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획주제4] 고용보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

지역

[기획주제4] 고용보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

익명 (미확인) | 토, 2017/04/01- 12:56

고용보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

 

 

장지연 | 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 본부장

 

들어가는 말

 

탈산업화와 서비스경제로의 이행에 따라 제조업 노동자의 비중이 줄어들고 서비스업 종사자가 늘어나면서 파트타임을 비롯한 다양한 유형의 비정규직이 늘어나게 된 것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관찰되어 온 변화이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터넷 플렛폼을 기반으로 하는 ‘on-demand economy’의 확대가 이루어졌는데, 이에 따라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불안정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유형의 임금노동자의 소득단절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온 사회보험 중심의 실업안전망에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사회보험제도는 노동자계급의 연대와 노동-자본 간의 암묵적인 협약에 근거한 것이므로, 보호의 필요성이 큰 불안정 노동자층이 증가하고, 임노동자성이 모호한 집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안정 노동자층을 사회보험에서 배제하여 사각지대의 문제에 직면하거나, 사회보험 재정의 안정성이 훼손될 위험이 발생한다. 어느 쪽이든 사회보험의 원리와 기능 자체에 대한 이의가 제기될 수 있다.

 

한 나라의 고용안전망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① 실업보험 ② 실업부조 ③ (일반)공공부조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해야한다. 좀 더 넓게 보자면 근로연령대 인구의 소득중단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는 질병급여나 장애급여제도까지 살펴보아야 한다. 실업보험은 기여(&근로이력)에 근거하여 수급권이 발생하며, 구직활동에 대한 확인이 전제되기는 하지만 자산조사는 하지 않는 제도이다. 가입과 기여에 따라 수급권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들이 제도 내로 포섭되지 못할 위험이 있다. 실업부조는 조세로 재원이 조달되며 자산조사를 통하여 저소득층으로 판별된 실업자에게 지원되는 현금급여이다. 국가에 따라 실업보험제도와 통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일반 공공부조와 통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공공부조는 빈곤층 보호제도이지만, 근로능력자를 포괄하면서 추가적인 구직활동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 실업부조를 포괄하는 제도로 운영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정규직 임금근로자 감소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현행 고용보험의 실업급여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살펴본다. 실업보험제도는 커버리지를 확대해 오기는 하였으나 미흡한 수준이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근로능력자를 배제하지 않으나 실제로는 매우 적은 수의 근로능력자만이 포함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인식에 바탕을 두고 고용보험 적용대상의 확대와 실업부조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고용형태의 다양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의 고용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고용형태와 기업규모에 따라 사회보험 가입률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사회보험 가입률은 대규모사업장 정규직원의 경우 거의 100%인데 비해서, 대규모 사업장 비정규직은 80%, 중소규모 사업장 정규직 역시 약 80%이며, 중소규모 사업장 비정규직은 35%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의 논의 과정에서 두 가지 문제가 중요하다. 첫째 문제는 비정규직 임금근로자의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문제는 애초에 실업보험이 보호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은 비임금 근로자의 규모가 특수근로형태 종사자의 형태를 띠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정부공식통계에서 비정규직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33%로 나타난다. 여기는 기간제 근로자와 시간제 근로자, 그리고 파견·용역·특수고용 등의 비전형 근로자가 포함된다. 비전형 근로는 호출근로, 가내근로, 파견과 용역, 그리고 특수근로형태 종사자의 다섯 가지 하위범주로 파악된다. 이러한 분류체계에서 누락하게 되는 부분이 크게 두 영역이 있다. 첫째, 이 분류에서 사내하청 유형의 간접고용은 따로 포착되지 않는다. 고용형태 공시자료에 나타난 대기업 간접고용 노동자 93만 명은 비정규직으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특수고용형태 근로자는 약 50만 명이다. 그러나 인권위원회 보고서(2015)에 따르면 임금 근로와 비임금 근로의 경계에 있는 근로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아서 최대 227만 명까지 추산할 수 있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나 프리랜서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노동자로서, 사실상 단일한 업체와의 계약관계를 갖고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는 경우가 여기에 포함된다. 학습지 교사, 학원 강사, 보험 판매원, 각종 배달원 등 구체적인 직종은 매우 다양하다. 만약 이들을 현행 분류체계와는 달리 비정규직 임금근로자로 본다면,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비정규직의 비율은 최대 42.5%까지 넓게 잡아 볼 수 있게 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경계에서 나타나는 고용형태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이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으며 사회보험에서도 오직 산재보험에서만 극히 일부가 보호를 받고 있다. 서구에서도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로 불리는 근로자 범주가 증가 일로에 있다. 이 밖에도 플랫폼 이코노미의 확산으로 점차 증가 일로에 있는 앱노동자 역시 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경계에 선 노동자이며, 근로 조건과 사회적 보호 측면에서 정책적 대안 마련이 요구되는 주요 집단이다. 이들의 고용안정 문제는 좀 더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을 사회보험의 체계 내로 포섭하는 과제는 고용안정과는 독립적으로 다루어서 전향적으로 해결해야할 것이다.

 

b0f4f80927c376066e7d5522a3176832.png

 

 

실업안전망의 현황

 

우리나라 근로연령대 인구의 빈곤율은 2014년 기준으로 9.6%이다. 아동(0~17세) 빈곤율은 8%인데, 아동빈곤율과 근로연령대 빈곤율은 나란히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근로연령대 가구가 빈곤에 빠질 위험은 가구원의 소득활동 중단 때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업자 안전망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근로연령대 인구가 실직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공적 급여는 고용보험의 실업급여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두 가지가 있다. 실업급여는 실직 이전에 일정기간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보험료를 납부했어야 한다. 생계급여는 자산의 소득환산액을 포함한 가구소득이 평균가구소득의 29% 미만이면서, 달리 부양해 줄 사람이 없는 자라야 수급할 수 있다.

 

실업보험과 실업부조 수급자를 합쳐서 전체 생산가능인구 대비 수급자 비율을 계산하면, 선진국의 경우 대체로 3%이상, 제도의 포괄성이 높은 국가는 5%이상으로 나타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이 수치가 0.2%로 심하게 낮은 수준이다(이병희 외, 2013). 사회보조 수급률은 2.7%로 이 수치가 유난히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도들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생산가능연령대 인구가 의지할 수 있는 안전망이라고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9c03f546b40dbee3491bbb3157826be7.png

 

2013년에 실업급여 수급률(실업자 수 대비 수급자 수)은 약 35%이다. 실업급여 수급률을 결정하는 요인은 ① 실업보험 가입률과 ② 급여 지급 기준의 엄격성인데, 우리나라 실업급여 지급기준의 엄격성(구직활동 여부 확인 등)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중간 정도이지만, 고용보험 적용과 가입의 사각지대가 큰 것이 실업급여 수급률을 낮추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황덕순, 2015). 2014년 8월 기준으로 고용보험법 상 가입대상 4명 중 한명은 미가입 상태에 있다. 전체 임금근로자 기준으로는 64%, 취업자 기준으로는 46%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표 3 참조).

 

일단 실업급여를 받는다고 할지라도 수급기간이 짧고 소득대체율도 낮은 편이라서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 먼저 실업급여 수급기간의 상한(maximum duration of unemployment benefits)을 살펴보자면, OECD는 국가 간 비교를 위하여 18세부터 22년간 실업보험료를 내온 40세 근로자가 실직한 경우를 기준으로 계산하였는데, 우리나라는 7개월로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한다. 연령과 가입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소정수급기간의 평균은 4.8개월이고, 실제 실수급기간은 평균 4.1개월이다(황덕순 2015). 소득대체율은 실직 이전 임금의 50%이지만, 상한액(43,000원)과 하한액(최저임금의 90%) 적용을 받는다. OECD 자료에서 우리나라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이 30% 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은 수급기간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즉, 실직 후 1년 기간의 평균으로 계산한다. 수급기간과 소득대체율을 동시에 고려할 때 우리나라 실업급여는 실업자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고 평가 할 수밖에 없다.

 

42319818a7b25b01c08e8738c8424112.png

 

한편, 우리나라의 공공부조 수급률은 매우 낮아서, 보편주의적 현금급여가 발달하여 빈곤율 자체가 매우 낮은 북유럽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즉, 우리나라는 빈곤인구가 자체가 적은 것이 아닌데 공공부조 수급률은 낮다. 2014년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는 약 13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6%에 해당한다. 이것을 빈곤인구 대비 비율로 다시 계산해 보면, 시장소득 기준 빈곤자의 15%만이 공공부조로 생계보호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처분소득 기준 빈곤인구 대비로는 18.3% 정도가 된다. 연령대별로 빈곤인구대비 수급률을 계산해 보지 못하였지만, 노인에 비해 근로연령대 인구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의 수혜자가가 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근로연령대 실업안전망 강화 방안

 

실업안전망을 새롭게 설계하기 위해서는 특정 집단을 배제하지 않고 실업자(& 저소득층 실업자)를 폭넓게 보호할 수 있는 제도로 설계하면서도 집단별로 다른 보호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기존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을 가능한 한 넓게 확대하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취약계층 대상을 위하여 보완적인 제도를 운영하자는 것이다.

 

▪ 실업보험 대상확대

고용보험(실업보험)의 적용대상은 현행 임금근로자를 넘어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 대안이 있다. 하나는 특수고용형태 근로자를 적용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다. 특고는 근로기준법상 고용보호의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사회보험의 보호대상으로는 포괄한다는 취지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고용보호 대상에 비해 사회보험 대상은 훨씬 넓게 정의된다. 이 경우 특수고용형태 근로자를 현행 산재보험제도의 사례보다는 좀 더 과감하고 폭넓게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실제로는 대상 확대의 의미가 크지 않다.

 

이 보다 좀 더 과감한 다른 하나의 안은 특고 뿐 아니라 순수한 자영업자까지도 실업보험의 적용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즉, 임금근로자 뿐 아니라 특고와 자영자를 포함하는 모든 경제활동참가자를 실업보험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자면, 덴마크 등의 경우와 같이, 학생도 임의가입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두고 청년실업자에 대한 보호수단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그동안 임금근로자의 성격이 불확실한 근로자에까지 실업보험의 적용을 확대하는 데에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하나는 자영업자의 실업은 폐업으로 인한 것이고, 이는 곧 위험의 일부가 자기결정의 결과라는 점 때문에 사회보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 이 문제는 임금 근로자 중에서 자발적 이직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제기되는 문제이므로 같은 논리로 대응할 수 있다. 임금 근로자의 자발적 이직에 대해서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국가가 많고, 우리도 임금 근로자의 자발적 이직과 자영업자 실업에 대해 모두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취할 수 있다. 단, 수급시작 시점까지의 대기기간을 비자발적 실직자보다 길게 두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은 대상을 확대할 경우, 누가 고용주인지 특정하기 어려운 특고 노동자나 자영업자의 경우 사회보험료를 누가 낼 것인가의 문제이다. 임금근로자는 노사가 절반씩 기여금을 부담하는데, 특고나 자영업자라고해서 보험료를 전적으로 근로자 자신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기는 어렵다. 임금 근로자 이외의 가입자에 대해서 국가가 조세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기업으로 하여금 가능한 한 노동자를 특고나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하고 싶도록 만드는 부정적인 인센티브를 제도설계에 담는 것이 된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대안은 임금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실업보험 대상자에 대해서 고용주 부담분을 없애고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고용주는 근로자 개인을 특정하여 보험료를 내지 않고, 조세 등 다른 간접적인 방법으로 기여금을 갹출할 수 있다.

 

▪ 실업부조 도입

실업부조는 ‘부조’이므로 가구의 소득수준을 고려하여 실업자를 지원한다. 실업급여 수급대상이 되지 못하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대상도 아닌 구직자를 지원하게 된다. 즉, 가구의 소득수준은 빈곤상태이지만 다른 이유로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가구의 구직자와 최저생계비 수준은 아니지만 저소득층인 차상위계층 가구의 구직자가 지원대상이 된다. 실제로 도움을 받게 되는 대상은 청년층이나 경력단절 여성들 중에서 저소득층에 속하는 구직자, 자영업을 하다가 폐업한 자 등 현행 고용보험제도의 보호대상이 되지 못하는 저소득층 구직자들이다. 또한 고용보험 가입이력이 있어서 실업급여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실업급여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재취업하지 못한 저소득층 구직자도 실업부조 대상이다. 요컨대, 실업부조는 일정 소득이하의 가구에 속하는 개인이면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자에게 고용서비스와 함께 생계급여를 지원하는 제도로 도입되어야 한다.

 

현행 취업성공패키지I 사업을 실업부조로 제도화 할 수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취업성공패키지I 사업에는 약 14만 5천 명이 참여하였고, 참여수당, 훈련수당, 취업성공수당 등의 형식으로 1인당 연간 평균 76만 원이 지급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는 사업의 형태로 진행되지만, 실업부조로 제도화되면 가격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은 모두 지원하게 되고, 생계지원의 의의도 더욱 강화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이병희 외(2013)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방안』 한국노동연구원. 고용노동부 용역과제

이병희 (2015) ‘고용보험 20년의 평가와 과제: 사각지대와 실업급여을 중심으로’ 한국사회보장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문

황덕순 (2015) ‘실업급여 사업의 성과와 발전방향’ 고용보험 20주년 기념 학술대회 발표문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자산불평등의 심화의 문제와 해소대책

 

김남근 변호사ㆍ참여연대 정책위원

 

들어가며: 자산불평등의 심화와 그에 따른 문제

2017년 5월부터 2019년 12월 사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 원에서 약 3억이 올라서 9억 원이 되었다. 9억 원은 고가주택의 기준이 되어 이를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각종 세금이 누진되고 대출규모도 제한을 받게 된다. 이제는 서울지역 아파트의 절반은 고가주택이란 얘기인데, 절반 정도가 무주택인 서울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계층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표 1-1> 순자산 분위별 자산 포트폴리오

m-TsbdAQ-GnrraOZTKFCxpEUimeciXO1_yd1mKAPhttps://lh4.googleusercontent.com/m-TsbdAQ-GnrraOZTKFCxpEUimeciXO1_yd1mK... style="margin-left:0px;margin-top:0px;" width="602" />

 

서구 유럽의 자산가들은 부동산 실물자산과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의 보유 포트폴리오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한국의 자산 상위 1%, 5%의 자산가는 부동산 자산비율이 거의 90%로 압도적이고, 그 중에서도 거주주택 외 부동산이 55%, 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다주택자들의 실거주 목적 외에 투자(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과다보유하고 있고, 이는 중산층이 선호하는 아파트의 가격상승이 다른 주식이나 채권 등의 금융자산을 크게 앞질러 투자재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주택이 삶(Living)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를 위한 구매(Buying)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제는 투기목적의 다주택자만이 아니라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있던 30대 중산층마저 연소득 대비 부채비율 DTI가 거의 100%가 될 정도로 3-4억 원의 큰 빚을 내어 주로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신규아파트 사기에 나서고 있다. 착실히 돈을 모으고 원리금 상환 수준을 DTI 40% 수준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은, 큰 빚내서 집을 사서, 큰 돈 번 옆의 동료의 사례 앞에 무기력해지고 있다.   

 

<그림 1-1> 자산가격의 변동 추이(2000년을 100으로 하여)

 NoS47dBBX761aoWUfsKnME3McJbmYLR-2fjp-JEyhttps://lh5.googleusercontent.com/NoS47dBBX761aoWUfsKnME3McJbmYLR-2fjp-J... style="margin-left:0px;margin-top:0px;" width="602" />

 

가계의 자산이 이렇게 주택을 구입하는데 묶여 있으니, 중산층 가계마저 정상적인 소비가 어려워지고, 경제 전체적으로는 내수경제가 위축되어 저성장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최근의 2%대의 저성장 고착화의 배경에는 경제성장률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소비의 위축이 주된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리인상이나 주택가격의 하락이 다가오면 빚을 내서 집을 산 중산층 가계의 위기도 올 수 있다. 주택가격 상승이 경제 전체와 가계 여러 위기징후를 가져오고 있고,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 신혼부부 등의 거주불안으로 인한 비혼과 저출산의 문제는 국가의 존망을 위태롭게 한다. 국민의 경제정의의 감정을 크게 훼손하여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데,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우리 지역만은 집값 상승이 되어야 한다고 부추키고 있다. 정말 망국적인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자산불평등을 가져온 부동산버블의 주요원인인 과잉 유동성의 메카니즘을 살펴보고 “개발-보유-처분” 단계마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여 자산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과 아울러 시장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의 공급방안을 검토해 본다.  

 

부동산버블을 초래하여 자산 불평등을 확대하는 과잉대출의 규제 

서울지역은 연소득 대비 부채상환비율인 DTI(Debt to Income)이 40%로 대출규제를 한다고 하니, 부부합산 연평균 8,800만 원인 경우에도 10년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을 2억 원 이상 받을 수 없다. 도시가구 근로자 평균소득의 2배를 버는 이러한 고소득 30대 중산층 부부들도 적정한 대출규모의 2배에 이르는 3-4억 원의 빚을 내서 당장 아파트를 사려고 뛰어드니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6% 수준일 때는 1억 원의 대출도 큰 부담이 되었는데,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유동자금이 넘쳐 이러한 자금이 부동산 매입용으로 투자되어 부동산 버블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부동산경기 부양정책이었던 소위 “빚내서 집 사라”정책의 결과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크게 증가하였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말부터 2018년말 기간 동안 25.4%p 증가한 97.7%에 달하고 있다. 이는 43개국 중 스위스(128.7%), 호주, 덴마크, 네덜란드, 캐나다, 노르웨이에 이어 7번째로 높다. 2015년 1,423.1조 원에 달하던 가계부채는 2019년 3분기 1,842.3조 원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이후인 2017년부터는 8·2 대책 등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2016년 1,566.9조원, 2017년 1,688.1조원, 2018년 1,791.6조원 등으로 점차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나, 줄어든 증가폭도 OECD 국가 평균보다 높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을 이용하여 대출을 받아 주택구매자금을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여 여전히 대출을 통한 주택구매자금 동원이 부동산가격 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에 기인하여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2018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11.6%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7%대로 증가세가 진정되다가, 2019년 12월 11%를 기록하며 다시 급증하였다. 개인사업자대출은 2019년 4월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5년 15.2%, 2016년 12.1%, 2017년 15.5%, 2018년 12.5%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계속 상회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2018년 1분기부터 매달 전년 동기 대비 40%대의 증가세를 보여,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으로 지적된 바 있다. 2019년 들어서 가파른 증가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개인사업자대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여타 대출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 1-2> 가계부채, 개인사업자대출,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전년동기 대비 증가율, %)

MJsakiWfSlorfozL_zPR2G4OzEnSAopYH653UaShhttps://lh4.googleusercontent.com/MJsakiWfSlorfozL_zPR2G4OzEnSAopYH653Ua... style="margin-left:0px;margin-top:0px;" width="602" />

 

가계의 상환능력의 개선이 같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인데,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수준 및 증가속도는 OECD 회원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2018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0년 147.5%에서 36.7%p 증가한 2018년 184.2%로 수치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면 2018년 기준 OECD 19개 국가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평균은 130.6%로 우리나라와 차이가 크다. 우리 정부는 가계부채의 정책목표를 증가율의 폭을 낮추는데 두는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이후 선진국들은 금융위기의 교훈을 통해 가계부채의 규모를 축소하려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정책목표로 두고 적극적인 금융감독 행정을 해 오고 있다. 예를 들면, 2007년 143%를 넘었던 미국의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현재 108.7%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2008년 ~ 2013년 사이 대대적인 디레버리징이 이뤄졌는데 이와 같이 9분기 연속으로 이뤄진 대대적인 디레버리징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독일의 경우도 2005년 110.7%에서 2018년 95.3%까지 소폭 감소했고, 일본의 경우, 2005년 110.4%에서 2017년 107.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규모를 축소하는 디레버리징의 기본원리는 채무자의 상환능력(소득능력)에 따라 대출금의 규모를 규제하는 것이다. 채무자의 소득능력(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갚지 못하면 담보주택을 처분하여 원리금을 회수하겠다는 대출은 “약탈적 대출(Pedatory Loan)"에 해당한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8개 주에서 ‘Home Ownership and Equity Protecting Act(주택소유자 재산권보호법, HOEPA)’를 제정하여 소득능력을 검토하지 않고 담보주택의 가격만 보고 대출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채무자 ‘연소득 대비 총부채상환 비율(Debt to Service Ratio, DSR)’을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기본원칙으로 추진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 대책의 주요내용으로 발표되는 금융대책은 주로 ‘주택가격 대비 부채규모 비율(Loan to Value, LTV)’에 의존하고 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이 해당 대출 원리금만이 아니라 다른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총부채의 원리금 상환금액을 연소득 대비 일정비율로 제한하는 것이다. 우리처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지역에 따라 대출규모를 들쭉날쭉 복잡하게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소득능력에 따라 대출규모를 정하는 기본원리에 충실하면 지금과 같은 과잉유동성을 제어하여 부동산버블을 막는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DSR을 금융의 기본원리로 정착시키고자 하는 미국의 HOEPA법과 같은 ‘주택담보의 과잉대출 규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통한 자산불평등의 축소

부동산 가격이 개발사업이나 부동산버블 등으로 정상지가 상승률을 초과하여 상승하는 것을 불로소득이라고 하고, 개발단계에서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특별법’에서는 조금 긍정적인 ‘개발이익 내지 초과이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방식은 크게 토지나 그 위에 건축된 주택의 일부를 공익적 목적으로 기부체납을 받는 등의 대물적 방식과 개발부담금이나 세금으로 환수하는 조세적 방식이 있다. 재건축 개발사업에서 공급된 주택의 일정비율을 공공임대 주택으로 환수하거나 토지의 일부를 공원용지나 도로 등으로 기부체납 받는 것이 전자의 방식이다. 조세적 방식으로는 개발단계에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장치가 개발(재건축)부담금이고, 보유단계에서 종합부동산세, 처분단계에서 양도소득세가 이러한 환수장치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노태우 정부에서 재벌 대기업 등이 유휴토지를 생산적인 곳에 사용하지 않고 지가상승을 기대하며 보유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서 유휴토지에 대해 3년마다 조사하여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하는 지가상승분을 환수하는 장치로 토지초과이득세라는 제도가 있었으나, 김대중 정부에서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부동산경기 부양의 목적에서 폐지하였다. 종합부동산세는 토지초과이득세와 같은 소득세가 아니라 재산세의 일종이어서 ‘불로소득’의 규모를 산정하여 그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장치로서는 한계가 있으나, 다주택자 보유 부동산이나 고가 부동산에 대해서는 누진적 세율을 적용함으로써 일정한 불로소득 환수의 기능을 하고 있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지대와 매각차익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지대와 매각차익의 규모를 산정하여 보유세의 세율 등을 크게 인상하면, 개발단계나 처분단계에서의 개발이익이나 처분이익의 환수 없이도 부동산 불로소득을 거의 대부분 환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개발단계에서의 개발이익 환수는 아직 실현도 되지 않는 미실현 이익을 환수하여 개발사업의 촉진을 방해하고 위헌이라는 논란으로 제대로 개발이익을 환수하지 못하고 있고, 처분단계에서 양도소득세 강화는 처분을 주저하게 하여 거래동결 효과가 발생하여 부동산경기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이 있으니, 경제학적으로 논란이 없는 보유단계에서의 불로소득 환수에 집중하자는 취지의 주장이다. 하지만 아직 보유단계에서의 조세로 부동산 불로소득을 대부분 환수하는 그런 조세제도가 실현된 국가의 사례도 없고, 보유세는 소득세가 아닌 재산세라는 한계가 있어 이러한 주장이 실현되기는 어렵다. ‘개발-보유-처분’ 단계에서 나누어 충실하게 불로소득을 환수하여 지나친 불로소득에 대한 기대로 부동산투기가 일어나는 것을 막고, 환수한 개발이익이나 보유세수, 처분이익 등을 국토 균형발전이나 취약계층과 대도시 청년․신혼부분 계층에게 공공임대주택 등을 공급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개발이익이 철저히 환수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개발단계에서의 개발이익환수는 개발사업의 촉진을 방해하여 재건축 등의 개발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을 줄여 오히려 주택가격을 상승시킨다는 논란이 크고, 양도소득세는 거래동결 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경기상황에 따라 감면이 반복되다 보니 오히려 정상적으로 양도소득세를 제대로 다 내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 되었을 정도이다. 경제성장이나 경기부양을 정치공약으로 내걸고 등장하는 정권마다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장치를 크게 훼손하여, 불로소득의 환수가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으로 만들어 놓아서, 불로소득을 철저하게 환수하겠다는 정권도 그 실현의지를 의심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불로소득 환수의 기본전제가 되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현실의 시가를 반영하는 현실화율이 지나치게 낮고, 주택의 유형이나 지역마다 현실화 비율이 달라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뉴욕시의 경우 우리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과표기준이 시세의 90% 수준이고, 뉴저지는 2.52% 수준이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과잉 유동자금이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 집값 상승을 초래하고 있는데, 뉴욕시 등 대도시 지방정부의 강한 보유세 정책이 고가주택의 매물을 내놓게 하는 등 집값상승의 일정한 제어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은 시세대로 가격평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부동산가격이 많이 오른 시기에 이를 대부분 반영하면 조세저항이 심해질 것이라는 정치적 판단 등이 개입하여 제대로 된 평가작업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2019년의 경우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인상하자, 강남구, 서초구, 마포구 등 고급 단독주택이 많은 구청장들이 이에 반발하여 개별공시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부동산가격의 평가는 법대로 정확하게 하고, 이를 전부 일시에 현실화시키는 것이 어렵다면 시세의 90%와 같이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로드맵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현실화 시키는 투명한 국토행정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공시지가(공시가격)를 신뢰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현실화 하고, 서구유럽의 대도시 지역의 사례처럼 보유세(종합부동산세)로 환수되는 평균비율을 부동산 시세의 1%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세율을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가면, 보유단계에서의 보유세(종합부동산세)가 다주택자들이 투기적 목적으로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려는 욕구를 단절하고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수준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맺음말: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계층에 대한 공공주택 공급정책도 필요 

한편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 자산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내 집 마련을 인생의 목표로 설정하기 어려운 계층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와 같은 저소득계층, 기초수급대상자 등의 취약계층만이 아니라 대도시지역의 청년, 신혼부부 계층까지 내 집 마련은 점점 요원한 얘기다 되고 있다. 이들이 민간임대차 시장에서 주거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장기임대차와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는 임대차 안정화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 제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지역에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비율은 높이고,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여 중산층의 소득능력에 비춰 적정가격의 분양주택이 공급되어야 한다. 부동산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주거불안정에 놓여 있는 계층에 대해서는 과중한 빚을 내서 집을 사도록 내몰리지 않도록 적극적인 공공주택 공급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1)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참여정부 시기에는 3.25~5%이나, 박근혜 정 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 절반인 2%대에 머물고 있다. 

2) 자금순환표상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잔액(국가 간 가계부 채 수준 비교 시 활용) 

3) 정확하게는 공공임대아파트의 토지지분은 기부체납을 받고 전유부 분은 표준건축비로 매수하는 방식이다. 

4)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토지초과이득세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폐지되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당시 결정문은 “과세 대상인 자 본이득의 범위를 실현된 소득에 국한할 것인가 혹은 미실현이득을 포함할 것인가의 여부는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 미실현이득에 대한 과세가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5) 주로 헨리조지 학파들이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러 한 취지를 담아 전국민에게 그 혜택을 돌리는 기본소득과 연계한 국 토보유세의 강화를 주창하고 있다. 

 

6) 지금도 종합부동산세 수입은 지방 균형발전을 위한 교부세로 사용되 고 있고, 이러한 세금 등으로 충당되는 주택도시기금이 공공임대주 택 공급의 주된 재원이 되고 있다.

 

월, 2020/03/09- 23:21
0
0

편집인의 글

 

남기철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덕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 사회에서 삶의 고통은 여러 가지로 다가온다. 그중 주택은 중요한 부분이다. 어느 동네의 집값이 얼마가 올랐다, 작고 낡은 아파트 하나가 십억 대 이상이더라 하는 말은 많은 사람들의 의욕을 꺾기에 충분하다. 심각한 박탈이다. 대다수 서민들은 열심히 일해도 자신 의 자산가치가 점점 보잘것없어진다고 느끼고 있다. 강남이나 비싼 곳들의 집값이 올라가는 금액을 보면 영원히 닿을 수 없는(그런데 바로 얼마 전에는 닿을 수 있었던...) 격차를 실감 하게 된다. 과중한 채무를 감당하면서라도 비싼 주택을 사는 대세(?)에 뒤늦게라도 참여하려고 했더니 이제는 각종 규제가 생기면서 더 이상은 그러지 못하게 한다. 먼저 과감한 편법 을 결행(?)하지 못한 성실성에 자책하게 된다. 내가 좀 더 일찍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해 우리 가족은 영원히 집없이 살아야만 하나, 우리는 영원히 집을 갖지 못하는 계급에 속해버 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자책을 하게도 된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국민 모두를 투기꾼이 되도록 조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몇 년에 걸쳐 열심히 일해 번 1~2억에 대해서 부담하는 세금에 비교할 때, 같은 기간 집값이 올라서 벌게 된 몇 억에 대해서 내는 세금이 훨씬 적다. 예전에는 살 수 있었던 집들을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제는 영원히 살 수 없게 되었다는 것 혹은 내 집의 가격은 오르지 않는데 다른 동네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는 박탈감에 속상하기도 하다. 일해서 번 돈이 더 우대 받아야 한다는 상식은 철저히 배신당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20세기 중반 식민지 피폐화에 이은 전쟁의 참화로 그야말로 폐허 속에서 출발하여 지난 수십 년간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주택의 양과 품질도 많이 좋아졌다. 가구 수 대비 주택 수를 일컫는 주택보유율은 1970년대 60% 수준에서 이제 100%를 상회한다. ‘벌집’이나 ‘판자촌’은 많이 줄어들었다. 공용화장실에 아침부터 줄 서는 풍경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개의 주택에는 수세식 화장실이 있다. 그런데 그 주택성장의 과실을 국민이 고루 누리고 있지 못하다. 주택보유율이 100%를 넘지만 자가보유율은 60% 수 준이다. 서울에서는 그보다 더 낮다. 주거취약계층은 점점 더 고단한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쪽방과 고시원도 비싸지고, 살던 지역에서 밀려나야 하는 것은 뉴스거리도 아니다.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는 정권마다 자주 하는데, 왜 그런지 그 수치는 잘 늘어나지도 않고 내 생활에서 공공임대주택의 체감도 없다.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서 배경이 되었던 반지하 주택과 고급 주택의 비교는 극복할 수 없는 ‘계급’을 나타내고 있다. 오죽하면, 조물주 위에 건물주일까? 어린 학생들이 장래 희망으로 건물주나 임대사업자를 이야기하는 것을 현명하다고 해야 하는 걸까? ‘부동산 계급사회’를 넘어서기 위해 무언가를 해보아야 한다. 물론 정책여건도 좋지 않다. 주택가격 의 급속한 하락은 그렇지 않아도 부실한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가져올 우려도 있다. 공공임 대주택을 대규모로 확충하기에는 이미 비싸진 토지가격이나 모자란 공용부지의 문제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정책의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어렵다. 부동산 기득권층의 이해를 대 변하는 일부 언론도 간단히 제압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책당국의 진정성 있는 정책방향과 정책의지를 국민은 원하고 있다. 촛불은 권력의 정치만이 아니라 생활의 정치에서 관철되어 야 한다. 

 

이번 복지동향에서는 주택의 문제를 다루어보았다. 자산 공정성을 위해 부동산과 조세에서의 문제, 누구나 이야기하는 확충 공약의 이면에 깔린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문제,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주택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청년들이 느끼는 거주공간의 문제, 주거취약계층에게 우리의 주거권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택은 ‘상품’이지만, 국민의 주거권이 주택상품과 주택시장보다 우선이 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사회의 규범이다. 언젠가 영화 <소공녀>나 <기생충>을 보면서 “한 때는 우리나라가 저랬지”라며 반추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기대한다.

 

월, 2020/03/09- 23:22
0
0

https://www.flickr.com/photos/pspd1994/51413468567/in/dateposted/" style="font-size:16px;" title="[기자회견] 고용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실업급여 제한, 필요한 것은 고용보험료 인상이다!" rel="nofollow">[기자회견] 고용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실업급여 제한, 필요한 것은 고용보험료 인상이다!https://live.staticflickr.com/65535/51413468567_1e115d5cd8.jpg" />

(사진) 8월 31일 (화) 오전 10시,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주최 : 청년유니온,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실업급여 제한에 대해 반대하며 고용안전망 강화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실업급여 반복수급 제한 고용보험법 개정안 의견제출 기자회견

고용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실업급여 제한, 필요한 것은 고용보험료 인상이다!

 

지난 7월 23일, 고용노동부에서 고용보험법 입법 예고를 하였습니다. 5년 동안 3회 이상 실업급여 수급을 하는 경우, 실업급여를 50%까지 삭감하는 것과, 자발적으로 퇴사한 후에 일시적 일자리를 거쳐서 실업급여를 신청하면 대기기간을 4주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에 청년유니온,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8월 31일(화) 오전 10시,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실업급여 제한에 대해 반대하며 고용안전망 강화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 취약 노동자들의 삶이 벼랑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보험기금의 적자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핵심을 외면하는 행보입니다. 정부 입법예고는 코로나19라는 고용위기 상황 속에서 절실한 고용안전망 강화를 역행하는 처사입니다. 실업급여 반복 수급의 제한은 불안정한 일자리에 있는 노동자에게 힘이 돼 주어야할 고용보험의 존재의 의미를 퇴색시킵니다.

더구나 정부 입법예고는 고용노동부가 한국노동연구원에 발주한 <구직급여 반복수급 원인 분석 및 제도개선 방안 검토>를 보면, 해외에서는 반복 수급을 제한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고, 5년 간 3회 이상은 고의적 반복 수급이 아닌 경우도 제재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에 고용보험 적자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일 뿐입니다. 절대적인 고용보험료가 낮은 상태에서 고용기금의 적자가 문제가 반복수급을 제한한다고 해서 해소되지 않습니다. 급격히 늘어난 고용보험 지출은 사회적 연대의 증거이고, 부족하지만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게 유일한 기댈 곳입니다. 오히려 K-양극화, 위드 코로나가 이야기 되는 시점에서 고용보험료 인상을 비롯한 고용보험 강화가 절실합니다. 여전히 지속되는 고용위기와 얼어붙은 채용시장 상황에서 실업급여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 보도자료 https://drive.google.com/file/d/1y9dlD2FBW3FtQt_F-4P2YQIqRxYKkYUg/view?u...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https://www.flickr.com/photos/pspd1994/51414476158/in/photostream/" title="[기자회견] 고용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실업급여 제한, 필요한 것은 고용보험료 인상이다!" rel="nofollow">[기자회견] 고용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실업급여 제한, 필요한 것은 고용보험료 인상이다!https://live.staticflickr.com/65535/51414476158_3625694c2c.jpg" width="375" />

[기자회견문]

고용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실업급여 제한, 필요한 것은 고용보험료 인상이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덮친 지 1년 반이 넘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혹은 무급휴직으로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 불 꺼진 거리가 보여주는 자영업자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터를 잃고, 생계의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열심히 살지 않아서도, 무언가 잘못 선택해서도 아니다. 감염병 확산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아니면 그저 운이 조금 나빠서일 뿐이다.

 

코로나19시대에 고용보험기금 적자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기금을 모아 두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 경제지를 중심으로 고용보험기금 적자가 당장 무슨 국가 부도라도 나는 큰 문제인 것처럼 엉뚱한 공격을 퍼부어왔다. 고용보험기금 지출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이 그나마 유지가 되었는지는 보지 않고,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의 고작 6%에 불과한 실업급여 반복수급을 얌체족이라고까지 딱지를 붙였다.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에는 실업급여 수급자격을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데, 마치 일부러 단기 일자리를 취업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다. 5년 동안 3번 직장을 짤리고, 다시 일할 곳을 찾아야 하는 처지를, 노동자가 받는 고통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실업급여 반복수급 제한은 해외에서도 선례가 없고, 단순 횟수로 하는 반복수급 제한은 과도하다는 고용노동부가 직접 발주한 연구용역보고서의 결론에도 배치된다. 이는 현재 지속되는 고용위기 상황에서 고용보험기금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다. 절대적인 고용보험료가 낮은 상태에서 고용기금의 적자 문제는 반복수급을 제한하더라도 해소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업급여 반복수급 제한을 입법예고한 정부의 방침은 핵심 원인은 외면한 채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코로나19 시대의 고용보험기금은 상호부조와 연대의 증거다.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그나마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 보다 연대의 의지를 모아야만 한다. 지금은 일자리를 보전하고 있지만 다음에 일터 밖으로 내몰리는 것은 바로 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에 고용보험기금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어야 하고, 고용보험을 비롯한 고용안전망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엉뚱한 실업급여 반복수급 제한이 아니라, 고용보험료 인상으로 풀어야 한다. 정부는 실업급여 반복수급 제한에 대한 입법예고안을 철회하고, 고용보험료 인상을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재난을 마주하고 공동체가 구성원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이겨내는 길이다.

 

2021년 8월 31일

청년유니온,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화, 2021/08/31- 16:33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