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매일 아침 메르스 상황 체크하는 한국
지난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문 발표가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은 필자가 기억하는 역사적인 사건들 중 가장 복잡하고 모순된 사건들 중 하나였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와 마이크 폼페이오가 결렬 직후 진행한 즉흥적인 기자회견은 전혀 복잡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은 미디어를 의식하여 짜낸 진부한 쇼였고, 변명 이상의 어떤 것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는 꼼수였다.

트럼프는 김정은, 신조 아베, 시진핑 그리고 문제인과 맺고 있는 “깊은 관계”에 대해 이야기 했고, 그런 모습은 갑작스런 방송사고 프로그램의 공백을 채우려 애쓰는 심야 프로그램 코미디언 같아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가 던진 긍정적인 언어들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앙들로부터 사람들의 눈을 돌리지 못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가졌던 “생산적인 시간”들에 대한 달콤한 말들이, 세계 곳곳에서 수직 상승중인 전쟁의 위험성을 가려주지 못 한 것이다.
솔직히 이야기 해 보자. 세계평화의 차원에서 봤을 때 북한은 특출난 위협이라기보단, (1945년 샌프란시스코 회담으로 구축된 세계 질서가 붕괴되며 뒤따라 벌어진) 비교적 안정적인 섬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압제적이고 폐쇄적인 국가라는 사실은 특별히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어떤가? 현재 미국 정부는 정부로서의 전문성을 모두 잃었고, 이슈와 정책에 대한 분석은 급격히 사유화되었으며, 부가 극도로 집중되며 문화 또한 변질되어 가고 있다. 미국은 이제 고립주의와 군사주의로 빠져들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을 상태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 제재완화에 대한 연방 의회의 강한 반발, 혹은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헨의 저속한 증언들로 인해, 하노이에서의 쇼는 어떤 결과도 얻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세상은 트럼프를 기다려주지 않고 있다. 핵 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전쟁의 기로에 서 있으며, 이 두 나라가 대립하는 이유 중 작지 않은 부분은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정치게임에서 나오고 있다. 미군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중앙 아시아,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에 개입하고 있으며, 새로 선출된 연방의회는 거기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 것 같아 보인다.
남미에는 정치적 문제 해결에 강제력을 동원하겠다는 협박을 일삼을 뿐만 아니라 이득을 위해서 분별없는 반지성주의 풍조를 부채질하고 아마존의 우림을 파괴하려 하는, 나아가 인류의 멸망을 앞당기려 하는 브라질의 볼소나로 덕분에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동시에 네오콘의 사상적 쌍둥이라고 할 수 있는 엘리엇 에이브람스와 존 볼턴은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위해 불철주야 일하고 있다.
그들은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고 다국적 기업들을 위해 석유생산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역겨운 행동 중 하나는 우익 상원의원 중 하나인 마르코 루비오가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리비아의 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진을 올린 일이다. 이는 마두로가 계속 미국에 저항한다면 무아마르 카다피와 비슷하게 고문을 당하고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암시였다.
자원장악을 목적으로 하는 이러한 음모는 석유와 석탄 재벌인 찰스 코흐와 앤디 코흐 형제가 이끌고 있다. 이들이 또한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을 듯한 북한의 금, 석탄 그리고 다른 지하자원들을 노리고 있다는 혐의의 기조에 큰 힘을 싣고 있다. 이는 김정은과의 회담에 있어서 트럼프가 이야기하는 경제적 기적이 북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제 투자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북한과의 접촉은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적대적인 행동들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하지만 이는 반쪽짜리 이야기일 뿐이다. 미국이 INF(중거리 핵전력 협정) 협정에서 탈퇴하게 하려는 존 볼턴의 행동들은 발전한 기술 덕에 1950년대에 있었던 군비경쟁보다 훨씬 위험한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란핵협상의 일방적인 파기와 더불어서, 이런 광기가 독일, 러시아, 중국, 미국, 터키, 일본, 인도 그리고 이란 사이의 군비 경쟁을 부추기고 있으며, 이는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앞서 말한 모든 나라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핵전력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과 그의 참모들은 현재의 혼란한 정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찬에서 김정은이 지어 보였던 미소 뒤엔 두려움이 가득했다. 하노이 2차 회담은 양측이 모두 극심한 자기기만을 받아들이고자 했기에 열릴 수 있었던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했던 친절한 말들은 미 국방성이 중국과의 전쟁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지 못한다. 트럼프와 주변인들이 제재를 무역 정책의 일환으로 전쟁 위협을 협상 전략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어떠한 문민통제도 없이 미군의 힘을 사이코패스들의 영향아래 둔다면 이는 인류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미국 민주당의 반응 그리고 남한과 일본 보수층의 반응은 트럼프가 국제법을 무시하며 군사주의를 받아들이고 그의 파시스트적 기반에 영합하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비판들이었다. 미국이 모든 나라들이 핵 확산 금지 조약을 지키도록 하는데 실패하고 이란과의 핵협상도 파기되면서, 국방성은 1조 달러를 들여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기로 했다. 명백한 조약 위반이지만 이에 대한 업급이 금기시되는 주제이다.
반지성주의의 대두와 미디어의 부패
북미 정상화담의 뒤에 숨은 정치학적 의미는 간단하지 않았다.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지정학적 변화가 거대하다는 것이다. 각국의 정부들이 기득권과 타협하고 사익에 스스로를 팔아 넘기면서 정치인들은 재벌들에게 잘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우리의 세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침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는 다국적 기업이나 투자은행들을 답습하여 이 세상을 소개하고 있다. 미디어 또한 또 하나의 사업이 되었고, 기업체들의 홍보부 역할을 맡고 있다. 세상의 현 상태에 대한 지성적인 탐구는 없고, 뉴스를 만드는 데 있어서 도덕적 문제는 고려대상이 아니다.많은 기사들은 혼란과 오해를 부추기기만 하고 있다.
회담에 대해 미디어가 제공한 자세한 사항이라고는 김정은이 하노이까지 어떻게 기차를 타고 왔는지, 호텔과 외교적 관례에 주요한 지점 주위의 통행이 어떻게 차단되었는지 밖에 없었다.
미디어는 죽었고 반지성주의의 커다란 파도가 미국을 휩쓸었으며, 많은 나라들은 더 이상 비판적 분석이 불가능한 지경이 이르렀다. 우리 세상에 어떤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는지 생각할 능력이 없는 것은 트럼프뿐만이 아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임 게임, 포르노 혹은 소셜 미디어에 중독되어 옹알거리는 바보가 되어가고 있고, 더 이상 복잡한 문제를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퇴화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회담의 끝에 던져졌어야 할 중요한 질문은 “다음 회담이 언제 열릴까?” 가 아닌, “많은 단체나 기관들이 우리 시대의 진정한 문제를 토론하는 소통의 문화가 자리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였을지도 모른다.
결국 누군가는 물어야 한다. 하노이 회담에서 어떤 주제들이 다뤄지지 않았는가?
어떤 것들이 우리 시대의 진정 중요한 주제인가?
세상의 부가 몇몇 사람들의 손에 급격히 집중되는 현실은 분명 트럼프나 김정은 누구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한반도를 사막화 시킬 수도 있는 기후 변화와 규제 없는 오염과 석탄 사용 증가로 인해 나빠지는 공기질 또한 이야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동북아에서 고조되고 있는 핵전쟁의 위험과 점점 가속화되는 군비 경쟁 또한 (이 문제가 북한이 가진 불안정성의 중심적인 이유였음에도) 이야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그리고 남한의 군수업체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꼭 1차 세계대전 직전처럼 무기와 전쟁 위협은 주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정상회담에 대한 초점은 북한이 핵무기를 어떻게 포기할 것인지에 맞춰져 있었다. 이는 핵무기의 선제적 사용금지조차 천명하지 않은 채 전쟁위협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이 가진 수천 개의 핵무기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은 문제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또 한 차례의 정상회담이 자리한다고 해서 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시민들의 진정한 우려가 반영된 대화가 자리잡을 때 해결될 것이며, 국제 관계에서의 진정한 위협이 무엇인가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담은 담론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정책이나 행정부의 변화가 아닌 문화 자체의 변화를 필요로 할 터다.
편집자 주: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미행정부와 일부 언론들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비난하는 글과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CIA와 국방성 산하 민간 업체가 제공한 엉터리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아래 소개하는 칼럼처럼 미국의 패권주의와 호전성을 비판해온 글로벌 리서치는 대안 언론인 The Umz Review 기사를 소개하면서 미국내 조작과 허위선전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폼페이오와 볼턴이 중심이 되어 온갖 조작과 협박과 허위 언론을 통하여 베네주엘라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려는 시도가 점차 밝혀지고 있듯이, 하노이 이후 북한에 대한 미국 네오콘들의 음모가 밝혀지길 기대한다.

여기 미국 언론이 북한에 대해 한 거짓말 중 가장 주요한 6가지가 있다:
1. 트럼프가 제재 완화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북한이 하노이에서의 협상을 끝냈다?
이는 하노이에서 있었던 일이 전혀 아니다. 김정은은 모든 장거리 로켓실험과 핵실험을 멈추고 영변의 “핵시설들을 모두 해체하겠다”는 조건으로 북한인민을 대상으로 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자는 내용의 진지한 제안을 했다.
김정은의 제안에 타협이나 협상의 여지가 없었던 것도 아니며, 이는 협상에 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예측 가능한 논의의 시작점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협상팀은 김정은의 제안을 전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신에 강성 네오콘인 존 볼턴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트럼프의 협상팀은 북한의 생화학무기 제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에 추가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하여, “싫으면 그만 두라”는 식의 최후통첩을 내놓았다. 볼턴은 이러한 포괄적 타결안이 적용되고 미국측의 검증단이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제재 완화는 일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뜬금없는 요구사항들은 이전 논의 단계에서 언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합의문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바 없다. 이러한 요구들은 정상회담을 망치고 어떠한 합의도 이루어 질 수 없도록 하려는 분명한 의도를 지니고 급조된 것이다.
2.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사항을 존중하였는가?
아니다. 2018년 6월 12일,트럼프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사항에 동의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희망하는 두 나라 국민들의 의지에 따라 새로운 미-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 미국과 북한은 유지 가능하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한반도에 안착시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 나간다.
- 2018년 4월 27일에 있었던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 북한과 미국은 포로/실종자 유해를 회수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미 신원이 식별된 유해들은 즉각 본국으로 송환한다.
김정은은 미-북 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선의적 이행 단계들을 밟았지만 (여기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실험 중지, 핵 실험장 파괴, 55명의 한국전 미군 전사자 송환, DMZ 내 지뢰 제거, 남측과의 적극적인 문화와 경제 교류 참여가 포함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침공하고 북한 정부를 붕괴 시키는 과정을 연습하던 대규모 도발적 군사훈련을 중지시키는 것 말고는 한 일이 전혀 없었다. 트럼프는 한반도의 “안정적 평화 체제 정착”과 관계 정상화를 위해 한 일이 전혀 없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수 주전에 싱가포르 협정을 위반하고 “동맹연습”이라는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서방 언론들이 해당 훈련을 애써 묵인하는 사이, 북한의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훈련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행위” 라며 맹비난하였다.
3. 김정은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완화가 있기 전에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폐기하는 데에 동의했나?
일말의 여지도 없이 아니다. 2018년 9월 18일 김정은은 평양에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두 지도자는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 경제적, 인도적, 그리고 문화적 협력 확대, 한반도 비핵화 추구에 협의하였다.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파기를 약속했고 (이는 실제로 이루어졌다), 그에 더해 영변 핵시설 폐기 같은 추가적인 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의거하여 반드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때”만 가능한 이야기였다.
“All Take, No Give”로는 북한을 상대할 수 없다.
비핵화 협의는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포기한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북한은 양측이 상응한 행동조치를 취하며 신뢰를 쌓길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를 강화시키며 평양의 불신만 키웠다..”
비핵화와 관련된 평양의 모든 합의들은 관계 계선과 “항구적 평화 체제”의 구축 이후로 이어지는 점진적인 핵무장 해체를 암시했다.
4.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에서 결론 낸 것과 비슷하게 “단계적” 혹은 점진적인 핵무장 해체에 동의했는가?
그렇다. 2019년 1월 31일, 대북 특사 스티븐 비건은 미행정부가 단계적으로 움직여 비핵화를 끝마칠 용의가 있으며, 동시에 한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할 뜻도 있음을 밝혔다. 또한 그는 미 행정부가 북한의 핵물질 신고를 연기하게 해 줄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비건이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했던 말들을 발췌한 부분이다.
“우리는 북한의 담당자들과 소통해왔고, 지난 여름 싱가포르에서 대통령과 위원장이 만들어낸 공동성명서에 명시된 노력들과 더불어 비핵화를 진행할 준비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비건의 이 같은 말은 2019년 1월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뒤, 2019년 3월 7일, 미 국무부는 비건의 발언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성명을 내놓았다. 성명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행정부 내의 누구도 단계적 접근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예상하고 있는 모든 경우를 통틀어서, 우리의 기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다른 단계들의 선행 조건으로써 우선되는 것입니다 (미 국무부)”.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트럼프가 고의적으로 본인의 행정부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김정은이 오해하도록 만들었는가? 혹은 그저 시간이 흐르면서 트럼프의 입장이 강경해졌을 뿐인가? 대부분의 협상이란 일방통행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협상이란 “내가 원하는 걸 다 주면 제재를 완화시켜 줄 수도 있다”는 식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강경파 보좌관들이 원하는 것은 굴복이다. 평양이 미국의 지배자들에게 완벽하고 무조건적으로 항복하길 원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5. 트럼프 행정부는 남한에서의 합동훈련 취소에 대해 거짓말을 했는가?
그렇다. 하지만 미국의 대변인은 이러한 위반사항을 최대한 감추기 위해 해당 훈련들이 본래 계획보다 크게 “축소”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애초에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당연하게, 북한의 국영 방송은 분노에 차 이렇게 이야기했다:
“적대관계 해소와 군사적 긴장완화를 확약한 조미공동성명과 북남선언들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6.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노력들을 모두 져버릴 계획으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려 하며, 미사일 실험 시설 재건은 이를 위한 포석인가?
아니다. 김정은이 이전 합의들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최근의 이 이야기들은 정교하게 준비되고 많은 자금지원을 투입한 심리전 작전의 일환이다. 미국인들에게 김정은은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이다. 몇몇 기사들은 행정부가 미래의 협상을 고려조차 할 수 없도록 핵 학살의 망령을 들먹이고 있다. 이러한 선전은 미국인들 대부분이 김정은이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것처럼 “잔혹한 독재자”라는 사실을 믿고 싶어한다는 점 덕에 크게 성공하고 있다 (이들은 김정은이 워싱턴의 만족할 줄 모르는 호전성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아 한다). 하지만 주류언론을 비판하는 대안미디어(The Unz Review)는 최근의 가짜 뉴스에 대한 수준급의 연구와 분석을 실행했다. (김정은의 “미사일 실험시설”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래의 내용은 해당 언론사가 “언론들이 소해(Sohae)발사장의 건설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제목을 붙인 기사의 일부이다.
“2019년 3월 8일 NPR과 NBC 뉴스는 북한이 산음동의 발사기지에서 위성 발사 혹은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주장과 함께, 국방부와 연줄이 닿아있는 민간 기업에서 촬영한 위성 사진을 근거로 내놓았다. 해당 기사는 놀라운 내용임과 동시에, 여론을 호도하는 주장들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해당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기사에서 언급했던 활동은 전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복)북한의 시설을 찍은 저해상도 사진 몇 장에 얼마간 움직인 사실이 없는 녹슨 차량 몇 대가 찍혔다고 해서 해당 시설에 움직임이 있다고는 절대 말 할 수 없다…”
NPR이 확보한 위성사진의 출처는 CIA와 국방성의 하도급 업체에서 제공된 것이다.
“북한과의 협상을 중단시키려는 정보기관과 방산 사업자들의 개입이 있다고 해서, 근거가 부실한 NP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은 아니다. NPR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재적인 사실은 단 하나도 없다…”
산음동 기지의 위성사진엔 미사일이 발사되기 직전이라는 징후가 하나도 포착되지 않는다.
NPR의 주장은 해당 사진에 시설 주변의 “차량 활동”이 담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을 자세히 보면 해당 “활동”들의 실상은 멈춰있는 차량 몇 대 뿐이며, 소형 트럭 한 대와 대형 트럭 한 대가 강철 구조물을 쌓아둔 곳 옆에 주차되어있을 뿐이다. 이러한 장면은 구글맵으로 활동이 없는 공사장을 찾아보면 흔히 볼 수 있으며, 일반인들도 이러한 장면을 찾기가 특별히 어렵지 않다.
NBC 뉴스는 이번 일로 북한 이슈에 대한 언론의 공정성을 상실해 버렸다.
NBC 뉴스가 북한의 소해 위성발사 기지를 찍은 위성 사진의 성격을 의도적으로 와전시키는 편향된 분석들을 기사에 담았다는 사실은 언론의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 그들이 정보기관의 하도급 업자와 방산업체에서 얻어낸 소스를 “민간” 자료라고 주장했다는 사실 하나로,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나오고 있는 북한에 대한 이야기들로 시민들과 트럼프 대통령을 현혹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나온 것이 아니냐는 확신을 가지게 한다. 이는 평화와 경제적인 기회라는 잠재적 가능성을 약화시켜, 긴장을 유지하고 몇몇 특수 이익집단의 이익을 유지하려는 한심한 노력이다.
“언론이 소해 발사 기지 건설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대안 언론의 기사들은 훌륭한 보도이며 전문을 읽을 가치가 있지만, 여기서 발췌를 멈추도록 한다.
요점은 이렇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도적으로 하노이 회담을 방해했고,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한미 연합훈련 종결에 대해 거짓말을 했으며, “단계적 비핵화”를 약속한 특사의 말을 180도 뒤집었고, 또한 미-북 관계를 정상화하거나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도 일체 없었다. 거기에 더 해서, 관제 언론들은 또 한 번의 거대한 허위정보 캠페인을 벌이며 제재 강화와 추가적인 도발 그리고 끝없는 전쟁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
본 기사의 내용은 대안언론 The Unz Review에서 작성되었습니다.
Mike Whitney(마이크 휘트니)
글로벌 리서치의 주요 기고가
(1) 김정은 방러 임박?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뒤 북한과 러시아간 움직임이 분주하고 심상치 않다. 양측 고위 인사들의 접촉이 빈번해졌다. 하노이 회담 일주일 만인 3월 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정부 차원에서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하는 <북-러 통상경제·과학기술 협력 정부 간 위원회(북-러 경제협력위원회)> 제9차 회의가 열렸다. 14일에는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담당 차관과 회담했다. 16일에는 러시아 상원 대표단이 평양을 찾았다. 여기까지는 통상적이고 예정된 상호 방문으로 이해된다. 3월 17일이 ‘북러 경제.문화 협력 협정’을 체결한지 70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19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창선 부장은 모스크바에 나흘 머무는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23일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나타나면서 언론에 포착됐다.
김창선 부장은 김정일.김정은 일가의 집사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정무를 보다가 막히는 일이 생길때면 김창선 부장을 불러 아버지 김정일때는 어떻게 일처리를 했는지 물어본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서실장이자 대외방문 의전 책임자로 알려진 김창선 부장이 모스크바에 나타났으니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읽혀질만하다.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무대에 전격 등장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자 러시아도 김 위원장의 방러를 적극 추진했다. 지난해 5월 평양을 방문한 라프로프 외무장관은 김 위원장을 만나 9월 동방경제포럼도 좋고 편리한 시간에 러시아를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6월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크렘린에 따로 부른 푸틴 대통령은 재차 김 위원장의 방러를 요청했고, 9월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에 평양을 찾은 마트비옌코 상원의장도 김정은 위원장과 환담한 바 있다. 필자는 지난해 10월 서울을 방문한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을 단독 인터뷰했는데,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에 대해 마트비옌코 의장은 ”양국 지도자들이 만날 장소와 시간을 놓고 북러간에 긴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가까운 장래, 아마도 연말 전에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에 대해 많은 추측들이 난무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뒤 갑자기 김창선 부장이 모스크바에 나타나고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언론에선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유대관계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앞둔 시점이라 중국은 운신의 폭이 좁은 만큼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자유로운 러시아에 먼저 손을 내미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와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대북 제재가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줄 선물이 마땅치 않더라도 미국을 긴장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김창선 부장이 이번 모스크바 방문길에 김 위원장의 방러 문제를 논의했는지, 논의했다면 구체적 방문 장소와 시기를 결정했는지, 결정했다면 이를 어느 시점에 공개할는지 등이 관심사로 주목된다.
(2) 북러 경제협력위원회
지난 6일 9차 ‘북-러 경제협력위원회’에 북한에선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수산성, 보건성, 철도성 등 여러 정부 부처. 기관 대표들이 정부 대표단으로 참가했고 러시아에선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개발부 장관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이 참석해 양국간 교역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북러 양국은 해마다 상대국을 오가며 경제협력위원회를 열고 있으며, 제8차 회의는 지난해 3월 평양에서 열렸다. 이번 회담에서는
북러 교역 확대 방안과 루블화 결제 도입 방안
두만강에 자동차 통행용 교량 건설 문제
러시아내 북한 노동자 체류 문제
나진~하산 복합물류 사업 추진 문제
러시아에 대북 무역 전담 회사 설립 문제 등이 논의됐다고, 코즐로프 장관이 회담이 끝난뒤 언론 브리핑에서 밝혔다. 북한은 이 중에서도 두만강 자동차 교량 건설과 북한 노동자 체류 문제에 관심을 많이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2015년부터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통행용 교량 건설 협상을 벌여오고 있다. 북러 국경의 두만강 위에는 현재 북한 두만강 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연결하는 기차가 지나가도록 철교가 놓여 있지만 자동차 도로용 다리는 없다. 코즐로프 장관은 “자동차 도로용 교량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주문한 상태이며 그 결과에 따라 (북측과) 사업 견적 문제와 건설 조건 등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교량은 길이 915m, 너비 14m, 2차선 도로에 하루 차량통행량은 500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교량 건설에는 4천만 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북측이 적극적인 반면 러시아측은 소극적인 편이다. 이미 벌려놓은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유엔 제재 등으로 소강상태인지라 러시아 입장에선 북러 국경에 또다른 건설 인프라를 추진해야할 필요성을 덜 느끼는 듯하다. 시베리아 석탄을 북한 나진항을 통해 한국에 보내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위해 러시아는 나진역과 하산역 54km를 개보수하는 사업에 7천만 달러를 투입해 2013년 9월 완공한 바 있다. 당초 나진~하산 프로젝트에는 한국 기업 컨소시움도 참여하기로 했었으나, 2016년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가 시행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코즐로프 장관은 또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도 논의했고, 특히 안보리 결의의 틀 내에서 북한 노동력을 계속해 이용하는 문제가 검토됐다고 밝혔다. 한때 3만 8천여명에 달했던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은 현재 9,800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하는데 (실제론 만 2천명 정도로 예상됨) 유엔 대북 제재에 따르면 올 12월까지 순차적으로 북한에 돌려보내야 한다.
2017년 9월 3일 실시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9월 11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는 다른 국가에서 북한 노동자 신규 채용, 고용을 금지했다.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응징으로 2017년 12월 22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24개월 이내에 모두 송환시키도록 규정했다. 북한 정부로선 사활이 걸린 문제이고 러시아 정부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이번 회의에선 어학연수생으로 북한 노동자를 받아 들인다거나 사할린에 기술자로 파견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모스크바 회의에선 이밖에도 러시아에 북한과의 무역을 전담하는 회사를 건립하고 러시아 내에 북한 상품관을 개설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3)북한의 전략적 도발
필자가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재직할 당시 북한은 전략적 무력 도발을 강도 높게 자행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 2년 동안에 집중됐는데, 3차례의 핵실험과 35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됐다. 다음은 2016~2017년 동안의 주요 무력 도발 일지다.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 북 “첫 수소탄 실험 성공”
3월 3일: 동해상으로 300㎜ 방사포 6발 발사
3월 10일: 동해상으로 스커드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
3월 18일: 동해상으로 노동계열 미사일 2발 발사
3월 21일: 동해상으로 300㎜ 방사포 5발 발사
3월 29일: 300㎜ 방사포 추정 발사체 1발 발사
4월 1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1발 발사
4월 15일: 무수단 계열 미사일 1발 발사
4월 23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 시험발사
4월 28일: 무수단 계열 미사일 2발 발사
5월 31일: 무수단 계열 미사일 1발 발사
6월 22일: 무수단 계열 미사일 2발 발사
7월 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 시험발사
7월 19일: 동해상으로 노동 2발, 스커드 계열 1발 발사
8월 3일: 동해상으로 노동미사일 2발 발사
8월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 시험발사
9월 5일: 동해상으로 스커드 계열 추정 미사일 3발 발사
9월 9일: 5차 핵실험, 북 새로 연구 제작한 핵탄두 위력 판정 시험 주장
10월 15일: 평북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미사일 1기 발사
10월 20일: 평북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미사일 1기 발사
-2017년 2월 12일: 평북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서 동해상으로 북극성-2 미사일 1기 발사
3월 6일: 평북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스커드 개량형 추정 미사일 4기 발사
3월 22일: 강원도 원산비행장 일대에서 미사일 1기 발사했으나 실패 추정
4월 5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 발사체 발사
4월 16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불상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 추정
4월 29일: 평안남도 북창 일대서 북동방향으로 미사일 1기 발사했으나 실패 추정
5월 14일: 평안북도 구성 일대서 미사일 1기 발사
5월 21일: 평안남도 북창 일대서 미사일 1기 발사
5월 27일: 장소 미상(북한 동쪽지역 추정) 지대공 미사일 발사
5월 29일: 강원도 원산 일대서 동쪽으로 지대지·지대함 복합 미사일 발사
6월 8일: 강원도 원산일대서 동해방향 지대함 미사일 수발 발사
7월 4일: 평안북도 방현 일대서 동해방향 미사일 발사 (화성 14형)
7월 28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서 동해방향 미사일 1기 발사 (화성 14형)
8월 26일: 강원도 깃대령일대서 동해방향 단거리 미사일 3발 발사. 이 중 2발 성공
8월 29일: 평양 순안 일대서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기 발사 (화성 12형)
9월 3일: 풍계리 일대서 6차 핵실험
9월 15일: 평양 순안 일대서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기 발사 (화성 12형)
11월 29일: 평안남도 평성 일대서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1기 발사
김정은, ”신형 ICBM 화성-15형 발사 성공, 핵무력 완성 선언“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불과 석달 뒤 2018년 3월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특사에게 비핵화 의지를 전격적으로 밝혔다. 2016~2017년 동안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로 끌어올린 것은 결국 핵협상에서 자신들의 몸값을 최대치로 높이기위한 계산된 전략적 도발이자 몸부림이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4) 러시아의 대응
1) 대북 금융거래 전면 금지
북한의 강도 높은 전략적 도발에 국제사회의 대응은 단호했다. 유엔은 2016년부터 2년 동안 모두 6개의 사상 유례없는 대북 제재안을 의결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도 이같은 국제사회의 흐름에 적극 동참했다. 러시아가 취한 대응은 대북 금융거래 전면 금지와 러시아내 북한 노동자 송환으로 압축된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한지 57일 만인 3월 3일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 2270호는 ▷소형무기(small arms) 수입 금지 ▷북한을 들고나는 모든 화물에 대한 전수조사 의무화 ▷북한산 석탄, 철, 철광 수입 금지 ▷항공유 수출 금지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대폭 강화 등이 주요 골자인데, 70년 유엔 역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군사적 조치로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로 평가됐다. 두달 뒤 5월 19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사실상 중단할 것을 지시하는 통지문을 산하 은행과 금융기관들에게 발송했다. 통지문의 내용은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의 개인.법인 소유 자산즉시 동결 ▷북한 은행들과의 송금 거래 금지, 북한에 새 계좌 개설도 금지 ▷북한 핵.미사일 개발 관련 러시아내 금융계좌 폐쇄 등이었다.

2) 러시아의 북한 노동자
북한 노동자가 소련에 첫 발을 디딘 것은 1946년 노동계약에 따라 사할린에 도착했을 때이다. 그후 연해주 일대 벌목 현장이나 건설 현장, 시베리아 석유개발 현장, 극동지역의 수산물 가공공장, 농장 등에서 일하고 있다. 그 수는 한때 4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노동자들은 훈련돼 있고 규율을 잘 지키며 부지런하고 험한 작업현장에서도 일할 준비가 돼 있는 노동력이다. 러시아 특히 극동지역의 입장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을 채용하는 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매우 유리하다. 극동 연해주 일대에서 일하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들 가운데 북한 노동자들이 단연 제일 우수하다는 말을 필자는 여러 러시아 지인들로부터 들은 바 있다. 북한 입장에서도 해외 노동자들이 보내온 외화 수입이 연간 2~3억 달러에 달하니 괜찮은 소득원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이 받는 월 평균 급여는 500~60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에서 충성자금 명목으로 본국에 송금하는 돈을 제외하면 노동자 본인이 월 100달러 정도 벌어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누이 좋고 매부 좋던 분위기에 제동이 걸린 것은 2017년 9월 이후부터다.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는 다른 국가에서 북한 노동자 신규 채용, 고용을 금지했고 기존 노동자는 계약이 끝나면 연장을 못하도록 했다. 이를 의식한 러시아 정부는 2017년 11월 ‘북한 노동자 쿼터’를 25,000명으로 결정해 버렸다. 4만 수준이던 노동자가 40% 가까이 급감하는 것이어서 주러 북한 대사관에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당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대외경제성 차관이 모스크바에 40일 이상 머물면서, “요즘 중국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물밀 듯이 북한으로 돌아와서 북한에 일자리가 부족하고 외화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도와달라”고 읍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 12월에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24개월 이내에 모두 송환시키도록 규정한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가 채택되면서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가 계속 줄어들어 2019년 현재 9,800여 명이 된 것이다.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올 12월까지 북한 노동자들은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최근 들어 북중 접경 지역의 북한 노동자들도 잇따라 귀국길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북한 당국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편집자 주:
주한미군측이 성주 지역의 사드 배치에 대한 환경평가 요청자료를 제출하면서 최근 사드 문제가 잠시 언론에 언급되었다. 기실 하노이 회담이 성과있게 이루어졌다면 이후 중국측이 사드 철수를 공식적으로 재론할 수도 있었으나, 회담이 무산이 되면서 이슈가 일단 잠복한 상태이다. 아래의 글은 한국 국방연구원 김박사가 시드니 소재의East Asia Forum에 영문으로 기고한 내용을 다시 한글로 번역한 내용이다.
영원히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라 평가되는 내륙의 평택 군사기지와 한때 미군 최신형 구축함 운용의 모항으로 검토되었던 제주도 강정 해군기지와 더불어 중국전역을 탐색할 수 있는 성주의 사드 배치로 인하여, 한편에서는 찰떡 같은 미일동맹의 전방적 방어지역으로 다른 한편에서는 대국간 패권싸움 가운데 미국의 대중봉쇄 최전선으로, 한국이 중국측에게 잠재적인 군사 적성국으로 평가될 소지가 있다. 아래의 글에 유념하는 이유이다.
미국 사드(THAAD) 방어 시스템은 현재 남한과 중국 사이의 뜨거운 외교적 문제이다. 남한은 2016년 북한의 위협이 커져가는 가운데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으나, 중국측은 해당 시스템의 레이더가 자국의 영토를 침투하며 지역의 안보 균형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이유를 들어 걱정하고 있다. 북미간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진행된 가운데, 해당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초기에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고 남한이 시스템을 철수시켜 주길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16개월이 넘는 비난과 불화가 뒤따랐다.
해당 분쟁으로 인해 양국간의 관계는 악화되었고, 이로 인해156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과 한국의 대중감정 악화라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설문조사 결과 2018년 한 해 동안 중국에 대한 호감은 24.1%에서 15%로 떨어졌다. 2년 전 대중 호감도는 33.5%에 달하던 바 있다.
결국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 베이징을 방문해 사건을 원만하게 수습하려 노력했다. 표면적으로 한중 관계는 어느 정도 회복되어 가는 듯했다.
양국은 2018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기념했다. 양측은 미래 지향적인 상호관계 구축을 위한 토론의 기회를 만들려 애썼고, 특히 정치 부문에서의 신뢰를 쌓고 한반도 이슈에 대한 전략적 소통과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한국의 대중 컨텐츠 수출 또한 제자리를 되찾았다. 사드 갈등으로 인해 중국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의 슈퍼마켓 브랜드인 롯데마트는 대부분의 점포 매각을 완료한 상태다.
하지만 갈등은 연기됐을 뿐, 해결된 것이 아니었다. 양 측 모두 문제를 지연시키고 미래의 어느 시점에 문제를 해결하길 선호하고 있다. 이 문제는 서울과 베이징 사이의 뜨거운 감자로 어느 때고 다시 떠오를 수 있으며, 특히나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면서부터는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중국은 사드 배치가 자국의 전략 및 안보 이익에 반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단호한 입장이며, 해당 문제를 언젠가는 제대로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 하고 있다. 이는 상황이 변한다면 사드 시스템을 철수시키라는 요구로 읽힐 수도 있다. 여러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2018년 6월에 있었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그러한 변화를 시작할 기회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일부는 사드 체계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되어서야 한국이 사드 체계를 철수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상호적 이해가 없는 상태이다.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남한은 자국의 KAMD 시스템이 가진 요격능력이 북한의 다양한 탄도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에 다양한 제한 요소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사드 시스템은 한국군이 구축하고자 하는 수준 높은 다중 고도 방어 능력을 제공한다. 현재 저고도를 담당하는M-SAM, 패트리어트 요격 시스템과 더불어 KAMD의 세단계 방어시스템을 이루는 L-SAM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은 최근의 시험비행에서 발견된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해 배치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이다.
미국으로선 한반도에 배치된 미군 병사들과 그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가 필요한 입장이다. 2018년 6월 미 의회 상원에서 개최된 인준 청문회에서 주한 미 대사 해리 해리스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없어진다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 고 이야기한 바 있다. 즉, 이 상황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유지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결국 사드 배치에 대한 옹호는 비핵화 협상이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뿐만 아니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폐기까지 다루지 않는다면 지금 이대로일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쟁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또한 한국은 동북아에서 힘을 키워가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과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 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며, 한국은 북한 억제 그 이상을 계획하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과 한미동맹을 결부시키려 할 지도 모른다.
김지나(Jina Kim)
한국 국방연구원 연구원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객원교수
한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2019년 내내 이어진 홍콩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2019년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운동공간 활,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YMCA전국연맹의 활동가 7명이 만난 홍콩의 오늘에 대한 이야기를 여섯 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 기자 말
황수영 /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활동가
4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공항에는 분주함도, 복잡함도 없었다. 여유롭게 게이트를 나오자 12월의 햇살은 따뜻했고 거리는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조금 걷다 보니 알 수 있었다. 온갖 구호들, 부서진 신호등,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여진 레넌벽, 보도블럭을 깬 흔적들이 이어지는 것을.
"The Ballot is stronger than the bullet."(선거는 총알보다 강하다) "Zero Tolerance for HK Police Brutality."(경찰의 폭력에는 무관용을) "If not us, Who? If not now, When?"(우리가 아니라면 누가?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횡단보도, 도로 표지판, 지하철, 식당 외벽까지 도시 전체가 홍콩 시민들의 외침으로 가득했다.
▲ 홍콩 거리 광고판에 적힌 구호
▲ 시위를 지지하는 식당의 외벽에는 쪽지가 가득하다.
홍콩에서 타전되는 긴급한 소식들이 한국 시민들의 마음을 울린 2019년이었다. 우리는 민주파가 압승한 구의원 선거 이후 열린 첫 대규모 집회인 세계인권선언기념일 행진 'World Day of Human Rights Rally'(월드 데이 오브 휴먼 라이츠 랠리)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찾았다. 홍콩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의 연합 조직인 민간인권전선의 에릭 라이 부의장 방한 이후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홍콩 시민들은 송환법 철회 이후에도 ▲송환법 공식 철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적 조사위원회 설치 ▲행정장관과 입법회 직선제 다섯 가지 요구 중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는 '오대요구 결일불가'(五大訴求 決一不可)를 외치며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We stand with HK People!
행진 시작 장소인 빅토리아 파크로 가는 길은 각종 단체와 정당에서 차린 부스로 가득했다. 메가폰을 잡은 사람들이 시민들을 독려했고 곳곳에서 손피켓과 마스크를 나눠줬다. 노동조합의 부스에서는 조합원을 모집했고, 경찰 폭력을 감시하는 팀은 조끼와 장비를 준비했다. 천주교 미사도 한쪽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들뜬 분위기에서 행진이 시작되자 빅토리아 파크부터 센트럴까지 거대한 물결이 생겨났다. 선두가 센트럴에 도착할 때까지 마지막 행렬이 출발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앞이 잘 보이지 않거나 방송차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도, 시민들은 여기저기서 구호를 외치며 뚜벅뚜벅 걸었다.
▲ 집회에서 발언 중인 한국 시민사회 연대방문단
우리는 집회 연대발언을 통해 '많은 한국 시민들이 홍콩을 지켜보고 지지하고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We stand with HK people"(우리는 홍콩 시민들과 함께 합니다)이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함께 걸었다. 행진 내내 남녀노소 많은 홍콩 시민들이 환호의 박수와 고맙다는 인사를 보내줬다. 아, 이곳에 오길 잘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는 순간이었다.
행진이 진행되는 모든 곳에는 경찰이 있었다. 골목에는 총을 들고 중무장한 경찰들이 대기 중이었고, 행진 대열의 위쪽을 지나가는 다리마다 경찰들이 포진해 시위대를 내려다봤다. 하늘에는 헬기가 날았고, 대중교통에서의 검문 검색도 일상적인 일이 돼버린 것 같았다. "경찰에게 복수하자!" 경찰에 대한 구호는 비판과 요구를 넘어 '복수'로 변해 있었다. 경찰과 정부에 대한 신뢰가 정말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 무장한 홍콩 경찰의 모습
▲ 거리에 비치된 우산과 헬멧들. 시위에 참여한 사람 누구나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사람들이 놓고 간 것이다.
"우리는 손발이 묶여 있다"
홍콩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는 변호사 단체, 인권 단체, 입법회 의원, 노조 등 다양한 단위를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생각과 직면한 어려움 그리고 희망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선거는 민주파가 승리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분노한 결과입니다. 우리 민주파 의원들은 그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사실상 실패했던 것입니다."
한 입법회의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친중파가 주류인 입법회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면서 "우리는 손발이 묶여 있다"(hand-tied)라고도 표현했다.
정부를 통제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다거나, 입법회 차원의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합의가 필요한데 현 입법회 구조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입법회가 사실상 정부가 발의한 법안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역할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적인 예로 정부가 현재 사용하는 최루탄의 성분을 공개하지 않아 각종 질병으로 병원에 가도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치료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입법회 의원이 최루탄 성분에 대한 자료를 요구할 수조차 없다고 한다. 홍콩 시민들의 5대 요구 중 하나로 직선제와 정치 개혁을 외치는 이유를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 지난 6월 입법회 점거 투쟁 이후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입법회 건물
인권단체들은 홍콩 경찰의 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지속적인지 증언했다. 체포된 참가자의 손을 뒤로 묶고 바닥에 꿇어 앉힌 채 마스크 등을 모두 벗기고 그 앞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사례, 경찰서에서 연행자의 눈을 향해 레이저포인터를 쏜 사례, 눈을 가리고 폭행한 사례, 알몸 수색 등 성희롱 그리고 성폭력까지. 악의적인 행위들이었다. 사람들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증언을 두려워하고 있어 아직 많은 피해자들이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활동가들은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구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엔 특별보고관들에게 홍콩 정부의 집회 시위와 표현의 자유 탄압, 인권옹호자 탄압, 여성인권 침해 등의 사실을 지속적으로 전달해왔지만 특별보고관들의 홍콩 방문 자체가 막힌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리는 한국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나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졌는지,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나 경찰 폭력 감시를 위해 어떻게 연대해왔는지,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이후 경찰의 물대포 사용을 금지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등의 경험을 자세히 공유했다. 때로는 나아가고 때로는 후퇴해온 운동 속에서 국제연대가 큰 힘이 됐다는 사실도 빼놓지 않았다.
▲ 홍콩 노총과의 간담회
"홍콩의 미래는 홍콩 시민들이 결정하겠다"
영국과 중국의 통치 기간 동안 지체돼온 민주주의, 민의를 표현할 제도의 부재, 자유롭게 말할 공간의 축소,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에 홍콩 시민들은 '지금 저항해야 한다'고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민주주의 없이는 더 나은 미래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에도 상황은 선뜻 좋아질 것 같지 않다. 홍콩의 새해는 최루탄 연기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났던 사람들은 모두 이 운동은 5대 요구가 모두 실현될 때까지, 어떤 형태로든 매우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홍콩의 미래는 홍콩 시민들이 결정하겠다'는 의지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홍콩 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더 많이 연결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아시아의 친구로서,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가 서로의 영감이 된다면 긴 여정도 지치지 않고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친미나 반중, 폭력 집회와 같은 이미지만으로 설명하기엔 너무도 부족한, 홍콩의 오늘에 대한 이야기를 앞으로의 연재를 통해 전하려 한다.
▲ 민간인권전선 활동가들과 함께 Five Demands, Not One Less!를 외치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01381&PAGE... target="_blank" rel="nofollow">오마이뉴스에서 보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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