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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나도 잘 몰랐던 ‘나에게 좋은 일’ 알아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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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나도 잘 몰랐던 ‘나에게 좋은 일’ 알아보는 법

익명 (미확인) | 화, 2016/11/08- 13:42

[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⑪ 나도 잘 몰랐던 ‘나에게 좋은 일’ 알아보는 법

“접대문화 없는 직장에 다니고 싶어요. 가치관에도 걸리고, 술도 잘 못 마시거든요.”
“저에게는 집과 회사가 가까운지가 중요해요. 퇴근 후 시간을 잘 쓰고 싶으니까요.”
“능률 끌어 올린다면서 ‘이것밖에 못 해?’ 하고 쪼아대는 문화, 그런 게 없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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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조직이 나에게 좋은 일터인지 알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봐야 할까? 애널리스트들이 유망기업 분석하듯이 재정적으로 탄탄한지, 성장가능성이 있는지만 보면 될까? 탄탄한 것은 분명한데 조직문화가 나와 맞지 않는다면, 출근하는 것이 지옥처럼 느껴지는 곳이라면 좋은 일터라고 할 수 있을까?

희망제작소가 지난 10월 6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류에서 진행한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 4회 취업준비생 편은 ‘나에게 맞는 일인지 정확하게 알고 입사할 권리를 찾자’는 취지로 기획된 행사였다. 앞선 연재를 통해서는 구인광고 분석, 근로계약서 작성 실습 세션의 내용을 소개했다. (취준생 워크숍 구인광고 분석 내용 보기), (취준생 워크숍 근로계약서 작성 실습 보기)

보드게임 ‘나에게 좋은 일’ 일반에 첫 공개

이어진 세션은 희망제작소가 자체 제작한 보드게임으로 ‘나에게 좋은 일’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희망제작소 내부 구성원들과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발 중이던 보드게임이 처음으로 일반 참가자에게 공개된 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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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아직 전반부까지만 개발된 상태다. 1부는 개인들이 ‘나에게 좋은 일’을 알아보는 내용이고 2부는 팀 단위의 협력을 통해 좋은 일을 위한 사회적 토대를 높이는 내용이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1부까지만 진행됐다. (보드게임 ‘나에게 좋은 일’ 개발과정 보기)

희망제작소가 보드게임을 만든 취지는 ‘좋은 일’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건들을 알아보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요건들 중에서 나에게 더 중요한 요건들을 골라서 우선순위를 정해 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좋은 일의 모든 요건을 다 갖추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존재하기 어렵다. 단지 유망 일자리가 희소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규모가 큰 조직에서 체계적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자율적인 환경에서 최대한 독립적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즉, ‘나에게 좋은 일’은 다 다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는 ‘좋은 일’의 기준을 단일한 것, 고정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대기업, 높은 초봉, 혹은 ‘사’자 붙은 전문직을 모든 사람들이 선망하며, 그 일에 진입하지 못 한 사람들이 나머지 일을 한다는 인식이다. 그런 인식에 떠밀려서 좁은 문을 향해 무작정 달려가던 많은 사람들이 막상 그런 일에 진입한 후에야 ‘이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깨닫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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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각자가 자신에게 좋은 일의 기준을 먼저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들의 기준들이 모이면 우리 사회 구성원의 상당수가 지향하는 ‘좋은 일의 상(像)’이 그려질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유명 대기업 공채사원, ‘사’자 붙은 전문직이 1980~1990년대 ‘좋은 일’의 상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지금, 여기, 우리 사회에 맞는 좋은 일의 상을 함께 그려야 할 책임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있는 셈이다.

내가 추구하는 ‘좋은 일’ 유형은?

보드게임 ‘나에게 좋은 일’은 ‘좋은 일’의 요건 40가지를 풀어서 써 놓은 ‘일 경험 카드’를 참가자들이 순서대로 한 장씩 구매하는 행위를 기본으로 진행된다. 카드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것은 참가자마다 40개씩 지급받은 ‘자원 칩’이다. 이는 어떤 일 경험을 가지기 위해, 즉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원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일 경험 카드’를 모으다 보면 카드에 기재된 색깔과 모양을 조합해서 ‘퍼즐 조각’을 받을 수 있다. 이를 개인의 퍼즐판 위에 잘 배열해서 최대한 꽉 채우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게임이 종료된 시점에서 퍼즐판에 남은 빈칸이 가장 적은 사람이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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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참석자들에게 처음 게임 룰을 설명했을 때, “어려워 보인다”,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게임이 정상적으로 진행돼 각자에게 맞는 ‘나에게 좋은 일’의 유형이 나올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넣어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테이블 당 배치된 퍼실리테이터들의 설명에 따라 직접 플레이를 하자 참가자들은 금세 룰에 익숙해졌다. 사전 시뮬레이션 상으로는 쉽지 않아 보였던, 퍼즐판을 빈 칸 없이 꽉 채우는 참가자도 여럿 나왔다.

게임들이 종료된 후 해석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각자 모은 카드의 색깔들은 일을 선택할 때 어떤 요건을 중요하게 보는지를 알려준다. 카드의 색깔들이 각각 ‘고용안정’, ‘임금’, ‘노동시간’, ‘조직 문화’, ‘주관적 만족도’를 뜻하는 것이다. ‘노동시간’에 해당하는 카드를 가장 많이 모았다면 그 사람은 일을 선택할 때 노동시간이 어떤 형태, 어느 정도인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주관적 만족도’를 뜻하는 카드는 누구나 많이 모을 수밖에 없도록 설계됐는데, 아무리 객관적 요건(고용안정·임금·노동시간·조직문화)이 갖춰졌더라도 주관적 만족도가 없으면 그 일을 ‘좋은 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두 번째 분석에 사용되는 것은 각 퍼즐판 상에서 가장 많은 퍼즐의 색깔이다. 이는 개인이 추구하는 ‘좋은 일’의 유형을 보여준다. 안정·조직 내 성장·체계 추구형, 일에서 벗어난 ‘삶’의 중요성을 크게 치는 유형, 자율성·프라이버시·전문성 추구형, 관계·협력·가치 중시형, 성취·성과·전문성 중시형 등 총 5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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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인식 못 했던 내 성향, 신기하다”

게임 결과로 자신의 ‘좋은 일’ 판단 성향을 받아 본 참가자들 중에는 “나와 다르게 나왔다”는 사람도 있기는 했지만 대체로는 “나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 했던 내 성향을 잘 보여준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는 ‘노동시간’을 중시한다고 나왔는데 정말 그래요. 지난 직장에서 근무시간이 초과되는 데 제일 많이 지쳤었거든요. 자기계발을 중시하고 일과 개인 삶은 분리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해 주는 직장을 원해요.”

“저는 ‘안정·조직·체계 추구형’으로 나왔어요. 실제로 지난 직장에서 야근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얻는 게 있어서 재밌었어요. 집에서 TV보고 밥 먹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 것보다는 성취하는 데 시간 쓰는 게 좋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는 편이에요.”

“저는 IT개발자로 일해 왔는데 ‘자율성·프라이버시·전문성 추구형’으로 나온 게 신기하네요. 다음으로 비중 있게 나온 유형이 ‘일에서 벗어난 삶 중시형’인데, 그것도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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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온 자신의 일 추구 유형을 놓고 자신의 지난 직장 경험, 희망 진로에 대해 돌아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제가 이래서 지난 직장에서 성과를 중요하게 여겼구나, 전문성을 키우는 일인지를 신경 썼구나, 생각하게 되네요.”

“제가 고른 카드대로 전문성 있는 사람이 되려면 지금 택해야 하는 직장은 좀 고생하는 곳이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고생해야 나중에 전문성을 쌓은 뒤에 여유로워 질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개인적인 성취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는 편에요. 조직 문화가 좋은 곳, 안정과 균형이 있는 직장을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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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는 ‘좋은 일’의 요건을 다각도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자체가 좋았다는 반응들이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조건을 놓고 선택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심하게 된다는 게 새로웠어요. 특히 ‘튼튼한 노동조합’ 같은 요건은 취업할 때 잘 생각해보지 않는 것인데, 이런 기회에 생각해 보니 중요한 측면이네요.”

“어떤 유형의 일을 택하려면 다른 조건은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니까 좋았어요. 자기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싶은 사람은 ‘정규직’이라는 고용조건을 포기해야 할 수 있고, ‘칼퇴근 보장’을 원하는 사람은 최저임금 주는 직장이어도 택할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인 만큼 구체적인 룰에 대해서는 개선 의견들도 나왔다. 이 의견들은 게임 개발 과정에 반영될 예정이다.

4060세대 워크숍에서 2부 공개

이 보드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다음 기회는 12월 3일(토) 오후 1~5시에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에서 진행되는 4060워크숍 ‘끝에서 두 번째 일, 좋은 일이려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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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는 일 전환을 꿈꾸는 40~60대를 대상으로 한다. 살면서 여러 번 직업을 바꾸고 다양한 일 경험을 하게 되는 시대가 됐는데도 여전히 생애 첫 번째 일을 기준으로 ‘좋은 일’을 논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워크숍이다.

단, 유망 직종이나 직업, 직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주기 위한 행사는 아니다. 중·장년기에 하게 될 일도 ‘좋은 일’이기 위해 우리 사회에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함께 논의하고, 정책제안을 도출해 보기 위한 자리다.

또한 이 행사에서는 보드게임 ‘나에게 좋은 일’의 2부가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비슷한 흐름에 따라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오는 12월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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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소상공인, 자영업, 취약계층 등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예상 밖 수혜를 얻은 분야도 종종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컨대 비대면 문화에 따른 온라인 소통이 활성화되거나, 원격 근무가 주목을 받았는데요.

우리 의식주가 스며든 일상을 살펴봐도 외식보다 ‘배달 음식’이 각광을 받는 등 ‘동네 상권’, ‘로컬의 재발견’이 두드러졌습니다. 이처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일, 주거, 놀이를 근거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생활권 도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도 이러한 흐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모 교수와 나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시재생’ 발제를 사례 중심으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직주 근접’은 들어봤는데… ‘생활권 도시’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조건으로 ‘직주 근접’을 꼽습니다. 직주 근접은 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것을 말하는데요. 물리적으로 가까워도 통근 시간이 길 수도, 물리적으로 멀어도 도로, 전철 등 편리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해 통근 시간이 짧아지기도 합니다.

그만큼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데 직주근접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인프라 기반 생활권이 주목 받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그야말로 ‘생활권’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생활권 도시는 이미 ‘사람 중심 도시’, ‘걷고 싶은 도시’ 등의 개념으로 상징되며 그 중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거리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레 동네로 관심이 좁혀졌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을 언급하듯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도 변화를 요구 받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개발’, ‘발전’의 논리만 고수하기보다 ‘생활권 도시’로 재구성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생활 환경 개선뿐 아니라 일, 주거, 놀이가 한 지역에서 가능한 생활권 도시로 구축해야 하는 것입니다.

집에서 일-주거-문화 공간을 15분 내 누리는 도시

프랑스 파리는 생활권 활성화를 위해 ‘15분 도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파리는 대도시임에도 자전거를 타고 1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생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 재선한 안 이달고 시장은 ‘생태’를 중심으로 평등, 연대성, 근거리 서비스에 기반한 살기 좋은 도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15분 생활권을 조직하기 위해 도보로 15분 이내 서점, 식료품점, 소상점, 학교, 문화시설, 의료시설, 공공서비스 등을 접할 수 있도록 재조직하는 것입니다.

모든 길에는 100% 자전거 통행이 가능하고, 장애인의 이동이 자유로운 도시를 전환하는 것을 꾀합니다. 파리를 자동차 중심에서 도보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미국 포틀랜드, 동네상권으로 로컬 생태계를

미국 포틀랜드는 소상공인 중심의 도시입니다. 도시를 95개 상업지역으로 나뉘어 동네 단위의 경제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모 교수에 따르면 2015년 포틀랜드가 속한 주(州)의 고용에서 소상공인 산업이 차지한 비중은 미국 평균 49%를 상회하는 55%로 50개주 중 8위에 오를 정도입니다.

포틀랜드는 로컬 크리에이터, 로컬 메이커, 수제맥주, 스페셜티커피, 도심양조장, 공유자전거, 스타트업, 공예공방, 코워킹스페이스 등 독립적인 브랜드를 많이 배출했습니다.

로컬 문화와 가치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터의 활약으로 지역성과 결합된 독특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포틀랜드는 지역을 중심부, 산업지역, 대학지역, 동네상권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동네상권은 포틀랜드 총 고용의 4분의 1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산업입니다.

이처럼 포틀랜드는 일자리부터, 주거, 로컬푸드 등 로컬 생태계를 구축하며 로컬 중심 문화를 창조하며, 지역 산업의 원동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자연스레  사람들의 일상이 집과 동네, 온라인을 바뀌고 있습니다.

집에서부터 보행이나 자전거를 통해 일, 주거, 문화, 상업 공간으로 근거리에서 누릴 수 있는 직주 일치 도시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참고자료: 모종린 교수 발제자료 및 브런치 기고

수, 2021/03/10-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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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벌어진 인천 형제 화재 사건은 연일 언론에 뉴스로 보도되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전부터 아동 관련해 안타까운 소식들이 연달아 이어졌지만, 인천 화재 사건은 다시금 우리 사회가 처한 아동 복지와 돌봄 문제를 환기했습니다.

“어쩌다 아이들만 있었던 것일까?”

왜 어떤 아이들은 보호 받지 못하고 사고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을까요. 곳곳에서는 어린 형제의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다양한 모음 활동이 이뤄졌습니다. 희망제작소 연구원들도 자발적으로 마음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는데요. 희망제작소는 이러한 상황을 둘러싸고 다양한 각도로 문제를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아동돌봄과 복지제도를 돌아보자는 취지에서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위원장 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부모의 돌봄과 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사각지대 해소 방안 등 복지 정책과 방향을 진단한 오건호 위원장 님과의 인터뷰 이후, 현장 담당자의 목소리도 귀 기울여 보기로 했습니다.

현장 담당자가 현장에서 느끼는 복지 정책과 돌봄 사각지대는 없는지 그리고 현장에서 생각하는 아동 돌봄에 관한 이슈를 살펴보기 위해 올해 초에 각 분야의 돌봄 기관 실무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다섯 편에 걸쳐 소개합니다.

종합사회복지관이 하는 일, 당사자의 자립을 위한 사례 관리

먼저 소개할 아동 돌봄 기관은 전국에 약 463개소(2018년 12월 기준, 보건복지부)가 운영되고 있는 종합사회복지관입니다. 신중동종합사회복지관의 박선정 사회복지사를 만났습니다.

종합사회복지관은 지역주민의 복지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사례관리사업, 복지서비스제공사업, 지역사회조직사업 3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 사업 중 사례관리사업에서 언급하는 사례관리를 두고, 사회복지사에게 도움을 받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사례관리는 그저 도움만 주고 받는 게 아닌, 당사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역량도 강화하고 강점도 발굴해서 더 나은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주민에게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복지 서비스와 자원을 연계하고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사례관리사업에서 어려운 부분은 생활에 어려움에 직면한 주민이 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이 쌓이고 쌓여 만성적으로 가지게 되었을 때, 뒤늦게 공공기관 또는 지역주민으로부터 발굴되는 경우인데요.

실제로 문제가 생겼을 때 복지관을 찾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문제가 더 깊어지기 전에 만날 수 있도록 신중동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지역 의과대학의 참여로 의료네트워크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례발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의료네트워크사업은 지역주민에게 기초 방문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이 과정에서 어려움에 빠진 가정을 사전에 발굴해서 다른 복지 서비스와의 연계를 도모하는 것입니다. 이런 발굴 사업으로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사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사전에 발견될 수록 조금 더 빠르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복지사각지대를 없애는 법,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의 역할

사례관리사업의 목표는 지역 내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지역주민 누구나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먼저 발굴하고 먼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복지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사례관리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안전망은 지역복지관의 역할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지원 제도와 연계 서비스를 잘 파악하고 있는 행정, 공공기관과 다른 분야의 복지단체와 함께 협력이 이루어져야 조금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주민의 인식개선이 필요합니다. 복지관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사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어려운 상황을 발견했을 때 알려줄 수 있다는 의무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합니다.

주로 어려운 주민이 발견되는 경로가 지역사회에 관심이 많은 통장이나 상인, 지역사회단체에 활동하는 분들을 통한 경우인데요. 대부분의 주민이 복지관의 존재도 모르고, 어떤 사업과 활동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제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합니다.

어려운 주민을 발견하고 지원을 연결하는 모든 과정이 복지관만의 역할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작동하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복지제도, 지역사회 안전망으로 작동되어야

현재 복지제도는 대상에 대한 조건이 명확한 만큼 미묘한 차이 때문에 지원제도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저소득 대상자로는 분류되어있지만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에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인과 장애인 대상으로는 통합 돌봄 서비스, 지원 체계가 잡혀있는데 아동 대상으로는 통합 돌봄 지원 복지 체계가 부족합니다. 노인이나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국한하지 않고 보편적인 대상으로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서비스 체계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사후적인 서비스에 국한되어있는데, 사전에 발굴하고 예방할 수 있는 사전적인 복지 서비스, 정책도 많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지역 내 통합 돌봄 서비스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복지관 협의회 뿐 아니라 지역 내 다양한 돌봄 지원 기관들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라든지, 다문화 가정지원센터라든지 지역 내 다양한 복지 기관들과의 협력과 소통을 통해 복지 문제에 함께 대응하고 해결하는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실무자 입장에서 추진하기는 어렵지만 공공기관에서 주도적으로 협력를 도모하고 매뉴얼과 제도로 정착시킨다면 네트워크 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종합사회복지관의 기능부터 복지 제도에 바라는 부분까지 현장 담당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동 돌봄에만 국한된 게 아닌 노인, 장애인, 아동 등 대상을 가리지 않는 지역 사회 내 통합 안전망 구축과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다직종네트워크가 지역 사회 안에서 구축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 이웃에 대한 관심을 의무라고 말씀하신 부분도 인상적입니다. 바쁘고, 거리를 둬야하는 요즘이지만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며, 함께 안전할 수 있는 지역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사회에는 다양한 복지 지원 기관, 돌봄 기관이 있습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 만큼 눈에 띄진 않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돌아보면 가까운 곳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앞으로 아동돌봄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및 정리: 안영삼 미디어팀 팀장 [email protected]

금, 2021/03/1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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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아름다운재단 지원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며, 희망제작소·남원춘향골교육공동체·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진주교육공동체 ‘결’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성을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상상학교, 내일생각워크숍, 내일찾기프로젝의 3개 모듈을 바탕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청소년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진주교육공동체 결은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지역파트너 단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에 만들어진 진주의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킹 단체인데요. 마을교육공동체의 주체는 청소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청소년이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는 것을 꿈꿉니다.

진주교육공동체 결은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사업으로 지난 5월과 6월, 총 네 차례의 상상학교와 사람책을 진행했고, 진양고등학교에서 한 차례 강연회를 개최했습니다. 나흘간 24명의 사람책과 120여 명이 참여한 사람책 행사 내용을 정리해 펴낸 결과보고서(보고서 읽기) 중 이수민 님의 사람책을 소개합니다.

#2. 느리게 살 용기가 필요해  – 이수민 님(휴학생1)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4학년 이수민입니다. 현재 대학은 휴학 중이고 경상대 정문 앞 모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보대학생넷이라는 학생단체와 학내 페미니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는 동기들이 하나둘씩 졸업을 하고 학교를 떠나가는 시점에서 저는 조금 천천히, 느리게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교실뿐 아니라 교실 밖에서 배우고 얻어온 것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가치 있고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 같아요.

경쟁에 편입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 왜 사회는 친구, 동료와 이웃들끼리 잘 지내라고 하면서 서로를 밟고 올라서야 살 수 있도록 할까? 내 삶을 통해 실험해보고 싶어요. 불안정하고 위기도 고민도 많겠지만 일단 지금 나는 학생이니까,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찾아보고 대학생 수민이가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금을 열심히 살고 싶어요.

내가 이룬 꿈, 아직 이루지 못한 꿈

중학생 때 수학시험이 끝나고 시험지를 걷어가는 선생님 앞에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시험성적 때문에 울지는 않아요. 제 꿈은 잘 놀 줄 아는 놈팽이가 되는 거예요. 욕심이 많고 나에 대한 기준이 높아 무언가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은 ‘술 마시고 수업 들어가기’, ‘시험 전날 9시에 자기’, ‘성적 발표 날 기다리지 않기’입니다. 그리고 돈이 없어도 조금 느려도 다양한 삶을 살아갈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대학 가도 똑같아요. 대학가면 뭐든 이뤄진다는 어른들의 거짓말 믿지 마세요. 중고등학교에 내신과 수능성적이 있다면 대학에선 학점과 취업, 공무원시험이 전부인 것처럼 달려야 하지요. 사회에 반항하며 살아가고 있는 휴학생1이 알려드립니다.

현실적인 경험담과 꿀팁! 나에게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반항하기! 잘만 싸워도 제대로 반항할 수 있다!

‘이렇게 살아도 될까… 나도 자격증 따고 빨리 졸업해서 취업해야하는 거 아닐까. 대체 내 꿈은 무엇일까.’ 나와의 싸움!
‘그래도 졸업은 해야 하지 않겠니. 언제까지 현실도 모르고 제멋대로 살래? 앞으로 금전적인 지원을 끊겠다!’ 주변 환경과의 싸움!
‘헬조선 탈출이 꿈이라고요? 돈만 있으면 잘 살 수 있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 학생이 무슨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져? 그럴 시간에 공부해서 대학갈 생각을 해야지.’ 세상과의 싸움!

거창한 건 없고요.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다양하고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도 조금씩 변화 발전하지 않을까요.

– 글·사진: 진주교육공동체 결

토, 2019/09/2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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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와 서울도서관, 연세대학교는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사회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지와 의미 있는 사례를 짚는 온라인 컨퍼런스 를 지난해 11월 25일 개최했습니다.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토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관련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열린컨퍼런스①] 데이터는 생태친화적이다?
[열린컨퍼런스②] 스마트시티를 시민참여로
[열린컨퍼런스③] 디지털뉴딜, 시민사회의 역할은?
[열린컨퍼런스④] 마스크앱 개발, ‘시빅해커’의 활약
[열린컨퍼런스⑤] 디지털혁신의 조건, ‘공동창작’

목, 2021/01/0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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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이 32년만에 전부 개정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반은 주민자치에서 시작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주민자치’ 조항이 삭제되어 논란과 과제를 남겼습니다. 민관협치 활성화 등 주민의 참여 통로를 확장하는 시도가 이어진 만큼 향후 사회적으로 어떤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지, 통장이나 이장처럼 우리 동네에서 주민 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으로서 참여를 촉진하는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모아 세 편에 걸쳐 전합니다.

[주민자치/기획①] ‘진짜’ 주민자치로 가는 길
[주민자치/기획②] 통장, 반장? 주민이 참여하는 법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과 참여의 기회가 많다는 걸 알면서도, 현실적 여건 때문에 참여하지 않거나, 우선순위에서 미룰 때가 있을텐데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정책이나 활동에 참여하려면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하기에 종종 참여의 장벽이 높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민 참여는 민주주의 확산의 주춧돌이기에 다양한 형태로 주민 참여를 촉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민 스스로 지역 이슈에 의견을 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수록 민관협치가 활성화될 수 있기에 주민자치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통해 내가 사는 지역에는 어떤 인센티브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첫 시작이 될 거라고 봅니다.

주민 참여할수록 포인트가 쌓인다!

평소 마트나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가격을 할인 받나요? 소액이라도 할인받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재미도 쏠쏠하죠.
민간 영역에서 활성화된 포인트 제도를 공공 영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미 여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참여 포인트제’를 통해 주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광주시 광산구, 남양주시, 충북 음성군, 동두천시 등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는 지난 2013년 2월부터 주민의 참여 장벽을 낮추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 일환으로 ‘포인트’를 활용한 ‘주민참여 포인트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주민참여 포인트제’는 기본 조례에 근거해 구정에 직접 참여한 주민에게 포인트를 부여하고, 누적된 포인트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인데요. 광산구에 주소를 둔 주민이나 광산구에 소재한 사업체에 근무하는 사람 혹은 기타 구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추천된 사람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구정 활동에 참여할 경우 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주민참여 기본조례 제15조(주민참여 포인트)
주민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주민제안 등 구정에 직접 참여한 주민에게 주민참여 포인트를 부여하고 누적 포인트 내역은 구 홈페이지 등에서 열람하도록 할 수 있다.
누적된 포인트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보상금 등으로 지급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활동을 할 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으로는 광산구 홈페이지 내 활동(구민제안, 정책제안, 발명아이디어, 구정제보, 예산참여방)을 했을 때 500~3000점을 적립할 수 있고, 오프라인으로는 공청회, 세미나, 간담회, 주민 대상 공개강좌, 공모전, 설문조사, 입법예고 의견제출 등 주민참여 분야의 활동에 참여할 경우 500~3000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민참여 활동을 통해 차곡차곡 쌓은 포인트는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이나 문화상품권으로 교체할 수 있으며,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종량제봉투, 음식물폐기물 납부필증으로 교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주민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어떤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주민 참여 시 직장인 ‘공가’를 사용하자!

주민 참여에 관심 있더라도 업무상 평일에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죠. 주민자치회 활동이 근로기준법 제10조의 ‘공의 직무’에 해당된다는 고용노동부의 유권 해석을 받았지만, 실제로 자치 활동을 위해 공가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하는데요.

당진시에서는 지난 2019년 직장인의 지역사회 활동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12개 기관이 참가해 공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향후 직장인들이 좀 더 주민 자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여전히 여러 회사들이 주민 자치 활동을 인식하는 게 주요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주민자치회 활동을 하는 경우 사업장에 ‘공가’ 신청이 가능한 만큼 근로자의 주민 자치 참여의 통로가 좀 더 넓어졌다는 건 반길 만한 일입니다.

주민 자치의 성공사례 구산동도서관마을

이처럼 주민자치를 통해 지역에 어떤 변화가 벌어졌을까요. 주민 주도로 이뤄진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과 공구공유센터 사례를 소개합니다.

은평구 주민들은 지난 2006년 동네 가까이 도서관이 있다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바람으로 서명운동을 펼쳤습니다. 은평구에서도 노후된 주택 10개 필지를 구입하며 노력했지만, 예산 문제로 작업이 연기되었고, 2011년에 공사가 재개되었습니다.

도서관이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은 좀 더 구체적인 자치활동을 통해 실현되었습니다. 바로 주민들이 2011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사업에 응모해 종자돈을 만든 겁니다. 예산 확보뿐 아니라 도서관 마을이 만드는 사업 초기부터 시설 조성 및 운영에 이르는 등 전 단계에 지역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주민이 참여해 구산동 골목길에는 작은 연립주택들이 도서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노후 주택 3채를 리모델링해 기존 건물의 구조와 형태를 보전했다고 하는데요. 도서관 내부 중앙에는 1990년대 지어진 주택 외벽을 그대로 남겨 동네에 관한 이야기를 남겨 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마을’과 ‘공동체’라는 가치가 두드러지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주민자치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지역문화의 산실, 은평공유센터

은평구에 또 다른 사례는 공유문화를 확산하는 은평공유센터(자세히 보기)입니다. 은평공유센터는 지난 2015년 비영리민간단체인 ‘은평e품앗이’의 활동과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제도로 설립된 물품, 지식, 재능, 공간을 공유하는 공유단체인데요.

공유경제의 가장 기본단계인 물품 공유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인 만큼 생활용품, 캠핑용품, 전동공구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간혹 일상에서 필요하지만, 구매하기 어렵거나 망설여지는 물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주민들이 대여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또한 물품뿐 아니라 주민들의 지식과 재능을 공유하는 클래스도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예컨대 양말 공예, 가죽 공예, 목공 클래스 등 주민이 한 공간에서 만나 교류하고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주민 자치가 딱딱한 정책의 얼굴이 아닌 ‘지역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지방분권법에 따른 근로자의 주민자치활동 ‘공가’ 신청가능
기억의 보존과 전달…’구산동 도서관마을’

– 글: 방연주 미디어팀 연구원 [email protected]

수, 2021/02/1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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