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초래할 환경재앙, 세계를 위협하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긴장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고, 이란과는 제재 해제 및 관계정상화 합의를 이행할 것임을 밝히면서 많은 사람들이 안도하고 있다. 파국은 피했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트럼프는 또 다른 군사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그의 통치방식은 미국의 시스템을 파괴해 미국 뿐 아니라 세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우리는 먼저 트럼프의 승리를 가져온 미국 정치와 거버넌스의 몰락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건 어떤 미치광이가 갑자기 미국을 장악한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정책이 결정되고 집행되는 구조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뻔뻔하게 공직을 원하는 사람이 나타난 경우이다.
철저히 민영화된 미국
미국의 정책결정은 민간컨설팅업체와 투자은행으로 넘어갔다. 1960년대에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절반 이상이 정부로 갔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5%에 불과하다. 정부는 점차 기업에 지배당하고 있고, 공무원들은 정치의 횡포에 저항할 정도의 자기 확신이 부족하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 돌로 만든 성당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맨손으로 벽을 치면서 오르락내리락 거리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미치광이로 여기고, 그가 권력을 잡을 거라고 생각치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맨주먹으로 벽을 뚫자 성당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곧 무너졌다. 견고했던 성당이 갑자기 무너지자 그에게 마법과 같은 힘이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사실 트럼프의 정치적 성공은 지난 20년 동안 미국에서 진행된 민영화의 결과물이다.
트럼프의 목적은 정부의 공식제도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와 기업사냥꾼 출신 참모들은 사익을 위해 미국의 자산을 빼돌리고, 섞은 시체만을 남겨두려고 한다. 그는 내각에 정부 해체를 원하는 독수리와 하이에나들을 임명했다. 예컨대 트럼프의 수석전략가 베넌은 러시아혁명가 레닌처럼 정부를 무너뜨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데보스 교육부장관은 공교육을 파괴하려고 한다. 프루이트 환경청장은 정유회사에 깊이 연루돼 있고, 페리 에너지부장관, 틸러슨 국무장관처럼 기후변화를 부정한다.
이같은 미국 정부의 철저한 몰락은 미국 시민들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이다.
부실한 미국, 전세계를 위협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아프카니스탄 산악지대에 숨어 있는 테러리스트들이 아니다. 진짜 위협은 미국 내부에 있다. 미국 안에는 수 천개의 핵무기, 독극물, 핵처리시설, 거대한 석유파이프라인과 정유소, 해안시추구 등 잠재적 위협시설이 잔뜩 있다. 이것들을 안전하게 관리하려면 잘 훈련된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그런 유능한 전문가와 공무원들을 해고하고, 예산을 삭감함으로써 이런 위협물질들이 전세계를 위협하도록 방치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지난 60년 동안 모아온 위험물질에 대해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과 안전기준이 부족하다. 미국에는 항구, 다리, 파이프라인, 발전소, 철도 등을 관리할 전문가들이 부족하다. 미국의 금융, 교육 등의 제도적 토대가 급속히 해체되는 것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의 안전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사태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 교육과 유지보수 관련 예산의 삭감은 전문가들을 훈련하고, 그들에게 적정 임금을 주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켓츠(Bruce Katz)에 따르면, 기반시설, 교육, 혁신과 관련된 예산이 2013년 GDP대비 3.1%에서 2024년 2.2%로 크게 감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분야 예산은 지난 40년 동안 3.8%였고, 미국은 향후 50년 동안 막대한 기반시설 개선이 필요한데도, 이렇게 예산이 삭감되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최근 미국 핵무기회사 직원의 부정시험 사건이 있었다. 수 천개의 핵무기를 관리하는 직원이 핵미사일 관련 기계 구매 관련 시험에서 답안지를 베끼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수 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일련의 사고, 부주의, 소통부재의 최근판일 뿐이다.
≪명령과 통제(Command and Control)≫를 쓴 슈로저(Eric Schlosser)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히로시마와 같은 불행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행운덕분일지도 모른다. 이 순간에도 트럼프는 핵무기를 늘리자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엔지니어협회(ASCE)가 발간한 ‘미국의 기반시설’ 보고서에 따르면, 교통, 식수, 에너지, 다리, 댐 등 미국의 기반시설 수준은 평균 D+ 였다. 지난 15년동안의 투자 부재가 큰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 정부 관료제를 비난하는 정치선전때문에 유능한 공무원을 채용하지 못한 정부는 이런 재앙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부실하게 관리되는 화학물질
콜린 전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이었던 윌커슨에 따르면, 미군 화학물질청(U.S.Army Chemical Materials Agency)은 20년 전, 화학비축물을 파괴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재 파괴율은 50%에 그치고 있다 (러시아는 70% 가량을 파괴했다).
위험한 무기를 유지, 관리하는 것은 인력이 많이 투입되고, 해당 지역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이 일은 비밀주의와 무관심 때문에 쉽지 않다. 즉 군대는 비밀을 유지하려고 하고, 일반 대중은 큰 관심이 없다. 많은 화학무기가 비교적 안전하게 보관돼 있지만(이원물질은 분리 보관되고, 이것들이 결합될 때 위험해진다), 어떤 화학물질들은 그렇지 않다. 이것들은 눈에 띄지 않고, 큰 관심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부실하게 관리된다.
군사 쓰레기는 이런 문제의 아주 작은 일부분이다. 미국은 화학쓰레기, 수명을 다한 원자력발전소, 핵 물질, 기름찌꺼기, 송유관, 그리고 광산 등으로 뒤덮혀 있다. 이것들을 안전하게 관리하려면 인력과 시설에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
방치된 핵폐기물
미국은 민간의 핵에너지 이용과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큰 처리시설을 갖고 있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12개와 맞먹는다. 미국은 6만5000 톤 이상의 핵폐기물을 배출하는데, 이 중 상당수는 안전하지 않은 장소에 보관된다.

IPS의 핵전문가 알바레즈는 “이들 중 상당수가 방사능물질이지만, 미국의 핵폐기물처리장은 일반적 산업 폐기물 처리장처럼 만들어졌다. 그 중 일부는 큰 쇼핑몰이나 자동차 판매점를 만들 때 쓰는 건축재료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만약 이 중 한 곳에서 사고가 난다면, 그 피해규모는 체르노빌 때보다 60배 이상일 것이다.
에너지부는 공중안전은 아랑곳없이 매립지에 방사능물질을 쏟아붓고 있다. 1940-50년대에도 미주리주 브리지톤의 웨스트레이크 매립장에 방사능물질이 버려졌다. 이렇게 되면, 화재나 홍수가 났을 때, 대중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게 된다.
또 최근 워싱턴주의 한포드 핵페기물 단체(Hanford nuclear waste complex)의 조사에 따르면, 28개 핵폐기물 저장탱크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다. 이 중 하나에서는 2012년부터 누출이 발견됐다. 이곳은 1950년대의 플루토늄 실험 때부터 존재했었는데, 여기에는 5백만 갤런의 방사능 물질이 저장돼 있다.
지속되는 환경 파괴
석탄산업은 산 정상을 조금씩 갈아먹으면서 그곳을 생명이 살 수 없는 불모지를 바꿔버린다. 그리고 강과 호수에 독극물을 흘려보낸다. 규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1990년대부터 석탄회사는 신기술을 갖고, 웨스트 버지니아, 켄터키, 버지나아, 테네시 주 등에서 델러웨어 주 보다 큰 땅을 파헤져다. 이런 채굴로 인해 천 마일 이상의 냇가가 사라졌다.
최근 채굴에 쓰이는 화학물질로 웨스트버지니아의 엘크강이 오염되면서 30만 명 이상이 식수를 구할 수 없었다. 이런 오염사고는 파산한 회사의 책임이지만, 사실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전혀 검사를 하지 않았던 책임도 크다. 회사도 지방공무원도 오염사건에 대한 비상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로부터 몇 주후에 노스캐롤라이나 에덴에서 송유관 누출로 3만9000톤의 비소 함유 석탄재가 근처 단 강으로 흘러들어갔다.
주(洲)의 검사 및 규제 관련 예산이 축소된 것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위험물질 관련 사고에 대한 준비와 훈련에 대한 예산지원이 줄어들면서 인력 훈련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석탄․석유산업 노동자는 안전불감증으로 엄청나게 죽어 나간다. 직장안전관리처(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에 따르면, 텍사스에서 안전규칙을 감독하는 인원은 단 95명이다. 그나마 훈련 경험이 있는 인원은 거의 없다.

석탄채굴에 동의하는 사람은 석유시추, 특히 최신기술인 수력을 이용한 시추에 찬성할 것이다. 시추는 지하암반층에서 천연가스와 원유를 빼내는 것인데, 이를 위해 땅 속으로 물과 모래, 다양한 화학물질을 밀어 넣는다. 이 과정에서 식수를 오염시키는 독성 화학물질이 표면 아래로 침투된다. 이 화학물질의 독성은 너무 강해서 거의 정수가 불가능할 정도다.
시추는 해당지역을 완전히 초토화시킨다. 시추드릴이 계속 움직이면서 독성물질을 퍼뜨리고 식수를 오염시킨다.
이렇게 수십년동안 땅속으로 침투된 벤졸, 포름산 등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한 규제, 보수관리, 재난대책 등이 없다면, 현재의 시추붐(boom)은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폭탄(bomb)이 될 것이다.
재앙은 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에너지원 발굴은 해양 시추와 같은 극단적 방법을 만들어냈고, 이것은 에너지회사에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 2010년 멕시코만에서의 원유 유출로 사망자 11명, 1만6000마일의 해안이 오염됐다. 그 비용만 약 400억 달러에 달한다. 그 사고 이후에도 미국 정부는 쉘(shell)에게 알라스카 해변의 심해를 시추하는 것을 승인했다.
빈번해진 대홍수,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 트럼프
유지보수, 검사, 규제 관련 예산의 삭감은 미래의 대재앙과 수 백억 달러의 피해를 야기할 것이다. 미국의 열악한 기반시설 외에도 기후변화는 또 다른 장애물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 뉴욕패널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100년에 한번 발생할 대홍수가 2050년쯤에는 35-55년 사이에 한 번, 2080년에는 15-30년에 한번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손실액은 1080억 달러, 2012년 샌디의 손실액은 500억 달러였다. 기반시설에 대한 유지관리가 부실한 상태에서 기후변화는 대재앙을 초래한다. 다음 재앙에 의한 손실은 9. 11테러를 훌쩍 뛰어넘을지도 모르는데, 미국은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그것을 줄이고 있다.
불행히도 안전문제의 직접적 피해자인 유권자들은 비싼 로비스트를 고용하지 못한다. 언론은 이 문제를 다루지도 않는다. 예산 삭감에 대해 관련 인력과 전문가들은 워싱턴 D.C에서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한다.
오늘날 워싱턴의 정치문화는 미디어에 지배당하고 있는데, 의원들은 재선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에 무관심하다.
단 몇 번의 재앙으로 미국은 무릎을 꿇을 것이다. 미국이라는 수퍼파워는 자기 내부의 상처로 인해 파멸할 것이고, 그로 인한 환경파괴의 여파는 전세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화원동산 하식애의 모습. 4대강사업 전의 생태계가 고스란히 살아있던 시절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4대강사업은 이 아름다운 강의 구조를 바꿔놓았고, 대구 달성군은 하식애 앞의 경관과 생태적 기능마저 없애버리는 탐방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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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은 하식애 바로 코앞으로 탐방로를 만드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사중 인부들의 무분별한 이동과 소음으로 이곳에 사는 야생동물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만든 천혜의 절경인 화원동산 하식애는 그 자체로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지만, 이곳은 다양한 희귀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입니다. 이곳은 2천만 년 전부터 자생해온 모감주나무 군락 같은 천연보호림 식물자원이 자라고 있는 곳이자,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의 숨은 은신처이자 안식처입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우므로 야생동식물들은 이곳에 깃들어 그동안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마치 사람의 접근을 인위적으로 막아놓은, 분단의 상징인 이 땅의 DMZ처럼 그들만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곳에 사는 희귀 야생동물만 하더라도 한둘이 아닙니다. 활동가가 이곳에서 만난 귀한 생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인 수리부엉이와 역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인 황조롱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종인 말똥가리 그리고 동물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인 삵(살쾡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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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에서 살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 삵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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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둥근 원 안에 삵(살쾡이)이 앉아 있다. 어떻게 저 절벽에서 살 수 있을까? 저 절벽밖에 살 공간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건 아닐까?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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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 창공 위에서 만난 황조롱이의 모습이다. 사냥감을 포착 정지비행을 하면서 먹잇감을 내려다보고 있다.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으로 문화재청과 환경부가 함께 보호하고 있는 법정 보호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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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 창공 위에서 만난 말똥가리의 비행 모습이다. 까치를 쫓으며 놀고 있다. 까치와 함께 곡예비행을 선보였다. 말똥가리는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1급종인 수달 집으로 추정되는 작은 동굴이다. ⓒ 대구환경운도연합 정수근[/caption]
이곳은 희귀 야생동식물의 보금자리로 이곳에 깃들어 사는 또 다른 종들도 얼마든지 추가로 발견될 수 있는 중요한 생태적 공간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느닷없이 지난해 8월부터 대구 달성군이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탐방로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길이 1km에 이르는 이 탐방로는 화원동산 하식애를 둘러싸며 건설되고 있습니다. 물론 달성군이 해명하는 것처럼 하식애로부터 10여m 띄워서 강 안에다 강철파일을 박아서 탐방로를 건설하기 때문에 하식애 자체의 손상은 없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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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이 화원동산 하식애 바로 코앞으로 건설 중인 탐방로. 이 탐방로가 만들어져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니게 되면 하식애의 야생동물들의 보금자리로서의 생태적 기능은 사라지게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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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전경. 저 하식애 앞으로 대구 달성군이 탐방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 정수근[/caption]
그러나 달성군이 놓친 것은 이곳이 희귀 야생동식물들의 보금자리란 것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안방과도 같은 곳입니다. 안방 바로 코앞으로 수많은 사람이 다니는 도로가 나는 것인데, 이런 도로가 만들어지면 사람인들 제대로 살 수 있을까요? 이들의 안락한 서식처로서의 화원동산 하식애의 기능은 사라지게 됩니다.
희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를 심각히 교란시키기 때문에 이 예민한 녀석들은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공사 중에도 많은 인부들의 무분별한 통행과 공사 소음에 이들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멸종위기종들은 그들의 안전한 서식처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종들입니다. 그래서 환경부에서는 이들의 서식처를 보호하기 위해서 야생동물보호법까지 만들어 보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화재청 또한 보존가치가 높은 생물종으로 분류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문화재보호법으로 엄격히 보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생태 민감지역에 탐방로를 만들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도 못 느끼는 것이 이 땅의 지자체들의 생태적 인식이고, 대구 달성군은 특히 생태적 감수성이 심각하게 모자란 지자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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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진 직후 화원동산 하식애에 깃든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둥지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으로 문화재청과 환경부에서 함께 보호하고 있는 귀한 생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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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가 해가 진 직후 화원동산 하식애 둥지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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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의 모습이다. 부산 을숙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녀석을 담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래서 대구 달성군수와 달성군 관계자에게 그동안 화원동산에서 만난 귀한 생명들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이렇게 아름답고도 귀한 생명들의 서식처를 훼손하면서까지 탐방로 공사를 강행해야 하는지, 정녕 대안은 없는 것인지 묻고자 합니다.
아울러 문화재청장과 환경부 장관께도 묻고 싶습니다. 관련법은 있지만 법의 맹점으로 정녕 이 귀한 생명들을 보호해줄 길이 없는지를 말입니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에는 일정 규모 미만의 공간에 대해서는 평가를 받지 않고도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해놓았고, 이 법의 맹점을 이용해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을 정도로 쪼개기 공사를 벌이는 예는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묻는 것입니다. 정녕 이들을 살릴 길은 없는지요? 이 물음은 비단 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의 질문이 아니라 이 귀한 생명들을 사랑하는 이 땅의 많은 국민들의 물음이자 우리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대신한 물음이기도 합니다. 부디 이 물음들에 답을 해주시길 간곡히 빌어봅니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공사용 자재는 널려 있고 아직 공사가 안된 곳을 부직포 등으로 가려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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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는 죽은 물고기에서부터 각종 쓰레기, 심지어 죽은 쥐새끼마저 둥둥 떠다니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런데 이상하다. 곳곳에 공사용 자재와 쓰레기가 널렸고, 강물 속에는 죽은 물고기와 쓰레기, 심지어 쥐의 사체도 보였다. 아직 공사가 덜 끝이 난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곳곳에서 탐방로 임시개통 현수막이 마구 나부낀다. 임시개통이란 또 무언가? 이 탐방로가 임시개통을 해야 할 정도로 그렇게 시급했던 걸까?
아니다. 왜냐하면 달성군이 내세우는 소위 '생태탐방로'의 최종 목적지인, 대구시가 건설하고 있는 생태학습관은 이제 겨우 공사 부지의 기초공사가 끝난 상태다. 완공까지는 아직 최소 1년의 시간은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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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에서 임시개통을 알리는 현수막을 떡 하니 붙여 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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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이 연결하고 싶어하는 생태학습관은 이제 겨우 기초공사가 시작될 뿐으로 완공될려면 올해는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렇다면 서둘러 탐방로 개통을 추진한 것일텐데, 그 정도로 다급한 이유가 있었을까? 더군다나 달성군은 4일 '생태탐방로 개통'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 소식은 일부 달성군 주재 기자들을 통해 화려한 개통 축하 기사로 언론에 실렸다.
현장의 상황과 동떨어진 홍보성 기사다. 보도자료를 그대로 담았다. 이런 식의 보도행태는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한 걸까.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탐방로에 한 번이라도 나와봤더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기사라고 생각한다.
탐방로의 초입에 있는 이른바 피아노광장이다. 아직 공사가 덜 끝나 부직포로 덮어 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달성군이 공사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임시 개통을 추진하고, 일부 언론에선 이에 화답하는 기사가 쏟아졌지만 사실 문제의 탐방로 공사는 이전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역 신문과 방송은 말할 것 없고, 중앙의 방송국에서도 이 문제를 취재해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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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탐방로 다리 밑에는 공사용 쓰레기들이 널려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활동가가 추가 취재를 위해 투명카약을 타고 하식애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더군다나 최근 이곳에선 멸종위기종 삵와 수리부엉이의 모습이 포착됐다. 멸종위기종 삵이 화원동산 하식애의 7부 능선 부근에 앉아 있는 것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고,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의 존재도 확인했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와 멸종위기종 큰말똥가리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을 봤다는 증언까지 확보된 상태다.
그동안 대구시민사회는 "이곳은 희귀 자연의 보고이자 각종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처로 이 앞으로 탐방로가 건설되면 화원동산 하식애가 그들의 서식처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잃게 된다"는 우려를 전한 바 있다. 이것이 그대로 증명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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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식애의 7부 능선 부근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삵의 모습. 삵이 서식할 정도로 하식애의 생태계는 잘 보존되어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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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에 대해 대구 달성군의 관계자는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곳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라든지 번식지가 아니고 그 동물들의 먹이 활동지로 판명이 났다"며 "동물의 피해라든지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탐방로가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아니라 먹이활동을 하는 곳이라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10일 활동가와의 통화에서 "대구지방환경청에서 소개받은 전문가들이 조사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와 전문가의 주장대로 그저 먹이활동을 하는 구역이라고 하더라도, 예민한 야생동물은 사람이 드나들게 되면 탐방로 인근을 떠날 수밖에 없다.
화원동산 하식애 위에서 목격된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의 비행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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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 창공 위에서 목격된 멸종위기종 큰말똥가리의 모습. 화원동산은 다양한 희귀조류들의 서식처임이 증명이 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탐방로 사업은 그동안 달성군이 화원유원지를 중심으로 펼친 '관광사업의 완성'으로 이어진다. 즉 달성군이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왜곡된 낙동강의 구조를 십분 살려서 추진한 주막촌 사업, 유람선 사업과 연계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현 김문오 달성군수의 대표적 치적 사업이다. 김 군수는 올 6월 지방선거에서 3선 군수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일 활동가는 탐방로 사업을 담당한 관계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활동가가 '서둘러 탐방로 임시개통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정식 개통식은 이달 중순에 계획돼 있지만 사람들이 언제 개통을 하느냐는 문의가 많아서 부득이 앞당겨 개통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그간 시민사회단체가 지적해온 탐방로의 생태 교란 문제에 대해서는 "환경단체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지난달 화원동산 하식애에 대한 1년짜리 생태조사 용역을 맡겼다"고 말했다. 또 "그 용역의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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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 하식애와 낙동강이 어우러진의 아름다운 모습. 4대강 공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2010년 봄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하지만 이런 구상을 반박하는 전문가도 있다. 계명대 생명과학과 김종원 교수는 달성군 측의 해명에 대해 아래와 같이 비판했다.
모감주나무 군락지를 산림유전자보호림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는 표식을 떡 하니 세워두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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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보호구역이란 팻말도 떡 하니 세워 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화원동산 하식애는 이렇게 중요한 생태 공간이다. 100억 원을 투입해 희귀 자연 자원 생태계를 교란하고, 이곳의 빼어난 경관마저 망치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탐방로 공사를 왜 강행해야 하는 것인가, 합리적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들인 비용 문제 때문에 공사를 멈추기 힘들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해명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22조 2천억 원을 들여 추진한 4대강 사업에 대한 무용론이 이어지고, 재자연화에 대한 합리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모두 4대강 사업 전부터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줄곧 지적한 것들이다.
달성군 또한 화원동산 하식애라는 이 희귀한 자원을 다 망친 다음에야 대구시민사회의 지적을 받아들일까? 자연은 한번 망가진 뒤 이전의 모습을 찾으려면 몇 갑절의 시간이 걸린다. 보존 가치가 있는 자연 자원을 더욱 보존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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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보더라도 생태란 말과 어울리지 않은 구조물들이다. 관광용 탐방로의 전형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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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가 바로 보이는 화원동산 하식애 가장자리에서 발견된 삵의 배설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4대강 사업을 강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말로는 어떤 모습인가. 그가 저지른 온갖 비리 중에서 아마도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비리가 가장 심각한 죄악일 것이다. 각종 비리의 뇌물로 건넨 돈은 환수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망가진 자연은 되돌려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문오 군수와 달성군은 지금이라도 이 공사를 중단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의 사업을 밀어붙인다면 그 결과는 자명할 것이다. 관광용 탐방로와 희귀 자연자원의 보고이자 삵, 수리부엉이, 수달, 황조롱이, 말똥가리와 같은 희귀 야생동물의 터전을 결코 맞바꿀 수는 없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수문개방 이후 영산강 현장, 극락교를 답사하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4월 4일 영산강에 다녀왔습니다. 비가 흩뿌려서 차림을 단단히 하고 출발했습니다. 광주시내에서 출발해 하류방향으로 답사했습니다. 첫 번째 답사지는 4대강사업 당시 만든 승촌보의 영향을 받는 극락교 부근입니다. 이곳은 광주 신촌동 도심에 위치해 많은 시민들이 산책로로 찾는 곳입니다. 지난해 11월, 승촌보의 수문을 열고, 수위를 낮추자 극락교 부근의 수위도 함께 내려갔습니다. 수위가 내려가니 승촌보 수문을 닫았을 때 강 밑에 차곡차곡 쌓였던 검고 부드러운 펄이 강가에 고스란히 드러나 낯선 광경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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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환경공단 박종돈 대리가 수문 개방 이후 달라진 영산강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영산강의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광주환경공단 박종돈 대리는 저희를 보자마자 반갑다며 커피부터 권했습니다. 수문개방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느냐고 물었습니다.
영산강 수문개방 이후 수위가 내려간 극락교부근에서는 굵은 모래가 만져진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실제로 강 가운데로 몇 발자국 들어가 물이 흐르는 곳을 가보니 제법 굵직한 모래가 손에 잡힙니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유속이 늘어나고, 마침 비가 와 유량도 늘면서 영산강 물줄기가 힘차게 흐릅니다. 물줄기를 따라 모래가 움직이고 나뭇잎이 떠가는 것을 보니 비로소 영산강도 새로운 봄을 맞이한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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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창교 부근에서 영산강 수문개방에 대비해 양수장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조금 하류로 내려가 신서창교 부근에 이르자 바삐 움직이는 굴착기가 보입니다. 농어촌공사에서 양수장 보강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영산강이 완전히 개방되고 수위가 낮아지면 사용이 어려워지는 양수장이 생깁니다. 양수구가 하천변에 설치됐기 때문인데요. 물이 더 풍부한 하천 중간으로 양수구를 연장하는 공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곧 다가올 농번기를 앞두고 농민들이 물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농어촌공사가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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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수문이 개방되고 수위가 내려가자 황룡강 합수부에는 4대강사업 당시 설치한 바닥보호공이 그대로 드러났다ⓒ환경운동연합[/caption]
발걸음을 돌려 영산강과 황룡강이 만나는 합수부를 찾았습니다. 합수부에 놓인 거대한 바닥보호공이 먼저 눈에 띕니다. 4대강사업 당시, 본류의 바닥을 깊게 만들기 위해 영산강에서만 0.3억㎦의 모래를 퍼냈습니다. 이 모래를 높이 10m 두께 1m의 담벼락처럼 쌓으면 그 길이만 300km가 되어 서울에서 광주까지 이르는 정도입니다. 영산강의 모래가 빠지고 하류 바닥이 깊숙해지니 상류인 황룡강의 모래가 급격히 쓸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하천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바닥보호공이 승촌보 개방 이후 수위가 낮아지며 드러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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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합수부에 고라니와 수달의 발자국이 찍혀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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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합수부에 수달이 물을 마신듯한 흔적이 남아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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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합수부의 모래는 비교적 작고 보드라운 입자가 만져진다.ⓒ환경운동연합[/caption]
황룡강 합수부에서는 반가운 발자국도 발견했습니다. 물을 마시러 온 고라니 발자국과 헤엄을 치러 온 수달 발자국이 줄지어 찍혀있습니다. 수달이 찾아오는 것을 보니 물이 깨끗하고 물고기도 잡히나 봅니다. 서둘러 영산강 수문이 완전히 개방되고, 수달이 황룡강과 영산강을 오가며 자유롭게 헤엄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잠시 누워 햇볕을 쬐고 물소리를 듣고 싶을 만큼 황룡강에는 깨끗하고 보드라운 모래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곳의 모래는 영산강 상류 극락교에서 본 모래와는 또 다른 감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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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를 낮춘 승촌보. 보 가장자리에 수위를 낮춘 흔적이 남아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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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를 낮춘 죽산보. 수위를 낮췄지만 여전히 물이 가득차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환경운동연합[/caption]
하류로 더 내려가니 승촌보와 죽산보가 보입니다. 이 두 보는 지난해 11월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한 이후 모니터링을 거치며 차츰 수위를 낮추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개방한 것은 아니어서 자연하천처럼 흐르는 물을 볼 수는 없습니다. 저희가 찾은 4일의 승촌보 수위는 수문개방 전 관리수위인 7.5m에서 4m가량을 낮췄고, 죽산보도 관리수위 3.5m에서 2m가량 수위를 낮춘 채 수문을 닫아두었습니다. 보 윗쪽 가장자리에는 물이 빠진 흔적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보 위 교량에서 내려다 본 강물은 아직은 그 깊이가 가늠되지 않습니다. 검은 빛이 일렁여 내려다보는 사람을 빨아들일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 강물 밑에도 보드라운 모래가 숨쉬고 있겠지요.
오늘 답사를 마무리하며 환경운동연합의 안숙희 활동가는 말합니다.

산양천에서 발견된 희귀어류인 남방동사리. 이들의 유일한 서식처인 산양천이 하천공사로 파괴된다면 이들은 멸종에 이를 수밖에 없다ⓒ 채병수[/caption]
우리나라의 하천정비사업은 자연제방을 허물고 인공제방을 쌓고 강바닥을 준설하는 천편일률적인 방식으로 진행돼 하천생태계를 망가뜨리기 쉽습니다. 강에 사는 생물들에겐 테러와도 같은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남방동사리가 발견된 아름다운 하천인 산양천의 전경. 하천공사의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아름다운 하천이다. ⓒ 채병수[/caption]
이에 대해 남방동사리를 오래 전부터 연구해온 '담수생태연구소'의 채병수 박사는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산양천의 중류에 들어선 구천저수지. 이러한 저수지로 인해 물길이 말라 남방동사리와 같은 멸종위기종은 더욱 살기 어려워진다. 이미 이와 같은 하천공사로 인해 멸종위기종 꺽저기와 쉬리는 이곳에서 절멸됐다. ⓒ 채병수[/caption]
무분별한 하천공사로 산양천에서 사라진 멸종위기종 꺽저기의 아름다운 모습. 이들도 이 땅에서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 ⓒ 성무성[/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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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천에서 일어난 무분별한 하천공사로 인해 절멸된 쉬리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 성무성[/caption]
이에 대해 하천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상남도 하천과 담당자는 지난 16일 전화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해명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남방동사리가 고인 물에서 위태롭게 생존하고 있다. 이 희귀물고기의 유일한 서식처 산양천은 개발이 아니라 절대적인 보존이 필요하다.ⓒ 채병수[/caption]
이처럼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을 그 희귀한 종의 존재 자체도 보호해야 하지만, 이들의 존재로 말미암아 지리학적의 관계를 규명해낼 수 있는 존재로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남방동사리의 유일한 서식처 거제도 산양천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경상남도에서 이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하천정비사업에 대한 전면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상남도의 현명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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