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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텃밭 지기의 편지] 흙 녹기를 기다리는 달, 3월 이야기

[토종텃밭 지기의 편지] 흙 녹기를 기다리는 달, 3월 이야기

익명 (미확인) | 금, 2017/03/03- 14:38

흙 녹기를 기다리는 달, 3월 이야기

김미숙(토종텃밭 지기)

 

 

 

김미숙(토종텃밭 지기)

 

매서운 칼바람에 베인 흙들은 상처를 입은 채 숨죽이며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경칩에 춘분이 들어 있는 설레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이따금씩 눈발이 흩날려도, 춘설을 반기며 밭으로 나가게 되는 것은 풍년이 될 것이라는 좋은 예감이 이끌기 때문일 거예요. 밭으로 나간 농부는 흙을 밟아 봅니다. 어느새 팽팽하던 흙의 긴장감이 풀어져 몽글몽글하기도 하고 더러는 폭신거려서 신발 자욱이 남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흙이 녹았으니 농사를 시작할 때가 되었음을 농투성이들은 다 압니다.

아니, 이미 진즉부터 농사는 시작했답니다. 작년에 받아 두었던 종자를 일일이 고르고, 심고 싶었던 작물은 여기저기서 얻고 나누면서 다양한 씨앗을 마련했지요. 모종을 키우는 데 오래 시간이 걸리는 고추는 벌써 파르라니 눈을 떴습니다. 그러고 보니 참 이상합니다. 흙 속에서 새싹이 올라오는 것을 눈떴다 하고, 낭창거리는 버들강아지도 눈을 떴다 하고, 죽은 듯 보이는 작고 여린 생명들이 나 여기 살아있어요 하듯 세상으로 고개를 내미는 것을 눈을 떴다고 표현합니다. 농부는 이렇게 작은 씨앗이 눈 뜨고 살아갈 세상을 위하여 흙 짓기를 시작합니다. 밥을 짓고, 집을 짓고, 옷을 짓는 행위는 모든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지요. 씨앗을 위하여 농부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흙 짓기입니다.

흙 속에는 개구리만 잠을 자는 것이 아닙니다. 농부의 가장 큰 조력자인 미생물들이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춘설이든 봄바람이든 이들이 살아나도록 한 몫을 거들면, 미생물들은 씨앗이 눈 트도록 또 한 몫을 거들지요. 그러면 잠들어 있던 흙 속의 보이지 않던 세계가 밖으로 점점 드러나지요.

흙 짓기를 잘하려면 이들이 싫어하는 것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화학농약, 화학비료, 전멸제초제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작은 흙 속의 존재들이 벌레와 새들과 동물과 사람의 허기를 채워주고 놀이터가 되어주고 숨을 곳이 되어줍니다. 숨을 쉬고 살아가는 숨터가 되는 것이지요. 모든 생명이 기대어 살아갈 흙 농사를 위해 농부들은 버릴 것을 버리지 않고 모았습니다. 수확하고 남은 작물의 부산물, 쌀뜨물, 낙엽, 풀, 부엽토, 음식물쓰레기에 때로는 오줌까지 말이지요. 그리고 버릴 것은 버렸습니다. 보다 보암직하고 보다 많은 수확이 그것입니다. 토종텃밭의 농부들은 되도록 자연에 덜 간섭을 하는 대신에 토종씨앗의 힘을 믿고 땀과 기다림을 버무려 올 한 해도 다양한 토종종자를 거두고 나눌 것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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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일

쥐이빨옥수수의 색상이 가을을 보여주는것 같아요.

단호박에 개구리참외 사과참외도 함께 모여있으니 색상에서 가을을 느낍니다.

지난 주말 심은 배추 모종이 걱정되어 오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밭을 달려갔지요.

다행히 잘 버티고 있는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나왔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싹이 빨리 자라나서 쑥쑥 자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한아름에 달려온 농부들이 오늘은 파를 심고 무우직파를 하였습니다.

며칠전과 달리 살랑살랑부는 바람에 다들 신이 났습니다.

밭을 메면서 예쁘다! 예쁘다! 정말 예쁘다! 스스로 감탄을 하는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배추모종을 얻어 좀더 심기로 했습니다. 이젠 농사가 즐겁기 시작하네요.

-최정임(패랭이꽃)

금, 2017/09/0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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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일 인천대공원에서 ‘토종씨앗 나눔’ 행사가 있었습니다.

토종텃밭 도롱뇽에서 1년 동안 채종한 씨앗과 같은 뜻을 가진 다른 분들께 기부 받은 씨앗까지..

20여가지의 토종씨앗을 무료나눔 했습니다.

따뜻한 날씨와 함께 많은 분들이 오셔서 씨앗을 받아가셨습니다.

토종씨앗에 대한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행사 후에는 신입텃밭지기님들과 간단한 다과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며

아직은 채 녹지 않은 밭에서 돼지감자도 맛보기로 캐고 보리도 밟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사에 참여 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수, 2018/03/0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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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별 재배 계획 정리하여 올립니다.

필요하신분은 참고하세요!^^

화, 2018/03/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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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가 너무 너무 추웠습니다

인천여성민우회 평생교육사 실습생6분이 인천환경운동연합 토종텃밭을 방문하였습니다

김성근 텃밭교장샘께서 안내를 해 주셨습니다

역시! 교육가를 꿈꾸시는 분들이시라 프로그램운영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채종이 목적이지만 함께하는 관계를 더 중요하게 활동한다는 말에 공감을 하셨습니다

월동해서 올라온 새싹을 보며 감탄도 하시고 봄을 알리는 냉이도 한끼 먹을 만큼 채취도 하시고 짧은 시간이였지만 서먹함이 웃음으로 다정하게 다가온 시간이였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새로운 토종텃밭지기
오부장님의 만나서 피죽을 받아왔습니다.

추운날씨에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패랭이꽃(최정임)텃밭지기

목, 2018/03/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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