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 정유라 체포 소식 상세 타전
논평] 의회 민주주의는 죽었다
– 박근혜-새누리당의 유승민 찍어내기에 붙여
Wycliff Luke 기자
유승민 새누리 원내대표(사진: youtube 영상 캡쳐)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과연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지 의심스럽다. 새누리당은 7월8일(수) 박수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끌어 내렸다. 지난 6월25일(목) 박근혜의 ‘배신의 정치’ 발언 이후 거의 2주 만의 일이다.
이 대목에서 유승민 전 대표를 두둔할 의도는 없다. 유 전 대표는 영남 기득권의 일부다. 그러나 유 전 대표는 최고 권력자인 박근혜의 노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개혁보수 노선을 걸으려 했다. 박근혜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같은 집권 세력 내부에서 엇박자를 냈다는 이유로 박근혜는 작심하고 유 대표를 내쫓으려 했고, 새누리당의 친박계 의원들은 여기에 동조하고 나섰다. 이게 유 대표 찍어내기 파동의 본질이다.
대통령 중심제의 근간은 ‘견제와 균형’이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대통령 중심제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권한이 비대해질 위험성이 상존한다. 국회의 핵심 기능은 입법이다. 입법기능은 한편으로 대통령 권한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맞서 대통령은 입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입법권의 우위를 견제할 수 있다. 사실 이런 견제와 균형 원리는 이제 상식에 속한다.
박근혜는 이런 기본적인 상식을 어기고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유 대표에 대해 배신의 정치라는 낙인을 찍었다. 우리 헌법 어디에도 대통령에게 이런 초법적 권한을 보장해준 조항은 없다. 그러나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은 최고 권력자의 심기 챙기기에만 급급해 유 대표 찍어내기에 올인했다. 견제와 균형은 어디에도 없었다.
당청 대립 프레임을 깨자
이번 유 대표 사퇴 파동은 단순히 당청 대립의 프레임으로 바라보기엔 너무 심각하다. 사퇴파동의 발단은 국회법 개정안이다. 국회법 개정안의 뼈대는 “국회 상임위원회가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행정입법의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요구받은 수정, 변경을 지체없이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입법권의 우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공민 교과서에 실릴만 하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에 대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더구나 예기치않게 심각한 이율배반이 드러났다. 헌법학자 출신인 정종섭 행정안전부 장관이 입각전 자신의 저서에서 “법률에 대한 국회입법의 독점을 보다 실질화하기 위해서는 위임입법의 경우에 하위법령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적은 것이다. 정 장관은 놀랍게도 “대통령이 위헌 혹은 위법인 대통령령을 제정하고 시행하는 경우에 국회는 심지어 탄핵소추를 할 수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문제가 되자 정 장관은 이론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기만적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제3의 길’을 내세우며 집권했다. 블레어 총리는 ‘제3의 길’의 이론을 정립한 안소니 기든스를 국사(國師)로 극진히 모셨고, 기든스는 자신의 이론을 현실에 구현하려 했다.
다시 정리하면, 대통령은 의회의 입법권을 존중해야 하고, 의회는 대통령의 권한이 도를 넘지 않도록 법의 울타리를 쳐야 한다. 그러나 유 대표 사퇴파동은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의회의 견제기능을 무력화시킨,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다.
박근혜는 집권 초기부터 국회를 걸림돌로 보았다. 야당은 아예 적으로 생각했고, 여당 조차 자기의 심기를 충실히 받들어야 할 기구쯤으로 여겼다. 이런 일그러진 심성이 결국 작금의 파동을 불러온 것이다.
박근혜야 원래 심성이 삐뚤어진 사람이라 그렇다 치고라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유 대표 찍어내기에 동참했는지 모르겠다. 의원들은 하나하나가 입법기관이고, 입법을 통해 나라의 근간을 세워야 할 의무가 있다. 또 대통령 권한이 비대해지지 않도록 견제해야 할 의무도 담당해야 한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런 의무를 망각한 채 박수로 유 대표 찍어내기에 가담했다. 이런 행태가 북한 지배체제와 도대체 다를 게 무엇인가?
오늘 감히 선포한다. 의회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박근혜와 새누리당 친박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의기양양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의기양양함은 곧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엇보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더 이상 국민을 입에 올리지 말고, 민주주의의 이름을 더럽히지 마라. 곧 받게될 준엄한 심판을 위해 단단히 준비하라.
[ 저작권자: 뉴스프로, 기사 전문 혹은 일부를 인용하실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십시오.]
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함영주 하나은행 대표이사 등 은행법 위반 혐의 특검 고발 기자회견
은행법 상 하나은행의 대주주로서 이상화 전 하나은행독일법인장의 위인설관식 승진을 위해 하나은행의 이익에 반하여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은행법 제35조의4 제2호를 위반한 혐의
대통령과 재벌 총수의 이권을 위해 국가기관과 금융회사를 동원한 정황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해야
일시 및 장소 : 2월 9일(목) 오후 1시 20분, 특별검사 사무실 앞
1. 취지와 목적
-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1월 초, 안종범 전 수석에게 최순실-정유라 모녀의 독일 현지 정착을 지원했던 이상화 당시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이하 이상화)의 승진을 하나은행에 청탁할 것을 지시했고 안종범 전 수석은 이를 정찬우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통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전달하여 2016년 2월 하나은행이 위인설관(爲人設官)식으로 이상화를 신설된 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킨 것으로 드러남.
- 이러한 정황과 관련하여 당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이하 김정태)와 함영주 하나은행 대표이사(이하 함영주)는 은행법 상 하나은행의 ‘대주주’로서 하나은행의 이익에 반하여 부당하게 인사 및 조직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은행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음.
- 이에 금융정의연대(상임대표 : 김득의)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대행 : 김성진 변호사)는 특검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함영주 하나은행 대표이사과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을 은행법 위반혐의로 고발하고자 함.
- 이는 특검이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전 금융위 부위원장, 이하 정찬우)과 하나금융지주 최고위층 등을 소환했거나 조만한 소환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당해 행위가 금융관련법령을 위반한 것에 대한 추가적인 고발의 의미를 갖고 있음.
2. 개요
○ (행사)제목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함영주 하나은행 대표이사 등 은행법 위반 혐의 특검 고발 기자회견>
○ 일시와 장소 : 2017.2.9.(목) 오후 1시 20분, 특검 사무실 앞
○ 주최 :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 참가자(발언)
- 고발인 :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 김성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 문의 :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02-723-5052
3. 주요 내용
1) 고발 경위
○ 이상화의 ‘정유라 특혜대출’ 관여 및 승진
- 이상화가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지점장급)으로 재직할 당시인 2015년 말경, 정유라(1996년생, 당시 19세)는 하나은행 독일법인으로부터 약 38만 유로(한화 약 4억8000만 원)를 연 0.98%의 저금리로 대출받음. 그러나 당시 이화여대 1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정유라에게 제공된 약 38만 유로의 저금리대출을 두고, 특혜대출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됨.
- 정유라 명의로 독일 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정유라 명의의 대출이 필요했고, 예금의 경우에는 외화송금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보증장을 담보로 하나은행 독일법인에서 대출을 진행한 것이고, 이를 이상화가 주도한 것으로 보임.
- 이상화는 정유라에게 위와 같은 대출을 해준 후, 2016년 1월 경 서초동 삼성타운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한 달여 만인 2016년 2월 경 신설된 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승진함. 이상화가 본부장으로 승진한 2016년 2월 1일은 하나은행 정기인사가 이미 이루어진 뒤로 따라서 이상화의 승진은 이례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당시 경제상황 및 경영사정에 비추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없는 조직개편(글로벌영업팀을 글로벌 영업1, 2팀으로 나누었습니다)을 단행한 후 이루어진 것임.
- 이러한 정황에 따라, 이상화가 정유라에 대한 특혜성 대출을 해준 대가로 승진을 한 것이라는 의혹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음.
- 2017년 2월 3일 특검이 이상화로부터 “최순실이 승진을 도와준 걸로 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짐.
○ 하나금융지주 및 하나은행의 승진 특혜
- 이상화에 대한 인사는 지금까지 밝혀진 최순실, 안종범 전 수석의 관계, 업무지시 및 처리과정에 미루어 보았을 때, 안종범 전 수석이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이상화에 대한 ‘승진인사’를 지시하고, 지시를 받은 자들이 이에 따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됨.
-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대표이사였던 김정태와 하나은행의 대표이사였던 함영주에게는 형법상 직권남용죄의 공범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대해서는 특검의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짐.
- 형법상 직권남용죄에 덧붙여 김정태와 함영주의 행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은행법 위반죄가 성립하므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자 함.
2) 범죄사실
- 은행의 대주주는 그 은행의 이익에 반하여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은행의 인사 또는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음(은행법 제35조의4 제2호).
- 김정태는 하나은행의 100% 주주인 하나금융지주의 대표이사로서 은행법 제35조의3 제1항(대주주 범위에는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함), 동시행령 제1조의4(특수관계인 범위에는 법인인 대주주의 임원이 포함됨) 제4호에 의해 은행법 제35조의4에서 규정한 대주주에 해당됨.
- 함영주 하나은행 대표이사도 위와 같은 시행령 규정에 따라 하나은행 대주주에 해당됨.
- 김정태와 함영주는 공모하여 2015.말부터 2016.초 사이 안종범 전 수석(또는 안종범 전 수석의 요청을 받은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이었던 이상화를 부당하게 승진시켰음.
- 즉, 김정태는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하나은행에 부당한 경영 및 인사 관련 지시를 하였고, 함영주는 이 지시에 따라 하나은행의 경영 조직을 부당하게 변경한 후 이상화를 부당하게 승진시킨 것임.
- 이는 은행법상 하나은행 대주주의 지위에 있는 김정태와 함영주가 하나은행의 이익에 반하여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대표이사 유지 등으로 추정됨)으로 은행의 인사 또는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므로 은행법 제35조의4 제2호를 위반한 것임.
3) 은행법 위반
○ 은행의 ‘대주주’ 개념
- 은행법 제35조의3 제1항은 ‘대주주’의 개념에 대하여 ‘(제37조제2항에 따른 자회사 등을 제외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라고 정하고 있음.
- 은행법 제35조의3 제1항은 ‘대주주(제37조제2항에 따른 자회사 등을 제외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라고 정하고 있음. 여기서 ‘이하 같다’는 ‘은행법 제35조의3 이하의 개별 조항에서 대주주는 제35조의3 제1항에서 정한 것과 동일한 개념을 사용한다.’는 의미임. 이에 비해 동법 제35조의2 제1항은 ‘은행의 대주주(국외현지법인을 제외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음.
- 그러므로 은행법 제35조의3 이전까지는 ‘대주주’ 범위를 동법 제2조 제1항 제10호의 ‘대주주’ 에 따르거나, 당해 조에 별도로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정하고 있고, 제35조의3 이하는 ‘대주주(제37조제2항에 따른 자회사 등을 제외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라고 표기하여 이하 ‘대주주’ 개념에 특수관계인을 포함시키고 있음.
○ 김정태 및 함영주의 은행법상 지위
<은행법>
제35조의3(대주주가 발행한 지분증권의 취득한도 등) ① 은행은 자기자본의 100분의 1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초과하여 그 은행의 대주주(제37조제2항에 따른 자회사등을 제외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가 발행한 지분증권(「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제4항에 따른 지분증권을 말한다. 이하 같다)을 취득(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신탁업무를 운영함으로써 취득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금융지주회사법」 제2조제1항제5호에 따른 은행지주회사의 자회사등(「금융지주회사법」 제4조제1항제2호에 따른 자회사등을 말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인 은행이 그 은행지주회사의 다른 자회사등이 업무집행사원인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에 출자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5.7.24.> (이하 생략)
<은행법 시행령>
제1조의4(특수관계인의 범위) ① 법 제2조제1항제8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란 본인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관계에 있는 자(이하 "특수관계인"이라 한다)를 말한다.
1. 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및 4촌 이내의 인척. 다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의2제1항제2호가목에 따른 독립경영자 및 같은 목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동일인관련자의 범위로부터 분리를 인정하는 사람은 제외한다.
2. 본인 및 제1호 또는 제4호의 사람이 임원의 과반수를 차지하거나 이들이 제3호 또는 제5호의 자와 합하여 100분의 50 이상을 출연하였거나 이들 중의 1명이 설립자로 되어 있는 비영리법인ㆍ조합 또는 단체
3. 본인 및 제1호ㆍ제2호ㆍ제4호의 자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지분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100분의 30 이상을 소유하고 있거나 이들이 최다수 주식소유자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
4. 본인, 제2호 또는 제3호의 자에게 고용된 사람(사용자가 법인ㆍ조합 또는 단체인 경우에는 임원을 말하고, 개인인 경우에는 상업사용인, 고용계약에 따라 고용된 사람 또는 그 개인의 금전이나 재산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하 생략)
- 김정태는 하나은행의 유일한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의 대표이사임. 따라서 은행법 제35조의3 제1항 및 은행법 시행령 제1조의4 제1항 제4호의 ‘본인에게 고용된 임원’에 해당하여 은행법 제35조의3 이하의 규율을 받는 은행법 조문의 적용에 있어서 하나은행의 ‘대주주’임.
- 함영주는 하나금융지주가 전액 출자한 자회사로서 은행법 시행령 제1조의4 제3호의 규정에 의한 하나금융지주의 특수관계인인 하나은행의 대표이사로서 은행법 제35조의3 제1항 및 은행법 시행령 제1조의4 제1항 제4호의 ‘제3호의 자에게 고용된 임원’에 해당하여 은행법 제35조의3 이하의 규율을 받는 은행법 조문의 적용에 있어서 하나은행의 ‘대주주’임.
○ 김정태 및 함영주의 은행법 위반
<은행법 제35조의4>
제35조의4(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의 금지) 은행의 대주주는 그 은행의 이익에 반하여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5.7.31.>
(중략)
2. 경제적 이익 등 반대급부의 제공을 조건으로 다른 주주와 담합하여 그 은행의 인사 또는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
- 은행의 인사 및 조직 관련 규정은 해당 은행의 이사회가 은행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의결을 거쳐 확정한 것임. 그런데 김정태, 함영주가 이상화의 승진을 위하여 임의로 조직 변경을 하고, 이상화를 부당하게 승진시킨 것은 인사 및 조직 관련 규정 및 관행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은행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임이 명백함.
- 특히, 김정태, 함영주 등이 당초에는 안종범 전 수석의 이상화 승진 요청을 거부하거나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점은 이러한 조직 변경 및 그에 따른 승진 행위가 은행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였다는 점을 반증함.
- 한편 대통령 내지 금융당국은 금융지주회사 및 은행에 대한 일반적 감독권을 보유하고 있고, 특히 임원의 임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 김정태, 함영주가 대통령(내지 안종범 전 수석) 내지 금융당국(내지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부당한 요청에 응한 것은 만약 이를 거부할 경우 자신들에게 신분상 불이익이 발생할 것을 염려한 것에 해당함. 따라서 김정태, 함영주는 개인적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이 같은 지시에 응한 것임.
-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하나은행에 대하여 금융지주회사법 제15조 및 동법 시행령 제11조의 규정에 따른 경영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나, 특정인의 인사상 특혜를 요구하거나 특정인의 인사상 혜택을 위해 은행의 조직을 임의로 변경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금융지주회사법이 규정하는 경영관리업무의 범위를 초과하는 것으로 은행의 인사 및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임(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 주식을 100% 소유한 대주주로서 다른 주주와의 담합은 당초에 상정 가능하지 않으므로, 은행법 제35조의4 제2호의 전단 부분은 적용되지 않음).
<하나금융지주의 관계회사 경영관리규정 (2015년 3월 27일 현재)>
제1조(목적)
이 규정은 하나금융그룹(이하‘그룹’이라 한다)의 기업가치 증대와 관계회사의 건전한 성장 및 경영효율 증대를 도모하기 위하여 관계회사에 대한 경영관리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규정에서“관계회사”라 함은 회사와 금융지주회사법상 자회사, 손자회사 및 증손회사 등의 관계에 있는 회사를 의미하며,“그룹사”라 함은 회사와 관계회사를 총칭하여 의미한다.
제3조(관계회사의 경영관리)
① 회사는 관계회사의 자율경영을 최대한 지원하여야 하며, 관계회사는 자율경영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
② 회사의 그룹총괄센터(Corporate Center)는 대표이사 회장을 보좌하여 각 관계회사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고, 관계회사간 협조, 조정 및 그룹 전략, 인사, 리스크관리(여신정책 포함), 준법, IT 등 그룹 경영관리를 통할한다.
제4조(정보 및 의사전달)
(생략)
제5조(사전협의사항)
① 관계회사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 회사의 소관부서와 협의하여야 한다.
1. 일반 경영사항
가. 관계회사 주주총회의 소집 및 부의안건에 관한 사항
나. 관계회사 이사회 소집 및 부의안건에 관한 사항
다. 관계회사의 편입 및 제외에 관한 사항
2. 기타 중요사항
가. 관계회사의 기본경영에 관한 사항
(1) 사업계획의 수립 및 승인에 관한 사항
(2) 예산의 편성 및 결산의 승인에 관한 사항
(3) 주식 및 자본금의 변경에 관한 사항
(4) 정관 변경에 관한 사항
나. 신규사업 진출, 기존사업 매각, 국내외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 관련 업무에 관한 사항
다. 관계회사의 업무의 분장 및 조직구조에 관한 사항
(이하 생략)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 회장은 사전협의사항을 조정할 수 있다.
- 따라서 김정태, 함영주는 은행법이 정한 대주주로서 본 건 조직 변경 및 인사상 승진과 관련하여 하나은행의 이익에 반하여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은행법 제35조의4 제2호를 위반한 것임(6쪽의 관련 은행법 조문 참조).
4) 결론
- 김정태와 함영주는 청와대 내지 금융위원회 지시를 받은 후, 부당하게 하나은행의 조직을 변경하여 이상화에 인사상 특혜를 주었음.
- 이러한 김정태, 함영주의 행위는 하나은행의 대주주로서 하나은행의 이익에 반하여 자신들의 개인적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하나은행의 인사 및 경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제35조의4 제2항 위반에 해당함.
참여연대 팟캐스트가 정태인, 한상희와 함께 시즌 3을 시작합니다. 프로그램 제목은 청취자 여러분에게 공모를 받아 정하려고 합니다. 회원과 시민 여러분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다리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바랍니다.
앞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만들어가는 팟캐스트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벤트 : 홈페이지 또는 참여연대SNS(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에 올라온 팟캐스트에 댓글로 제목을 달아주는 분 중에 추첨하여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고정출연 : 정태인 교수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한상희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시즌 3 / 4회 그리스 위기와 '타산지석'
지난 7월 5일(현지시각) 치뤄진 그리스의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조건 제안'에 대해 61%의 반대 '오히 OXI(NO)'가 나왔습니다. 이 투표결과의 의미, 그리스 경제위기의 본질과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에 대해 '경제전문가' 정태인 교수에게 들어보았습니다.
※ 모바일 접속 :
http://www.podbbang.com/ch/8005?e=21738425
https://youtu.be/nGDdbESynOw
※ 아이튠즈로 듣기 => 클릭
그리스 국민투표, 61%의 압도적인 반대로 끝났는데?
안진걸 : 그리스 국민들이 IMF 를 비롯한 트로이카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판단해도 되나?
정태인 : 그리스는 5년 동안 IMF의 요구대로 했는데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해왔고 1인당 GDP는 3만불에서 2만불로 하락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가혹한 정책을 무기한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 그리스 국민들은 당연히 반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상희 : 박빙이 61%로 변한 것은 경제위기에서 고통을 받던 사람들이 여론조사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투표로 자기 본심을 드러낸 것이다.
정태인 : 프랑스, 독일, 그리스 보수쪽에서는 NO 하면 바로 그렉시트라고 계속 언론을 부추겼는데 실제 그리스 국민들이 체감하는 공포는 더 컸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그리스 정부는 부자증세로 세수를 확보하려 하는데 채권단에서는 부가가치세를 23%로 올리라고 제안했다.
그렉시트 가능한가?
정태인 : 그렉시트를 하려면 EU를 우선 탈퇴한 후 영국, 스웨덴 처럼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EU로 재가입해야 한다. 독일, 프랑스도 그리스가 그렉시트를 하게 되면 훨씬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렉시트, 쉬운일 아니다.
그리스 경제위기, 하나의 유럽에 대한 환상
정태인 : 한국과 그리스의 가장 큰 차이는 자국 통화를 갖고 있느냐 없느냐 이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의 가장 큰 원인은 환율로 인한 수출 흑자인데, 같은 유로를 쓰는 유럽내에서 그리스는 수출 흑자를 기대할 수 없다.
정태인 : 자꾸 그리스보고 베짱이라고 하는데 OECD 국가 중에서 3번째로 노동시간이 길다. 멕시코-한국-그리스 순이다. 그리스 경제가 살아나려면 환율로 인한 변동이라던가 같은 EU 내의 도움이 있어야 하는 데 당연히 불가능했다. EU-유로존의 통합에서 '돈'을 통일시켰을 때의 문제에 대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한상희 : 서울-부산 관계라면 같은 나라라서 서로 보조해 줄 수 있지만 유로존 내에서 독일이 번 돈을 그리스에 보조해 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태인 : '유럽'은 아직 연합으로서의 정체성이 부족하다. 즉 민주주의의 결핍이 문제다. 유럽통합, 하나의 유럽을 외쳤지만 실제 유로존만 만들었을 뿐 실제로는 같은 유럽인으로 대하진 않는 다는 것.
한상희 : 시장은 전세계적 통합을 외치고 이윤에 대해서는 같은 시장이라고 하다가도 고통, 위기에 대해서는 '남'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같이보기
- [시민정치시평] 그리스의 위기는 유로존의 결함 때문이다 (2012.06.26.)
- [참여사회] EU는 어디로, 그리고 우리는? (2012.7.6.)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그리스가 복지 때문에 망했다? 대표적인 5가지 오해 (2015.6.30)
- [한겨레] 그리스에 수혈됐던 ‘수천억유로’, 그 많은 돈은 누구 주머니로? (2015.7.1.)
- [노컷뉴스] 그리스가 97년 한국처럼 될수 없는 이유 (2015.7.7.)
용어설명
- 알렉시스 치프라스(그리스 총리), 시리자(그리스 연립정부 다수당인 급진좌파연합), 드라크마(유로화 시행 전 그리스 화폐)
-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디폴트(채무불이행),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 국제사회 채권단 '트로이카' :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 유럽연합 European Union : 28개국 회원, 1993. 11.1 창립 http://bit.ly/1JItifA
- 유로존 Eurozone : 유럽연합의 단일화폐인 유로를 국가통화로 도입하여 사용하는 국가나 지역을 통칭하는 말,
2015.1.1 현재 19개국 http://bit.ly/1NKB33g
참여연대 팟캐스트가 정태인, 한상희와 함께 시즌 3을 시작합니다. 프로그램 제목은 청취자 여러분에게 공모를 받아 정하려고 합니다. 회원과 시민 여러분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다리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바랍니다.
앞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만들어가는 팟캐스트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벤트 : 홈페이지 또는 참여연대SNS(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에 올라온 팟캐스트에 댓글로 제목을 달아주는 분 중에 추첨하여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고정출연 : 정태인 교수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한상희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이슈손님 :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시즌 3 / 3회 박근혜 대통령의 분노와 지리멸렬한 야당, 어찌하오리까
정부의 무능을 남 탓으로 돌리는 메르스 사태부터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그리고 격정적인 국무회의 발언까지 그동안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은 '제왕적 대통령'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서 정한 참여연대 팟캐스트 시즌3 3회의 주제는 '여왕이 되고픈 대통령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였습니다. 하지만 이슈 손님으로 모신 이철희 소장이 이 문제를 찬찬히 분석하면서 주제는 대통령에서 시작되어 야당의 실력 평가까지 이어졌습니다.
"흥분하면 진다" 는 이철희 소장과 함께 나눠본 국회법 파동부터 한국의 정치가 나가야 할 길, 그리고 야권의 승부수는 결국 2016년 종이 짱돌(paper stone)에 달려있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모바일 접속 :
http://m.podbbang.com/ch/episode/8005?e=21734678
https://youtu.be/XTPjF4qe618
흥분하면 진다.
이철희 : 현재의 문제는 '대통령의 심리'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흥분을 유발시키고 있고, '진영'대결의 프레임을 다시 작동시키고 있다.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한상희 :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문제로 보면 안된다. 현정권은 분명히 '새누리당' 정권이며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으로 정의하고 판단해야 한다.
이철희 :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은 원래 내세웠던 경제민주화, 복지는 다 접고 2007년의 정체성인 '줄푸세'노선이다. 새누리당내에서 개혁적 보수와 수구적 보수의 충돌도 현재의 문제에 깔려 있다. 이 충돌에서 누가 이기냐에 따라서 한국 정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정말 국회법 때문인가?
한상희 : 노선싸움이건 행태문제이건 상관없이 이것이 왜 '국회법' 인가.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제 문제로 약간 고치자는 걸 무위로 돌리다니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
안진걸 : 한국의 국회가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현대 민주주의에서 대부분 문제가 되는 것은 행정부 독재다. 의회가 힘을 더 가져야 국민의 의사가 정치에 반영된다.
정태인 : 지금까지 '시행령'이 문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국회에서 이를 검토하자는 것은 너무 당연한 요구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행령'은 자기 권한,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철희 : 국회법은 핑계다. 세월호도 정리 안돼있고, 메르스 터지고, 지지율은 떨어지는 상태, 외교도 엉망진창인 상황, 아무것도 해논 것도 없는 상태에서 '반전'의 계기를 삼고자 한 것이다. 이것을 통해 여권내부를 확고하게 틀어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박근혜 대통령 뭐했나' 라는 문제제기는 빠지고 민주-반민주 로 질문이 바뀌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이 뭘 했는지 잘못했는지는 간데 없어진다.
무능한 대통령 vs 만만하고 무능한 야당
이철희 : 대통령이 원하는 프레임이 작동되나 안되나는 야당에 달렸다. 야당이 사회 경제적 이슈에 대한 문제제기를 계속 해내면서 자기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아까 말한대로 흥분하지 말고 하고 싶은 얘기를 계속 해야 하는데, 야당이 그런 정치력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민생, 사회경제 문제가 중요하다는건 누구나 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의제화시키고 쟁점을 만드는 실력이 없다.
정태인 : 여러가지로 국민을 실망시킨 것은 맞다. 박정희대통령의 딸이니까 조금 독재적일 것 같지만 경제는 일사분란하게 뭔가 잘 할 것 같았는데 세월호, 메르스를 드러난 것은 아무런 리더쉽이 없는 대통령이었다. 오히려 일이 터지면 도망가는 대통령. 경제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
한상희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에 '종북, 안보' 이슈를 들고 나올 것이다. 청년실업부터 골목상권까지 문제는 너무 많은데 이것들이 내년 총선에 이슈화 되지 못한다면 정말 큰 문제다.
이철희 : 이명박정부의 키워드가 '탐욕', 박근혜 대통령의 키워드가 '무능'인데, 야권의 키워드도 '무능'이다. 선거는 계속 지는 데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러고도 130석이 되는게 정말 신기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세력'을 제대로 세우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같이보기
- [참여연대 논평] 독선에 빠진 대통령의 위험한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 [기자회견] 시민사회단체 정치개혁방안 발표
- [프레시안 기사] 박근혜 '거부권' 행사 국무회의 발언 전문
- [경향신문 - 이철희의 정치시평] 흥분하면 진다
- [한겨레신문 - 세상 읽기] 생명과 반생명의 지도자 / 정태인
- [참여사회] 무기력한 야당, 무엇이 문제인가?
[시민정치시평 312]
왕이 되고 싶은 박근혜 vs. 신민이 되기 싫은 시민
허위의 정치를 넘어서자
이양수 한양대학교 강사
국회법 개정안에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이미 위헌 논란을 제기하던 터라, 모처럼 여야 합의의 중재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는 메르스 국면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국회의장의 간곡한 부탁에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물론 어느 정도 예측된 바였다. 다만 어떻게 논란을 종식시키고, 어떤 판단 근거를 제시할 것인지가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합리적 판단을 기대한 국민들에게 25일 국무회의에서의 대통령 발언은 예상 밖을 넘어 경악 수준이었다.
거부권은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삼권 분립 정신에 의거하여 권력 간 균형을 잡는다는 취지에서 헌법으로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이다. 지금까지 76번의 거부권이 행사되었고, 그때마다 정국은 소용돌이에 빠지곤 했다. 대통령의 합법적인 권한 행사인 만큼, 거부권 행사에는 그에 알맞은 타당한 이유가 제시되어야 한다. 상황과 이유에 따라 언행은 다르게 평가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안정적인 정국 운용을 위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타당한 이유가 제시되어야 한다. 그것만이 민주주의 헌정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이자 민주주의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76번째 거부권 행사는 권력 남용의 사례로 역사에 남을 만하다. 대통령은 국민을 설득시키지도,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지도 못했다. 대신 여당 지도부를 향한 분노, 조롱, 경멸의 메시지를 퍼부었다. 5쪽 분량, 16분 동안 읽어 내려간 직설적이고 감정적인 대통령의 언어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일어날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발언이다. 그것은 독선과 아집의 언어였다. '짐은 이렇게 생각한다'는 투로 대통령은 자신만이 옳다고 말했다. 말로는 '위민(爲民)'을 내세우지만, 대통령에게 동등한 주권자로서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마치 복종의 대상, 신민으로 여길 뿐이다. 이 모든 것이 세월호의 데자뷔처럼 아른거린다. 대통령은 태생적인 무능,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책임은 무능의 징표이다. 그럼에도 이번 발언에는 무능과 무책임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대통령은 대통령 나름의 정치를 하고 있다. 대통령의 사적 보복으로 정치를 활용하고 있다.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를 처단할 것을 주문한다. 여당 원내대표에 대해 공개적인 불만을 제기했다. 거부권 행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던 것이다. '배신의 정치인'으로 지목 받은 유승민 원내대표. 그를 축출하려는 친박 진영의 압박. 대통령은 이렇듯 여당을 한 치 앞에 내다볼 수 없는 정쟁으로 몰아넣었다. 더더욱 놀라운 일은 대통령은 배신자들을 다음 선거에서 심판해 달라고 호소한 점이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면 거부권 행사에서 제시한 대통령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워진다. 이를 두고 수많은 해석이 오고가고 있지만, 어느 것이 가장 적절한 것인지, 대통령의 진의는 무엇인지 헤아리기 어려워 보인다. 분명한 건, 대통령의 발언으로 날선 정파 갈등이 전면화되고 있다. 줄 세우기의 무자비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메시지의 진의는 대체로 수신자의 수용 과정에서 밝혀진다. 대통령은 의당 국민을 상대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국민을 설득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메시지는 공교롭게도 여당을 향해 있고, 또한 즉각적인 반응도 여당에서 나왔다. 여당의 정파 논리가 대통령의 의지를 결정한다. 친박, 비박의 한판 싸움의 전운이 감도는 이유이다. 어찌 되었든 대통령은 정치를 혐오한다. 정치인 모두를 구태 정치로 몰아치면서 국민에게 심판해줄 것을 요구한다. 물론 그 국민은 대통령에게 표를 던질 유권자들이다. 이번 정부의 수사를 빌리자면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시국을 조성하고 있다.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비정상이 전개되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대통령에 대한 공개사과, 반성문 작성. 친박의 조직적인 사퇴 압력, 의총 의결의 거부. 이 모든 과정은 비-민주주의적 발상이고, 왕정체제의 행태들이다. 주말 사극에 나올 법한 이 현실이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민주주의의 시계는 과거에 멈춰있다. 마땅히 주인이어야 할 주권자는 정치에서 사라졌다. 우리 모두는 이전투구(泥田鬪狗) 정치인들을 구경하는 방관자일 뿐이다.
대통령은 시민을 기만하고 있다. 위민을 내세우지만 국민은 안중에 없는 기만인 것이다. 이것은 공약 준수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의 기본인 언행의 일치, 신뢰조차 사라진 '허위의 정치'의 산물이다. 누구도 듣지 않고 지키지 않는 언행에는 현재도 미래도 기대할 수 없다. 진실한 말과 행동에서만 미래가 있을 수 있다. 소통 안에서 얻어진 말과 행동의 의미만이 진실인 것이다. 무릇 진정성에 기반한 소통이 필요한 이유이다. 대통령의 발언에는 주권자에 대한 존중마저 없다. 당청 간 소통 부재를 해결해 달라고 국민에게 떼쓰고 있는 꼴이다. '저 배신자를 처단해 달라'고 호소한 대통령.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대통령의 호소는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자부하는 우리들을 혼란하게 한다. 주춧돌 없는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듯이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산산조각이 나고 있다.
무너진 민주주의. 21세기 우리 민낯이 드러나는 현주소이다. 아니 민주주의는 죽었다. 오직 관념으로 이해될 뿐이다. 다양성에 대한 관용, 정당 정치는 현실에 없는 것이다. 모든 것이 권력 투쟁으로 귀결된다.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에 살아남느냐의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오직 승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모든 것이 허용된 권모술수만 난무할 것이다. 기득권 사수를 위해서는 민주주의는 허울일 뿐이다. 음모는 음모를 낳고 입에서 입으로 회자될 것이다. 여기서 사라진 것은 시민의 정치 참여 기회이다. 지금 우리는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빠져 있다. 국정 안정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만든 무책임한 상황이다. 앞장 설 선장도, 나아갈 방향도 오리무중이다. 이런 현실은 내일에 대한 믿음마저 갉아먹는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상황에도 여전히 희망을 품을 수 있는가? 지금 우리는 원론적인 물음에 봉착하고 있다. 믿을 것은 우리 자신들이다. 희망을 품는 사람은 우리 자신이다. 희망은 우리라는 생각에서 나오고, 시민으로 거듭나는 태도에서 싹 터 오른다. 대통령도 인정하고 있다. 최종 심판자는 우리 자신들, 시민 정치의 주권자들임을. 지역주의, 지연주의야말로 구태이다. 구태는 허위를 키우는 정치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허위의 반대는 진실임을. 아직도 진정되지 않는 메르스 국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허약한 공공성의 기반이 문제가 아니던가. 공공성은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는다. 또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상호 신뢰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오로지 우리의 말과 행동을 통해 축적되고 전승된다.
더 이상 방관적 태도론 미래가 없다. 소수의 손에 흔들리는 정치, 국민의 위상을 변두리에 두는 정치에서는 그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다. 이를 벗어나야 한다. 그 첫걸음은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요구대로 심판하는 것이다. 주권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정 새로운 정치를 위한 발판이다. 대통령에게 기대할 수 없다면 우리가 나서야 할 때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http://www.pressian.com/ '시민정치시평' 검색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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