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주현 기자, 광주/정대하 기자 [email protected]
[더스쿠프] 16.8.1 김정덕 기자
현실보다 낮게 나오는 통계수치가 있다. 실업률, 지니계수, 비정규직 수치 등이다. 반면 높게 나오는 건 고용률, 복지예산, 법인세, 정규직 수치 등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집권 정당과 정부가 표를 얻는 데 유리한 수치는 높고, 불리한 수치는 낮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수치가 왜곡된 통계는 일종의 권력”이라고 꼬집었다.
| ▲ 정창수 소장은 “시대가 변하면 통계도 새로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사진=나라살림연구소 제공] | ||
“통계는 권력이다.” 통계 오류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경희대 경제학 교수)은 이렇게 꼬집었다. 통계에 따라 정책이 달라지고, 정책에 따라 나랏돈의 씀씀이가 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곧 통계에 잘 반영된 계층은 득을 보고, 그렇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얘기가 된다. 국가예산을 중심으로 한국경제의 전반을 분석하는 정 소장을 만나 통계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물었다.
✚ 통계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정부 정책이 통계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통계가 올바르고 정확해야 올바른 정책이 나온다.”
✚ 통계의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통계는 일종의 권력이다. 통계에 명시되지 않는 대상이 있거나 수치가 왜곡돼 있다면 정책에서도 소외받을 수 있다. 여성 관련 통계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중요한 사안이 왜곡돼 있다면 여성을 배제하거나 차별을 정당화하는 정책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 통계가 왜곡되면 나라경제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당연하다. 지역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지역내총생산(GRDPㆍ일정 기간 각 지역에서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의 산업별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은 국내총생산(GDP)과 일치하지 않는다. 지역경제의 상태를 파악하는 기초적인 단계에서 오류가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바른 지역경제 발전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겠는가. 잘못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
✚ 통계와 현실의 괴리가 커질수록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건가.
“그렇다. 현실 인식의 오류는 정치실패와 정책실패를 부른다. 국민이 현실 인식을 잘못하면 정치적 선택에 오류가 생긴다. 정치실패는 실제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수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책실패의 가능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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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 가운데 가장 오류가 많은 통계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잘못된 통계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딱 꼬집어서 말하기 쉽지 않다.”
✚ 그래도 중요성에 무게를 둬서 보자면.
“국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업률 통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 대부분의 국민이 ‘실업률 3%대’라는 통계에 강한 불신을 갖고 있을 거다. 그만큼 왜곡이 심하다는 얘기다.”
실업률 통계 오류 가장 심각해
✚ 무엇이 어떻게 왜곡돼 있다는 건가.
“실업자의 규정부터 잘못됐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생산가능인구’에서 ‘노동력을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있는 사람’을 ‘경제활동인구’로 구분하고, ‘경제활동인구’ 중에서도 ‘구직활동을 계속함으로써 취업할 의사가 있지만 일을 구하지 못한 사람’이 실업자로 구분된다. ‘경제활동인구’를 구분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2015년 기준 약 1600만명)’가 몽땅 빠진다. 그러니 체감 실업률보다 수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
✚ 한국보다 유럽 선진국의 실업률이 더 높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나.
“그렇다. 전 국민 실업대책을 수립해 우리보다 월등한 70~80%대의 고용률을 보이는 선진국들의 실업률이 10%대로 높게 나타난다.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단순한 제도상의 차이라기보다는 우리 실업률 통계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거다. 공공부문 고용률도 마찬가지다. 국제노동기구(ILO)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취업자’를 기준으로 고용률을 파악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일자리’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니 정부가 해마다 일자리 창출목표와 효과를 선전함에도 일반국민은 체감하지 못한다.”
현재 실업률 통계에서 ‘비경제활동인구’, 다시 말해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서 직장을 구할 의사가 없거나 일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은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 학생ㆍ노인ㆍ장애인을 비롯해 일을 할 의지와 능력은 있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 일정 기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구직단념자’, 복직을 못한 전업주부까지 모두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된다.
✚ 통계의 오류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통계는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기준점이 달라지면 수치가 달라지는 게 통계다. 그래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통계의 한계를 지적한다. 중요한 건 ‘오류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한 통계인가’ 하는 거다.”
✚ 우리나라는 어떤가.
“OECD 통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다.”
✚ 어떤 부분이 특히 그런가.
“공공부분 통계가 대표적이다. 가령 공무원 수의 경우, OECD 회원국은 한국과 다른 기준을 사용한다. OECD 회원국은 공공부문 고용률을 산정할 때, 중앙ㆍ지방정부뿐만 아니라 비영리 공공기관, 비정규직, 군인 등을 모두 포함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중앙ㆍ지방정부 공무원 숫자만 산정한다. OECD는 인건비를 국가가 부담하는가를 공무원의 기준으로 삼지만, 한국은 공무원법에 의한 신분을 근거로 삼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 공무원 수가 102만명이라는 수치는 실제보다 축소된 거다. 공공부문 고용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 OECD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 우리 정부는 ‘아직 통계 개발을 추진하는 초기 단계’라서 간극이 있다고 말하는데.
“한국이 OECD에 가입한 지 벌써 20년이 넘은 국가가 할 말은 아니라고 본다.”
✚ 통계와 현실의 괴리를 막을 방법은 없나.
“통계가 괴리를 보이는 이유는 통계가 변화한 시대의 사회구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가통계 같은 것도 주된 소비 품목이 바뀌거나 1인 경제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면 물가상승률을 제대로 집계할 수 없다.”
새로운 통계 근거 만들어야
| ▲ 정 소장은 “실업자 기준이 다르니 OECD와 한국의 실업률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사진=뉴시스] | ||
✚ 시대가 바뀌면 기초데이터의 기준도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건가.
“그렇다. 비정규직이 많아져서 노동의 형태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면 새로운 근거로 통계를 산출해야 한다. 그래야 현실과의 괴리를 줄일 수 있다.”
✚ 통계 개혁이 필요하다는 건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청취는 기본이고, 집단지성의 시대에 맞춰 일반국민의 체감 통계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별 특색에 맞는 통계를 직접 생산해내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00년 통계직공무원 직렬을 없앤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다. 무엇보다 정부에서 통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부서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개혁의지가 필요하다. 현대국가의 도량형 통일은 ‘통계의 통일과 재정립’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email protected]
SBSCNBC 입력 : 2017-05-15
http://sbscnbc.sbs.co.kr/read.jsp?pmArticleId=10000858788
■ 경제와이드 이슈& '이슈진단' -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대통령이 바뀌고, 연일 새로운 참모들이 발표되고 저도 그렇고 지켜보는 시청자 여러분들도 어딘지 모를 기대감이 있는 게 사실일 겁니다.
그런데, 사실 경제에서 '변화'는 리스크, 그러니까 위기로 분류되기도 하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그렇다보니, 이 기대감을 경제, 특히 서민경제로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관심들이 높습니다.
새 대통령이, 새 정부가 경제 살려서 우리 잘 살게 해주면 그것만큼 환영 받는 게 또 어디있겠습니까?
그래서 이슈앤에서는 이번주, 새정부 출범을 맞아 새 정부의 경제 공약과 정책들을 집중해부하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빌공자, 공약이 되지 않으려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겠죠?
첫번째 시간으로! 서민들 피부에 와닿는 분야부터 J노믹스 전격해부 들어가보겠습니다.
이름 그대로 나라살림을 검증하는 곳이죠. 나라살림연구소 이왕재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Q. 文 정부 경제 핵심 '강한 정부', 어떻게 강해졌나?
Q. '과감한 재정지출로 경기 부양', 추경은 필수?
Q. 자나깨나 일자리…공공부문 81만 개 가능할까?
Q. 강력한 재정집행은 곧 '증세'?
Q. 소득세·법인세 또 '도마 위'…서민 유리지갑 괜찮나?
Q. 법인세 인상 논의 또다시…재계반발 어떻게 돌파할까?
Q. 단통법 폐지로 인한 통신비 인하…언제쯤?
Q. 文 정부, 금융정책 평가 '긍정적'…배경은?
Q. J노믹스 최대 난제 '가계부채', 해법 있을까?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한겨레] 이유주현 기자 14.11.23
이유주현 기자, 광주/정대하 기자 [email protected]
[아주경제] 17.06.04. 최신형 기자
http://www.ajunews.com/view/20170604153157380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 분리 규제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종료 등 3대 정책이 안갯속에 빠졌다.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는 ‘증세와 조세정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산업 경쟁력’,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부동산 시장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권과 각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면세자 비율 48.1%··· 영국은 2.9%에 불과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는 19대 국회에서도 논쟁거리였다. 박근혜 정부 2년차 들어 이 비율이 크게 증가하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 논의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2015∼2016년 세법 개정안에서 이를 뺐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3년 32.4%에 불과했던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2014년 48.1%, 2015년 46.8%로 상승했다. 이는 2013년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을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에 따른 결과다.
이는 주요 선진국의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상회하는 수치다. 국회 예산정책처 등이 조사한 결과, △영국 2.9%(2014·2015년) △일본 15.4%(2014년) △독일 16.4%(2012년) △미국 32.5%(2014년) △캐나다 33.5%(2013년) 등이었다. 국가별 소득세 과세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근로소득세 과세 기반 축소 및 과세 대상자의 세 부담 증가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청 기류는 ‘부정적’에 가깝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에서도 이는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집권 초 추진 시 ‘서민 증세’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점도 ‘보류’에 한몫한다. 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조세 정의를 위한 조건으로 ‘선(先) 부자증세’를 꼽은 바 있다.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감면 체제를 정비할 필요는 있지만, 고소득자 증세 전에 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우리의 재정구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하면 경제개발 위주다. 사회통합예산 증가 없이 증세한다면, 복지가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 축소 문제는 ‘증세와 조세정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산업 경쟁력’,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부동산 시장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권과 각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은산분리, 與 일각 찬성··· 환수제 유예 ‘어쩌나’
은산 분리도 뜨거운 감자다. 현행 은행법(제16조2)은 일명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의결권 있는 은행 발행주식의 4%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했다.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받아 출범한 케이뱅크은행과 한국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다.
찬반 양론은 팽팽하다. 찬성론자들은 ‘IT기업 주도론’을 편다. KT 등 전문적인 IT기업이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모형을 통한 중금리대출 공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간편 결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산업자본의 사금고화 방지인 은산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은산분리 완화에 선을 그었다. 다만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는 공감을 표했다.
입법 형식도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50%로 하는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강석진·김용태 의원)과 인터넷전문은행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김관영·유의동·정재호 의원)이 혼재돼 있다. 김관영·정재호 의원안은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34%로 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올해 말 유예 종료)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는 재건축 추진 위원회 설립 승인 시점과 준공일 주택 가격을 비교, 조합원 가구당 이익이 3000만원 초과 시 최대 50%를 환수금으로 걷는 제도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내정된 김현미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는 이를 부동산 안정화 카드로 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이중과세’,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 등 재산권 침해는 넘어야 할 산이다. 익명을 요구한 집권당 의원은 “지금 말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세계일보] 17.05.15. 최형창 기자
정권 실세들 잇단 낙하산 인사 / 대형 이벤트 개최해 기금 남용 / “투명한 결산으로 예산 상시 감시”
체육계는 그동안 정권 입맛에 따라 움직였다. 체육단체장은 권력 실세가 낙하산으로 내려오거나 정권 보은 성격이 짙은 자리였다. 이에 기반이 약한 종목은 자생하기보다는 권력에 기대 버텼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이처럼 외풍에 취약한 체육계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순실씨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인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체육계 대통령’ 행세를 하며 예산을 무기 삼아 대한체육회를 필두로 산하 단체를 줄 세운 것이다. 더구나 기업인이 단체장을 맡자 스포츠는 ‘정경유착’의 고리로 작용했다.
따라서 문재인정부에서는 이런 체육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달 9일 체육인대회에 참석해 “국가는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체육계가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자율성을 갖되 결과에 따른 책임을 명확히 지는 방향으로 체육 관련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주도형 엘리트 위주로 성장한 한국 체육은 그동안 정부 지원을 받아 제한적으로 예산을 썼다. 정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정부 예산을 받다 보니 체육기관은 각종 사업을 펼칠 때마다 문체부 통제를 받았다. 지자체와 정치권이 타당성이 부족해도 정치적인 결단으로 메가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예산은 메가이벤트에 쏠리는 바람에 체육을 즐기는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보지 못했다.
특히 박근혜정부에서는 거의 모든 체육 사업을 김 전 차관이 좌우했다. 김 전 차관은 체육계를 비정상으로 규정하면서 완장을 차고 곳곳을 쑤셨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이 외친 개혁은 결국 최씨 일가를 지원해준 꼴이 됐다. 농단세력은 권력을 앞세워 경기단체장이 속한 대기업을 압박해 거액을 요구했고 대기업은 스포츠 지원을 빌미로 권력에 줄을 댔다.
전문가들은 특정 세력이 국민체육진흥기금을 남용할 수 있는 구조 때문에 전횡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법정기금이다. 이 기금은 일반 세금과 달리 스포츠토토와 경륜, 경정 등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조성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문체부는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1조4000억원을 운용했다. 이 외에 공익사업적립금 500억원을 문체부 임의로 쓸 수 있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2015년, 공익사업적립금은 올해부터 기획재정부 검토를 거쳐 국회 승인을 받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사전 승인뿐 아니라 사후 결산 관리도 투명하게 바뀌지 않으면 ‘제2의 김종’이 언제든 나올 수 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한국 체육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연례행사처럼 반복 개최했는데, 이 과정에서 빼먹을 수 있는 돈이 많았다. 투명한 결산으로 적재적소에 제대로 쓰이는지 상시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육계도 스스로 정치권력에 의존하던 관행을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희준 동아대 생활체육학과 교수는 “이제는 체육계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능력 있는 사람이 조직을 이끌어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email protected]
내가 사는 지역은 돈이 얼마나 있을까. 빚은 얼마나 될까. 다른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내가 사는 지자체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빚을 내서 시작한 지자체의 사업들은 수익은 나는 사업들일까. 과연 내가 낸 세금은 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을까. 이 지역의 공무원들은 주민들이 낸 세금을 용처도 알리지 않고 함부로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역주민들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해주겠다던 지자체장들은 과연 그 약속을 잘 지켜왔을까.
앞으로 두 달 후면 지방선거다. 지난 4년간 지역의 살림을 도맡았던 지자체장들의 가계부를 들여다봤다. 지자체가 매년 발표하는 재무보고서는 지자체의 현재 재정상태와 한 해 동안의 씀씀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다. 재무보고서에 기록된 수치만으로 지자체가 내실 있게 살림을 꾸려왔는지 절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각 지자체는 인구나 면적, 규모 면에서 상이한 조건을 갖고 있다. 또 지자체 재정의 상당 부분은 중앙정부의 재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20대 80인 상황에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적인 평가는 어렵더라도 비교를 통한 상대적인 평가는 가능하다. 지자체의 현재의 재정상태와 과거의 재정상태를 비교해볼 수 있고, 다른 지자체와의 비교를 통해 내가 사는 지자체의 재정 운용 실태를 제한적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2012년도 재무보고서를 기준으로 16개 광역시·도의 재정상태와 재정 운용 상황을 파악하고, 4년 전인 2008년에 비해 16개 광역시·도의 재정 상황이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확인했다. 2008년 지표는 2008년 재무보고서를 바탕으로 희망제작소가 분석한 <2009 지방재정 평가지표>를 참고했다.
지방재정을 이야기할 때 언제나 빠지지 않는 것은 지자체의 빚이다. 빚은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16개 광역시·도 중 빚이 가장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 지자체의 규모나 자산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각 지자체의 총부채를 그대로 비교하기보다 총부채를 주민 수로 나눈 ‘주민 1인당 총부채’를 살펴봤다. 2012년 현재 주민 1인당 총부채가 가장 높은 도시는 제주도다. 제주는 2012년 기준 주민 1인당 183만4000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인천시다. 인천은 157만5000원으로 제주도 다음으로 주민 1인당 부채액이 높다. 세 번째는 울산시다. 울산시는 주민 1인당 98만7000원가량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과 울산은 주민 1인당 총부채액도 많았지만, 부채증가율 또한 높았다. 인천시는 2008년 74만3000원에 비해 125.6%가 상승했다. 울산은 2008년 57만9000원에 비해 70.5%가 증가했다.
인천시의 부채문제는 선거를 앞두고 책임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임 시장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벌여놓은 사업으로 인천시의 부채 증가 속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이 부채문제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주장이다. 김송원 인천 경실련 사무처장은 “워낙에 전임 안상수 인천시장 때 벌여놓은 사업이 많다 보니 빚도 구력이 있어서 자꾸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현 송영길 인천시장이 재정위기 문제를 뒤늦게 인식해서 진단이 늦어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인천시의 총부채는 급격히 늘어나 2011년 약 11조원이었던 부채가 1년 만에 13조원으로 급증했다.
빚을 ‘투자’의 개념으로 본다면 부채의 증가를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빚을 내 수익이 높은 곳에 투자를 해 이득을 본다면 장기적으로 지역의 재정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 울산시의 경우는 어떨까. 2008년에 비해 2012년 주민 1인당 부채액이 증가한 것에 대해 울산시청 관계자는 대규모 산업단지인 하이테크밸리에 투자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부채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테크밸리는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207만3000㎡ 규모로 지어지는 대규모 산업단지다. 아직 분양이 안 됐기 때문에 오는 6월 분양을 시작하면 부채는 감소하고 오히려 재정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울산시민연대 측의 이야기는 다르다. 울산시민연대 관계자는 하이테크밸리가 당초 예정보다 규모가 축소되었는데, 그 이유는 수요 예측이 잘못돼 공급이 과잉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향후 분양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공사를 울산도시공사가 진행하고 있는데, 공기업 재정적자 문제가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울산은 이미 KTX 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 분양률 저조 등으로 계획대로 되지 않아 적자가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37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8년 준공될 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적자를 낳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자칫하다가는 빚이 수익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인천처럼 빚이 빚을 낳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방재정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또 하나가 재정자립 능력이다. 각 지자체의 재정자립 능력은 주민 1인당 자체조달수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체조달수익이란 말 그대로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보조나 지원 외에 자체적으로 거둬들이는 수익을 의미한다. 지방세 수익과 지자체가 시행한 각종 사업 등으로 거둬들인 세외수익을 더한 것인데, 주민 1인당 자체조달수익이 높으면 재정자립 능력도 높다. 또한 자체조달수익 증가율이 높을수록 지자체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08년과 2012년의 주민 1인당 자체조달수익 증가율을 비교해본 결과 증가율이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경기도와 인천시 두 곳이었다. 특히 주민 1인당 자체조달수익이 140만원인 인천시에 비해 경기도는 65만원으로 자제조달수익 자체도 낮은 데다가 그나마 뒤로 후퇴한 셈이다. 그만큼 지방세 수익이 줄어들었다는 것인데,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엉터리 세수추계, 무심한 도세 징수 등으로 야당의원들로부터 재정위기 책임론에 대한 맹공을 받았다.
재정자립능력은 지역민들에 대한 지자체의 복지 수준에도 영향을 미친다. 재정자립능력이 높은 제주도나 서울시, 울산시, 부산시 등은 지역민들의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주민 1인당 주민편의시설 규모’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주민 1인당 주민편의시설 규모는 도서관, 주차장, 공원,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문화시설, 체육시설, 복지시설 등 주민 1인당 지자체의 주민편의시설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1위는 서울시, 2위가 제주도, 3위가 대전시다. 반면 재정자립능력이 낮은 지역으로 갈수록 주민 1인당 편의시설의 규모도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비슷한 재정자립능력을 보여주더라도 주민 1인당 편의시설 규모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자체조달수익으로 비교해본 경북도와 충북도의 재정자립능력은 비슷하다. 경북도는 51만원, 충북도는 53만원이다. 그러나 충북도의 주민 1인당 편의시설 규모가 2012년 기준 21만원인 데 비해 경북도는 4만8000원으로 최하위다. 경북도보다 재정자립능력이 낮은 전남도도 1인당 주민편의시설이 23만원인 것에 비하면 현격하게 낮은 수치이다. 경북도는 2008년 지표에서도 주민 1인당 편의시설이 2만9000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경북은 복지 수준을 가늠하는 또 다른 지표인 ‘주민 1인당 교육기관 지원금’도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1인당 교육기관 지원금은 서울시, 제주시, 인천시, 울산시 순이었으나 경북도는 8만4000원으로 1위인 서울시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경북 구미시의 김수민 녹색당 의원은 “경북은 교육 관련 예산규모도 그렇고 무상급식 실현율도 낮아서 교육에 대한 지원이 떨어지는 편”이라며 “이쪽에 공장이 많다 보니까 선거를 해도 공장 유치해 일자리 늘리겠다는 식의 공약만 내걸고 주민편의시설이나 교육 등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여 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실질적인 생활을 개선시키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자체장이 주민들의 실제 생활을 개선하는 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지역주의가 높은 지역에서 도드라지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역민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영남이나 호남은 견제세력이 없다. 교육예산에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쓰는 비법정 경비는 전체 예산에서는 적은 부분이지만, 지역별로 100배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일당이 독점하면 예산이 주민의 삶의 질이나 복지에 쓰이기보다는 개발이나 이익집단으로 가기가 쉽다”고 말했다. 구미시 김수미 의원은 견제세력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은 지방자치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할 때 당시 행정안전부에서 표준 조례안을 3개 보냈고 지역 의회에서 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대다수가 세 가지 안 중 가장 추상적이고 짧은 조례안을 선택했다. 김 의원은 “참여예산제를 할 의지가 없는데 위에서 시키니까 억지로 아주 간단한 조례안을 선택한 셈인데, 그래도 견제세력이 있는 구미나 대구 북구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표현이 들어간 조례안을 선택했다”며 “견제세력이 있는 의회 구성이 시 행정을 바꿀 수 있고, 실제로 주민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 견제세력이 있을 때 돈을 쓰는 것도 투명하게 이루어진다. 재무보고서에서 공무원 1인당 행사비, 출장비 및 업무추진비, 기타운영비의 내역을 합산해 가장 많은 지역을 따져봤다. 행사비는 지자체가 주최 또는 참여하는 행사 개최 및 지원을 위한 경비이고, 기타운영비는 지방자치단체가 손해에 대한 배상 목적으로 지급하는 손해배상금 및 국가배상금을 비롯해 분류되지 않는 모든 기타운영비 등을 포함한다. 공무원 1인당 비용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높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공무원들의 씀씀이가 크고 비용이 투명하게 집행되지 않는 부분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2012년 재무보고서 기준 공무원 1인당 각종 비용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도, 대구시, 광주시, 울산시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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