많이 돌려가지고 수수료를 곶감 빼먹듯 빼먹습니다. 실적은 안나고 수수료만 계속 날리니 원금이 날라가서 반토막이 납니다. 심지어는 원금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투자를 잘못해서 마이너스 수익이 나는 것이라기보다는 계속 자전거래를 해서 수수료만 날린 경우들이거든요. 금융소비자 보호도 문제지만, 고객들이 증권사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증권업 쪽 전반에 대한 신뢰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증권업계 혹은 자산운영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가 있다는 것을 금융사들이 알아야 해요.
제윤경 : 돈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누가 투자자인지 결정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와 금융사 간에는 이것이 불균형하게 작용합니다. 소비자가 투자해서 실패하면 수만 명이 피해를 봐도 투자자 피해로 끝내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반대로 은행이 누군가에게 투자한 것이 곧 대출입니다. 하지만 채무가 불이행됐을 때 누구도 은행에게 ‘투자자니까 네 책임’이라고 이렇게 묻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무자의 부담이 되는 거죠. 이것을 잘 들여다보면 사실 우리 사회가 투자자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금융사에게는 끊임없이 면책을, 투자자 개인에게는 끊임없이 과도한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사회 계약의 갑을관계라고 말합니다. 심지어는 죽은 채권도 거래하는 금융사들입니다. 부실채권을 10%도 안 되는 헐값에 넘깁니다. 가끔 금융소비자들에게 물어봅니다. 대부업체에 10%에 넘길 때 금융사는 왜 채무자에게 20%만 받고 끝낼 생각을 하지 못하나, 이렇게 묻습니다. 다들 ‘그러게요’합니다.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사이에는 일종의 봉건적인 관계가 존재합니다. 20%에 끝내면 못된 버릇이 생긴다, 이런 것이 금융사의 속마음입니다. 설사 헐값에 채권을 파는 일이 있어도 금융소비자들의 버릇을 나쁘게 길들이진 않을꺼야, 이런 것입니다. 빚을 일부 탕감한다고 채권자의 모든 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압류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필품은 압류해서는 안됩니다. 아무도없는 빈집에서 열쇠따고 들어가 살림살이를 압류하는 것은 인권의 문제입니다. 금융사에 ‘네 책임도 크니 손해보고 팔지말고, 금융소비자의 이후의 건강한 삶, 안정된 삶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채무 조정해라’ 이런 제도가 우리사회에 전제되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5. 금융이 성과주의를 만나면
전성인 : 시장에 계신 나이드신 할머니께 후순위채권을 팔고서 마치 후순위채권이 안전한 것처럼 보증 도장을 꽝꽝 찍어서 팔았습니다. 그랬다가 나중에 문제가 되고 걷잡을 수 없이 문제가 커졌습니다. 거기엔 비단 판 사람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만 몰고 갈 수는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금융회사 자체의 실적지상주의, 성과급 이런 것이 한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공식적인 성과급이 들어오기 전에도 금융기관들의 영업직 사원은 여러 가지 성과지표에 시달려왔거든요. 어쩔 수 없이 위험 상품을 팔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본인 스스로 자책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는 금융기관 직원이 자괴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많이 있었거든요. 모두의 불행인데, 잘 안지켜지고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죠.

김득의 : 은행에 있는 친구 하나가 우스갯소리로 말한 게 뭐냐면 은행 평가에 ‘조국통일’이 들어가 있으면 조국통일도 자신들은 달성할 것이라는 거예요. 이 이야기를 뒤집어서 말하면 평가에 있는모든 것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은행의 경우도 길거리 영업했는데, 15세 이상이면 되니까 중학생들에게 가서 호객행위를 했다는 것입니다. 중학생들이 이 카드가 뭔지 알고 만들겠습니까. 커피를 공짜로 준다거나 영화쿠폰이 나온다니까 아이들은 그냥 쓰는 것이죠. 은행의 직원들은 싫으면서도 가서 해야 되는 것입니다. 성과제에서는 천정이 없어요. 누구든지 3억, 4억 원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3천만 원만 받아요. 그러다보면 평가에 따라 월급을 더 많이 받는 구조에서는 할당된 것들을 판매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다보면 피해는 누가 다 갖냐, 직원들 믿고 상품에 투자한 고객들입니다. 2013년 동양사태 때 가슴 아픈 장면이 많았습니다. 봉급받아서 암치료하고 있는데 친구가 전화가 와서 이것 좋은 것이라고, 수익률이 7%, 8%라고 해서 투자했다가 날리고, 암 치료비 돌려달라고 울부짖는 피해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야, 탐욕을 넘어서 사람을 죽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양증권 사태 때 직원 두 사람이 자살했습니다. 그들의 고객이 누구겠습니까. 다들 친구 아니면 친지입니다.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6. 기울어진 운동장
김주영 : 금융분야에서 벌어지는 상당부분의 불법행위는 기업같은 대형조직에 의해 이뤄지는 불법행위가 많습니다. 금융소비자들이 이들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봤을 때 소송에 필요한 정보는 기업에 다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법 시스템에서는 사실상 기업이 가진 증거를 개인이 확보할 수 있는 장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작해야 문서 제출명령인데 이것도 기업이 응하지 않았을 때 실효성 있는 제재가 없습니다. 미국은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제도)를 시행해서 쌍방 증거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증거는 다 드러난 상태에서 진실을 따지는 쪽으로 가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진실을 가지고 있어도 증거가 상대에 있어 입증을 못해 패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을 제기하는 피해자 측에서 인지대 명목으로 돈을 예치해야 하고, 입증 부족으로 패소를 해도 기업의 소송비용까지 물어내야 하는 구조입니다. 여러가지 제도가 피해를 입은 개인들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전성인 : 금융감독 체계가 너무 금융산업의 발전 위주로 짜여 있다보니까 구조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가 뒷전으로 밀린 부분이 있습니다. 또 법원의 태도가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 것 아니냐, 사람들이 의심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요새는 좀 달라졌습니다만,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하면 법원이 ‘개인정보가 유출돼 무슨 손해를 입었는지 입증하라’는 식입니다. 이런 경우 소송을 제기한 금융소비자들은 굉장히 난감할 수가 있거든요.
금융개혁이 필요한 이유 7. 골든타임
김주영 : 우리 소송 제도는 피해액 백만 원가지고는 소송제기가 힘든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만 명이 모여 집단소송을 하면 피해액이 100억 원이거든요. 이것을 집단소송하게 하는 것은 규제가 아닙니다. 원래있는 피해자를 구제받게 하는 ‘룰’입니다. 그런데 마치 그것을 기업을 옥죄는 규제라고 일각에서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정부도 집단소송제 확대를 한다고 공약하더니 중간에 흐지부지 되어버렸습니다. 기존의 룰을 보완하고 오히려 잘 작동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새정부가 이전 정부와 달리 흔들림없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제윤경 : 새정부가 모럴해저드 반대 논리 부딪칠까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보다 과감한 빚 탕감이 필요합니다. 더 과감한 시그널을 금융사에 더 던져야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효과를 갖게 됩니다. 이 때까지 공적자금은 개인에게 투입된 적이 없습니다. 항상 금융사에만 투입이 되어왔습니다. 그런데 금융사가 뭘 했습니까. 사람들이 절박한 삶을 볼모로 수익 잔치, 배당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이 최대 수익을 기록해 배당했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잘못됐습니다. 이것이 공공의 이익으로 환원이나 됩니까. 배당은 상위 1%가 95%를 가져갑니다. 그에 반해 금융소비자들은 60만 원을 못갚아 유치장에 갑니다. 지독한 채무 감옥에서 삽니다. 이런 약탈적 구조가 지속되는 것을 못하게 해야 합니다. 새 정부가 과감하게 빚 탕감에 나서야하는 이유입니다.

전성인 : 독립적인 금융소비자 보호기구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다보면 금융감독원의 조직 개편문제를 이야기해야하고, 또 그러다보면 금융위의 조직개편문제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러면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한번에 큰 그림을 그려서 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구조 설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새 정부가 공교롭게도 인수위 없이 급하게 출범을 하는 바람에 이런 문제들을 논의할 공론장,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
취재 : 오대양
촬영 : 김남범, 신영철
편집 :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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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계좌수 200만 개, 자산운용사 운용자산 927조 원. 더이상 금융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금융을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대출, 보험, 할부, 펀드 등 다양한 금융 상품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 열심히 일해도 평범한 삶조차 쉽지 않다는 사회적 푸념도, 왜곡된 부의 분배 구조도 사람들을 금융소비자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의 돈을 운용하는 금융사를 감시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 지고 있다. 돈의 흐름은 빠르고 복잡해졌다. 금융소비자는 물론, 금융감독기관들조차 이 흐름을 따라잡기 힘든 실정이다. 금융계의 낡은 적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 시리즈의 하나로 ‘금융개혁’을 통해 금융계의 적폐를 들춰내고, 그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
시류를 타는 능력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대해 굉장한 직관력을 갖고 있어요. 펀드쪽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했던 부분입니다. 핵심은 펀드를 판매할 루트를 누가 잡느냐, 어떻게 잡느냐였거든요. 그때 미래에셋의 ‘1억원 만들기’가 통했습니다. 가장 많은 리테일(소매점)을 확보해 지금의 미래에셋을 만들 바탕을 만들었습니다.
5년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미래에셋 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권준 TNPI 대표의 말이다. 권 대표는 지난 20여 년간 금융계에서 근무해왔다.

박 회장은 누구나 인정하는 금융계의 ‘신화’다. 20대에 증권사 직원으로 금융계에 입문, 10년만에 지점장을 거쳐 창업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로부터 20년만에 미래에셋을 자산 규모 92조 원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금융계의 공고한 지형을 뚫고 자신의 입지를 세운 대표적 자수성가 금융인이다.
미래에셋 창립 20년을 맞은 올해,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야성’의 회복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8차례나 야성이란 단어를 반복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제2의 창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대우증권을 인수합병하는 등 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사업의 최대 수혜자로 불리며 국제 자본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박 회장과 미래에셋이 강조한 ‘야성’은 미래에셋의 지배구조에도 존재한다. 비금융 계열사를 통해 그룹 내 금융사들을 지배하는 사실상 금융지주회사 체제이지만, 정작 지주회사 도입은 수년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 고의로 지분관계를 조정하고 금융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때마다 미래에셋이 강조해온 것이 ‘야성’이다. 체제 전환이 미래에셋이 갖고 있는 야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에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한 보고서에서 미래에셋 지배구조의 ‘야성’에 대해 경고를 한 바 있다.
지금처럼 가족회사들 중심의 소유구조를 유지하면서 편법을 통해 현행 지주회사 규정을 회피하는 것이 투자회사로서의 야성을 잃지 않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미래에셋그룹은 자산총계 기준으로는 삼성·한화 그룹에 이은 국내 3위, 자본총계 기준으로는 삼성그룹 다음의 국내 2위의 금융그룹이다. 그 위상에 걸맞는 그룹 조직형태와 소유·지배구조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경제개혁연대 경제개혁이슈 2016-4, 김상조, 이은정
문제는 이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편법과 탈법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오너의 이익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움직이다보면 금융소비자의 이익은 뒷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주회사가 가지는 투명성에서 좀 벗어나기 위해서 이렇게 여러가지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부당 내부거래가 있다든지 일부의 투자자를 해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하는 거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이와 관련, 미래에셋 측은 뉴스타파에 보낸 서면답변에서 “미래에셋이 선관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미래에셋의 경영철학 및 핵심가치는 고객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선 “기업이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배구조로 편법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해외에서는 지주사 전환은 기업의 선택적 가치로 인정받는 부분이다”고 답했다.
# 장면1. 2006년 미래에셋증권 상장 : 고객돈 166억 원 쌈짓돈으로 펑펑
2006년 2월,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당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상장 사흘만에 미래에셋증권의 2대 주주였던 외국계 투자은행 CDIB가 자신의 지분 150만주를 처분하면서 곧바로 상승세가 꺽였다. 상장 초 6만 원대였던 주가는 넉달뒤 4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뉴스타파가 확인한 당시 미래에셋계열사들의 미래에셋증권 주식 매매 내역에 따르면, 당시 미래에셋의 주요계열사,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자산증권은 넉달에 걸쳐 20차례(장중대량거래 2건 포함)에 이르는 매수 주문을 냈다. 매입한 주식은 총 200만주. 대주주의 이탈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계열사가 일사분란하게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주식의 시세를 조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176조 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당시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캐피탈. 사실상 미래에셋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핵심 회사로, 당시 박현주 회장과 그의 개인회사들이 이 회사의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동원된 미래에셋생명의 자금이 금융소비자의 자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이 미래에셋증권의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동원한 고객의 돈은 총 166억 원에 이른다. 더구나 당시 미래에셋생명(전 SK생명)은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전신인 SK생명 시절 유입된 고객의 자금이 미래에셋 그룹의 조직적 주식 매수 활동에 동원된 것이다.
미래에셋 계열사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포착된다. 구재상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정상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 김경록 미래에셋투신운용 사장 등 계열사 임원 8명은 CDIB의 대량 매도가 시작되기 직전 일제히 5만주가 넘는 미래에셋증권 주식을 처분했다. 이들은 상장 직후 주식을 처분해 대주주의 대량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을 피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업무와 관련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제174조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장중대량매매 방식에 의한 정상적 거래였으며 계열사의 손익 여부는 특정 시점의 주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래에셋생명의 주식 취득 또한 보험업법을 준수해 합법적으로 이뤄진 투자였다고 밝혔다.
# 장면2. 2006~2012 해외 부동산 투자 : ‘대박’은 오너, 고객은?
미래에셋 그룹은 2006년 중국 상해에 위치한 미래에셋타워 투자 성공 이후 해외부동산 투자를 확대해왔다. 지난 10년간 미래에셋 그룹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전체 규모는 5조 원이 넘는다.
미래에셋 그룹 해외부동산 투자의 시발점이 된 상해 미래에셋타워를 갖고 있는 것은 미래에셋 계열사들로 이뤄진 사모펀드 ‘미래에셋맵스프론티어사모차이나부동산투자신탁1호’다. 2008년 말 최초 지분 형성 당시 고객 투자금(미래에셋생명)과 계열사 고유 자금(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 비율은 3:7 수준이었다. 당시 투자금액은 2600억 원. 현재 이 빌딩의 가치는 1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초기 지분대로라면 27.4%의 지분을 갖고 있던 미래에셋생명의 고객 계정은 초기투자금인 700억 원의 3배, 2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투자 5년만인 2012년에 이뤄진 계열사 간 지분거래를 통해 이 기대수익은 반토막이 나게 된다.
당시 미래에셋생명은 지분 전체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매각액은 1700억 원, 초기 투자금 700억 원을 제하면 이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1000억 원 수준이다. 큰 수익을 얻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000억 원에 이르는 추가 수익 기회를 잃은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현주 회장과 그 측근들이 9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실상의 개인회사다.
상해에서 계열사 지분 거래가 있었던 2012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오피스빌딩 파리아 리마 4440 빌딩에서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계열사 거래가 이뤄졌다.
미래에셋은 2010년 계열사 자금으로 지분이 구성된 ‘브라질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를 통해 이 빌딩의 지분 50%를 사들였다. 사모펀드의 지분 75%를 가지고 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초 자신의 지분 전부를 매각해 400억 원의 수익을 남겼다. 다른 계열사 지분의 평가액을 포함해 당시 미래에셋이 거둔 펀드 수익금은 500억 원이 넘었다. 박 회장은 이 투자로 또한번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지분 거래 이면에 금융투자자의 막대한 손실이 있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분 75%를 매각한 곳은 미래에셋생명의 고객 계정. 헤알화 고평가와 브라질 정치 리스크로 인해 헤알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시점이었다. 그런데 거래 직후 헤알화가 폭락하며 펀드가 소유한 부동산의 가치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2년 600원 대였던 헤알화는 지난해 200원 대까지 떨어졌다. 미래에셋 측에 따르면, 설정된지 6년이 지난 이 펀드의 수익률은 현재까지도 마이너스 상태다. 갑작스런 계열사 지분 거래로 미래에셋은 큰 수익을 챙겼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피해는 엉뚱한 미래에셋생명 고객들이 떠안은 셈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와 로펌의 검토를 거친 거래였다”며 “안정적인 배당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보험사의 성격에 맞는 투자자산이라 판단해 지분 거래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또 “환율 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일정 시점의 가격 변동만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취재 : 오대양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이선영
CG : 정동우

지난 5월, 베트남 호치민 시에서 버스로 다섯 시간을 달려 도착한 남부지방의 작은 마을 빈탄. 북적북적한 시장의 활기와 거리에서 노는 아이들, 집 안뜰에서 담소를 나누는 이웃들의 모습은 여느 곳의 일상과 다름없었다. 일상의 풍경 뒤로 커다랗게 솟은 굴뚝에 시선을 뺏기기 전엔 말이다. 해안으로 나가보니 굴뚝의 정체가 눈앞에 훤히 드러난다. 빈탄 석탄화력발전소는 마을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란히 있었다.
베트남 빈탄의 재앙, 석탄화력발전소
“발전소에서 발생되는 문제는 석탄재와 먼지 때문이에요. 바다로부터 강한 바람이 불면 석탄재가 주거지로 날아와 주민들이 입는 피해가 막심해요.” 빈탄에서 만난 한 주민의 말이다. 석탄화력발전소가 2년 전부터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평온했던 마을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먼지가 심한 날엔 5미터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 집 안에 있던 밥그릇에도 새까만 먼지가 내려앉을 정도였다.
2015년 4월, 빈탄에서 석탄재 피해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자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주민 수천 명이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피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베트남의 엄중한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두면 매우 전례 없는 사건으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항하는 최초의 대규모 주민 운동이기도 했다. 결국 부총리가 화력발전소 오염저감 대책을 주문했고, 발전소 운영사도 그제야 석탄재 처리장에 대해 강화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업과 염전, 그리고 농업에 종사하는 빈탄 주민들은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오염이 계속 누적되면서 생계와 건강에 대한 피해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발전소 투자자들은 전기를 팔아서 이익을 얻겠지만, 한 번쯤 되묻고 싶어요. 그들이 지역 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서 과연 생각해봤는지 말이죠.” 염전에서 일하는 한 주민의 말이다.
빈탄 석탄화력발전소는 4개의 발전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현재 1200메가와트(MW) 규모의 1개 발전소만 가동중이다. 나머지 3개 발전소는 건설 또는 계획 단계에 있다. 이들 발전소가 모두 가동된다면, 현재 규모보다 5배 이상인 6400메가와트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주민들은 이미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 빈탄에 향후 세계 최대 규모의 석탄화력발전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면 ‘재앙’과 같은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불안해했다.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지원하는 한국정부
한국에게 빈탄 석탄화력발전소는 ‘1조6000억 원’짜리 사업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이 빈탄4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수주하면서 국내 뉴스는 오직 경제 효과에만 초점을 맞췄다. 2013년 말 이 사업에 대한 건설 계약을 체결한 두산중공업은 “아시아 발전시장에서 위상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며 자찬했다. 그럴 만한 것이, 두산중공업은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앞장선 대표적 기업 중 하나였다.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전 방위적인 석탄화력발전 수출에 뛰어든 두산중공업은 베트남에서만 몽즈엉빈탄송하우 등 3개의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참여했다. 빈탄4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사업을 공동 수주한 일본의 미쓰비시를 비롯한 기업과 함께 두산중공업의 간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주목할 대목은 국내 기업의 화력발전 수출 사업의 뒤엔 항상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주요했다는 사실이다. 리스크가 큰 해외 사업에 대해 각국 정부는 자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신용기관을 통해 보험과 융자와 같은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한국의 경우 한국수출입은행(기획재정부 산하)과 한국무역보험공사(산업통상자원부 산하)가 이에 해당한다.
석탄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의 지원 규모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일본에 이어 가장 높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의 수출신용기관이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제공한 금융지원 규모는 79억 달러에 달한다. 대부분이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의 사업에 해당한다. 빈탄4 석탄화력발전소와 관련해 한국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각각 5억 달러와 4억9500만 달러의 자금조달을 담당했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상이 진전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 내에서도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을 규제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됐다. 특히 2015년 말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앞두고, 의미 있는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석탄 산업에 대한 이해관계가 많은 한국일본호주 정부는 강력한 규제 도입에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고, 결국 제한적인 합의에 이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저효율’ 석탄화력발전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지만 여전히 ‘고효율’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금융지원은 허용됐다. ‘청정석탄’을 내세워 돌파구를 마련 중인 석탄 산업계로서는 웃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재생에너지는 왜 외면하나
한국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금융지원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개발도상국은 경제적 여건상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원(석탄)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출신용 지원을 중단하더라도, 개도국이 석탄화력에서 천연가스나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문건을 제출했던 것이다. 과연 그럴까. 베트남 빈탄 주민들은 이 지역이 매우 건조하지만 햇빛이나 바람 조건은 매우 좋다고 말했다. 물 고갈을 부추기는 화력발전소보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가 더 적합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빈탄 인근 지역에서 풍력발전 사업이 진행 중에 있었다. 풍력발전 업체 ‘RENERGY’ 르칵티 대표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석탄재를 내뿜어 넓은 지역을 오염시키는 반면 바람이나 햇빛을 이용한 깨끗한 발전소는 사실상 완전히 친환경적”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풍력발전소는 2016년 10월 가동을 앞두고 있었다.
재생에너지의 풍부한 잠재량과 여러 이점에도, 사람들의 태도는 아직 미온적이다. 재생에너지는 비싸다는 막연한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풍력과 태양광이 다른 어떤 에너지원보다도 빠르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게다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의 여러 ‘숨은 비용’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도 기후변화 대응을 촉진하기 위한 녹색 투자와 금융지원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신호다. 바로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이 단적인 예이다. 인천 송도에 본부를 두고 있는 녹색기후기금은 ‘저개발국가의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지원을 통해 저탄소 발전과 기후 회복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에 따라 2013년 출범한 유엔의 기후재원 운영기구다. 다시 말해, 선진국이 기후변화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저개발국으로 재정을 이전시켜서 온실가스 저감과 기후변화 적응을 촉진시키겠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선언하고 2012년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송도에 유치하며 기후변화 대응의 모범국가로 자처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12월 송도에서 열린 녹색기후기금 출범식에서 한국이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녹색기후기금의 성공적 정착과 발전을 적극 뒷받침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녹색기후기금, 한국수출입은행 승인 보류
베트남 등에 석탄화력발전 수출을 지원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이 녹색기후기금의 파트너가 되겠다며 녹색기후기금에 이행기구 승인신청서를 냈지만 승인이 보류됐다. 한국은 ‘녹색성장의 모델국가’라는 대외적 이미지를 쌓는 동안에 정작 해외 석탄화력발전 수출에 막대한 금융지원을 쏟는 데 치중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07~2014년 석탄 사업에 대한 지원 규모에서 세계 금융기관 중 5위를 기록했다(무역보험공사는 8위). 그럼에도 수출입은행은 2013년 그린본드(친환경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채권)를 발행하면서 “수출입은행이 국제사회에서 ‘지속가능성장’ 선도자로서의 이미지를 확립”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한국수출입은행은 아예 녹색기후기금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나섰다. 녹색기후기금의 사업을 수행하고 기금 분배의 역할을 하는 ‘이행기구’ 자격을 얻기 위해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6월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수출입은행을 통해 한편으로는 석탄화력발전 수출에 막대한 금융지원을 계속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녹색기후기금에 참여해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사업을 지원하겠다면, 정부가 정책 혼선에 빠졌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기후변화 정책의 통합성을 약화시키고 국제적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
올해 6월 말 열린 13차 녹색기후기금 이사회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이행기구 승인 여부를 안건으로 다뤘다. 환경연합은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에 석탄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정책을 조속히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이에 대한 명확한 선언 없이 녹색기후기금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에 반대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했다. 국제 시민사회도 동조했다. 이사회에서 남반구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액티브 옵저버(이사회 발언권을 갖는 대표 옵저버) 자격을 갖는 리디 낙필(Lidy Nacpil) 주빌리사우스 코디네이터는 석탄화력발전 수출에 앞장섰던 한국수출입은행의 이행기구 승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13차 녹색기후기금 이사회는 한국수출입은행에 대한 이행기구 승인 심사를 차기 이사회로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수출입은행에 대한 녹색기후기금의 심사는 10월 예정된 차기 14회 이사회에서 다뤄질 것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수출입은행에 대한 국제시민사회의 관심은 이어질 것이다. 기회는 남아있다. 수출입은행은 차기 녹색기후기금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할 것과 기후변화 대응에 맞는 ‘저탄소 투자원칙’을 선언하길 바란다.
이 글은 함께사는길 2016년 8월호에 게제됐습니다. (글 사진: 이지언 활동가)▶ 갈무리 도서를 구입하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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