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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4] 고용보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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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4] 고용보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

익명 (미확인) | 토, 2017/04/01- 12:56

고용보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

 

 

장지연 | 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 본부장

 

들어가는 말

 

탈산업화와 서비스경제로의 이행에 따라 제조업 노동자의 비중이 줄어들고 서비스업 종사자가 늘어나면서 파트타임을 비롯한 다양한 유형의 비정규직이 늘어나게 된 것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관찰되어 온 변화이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터넷 플렛폼을 기반으로 하는 ‘on-demand economy’의 확대가 이루어졌는데, 이에 따라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불안정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유형의 임금노동자의 소득단절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온 사회보험 중심의 실업안전망에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사회보험제도는 노동자계급의 연대와 노동-자본 간의 암묵적인 협약에 근거한 것이므로, 보호의 필요성이 큰 불안정 노동자층이 증가하고, 임노동자성이 모호한 집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안정 노동자층을 사회보험에서 배제하여 사각지대의 문제에 직면하거나, 사회보험 재정의 안정성이 훼손될 위험이 발생한다. 어느 쪽이든 사회보험의 원리와 기능 자체에 대한 이의가 제기될 수 있다.

 

한 나라의 고용안전망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① 실업보험 ② 실업부조 ③ (일반)공공부조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해야한다. 좀 더 넓게 보자면 근로연령대 인구의 소득중단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는 질병급여나 장애급여제도까지 살펴보아야 한다. 실업보험은 기여(&근로이력)에 근거하여 수급권이 발생하며, 구직활동에 대한 확인이 전제되기는 하지만 자산조사는 하지 않는 제도이다. 가입과 기여에 따라 수급권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들이 제도 내로 포섭되지 못할 위험이 있다. 실업부조는 조세로 재원이 조달되며 자산조사를 통하여 저소득층으로 판별된 실업자에게 지원되는 현금급여이다. 국가에 따라 실업보험제도와 통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일반 공공부조와 통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공공부조는 빈곤층 보호제도이지만, 근로능력자를 포괄하면서 추가적인 구직활동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 실업부조를 포괄하는 제도로 운영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정규직 임금근로자 감소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현행 고용보험의 실업급여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살펴본다. 실업보험제도는 커버리지를 확대해 오기는 하였으나 미흡한 수준이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근로능력자를 배제하지 않으나 실제로는 매우 적은 수의 근로능력자만이 포함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인식에 바탕을 두고 고용보험 적용대상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고용형태의 다양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의 고용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고용형태와 기업규모에 따라 사회보험 가입률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사회보험 가입률은 대규모사업장 정규직원의 경우 거의 100%인데 비해서, 대규모 사업장 비정규직은 80%, 중소규모 사업장 정규직 역시 약 80%이며, 중소규모 사업장 비정규직은 35%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의 논의 과정에서 두 가지 문제가 중요하다. 첫째 문제는 비정규직 임금근로자의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문제는 애초에 실업보험이 보호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은 비임금 근로자의 규모가 특수근로형태 종사자의 형태를 띠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정부공식통계에서 비정규직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33%로 나타난다. 여기는 기간제 근로자와 시간제 근로자, 그리고 파견·용역·특수고용 등의 비전형 근로자가 포함된다. 비전형 근로는 호출근로, 가내근로, 파견과 용역, 그리고 특수근로형태 종사자의 다섯 가지 하위범주로 파악된다. 이러한 분류체계에서 누락하게 되는 부분이 크게 두 영역이 있다. 첫째, 이 분류에서 사내하청 유형의 간접고용은 따로 포착되지 않는다. 고용형태 공시자료에 나타난 대기업 간접고용 노동자 93만 명은 비정규직으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특수고용형태 근로자는 약 50만 명이다. 그러나 인권위원회 보고서(2015)에 따르면 임금 근로와 비임금 근로의 경계에 있는 근로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아서 최대 227만 명까지 추산할 수 있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나 프리랜서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노동자로서, 사실상 단일한 업체와의 계약관계를 갖고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는 경우가 여기에 포함된다. 학습지 교사, 학원 강사, 보험 판매원, 각종 배달원 등 구체적인 직종은 매우 다양하다. 만약 이들을 현행 분류체계와는 달리 비정규직 임금근로자로 본다면,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비정규직의 비율은 최대 42.5%까지 넓게 잡아 볼 수 있게 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경계에서 나타나는 고용형태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이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으며 사회보험에서도 오직 산재보험에서만 극히 일부가 보호를 받고 있다. 서구에서도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로 불리는 근로자 범주가 증가 일로에 있다. 이 밖에도 플랫폼 이코노미의 확산으로 점차 증가 일로에 있는 앱노동자 역시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경계에 선 노동자이며, 근로 조건과 사회적 보호 측면에서 정책적 대안 마련이 요구되는 주요 집단이다. 이들의 고용안정 문제는 좀 더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을 사회보험의 체계 내로 포섭하는 과제는 고용안정과는 독립적으로 다루어서 전향적으로 해결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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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안전망의 현황

 

우리나라 근로연령대 인구의 빈곤율은 2014년 기준으로 9.6%이다. 아동(0~17세) 빈곤율은 8%인데, 아동빈곤율과 근로연령대 빈곤율은 나란히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근로연령대 가구가 빈곤에 빠질 위험은 가구원의 소득활동 중단 때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업자 안전망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근로연령대 인구가 실직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공적 급여는 고용보험의 실업급여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두 가지가 있다. 실업급여는 실직 이전에 일정기간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보험료를 납부했어야 한다. 생계급여는 자산의 소득환산액을 포함한 가구소득이 평균가구소득의 29% 미만이면서, 달리 부양해 줄 사람이 없는 자라야 수급할 수 있다.

 

실업보험과 실업부조 수급자를 합쳐서 전체 생산가능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을 계산하면, 선진국의 경우 대체로 3%이상, 제도의 포괄성이 높은 국가는 5%이상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이 수치가 0.2%로 심하게 낮은 수준이다(이병희 외, 2013). 사회보조 수급률은 2.7%로 이 수치가 유난히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도들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생산가능연령대 인구가 의지할 수 있는 안전망이라고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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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실업급여 수급률(실업자 수 대비 수급자 수)은 약 35%이다. 실업급여 수급률을 결정하는 요인은 ① 실업보험 가입률과 ② 급여 지급 기준의 엄격성인데, 우리나라 실업급여 지급기준의 엄격성(구직활동 여부 확인 등)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중간 정도이지만, 고용보험 적용과 가입의 사각지대가 큰 것이 실업급여 수급률을 낮추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황덕순, 2015). 2014년 8월 기준으로 고용보험법 상 가입대상 4명 중 한명은 미가입 상태에 있다. 전체 임금근로자 기준으로는 64%, 취업자 기준으로는 46%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표 3 참조).

 

일단 실업급여를 받는다고 할지라도 수급기간이 짧고 소득대체율도 낮은 편이라서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 먼저 실업급여 수급기간의 상한(maximum duration of unemployment benefits)을 살펴보자면, OECD는 국가 간 비교를 위하여 18세부터 22년간 실업보험료를 내온 40세 근로자가 실직한 경우를 기준으로 계산하였는데, 우리나라는 7개월로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한다. 연령과 가입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소정수급기간의 평균은 4.8개월이고, 실제 실수급기간은 평균 4.1개월이다(황덕순 2015). 소득대체율은 실직 이전 임금의 50%이지만, 상한액(43,000원)과 하한액(최저임금의 90%) 적용을 받는다. OECD 자료에서 우리나라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이 30% 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은 수급기간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즉, 실직 후 1년 기간의 평균으로 계산한다. 수급기간과 소득대체율을 동시에 고려할 때 우리나라 실업급여는 실업자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고 평가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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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나라의 공공부조 수급률은 매우 낮아서, 보편주의적 현금급여가 발달하여 빈곤율 자체가 매우 낮은 북유럽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즉, 우리나라는 빈곤인구가 자체가 적은 것이 아닌데 공공부조 수급률은 낮다. 2014년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는 약 13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6%에 해당한다. 이것을 빈곤인구 대비 비율로 다시 계산해 보면, 시장소득 기준 빈곤자의 15%만이 공공부조로 생계보호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인구 대비로는 18.3% 정도가 된다. 연령대별로 빈곤인구대비 수급률을 계산해 보지 못하였지만, 노인에 비해 근로연령대 인구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의 수혜자가가 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근로연령대 실업안전망 강화 방안

 

실업안전망을 새롭게 설계하기 위해서는 특정 집단을 배제하지 않고 실업자(& 저소득층 실업자)를 폭넓게 보호할 수 있는 제도로 설계하면서도 집단별로 다른 보호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기존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을 가능한 한 넓게 확대하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취약계층 대상을 위하여 보완적인 제도를 운영하자는 것이다.

 

▪ 실업보험 대상확대

고용보험(실업보험)의 적용대상은 현행 임금근로자를 넘어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 대안이 있다. 하나는 특수고용형태 근로자를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다. 특고는 근로기준법상 고용보호의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사회보험의 보호대상으로는 포괄한다는 취지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고용보호 대상에 비해 사회보험 대상은 훨씬 넓게 정의된다. 이 경우 특수고용형태 근로자를 현행 산재보험제도의 사례보다는 좀 더 과감하고 폭넓게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실제로는 대상 확대의 의미가 크지 않다.

 

이 보다 좀 더 과감한 다른 하나의 안은 특고 뿐 아니라 순수한 자영업자까지도 실업보험의 적용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즉, 임금근로자 뿐 아니라 특고와 자영자를 포함하는 모든 경제활동참가자를 실업보험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자면, 덴마크 등의 경우와 같이, 학생도 임의가입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두고 청년실업자에 대한 보호수단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그동안 임금근로자의 성격이 불확실한 근로자에까지 실업보험의 적용을 확대하는 데에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하나는 자영업자의 실업은 폐업으로 인한 것이고, 이는 곧 위험의 일부가 자기결정의 결과라는 점 때문에 사회보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 이 문제는 임금 근로자 중에서 자발적 이직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제기되는 문제이므로 같은 논리로 대응할 수 있다. 임금 근로자의 자발적 이직에 대해서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국가가 많고, 우리도 임금 근로자의 자발적 이직과 자영업자 실업에 대해 모두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취할 수 있다. 단, 수급시작 시점까지의 대기기간을 비자발적 실직자보다 길게 두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은 대상을 확대할 경우, 누가 고용주인지 특정하기 어려운 특고 노동자나 자영업자의 경우 사회보험료를 누가 낼 것인가의 문제이다. 임금근로자는 노사가 절반씩 기여금을 부담하는데, 특고나 자영업자라고해서 보험료를 전적으로 근로자 자신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기는 어렵다. 임금 근로자 이외의 가입자에 대해서 국가가 조세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기업으로 하여금 가능한 한 노동자를 특고나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하고 싶도록 만드는 부정적인 인센티브를 제도설계에 담는 것이 된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대안은 임금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실업보험 대상자에 대해서 고용주 부담분을 없애고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고용주는 근로자 개인을 특정하여 보험료를 내지 않고, 조세 등 다른 간접적인 방법으로 기여금을 갹출할 수 있다.

 

▪ 실업부조 도입

실업부조는 ‘부조’이므로 가구의 소득수준을 고려하여 실업자를 지원한다. 실업급여 수급대상이 되지 못하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대상도 아닌 구직자를 지원하게 된다. 즉, 가구의 소득수준은 빈곤상태이지만 다른 이유로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가구의 구직자와 최저생계비 수준은 아니지만 저소득층인 차상위계층 가구의 구직자가 지원대상이 된다. 실제로 도움을 받게 되는 대상은 청년층이나 경력단절 여성들 중에서 저소득층에 속하는 구직자, 자영업을 하다가 폐업한 자 등 현행 고용보험제도의 보호대상이 되지 못하는 저소득층 구직자들이다. 또한 고용보험 가입이력이 있어서 실업급여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실업급여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재취업하지 못한 저소득층 구직자도 실업부조 대상이다. 요컨대, 실업부조는 일정 소득이하의 가구에 속하는 개인이면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자에게 고용서비스와 함께 생계급여를 지원하는 제도로 도입되어야 한다.

 

현행 취업성공패키지I 사업을 실업부조로 제도화 할 수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취업성공패키지I 사업에는 약 14만 5천 명이 참여하였고, 참여수당, 훈련수당, 취업성공수당 등의 형식으로 1인당 연간 평균 76만 원이 지급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는 사업의 형태로 진행되지만, 실업부조로 제도화되면 가격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은 모두 지원하게 되고, 생계지원의 의의도 더욱 강화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이병희 외(2013)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방안』 한국노동연구원. 고용노동부 용역과제

이병희 (2015) ‘고용보험 20년의 평가와 과제: 사각지대와 실업급여을 중심으로’ 한국사회보장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문

황덕순 (2015) ‘실업급여 사업의 성과와 발전방향’ 고용보험 20주년 기념 학술대회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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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9/12/0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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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세 번째 해에 들어섰다. 햇수로는 4년차다. ‘나라를 나라답게’ 세울 것이라는 약속에 대한 기대가 허튼 것이었는지 아니면 현실 정치에 대한 무지였는지, 그만큼의 실망과 좌절 그리고 허탈한 목소리가 곳곳에 들린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정치는 그리도 무리한 것이었는가? ‘국민의 생존권 보장’이란 집권을 위한 수사에 불과한가? 2020년 복지동향은 현 정부의 복지국가 공약 이행에 다시금 주목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기획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이다.

 

2019년 하반기만 해도 8월 관악구 모자의 아사, 11월 성북구 다가구주택과 인천시 임대아파트 일가족 자살, 12월 대구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생계비관 가족 자살 등 빈곤가족의 비극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국가는 그동안 열심히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서 뛰어다녔다지만, 복지총량과 보장수준 그리고 제도개선이 없어 수급권의 획기적인 변화도 없었다. 여전히 빈곤가족은 부양의무자기준이나 부양의무자 금융정보동의서 제출 등 생계급여 신청과정에서 탈락하고 있다. 이에 120만 명 수준의 생계급여와 140만 명 수준의 의료급여의 수급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과 후의 변화가 없다. 당초 약속은 어디쯤 와 있는가?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는 교육급여와 주거급여에서만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였지만, 이는 어차피 빈곤완화의 효과는 거의 없는 부가적인 급여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언제나처럼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는 정치적 결단의 문제가 아니라, 재정적 뒷받침과 사회적 합의의 문제로 호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팩트가 아니다. 본 호 기획글에서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1,842일의 광화문 농성을 언급하였다. 이 농성은 빈곤한 이들이 죽지 말고 같이 살아서 세상을 바꾸자는 싸움이었고, 끝내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라는 공약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공약은 소득기준과 장애기준을 적용한 극히 일부의 인구집단만을 대상으로 하는 안으로 후퇴하였고, 중증장애인 가구 부양의무자기준 완화로 단지 1만 8천 가구만 추가적인 수급대상이 될 뿐이었다. 재정적 이유로 가장 적은 인구만을 제도 내로 진입시키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한편 손병돈 교수는 생계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기준을 완전히 폐지할 때조차 소요되는 1년 예산은 최대 1조 3,250억 원으로 추정하였다. 이 추정치도 비수급빈곤층이 100%로 신규 수급자로 전환된다는 가정에 기초한 것으로 실소요액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다. 김승연 연구위원은 서울형기초보장의 사례를 통해 비수급빈곤층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는 소득과 재산 기준의 완화가 아니라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임을 지적하고 있다. 서울은 주거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이후 수급가구 수가 10개월 만에 약 3만 4천 가구가 증가한 것에서 비춰보아 생계급여의 비수급빈곤층의 대다수도 부양의무자기준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경서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는 30세 미만 인구의 주거급여 수급 제한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30세 미만 미혼 청년의 경우 주거급여를 지원해도 2만 6천여 가구에 연 4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전혀 과다한 예산이 아니다. 문제는 청년의 빈곤을 들여다보려는 노력 없이 정형화된 인구집단으로만 빈곤을 규정하려는 관료적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결국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원칙은 여전히 시대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민법의 가족과 인륜, 즉 직계가족은 ‘남’이 아니라는 도덕적 시각에 기초할 뿐이다. 가족부양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사회의 비극이 연일 나타나고 있는데, 여전히 국가는 가구 단위로 수급을 규정하여 공적 책임보다 사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원칙은 가장 빈곤한 가족들에게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인간다운 생활보장은 최종적으로 국가의 책무이다. 정치공동체가 약속한 최소한의 목표다. 더 늦기 전에, 기초적인 생활보장이라는 공적 약속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화, 2020/01/0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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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가?

 

양병준 사단법인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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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복지정책 토론회 <사진 = 사단법인 전북희망나눔재단>

 

전북희망나눔재단은 지난 8월, 전라북도의회 및 14개 시군의회와 함께하는 지역복지향상전북네트워크를 출범시키고, 지역복지향상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출범이후 첫 번째 사업으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관련 복지정책 토론회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전북사회복지협의회, 전라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와 함께 4일(수)에 전라북도의회 1층 회의실에서 “지속가능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하였다.

 

특히, 이번에 진행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토론회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복지분야의 핵심사업 중 하나이다. 보건복지부는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아실현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체계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전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윤찬영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주제발표는 전북연구원 이중섭 연구위원이 하였고, 전라북도의회 국주영은 행정자치위원장, 우석대학교 간호학과 박진희 교수, 금암노인복지관 서양열 관장, 전북희망나눔재단 양병준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주제발표를 맡은 전북연구원 이중섭 연구위원은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로, 지역사회통합돌봄 인프라 확충 및 조정계획 수립, 지역사회통합돌봄 유형별 공급전략 마련, 광역단위 다부처 연계사업 강화, 지역사회통합돌봄 가용자원의 확대, 시설의 환경개선과 지역사회통합돌봄의 연계 강화, 장애인 통합돌봄사업 준비, 광역-기초 인프라 구축 연계 필요” 등에 대해서 주장했다.

 

이어 토론을 맡은 전라북도의회 국주영은 행정자치위원장은 “복지사업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역할의 중심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광역지자체를 중심으로 시군지자체와의 연계와 민관 거버넌스를 통한 통합돌봄체계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토론했다.

 

그리고 우석대학교 간호학과 박진희 교수는 “보건복지 서비스의 인프라를 강화해야 하고, 보건복지 담당자들에 대한 역량강화 교육이 필요하고, 중앙정부와 협의하여 지방분권형 복지 재정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토론했다.

 

아울러, 금암노인복지관 서양열 관장은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현재 전주시가 노인분야 선도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민관 협력체계 구축 강화와 돌봄사회로의 변화를 함께 준비해 가야 한다”라고 하였고, 또한 “전주시의 선도사업에 대해서도 ‘성공이냐, 실패냐’의 관점이 아닌, 지역 중심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는 부분에 있어서 많은 지지와 격력, 참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전북희망나눔재단 양병준 사무국장은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과 관련하여 전라북도의 의지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중앙정부의 복지정책 흐름이나 지침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역 실정에 맞는 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적 논의를 전라북도가 중심이 돼서 수평적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서 만들어 가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지역복지향상전북네트워크’는 전라북도의회 및 전북지역 14개 시군의회와 복지운동단체인 전북희망나눔재단과 함께하는 활동 기구이다. 지역의 복지 현안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문제제기와 대안마련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화, 2020/01/0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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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http://www.peoplepower21.org/1678152" rel="nofollow">복지동향 제255호 |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획주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없이 '포용'국가 없다

http://www.peoplepower21.org/1678157" rel="nofollow">[기획1] 문재인정부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공약 불이행, 포용적 복지국가에서 가난한 이들이 죽어간다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http://www.peoplepower21.org/1678167" rel="nofollow">[기획2]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시급성과 소요 예산 | 손병돈 평택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http://www.peoplepower21.org/1678173" rel="nofollow">[기획3]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에도 여전한 주거급여의 사각지대 - 정형화된 빈곤을 넘어서 | 김경서 민달팽이유니온 정책국장

http://www.peoplepower21.org/1678179" rel="nofollow">[기획4] 서울형 기초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없이 빈곤사각지대 문제해결도 없다 | 김승연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동향

http://www.peoplepower21.org/1678186" rel="nofollow">[동향1] ‘국민’연금, 국민을 위해 문제기업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하라 |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

http://www.peoplepower21.org/1678191" rel="nofollow">[동향2] 어린이 생명안전법, 협상카드가 아닙니다 |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복지톡

http://www.peoplepower21.org/1678198" rel="nofollow">[복지톡] 장애인의 온전한 탈시설을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되다 | 김정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

 

생생복지

http://www.peoplepower21.org/1678204" rel="nofollow">[생생복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가? | 양병준 사단법인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

화, 2020/01/07-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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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은 손의 힘을 믿으며, 공장으로 출근합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기록 및 인터뷰 김경희, 이조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2009년 5월, 사측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총파업과 함께 공장을 점거했다. 파업은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77일 만에 끝났다. 명예퇴직 등으로 1700여 명의 노동자가 회사를 떠났고, 끝까지 버티던 165명은 해고됐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함께 살자', ‘공장으로 돌아가자’고 외치며 길거리에서 10년을 싸웠다. 그사이 대규모 정리해고와 폭력 진압의 후유증으로 3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랜 투쟁의 결실이 보이는 듯싶었다. 2018년 9월 노노사정(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 기업노조, 쌍용자동차 사측,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은 해고 노동자의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해고 노동자 46명은 복직을 불과 며칠 앞두고 무기한 휴직을 통보받았다. 노동자들은 일방적인 휴직 처리를 거부하고 복직 예정일부터 매일 일터로 출근해 부서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출근투쟁 중인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을 만났다.

 

▽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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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노노사정 합의는 사회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복직을 불과 며칠 남겨두고 파기될 거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 같다. 합의 파기에 대해 언제 알게 되었나.

“2018년 노노사정 합의에서 정년퇴직으로 자연감소하는 노동자 수와 복직을 희망하는 해고자 수를 비슷하게 맞추는 것으로 논의했고, 이를 근거로 마지막 해고 노동자 46명은 2019년 12월 30일에 복직과 함께 부서배치 받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복직한다는 믿음과 기대로 합의 이후의 무급휴직 6개월 기간을 묵묵히 인내하고 기다렸고, 합의가 파기될 것이라고는 단 1%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12월 24일, 아침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당일 오후에 복직자를 두고 사측과 기업노조의 교섭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랴부랴 회사에 들어가 보니 이미 교섭이 이뤄지고 있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복직 예정자들은 복직을 앞두고 기존에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일터 근처로 이주한 상태였다. 갑작스러운 합의 파기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항의했지만, 크리스마스이브 오후 5시쯤 합의 파기를 통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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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월 3일 청와대 인근에서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가 쌍용자동차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 2018년 노노사정 합의는 사회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복직을 불과 며칠 남겨두고 파기될 거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 같다. 합의 파기에 대해 언제 알게 되었나.

“2018년 노노사정 합의에서 정년퇴직으로 자연감소하는 노동자 수와 복직을 희망하는 해고자 수를 비슷하게 맞추는 것으로 논의했고, 이를 근거로 마지막 해고 노동자 46명은 2019년 12월 30일에 복직과 함께 부서배치 받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복직한다는 믿음과 기대로 합의 이후의 무급휴직 6개월 기간을 묵묵히 인내하고 기다렸고, 합의가 파기될 것이라고는 단 1%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날 아침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당일 오후에 복직자를 두고 사측과 기업노조의 교섭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랴부랴 회사에 들어가 보니 이미 교섭이 이뤄지고 있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복직 예정자들은 복직을 앞두고 기존에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일터 근처로 이주한 상태였다. 갑작스러운 합의 파기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항의했지만,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 5시쯤 합의 파기를 통보받았다.”

 

- 참여연대를 비롯해 수많은 시민이 2018년 9월, '쌍용자동차 해고자 전원 복직'이라는 노노사정 합의를 축하했다. 10년이 넘은 쌍용자동차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기대했던 만큼, 합의 파기로 많은 시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당사자인 복직 예정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짐작조차 안 된다.

“10년을 넘게 투쟁했고 간절하고 절실했던 만큼 무기한 휴직 통보는 충격적이었고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1월 7일부터 출근투쟁을 시작했는데 출근투쟁을 하는 동료의 삼 분의 이 이상이 건강악화를 경험했다. 분노를 포함한 복잡한 감정들로 괴로워했고, 괴로운 마음이 몸에 영향을 끼쳤는지 30명 넘는 동료들이 독한 감기에 걸렸다.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쌍용차지부는 해고노동자들에 대한 심리조사·건강실태조사를 시급하게 시행했다. 조사결과 10명 중 9명이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10명 중 7명이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 스스로도 아주 충격적이고 통제하기 어려운 분노를 경험했다. 10년의 투쟁 동안 힘든 경험이 많았지만, 복직 직전의 합의 파기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다른 당사자들이 받았을 충격이 걱정됐다. 당장 내일날이라도 만나자고 연락을 돌렸다. 나도 당사자이지만 지부장을 맡고 있는지라 책임감을 강하게 느꼈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를 초래했나 자책감이 들었다. 투쟁기간 동안 함께했던 시민단체들에 급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대동 계획을 잡아나가면서 저 자신을 겨우 추슬렀다. 먼저 복직한 분들은 이 사안에 소홀할 수 있을 텐데도 적극적으로 함께해주고 있다. 서로가 마음을 보듬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있었고, 지금은 모두들 사태를 직면하고 자신을 잘 다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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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월 7일 쌍차해고자 출근투쟁 첫날

 

- 출근투쟁을 한지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출근투쟁 상황을 말씀해달라.

“우리의 출근이 사회적 합의로 결정됐던 만큼 출근투쟁을 시작하기로 했다. 출근하기로 한 날 기자회견을 하고, 공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모두 모여서 약속했다. 환영받지는 못하겠지만 복직을 희망했던 공장이다, 어떠한 상황이 있더라도 우리는 절대 폭언과 폭력을 쓰지 않고 우리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자고, 말도 안 되는 도발과 폭력이 있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방식을 지키자고 다짐했다. 약속은 지금까지 잘 지켜졌고, 그날그날 모든 동지들이 토론을 통해 활동을 평가하고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다.

출근투쟁 첫날, 대표이사가 있는 본관 대회의실에 자리를 잡았다. 지금도 출근하면 바로 대회의실에 가서 동지들에게 상황을 공유하고 앞으로 계획을 토론한다. 11시부터 시작되는 점심시간에는 구내식당에 가서 현장동료들에게 우리의 상황을 계속 알리고 있다. 누군가 일방적으로 투쟁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 모두가 함께 투쟁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출근투쟁 중인 모두가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나가고 있다.”

 

- 출근투쟁하면서 거의 11년 만에 공장으로 들어간 것 아닌가. 그 공간을 다시 마주했을 때 여러 감정이 들었을 것 같다.

“10년 7개월 만에 공장에 들어가는 것이어서 무척 낯설었다. 동료들도 분노의 마음이 컸을 텐데, 멋쩍고 낯설어 하는 표정이었다. 이곳에 있어도 되는가 하는 불안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먼저 복직했던 분들이 우리가 본관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중식시간에 찾아와줬다. 전원이 부서배치를 받을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손을 잡아주었다. 덕분에 자신감을 갖고 출근투쟁할 수 있었다. 내부 캠페인도 함께 한다. 출근투쟁한지 20일 정도 지나고 나니 어색함도 많이 없어지고 조합원들의 얼굴이 당당하고 밝아졌다. 간절하고 절박했던 만큼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함께하고 응원하는 일터 동료들과의 교류도 늘고 있다.”

 

- 쌍용차 사측이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고 일방적으로 무기한 휴직을 통보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해하는 시민이 많다. 사측이 합의를 파기한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회사 경영의 어려움’ 외에는 공식적인 답변이 없다. 하지만 46명의 임금 일부를 삭감한다고 경영상의 어려움을 해소될리 없지 않은가. 회사의 답변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납득할 수도 없다. 사측은 인력배치에 여력이 없다고 하지만, 공장 안 동료들은 정년퇴직한 선배들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은채 노동강도만 높아지고 있다며 인력배치에 여력이 없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쌍용차와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46명 노동자를 볼모로 해서 정부 지원을 압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등의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 같다.

회사가 운영되다 보면 경영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우리는 10년 전부터 경영 위기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잘 극복할지 노사가 같이 고민하고 방안을 찾자고 주장해왔다. 함께 고민하는 과정 없이 10년 7개월동안 힘들게 역경을 견뎌온 46명의 노동자에게만 일방적으로 무기한 휴직을 통보하는 것은 잔인한 폭력일 뿐이다.”

 

- 노노사정이 함께 합의한 사항을 기업노조와 사측이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는 것인지 의아하다. 합의의 주체였던 정부는 합의 파기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정부가 쌍용자동차 자본을 강제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기업이 투명하게 경영되는지 보려 해도, 특히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외국인투자기업이다 보니 정부가 관리감독할 만큼의 정보를 알 수 없는 것 같다. 정보가 부족하니 경영이 어렵다는 쌍용차의 주장에 정부가 별다른 대응을 못하는 상황이다. 왜 쌍용차의 경영이 어려운지,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한 이후 쌍용차가 어떻게 경영되어 왔는지,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합의가 파기된 이후 1월 20일에 사측을 만나 입장을 확인했다. 사측은 복직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시간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12월 24일 이후 하루하루가 힘겨운 시간이다. 46명의 당사자와 당사자 가족의 1분 1초를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다면 기약없이 시간을 달라는 얘기를 할 수 없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문성현 위원장은 쌍용자동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그 결과 2018년 노노사정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2018년에 자신의 역할을 찾았던 것처럼 어떠한 방식이든 역할을 찾아야 한다.”

 

- 2009년 쌍용차 파업농성 당시, 이명박 정부는 이를 ‘불법파업’이라 규정하고, 대테러 장비까지 동원하는 등 무차별적인 진압을 자행했다. 이후 경찰과 사측은 파업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며 쌍용차 노동자들을 상대로 막대한 금액을 손해배상청구를 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회사가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과 2009년 경찰이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은 1,2심 재판이 끝났고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2심 판결 기준으로 지연이자까지 경찰손배 금액이 21억 원이 넘고, 회사가 청구한 손배 금액은 80억 원이 넘는다. 합쳐서 100억 원이 넘는다. 해고자 복직문제가 시급하다 보니, 손배가압류 문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작년 초에 먼저 복직한 사람들의 월급이 가압류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10년이 지나도록 부당한 손해배상청구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대법원 선고까지 앞두고 있어서 심리적 압박이 크다. 2009년도 점거 파업 당시에 벌어졌던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데, 손해배상 이슈 때마다 힘들었던 경험을 다시 기억해내야 하는 상황도 매우 힘들다.

작년에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과 1인시위를 하며 손해배상소송이 국가폭력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규탄했다. 2018년 8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2009년 경찰의 진압은 과잉진압이었음을 인정하면서 경찰의 공식 사과와 손해배상소송 취하를 권고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공식 사과를 하고 가압류 조치를 해제했지만 정작 손해배상소송은 철회하지 않았다.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대법원을 상대로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에 대한 과도한 배상책임을 묻는 것은 노동3권 행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올해 2월 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정의당 국회의원 79명이 "집회·시위의 자유와 노동권을 헌법에 보장하는 한국에서 공권력을 투입해 권리 행사를 가로막고 비용을 손배 청구하는 것은 기본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대법원이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고, 부당한 손배·가압류 문제를 공론화하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쌍용자동차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연대하고 지지해준 시민들에게 고마운 마음 뿐이다. 2018년 합의 이후 동료들과 수련회를 가서 나눴던 말들이 기억난다. 해고 싸움을 함께한 동료들과 “우리들이 지난 10년 동안 잘 버텨낸 것도 있지만, 시민들이 이 고통을 함께 끌어안아 함께 아파하고 눈물 흘린 연대의 힘이 있었기에 우리의 투쟁이 가능했다”라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받았던 연대를 다른 현장에서 나누고 실천하자고도 결의했다. 코로나 사태로 공장이 휴업했을 때 사드 반대 투쟁 중인 소성리와 같이 연대가 필요한 공간에 동료들과 함께 찾아가기도 했다.

시민들에게 죄송한 마음도 크다. 복직문제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또다시 관심과 연대를 호소하는 처지가 되어서 함께 했던 시민들에게 죄송하다. 출근투쟁 중인 동료들과 서로를 보듬으며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난 10년, 정말 긴 싸움이고 긴 시간이었지만 여전히 외면하지 않고 힘을 모아주시는 시민분들이 계셔서 용기를 낼 수 있었고 당당할 수 있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끝까지 지켜봐 주고 함께해줬으면 좋겠다.”

 


[성명] 회사의 일방복직 발표에 대한 쌍용자동차지부의 입장 (2/25)

 

2020년 2월 24일(월) 쌍용자동차 회사는 노-노-사-정 합의 파기에 대한 사과 없이 2020년 1월 1일부터 무기한 휴직을 강행했던 46명 복직대기자에 대해 ‘부당휴직 구제신청’을 취하하는 것을 전제로 즉각 복직도 아닌 5월 1일부로 복직시키겠다고 또다시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더군다나 부서배치 후 5~6월 2개월간 현장훈련(OJT) 및 업무 교육을 거쳐 7월 1일 현장에 배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언론을 통해 밝혔습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지부장 김득중) 마지막 복직대기자 46명은 쌍용자동차 회사의 일방적 통보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였습니다. 

 

첫째, 2018년 9월21일 국민과의 약속인 노-노-사-정(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 회사, 쌍용차노조, 경사노위)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사실에 대한 사과와 책임이 없는 행위입니다. 쌍용자동차 회사와 기업노조는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포함해 온 국민이 기뻐하며 합의한 사회적 합의를 일방적으로 깨 10년을 기다려온 당사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와 반성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사회적 합의 파기로 인해 마지막 해고자들은 정신적·육체적 피해는 물론 임금 손실(1~4월)까지 2중의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급기야 복직대기자 46명중 33명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휴직구제신청을 접수했고, 3월 5일 심문회의에서 회사의 부당한 합의 파기에 대한 결과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심문기일을 앞두고 급박하게 5월 1일부터 두 달 현장 OJT 및 교육을 거쳐 7월 1일 현장 배치라는 발표는 부당한 합의 파기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셋째, 2018년 9.21 노-노-사-정 합의는 ‘노-노-사-정 상생발전위원회 합의’를 통해서만 수정될 수 있습니다. 일방적 합의 파기 이후 회사의 요청으로 노-노-사-정 회의가 세 차례 열렸지만 무엇 하나 결정된 것 없었습니다. 그런데 회사와 기업노조는 당사자 46명과 합의 주체인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를 배제하고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당사자에게 통보했습니다. 

 

마지막 해고자 46명은 회사의 발표 내용을 전달받고 2월 24~25일 긴급 토론을 벌여 아래와 같은 입장을 만장일치로 결정하였습니다. 

 

1. 합의 파기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물론 재발방지 약속 없는 일방적 발표에 쌍용자동차지부와 당사자 46명은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2. 즉각 복직도 아닌 5월 복직과 7월 현장배치는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일방적 행위이기 때문에 끝까지 투쟁하고 싸워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3. 하지만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쌍용차 회사가 투자와 경영에는 소홀히 한 채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일방적 발표가 심각한 문제가 있지만 46명 전체가 현장으로 들어가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를 파기한 무기한 휴직에 맞서 공장안 동료들이 매일 함께 연대해주었고, 시민사회와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나서 함께 싸워 부서배치 일정을 못 박았다는 점에서 아쉽고 부족한 점은 있지만 의미 있는 성과라고 판단하였습니다. 

 

5.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10년의 투쟁은 당사자의 복직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부족하지만 정리해고 없는 사회,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이 더 이상 고통 받고 외면당하지 않아야 하는 사회적 울림이었다고도 판단합니다. 

 

6. 마지막으로 국민적 합의 파기에 맞서 함께 해 준 공장 안 동료들, 시민사회와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리며, 쌍용자동차의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데 쌍용자동차지부도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쌍용자동차 회사도 약속이 지켜지는 회사, 고용이 안정되고 땀 흘려 일한 노동의 대가가 보장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정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2020년 2월 25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을 포함한 마지막 해고자 46명 일동

 


월, 2020/03/0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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