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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인양이 끝?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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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인양이 끝?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한다”

익명 (미확인) | 월, 2017/04/10- 16:40
희망제작소에는 특별한 경험을 가진 연구원이 있습니다. 지속가능발전팀의 박흥석 선임연구원인데요. 박흥석 선임연구원은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세월호 3주기를 맞아 박흥석 선임연구원을 만나 그간 하지 못했던, 그리고 하고 싶었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잘 보지 않던 TV를 켰다. 익숙한 얼굴에 나도 모르게 놀람의 감탄사가 나왔다. 동료 연구원이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에서 활동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화면 속 그는 실없이 아재개그를 날리던 사무실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진지하게 세월호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의 눈동자에서 빛이 났다. 무엇 때문일까. 궁금해졌다. ‘홍보팀’이라는 명목을 내세우며 무작정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는 흔쾌히 좋다고 했다.

하지만 질문지를 만들며 난관에 봉착했다. 무엇부터 물어야 할지 막막했다. ‘세월호’라는 사안이 무겁기도 했고, 잘못 접근하면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줄 수도 있었다. 고민 끝에, 세월호 참사를 슬퍼하고 잊지 않으려 애쓰는 시민의 관점에서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어느 날, 박흥석 선임연구원(이하 박흥석 연구원)과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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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일상의 붕괴를 목도한 순간

“그날이 특별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을 거예요. 참사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참사 당일 무엇을 하고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실시간 생중계로 배가 가라앉는 걸 보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탑승객이 400명이 넘는데, 구조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잖아요. 말도 안 되죠.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이 산 채로 수장되었는데, 부모님들은 얼마나 슬플까요. 항상 곁에 있던 아이가 사라진 거잖아요. 일상이 무너진 거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게 한스러울 거예요.”

당시 박흥석 연구원은 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었다. 자연스레 정부, 국가, 공권력에 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 세월호 참사도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와우아파트 붕괴, 서해 훼리호 침몰, 대구 지하철 화재 등에서 정부의 대처는 한결같이 미흡했어요. 사고원인을 밝히는 과정도 표면적이었죠. 세월호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를 답습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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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월호 참사가 단순한 여객선 사고로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배가 침몰하기 시작했을 때 정부가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섰다면,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전 사례와 비슷하게 흘러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특조위에 참여하기로 했죠. 하지만 발족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어요. 세월호 특별법(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은 2015년 1월에 제정됐는데, 그해 여름이 되어서야 첫 출근을 했거든요. 그래서 지방선거 이후에 1년을 반백수로 지냈어요. 가족들이 많이 고생했죠. 저도 돈 준다고 하면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했어요.”

특조위 활동은 눈엣가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조위에서 그의 첫 역할은 이석태 위원장 보좌였다. 선체 인양이 거론되기 시작했지만, 특조위는 해양·조선·선박전공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보통 조선·해양전문가는 고액 연봉과 좋은 대우를 받게 마련인데, 특조위 활동은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물론 처우나 급여가 좋지 않았다. 더구나 해운업계의 가장 큰 고객은 해양수산부다. 특조위 활동 경력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결국 평소에 틈틈이 인양 관련 공부를 해온 박흥석 연구원에게 관련 업무가 넘어갔다.

“저는 법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거든요. 선박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어요. 제대로 조사하려면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죠. 1년 정도 활동하면서 쉰 날이 20일도 안 돼요. 퇴근도 거의 밤늦게 했고요. 할 게 많았지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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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그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 특조위의 모든 조사관이 밤낮없이 진실을 밝히는 데에 몰두했다. 정부와 기득권에는 눈엣가시였을 터다. 때문에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와 같은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조사관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박 연구원은 특조위를 ‘불나방’에 빗대어 표현했다.

“많은 분이 우려하셨죠. 그래도 조사관들 사이에는 ‘그래도 시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어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죠. 반민특위 사례만 봐도 색깔과 이념 프레임으로 숨통을 끊어놨잖아요. 특조위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어요. 특조위 내부 자료가 새누리당에 넘어간 적도 있고, 정부가 특정 단체에 활동 반대집회를 시키기도 했죠. 심지어 경찰서 정보과나 국정원이 조사관과 유가족 사찰까지 하더라고요. 심적 부담이 컸어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거잖아요.”

2016년 해양수산부는 선체조사 관련 예산을 따로 편성하지 않았다. 특조위가 먼저 선체를 정밀히 조사해야 한다며 예산 확보를 주장했다. 그러자 해수부는 인양 선체 정리 예산으로 40억 원을 편성했다. 선체조사와 선체정리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사용처가 같다며 특조위의 요구를 예산에서 삭감해버렸다. 또한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특조위의 활동을 강제종료 시켜버렸다.

“특조위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5년 8월이에요. 그런데 정부는 특별법 시행일인 같은 해 1월부터 활동했다고 주장했어요. 1월에는 조사인력과 예산이 없었는데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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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언제나 선(善)인가… 시민의 역량으로 감시해야

조사관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꿈에 시달리다 벌떡 일어나기도 했고, 스트레스와 분함이 극도에 달했다. 특조위 활동 이전 생활로 돌아갔지만, 공간뿐이었다.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여전히 날카롭고 아픔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박흥석 연구원도 많은 변화를 맞이해야 했다. 그는 자신이 좀 더 ‘무거워졌다’고 말한다. 여러 일을 겪으면서 내면의 심연을 봤다고나 할까. 좋게 말하면 마음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공감이 어렵다는 말이다. 요즘은 세심한 감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구조에 직접 뛰어드신 분들의 트라우마가 가장 심할 거예요. 국가가 짊어져야 할 것을 그분들이 다 감당하셨잖아요. 깊은 바다에 들어갔다 나오면 일정 시간 감압(잠수병 방지를 위해 몸에 용해된 불활성 가스를 제거하는 것)을 해야 해요. 하지만 구조에 참여한 잠수사들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물에 다시 들어갔어요. 후유증이 생길 수밖에 없죠. 더구나 차갑게 식은 아이들을 품에 안아 뭍으로 올라와야 하는데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신체적·심리적 치료가 절실했죠. 하지만 정부는 갖은 핑계를 대가며 그분들을 외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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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故 김관홍 잠수사의 일이 안타까우면서도 그 심정이 십분 이해된다고 했다.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하지만 이내 목을 가다듬은 후,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다시 힘주어 말했다.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시민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국가라는 게 선한 것처럼 포장돼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조건 없는 믿음은 버려야 해요. 언제 위협적으로 변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시민의 역량으로 국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해요. 우리는 국가를 계속 감시해야 합니다.”

국가를 사랑하는 것을 강조한 나라보다 국가를 통제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 나라가 그나마 ‘덜 나쁜’ 나라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 어느 헌법학자의 말이 떠올랐다. 해법은 결국 시민의 힘을 모으는 ‘연대’에 있지 않을까?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경험했듯이 말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 요구 서명에 650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어요. 덕분에 특조위가 만들어졌고요. 이후 416연대라는 단체도 생겼고, 유가족협의회에 시민이 재정을 지원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연대의 움직임이 보였어요. 긍정적이죠.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아쉬운 점도 있어요. 단편적인 활동이 많았거든요. 연대체 간 갈등이 생겼을 때 조율할 수 있는 역할이 없었던 것도 아쉬워요. 사실 이런 건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 바람에 피해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서 생기는 일이거든요. 정부가 유가족 한 분 한 분 만나 잘 다독이고 서로 상처 주지 않게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못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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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인양됐지만, 여전히 풀지 못한 질문의 답 찾아야

“참사 당시에는 이민을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하지만 이내 생각이 바뀌었죠. 도망가면 이준석 선장과 다를 게 없잖아요. 기울어진 이 나라의 균형이 바로 잡힐 수 있도록, 많은 사람과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 싶었어요. 사회혁신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했고요.”

사회혁신이라니! 희망제작소에서 주야장천(晝夜長川) 외치는 그 가치 아니던가. 박흥석 연구원이 희망제작소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시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촉진하는 동시에 정부의 정책을 검토하고 대안을 찾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것이 여타 연구소와 비교했을 때 희망제작소만의 강점이라고도 말했다.

“저를 비롯한 희망제작소 연구원 모두가 정부, 국가, 사회의 움직임에 대한 촉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를 놓치면서 어떻게 시민을 말하고 우리 사회의 비전을 만들 수 있겠어요. 촉을 세우고 잘 살피다 보면 거대 담론뿐만 아니라 구체적 실천과제도 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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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국가 운영방식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집중되어 있는 권력을 나누고 중간중간 견제장치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아픔 속에서 공감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신의 상황과 형편에 맞게 공감과 지지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오면 끝 아니냐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다시 질문해야 해요. 왜 인양했는지 살펴봐야 하죠. 미수습자를 찾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진상규명을 하고, 그 과정을 통해 교훈을 얻는 것이 인양의 목적이에요. 이 세 가지를 충족하지 못하면 인양은 끝난 게 아니에요. 그 과정에서 선체조사위가 확실하게 자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시민은 잘 지켜보고 살펴야 해요. 필요할 때는 목소리도 내야 하고요.”

“국가의 범죄는 절대 권력을 지닌 소수 독재자들의 야욕과 그들에게 복종하는 다수 봉사자들의 협력에 의해 현실화 됩니다. 정신 나간 사람들 몇 명의 손으로는 이런 거대한 범죄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독재 권력의 전횡에 참여하거나 방관할 때에만 비로소 국가라고 하는 괴물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 김두식 ‘헌법의 풍경’ 중


–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최은영 | 미디어홍보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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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기부양책을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경제 전환 전략으로 활용하는 그린뉴딜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생태적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박정연 기후위기 대응·에너지전환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과 나눈 ‘기후위기 시대, 지방정부의 역할’ 발제 중 사례를 중심으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관련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기획①] ‘생태적 전환’을 위한 예산 실험
[기획②] ‘생태적 전환’, 지방정부의 성공 조건

화, 2021/02/09-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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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0/11/1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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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어느새 상반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29일 상반기를 돌아보고 하반기 계획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 상반기는 어느 영역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지역에서 시민과 함께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실험하는 희망제작소도 코로나19로 인해 사업 축소 또는 연기가 불가피했는데요. 코로나19로 희망제작소는 어떤 영향을 받았고, 하반기에는 희망제작소에서 어떤 계획과 방향을 세웠는지 전합니다.

이음센터, 후원회원과의 접점, 다양한 방식 시도

이음센터에서는 희망제작소에 힘을 보태주시는 후원회원을 위해 1004클럽/HMC 후원회원 모임을 기획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되거나 취소할 수밖에 없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하반기에는 느슨한 연대와 작은 소모임에 집중하여 후원회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온라인 프로그램 등으로 꼭 모이지 않더라도 함께 참여하고 연대할 수 있는 자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후원회원의 의견을 듣고, 코로나19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모임을 기획하겠지만, 어쩌면 오프라인 모임을 여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맞춰 소식지, 이슈 솎아보기, 온라인 프로그램 등으로 언택트 환경에 걸맞은 소통을 이어가려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지만,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회원분들을 위해 늘 노력하는 이음센터가 되겠습니다.

대안연구센터, 기본계획을 넘어 실행과 모니터링까지

대안연구센터에서는 지역사회 회복력과 지속가능성, 시민참여와 협치, 사회적가치, 청년권과 공정성을 키워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동체 회복과 도시재생 역량강화 프로그램, 시민주도 숙의 매뉴얼, 공론장, 지방정부의 종합발전계획, 협치 관련 연구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하반기에는 기본 계획 연구만이 아닌 향후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고,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영역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특히 2019년도에 추진된 사회적가치 안내서에서 확장된 공공기관 및 공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활동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시민주권센터, 시민참여와 현장 중심의 사업과 연구 지속

숙의민주팀과 정책실험팀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민주권센터에서는 종로구와 함께 하는 종로여행과 서울시와 함께 하는 시민참여예산학교, 청소년진로탐색 프로젝트인 내일상상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하게 실행을 연기하는 경우도 생겼는데요. 직접 시민을 만나서 수행하는 현장 기반 워크숍, 교육 사업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온라인 영상 제작을 배포하며 교육에 차질이 없도록 힘썼습니다.

하반기에는 협치와 서비스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공무원 교육 프로그램부터 스마트시티, 디지털사회혁신, 주민자치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실행사업 뿐 아니라 연구사업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자치분권센터, 자치의 원동력 목민관클럽 활성화

지방자치단체장의 연구, 소통 모임인 목민관클럽 사무국을 담당하는 자치분권센터에서는 올 상반기 민선7기 인터뷰집(지역혁신리더를 만나다)과 목민광장을 발행했습니다. 자치단체장과 지역혁신 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 정기포럼을 비롯해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제도 개선에 대한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자치분권센터에서도 코로나19 위기로 매년 진행되는 연수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목민관클럽 10주년을 맞이한 국제 심포지엄을 준비하는 게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희망제작소의 연구 및 실행 과제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등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플랫폼 운영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지역으로 보다 깊게 스며드는 희망제작소의 활동을 기대합니다.

미디어센터, 읽고 싶은 콘텐츠와 다양한 미디어 실험

미디어센터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비대면, 중계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영상과 장비에 대해 전문적이진 않지만, 최소한의 장비로 최소한의 시스템을 구축해 몇몇 사업을 성공적으로 영상 플랫폼을 통해 중계했습니다.

앞으로도 희망제작소의 다양한 활동을 시민이 원하는 시간에, 편한 공간에서 보실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을 지속하고자 하며, 희망제작소의 소식을 보다 다양한 형태로, 여러 플랫폼을 통해 정기적으로 나누고 알리고자 합니다.

기획팀, 희망제작소 부서 간 협업 증진 및 시민연구 확대

기획팀은 지역혁신, 사회공헌을 키워드로 상반기에는 희망제작소 내 여러 부서와 협업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했습니다. 또한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위해 일상적인 시민 연구 과제 발굴 플랫폼인 시민참여플랫폼 오픈을 준비 중입니다. 하반기에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형태로 지역혁신 관련 다양한 주제의 연구사업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시민이 참여해 새롭게 발굴될 연구와 사업 주제가 기대됩니다.

경영지원실, 안정적인 조직 운영 및 지원

경영지원실은 희망제작소 안팎을 두루 살피고 사업 운영, 활동을 지원하는 부서입니다.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조직의 시스템 간소화를 통한 효율화를 도모하고, 재정적 상황을 점검하는 등 지속적으로 희망제작소의 운영을 예측하고 관리해나갈 예정입니다.

이처럼 희망제작소에서도 각 부서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새로운 사회인 뉴노멀을 준비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다양한 실험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만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든든하게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회원과 시민을 위해 늘 노력하는 희망제작소가 되겠습니다.

– 정리: 안영삼 미디어센터 센터장 [email protected]

수, 2020/07/0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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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기부양책을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경제 전환 전략으로 활용하는 그린뉴딜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생태적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고재경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나눈 ‘기후위기와 그린뉴딜’ 발제 중 사례를 중심으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관련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기획①] ‘생태적 전환’을 위한 예산 실험
[기획②] ‘생태적 전환’, 지방정부의 성공 조건

토, 2021/02/0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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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에세이 공모전은 5월 31일까지 상시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에세이 공모전 참여하기) 여섯 번째 시민 에세이는 토란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버스 도착예정 시간은 14분. 저 버스를 타게 되면 지각을 면할까. 급행버스를 기다려야 하나 선택해야 한다. 버스를 2개월 만에 탄다. 코로나19 31번 확진자발 지역사회 확산은 출퇴근의 풍경도 우리 가족의 아침도 모두 다르게 채색되었다. 시내 중심가 도로나 상가는 인적이 드물었다.

그나마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은 마스크에 가려져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의심하는 표정이 읽혔다. ‘당신, 신천지 아니야? 할머니는 왜 버스를 타러 나오신 거지?’

처음 보는 사람들 모두 서로에게 침묵하고 속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침묵만이 감도는 버스 안은 흔한 라디오 음악 소리도 허용하지 않은 채 텅 빈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내가 확진되면 어떡하지, 내가 타고 다닌 이 524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감염되면 어떡하나?’ 여러 가지 복합적이고 미묘한 두려움이 엄습한다.

다음날부터 나는 카풀을 시작했다. 딸아이를 휴교령이 내려진 유치원대신 시어머니에게 맡기면서, 출근하는 발걸음은 오히려 무거웠다. 재택근무나 돌봄휴가를 써야하나? 이런 상황에서 맞벌이를 하는 집안은 어떡하나? 다들 말못할 고민과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하루하루를 견뎠을 것이다.

kf마스크가 주는 답답함보다 내가 숨쉬고, 출근하던 일상이 이렇게 한 순간에 통제될 수 있구나 하는 무서움과 연일 보도되는 확진자수와 동선으로 인해 본의 아닌 사이버 추적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꼬리표처럼 물고 늘어지게 된다.

남편과 같이 출근하는 길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서로의 아침 전쟁을 치러낸 전우애나 오늘도 출근길에 올랐다는 패잔병의 심정이라기보다 연애 이후 이렇게 오전시간을 오래 함께했던 적이 있을까? 무슨 말로 위로나 격려를 할까? 오늘도 바쁘려나 속으로 되뇌는 말들이 마스크를 가린 입 속으로 쑥 기어 들어갔다.

차라리 버스를 타고 다닐 때가 좋았다. 아이가 자고 있을 때 도망가듯 기어 나오는 엄마의 모습이 미안하기도 하지만, 출근 길에 듣는 노래나 팟케스트가, 짧은 출근 시간에 보던 책 한 구절이 내가 오롯이 누릴 수 있는 문화적 시간이었으니까.

가족이래도 불편하고 미묘한 권력 관계랄지, 아침에 마주하는 시어머니의 짧은 인사말 하나에도 신경이 곤두섰다. 워킹맘인 사회복지사인 내 존재의 문제 같기도 했다. 그게 아닌데, 밀려드는 후원물품은 몸을 계속 힘들게 하고 마음을 지치게 한다. 나만 이렇게 힘드나 울분이 생기기도 하고, 오늘도 아이를 맡기려 전전하는 동료엄마 사회복지사의 얘기를 듣다보니 같이 화가 나고 억울했다.

2개월이 지났다. 벚꽃도 지고 라일락도 져버렸다. 흩날리는 꽃눈들 사이에서 많이 울고 웃었다. 봄을 만끽하기보다 흘려보냈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가면 코로나19도 없어지고, 다들 건강을 되찾을까 생각이 많아지니 잠도 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이렇게 지난날을 회상할 겨를이 생겼지, 당시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서 눈코 뜰 새 없었다. 우예 안되겠습니까? 연대나 우정 아니겠습니까? 구수한 사투리로 위로하는 유명 연예인의 화상 채팅으로 잠깐 웃어보기도 한다.

세상은 한동안 음률을 잃은 것처럼 조용했다. 조용하니, 작은 것들의 외침이 들리기 시작했다. 고라니가 도로를 뛰어 놀고, 해파리가 운하를 거슬러왔다고 한다. 마스크 없는 얼굴을 까먹을 정도로 그전으로 돌아가기 힘들겠지만, 음악가들이 방구석 콘서트를 열고 방세가 밀린 사람들이 무지개 깃발로 저항한다. 인간들은 다시 일상을 찾으려는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할머니 집에 가는 게 지겨운지 유치원 유치원 노래를 부른다. 신청만 해뒀던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너희들이 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잠시 생각에 빠진다. 잠든 아이의 얼굴은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하다.

다시 버스에 오른다. 창밖의 풍경은 초록으로 뒤덮이고, 사람들의 마스크도 kf에서 덴탈, 천마스크로 변했다. 여전히 서로 말이 없지만, 간혹 음악소리가 열린 창문으로 흘러 들어온다. 절망을 춤을 추며 견디듯이 오늘도 내일을 희망해보며 버스에 오른다. 점심은 뭘로 할까 생각하면서.

– 토란 님

금, 2020/05/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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