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동남아시아: 해상 표류 중인 난민 수천 명, 즉시 구조 나서야

지역

동남아시아: 해상 표류 중인 난민 수천 명, 즉시 구조 나서야

익명 (미확인) | 금, 2015/05/15- 09:04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보트에 표류하고 있는 수천여 명이 죽음의 위기와 절박한 상황 속에 방치되지 않도록 긴급 수색구조 작전에 나서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이주민과 난민들로 추정되는 수백여 명을 실은 배가 현재 태국 연안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어린이를 포함해 약 350명을 가득 태운 보트 한 척이 현재 태국과 말레이시아 연안에 표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미얀마 또는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바다 위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으며, 최소 2개월 이상 지났을 것으로 보인다. 선원들은 수일 전에 배를 버리고 떠났으며, 배에 탄 사람들은 식량과 물이 없는 채로, 시급히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현재 태국 해군이 보트를 수색 중에 있다.

케이트 슛체(Kate Schuetze) 국제앰네스티 아시아태평양 조사관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즉시 이처럼 충격적인 인도주의적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즉시 행동해야 한다. 해당 지역의 국가들이 조난자 구조를 위해 공동 수색구조 작전을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수천 명에 대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지금 당장 수백 명이 물이나 식량 없이, 현재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채 죽음을 코앞에 둔 위험한 상태로 표류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13일 오전에는 말레이시아 북부 페낭 섬 연안에서 500여명을 실은 배 한 척이 발견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배를 돌려보내고 난민들을 강제 추방하는 등의 강경책을 사용해 불법 입국자들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슛체 조사관은 “말레이시아 정부는 13일 해안에 도착한 수백 명을 처벌할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가장 절실히 필요한 의료적 지원을 제공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이들을 바다로 돌려보내거나, 인권 또는 생명을 위협받는 장소로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돌려보내겠다는 정부의 발언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다. 또한 만약 정부가 경고한 대로 조치할 경우, 말레이시아의 국제법적 의무를 위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 일간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서 배를 타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도착한 난민의 수가 부쩍 증가했다. 11일에는 미얀마의 로힝야족으로 추정되는 400여명을 태운 보트 최소 한 척 이상이 인도네시아 아체 연안에서 발견되어, 식량과 연료를 전달받은 후 인도네시아 해군에게 예인되었다.

태국이 불법 입국을 단속하면서 밀수업자와 밀입국 브로커들이 새로운 경로를 물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제이주기구(IOM)는 태국 근해에 여전히 8,000명 가량이 배를 타고 표류 중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미얀마를 떠난 수천 명은 주로 미얀마에서 차별과 폭력을 피해 온 이슬람계의 로힝야족과 같은 취약한 이주민, 난민들과 인신매매의 피해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고향에서의 견딜 수 없는 상황을 벗어나고자 목숨을 걸고 위험한 바다로 나올 만큼 절박한 사람들이다.

슛체 조사관은 “위험에 처한 수천 명의 생명이 가장 우선되어야 하지만, 이러한 위기상황의 근본적인 원인 역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수천여 명에 이르는 로힝야족 사람들이 미얀마에 남아있기보다 위험한 밀항을 택했다는 사실은 현지의 상황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전문 보기

South East Asia: Immediately step up efforts to rescue thousands at grave risk at sea

South East Asian governments must step up urgent search and rescue efforts to ensure that thousands of people stranded in boats are not left in dire circumstances and at risk of death, Amnesty International said, as another boat carrying hundreds of people thought to be migrants and asylum seekers in desperate conditions is currently awaiting rescue off the Thai coast.

Amnesty International has confirmed that a boat crammed with some 350 people, including children, is currently drifting off the coast of Thailand and Malaysia. The hundreds of people, believed to be from Myanmar or Bangladesh, have been at sea for “many days”, possibly more than two months. Their crew abandoned them several days ago. The passengers are without food and water and are in urgent need of medical care. Thai Navy vessels are currently searching for the boat.

“Governments in South East Asia must act immediately to stop this unfolding humanitarian crisis. It is crucial that countries in the region launch coordinated search and rescue operations to save those at sea – anything less could be a death sentence for thousands of people,” said Kate Schuetze, Amnesty International Asia Pacific Researcher.

“It’s harrowing to think that hundreds of people are right now drifting in a boat perilously close to dying, without food or water, and without even knowing where they are.”

Earlier today, a boat carrying some 500 people was found off the coast of Penang island in northern Malaysia. Malaysian authorities this week said they would use punitive measures, including pushing back boats and deporting migrants and refugees, to send the “right message” to irregular arrivals.

“The Malaysian authorities have a duty to protect and not punish the hundreds of people who reached the country’s shores today. They must be given the medical care they desperately need, and in no circumstances be sent back to sea or transferred to a place where their rights or lives are put at risk,” said Kate Schuetze.

“Comments by the authorities that they will turn back those arriving on boats are an affront to human dignity. What’s more, if authorities follow through with these threats, they will be violating Malaysia’s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s.”

In the last few days, increasing numbers of people from Myanmar and Bangladesh have arrived by boat in Malaysia and Indonesia. At least one boat with some 400 people believed to be Rohingya was on Monday towed out to sea by the Indonesian Navy, off the coast of Aceh, after it was provided with food and fuel.

A crackdown on irregular arrivals in Thailand seems to have forced smugglers and traffickers to look for new routes. 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believes that 8,000 people may still be on boats close to Thailand.

The thousands of people who have fled Bangladesh and Myanmar include vulnerable migrants, refugees such as Muslim Rohingya fleeing discrimination and violence in Myanmar, and victims of human trafficking. Many are desperate enough to put their own lives at risk by braving dangerous journeys at sea in order to escape unbearable conditions at home.

“The thousands of lives at risk should be the immediate priority, but the root causes of this crisis must also be addressed. The fact that thousands of Rohingya prefer a dangerous boat journey they may not survive to staying in Myanmar speaks volumes about the conditions they face there,” said Kate Schuetze.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 AP Photo/Alexander F. Yuan

© AP Photo/Alexander F. Yuan

북한이 미국 시민권자 김동철씨에게 “간첩죄” 혐의로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한 것은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결정으로 보이며, 북한은 이에 대한 자세한 경위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가 29일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난 62세의 김씨에 대한 이번 판결은 북한에서 외국인이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가장 최근 사례다.

아놀드 팡(Arnold Fang)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국제적인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이와 같은 판결이 내려진 것은 재판 절차에 어떤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게 만든다. 북한의 사법제도는 정치적인 것으로 악명이 높고, 특히 외국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재판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은 어느 정도 공개했다”며 “이번 재판은 모든 사항이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북한은 김씨에게 적용된 죄목의 증거를 제시하고 재판 절차를 전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국제사회에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졌음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번 유죄 선고에 대한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은 모든 사항이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북한은 김씨에게 적용된 죄목의 증거를 제시하고 재판 절차를 전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국제사회에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졌음을 증명해야 한다.
– 아놀드 팡(Arnold Fang),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

북한 국영방송은 김씨가 민감한 군사정보가 담긴 USB 드라이브를 입수하려 하는 순간 김씨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유엔이 신규 제재안을 승인하고 북한이 수 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가운데 최근 수개월 사이 외국인 3명이 장기간의 징역형 또는 노역형에 처해졌다. 이들에 대한 판결 역시 오는 5월 6일에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북한로동당대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었다.

북한에서 구금된 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변호사나 가족을 접견할 수 없고,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백”할 것을 강요받으며 고문이나 부당대우를 당할 위험에 놓일 수 있다.

지난 2015년 12월 캐나다인 선교사 임현수씨는 “체제 전복” 혐의로 무기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3월 미국인 학생 프레데릭 오토 웜비어 역시 평양의 한 호텔에서 머무르는 동안 선전 간판을 훔치려 했던 점을 자백했음에도 불구하고 15년 노동교화형을 받았다.

영어전문 보기

North Korea: U.S. Citizen Hard Labour Sentence Shrouded in Secrecy

The government of North Korea must immediately disclose all details in the court case of U.S. citizen Kim Dong-chul, who was sentenced to 10 years’ hard labour for “spying,” in what appears to be yet another politically motivated decision, said Amnesty International today.

Kim, a 62-year-old who was born in South Korea, is the latest foreigner to be sentenced to hard labour.

“The timing of this sentence, amid increasing international tension, calls into question the motivation behind the proceedings. The judicial system is notoriously political, and foreign nationals in particular are very unlikely to receive a fair trial in the country, but few other details have been made public,” said Arnold Fang, East Asia Researcher of Amnesty International.

“This entire trial has been shrouded in secrecy, and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must present the evidence for these alleged crimes and make court proceedings fully transparent, so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can see whether a fair trial took place. Otherwise, questions about these convictions will continue.”

North Korean state media reports that Kim was arrested while trying to receive a USB drive containing sensitive military information.

Three foreigners have been handed long jail terms or hard labour in recent months, as fresh UN sanctions were authorised on the country and North Korea carried out several missile tests. They also come in the lead-up to the first Korean Worker’s Party Congress since 1980, on May 6, when international attention on North Korea is also likely to increase.

Foreigners typically have no access to lawyers or family while in detention, and may be under the risk of torture or other ill-treatment as they are forced to make public “confessions” in front of reporters.

Hyeon Soo Lim, a Canadian pastor, was sentenced to life in prison with hard labour for the alleged crime of “subversion” in December 2015. American student Frederick Otto Warmbier was also convicted of subversion, sentenced to 15 years’ hard labour in March, despite only admitting to theft of a propaganda banner while staying in a hotel in Pyongyang.


수, 2016/05/04- 16:31
121
0

2017년 5월 22일, 군부의 쿠테타 1주년을 맞아 이에 항의하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방콕에서 평화 행진을 벌였다.

태국에서 2014년 군사 쿠데타에 항의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활동가를 비롯해, 총 9명이 형사기소를 앞두고 있다. 태국 군사정부는 평화적 시위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이들 9명 이외에도, 지난 3년간 태국 군사정부와 그 정책에 평화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했다가 괴롭힘을 당하거나 수감된 사람들은 이미 수백 명에 이른다. 군사정부는 민주화시위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활동가 7명을 추가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태국 군사정부는 정부에 대한 비판 세력, 혹은 그렇게 간주되는 사람 수백 명을 지루한 형사소송절차에 묶어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수 개월 동안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진압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정부는 근 4년 동안 명분 없고 부조리한 규제를 국가안보라는 명목으로 부과해 왔다. 정부는 이러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제임스 고메즈(James Gomez) 국제앰네스티 동남아시아태평양 국장

태국 항소법원은 법학도이자 국제앰네스티 태국지부 이사인 아피찻 퐁사쿨(Apichart Pongsakul)에 대한 판결을 발표할 예정이다. 군부는 5명 이상의 “정치적인” 집회를 전면 금지하고 있는데, 아피찻은 이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최대 6월의 징역형, 벌금형 등을 선고받을 위험에 놓였다. 아피찻 퐁사쿨은 군부의 쿠데타 이후 다음 날인 2014년 5월 23일, 방콕 중심부에서 “나는 야만적인 권력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문구를 들고 서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사회활동가 8명 역시 이와 같은 금지 조치에 따라 기소될 것인지에 대해 방콕 경찰의 통보를 기다릴 예정이다. 이들 8명은 1월 18일부터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시민적 권리를 지지하며 방콕에서 시작된 평화 행진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다.

제임스 고메즈 국장은 “아피찻 퐁사쿨은 군부에 맞서는 평화적인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그와 함께 평화적 시위를 이유로 기소된 다른 활동가들 역시 아무 잘못이 없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형사소송 절차는 모두 즉시 취소하고, 이들의 유죄 판결 기록을 제거해야 한다. 아피찻이 법정에 나타나는 날, 다른 활동가 8명은 같은 법으로 기소되는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매우 비극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태국 군사정부는 2014년 5월 집권한 이후 “정치적인” 평화적 집회를 불법화하고, 모호한 표현으로 규정된 법을 이용해 평화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과 언론, 학자, 학생들을 표적으로 삼아 탄압했다.

1월 30일, 정부는 활동가 8명과 아피찻을 선동 및 불법 집회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형법에 따르면 선동 혐의로 유죄가 선고될 경우 최대 7년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이들은 군사정부가 총선 일정을 2019년 2월로 연기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제임스 고메즈 국장은 “태국 군사정부는 집권 이후로 인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인 비판을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거듭해 왔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는 데는 완전히 실패했다. 국제사회는 태국 정부를 압박해, 이처럼 오랜 인권침해를 끝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 2018/02/08- 15:21
120
0

226785_Death_Penalty_-_Illustration_Images_cropped

  • 세계적으로 사형집행 급격히 증가, 국제앰네스티가 기록한 이래 25년만에 최대치
  •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3국이 총 사형집행 건수 중 약 90%를 차지
  • 2015년 4개국이 사형폐지국 대열에 합류하며 처음으로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폐지국이 과반을 차지

2015년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사형집행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며 25년만에 가장 많은 사형수가 처형되었다. 국제앰네스티가 세계 사형제도 현황 보고서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급증의 원인은 주로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가 일조했다.

2015년 처형된 사형수는 최소 1,634명으로, 작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으며 국제앰네스티가 1989년부터 기록한 이래 가장 많은 수이다. 이 통계는 중국의 사형집행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사형 관련 통계를 기밀로 취급하는 중국에서는 수천 명 이상이 처형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살릴 셰티(Salil Shetty)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지난해 사형집행 증가 추세는 매우 충격적이다. 세계적으로 지난 25년간 이렇게 많은 사형수가 처형된 것은 처음이다. 2015년에도 정부는 사형제도가 사람들을 안전하게 할 것이라는 잘못된 전제로 가차없이 생명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사형을 집행했으며, 매우 불공정한 재판으로 처형된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살육은 중단돼야만 한다”며 “다행히도 사형존치국은 작으며, 점차 고립된 소수집단이 되고있다. 다수의 국가들이 사형에 등을 돌렸고 2015년 한 해에만 4개국이 이처럼 야만적인 처벌을 법적으로 완전히 폐지하는 데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의 일조로 사형집행 급증

세계적으로 사형집행이 증가하는 데 주로 일조한 3개 국가가 있는데, 이는 2015년 총 사형집행 건수(중국 제외)의 89%를 차지한다.

파키스탄은 2014년 12월 민간인에 대한 사형집행 유예를 해제한 이후 사형집행을 계속해서 남발하고 있다. 2015년에 320명 이상이 교수대로 보내졌는데, 이는 국제앰네스티가 파키스탄을 기록한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이란은 지난해 최소 743명을 처형한 데 이어 2015년 최소 977명의 사형을 집행했으며, 압도적인 대부분의 경우는 마약 관련 범죄로 사형이 선고됐다. 이란은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청소년 범죄자 사형집행국 중 하나이기도 한데,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이 나라는 2015년, 유죄를 선고받을 당시 18세 이하였던 4명에게도 사형을 집행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작년에 2014년 수치 대비 76% 증가한 최소 158명을 처형했다. 대부분 참수형을 당했지만, 사형수를 총살하거나 시신을 공공장소에 전시하기도 했다.

이집트소말리아 등의 국가에서도 사형집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사형을 집행한 국가의 수도 2014년 22개국에서 2015년 25개국으로 증가했다. 2014년 단 한 건의 사형집행도 하지 않았으나 2015년 재개한 국가는 최소 6개국으로, 이 중 차드의 경우는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했다.

2015년에 사형을 가장 많이 집행한 5개 국가는 중국,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순이었다.

중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수의 국가에서는 여전히 마약 밀매, 부정부패, “간통”, “신성모독” 등 국제법상 사형을 제한하고 있는 기준인 “매우 중대한” 범죄에 부합하지도 않는 범죄로 사형집행을 계속했다.

극과 극이 공존한 2015년

이러한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2015년 세계는 사형폐지의 길로 계속해서 나아갔다. 지난해 이룩한 성과를 통해 희망을 얻었고, 이제 사형을 고수하는 국가는 고립된 소수가 되었음을 보여줬다.

2015년 피지, 마다가스카르, 콩고, 수리남 4개국이 법적으로 사형을 완전히 폐지했다. 몽골에서도 사형을 폐지한 신규 형법안이 통과돼 2016년 말에 발효될 예정이다.

이로써 법적 사형폐지국은 102개국으로, 처음으로 세계의 과반을 차지하게 되었다. 현재 세계 140개국이 법적 또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이다.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2015년은 극과 극이 공존하는 한 해였다. 매우 우려되는 추세가 나타나기도 했던 반면 희망적인 진전을 이룩하기도 했다. 4개 국가가 추가로 완전히 사형을 폐지하며, 이처럼 참혹한 형벌을 철폐한 국가가 세계의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며 “단기적인 퇴보가 나타나긴 했지만 장기적인 추세는 여전히 명백하다. 세계는 사형제도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사형집행을 계속하는 국가들은 역사의 잘못된 쪽에 있음을 인정하고, 극도로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형벌인 사형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ecutions_1985_2015_embargo 6 April_ko

지역별 현황

미주 지역

미주 지역에서는 사형 집행 중단을 향한 진전을 이어갔다. 7년 연속으로 미국이 사형을 집행한 유일한 국가이다. 미국은 28건을 집행했는데, 이는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52건의 사형 선고는 197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이다. 펜실베니아주는 사형집행 유예를 선포했고, 총 18개주가 사형을 완전 폐지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미국을 제외하고 미주 지역에서 유일하게 사형을 선고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2015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형집행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파키스탄이 주된 원인인데, 국제앰네스티의 조사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이 지역의 총 사형집행 건수 중 약 90%를 차지했다.(중국 제외) 방글라데시, 인도, 인도네시아는 사형집행을 재개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한 해 동안 마약 관련 범죄로만 14명이 처형됐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형을 집행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중국에서 2015년 수천여 명이 처형되고, 수천여 명에게 사형이 선고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수 년간 중국의 사형집행 건수가 감소한 조짐이 나타기는 했지만, 사형 관련 정보가 기밀로 유지되고 있어 이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유럽, 중앙아시아 지역

벨라루스는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사형을 적용한 국가였다. 2015년 사형을 집행하지는 않았지만, 최소 2건 이상의 사형을 선고했다.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

2015년 이 지역에서 사형제도 사용이 급증한 것은 이미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이유가 된다. 오만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이 지역의 모든 국가가 사형을 선고했고, 8개국이 사형을 집행했다. 2014년 기록보다 26% 증가한 1,196명 이상이 처형됐는데, 주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사형 집행 급증이 증가 원인이었다. 이 지역에서 기록된 총 사형집행 건수 중 82%가 이란에서 이루어졌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긍정적, 부정적인 양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마다가스카르와 콩고가 사형을 완전히 폐지했고, 사형을 선고한 숫자는 주로 나이지리아에서 급감한 덕분에 2014년 909건에서 2015년 443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사형집행 건수 역시 2014년 46건에서 43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차드의 경우 8월, 무장단체 보코하람 소속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10명을 총살하면서 12년만에 처음으로 사형집행을 재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범죄의 성질이나 정황, 개인의 유죄 여부 또는 기타 성격, 사형집행 방식에 관계없이 모든 경우에 대해 사형을 반대한다. 사형이 다른 형벌에 비해 더 효과적으로 범죄를 억지한다는 증거는 없다.


영어전문 보기

Death penalty 2016: Alarming surge in recorded executions sees highest toll in more than 25 years

  • Dramatic surge in executions globally– highest number recorded by Amnesty International in more than 25 years
  • Three countries – Iran, Pakistan and Saudi Arabia – responsible for almost 90% of all recorded executions
  • For the first time ever, the majority of the world’s countries were abolitionist for all crimes after four more countries abolished the death penalty in 2015

A dramatic global rise in the number of executions recorded in 2015 saw more people put to death than at any point in the last quarter-century. The surge was largely fuelled by Iran, Pakistan and Saudi Arabia, Amnesty International found in its review of the global use of the death penalty.

At least 1,634 people were executed in 2015, a rise of more than 50% on the year before and the highest number Amnesty International has recorded since 1989. This total does not include China where thousands more were likely executed, but where death penalty data is treated as a state secret.

“The rise in executions last year is profoundly disturbing. Not for the last 25 years have so many people been put to death by states around the world. In 2015 governments continued relentlessly to deprive people of their lives on the false premise that the death penalty would make us safer,” said Salil Shetty, Amnesty International’s Secretary General.

“Iran, Pakistan and Saudi Arabia have all put people to death at unprecedented levels, often after grossly unfair trials. This slaughter must end.

“Thankfully, countries that execute belong to a small and increasingly isolated minority. The majority of states have turned their back on the death penalty, and in 2015 four more countries completely removed this barbaric punishment from the laws.”

Rise fuelled by Iran, Pakistan and Saudi Arabia

The global rise in executions was mainly fuelled by three countries, who together were responsible for 89% of all executions in 2015 (excluding China).

Pakistan continued the state-sanctioned killing spree it embarked on when it lifted a moratorium on civilian executions in December 2014. More than 320 people were sent to the gallows in 2015, the highest number Amnesty International has ever recorded for Pakistan.

Iran put at least 977 people to death in 2015, compared to at least 743 the year before – the vast majority for drug-related crimes. Iran is also one of the world’s last executioners of juvenile offenders, in flagrant breach of international law. The country put to death at least four people who were under 18 at the time of the crime for which they were convicted in 2015.

In Saudi Arabia, executions rose by 76% on 2014’s figures, as at least 158 people were put to death last year. Most were beheaded, but authorities also used firing squads and sometimes displayed executed bodies in public.

There were notable jumps in the number of executions recorded in some other countries as well, including Egypt and Somalia.

The number of countries executing rose, from 22 in 2014 to 25 in 2015. At least six countries who had not put anyone to death in 2014 did so in 2015, including Chad where executions were carried out for the first time in more than a decade.

The top five executioners in the world in 2015 were China, Iran, Pakistan, Saudi Arabia and the USA – in that order.

Several states, including China, Iran and Saudi Arabia, continued to sentence people to death for crimes – including drug trafficking, corruption, “adultery” and “blasphemy” – that do not meet the international legal standards of “most serious” to which the use of the death penalty must be restricted under international law.

Year of extremes

Despite the setbacks in 2015, the world continues its march towards abolition of the death penalty. Some developments last year offered hope and showed that countries that cling to the death penalty belong to an isolated minority.

Four countries completely abolished the death penalty from their laws in 2015 – Fiji, Madagascar, Republic of Congo and Suriname. Mongolia also passed a new criminal code abolishing the death penalty, which will take effect later in 2016.

For the first time ever, a majority of the world’s countries – 102 – have now fully abolished the death penalty. In total, 140 states across the globe are abolitionist in law or practice.

“2015 was a year of extremes. We saw some very disquieting developments but also developments that give cause for hope. Four countries completely abolished the death penalty, meaning the majority of the world has now banned this most horrendous of punishments,” said Salil Shetty.

“Whatever the short-term setbacks, the long-term trend is still clear: the world is moving away from the death penalty. Those countries that still execute need to realize that they are on the wrong side of history and abolish the ultimate cruel and inhuman form of punishment.”

REGIONAL SUMMARIES
Americas

The Americas region continued to make progress towards ending the use of the death penalty. For the seventh consecutive year, the USA was the only country to execute. The USA carried out 28 executions, the lowest number since 1991. The number of death sentences imposed (52) was the lowest number recorded since 1977. The US state of Pennsylvania imposed a moratorium on executions – all in all, 18 US states have fully abolished the death penalty.

Trinidad and Tobago was the only other country in the region apart from the USA to impose death sentences.

Asia-Pacific

There was a sharp increase in executions in Asia-Pacific in 2015, mainly due to Pakistan which accounted for almost 90% of all executions (excluding China) recorded by Amnesty International in the region. Bangladesh, India and Indonesia all resumed executions in 2015. In Indonesia, 14 people were put to death for drug-related offences during the year.

China remained the world’s top executioner, and Amnesty International believes that thousands of people were put to death and thousands of death sentences were imposed in 2015. There are signs that the number of executions in China has decreased in recent years, but the secrecy around the death penalty makes this impossible to confirm for certain.

Europe and Central Asia

Belarus was the only country in the region to use the death penalty. While the country did not execute anyone in 2015, at least two new death sentences were imposed.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Use of the death penalty spiked in 2015 in a region that is already an enormous cause for concern. All countries in the region – except Oman and Israel – imposed death sentences, while eight states executed people. At least 1,196 executions were carried out, an increase of 26% on the figures recorded for 2014, and mainly due to the rises in Iran and Saudi Arabia. Iran alone accounted for 82% of all executions recorded in the region.

Sub-Saharan Africa

There were both positive and negative developments in Sub-Saharan Africa. Madagascar and Republic of Congo both abolished the death penalty completely, and the number of death sentences imposed fell sharply from 909 in 2014 to 443 in 2015, mainly due to a reduction in Nigeria.

The number of executions recorded dropped slightly – from 46 to 43 – on the year before. Chad, however, resumed executions after more than twelve years when 10 suspected Boko Haram members were put to death by firing squad in August.

Amnesty International opposes the death penalty in all cases without exception, regardless of the nature or circumstances of the crime; guilt, innocence or other characteristics of the individual; or the method used by the state to carry out the execution. There is no evidence whatsoever that the death penalty is a more effective deterrent to crime than other forms of punishment.


수, 2016/04/06- 11:09
116
0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쿠데타 후 4년간 총선 4번 연기한 나라, 태국

[아시아생각] 2014년 쿠데타 이후 '자유 없는 국가'로 전락

 

 

김홍구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태국은 2014년 5월 쿠데타 이후 아직도 군사통치 하에 놓여있으며, 2017년 만들어진 새 헌법은 군사통치를 제도화하고 있다. 군사통치의 장기화와 정치개입의 제도화,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가혹한 탄압 등이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싱크탱크인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는 연차 보고서에서 쿠데타 후 태국 상황을 "자유 없는 국가"로 평가하고 있다.

 

태국의 전반적인 프리덤 스코어는 100점 만점 중 31점이다. 특히 정치적 권리에 대한 점수가 낮았고, 새 헌법이 친군부적이며 정당정치를 약화시킨다고 평가하고 있다. 선출되지 않는 국가평화유지위원회와 국가입법회의의 정당성 부재를 지적하고 있으며, 민간통치 로드맵의 지연도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치활동의 금지, 언론탄압, 부정부패, 연고주의를 비판한다. 

현재 가장 중요한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총선일정이다. 군정이 4년을 훌쩍 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총선시기에 대해서 설왕설래하고 있다. 쁘라윳 짠오차 (Prayut Chan-o-cha)총리는 2018년 11월에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2018년 1월 국가입법회의가 하원의원 선거법의 시행일을 90일 연기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올해 내 총선 실시가 다시 불투명해지고 2019년 2월 개최설이 유력했다.  

 

 

art_1533543646.jpg

▲ 지난 2014년 쿠데타로 태국에 군부통치가 들어선 이후 프라윳 총리를 대표로 한 군부가 장기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한 총선일정에 고심하고 있다.ⓒAP=연합

 

 

쿠데타 후 4년 넘도록 총선 일정 4차례 연기 

 

사실상 쿠데타 후 2015년 치르겠다고 약속한 총선은 공식적으로 4차례나 연기된 셈이다. 하지만 쁘라윳 총리는 얼마 전 또다시 내년 5월로 총선이 연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왕에게 제출한 상하원 선거법이 승인을 받고 발효되면 법적으로는 빠르면 내년 2월에 개최될 수 있지만 늦으면 5월까지도 늦추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근래 총선연기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 한 가지 발생했다. 국왕의 대관식 개최소식이다. 쁘라윳 총리는 총선에 앞서서 대관식이 열릴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표명함으로써 대관식이 총선일정의 주요한 변수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의 의미는 대관식이 열린 후에야 총선이 실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푸미폰 국왕이 2016년 10월 13일 사망한 후 한 달 반이 지난해 12월 1일 와치라롱껀이 즉위했으나 그해 말로 예정된 대관식은 아직까지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 대관식의 개최시기는 아마도 새로운 왕권이 충분히 강화되었다고 생각되는 시점일 것이다. 총선을 연기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의외의 변수는 푸미폰 전 국왕의 부인이며 현 국왕의 생모인 씨리낏왕비의 신변문제일 수 도 있다. 1932년생인 왕비는 2012년 후 심각한 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군부는 앞으로 총선에 쁘라윳 총리를 내세워 장기집권을 획책하려 한다. 비상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도 차기 총리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은 쁘라윳 총리이다. 현재 그가 어떤 방법으로 총리가 될 것인가만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 총리가 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원외 총리가 되는 것이다. 500명의 하원에서 정당 추천 총리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상하 양원에서 원외인사를 총리로 선출할 수 있는 데 250명의 상원의원(군부임명)과 하원의원 125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상하 양원의 과반수인 375표) 총리에 당선될 수 있다. 둘째는 처음부터 특정 정당의 총리 후보가 돼 하원에서 다른 정당의 지지를 받아 총리가 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총리 후보를 내는 정당은 최소한 25석의 하원 의석을 확보해야한다.  

총리 선출 방식만 남은 군부 장기집권 


총리선출과 관련된 현 추세는 군부가 초기에 선호했던 원외총리에서 정당추천총리로 기울어져 있다. 사실상 원외총리 임명은 심각한 정치적 후폭풍을 불러 올 우려가 있다. 1991년 찻차이 춘화완 문민정권에 대한 쿠데타가 발생하고 치러진 1992년 총선 후 쿠데타를 주도한 육군사령관 쑤찐다 크라쁘라윤이 원외 임명총리가 되자 이른바 5월 민주화운동이 발생하고 쑤찐다는 총리의 직에서 물러난 전례가 있다. 쁘라윳의 경우도 닮은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로 쁘라윳은 원외총리보다는 정당추천 후보로 출마하기 위한 유리한 정치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원외 총리 추대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렸다고 볼 수 는 없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쁘라윳 총리와 측근들은 수차례 여러 정당과 파벌 지도자들의 포섭에 나섰다. 그들이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지역구에 대해 재정지원을 하고, 정부 요직에 임명해서 우호세력을 확대시키고 있다.  

군부는 직접 신당인 팔랑 쁘라차랏 당(People's State Power Party) 창당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당은 이른바 쌈밋(Sam Mit, Three Friends)그룹을 통해서 타이락타이당(Thai Rak Thai Party)과 그 후신인 프어타이당 (Pheu Thai Party)의 거점인 동북부 지역의 국회의원과 탁씬을 지지하는 원외 외곽단체인 레드셔츠 반독재 민주주의 연합전선(UDD)회원을 빼내와 조직을 와해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쌈밋 그룹은 민주당 의원 빼돌리기에도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그룹은 과거 탁씬이 이끌던 타이락타이당의 주요 인사였던 현 경제 부총리 쏨킷 짜뚜씨피탁), 전직 장관 쏨싹 텝쑤틴과 쑤리야 쯩룽르엉낏이 주요 인물이다. 이들은 탁씬 정부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탁시노믹스(Thaksinomics)의 주요한 입안자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 뒤에서 진짜 실세로 군림하고 있는 인물은 2014년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의 맏형 격인 부총리 쁘라윗 웡쑤완(Prawit Wongsuwan)이다.  

뿐만 아니라 프어타이당과 함께 양대정당인 민주당을 견제하게 될 쑤텝 트억쑤반(Suthep Thaugsuban)이 지지하는 루엄팔랑쁘라차찻타이 당(Action Coalition for Thailand Party)도 창당되었다. 쑤텝은 민주당 정권에서 부총리를 지내기도 했으나 2013년 말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와 소위 민주개혁위원회(PDRC)를 만들어서 임명총리제를 주장하고 쿠데타를 지지한 극우세력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당은 민주당의 아성인 남부지역에서 민주당세를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쑤텝은 남부지방에서 가장 큰 규모의 쑤랏타니 도에 지역구를 갖고 있는 정치인이다.  

군사정권은 총선 후 프어타이당을 배제한 다당제 연립정부 구성을 이상적인 정치구도로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얼마 전 탁씬은 쌈밋그룹의 동북부 의원 빼돌리기에도 불구하고 총선에서 프어타이당이 220석 내지는 230석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탁씬 스스로 과반수에 못 미친다는 예상을 하고 있긴 하나 정치활동 규제가 해제되고 본격적인 총선국면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바뀔 수도 있다. 2006년 쿠데타 후 치러진 두 차례 총선에서 탁씬 계열 정당은 모두 예상을 뛰어 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프어타이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제1당이 된 상태에서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는 군부 신당인 팔랑 쁘라차랏 당과 쁘라윳 지지를 선언한 다수 군소정당간의 연정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  

프어타이당과 적대관계였던 민주당은 군사통치의 제도화(원외총리와 임명직 상원제도 등)에 반대하면서 점차 군정과 거리를 두고 있다. 민주당은 위에서 언급한 쑤텝의 루엄팔랑쁘라차찻타이 당의 도전을 받게 되었으며, 쌈밋 그룹의 의원 빼돌리기에도 시달리고 있다. 얼마전 민주당 사무총장은 프어타이당과의 연정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양당의 정치성향상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여러 정치상황을 고려하면 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다른 한편으로 민주당이 군정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탁씬을 축출한 2006년 쿠데타와 2014년 쿠데타를 지지한 전력으로 봐서 총선 후 실제로 군부세력이 연립정부 합류를 요청할 경우에 응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할 것이다. 

 

프레시안에서 보기>>

 

월, 2018/08/06- 09:17
116
0

국제난민 문제의 특징과 경향: 인도적 위기, 정치적 무관심

 

송영훈 l  강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아일란 쿠르디의 모습은 2015년 가을 국제사회의 난민위기에 대한 무관심에 경종을 울렸다.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통해 유러피언 드림을 이루고자 보트에 몸을 싣는 난민들과 말라카 해협을 지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새로운 피난처를 구하고자 하는 미얀마 로힝야족에 대한 소식들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지만 유럽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국경을 열지는 못했었다. 아일란의 죽음 이후 독일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난민 수용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그도 잠시 대부분의 국가들은 다시 국경통제를 강화하였다. 국제사회가 난민들의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피난처를 구하고자 하는 난민들의 드림은 쉽게 실현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급증하는 난민, 장기화되는 난민위기

 

국제사회의 난민위기를 설명할 때 우리는 흔히 난민(refugees)과 국내피난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s), 기타 다른 형태의 피난민들을 구분하지 않고 분쟁과 박해, 폭력과 인권유린 등으로 인해 고향과 고국을 떠난 사람들을 모두 난민이라고 한다. 그런데 엄밀히 구분하면 이들은 각각 다른 범주의 강제이주민(forced migrants)이며 그에 따라 그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도 달라진다. 우선 난민은 제네바협약의 규정에 따라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이며, 이들은 국제난민협약이 정한 기준에 따라 지원과 보호를 받는다. 국내피난민은 고향을 떠났지만 국내의 다른 곳에서 대안적 피난을 구하는 사람인데 이들에 대한 지원과 보호는 본국 정부의 의지와 능력에 달려 있으나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국제법과 피난국의 법규에 따라 난민인정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비호신청자(asylum seekers)도 있다.

 

1.jpg2.jpg

출처: UNHCR, Global Trends 2014

 

유엔난민기구(UNHCR)에 의하면 전 세계 강제이주민의 수는 2014년 말 기준 5,950만 명에 이른다. 이들 중 난민은 1,950만 명이며 이들 중 510만 명은 팔레스타인 난민이다. 또한 3,820만 명은 국내피난민이며 180만 명이 비호신청자이다. 이러한 규모를 개별 국가의 인구 규모와 비교하면 세계 24위에 해당한다. 2014년 한 해에만 1,390만 명의 강제이주민이 새롭게 발생했으며, 분쟁과 박해를 피해 집을 떠나 국내 혹은 국외에서 피난을 구하는 강제이주민들이 매일 42,500명에 이르며 이는 4년 전에 비하면 거의 4배에 해당하는 통계이다. 유엔난민기구 안토니오 구테레스 대표가 강조하듯이 난민발생의 규모나 그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부담이 전례 없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난민을 가장 많이 발생시킨 나라는 시리아(390만 명), 아프가니스탄(260만 명), 소말리아(111만 명)이다. 이들 세 나라 출신 난민의 수는 전 세계 난민의 53%에 해당하며 수단과 남수단 출신의 강제이주민까지 합하면 62%에 이른다. 콩고민주공화국, 미얀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이라크, 에리트리아 등도 난민 발생국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국가들에서는 모두 내전과 정부의 조직적 폭력 및 박해 등이 수년 동안 계속하여 발생하고 있다. 이 지역의 분쟁과 박해가 장기화됨으로써 난민을 포함한 강제이주민들이 고향으로 귀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난민들의 인도적 위기는 장기화되고 심각해지고 있다.

 

1980년 이후 난민 발생국 상위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던 국가들은 모두 50개이다. 이 중 앙골라, 수단, 콩고민주공화국, 부룬디, 소말리아 등을 포함한 12개 국가는 지난 35년 동안 최소 20회 이상 순위에 기록되었다. 최근까지 아프가니스탄이 항상 가장 많은 난민을 발생시킨 국가로 기록되었지만, 2012년부터 3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 대신 시리아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쟁과 분쟁이 이들 국가에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난민이 많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종전이 되고 국내불안정이 완화되어도 안전에 대해 위협을 느끼는 난민들이 본국으로 귀환을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는 나라는 터키(160만 명), 파키스탄(150만 명), 레바논(115만 명), 이란(98만 명) 순으로 대부분 시리아 난민의 유입의 영향이 컸다. 에티오피아 다음으로 요르단(65만 명)도 6위를 기록하였다. 상위 세 나라는 전체 난민의 30%를, 상위 10개 국가는 모두 전체 난민의 57%를 수용하고 있다. 그리고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들은 모두 시리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시리아 난민의 95%가 이들 국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냉전 이후 난민들의 국제적 이동이 상당히 제한되고 있으며 고국과 인접하고 있는 국가에서 멀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들의 대부분은 난민캠프에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면서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선진국들이 난민의 수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을 하고 난민을 일부 수용하면서 인도적 원칙을 준수하는 것처럼 주장하곤 한다. 그런데 전 세계 난민들의 86%는 개발도상국가에 머무르고 있으며, 저개발국가들은 전체 난민의 약 25%를 수용하고 있다. 구매력평가 기준 일인당 국내 총생산(GDP PPP per capita) 1달러 당 난민 수용 부담을 고려하면 상위 30개 국가 모두 개발도상국가가 차지하고 있다. 전체 인구대비 난민 수용 부담을 고려하면 레바논과 요르단이 압도적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어 시리아 위기로 인해 난민 수용 부담이 가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의 난민 수용 부담이 증대되고 있다고 해서 선진국들이 난민 수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유럽 국가들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난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은 냉전기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난민들을 자국으로 재정착시켰으며, 난민 발생국가의 전쟁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냉전 종식 후 난민의 정치적 가치가 감소하고, 1990년대 중반 유럽에서 난민위기가 발생하면서 이들은 다른 지역의 난민들을 유럽과 미국으로 정착시키기보다는 발생국 주변에 난민캠프를 설치하고 그 곳에 머무르도록 하는 전략을 선택하였다. 더욱이 유럽의 난민위기를 우선적으로 다루면서 아프리카를 비롯한 다른 지역의 난민위기 해결을 위한 재정지원도 축소하였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2000년대 이후 계속 심화되고 있다.

 

난민문제의 본질적 해결이 어려워지면서 결국 25,000명 이상의 난민들이 한 곳에서 최소 5년 이상 거주하는 장기화된 난민 상황(protracted refugee situations)이 확산되고 있다. 본국의 불안정 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국제사회의 지원이 감소하면서 이러한 상황에 처한 난민들은 스스로 생존을 모색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케냐의 다다브 난민캠프에 거주하는 소말리아 난민들은 스스로 캠프 안과 밖에서 경제활동을 해야만 한다. 캠프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은 소말리아에 가 본 적도 없고 소말리아 정치에 대한 관심도 적다. 그들은 케냐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런데 케냐 정부는 소말리아 내전이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말리아 난민들이 케냐 내에서 발생하는 테러를 감행하는 알샤바브 단체를 지원한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20년 이상씩 국경을 떠나 캠프에서 생활을 한 이들이 본국에서 경쟁력 있는 사회구성원으로 생활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 따라서 난민위기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근본적인 난민문제의 해결이 더욱 어렵게 된다.

 

난민위기: 안보와 주권, 그리고 정치의 문제

 

전쟁의 역사만큼이나 난민의 발생과 국제사회의 인도적 활동의 역사도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난민위기는 해결되기 어려운가? 1951년 난민지위에 관한 제네바협약 체결과 1967년 난민지위에 관한 의정서 채택 이후에도 국제사회의 난민위기 해결을 위한 법적 제도의 보완은 꾸준히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민은 계속하여 증가하고, 국내피난민의 수는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처한 인도적 위기는 난민들의 그것과 다름이 없지만 국제사회의 체계적 지원과 보호활동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난민과 관련된 문제들을 지나치게 법적, 인도적 차원의 문제로만 접근하는 시각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난민과 관련된 문제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난민’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요소에 대한 이해를 겸해야 한다. 즉 난민들을 법적인 보호의 대상으로만 이해하기보다 그들로 인해 파생되는 정치적 현상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난민과 난민위기가 개념적으로 가지는 정치적 속성은 난민지위 부여과정에서의 개인중심, 난민의 발생과 수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국제규범과 주권과의 갈등, 난민의 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안보위기 등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세 가지 속성으로 인해 난민문제의 인도적 위기를 정치적으로 안보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반복하여 나타난다.

 

첫째, 난민지위는 개인을 대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난민은 ‘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국적국의 보호를 받기 원하지 않는 ‘개인’을 의미한다. 따라서 난민지위의 인정은 집단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로 이뤄지는 것이다. 즉 시리아 국민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 난민지위를 신청한다고 해서 모두가 난민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국적’(nationality)이라는 해석 때문에 최근의 상황을 고려하여 시리아 국적을 가진 사람은 자동적으로 난민의 지위를 인정받아야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난민 정의의 원인에 포함된 국적은 오히려 민족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것으로, 시리아인들이 국가들 떠났어도 그들이 경제적 이주를 선택한 것인지, 박해를 피해서 떠나 온 것인지 수용국 정부가 따지게 된다. 물론 이에 대한 구분이 모호하고 어렵지만 난민지위가 개인별로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용국가에서는 쟁점이 되는 사안이다.

 

둘째, 난민지위의 인정은 수용국가 정부와 발생국가 정부의 주권 및 정통성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난민문제는 국가 간 관계의 영향을 받는다. 우선 정부는 자국 시민에 대한 일차적 보호책임이 있다. 따라서 난민지위의 인정은 발생국 정부가 시민보호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였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어서 두 나라 간 외교적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시리아 내전사태와 같이 국제적 긴급성이 인정되는 경우 주변 국가들이 시리아와의 외교적 고려에 앞서 난민을 잠정적으로 수용한다. 그런데 중국은 미얀마 정부와의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 중국 내 미얀마 난민의 근본적 문제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지만 미얀마 정부와의 관계가 개선되었을 때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미얀마 난민들의 일시적 체류를 허가한다. 또한 난민지위의 인정은 국제사회가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난민을 수용하는 국가의 정부는 국제적 기준에 맞는 절차에 의해 난민을 수용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으며 그러한 결정은 재정적 부담을 수반하기 때문에 개별 국가의 주권과 관련된 사항이 되는 것이다. 9월 22-23일 유엔난민 특별회의에서도 글로벌 쿼터제와 시리아 내 안전지대 설치 등 난상토론은 있어도 유엔과 국제사회가 유럽국가에게 난민수용을 강제하지 못한다.

 

셋째, 난민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결정은 국가마다 안보의 문제를 고려하기 때문에 달리 나타난다. 각국 정부는 대규모 난민의 유입을 국가안보의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한다. 현재 유럽 국가들도 중동으로부터 유입되는 난민 행렬 속에 이슬람국가(IS) 대원이 포함되어 있을 것을 우려한다. 또한 대규모 난민의 유입은 정주민들과의 제한된 자원과 일자리 확보를 위한 경쟁을 유발하기도 하며, 정부 재정의 급속한 악화로 이어져 국내적으로 정치적 불안정이 확산될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소규모의 난민의 유입에 대해서 국가들은 포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으나 하루에 15,000명이 넘는 난민이 계속 유입된다면 아무리 포용적인 독일 메르켈 정부라고 하더라도 국경에서 IS 대원의 적발을 위한 수사를 하는 등 난민문제를 안보 관점에서 다루게 된다.

 

난민의 문제가 안보와 주권의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있다고 하는 것은 이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책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국제사회의 난민문제에 대한 인식은 인간의 존엄성을 누구나 동등하게 가지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과 도덕적인 차원에서 난민들의 문제는 국제사회가 협력해서 해결해야할 일인 것이다. 그런데 난민의 이동이 안보와 주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는 특징이 국제정치 현실에서 지니는 함의는 인도적 위기의 해결은 정치적 의지가 수반되어야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독일 정부가 9월 초 유럽연합 내에서의 ‘망명쇼핑’을 방지하기 위해 최초 입국 국가에서 난민신청을 하도록 한 더블린 조약의 유예까지 선언하면서 시리안 난민 수용에 나섰지만, 그로부터 한 달 후 독일정부는 난민에 대한 현금지원 삭감, 난민신청 결격자 신속 귀국 조치 등 난민규제 강화를 추지하게 된 것도 이와 같은 난민위기의 속성을 반영한다. 정부의 인도적 원칙과 그에 따른 정책도 국내 정치적 반발이 거세진다면 국익과 안보의 차원에서 난민정책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정치적 의지 없이 인도적 위기의 해결도 없다!

 

난민의 대모라는 칭호와 더불어 탈냉전 후 난민보호활동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 전 유엔난민기구 대표 사다코 오가타는 “난민은 죄인이 아니다. 난민을 만든 정치와 국가, 정부의 책임이다”라고 하였다. 그녀는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소용돌이의 국제정치 속에서 방탄조끼만 입고 내전과 분쟁의 현장을 찾아 난민 구호에 앞장섰다. 그런 그녀가 10년의 재임기간의 교훈으로 난민에 대한 지원과 보호활동은 인도적 규범과 동인에 의해서 이뤄지지만 난민위기의 본질적 해결은 지도자들의 정치적 의지(political will) 없이 이룰 수 없는 꿈임을 강조하였다.

 

난민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의지는 두 가지 차원에서 필요하다. 첫째는 난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지원과 이들의 재정착에 대해 정치적 결단이 요구된다. 시리아 난민위기가 국제적 수준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유럽으로의 정착을 희망하는 피난민들이 최소한 난민지위 인정을 위한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개별 국가에 수용하는 것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동시에 시리아 난민캠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규모도 늘릴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난민발생을 야기하는 근본원인의 해소에 국제사회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그리고 IS까지 개입된 분쟁을 해결하지 않고서 시리아 난민위기의 근본적 해결은 불가하다. 최근 IS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 속에서 시리아 내전은 오히려 미국과 러시아의 역내 주도권 경쟁으로 더욱 국제화되고 정치적으로 복잡해지고 있다. 이 문제는 인도적 책무로만은 해결될 수 없는 지극히 정치적인 해결이 요구되는 것이다.

 

난민의 인간존엄성을 존중하고 이들의 인간안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인도적 노력이 확대되어야 한다. 그런데 국제사회의 현실은 문제해결을 위한 정치적 의지의 부재 속에 오히려 난민위기의 악화를 유발하고 있다. 아일란의 죽음이 국제사회의 인도적 책무를 자극하였듯이 이 기회가 각국 지도자들의 정치적 결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월, 2015/11/02- 18:04
11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