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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19대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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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19대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한다

익명 (미확인) | 수, 2017/04/12- 13:01

수신 : 각 언론사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발신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홍정훈 간사 010-2059-1886 [email protected])

제목 : [보도자료] 19대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한다 

날짜 : 2017년 4월 12일 

[보도자료] 19대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복지 확대 요구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2017. 4. 12.(수) 11:00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

1. 취지와 목적

– 2017년 대선은 촛불민심을 이어 받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국민들의 요구를 담아내는 과정이 되어야 함. 새로운 사회는 개발중심의 국가가 아닌, 개인과 가족에게 지워진 생존과 돌봄의 책임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부담하는 ‘돌봄사회’여야 함.

– 소득불평등, 저출산고령화, 양극화로 점점 악화되어 가는 시민의 삶을 개선하여 지속가능한 사회, 평등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 소득보장이 필요하고, 국가의 역할을 돌봄으로 확장하는 공공인프라 확충이 반드시 필요함. 이를 통해 공공부문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음.

– 이에 소득보장, 공공인프라 확대를 위해 활동하는 보육, 주거, 연금, 보건의료, 빈곤, 장애 분야 시민단체들은 2017년 4월 12일 오전11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세대를 위한 기본적인 소득보장(아동수당과 상병수당의 도입, 공적연금 강화, 고용보험 강화와 실업부조 도입, 부양의무제 폐지)과 공공인프라의 확대(공공임대주택, 국공립어린이집, 국공립요양시설, 공공병원, 장애인활동보조 확대)를 요구함.

2. 기자회견 개요

○ 제목: 19대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한다!

○ 일시·장소: 2017년 4월 12일(수)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

○ 주최: 소득보장, 공공인프라 확대에 동의하는 각 연대체와 단체 연명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무상의료운동본부, 민달팽이유니온, 보육연석회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 2017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17대선유권자행동)

○ 참가자

  – 사회: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 기자회견문 낭독

  – 각계발언:

(1) 아동: 김호연, 공공운수노조 보육교사협의회 의장

(2) 보건의료: 김철중, 건강보험노동조합 서울본부장

(3) 주거: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4) 노인: 심영송, 요양보호사 / 노년유니온 요양분과장

(5) 빈곤: 김민준, 부양의무자 기분으로 인한 수급 탈락 당사자/ 부양의무자기준 폐               지행동

(6) 장애: 양영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 퍼포먼스, <#voteFor 돌봄정책> 캠페인

○ 문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02-723-5056, [email protected])

▣ 붙임자료. 기자회견문<19대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한다!>

2017년 ‘촛불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19대 대선은 촛불의 민심을 이어 받아 새로운 사회를 향한 국민들의 요구를 담아내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소득불평등,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가 점점 심화되어 사회적 불안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경제개발 중심의 국가를 벗어나, 개인과 가족에게 부담이 지워진 생존과 돌봄의 책임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부담하는 ‘돌봄 사회’로 전환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사회, 평등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국가는 노령, 질병, 실업 등으로 인한 소득상실을 상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득을 보장하여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가는 보편적이고 질 높은 양육, 존엄한 노후를 위해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돌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에, 보육, 청년, 연금, 보건의료, 빈곤, 장애 관련 시민단체들은 모든 세대를 위한 돌봄정책으로 기본적인 소득보장(아동수당과 상병수당의 도입, 공적연금 강화, 부양의무제 폐지, 장애등급제 폐지)과 공공인프라의 확대(공공임대주택, 국공립어린이집, 국공립요양시설, 공공병원, 장애인활동보조)가 필요하다고 보고, 19대 대선 후보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아이들을 걱정없이 키우기 위하여,
보편적 아동수당을 도입하고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하라!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4년 1.21명에서‘15년 1.24명으로 높아졌으나‘16년 1.17명으로 다시 떨어지는 등 초저출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보육, 돌봄, 일가정양립 정책 등을 내놓았지만, 현실적으로 제도가 안착되어 시행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국공립어린이집의 경우, 대기자 14만4,000명으로 최대 3년 정도 기다려야 입소할 수 있다.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은 2016년 말 기준 전체 대비 6.9%에 불과하며, 이는 스웨덴 82.2%, 프랑스 66.0%, 일본 41.3%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수당을 도입하고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해야 한다. 보편적 아동수당은 기본적인 아동의 생존권과 발달권을 보장하는 아동권의 실현을 위해 필요하다. 또한 정부의 재정 지원을 통해, 보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을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확충해야 한다.

2) 의료비 걱정없는 사회를 위하여,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상병수당 도입하고 공공병원을 확충하라!

우리나라 재난적 의료비는 OECD 국가 최고 수준이다. 낮은 보장성과 질병으로 인한 소득보전 정책의 부재가 원인이다. 높은 병원비는 민간병원 중심의 비급여 확대가 주요 원인이며,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공병원 확충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병원은 병상 수 대비 10%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이는 OECD 평균 75%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의료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병수당 도입과 공공병원 확충이 절실하다. 상병수당 제도는 OECD 국가 중 미국, 한국, 스위스를 제외하고 모두 실시하고 있다. 이미 국민건강보험법 제50조(부가급여) 조항에 대통령령으로 상병수당을 부가급여로 실시할 수 있다고 법적 근거가 명시되어 있다. 건강보험 흑자가 20조 원이 넘는 상황에서 사회보장권 강화 측면에서 상병수당은 즉각 실시할 수 있다. 가족의 질병으로 인한 돌봄의 책임도 가족에게 부과되는데, 병원에서 책임지는 간호간병서비스를 실시하는 공공병원의 확충이 필요하다.

3) 모두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주거급여 확대하고 공공임대주택을 확충하라!

임차가구의 높은 주거비 부담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저출산고령화의 핵심적인 원인이다. 주택임대차 계약기간은 현행 2년으로 지나치게 짧아,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의 주거불안정은 매우 심각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율마저 5.5%로 OECD 평균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며, 주거급여 역시 대상이 한정적이고 급여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

이와 같은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급여 대상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주택도시기금과 국민연금기금 등의 다양한 재원을 활용해,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를 OECD 평균인 11% 이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또한 다인가구 중심의 제도에서 소외된 1인 가구를 주거급여와 공공임대주택의 정책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고시원·쪽방 등의 비주택으로 내몰린 주거취약계층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4) 존엄한 노후를 위하여, 공적연금을 강화하고 국공립요양시설을 확충하라!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9.6%로 OECD 국가 최고 수준이지만, 국민연금의 급여액이 너무 낮고 사각지대가 넓은 문제가 심각하다. 기초연금은 20만 원으로 인상되었으나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한 노인장기요양시설 전체 정원의 약 5.2%만이 국공립시설에 입소할 수 있는데, 대부분이 민간에 맡겨져 운영되고 있어 서비스 질 저하 문제, 인권침해 문제 등이 나타나고 있다. 노인돌봄의 책임이 가족에게 지워져 사회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강화해야 하고, 국공립요양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또한 존엄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고, 노인돌봄의 책임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질 수 있는 국공립요양시설 확대와 장기요양제도의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

5) 빈곤 사각지대 해소와 생존권 보장을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라!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소득 1분위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전년대비 16% 감소한 반면, 소득 10분위는 3.2% 증가했다. 이처럼 불평등이 심화되고 빈곤이 만연한 사회의 최후의 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제도마저 빈곤의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게 떠넘기며 100만 명이 넘는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다. 이미 관계에 금이 간 가족에게 본인의 처지를 알리는 것이 두려워 수급신청 자체를 포기하거나, 가족과 연락했다는 이유로 수급비가 삭감되거나 수급권을 박탈당할까봐 연락을 끊은 채로 살아가는 빈곤층도 다수다.

이와 같은 빈곤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

6) 장애인의 존엄한 삶을 위해, 장애등급제 폐지하고 장애인활동보조를 확대하라!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장애인복지예산 비율은 0.6%로, OECD 평균 2.1%의 1/3 수준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활동보조서비스 요청을 거부당한 장애인이 화마에 죽어갔고,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가 생활고에 자녀를 죽이기도 했다.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수백 명의 장애인이 죽어나가도 그 누구 하나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으며, 시설 내 폭력은 더욱 교묘해지고 반복되고 있다.

장애인의 존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하여,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탈시설 정책으로 전환하고, 장애인활동보조를 확대하라!

이 자리에 모인 각 단체들은 19대 대선에서 각 후보들이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를 받아들이고, 돌봄사회를 실현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2017년 4월 12일

19대 대선 돌봄사회를 요구하는 각 연대체와 단체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무상의료운동본부, 민달팽이유니온, 보육연석회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 2017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17대선주권자행동)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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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23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본사에서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 문제 해법을 찾는 ‘사다리포럼’을 개최한다. 희망제작소가 지난해 5월 출범시킨 사다리포럼은 노·사는 물론 각 분야 전문가들이 노동 시장 문제에 대한 해법과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 모임이다.

이날 모임에선 사단법인 두루 펠로우의 이주언 변호사가 ‘아파트 경비원 고용 구조 및 실태’에 대해 대표 발제한다. 안성식 노원노동복지센터 센터장은 ‘현장에서 본 경비원 노동 시장의 다양한 문제점’이란 토론문을 발표한다.

토론자로는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과 김수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김태일 좋은예산센터 소장(고려대 교수), 박태주 노사정서울모델협의회 위원장,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심재철 전 석관동 두산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이성은 희망제작소 연구위원,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등이 참여한다.

희망제작소는 이날 첫 토론회를 시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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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2016/02/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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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직업이 좋은지 판단할 때 임금이나 정규직 여부보다 적정 노동시간과 삶의 질 등 노동조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희망제작소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네이버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서 설문조사한 결과 설문참여자 1만5천399명 중 절반에 가까운 48%(7천320명)가 좋은 일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근로조건’을 꼽았다고 17일 밝혔다.

정규직 여부에 해당하는 고용안정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16%, 직무·직업 특성은 13%였으며, 임금은 12%에 불과했다.

지금 하는 일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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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2/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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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 ‘좋은 일’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축과 차별금지 등을 위한 획기적인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별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명세서’ 교부를 의무화하고 공정노동 인증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희망제작소는 24일 ‘좋은 일’의 확산을 위해 필요한 정책 및 법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김혜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좋은 일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축 방안 등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규식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연장근로수당은 월 급여에 합산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를 규제해야 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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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2/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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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앞에는 맛있는 단골 빵집이 있다. 그 집이 어느 날 문을 닫아걸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대기업 브랜드 빵집들 사이에서 자기만의 간판으로 잘도 버티던 집이었다. 친절한 주인아저씨 표정이 어른거렸다.

다행히 눈 밝은 우리 아이가 기쁜 소식을 알려줬다. 실은 새로운 종류의 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를 갖추느라 잠시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다. 곧 다시 문을 연다고 했다. 돌아가 자세히 보니 공사중인 빵집 유리창에는 몇 주 뒤 다시 문을 연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몇 주 뒤 돌아온 빵집의 인테리어는 훨씬 더 세련되고 멋스러워졌다. 건강에 좋다는 발효빵도 들여왔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모카빵도 제자리를 찾았다. 이런 정도라면 서울의 가장 부자 동네에 가도 어울리겠다는 탄성이 나왔다.

눈을 돌려 보니 옆 동네에도 고급 빵집들이 생겼다. 팥과 버터를 넣어 새로운 빵을 개발한 빵집도 있었고, 바게트가 맛있다는 빵집도 자리를 잡았다. 생활반경 안에 고급스런 동네 빵집이 세 개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훌륭한 동네에 산다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몇 년 사이 생긴 변화다.

그런데 무엇이 이들을 고급스럽게 만들었을까? 투자다. 무엇이 동네 빵집 주인들이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게 만들었을까? 물론 돈과 시간이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와 기술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다. 기회와 비전이다.

2013년 2월 동반성장위원회는 동네 빵집 반경 500m 안에는 대기업 빵집이 들어서지 못하게 하고 매장 수 증가도 전년 대비 2% 이내로 제한하도록 합의했다. 그 뒤 동네 빵집 수는 부쩍 늘었다. 기존에 있던 빵집에도 내 단골집에서처럼 투자가 일어났다. 대기업 브랜드 빵집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동네 빵집들에도 기회가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빵집 주인들이 투자에 나섰으리라. 빵을 잘 만들기만 하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비전이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중앙에서 만든 냉동 생지를 그대로 굽는 대기업 브랜드 빵집보다 더 나은 빵을 만들기 위해 더 투자하고 더 많이 노력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동네에는 더 다양한 빵이 등장했다. 혜택은 나 같은 소비자가 보게 됐다.

그런데 올해 동반성장위원회는 동네 빵집 보호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일부 새도시에서지만 결과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미용실의 경우 충북 오송 지역에서 대기업 등 법인도 진출할 수 있게 풀었다. 냉동식품을 만드는 씨제이(CJ)가 빵집을 차린 것처럼, 화장품을 만드는 엘지(LG)가 미용실을 연다고 한다. 여기가 무슨 배급사회인가. 이 동네에서나 저 동네에서나 우리는 씨제이가 기획한 빵을 다같이 먹고 엘지가 선택한 헤어스타일로 머리를 하고 다니게 되는 것일까. 이런 규제완화가 정말 투자와 혁신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것인가. 가격경쟁으로 다들 값싸게 비슷한 제품을 소비하게 되고 마는 것은 아닐까.

때로는 기업가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영역 사이 울타리를 쳐야 할 때가 있다. 사자와 소를 한 우리에 넣어 두고 소에게 창의성과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초원을 살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제품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그렇다는 이야기다.

내 단골 빵집 주인은 진짜 기업가다. 8년 전에는 ‘내 빵을 직접 굽겠다’면서 프랜차이즈 빵집 간판을 내리고 자기만의 간판을 걸더니, 또 사고를 쳤다. 이렇게 사고 치는 이들이 늘어나야 동네가 다양해지고 풍요로워진다. 빵을 사 먹는 게 일상인 나와 빵을 굽는 게 생계인 빵집 주인 아저씨는 그럴 때 함께 이길 수 있다. 이게 대방동에 사나 대치동에 사나 똑같은 빵만 먹어야 하는 이 이상한 도시를 조금이라도 바꾸는 방법이다.

이 빵집이 어딘지는 밝힐 수 없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던킨도너츠는 아니다.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한겨레 / 2016.0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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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3/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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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03/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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