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에게⑤] 잘나가던 은행원, 왜 탈핵운동가 됐을까

<매연차량 신고 활동으로 TV에도 출연했던 박종권 대표 ⓒ 박종권>
그는 당시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현 환경재단 대표)의 부탁으로 비상근 총무국장을 맡아 1년여 동안 낮에는 은행원, 밤에는 총무국장으로 활동했다. '아는 게 병'이라고 동강댐, 새만금 등 환경문제가 발생한 현장도 무수히 갔다. 상근 활동가 못지않은 '회원 활동가'였다.
원전은 안전을 장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충격은 박종권 대표를 탈핵 전도사로 나서게 했다. 이것이 그의 두 번째 전환점이었다. 우선 원전이 무엇인지 알아야 했다. 그래서 사고 직후 녹색평론 김종철 선생 등이 주관한 탈핵학교에 1번으로 등록했다. 핵산업계의 심장인 서울대 원자력 전문가 과정도 수강했다. 그는 이전까지 설게 알고 있던 핵 문제에 파고들었고, 그럴수록 해서는 안 되는 게 원전이라고 결론 지었다. "인간이 만든 가장 최악이 원전이다. 원전은 핵무기와 쌍둥이다. 뭔가 하나 잘못돼 사고가 나면 수십만, 수백만 명이 대피해야 하는데, 이런 규모는 전쟁 말고는 없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평범한 시민을 ‘탈핵운동가’로 만들었다.ⓒ 탈핵경남시민행동 우리나라 원전 당국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보강했기 때문에 사고 확률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어딘가 다른 곳에서 들어본 이야기다. 1979년 미국 정부는 MIT 공대에 원전 안전성 평가를 의뢰했다. 결과 보고서에는 '원전은 절대 안전'이란 말이 담겼다. 사고 확률은 정도에 따라 1만 년에 1회, 10억 년에 1회로 봤다. 역설적이게도 이 결과 발표 며칠 뒤, 미국 스리마일 원전에서 멜트다운(노심용융)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뿐 만이 아니다. 소련의 한 원자력연구소장은 "물 끓이는 주전자보다 안전한 것이 소련의 원전"이라며 "크렘린 궁전 바로 옆 붉은광장에 세워도 될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호언장담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신뢰를 잃었다.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확률을 0.00171%로 봤지만, 원전 4기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사고가 터졌다. 박종권 대표는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원전은 안전을 장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우리나라 원전의 역사는 '잔혹사'다. 고리원전 핵연료 건물 화재 사건,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등등 크고 작은 사고와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투명성이 보장돼도 안전이 걱정되는 판국에 축소·은폐로 일관했던 원전당국이 외치는 '안전하다'는 그래서 공허할 수밖에 없다. 인생 2모작은 고향에서 탈핵 운동으로 박종권 대표는 2013년 고향 창원(마산)에 터를 잡았다. 경남지역은 탈핵운동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으로, 인생2모작을 탈핵운동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창원은 고리원전에서 60킬로, 양산은 12킬로밖에 안 된다. 사고 나면 바로 대피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 고리나 경주 월성 원전에서 중대한 사고가 나면 일본보다 피해가 더 클 것"이라 우려도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처리 비용은 200조에서 700조 원으로 예상되는데(그 이상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주변 인구는 15만~17만 정도였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고리원전은 반경 30km 이내에 300만 명이, 월성 1호기 주변은 100만 명이 몰려 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그 처리 비용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게다가 고리와 울진 사이에는 우리나라 제1의 산업도시 울산이 있다. "원전 어느 한 곳이라도 사고가 나면 그 즉시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는 마비된다. 나라의 미래가 없게 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지적이다. 하지만 지역 언론은 원전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 담당할 기자조차 없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지역 언론에 탈핵 칼럼을 연재했다. 지역 방송사와 함께 원전 문제에 대해 매주 방송을 했고, 김해·양산 지역에서 환경단체 창립도 지원했다. 경남지역을 돌며 100회가 넘는 탈핵강연을 이어갔다. "강의를 할 수 있게 불러준 것만도 고맙다"는 것이 그의 솔직함 심정이었다.
<은퇴 후 ‘탈핵운동을 하기 위해’ 고향 마산으로 내려온 박종권 대표. 든든한 지지자인 아내 유해영씨도 남편을 따라 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에서 활동했다. ⓒ 박종권>
은퇴 후 삶의 대부분을 탈핵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박종권 대표 ⓒ 탈핵경남시민행동
은퇴 후 삶의 대부분을 탈핵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박종권 대표ⓒ 탈핵경남시민행동
그는 노후 원전을 폐쇄했을 때 전기료가 오를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우리나라 원전산업계는 원전을 줄이면 전기요금 인상 때문에 기업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우리나라 제조업 중 전기요금 부담률은 제조단가의 약1%대 밖에 안 된다"며 "이 정도면 기업 경쟁력하고 관계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기료가 오르면 기업들이 전력 효율에 투자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줄어들 수 있다고도 말했다. 호주의 경우 5년 동안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을 50%까지 올렸지만, 전기 사용량은 오히려 15% 감소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의 시대가 온다 박 대표는 원전을 줄이면 세계적인 추세인 재생에너지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일자리 창출도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2015년 11월 기준 1.9%로 OECD 82위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는 태양광 패널 세계 1위 기술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력, IT기술 등이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급속히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 단가는 계속 낮춰지고 있다. 세계적 추세다. 아랍에미리트의 알 막툼 태양광 발전소 발전 단가는 kwh 당 30원 꼴. 그는 "우리나라도 곧 그런 시대 온다"며 "창원에 가보면 공장 옥상 다 비어 있다. 이걸 다 채우면 기존 원전,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급속도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종권 대표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 토니 세바 교수의 책 <에너지 혁명 2030>을 추천한다. 세바 교수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서 "태양광 중심의 에너지 혁명은 2025년으로 앞당겨 질 것"이라며 "(태양광 발전은) 경제적 문제 때문에 갈 수밖에 없다"고도 밝힌 바 있다. "죽기 전에 탈핵 세상 보고 싶다" 박종권 대표는 "원전에 대한 찬반이 이념논리에 갇혀 있어서 안타깝다"며, 원전산업계가 진영논리를 활용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원전 문제는 안전에 대한 문제기 때문에 보수, 진보가 따로 없다. "오히려 지킬 것이 많은 보수가 원전을 반대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실제 일본 최대 부자면서 보수적인 소프트 뱅크 손정희 회장은 맹렬하게 핵 발전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의 스승인 고이즈미 등 살아 있는 6명의 전 일본 총리도 탈핵을 외치고 있다. "그만큼 원전이 위험하기 때문"이라는 게 박종권 대표의 말이다. 그는 자신의 승용차에 노란색 '탈핵' 깃발을 달고 다닌다. "탈핵운동에 어려움이 없다"면서도 여전히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에 강연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누구든, 어디든 불러주면 달려가 '희망의 탈핵'을 얘기하고자 한다. 제정이 어려운 민간단체에는 강사료 같은 건 받을 생각도 안 한다.
<자비를 들여 직접 만든 소책자, ‘판도라 핵발전소의 몰락’을 들고 포즈를 취한 박종권 대표. 그의 꿈은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죽기 전에 탈핵 세상을 보는 것이다.ⓒ 이철재>

ⓒ핵 오염수 3차 해양투기 규탄 기자회견[/caption]
ⓒ핵 오염수 3차 해양투기 규탄 기자회견[/caption]
ⓒ김영환 환경보건시민센터 연구위원[/caption]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caption]
ⓒ백도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명예교수[/caption]
ⓒ최수산나 한국YWCA 시민운동국 국장[/caption]
ⓒ권종탁 전국먹거리연대 집행위원장[/caption]
ⓒ핵 오염수 3차 해양투기 규탄 기자회견[/caption]



지진으로 인해 인명을 비롯한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아 참으로 다행한 상황이지만, 문제는 이 지역이 규모 6.5 이상의 강진이 일어날 수 있는 활성 단층(설계 고려 단층) 5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강진 발생이 우려되는 활성단층 5개 주변에는 월성과 고리 등 14기의 원전이 건설되어 있고, 현재 2기가 추가 건설 중이다. 문제는 강진이 발생할 수 있는 단층이 원전 근처에 있지만, 고리와 월성에 들어선 원전 14기는 물론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설계에도 설계 고려 단층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30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후 원전의 안전 부실 문제를 지적하며, 월성원전 등 국내 원전 격납건물에 내진 능력이 없는 ‘부적합 앵커볼트’가 수천 개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부 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원전의 격납건물은 한수원이 원전 사고 발생 시 방사성 물질의 유출을 막는 최후의 방어벽이자, 원전 안전을 책임진다고 자랑하는 설비이다. 월성원전 등의 격납건물에 지진을 견딜 능력이 없는 부적합 앵커볼트가 시공되었다는 것은 지진 등의 사고 발생 시 원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처참한 피해 사례를 지금도 목도하고 있다. 원전 사고로 인해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버리고 이주를 해야 했으며, 현재는 방사성 물질이 오염된 지역으로의 귀환을 강요당하고 있다. 사고 발생 12년이 지난 2022년에도 일본산 농축수산물은 100건을 검사하면 약 12건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어 먹거리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또한 100만 명당 2~3명이 발생한다는 소아갑상샘암이 363명(2023년 11월 후쿠시마현민 건강조사위원회 발표) 발생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권리도 박탈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일본 정부는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로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향한 핵테러를 진행중이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비극은 되풀이될 수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교훈을 무시한 채 노후 핵발전소에 대한 무리한 수명연장 추진과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진행 중이다.
윤석열 정부는 노후 원전 수명연장 시도를 중단하고, 지금 당장 위험한 활성단층에 둘러싸인 월성원전과 고리원전의 안전한 폐로 절차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핵 오염수 망언망동 정치인 심판 선포 기자회견[/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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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오염수 망언망동 정치인 심판 선포 기자회견[/caption]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caption]
ⓒ최경숙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caption]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caption]
ⓒ김영철 전국어민회총연맹 집행위원장[/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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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caption]




시민들의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