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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_2017서울시예산_총평] 지하철 건설에 지방채 발행하는 '과거'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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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_2017서울시예산_총평] 지하철 건설에 지방채 발행하는 '과거'에 도달했다

익명 (미확인) | 금, 2016/11/11- 16:43

서울시가 2017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안전, 일자리, 복지를 키워드로 제시한 이번 예산안은 29조 6,525억원으로 2012년 21조와 비교해 8조원이나 증액된 규모다. 들어오는대로 편성한다는 지방자치단체 예산의 특징을 고려하면, 그만큼 서울시민들이 서울시 재정에 부담을 많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예산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안전분야다. 지하철 1~4호선 노후전동차 교체, 노후시설 보강 등에 1,761억원을 쓰고 노후 인프라 보수에 4,112억원을 쓴다. 451억원으로 소방헬기나 소방수들의 개인장비를 개선한다. 전체 1조 4천억원의 안전예산 중 나머지는 대부분 시설 개보수 비용이다. 서울시의 안전예산은 8,949억원(2014), 1조 656억원(2015), 1조 1,398억원​(2016) 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안전하지 않다. 원인은 몇 가지 있겠으나 일단 안전예산이 지나치게 인프라 중심으로 짜여진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전국민에게 충격을 준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는 인프라의 문제라기 보다는 인재에 가까운 사고였다. 일종의 관점전환이 부재한 예산의 증액만으로 안전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잦은 싱크홀 문제를 낡은 상수도 문제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예산을 편성한 것은, 정말 정확한 진단에 의한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이번 예산안을 내놓으면서 서울시는 애써 안전예산을 앞에 밀어놓았지만, 전체 분야별 예산으로 보면 사회복지 예산 다음으로 가장 많은 분야는 도로교통예산이고 그 중에서 도로건설과 도시철도 건설 사업이 6,080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업자의 사업권반납 소동이 벌어진 우이-신설 경전철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신림선에 선제적인 재정투자를 하기로 했다. 어떤 안전장치가 마련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애초 노선을 누더기처럼 연장하고 연장하는 지하철9호선은 아예 코미디같다. 2009년 당시 서울시가 수립한 2, 3단계 건설계획은 아예 의미없이 사라졌다. 당시, 재정투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큰소리를 쳤던 서울시는 내년에 지하철9호선 건설을 위해 4천억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한다. 박원순 서울시정이 본질적으로 기존의 토건 예산과 단절하지 못했다는 징후는 여전했지만 그럼에도 지방채를 발행하면서 지하철을 짓는데선 할 말을 잃는다.

일자리 확충을 위해 뉴딜일자리를 2,000명에서 5,400여명으로 늘린다고 하는데, 기존 뉴딜일자리라는 것이 고작 4~9개월짜리 단기 일자리를 말하는 것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되물어봐야 한다. 현재도 뉴딜일자리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갯수 중심의 서울시 뉴딜일자리 정책에 혀를 내두른다. 숫자가 아니라 질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반복되는데도 고작 숫자를 늘리는 방식의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한 구태도 안타깝다. 또 기존의 SH공사를 통한 임대주택 공급정책보다 민간의 임대사업자에게 지원하는 리츠 사업에 방점을 찍은 주택정책은 어떤가. 최근 어려운 주택경기에 사실상 건설사 호재로 평가받는 역세권 청년주택사업은 어떤 사업 보완을 통해서 진행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역세권의 고밀 상업개발지에 주거공간을 넣는 다는 발상은, 고밀개발을 위해 청년층 주거를 억지로 끼워넣은 것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황당한 것은 한강의 관광자원화 예산이다.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에는 정확한 액수가 나오지 않지만 통합선착장을 설치하고 피어데크를 만들어서 한강변을 상업공간화하겠다는 구상이 이미 나온 바 있다. 또 기존 축제 외에도 한강몽땅여름축제, 이색달리기 축제와 같은 한강 매개형 축제도 개최된다. 한강수상택시의 부활에 이어 사실상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의 부활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다. 거기에 20억원을 들여 여의도 한강숲을 만들면 상업시설의 배후지로 기능을 할 뿐 그것이 자연성 회복과 무슨 연관이 있을지 모르겠다. 자연성 회복의 핵심은 한강접근권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핵심적인 자연경관을 지킨다는데 의미가 있는데, 한 쪽에선 관광개발하고 다른 쪽에선 자연성 회복을 하겠다니 혼란스럽다. 

이런 포괄적인 사항 외에, 이번 예산안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세부적인 사업안도 공개하지 않은 깜깜이 예산이라는 점이다. 이제까지 신규사업의 경우에는 별도의 사업별 설명자료를 통해서 공개했던 관례에서 벗어났다. 서울시는 이번 예산이 다양한 의견청취를 거친 '민주적 예산'이라고 하지만 이런 모습이 그 민주적 예산의 성격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다. 

특히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시로 운영되고 있는 재정TF의 경우에는 관련 부서의 몰이해와 버티기로 좌초 위기에 놓여있다. 시행 5년차인 참여예산제도만 하더라도 본격적인 제도 혁신이 필요하나 소관부서의 비협조와 훼방으로 개선안은 커녕 현상유지도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소위 예산은 정책의 핏줄이라고 말해진다. 이는 박원순 시장의 곳곳을 다니면서 약속했던 것들이 예산이라는 혈관을 통해서 흐르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친다는 것을 뜻한다. 2017년 서울시 예산은 박원순 시장에 대해 서울시 행정관료들이 사실상 '중립적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 여기서 중립은 기존의 개발주의 행정과 박원순 시장의 혁신행정 사이의 중립이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중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추가 예산자료를 확보하는대도 연속적인 논평을 낼 생각이다. 하지만 어제 공개된 서울시예산은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실망스럽다. 도대체 뭔 생각인지 알 길이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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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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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UNESCO)는 올해 5월 AI 윤리 권고 제1차 초안을 작성하여 7월에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7월말까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의견수렴, 국가별 및 지역별 화상 회의, 공개 워크숍이 진행되었으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7월 17일 국내 이해관계자 회의, 7월 23일-24일 양일간 대한민국 정부와 유네스코 공동 주관으로 아태지역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시민사회 이해관계자로 국내 회의와 아태지역 회의를 모두 참여해 시민사회의 입장을 전달하고,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바탕으로 AI 윤리 권고 초안에 대한 서면 의견을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의견수렴 과정에서 수렴된 다양한 관점들은 초안을 작성한 AI 윤리 국제전문가그룹(Ad Hoc Expert Group, ADEG)이 8-9월에 초안을 수정하는 데 반영될 계획이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0/08/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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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 8. 24.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정청래, 2829, 신현영, 2613)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전용기, 2828)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요지로 국회에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언론사에게 시정명령을 하고 이에 따르지 않은 경우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삼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정청래, 2829)은, 결국 국가기관이 ‘허위’와 ‘진실’을 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표현행위를 규제하는 것으로써 민주국가에서 금기시되는 국가의 표현물 ‘검열’과 다름없다.

기사에 대한 열람차단청구권을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신현영, 2613)은, 기사의 대상이 된 공적 인물들이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나 비판적 내용의 보도에 대하여 열람차단청구를 남발하여 언론중재법상 절차에 대응할 사실상의 의무가 있는 언론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언론활동을 심대하게 저해·위축시키는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이 높다.

‘상대방을 혐오·차별하거나 혐오·차별을 선동함으로써 상대방에게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내용의 정보’를 규제 및 처벌 대상으로 정의하고, 피해자가 자살에 이른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의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전용기, 2828)은, 추상적·상대적·불명확한 기준으로 규제 대상 표현을 정의하여 명확성 원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모욕적 표현(행위)과 상대방의 자살(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이 거의 불가능하고, 자살은 행위자가 합리적으로 예견가능한 결과라고도 보기 어려움에도 과중한 형벌을 예정하고 있는 위헌적인 법안이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0/08/2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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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20. 9. 7. 부가통신사업자에 불법촬영물등 유통방지 조치의무 및 기술적·관리적 조치의무를 지우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명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시행령 개정령안에 대해 정부에 의견을 제출했다. 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개정령안 제30조의5 제3항 및 제4항에서는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와 유사한 차단조치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있으므로 정보게시자에게 차단조치에 대한 이의제기권을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개정령안 제30조의6의 모법인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은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지우고 있는데, 이는 헌법상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명백히 위배되는 조항이다. 따라서 개정령안 제30조의6에서 “조치의무사업자”의 범위와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규정한 것은 적절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모법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하지 않는 이상 모법의 위헌성이 치유될 수 없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한 의견서

1. 제30조의5 “차단조치등”에 대한 의견

  • 개정령안 제30조의5 제3항 및 제4항은 조치의무사업자가 불법촬영물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임시적으로 해당 정보를 차단하거나 삭제하는 조치(“차단조치등”)를 할 수 있다고 하고 있음. 이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2항 및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임시조치” 제도와 유사함
    • 개정령안 제30조의5 제3항은 차단조치등을 “할 수 있다”고 하여 마치 조치의무사업자에게 차단 여부에 대해 선택권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법 제22조의5 제1항에 따른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무조항임
  • 신고, 삭제요청에도 불구하고 불법촬영물등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표현물은 불법촬영물등이 아닌 합법 정보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정보도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차단하도록 하고 있어 과도한 표현물 규제로 인한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있음. 이러한 우려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보게시자에게 차단조치에 대한 이의제기권을 보장해야 함 

2. 제30조의6에 대한 의견

가. 전제: 모법인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의 위헌성

  • 개정령안 제30조의6의 모법인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2항은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가 불법촬영물등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지우고 있음.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는 사업자는 법 제95조의2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법 제104조 제1항에 따라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됨
  • 법 제22조의5 제2항은 헌법상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명백히 위배됨
    • “법률이 없으면 범죄도 없고 형벌도 없다”라는 말로 표현되는 죄형법정주의는 이미 제정된 정의로운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되지 아니한다는 원칙으로서 이는 무엇이 처벌될 행위인가를 국민이 예측가능한 형식으로 정해야 한다는 법치국가 형법의 기본원칙임
    • 한편 헌법 제75조는 대통령령에 의한 위임 입법을 허용하고 있지만, 위임을 하는 경우에도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처벌법규를 위임할 때는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것일 것이라고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백히 규정하여야 함
    • 그런데 “종류,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라는 문언만 봐서는 어떤 부가통신사업자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전혀 예측을 할 수 없음. 즉 처벌 규정의 수범자와 처벌 대상인 행위의 내용을 전혀 알 수 없게 포괄위임을 하고 있어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 원칙 위반임
  • 모법 제22조의5 제2항이 헌법상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명백히 위배되어 위헌이기 때문에 그 시행령도 당연히 위헌이라는 점을 전제로, 개정령안 제30조의6의 세부 내용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시함 

나. “조치의무사업자” 범위에 대한 의견

  • 개정령안 제30조의6 제1항은 “조치의무사업자”를 웹하드사업자 및 일반에게 공개된 형태로 부호ㆍ문자ㆍ음성ㆍ음향ㆍ화상ㆍ동영상 등의 정보가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에 의해 유통되는 부가통신서비스를 기본적인 대상으로 하면서 일정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 또는 소규모 사업자라 할지라도 방심위로부터 불법촬영물등의 삭제요구를 받은 사업자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음
  • 조치의무사업자에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비공개 대화방 서비스도 포함된다면 이는 통신비밀의 침해이자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의 녹음 또는 청취를 금지하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임. 다만 개정령안은 이러한 지적을 고려하여 “일반에게 공개된 형태”가 아닌 비공개 대화방 서비스는 제외한 것으로 보임. 또한 대상자와 그 서비스를 지정하도록 함으로써 사업자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에 대해 조치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별로 조치의무 부과 여부를 달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임. 또한 방통위가 대상자를 지정하는 경우에도, 불법촬영물등의 유통가능성, 일반인에 의한 불법촬영물등의 접근 가능성 및 서비스의 목적‧유형을 고려하도록 하여 불필요하게 수범자의 범위를 확대하지 않도록 하고 있음
  • 개정령안에서 “조치의무사업자”의 범위를 위와 같이 제한적으로 규정한 것은 적절하다고 보이나, 이러한 내용을 모법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가.에서 언급한 위헌성을 치유할 수 있을 것임

다. “기술적·관리적 조치”에 대한 의견

  • 개정령안 제30조의6 제2항은 조치의무사업자가 취해야 할 기술적·관리적 조치로 1. 불법촬영물등을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2. 정보의 명칭 등을 비교하여 이용자의 검색 결과를 제한하는 조치, 3. 정보의 특징 등을 비교하여 이용자의 게재를 제한하는 조치, 4. 불법촬영물등을 게재할 경우 삭제ㆍ접속차단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으며, 관련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미리 알리는 조치 이상 네 가지를 나열하고 있음. 이 중 1. 상시적 신고 조치와 4. 경고 조치는 이용자나 게시물에 대한 감시·검열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나, 2. 검색 결과 제한 조치와 3. 방심위 불법촬영물등 DB에 기반한 필터링 조치는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있음
  • 개정령안 제30조의6 제2항 제2호의 검색 결과 제한 조치는 금칙어에 기반한 필터링 일명 키워드 필터링이고, 제3호의 필터링 조치는 해시값/DNA값 필터링임. 키워드 필터링은 정보의 제목이나 파일명 등이 특정 금칙어를 포함하는지를 비교하여 필터링하는 기술이고, 해시값/DNA값 필터링은 동영상의 해시값이나 DNA값 등 특징을 분석하여 만들어진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필터링 기술임
    • 키워드 필터링의 경우 불법촬영물등에만 사용되는 금칙어를 한정하기 쉽지 않고, 청소년유해매체물 금칙어처럼 광범위하게 설정할 경우 합법적인 정보까지 검색 제한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있음. 해시값/DNA값 필터링은 기존에 존재하는 DB에 기반한 필터링이기 때문에 새로운 불법촬영물등은 필터링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음
    • 그리고 어떤 방식의 필터링을 적용하든지 간에 사업자가 불법촬영물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공유하는 정보를 다 들여다봐야 한다는 문제가 있음. 비공개 대화방이 아닌 일반에 공개된 게시판이라도 정보매개자인 플랫폼에 이용자가 올리는 모든 콘텐츠를 일일이 확인하도록 하는 소위 “일반적인 모니터링(general monitoring)”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적 검열을 강화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매개자 책임제한에 대한 국제적 인권 기준에 어긋남
  • 다만 개정령안은 제2호 조치의 경우 “법 제22조의5제1항에 따라 신고된 정보”를 바탕으로 금칙어를 설정하도록 제한하고 있고, 검색 결과만 제한할 뿐 게재 제한이 아니어서 정보를 올리기 전 사업자에 의한 사적 검열이 이루어질 우려는 없다고 보임. 제3호 조치의 경우 방심위가 불법촬영물등으로 심의·의결한 정보, 즉 방심위 불법촬영물등 DB에 기반하도록 하고 있어 조치의무사업자의 판단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음. 또한 개정령안 제30조의6 제7항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행정적 지원 및 협력체계 구축 권한을 부여하고, 규제영향분석서에서는 “과기부 R&D 사업을 통해 사업자들이 영상 필터링 시 활용할 수 있도록「(가칭) 표준 DNA DB」 기술을 개발·보급할 예정”이라고 하여 정부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바람직함
  • 결론적으로 개정령안에서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규정한 것은 적절하다고 보이나, 나.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내용을 모법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가.에서 언급한 위헌성을 치유할 수 있을 것임
목, 2020/09/1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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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2일 법무부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채널A 사건 피의자인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례와 같이 피의자가 휴대폰 비밀번호를 악의적으로 숨기고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영국 등 외국 입법례를 참조하여 법원의 명령 등 일정요건 하에 그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시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각계 각층의 비판이 쏟아지자 다음날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시 협력의무 부과 법안 연구와 관련하여 “자기부죄금지원칙 및 양심의 자유, 사생활 보호와 조화로운 합리적 방안 마련”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해명하였다. 그러나 피의자에게 비밀번호 공개를 강제하는 방안은 헌법상 보장된 자기부죄금지 원칙, 진술거부권,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또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제3자에게 협력의무를 부과하는 방안 또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보안 취약화로 인한 보안위험을 증대시키기 때문에 반대한다. 

헌법 제12조 제2항은 누구나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자기부죄금지원칙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원칙하에 형사소송법은 피의자와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고, 형법 제155조 또한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대한 증거인멸 등만 처벌할 뿐 자신의 범죄는 아예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형사절차에서 피의자와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며 고문을 통한 자백강요 등 반인권적 수사로부터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라는 헌법적 요청인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 인권과 법치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가 본분을 망각하고 헌법적 요청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휴대폰 비밀번호 공개강제법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하여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에 있어 휴대폰 제조사나 통신사 등 제3자에게 복호화 등 협력의무를 부과하는 방안도 매우 신중히 검토되어야 한다. 법무부에서 연구 대상으로 밝힌 영국, 프랑스, 호주, 네덜란드의 입법례가 그러한 의무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대 국회에서 김도읍 의원은 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에서 정보 또는 정보저장매체의 소유자·소지자·관리자에게 협력의무를 부과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 및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의안번호: 2001352)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위 개정안에서는 과태료 및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에 피고인은 제외하는 규정을 두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대 때는 전기통신사업자에게 감청설비 의무를 지우고 불이행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법안들이 발의되었는데, 이 또한 디지털 증거 수집을 위한 협력의무 부과라는 점에서 결을 같이 한다. 그런데 이렇게 주로 사업자인 제3자에게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에 대한 협력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은 궁극적으로는 암호화 기술의 무력화가 필요한데, 이는 모든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며 보안을 취약하게 만들어 해킹 등 보안위험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함을 상기해야 한다. 나아가 사인(私人)에게 단지 범죄의 개연성만을 근거로 다른 사인 특히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은 사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대행해달라는 요구는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 디지털 범죄뿐만 아니라 모든 범죄의 수사에 있어 디지털 증거의 수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제도의 개선은 필요하다고 보이지만, 비밀번호 공개강제나 사업자의 협력의무 같은 제도의 도입으로 헌법상 원칙에 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법무부는 휴대폰 비밀번호 공개강제법을 도입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2020년 11월 2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20/11/2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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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사 판결문 공개를 미확정 하급심 판결문까지 확대하는 민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05488)이 통과되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그간 국민들이 보다 많은 판결문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나아가 사법의 투명성, 공정성, 책임성 강화를 통해 사법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판결문 공개 확대 입법 운동을 진행해왔으며, 이러한 의미가 담긴 이번 민사 판결문 공개 확대 법안의 통과를 환영한다. 더불어 국회가 같은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이번 법안의 통과로 민사 판결문의 경우 기존에는 확정 판결문만이 열람·복사가 가능하였던 것과 달리 미확정 하급심 판결문까지 열람·복사가 가능해지며, 글자인식이 되어 있어 임의어 검색도 가능한 양식으로 제공될 것이다.

이 판결서들은 일반 대중이 단순 열람시에도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지 않다. 본 법안의 제안이유에서도 지적되었듯이, 현재 판결문 열람에 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법원 규칙 또는 향후 입법에서는 판결문이 판결서인터넷열람시스템을 통하여 일반에게 무상으로 공개되도록 명시해야 한다. 또한 판결문 ‘공개 원칙’에 따른 ‘공개 의무’를 확립하기 위해, 수동적으로 열람·복사 신청 대상이 된 판결문만을 공개·제공할 것이 아니라, 열람·복사 제한 사유가 없는 모든 선고 판결서에 대하여 선고 법원이 선고 후 일정 기간 이내에 개인정보 보호조치 등을 완료하고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법안의 시행일이 2023년 1월 1일로 규정되고 본 법이 시행일 이후의 판결서부터 적용되도록 한 것은 문제다. 판결문은 국민의 세금으로 생산된 공적 자산으로 국민은 최대한 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판결문을 통해 국민은 법원의 축적된 판단 기준을 알 수 있고, 이로써 분쟁 해결 방향이나 합법적인 행동 방향을 설정하여 사법 시스템의 불필요한 낭비도 줄일 수 있으며, 나아가 변호사나 연구자 등 법률 관련 전문직 종사자의 편익을 증대시켜 결과적으로 국민이 받는 법률 서비스의 질도 향상시킨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판결문이 빠른 시일 내에 공개되도록 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며, 적어도 열람·복사 신청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조치 등이 완료된 기존 판결문은 모두 일반에게 무상으로 공개되도록 하여야 한다.

국회와 법원이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더욱 진일보한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추진하고 같은 취지의 형사 판결문 공개 확대 법안도 조속히 통과시켜 재판 공개의 헌법적 정신과 판결문 공개에 대한 국민적 요청에 더욱 제대로 부응하길 기대한다. 

2020년 11월 2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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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0/11/2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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