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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다! 박근혜 파면! : 이제 박근혜의 유산을 청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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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다! 박근혜 파면! : 이제 박근혜의 유산을 청산하자!

익명 (미확인) | 금, 2017/03/10- 13:43

헌법재판소가 박근혜를 파면(탄핵)했다. 지긋지긋한 박근혜를 만 4년 만에 민중의 힘으로 중도 하야케 했다. 마침내!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이 본격화된 지 1백32일 만이다.

박근혜 파면은 1백32일간 눈비를 마다않고 광장을 지킨 1천5백만 촛불의 긍지이고 훈장이다. 그리고 지난 4년간 반(反)박근혜 투쟁의 선두에 서 왔던 노동운동의 자부심이다. 공장에서, 대학에서, 성주에서, 진주에서 전국 곳곳에서 정권의 악행에 맞서 싸워 온 민중의 정의다.

수십 년간 이 나라를 지배해 온 독재 세력에 젖줄을 댄 강성 우익 박근혜 정권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민중을 “개·돼지 취급”해 왔다. 공작 정치로 대선 승리를 훔쳤고, 표를 얻기 위해 남발한 복지 공약을 간단히 취소했다. 기업주들이 책임져야 할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 계급에 전가해 왔다. 생때같은 자식들이 죽은 이유라도 알게 해 달라는 부모들을 좌익 세력 취급하며 적대했다. 일자리 같은 일자리를 달라는 청년들에게 (갖가지 위험이 있는) 중동에나 가 보라고 무시했다. 고통 전가를 중단하고 대선 공약을 지키라는 백남기 씨를 물대포로 죽이고는 그 사인(死因)마저 속이려 했다. 일자리 찾는 여성들에게 고작 저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내놓고는 애나 많이 낳으라고 모욕했다. 노동운동, 사회운동, 문화계 등을 사찰하며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자유로운 표현과 민주적 권리를 침해했다. 국정원과 재벌이 자금을 댄 관제 데모와 방송 장악으로 여론을 조작해 왔다.

이 모든 악행들에 대한 원한과 증오가 거대한 퇴진 운동으로 수렴됐다. 그리고 결국 그 뜻을 이뤘다. 박근혜 일당과 우익은 끝까지 발악했지만, 최소한의 정의를 실현하려는 민중의 의지가 더 강했다. 세월호 참사로 구조도 못 받고 희생된 원혼의 분노가 그들의 생떼보다 더 강했다.

오만한 권력자들에게 더는 얕보이지 않겠다고 결심한 대중은 국회의 탄핵소추 가결 후에도 흩어지지 않았다. 줄기차게 모이면서 박근혜의 즉각 퇴진과 구속을 촉구해 왔다.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부를 이끈 황교안에게도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세월호 3주기에는 반드시 박근혜를 몰아내고 구속시켜서 희생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염원했다. 오만방자한 우익들이 우리를 얕보고 바람 불면 꺼질 촛불이라고 비웃었지만, 촛불은 바람을 타고 들불처럼 번지고 커져 왔다.

바로 그 힘으로 이미 박근혜 탄핵 전에 정권 실세들인 김기춘·조윤선·안종범 등이 구속됐다. 박근혜의 분신과 다름없던 최순실이 구속됐다. 그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이 취소됐고, 부정 입학에 연루된 이대 총장과 관련 교수들이 구속됐다. 심지어 사후 퇴학 처분으로 그 다이아몬드 수저의 고졸 학력마저 박탈됐다. 그리고는 70년 불구속 신화라던 삼성 재벌의 총수 이재용까지 구속됐다.

이는 박근혜가 더욱 심화시킨 불평등하고 부정의한 사회를 뜯어고치고 바꾸는 일의 출발일 뿐이다. 대선으로 박근혜 정권이 물러난다고 해도 앞으로 60일이나 기다려야 한다. 이 점을 이용해, 여전히 독재를 미화한 국정교과서가 떠돌고, 사드 등 미국의 대량살상무기들이 서둘러 들어오고 있다. 고통 전가와 노동 개악도 완전히 중단된 것이 아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기업주들을 위한 고통전가와 친제국주의 정책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도 계속 좌절될 것이다. 박근혜도 구속을 피하려고 온갖 “염병하네” 할 짓들을 해댈 것이다. 앞으로의 재판에서 이 모든 적폐 인물들의 구속 판결을 받아 내는 것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광장의 촛불이 계속 타올라야 하는 이유다. 여전히 민중이 거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다. 특히, 노동자들이 승리감을 자신감으로, 일터의 반란으로 번지게 해야 한다.

물론 적폐와 싸우는 일, 정권 퇴진 염원의 밑바탕에 깔린 불평등과 부정의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일에는 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더 효과적인 정치와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쓰디쓴 논쟁과 난관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희망을 가질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도 정권 퇴진 운동을 공상이라고 비웃던 반 년 전과는 분명히 상황이 다르다.

이제 사람들은 4년 전 박근혜 당선에 좌절하고 한숨 짓던 사람들이 아니다. 대중 스스로의 힘으로 사악한 통치자의 중도 하차를 이뤄 낸 사람들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오래 핏빛 독재를 자행했던 세력을 계승하고 싶어 했던 바로 그 정권을 끝장낸 사람들이다.

여세를 몰아 정권의 청산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자. 일터에서, 학교에서, 거리에서, 지역사회에서 노동자·민중의 조건 개선과 해방을 위해 싸우자. 교만한 지배자들에게 단결과 연대의 힘을 보여 주자. 권력을 쥔 자들에게 주눅들지 말고 그들에게 우리를 존중하라고 말하자. 박근혜 퇴진은 투쟁하는 민중의 자랑이다.

2017년 3월 10일
노동자연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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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이래 지속되어 온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이 도를 넘고 있다. 오늘(18일) 오전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라는 명목으로 민주노총과 보건의료노조 사무실 압수수색을 집행한 것은 공안통치를 부활시켜 정권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기를 꺾겠다는 의도임이 너무나 뻔히 드러나 보인다. 300명의 경찰병력을 동원한 전례없이 강도높은 압수수색과 불필요한 소방인력 배치, 에어매트 설치 등 ‘쇼’까지 가미한 것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권의 정략적인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정도다. 최근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에 대해 법적근거도 없는 통제와 회계 조사 등을 요구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공안탄압 칼날을 들이대는 일까지 감행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애초에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악법이다. 유엔에서도 수차례 폐지를 권고해오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미 2004년부터 국제법적·헌법적·인권적 문제로 점철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권고해왔다. 국가보안법이 시민들에게 남긴 상흔은 현재진행형이다. 과거 군부독재정권들은 국가보안법을 무기삼아 민주주의를 훼손함은 물론이고 집행과정에서 폭력과 불법을 저지르며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을 수없이 스러지게 했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과 공안수사는 그 이후로도 노동자·서민들을 공격하는 정부가 그 저항을 찍어누르려 사용해온 없어져야 할 폭력적 잔재이다. 10.29이태원참사를 유발하고, 긴축과 민영화로 서민 삶을 공격하고, 각종 실정으로 민심을 잃은 윤석열 정부가 2023년에 또다시 공안이라는 칼을 꺼내든 이유는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서라는 점이 분명하다.

정부가 오늘 노동운동을 탄압하려고 출동시킨 수백명의 공권력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했더라면 수많은 생명들을 그렇게 허무하게 잃지 않았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부끄러운 줄 알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경제위기·기후위기·감염병위기에 고통받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노동개악·복지긴축 등으로 파괴하고 전쟁불사 운운하며 한반도 위기를 부추기는 정부가 공안몰이로 그 위기를 타개하려 하면서 그것이 성공할 줄 안다면 분명한 오산이며 정권의 무덤을 파는 일이 될 것이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하고, 정부의 공안탄압과 민주노총 마녀사냥은 중단되어야 한다.

 

 

 

2023년 1월 18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수, 2023/01/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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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의료·건강보험 공격하면서 의료 민영화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야 말로 ‘갈라파고스’ 정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의료 민영화 추진 의지를 계속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 의장은 지난 25일 원격의료(‘비대면 진료’)와 환자 전자정보 실손보험사 제공(‘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입법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규제가 갈라파고스 같은 규제라면서 말이다. 이는 지난 12월 ‘신성장 4.0전략’ 등 정부 발표에 뒤이은 것이다.

정부 여당은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들이 의료계 반대로 가로막히고 있다는 식의 프레임을 씌우고 싶어 하지만 시민들이야말로 의료 민영화 정책의 가장 큰 반대자들이다. 한국에 진정 갈라파고스 같은 현실이 있다면 OECD 최악의 공공의료 비율과 낮은 보장성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건강보험 보장 정책을 공격하면서 민간보험사에 환자 정보를 디지털화해서 자동전송하겠다고 하고, 기본적 응급·필수 진료도 하지 못할 만큼 의료가 시장화된 나라에서 원격의료로 기업의 의료 진출을 허용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의료 민영화에 혈안이 된 정부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예외적일 것이다.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의료 민영화 정책에 반대한다는 점을 다시 명확히 밝힌다.

 

첫째, 원격의료는 기업의 의료 진출을 위한 플랫폼 민영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를 도입하려는 것은 재난의 충격을 신자유주의 민영화와 규제 완화 추진의 기회로 삼는 전형적 ‘재난 자본주의’다. 정작 팬데믹이 드러낸 것은 원격의료가 아닌 공공의료의 필요였다. 코로나19 내내 공공병상과 인력이 없어 사람들이 죽어갔다. 원격의료로 중환자 치료를 할 수 있나? 지역마다 응급·분만 진료를 할 병원과 의사·간호사가 없는 나라에서 원격의료로 무엇을 할 수 있나? 정부는 산간오지와 도서벽지 등을 내세우지만 이런 곳에 필요한 건 공공병원과 인력과 응급 헬기다. 모니터 화면의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원격의료 추진론자들은 최근에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편의를 명분으로 내세우는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방문 진료와 제대로 된 복지다. 취약 계층을 빈곤과 복지사각으로 내몰면서 의료 민영화를 추진할 때만 이들을 앞세우는 것은 역겨운 행태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 SK, LG, KT 등 거대 통신기업, 네이버·카카오 같은 IT기업들이 원격의료가 ‘미래 먹거리’라며 투자금을 쏟아 붓는 것은 원격의료를 엄청난 돈벌이 기회로 여기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의료 판 배달의 민족이나 카카오택시를 만들어 영리를 추구하려는 것이다. 이는 의료비의 증가와 과잉진료 등을 낳을 것이다. 지난 3년간 난립했던 한시적 원격의료 업체들의 의약품 오남용, 전문의약품 광고, 불법 조제, 배송약국 발생, 의료기관-약국 자동 매칭 등 갖은 부작용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정부이다. 원격의료를 전면 제도화해 플랫폼 대기업들이 장악하면 말 그대로 의료는 ‘시장’ 바닥이 될 것이다.

외국은 어떤가? 원격의료를 도입한 나라들은 하나같이 민영화의 문제를 겪고 있다. 캐나다는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를 영리기업들에게 허용하면서 의료비가 상승했고 과다 청구 등 비윤리적 의료 행태가 증가했으며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발생했다. 영국에서도 영리기업이 원격의료를 하면서 의료비가 증가하고 국가 의료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쳤다. 미국에서는 원격의료 때문에 질이 낮은 부적정 의료 행위가 많아졌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디지털 접근에 대한 불평등 때문에 의료 접근성 격차가 커졌다. 95%가 민간병원이고 비급여가 만연한 한국에서 이런 문제는 더 심각하면 하지 덜 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실손보험청구 간소화’가 아니라 개인의료정보 실손보험사 전자전송을 위한 법개정이다.

영리 추구에 혈안인 민간 보험사들이 환자 보험금 지급률을 높이기 위해 청구 간소화 법을 추진한다고 믿는 것만큼 순진한 일은 없을 것이다. 보험금 지급 거절을 위해 가입자 몰래 약관까지 변경해 가면서 암환자들을 거리에 나앉게 하는 게 보험사들이다.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소액청구뿐 아니라 건강보험 진료를 포함한 모든 진료정보가 디지털화되어 보험사에 자동전송될 수 있다. 디지털화된 정보는 손쉽게 축적될 수 있고 다른 정보와 연계될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 자동축적한 전산화된 개인정보를 보험사들이 가입 거절, 지급 거절, 보험료 인상 등에 활용하지 않을 리가 없다. 결국 보험금 지급률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민간 보험사들이 개인의료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축적하는 것은 삼성 등이 매번 요구했던 것이며, ‘정부보험을 대체하는 포괄적 보험’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라고 밝혀왔던 것이다. 즉 국민건강보험을 무너뜨리고 민간보험 중심 미국식 의료 민영화로 향하는 길이다. 정말 소액 청구 간소화가 목적이라면 진료비 세부내역 등 건강보험 진료 내용까지 모두 전송하지 않고 영수증만 보내는 등 다른 방법이 있다. 그럼에도 과도한 개인정보들을 의료기관에서 강제 전송하게 하는 것은 의도가 분명하다.

정부가 정말 민간 보험금 지급률을 올리려면 다른 나라들처럼 보건 당국이 나서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보험료와 최저 지급 수준을 법제화하는 등 규제를 해야 한다. 심지어 로또나 카지노 슬롯머신도 법적 지급률 하한선이 법제화되어 있는데 민간 의료보험은 완전히 무규제 시장에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 민간보험 가입자 1인당 월 평균 약 15만 원을 내는데도 민간보험이 보장하는 의료비는 정액보험 가입자의 경우 6% 정도에 불과하다. 건강보험이 약 60%를 보장해 주는 것과 비교해 턱없이 적다. 이런 현실은 그대로 두면서 환자 지급률을 핑계로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넘기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정부는 필수재인 에너지 요금을 인상해 발생시킨 ‘난방비 폭탄’에도 무대책이나 다름 없다. 제때 난방비를 올리지 않으면 포퓰리즘이라 강변하며 오로지 시장주의를 고수하는 냉혈한 정부이다. 여기에 난방 못지않게 민감한 필수재인 보건의료도 시장에 넘겨주려 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다. 이는 의료비 폭탄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정부가 그나마 존재하는 최소한의 의료 공공성마저 대기업들과 민간 의료보험사들의 영리를 위해 무너뜨리려 한다면 커다란 저항을 낳을 것이다.

 

 

 

2023년 2월 1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경남보건교사노동조합,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 길벗

수, 2023/02/0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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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의료비 올려 병원만 배불리는 수가인상이 아니라, 공공의료기관 설립과 인력확충이 필요하다.

 

 

정부가 지난 31일 ‘필수의료지원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정책으로는 필수의료를 살릴 수 없다. 필수의료 붕괴는 이를 시장에 맡겨놓아 생긴 문제다. 그런데 오히려 정부는 시장의료체계를 유지·강화하겠다는 완전히 잘못된 해법을 내놓았다. 공공병상 확충과 의료인력 확보 대책은 외면하고, 기존 민간병원들을 배불릴 보상 강화만 하는 것은 기만이다.

 

첫째, 수가 인상은 환자 의료비를 올리고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해 민간병원을 살찌울 뿐 필수의료를 살릴 수는 없다.

수가 인상은 지난 기간 수차례 실패가 입증된 낡은 오답이다. 2009년에도 흉부외과 수가를 2배 인상해준 적 있지만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가산수가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응급, 소아 등 다른 과목들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중증도 낮고 회전율이 높으며 과잉진료와 비급여 창출이 용이한 진료과를 선호하는 민간의료기관의 수익추구 경향이 그대로인 한 수가를 올려도 또다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수가 인상은 환자 진료비를 올리고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며 민간병원 수익만 올려줄 것이다. 정부가 더구나 그 재정은 환자의 보장성을 줄여 마련하겠다고 하므로, 이는 여러모로 환자들 의료비를 높여 병원 수익만 높여주는 정책일 것이다.

대형병원들이 돈이 없어 필수과를 기피·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면서도 수익성이 더 높은 과에 집중하느라 필수의료에 투자하지 않고 인력을 고용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병원에 필수과 전문의 최소고용을 법적으로 강제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또 지역의료를 살리는 데 필요한 것도 수가인상이 아니라 그 지역 의료인프라와 인력의 공공적 확충이다. 이처럼 ‘필수의료 공공정책수가’라는 이름의 정책은 ‘필수의료’를 제공할 수도 없을 뿐더러 ‘공공정책’도 아니다. 정부는 행위별수가제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작 지불제도는 그대로 두고 더 높은 행위별 수가를 책정하는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 시장주의 정책에 ‘공공’ 포장지를 씌워선 안 된다.

 

둘째, 필수의료를 살리려면 공공의료기관을 늘리고 인력을 공공적으로 양성·배치해야 한다.

정부는 정작 부족한 의료 인프라를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이는 공공의료를 양적•질적 확충할 때만 해결 가능하다. 한국에 인구 당 병상수가 OECD 평균의 3배에 달하는데도 필수의료가 붕괴하는 이유는 90%가 민간병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공병상 비중과 인구 당 공공병상 수 모두 OECD 꼴찌 수준인데도 국립중앙의료원 신증축 규모를 축소하고, 공공병원 민간위탁을 시도하는 등 공공의료를 짓밟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공공병원에 대한 축소·민영화 시도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진료 대응에 헌신하느라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공공병원들을 지원해 정상화할 책임을 다해야 한다. 또 무엇보다 공공의료기관을 늘려야 한다.

또 의사를 공공적으로 양성해 크게 늘려야 한다. 단순히 늘리는 것 뿐 아니라 늘리는 방법이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처럼 민간중심으로 양성·배치하는 정책은 해법이 될 수 없다. 지금도 흉부외과 등 필수과 전문의 상당수가 배출돼 개업의로 일하고 있고, 10만여 활동의사 중 약 3만 명이 피부·미용·성형에서 일하는 현실에서 보듯이 의사 수 증원을 넘어 배치가 중요하다. ‘공공의대’를 신설하거나 국립의대에 50%를 국비장학생으로 뽑아 공공의료기관과 필수의료과 진료를 의무화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필수’의료 규정은 매우 협소하다. 의료를 필수와 비필수로 구분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인식을 보여준다. 의료 전체가 보편적 공공성 속에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평등하게 제공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보건의료 체계 전체에 대한 국가 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 OECD 국가들 대부분은 주치의 제도를 바탕으로 일차보건의료체계가 잘 갖춰져 기본적인 지역의료연계에서부터 돌봄과 예방, 치료, 재활에 이르는 체계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한국은 일차의료를 시장에 방임해 돌봄과 예방은 부재하고 한편에서는 낭비적 과잉진료를, 한편에서는 중증·응급질환 치료의 과소공급을 초래해왔다. 소위 ‘필수의료’를 살리는 것은 보건의료체계 전반의 공공성 강화를 전제로 한다.

또한 필수의료 붕괴가 근본적으로 ‘시장실패’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윤석열 정부의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병원영리화, 개인의료정보 상품화, 원격의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추진 등 의료민영화 정책이 중단되지 않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뿐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정부는 의료를 시장에 내맡기는 이런 정책들을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내놓으며 아산병원 의료진 사망사건을 언급했다. 하지만 시장 방임 때문에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된 아산병원에서 벌어진 비극을 시장주의로 예방하겠다는 정부 대책은 자기 모순이다. 사실상 고인과 국민 전체를 기만하는 것이다. 정부는 영리화된 시장의료를 통제하고 의료 공공성을 확대하는 제 역할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필수의료’를 거론할 자격이라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2월 2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참여연대

목, 2023/02/0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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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을 투입해 공공의료를 대폭 확충해야 ‘필수의료’공백을 메울 수 있다.

 

아파서 병원에 간 환자들에게 자신에게 해당하는 과목은 모두 필수적 의료다. 중증이 아니면 그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는 필수적이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란 무엇인가? 정확히 말하면,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의료기관이 돈이 되지 않아 제대로 공급하지 않으면서 공백이 생겨 큰 문제가 된, 당연히 있어야 하는데 없어서 이제는 정말로 필요하게 된 의료 분야가 정부가 칭하는 ‘필수의료’다.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가 부족하게 된 근본적 이유는 90% 이상의 민간의료기관이 지배하는 비정상적 의료 시스템의 맹목적 수익 추구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를 제대로 제공하려면 민간 중심의 의료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수익 추구에 매몰되지 않는 공공의료를 대거 확충해 시장 중심 민간의료가 의료체계를 좌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은 기존 민간 중심 의료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필수의료 부족 지속 정책’이다. 복지부는 지난 1월 9일 업무보고에서는 “필수의료 강화”라고 했는데, 이번 발표가 필수의료 강화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스스로도 멋쩍었는지 용어도 “지원대책”으로 슬쩍 바꿨다. 이조차 ‘필수의료’ 확충에는 도움이 안 되는 민간의료기관 지원이라 여전히 문제지만 말이다.

 

‘공공정책수가’는 공공을 가장한 수가 인상 정책이다.

 

복지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기 전 여러 의견 수렴을 거쳤다고 한다. 그 결과 “의료체계 개선”, “적정 보상”, “인력 확보”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 대책의 대부분은 ‘공공정책수가’라는 이름으로 “적정 보상“을 해주는 수가 인상, 즉 의료 공급자들에게 건강보험 재정 퍼주기에 맞춰져 있다. ‘공공정책수가’는 공공이라는 이름과는 반대로 돈을 더 줘서 필수의료 확충을 ‘유도’하겠다는 전형적인 시장 논리에 기반한 정책이다. 이런 시장 논리에 따라 그동안 우리 의료시스템을 지배해 온 민간의료기관들은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를 내팽개쳤다. 돈을 더 줬는데도 이들 민간의료기관들은 상황을 개선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부 스스로 2009년 흉부외과(100%)와 외과(30%)의 수가를 대폭 인상했음에도 지역에서 근무하던 의료인력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런데 다시 수가를 더 준다는 것이다.

‘필수의료’ 수가를 인상하면 다른 분야와 과목 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은 가만히 있을까? ‘우리는 필수가 아니냐’라는 일견 타당한 항의를 하며 격차를 메울 수가 인상을 요구할 것이다. 그래서 ‘공공정책수가’는 수가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 민간의료기관들의 배를 불리고,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수단이 될 뿐이다. 복지부가 의견을 수렴한 대상이 대부분 의료 공급자들이라 어쩌면 의견 수렴 과정은 수가 인상을 위한 명분 쌓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을 숭상하는 윤석열 정부는 한편으로 타당해 보이는 ‘필수의료’ 대책을 제시하지만 이를 위해 민간의료기관들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거의 모든 대책이 평가기준 개선, 평가지표 신설·보강, 협업, 협진, 협력 유도 같은 비강제적 조치들이다. 강제적 조치라고는 시정 명령, 소액 과태료(3백만 원), 지정 취소 따위 것들이다. 거대한 부와 권력을 거머쥐고 있는 민간의료시스템이 이 정도에 눈이나 깜빡할까.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민간의료기관들의 수익을 보장할 뿐 아무것도 강제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 대책들은 재원 문제는 차치하고 그 자체로도 힘이 없다.

정부는 또 의료기관들이 수익을 추구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인 행위별수가제(의료 행위 횟수마다 수가 지급)에 한계가 있다면서 행위별수가제를 근본적으로 손보려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행위별수가제에 ‘공공정책수가’ 하나를 더해 준다. 이걸 행위별수가제 보완이라고 했다.

 

말뿐인 의료인력 확충

 

정부는 의사 당직제도, 연속근무 개선 같은 전공의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당직을 줄이고 근로 시간을 줄이려면 의사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는 의사 인력 확충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 의료계와 협의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정부 안이 무엇인지 공개하지 않는다. 비민주적인 밀실 협의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의료계와의 협의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논의하라.

불과 10여 년 후면 의사 9천6백여 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전망을 인용하면서도, 지금 곧바로 시작해도 10여 년 이상이 걸리는 의사 인력 양성에 나서지 않고 있다. 부족한 의료 인력으로 필수의료가 가능한가? 정부 계획이 있다면 밝혀라.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의료 인력 양성을 민간의료기관과 개인들의 선의(“한국의 의사상”) 같은 것에 의지한다는 것은 의료 인력 확충을 포기한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기업주들의 원활한 이윤 창출을 위해 필요한 전기, 도로, 에너지 같은 사회기반 인프라는 정부가 막대한 재정으로 책임지고 마련하면서, 사회적 필수서비스를 위한 의료 인력 양성에는 왜 정부가 나서지 않는가.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 분야 의료 인력은 민간의료기관의 수지 타산에 맞지 않는다.

그러니 정부가 재정을 투자해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하고 국립의과대학을 강제해서 책임지고 충분한 의사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병원에는 충분한 전문의와 간호사 고용을 법으로 정해 강제해야 한다. 95% 민간병원들 자율에 인력 충원을 맡겨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재정을 투입해 공공의료를 확충하라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기관에 지원하는 ’공공정책수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말하지 않았다. 그간 정부가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보장성 축소)를 강조해 왔기 때문에 환자와 서민들에게 그 부담을 떠넘길 것 같다. 찬성할 수 없다. 국고를 민간의료기관 지원에 투입하는 건 더더욱 찬성할 수 없다.

필수의료 확충에 별 소용 없는 ‘공공정책수가’에 건강보험 재정을 쓰는 것이야말로 건강보험재정을 불안정하게 하고 낭비하는 것이다. 그럴 돈이 있으면 보장성을 강화하고 공공의료를 확충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은 그 어느 정부보다 민간 중심(시장 중심)이고 공공의료에 관심이 없다.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대표 브랜드인 ‘필수의료’ 대책조차 민간의료기관 퍼주기다. 그러나 시장은 실패한 지 오래다. 그 증거가 ‘필수의료’ 공백 위기다.

 

2023년 2월 3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경남보건교사노동조합,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 길벗

금, 2023/02/0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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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을 투입해 공공의료를 대폭 확충해야 ‘필수의료’공백을 메울 수 있다.

 

아파서 병원에 간 환자들에게 자신에게 해당하는 과목은 모두 필수적 의료다. 중증이 아니면 그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는 필수적이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란 무엇인가? 정확히 말하면,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의료기관이 돈이 되지 않아 제대로 공급하지 않으면서 공백이 생겨 큰 문제가 된, 당연히 있어야 하는데 없어서 이제는 정말로 필요하게 된 의료 분야가 정부가 칭하는 ‘필수의료’다.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가 부족하게 된 근본적 이유는 90% 이상의 민간의료기관이 지배하는 비정상적 의료 시스템의 맹목적 수익 추구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를 제대로 제공하려면 민간 중심의 의료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수익 추구에 매몰되지 않는 공공의료를 대거 확충해 시장 중심 민간의료가 의료체계를 좌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은 기존 민간 중심 의료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필수의료 부족 지속 정책’이다. 복지부는 지난 1월 9일 업무보고에서는 “필수의료 강화”라고 했는데, 이번 발표가 필수의료 강화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스스로도 멋쩍었는지 용어도 “지원대책”으로 슬쩍 바꿨다. 이조차 ‘필수의료’ 확충에는 도움이 안 되는 민간의료기관 지원이라 여전히 문제지만 말이다.

 

‘공공정책수가’는 공공을 가장한 수가 인상 정책이다.

 

복지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기 전 여러 의견 수렴을 거쳤다고 한다. 그 결과 “의료체계 개선”, “적정 보상”, “인력 확보”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 대책의 대부분은 ‘공공정책수가’라는 이름으로 “적정 보상“을 해주는 수가 인상, 즉 의료 공급자들에게 건강보험 재정 퍼주기에 맞춰져 있다. ‘공공정책수가’는 공공이라는 이름과는 반대로 돈을 더 줘서 필수의료 확충을 ‘유도’하겠다는 전형적인 시장 논리에 기반한 정책이다. 이런 시장 논리에 따라 그동안 우리 의료시스템을 지배해 온 민간의료기관들은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를 내팽개쳤다. 돈을 더 줬는데도 이들 민간의료기관들은 상황을 개선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부 스스로 2009년 흉부외과(100%)와 외과(30%)의 수가를 대폭 인상했음에도 지역에서 근무하던 의료인력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런데 다시 수가를 더 준다는 것이다.

‘필수의료’ 수가를 인상하면 다른 분야와 과목 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은 가만히 있을까? ‘우리는 필수가 아니냐’라는 일견 타당한 항의를 하며 격차를 메울 수가 인상을 요구할 것이다. 그래서 ‘공공정책수가’는 수가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 민간의료기관들의 배를 불리고,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수단이 될 뿐이다. 복지부가 의견을 수렴한 대상이 대부분 의료 공급자들이라 어쩌면 의견 수렴 과정은 수가 인상을 위한 명분 쌓기에 지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을 숭상하는 윤석열 정부는 한편으로 타당해 보이는 ‘필수의료’ 대책을 제시하지만 이를 위해 민간의료기관들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거의 모든 대책이 평가기준 개선, 평가지표 신설·보강, 협업, 협진, 협력 유도 같은 비강제적 조치들이다. 강제적 조치라고는 시정 명령, 소액 과태료(3백만 원), 지정 취소 따위 것들이다. 거대한 부와 권력을 거머쥐고 있는 민간의료시스템이 이 정도에 눈이나 깜빡할까.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민간의료기관들의 수익을 보장할 뿐 아무것도 강제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 대책들은 재원 문제는 차치하고 그 자체로도 힘이 없다.

정부는 또 의료기관들이 수익을 추구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인 행위별수가제(의료 행위 횟수마다 수가 지급)에 한계가 있다면서 행위별수가제를 근본적으로 손보려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행위별수가제에 ‘공공정책수가’ 하나를 더해 준다. 이걸 행위별수가제 보완이라고 했다.

 

말뿐인 의료인력 확충

 

정부는 의사 당직제도, 연속근무 개선 같은 전공의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당직을 줄이고 근로 시간을 줄이려면 의사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는 의사 인력 확충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 의료계와 협의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정부 안이 무엇인지 공개하지 않는다. 비민주적인 밀실 협의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의료계와의 협의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논의하라.

불과 10여 년 후면 의사 9천6백여 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전망을 인용하면서도, 지금 곧바로 시작해도 10여 년 이상이 걸리는 의사 인력 양성에 나서지 않고 있다. 부족한 의료 인력으로 필수의료가 가능한가? 정부 계획이 있다면 밝혀라.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의료 인력 양성을 민간의료기관과 개인들의 선의(“한국의 의사상”) 같은 것에 의지한다는 것은 의료 인력 확충을 포기한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기업주들의 원활한 이윤 창출을 위해 필요한 전기, 도로, 에너지 같은 사회기반 인프라는 정부가 막대한 재정으로 책임지고 마련하면서, 사회적 필수서비스를 위한 의료 인력 양성에는 왜 정부가 나서지 않는가. 정부가 말하는 ‘필수의료’ 분야 의료 인력은 민간의료기관의 수지 타산에 맞지 않는다.

그러니 정부가 재정을 투자해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하고 국립의과대학을 강제해서 책임지고 충분한 의사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병원에는 충분한 전문의와 간호사 고용을 법으로 정해 강제해야 한다. 95% 민간병원들 자율에 인력 충원을 맡겨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재정을 투입해 공공의료를 확충하라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기관에 지원하는 ’공공정책수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말하지 않았다. 그간 정부가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보장성 축소)를 강조해 왔기 때문에 환자와 서민들에게 그 부담을 떠넘길 것 같다. 찬성할 수 없다. 국고를 민간의료기관 지원에 투입하는 건 더더욱 찬성할 수 없다.

필수의료 확충에 별 소용 없는 ‘공공정책수가’에 건강보험 재정을 쓰는 것이야말로 건강보험재정을 불안정하게 하고 낭비하는 것이다. 그럴 돈이 있으면 보장성을 강화하고 공공의료를 확충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은 그 어느 정부보다 민간 중심(시장 중심)이고 공공의료에 관심이 없다.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대표 브랜드인 ‘필수의료’ 대책조차 민간의료기관 퍼주기다. 그러나 시장은 실패한 지 오래다. 그 증거가 ‘필수의료’ 공백 위기다.

 

2023년 2월 3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경남보건교사노동조합,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 길벗

금, 2023/02/0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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