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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차기정부에 제안하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사회’를 위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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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차기정부에 제안하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사회’를 위한 정책

익명 (미확인) | 목, 2017/04/20- 17:16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차기정부에 제안하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사회를 위한 정책

 

법은 제도의 근본이 됩니다. 그렇다고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제정 20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성년을 맞은 법령의 재개정 연혁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의 고의적, 악의적 비공개 관행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속 빈 강정 같은 무의미한 회의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히 높습니다. 정보공개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은 어디에서 작동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법령의 미비점과 함께, 법을 운영하는 주체에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공정보의 공개는 행정의 투명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할 조치입니다. 정부신뢰도와 투명성을 판단하는 중요 척도이기도 합니다. 공공기관의 고의적, 악의적 비공개 관행을 청산하기 위하여, 결과 뿐 아니라 과정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시민의 알권리를 지키며, 책임 있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201759일 출범하는 차기 정부에 다음과 같은 정책의 수립과 실천을 제안합니다.

 

  

1. 공공정보의 고의적, 악의적 비공개 관행의 청산

 

정보공개는 공공기관 평가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의 목적을 올바르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스스로가 정보공개의 중요성과 가치를 깨닫게 해야 합니다. 그 첫 걸음은 공공기관 평가에 있어 정보공개를 우선순위로 하는 것입니다. 정보공개청구의 대상이 되는 모든 공공기관 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정보공개가 배치되어야 합니다. 단순 정보공개 비율을 넘어 정보공개 확대 계획, 정보공개심의회 운영, 정보공개 처리기한 준수 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부존재 결정 사례, 정보공개 우수사례, 행정정보공표의 내실화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하여야 합니다.

 

정보공개 전담부서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정보공개는 선도적으로, 적극적으로 시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대국민 서비스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입니다. 하지만 정보공개의 중요성과 전문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습니다. 각급 공공기관 내 정보공개 전담 부서의 부재가 이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정보공개를 성가신 민원으로 취급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공공기관은 정보공개 전문 인력을 양성, 배치하여야 하며 정보공개 전담 부서를 설치, 운영하여야 합니다.

 

정보공개 교육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정보공개 인식과 문화의 근본적 변화는 지속적 교육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공공기관 구성원에 대한 정보공개 교육을 의무화하여야 합니다. 정보공개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교육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교육을 정례화하고 교육 실적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를 실시하여야 합니다. 나아가, 정보공개 교육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정보공개제도가 활성화된 국가들은 정보공개 교육을 공교육 과정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보공개 교육도 초중등 교육과정 속에서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악의적, 고의적 비공개는 처벌받아야 합니다.

기록관리와 정보공개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공공기록물은 모든 시민의 자산이며, 기록관리의 부실은 시민의 알권리 침해와 직결됩니다. 때문에 공공기록물관리법에서는 기록을 무단 은닉, 파기, 유출하는 등의 위법행위에 대해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알 권리의 구체적인 이행인 정보공개법에 있어서는 공공기관의 위법행위에 대한 규정 및 처벌조항이 없는 실정입니다. 책무 없는 제도 속에서 악의적 비공개 관행은 용인되며, 이는 개별 시민의 피해를 넘어 사회 전반의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올해 초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2016년 한국의 국가청렴도는 사상 최저인 52위로 추락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부패청산과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공공기관이 정보를 위변조하거나 허위 내용을 공개할 경우, 또한 정보를 은닉할 목적으로 비공개할 경우 금고 또는 무거운 벌금의 처벌을 받도록 제도화 하여 정보공개의 실효성을 보장하고, 기관의 설명책임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정보목록은 공개되어야 합니다.

현행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제8조 제1항의 단서조항을 통해 정보목록이라도 법이 정한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할 경우, 비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목록의 비공개는 공공기관이 어떠한 정보를 생산하는지 알고자 하는 시민의 알권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조치입니다. 시민들의 최소한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생산한 정보들은 그 내용이 비공개라 할지라도 문서명 수준의 정보목록은 공개되어야 합니다. 청와대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청와대부터 정보목록을 공개하여야 합니다.

 

정보공개 영역이 넓어져야 합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2004년 전부 개정을 통해 법률의 적용 범위를 크게 넓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법의 적용 범위는 공공기관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민간 영역은 정보공개의 범주 밖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전, 화학물질, 노동환경 등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정보들이 민간의 것이라는 이유로 정보공개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민간의 정보라 할지라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과 관련된 것이라면 공개되고 공유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메르스 사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을 통해 뼈아픈 교훈을 얻었습니다. 정부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정보의 공개와 공유를 막아선다면 그것은 정부가 아닙니다. 정부가 선도적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정보공개의 영역을 확장하여야 합니다.

  


2. 회의공개법의 제정

 

현행 법령으로는 내실 있는 회의 공개가 불가능합니다.

정보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 대한 전면적 공개는 현행 법령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17조는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요 회의의 회의록과 속기록 또는 녹음기록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차관급 이상, 지자체장, 교육감 등이 참여하는 일부 회의에만 적용될 뿐입니다. 오히려 회의록에 회의의 명칭, 개최기관, 일시 및 장소, 참석자 및 배석자 명단, 진행 순서, 상정 안건, 발언 요지, 결정 사항 및 표결 내용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도록 한 시행령은 과정 없이 결과만을 보여주는 회의록에 적법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회의록의 작성 대상을 확대하고 실질적인 논의내용을 알 수 있도록 작성기준을 강화하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시민의 참여로 완성됩니다.

미국의 정보공개제도는 공공문서의 공개를 규정하는 정보공개법(5U.S.C §552)’과 회의 공개를 규정하는 회의공개법(5U.S.C §552b)’이라는 양 날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고도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과정 없는 결과는 부질없습니다. 시민에게는 공공기관의 정보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정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알권리가 있습니다. 의사결정과정이 비공개 사유로 남발되는 시대는 끝나야 합니다. 의사결정과정은 비공개 대상이 아니라 더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대상입니다. 민주주의는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시민의 참여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시민의 알권리를 지켜줄 또 하나의 날개, 회의공개법의 제정이 필요합니다.

  


3. 정보공개 책임기구의 상설화, 독립화

 

정보공개위원회를 상설기구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보에 대한 자유롭고 제한 없는 접근, 공유, 활용을 포함하는 시민의 알권리는 21세기 민주사회를 사는 시민의 기본권입니다. 공공기관에게도 정보공개는 필수불가결한 업무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보공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책임질 수 있는 중앙행정조직이 부재합니다. 현재 법령은 정보공개위원회를 행정자치부장관 소속으로 두고 정보공개에 관한 정책 수립 및 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 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정보공개의 가치와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상설 조직이 필요합니다. 공공정보의 공개, 공유, 활용이라는 21세기 시민사회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서 정보공개위원회는 독립적 상설 기구로 다시 세워져야 합니다.

 

정보공개위원회에 정보공개심판 기능을 두어야 합니다.

행정심판은 정보비공개 처분의 위법성, 부당성에 대한 판단을 구할 수 있는 불복절차의 하나입니다. 시민의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당한 정보비공개에 맞서 취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하지만 현재 행정심판위원회는 행정기관 또는 자치단체 소속으로, 공정한 불복절차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부당한 정보비공개에 낙담한 시민들은 행정심판위원회의 불합리한 판단에 다시 한 번 좌절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정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정보공개에 대한 전문성과 관할 행정기관으로부터의 독립성을 갖춘 정보공개위원회에 정보공개심판기능을 부여하여야 합니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정보공개센터에서는 대통령 후보들에게 '투명하고 책임있는 사회'를 위한 정책을 위와 같이 제안하며, 연락창구가 없는 후보를 제외한 10명(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이재오, 김선동, 남재준, 윤홍식, 김민찬)의 후보측에 전달하였습니다.


19대 대선 정보공개 정책제안_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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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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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정보공개센터 10주년 후원의 밤을 맞이하여 제작한 10주년 축하 영상과 10주년 기념 활동 영상을 공유합니다.


아낌 없는 축하의 메시지 전해주신 정치하는엄마들, 대학교육연구소, 손은숙 활동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여성가족부 진선미 장관,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문준영, 심인보 기자, 대구참여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altlab, 박원순 서울시장, 그 외 10년 동안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 특히 영상 제작에 힘써주신 이도훈 운영위원님의 노고 절대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정보공개센터 10주년 축하 영상






정보공개센터 10주년 활동 소개 영상

수, 2019/03/0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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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옥시만의 문제이고, 가습기살균제만의 문제이겠나. 2009년에는 발암물질이 들어간 석면베이비파우더 파동이 있었고, 2012년에는 구미의 불산 누출 사고가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삼성전자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집단실명위기를 초래한 메탄올 중독 사건이 발생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들에서, 일하는 사업장에서, 거주하는 집 주변에서 우리는 숱하게 화학물질로 인해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다. 가습기 살균제 한건만 두고 보더라도 추정 피해자가 최소 29만 명에서 227만 명이라고 하니 위험에 관대하고 안전에 느슨한 한국사회에서 건강하게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저 운이 좋아 살고 있는 셈이다. 


왜 이렇게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들이 반복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는 위험을 관리하지 않고, 관리가 되질 않으니 사람들이 위험 정보에 대해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화학물질은 대략 4만3천종이고, 그 중 유해정보가 확인된 것은 15%에 불과하다고 한다. 위험정보에 대한 관리가 거의 되지 않는 셈이다. 관리가 부재한 현실에서 위험 상황에 대한 통제가 될 리 만무하다. 유럽에서는 사용 자체를 금지하고 있는 화학물질들이 한국에서는 여러 제품들 속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나마 있는 안전관리체계 또한 형식에 그치고 기업의 편에 서 있다. 많은 사람들을 공포에 빠지게 했던 메르스 사태 당시, 질병을 관리해 국민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질병관리본부는 대기업 삼성의 삼성서울병원에 역학조사를 맡기고 삼성병원을 비롯한 민간병원의 영업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정보를 은폐했었다. 결국 삼성병원은 메르스 전염 확산의 요체로 드러났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안전관리시스템 부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던 세월호 사건 이후, 유가족들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위험 정보에 대한 알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메르스 때도 마찬가지다. 그 당시 ‘정보공개’는 메르스의 연관검색어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감염경로에 대해 관심이 높았고, 정보은폐에 문제제기가 많았다. 화학물질사고에서 역시 알권리와 정보공개는 주요한 이슈다. 지역사회와 시민단체들은 수년 째 화학물질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알권리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기업의 영업비밀을 이유로, 부동산가격 하락을 이유로 번번이 외면당했다. 가습기살균제의 경우에는 아예 관리가 되지 않아, 공개를 요구할 정보조차 없는 수준이다. 


생명에 대한 위협은 이제 더 이상 재난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길을 걷다가도, 배를 타다가도, 살균제나 탈취제를 사용하다가도,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도 우리는 이유도 모른 채 죽을 수 있게 되어버렸다. 관리되지 않는 위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최소한 무엇이 위험한 것인가 정도는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에 대한 정보공개는 삶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당연한 요구이며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다.


사진 출처 : 노컷뉴스

 


기침이 심한 아이에게 살균제로 청소한 가습기를 더 많이 틀어줬다는 옥시 가습기 피해자 부모의 이야기를 보며 모두가 마음 아파했다. 가습기 살균제 안에 생명에 치명적인 화학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느 부모도 자식을 향해 죽음의 가습기를 틀지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 또 누군가는 평생을 아프게 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알권리는 표현의 자유 안에서만 해석되었다. 하지만 이제 알권리는 생존에 대한 문제가 되었다. 그 부모가 제 자식을 향해 죽음의 가습기를 틀었던 이유는 위험한 줄 몰랐기 때문이다. 아무도 위험하다고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명에 치명적인 손상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기업과 정부와 학자들이 이윤을 위해 입을 다물어버렸기 때문이다. 알권리는 살권리다. 알권리는 공개의 의무와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 의무는 국민들을 지켜야 할 정부에게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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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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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록에서 당장 손 떼!

투명사회를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김유승


그들이게 기록을 맡길 수 없다.

대통령기록이 위기에 처했다. 2007년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제정 이래로 단 한순간도 평안할 날이 없었던 대통령기록이, 대통령 탄핵과 파면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 앞에서 또 다시 길을 잃었다. 정상적 상황이라면 2017년 한 해는 대통령기록의 정리와 이관준비로 분주했을 터이다. 하지만, 천만 촛불의 뜨거운 함성과 헌법재판소의 준엄한 명령으로 파산선고를 받은 박근혜와 그에 부역한 이들은 그 권리를 잃었다. 청와대에 남겨진 기록은 우리의 헌정사다. 박근혜정부의 불법행위를 밝혀줄 증거다. 우리의 역사를 그들에게 맡길 수 없다. 범죄의 증거를 범죄 당사자들과 함께 한 이들에게, 그들이 임명한 이들에게 맡길 수 없다.


아무 것도 손대지 말라.

3월 13일자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총리실은 대통령기록 문제와 관련하여 검토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하면서 이 책임을 국가기록원으로 떠넘기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이 막중한 책임을 다할 수 있을까?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지난 시간들을 되돌려보게 된다. 그 시간동안 국가기록원이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불편부당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라도 한 게 있으면 대답해주었으면 한다. 그런 국가기록원이 이번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통령기록의 무단 유출, 폐기를 경고하는 공문을 청와대에 발송하는가 하면, 대통령권한대행이 대통령기록을 정리하고, 심지어 지정기록을 정할 권한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임기 50여 일을 남기고 있는 대통령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주에 대한 논쟁이 분분한 가운데, 이러한 유권해석을 할 권리를 어디로부터 부여받았는지, 그 목소리의 힘은 어디서부터 되찾게 되었는지 묻고 싶다. 이뿐이 아니다. 국가기록원이 대통령기록 중 지정기록을 정할 권한이 있다고 한 황교안은 어떤 인물인가? 박근혜정부의 법무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자다. 박근혜의 헌법 유린 행위로부터 한발짝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다. 현재 청와대에 근무하는 이들은 말할 나위없다. 아무 것도 손대지 마라. 지정기록을 방패삼아 숨기려 하지 마라. 그대들에게는 그러한 권한이 없다.


기록을 동결하라

국가기록원이 당장 취해야 할 조치는 단 하나다. 청와대의 모든 기록을 동결하여야 한다. 기록에 대한 동결조치는 새삼스러운 제도가 아니다. 이미 호주와 미국 등에서 사회적 주목을 받는 논쟁적 사건과 관련된 기록에 적용하고 있는 제도다. 동결조치를 통해 박근혜 정부에 부역한 자들이, 권한없는 자들이 더 이상 기록에 손대지 못하도록 명령해야 한다. 대통령권한대행과 그 보좌기관, 자문기관, 경호기관 모두가 이에 해당된다. 동결조치는 접수된 기록뿐만 아니라, 접수되지 않은 모든 기록에 적용되어야 한다. 법령은 기록물을 “공공기관이 업무와 관련하여 생산하거나 접수한” 기록정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하여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자료는 아예 시스템에 등록하지 았았다"고 밝힌 언론보도는 충격적이다.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대한 범죄 행위다. 한 조작의 기록도 놓쳐서는 안 된다. 한 조각 한 조각의 기록은 진실로 다가가는 징검다리가 되기 때문이다. 등록되지 않은 기록이라도 낱낱이 찾아내 동결시켜야 한다. 혹여라도 무단 폐기나 은폐의 흔적이 발견된다면 끝까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기록의 주인이다.

기록은 증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우리의 대통령기록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증거가 되고 대한민국 역사의 일부가 된다. 국가의 주인인 우리에게는 민주주의 증거이자 역사인 대통령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와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기록의 주인이다. 하지만, 오늘의 대통령기록은 두터운 권력의 장막 뒤에 숨어 있다. 그나마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대통령기록의 생산현황일 뿐, 무슨 기록이 생산되고 있는지 목록에조차 접근할 수가 없다. 심지어 대통령기록관리전문위원회의 위원명단도 꽁꽁 숨겨져 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작동한다는 그들만의 선의를 더 이상 믿기 어렵다. 지난 가을, 그리고 겨울과 봄을 지나며, 뜨거운 민주주의의 함성으로 우리는 확인했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우리에게 있고, 모든 권력이 우리로부터 시작됨을 말이다. 대통령기록의 미래도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있다. 대통령기록에 대한 시민의 알권리를 찾고, 기록의 가치를 지키는 모든 일에  우리의 관심과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우리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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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3/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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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의 명단 공개, 왜 항의 받았을까

[지방정부 이렇게 바꾸자①] 무상교복 반대 시의원 공개했다 논란... 무기명 투표 뒤에 숨은 지방의회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

민선 제7기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통령선거에 이은 정치세력교체의 중요한 계기로 볼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지방선거인만큼 지역주민들의 삶, 지방행정과 지방의회의 질을 개선하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와 함께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정책과제들을 연속해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지방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칭찬보다는 욕먹는 일이 많다는 것은 국회나 지방의회나 똑같지만, 둘 사이에 확연히 다른 것이 하나 있습니다. 본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 반대표를 던진 의원이 누군지 국회에서는 알 수 있지만, 지방의회에서는 알 수 없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방의회와 국회의 결정적 차이

▲ 국회 본회의 표결 현황 국회 홈페이지에서는 본회의에서 표결된 모든 안건에 대해 찬반 의원 명단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국회 홈페이지 '본회의 표결정보'에 올라와 있는 2018년 3월 30일에 표결처리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의원 명단 부분을 갈무리한 화면이다.

국회 홈페이지에는 '본회의 표결정보' 코너가 있습니다. 이곳에 들어가 보면,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된 법률안, 예산관련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 반대표를 던진 의원을 모두 알 수 있습니다(https://bit.ly/2Iav0Z8). 각 안건 회의록을 보아도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지방의회에 가면 그렇지 않습니다. 지역주민들이나 정당 간에 의견이 갈리는 조례안(지방의회에서 만드는 것은 법률이 아니라 조례)이나 예산안을 표결했는데 누가 찬성, 반대, 기권했는지 회의록에서도 홈페이지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원들이 무기명 투표를 해버리기 때문입니다.

무기명 투표 속에 숨어버린 시의원 누굴까

▲  2017년 11월 성남시청 앞에 걸려 있는 펼침막

이재명 성남시장의 정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잘 기억할 사례입니다. 2017년에 이 시장이 '고교 무상교복 지원' 예산이 들어간 추경예산안을 성남시의회에 제출했습니다. 그러자 성남시의회 예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무상교복 예산을 삭감한 추경예산안을 본회의에 넘겼습니다. 9월 22일에 본회의가 열리자 민주당 의원들이 무상교복 예산을 되살린 수정안을 제출하고 의원들이 투표를 합니다. 성남시의원 32명중 31명이 출석하여, 16명 반대, 14명 찬성, 1명 기권으로 부결되었습니다.

그러자 이 시장이 예결특위에서 반대의견을 냈던 8명의 명단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시민들이 이들에게 항의하게끔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그런데 그 중 당시 바른정당 소속 A의원은 자신은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지지 않고 기권했다며 항의합니다.

이 시장의 실수였습니다. 게다가 이 시장은 예결특위에서 반대한 8명의 이름을 거론하기는 했지만, 정작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16명의 이름은 거론하지 못했습니다. 무기명 투표를 했기 때문입니다.

더 역설적인 상황은 이것입니다. 이 시장과 같은 정당(민주당) 소속 의원이 무상교복 예산안에 반대 표결했습니다. 찬성표가 14명이니, 민주당 의원 1명은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인데, 그게 누군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무기명 투표 뒤에 숨어버린 그 사람은 누구일까요?

청소년 알바보호 조례안·무상급식 예산안도 무기명 투표

2017년 10월 25일, 대구광역시 수성구 의회는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의 권리 보호 조례 제정안을 폐기하였습니다. 본회의에서 18명이 무기명 투표했는데, 찬성 7표, 반대 11표로 부결되었습니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이 무기명 투표 뒤에 숨고 싶었을 것입니다.

▲ 대구 수성구 의회 회의록 2017년 10월 25일 대구광역시 수성구의회 본회의에서 청소년 알바 보호에 관련한 조례안을 무기명 투표방식으로 표결하자는 박원식 의원의 제안과 이에 대해 이의가 없어서 무기명 투표가 확정된 상황이 의회 기록에 남아 있다. 당시 회의록을 대구시 수성구의회 홈페이지에서 갈무리한 화면.

서울시의회에서도 무기명 투표가 벌어집니다. 상인들의 이해관계가 많이 걸린 서울특별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 일부개정안이 2016년 7월 6일에 통과됩니다. 찬성의원 58명, 반대의원 24명, 기권 8명이었습니다. 상인들 눈치가 보여 무기명 투표가 시행된 사례로 보입니다.

2015년에 인천시의회는 인천 강화군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 예산안을 무기명 투표로 처리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무기명 투표를 제안했습니다. 인천시의회의 다수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무상급식 반대 당론에 구애받지 말고 소신 표결할 것을 기대한 일종의 작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찬성 14명, 반대 19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되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이탈표가 2~3명 정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지만, 작전은 실패했고 반대표를 던진 의원이 누군지는 영원히 알 수 없습니다.

조례안-예산안, 무조건 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 성남시의회 회의규칙 의원들이 동의하면 어떤 안건도 무기명 투표방식으로 표결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성남시의회 회의규칙 41조 2항. 이런 규정은 전국 어느 의회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적용되고 있다

물론 지방의회 본회의 안건의 대부분은 상임위에서 합의처리된 것이기 때문에 본회의에서는 만장일치로 처리됩니다. 가끔 쟁점이 뜨겁지 않은 안건들이 기명투표로 처리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안건인데도 의원들이 원하면 얼마든지 무기명 투표 뒤에 숨기가 가능하고,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가 조사해보니 대전광역시의회, 전북도의회, 춘천시의회, 여수시의회, 익산시의회, 광주광역시 동구의회 등에서 무기명 처리된 조례안, 예산안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충북도의회와 대구광역시의회에서는 손을 드는 방식, 즉 거수투표를 한 뒤에 숫자만 세고 찬반 의원 명단은 기록에 남기지 않는 방식을 쓰기도 했습니다.

간혹 국회에서도 무기명 투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국회의장 선출안, 의원징계안같이 '인사'에 관한 특수한 경우입니다. 이런 안건도 기명 투표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미국이나 브라질에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원의 이름을 부르면, 그 의원이 찬반입장을 말하는 방식 '호명 투표'로 처리합니다.

무기명 투표방식 뒤에 숨어버리는 자세는 무책임합니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온 의원후보자라면 모든 안건을, 그게 어렵다면 지금의 국회처럼 최소한 조례안이나 예산안만큼은 '절대로' 무기명 투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지방의회의 오랜 악습과 적폐도 끊고 청산해야 합니다.

6월 13일에 투표장에 가기 전에, 지방의회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에게 물어봅시다.

"당선되면  무기명 투표 방식이 사라지도록 할 거예요, 안 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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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8/05/3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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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녹색당이 4월 4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박근혜 정권의 인사들을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물의 보호기간을 지정하는 것과, 박근혜 정부에 부역한 청와대 인사들이 대통령기록 이관을 진행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입니다.

현행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 기록물은 임기종료이전에 이관이 완료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미 310일 탄핵결정이 나는 순간 임기가 끝났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물을 이관할 법적 근거가 없는 입법의 공백상태입니다. 이것은 현행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탄핵과 같은 상황을 대비한 조항을 담고 있지 못한 것에서 발생한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하루빨리 국회가 입법을 하여 풀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입법을 추진하기는커녕, 이관을 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물에 대해 최소 15-30년의 보호기간을 설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우선 지정의 전제가 되는 이관의 법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파면된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가 대통령 기록물을 사실상 비밀화하는 행위를 한다는 것도 상식에 맞지 않습니다.

황교안 대행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을 과도하게 지정하면 진상규명이 필요한 세월호 참사, 개성공단 폐쇄, .일 위안부문제 협상 등과 관련된 진실은 암흑속에 파묻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입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기록 관련 전문가들은 탄핵 이전부터 황교안 대행의 지정권 행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왔으나, 행정자치부는 자문변호사 3명의 의견을 근거로 이관 및 지정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에서 전직 대통령의 기록물을 민간변호사 3명의 의견을 근거로 마음대로 처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에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녹색당은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현재 진행 중인 이관절차와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이 위헌임을 확인하고자 하며, 헌법재판소의 조속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요청하는 바 입니다.


헌법소원 청구 소장 전문 ▼

황교안_대행의_박근혜_기록물_보호기간_지정_등에_대한_헌법소원심판청구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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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04/0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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