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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유산’ 아프간 지원금, 미국 압박에 2,800억원 또 바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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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유산’ 아프간 지원금, 미국 압박에 2,800억원 또 바치겠다?

익명 (미확인) | 금, 2016/10/28- 10:41

MB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1년 당시 미국과의 밀실외교 끝에 국회 논의도 없이 돌연 5년 간 5억 달러 지출을 결정해 논란을 빚었던 아프가니스탄 지원 사업이 올해로 종료됐으나, 현 정부가 이 사업에 앞으로 4년 간 2억 5천 5백만 달러를 추가로 지출하겠다며 내년도 예산을 요구했다. 그러나 5년 전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수 천억 원의 혈세를 쓰겠다고 일방적인 결정을 한 것이어서 또 한 차례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부, “내년 아프간 지원금 343억 원..4년 간 2천800억 원 낼 것”

지난 10월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된 외교부의 2017년 예산안을 살펴보면, 국제기구 사업분담금 명목의 ‘대아프간 지원 강화’ 사업에 343억 2천만 원이 책정되어 있다. 외교부가 이 예산을 요구한 것은 올해 두 차례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관련 국제회의에 참가해 지원금을 내겠다고 공약한 데 따른 것이다.

먼저 지난 7월 8일 나토정상회의를 계기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39개국 대표가 모인 아프간지원회의에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참석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아프간 군과 경찰을 지원하는데 3년 간 1억 3천 5백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39개국이 약속한 총 지원액은 150억 달러였다. 이어 지난 10월 6일에는 유럽연합의 주관으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75개국 대표가 모인 아프간지원회의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아프간 경제사회개발 사업에 1억 2천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참가국들이 약속한 총 지원액은 152억 달러였다.

결국 내년부터 4년 동안 총 2억 5천 5백만 달러, 우리 돈 2천 8백억 원 가량이 아프간 지원사업에 투입된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이 가운데 첫 해 분인 343억 원을 내년도 예산으로 요구해 국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MB정부의 아프간 지원금 5천3백억 원…대미 밀실·굴욕외교의 산물

문제는 이 사업이 MB정부 시절 밀실에서 진행된 대표적인 대미 굴욕외교의 산물로, 당시에도 큰 논란을 불렀었다는 점이다.

MB정부 4년차이던 2011년 4월 15일 외교통상부는 1쪽 짜리 보도자료를 냈다. 한국이 2011년부터 5년간 아프간에 매년 1억 달러씩 모두 5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하루 전 베를린에서 개최된 국제안보지원군 지원국 회의에서 우리 정부 대표가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무려 6천억 원 가까운 나랏돈이 들어가는 결정이었지만 그 이전까지는 관련 논의 한번 없었던 그야말로 느닷없는 발표였다.

▲ 지난 2011년 4월 15일 외교통상부가 배포한 ‘아프간 지원 계획 발표’ 보도자료

▲ 지난 2011년 4월 15일 외교통상부가 배포한 ‘아프간 지원 계획 발표’ 보도자료

그러나 그보다 6개월 전인 2010년 11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 속에는 우리 정부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미국의 아프간 지원 압박은 MB정부 인수위 시절부터 2년 6개월에 걸쳐 지속됐다. 미국으로 보면 부시 정부 말기와 오바마 정부 초반에 걸친 기간이다.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고 1주일 뒤인 2007년 12월 26일자 주한 미 대사관 전문에 따르면 당시 버시바우 대사는 이명박 캠프의 외교라인 핵심인물들을 만나 “4.9 총선이 끝나면 한국이 다시 아프간에서의 역할 확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며, 탈레반을 통제하기 위해 나토와 밀접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뗀다. 버시바우 대사가 4.9 총선 이후를 언급한 것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경우 군대와 재정 분야 지원에 대한 국회의 승인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 2007년 12월 26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 2007년 12월 26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MB정부가 정식 출범한 2008년 3월 25일 미 대사관이 라이스 국무장관에 보낸 전문에서는 한국 관련 우선순위 목록의 맨 위에 “훈련 및 장비 지원을 위한 한국군의 아프간 파병, 자이툰 부대 주둔 연장” 등을 올려놓았다. 미국이 한국의 아프간 파병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 2008년 3월 25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 2008년 3월 25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이어 4월 8일 전문에서는 버시바우 대사가 김병국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한국 정부가 아프간에 대한 기여를 확실하게 결정하는 것이 아직 너무 이를지는 모르지만,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그런 문제들을 실제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를 부시 대통령에게 줄 수 있다면 아마도 (정상회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19일로 예정돼 있던 한미 정상회담과 아프간 지원을 슬쩍 연계시킨 것이다.

▲ 2008년 4월 8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 2008년 4월 8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계속해서 7월 18일과 9월 17일 전문에서도 한국의 아프간 지원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이어졌고 그 강도도 높아지고 있음이 확인된다. 결국 2008년 10월 2일 미 대사관이 본국으로 보낸 ‘아프간군 확충과 관련한 명확한 요구를 한국에 전달’이라는 제목의 2급비밀 전문에 따르면, 9월 30일 미 대사관 정무담당관이 외교통상부 한미안보협력과의 일등서기관을 만나 미 국무부의 아프간 관련 지원요청서를 전달하고 관련 내용을 설명한 사실이 확인된다. 구체적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1억 달러씩 모두 5억 달러 제공을 요청하면서 한국 정부의 부처간 협의 결정이 언제 어떻게 내려질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외교통상부가 이 건을 주도하겠지만 한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으며 국회의 예산 동의 절차가 험난할 것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미국이 5억 달러라는 한국의 아프간 지원 액수를 구체화한 이 시기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여름 촛불정국의 정치적 위기에서 서서히 벗어나 운신의 폭을 넓혀가기 시작하고, 8월에 부시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 직후였다.

▲ 2008년 10월 2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 2008년 10월 2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2008년 말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후에도 미국의 압박은 계속됐다. 2009년 3월 20일 미 대사관 전문에 나타난 세드니 미 국방부 부차관보의 발언은 “한국 정부는 (아프간 지원에 대한) 대규모의 즉각적인 기여를 고려해주길 바란다. 한국이 5년간 매년 1억 달러씩을 내면 아프간 군대 유지 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였다.

▲ 2009년 3월 20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 2009년 3월 20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꼭 1주일 뒤인 3월 27일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병력 증파, 민간지원 확대, 동맹국들의 기여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새 아프간 전략’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전까지 국가별로 전개하던 ‘수금전략’을 전지구적 통합 시스템으로 전환해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2009년 4월 1일 전 세계의 미국 해외공관에 ‘아프간 특별기여 요청’이라는 제목의 2급비밀 전문을 보냈다. 61개국에 대한 아프간군 신탁기금 할당액과 군사 및 민간 차원의 지원 요구 내역을 일목요연하게 적은 A4용지 40쪽의 방대한 분량이었다.

여기서 한국에 대한 요구액은 5억 달러로 기재됐다. 이는 주요 10개국(TOP10)으로 분류된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터키, 호주를 제외한 51개 ‘일반국가’ 가운데 가장 큰 액수였다. 주요 10개국을 모두 포함해도 한국의 할당액 5억 달러는 10억 달러의 일본을 제외하고는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와 함께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이처럼 미국은 한국에 아프간 파병과 재정 지원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었고 MB정부는 계속해서 눈치를 보며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그러자 2009년 4월 16일 한국에 온 홀부르크 특사는 이명박 대통령과 유명환 외교부 장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등을 만나 압박에 나섰다. 이 내용은 4월 20일자 미 대시관 전문에 나타나 있다. 이 자리에서 홀부르크 특사는 “미국 정부는 한국이 아프간에 병력을 보내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에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보다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해줄 것을 원한다. 특히 한국이 아프간군 신탁기금에 기여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2009년 4월 20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 2009년 4월 20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이로부터 5개월 뒤인 9월 24일 스티븐스 대사가 국무부 부장관 스타인버그에게 보낸 정세보고서에 마침내 한국 정부가 5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는 문장이 등장했고, 다시 석 달 뒤인 12월 30일 스티븐스 대사와 만난 유명환 장관은 1차분 1억 달러를 재경부 장관과의 협의를 통해 ‘특별예산’ 형태로 확보했다고 미국측에 통보했다.

▲ 2009년 9월 24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 2009년 9월 24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 2009년 12월 30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 2009년 12월 30일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

이처럼 MB정부는 미국의 5억 달러 지원 요구에 1년 넘게 질질 끌려다니다 결국 돈을 다 내겠다고 미국측에 약속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또 다른 요구인 파병을 막아낸 것도 아니었다. 우리 정부는 2009년 말 민간인 100여 명과 경찰 40여 명으로 구성된 PRT와 특전사 및 해병대원 320여 명으로 구성된 경호부대를 아프간에 보내는 안을 확정했고 한나라당이 압도적 과반을 확보한 국회는 파병동의안을 의결했다. 이후 1년이 더 지난 2011년 4월, 유명환 장관은 5억 달러 지원계획도 발표했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2011년 하반기 5천만 달러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5억 달러를 에누리 없이 집행했다.

국회 논의도 없이 갖다 바친 5천300억 원…또 2천800억 원 주겠다?

문제는 당시 미국의 5억 달러 요구가 현실화되기까지 2년 6개월 동안 이 문제가 단 한 번도 우리 국민이나 국회, 언론의 시야에 제대로 노출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2년 8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이 2011년 외교통상부 결산과 예비비 지출을 검토한 보고서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 증대 등을 고려한 아프간 지원금 분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는 문제가 있음”이라고 지적했다. 모두 5억 달러(기준환율 1,070원 적용시 5천350억 원)의 대규모 재정소요가 발생하는 사업인 만큼 지원 여부 및 지원액 결정에 있어 국회의 충분한 심의를 거쳐 국민적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것이었다.

▲ 2012년 8월 국회 외통위의 ‘2011 외통부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 검토 보고서

▲ 2012년 8월 국회 외통위의 ‘2011 외통부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 검토 보고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 외교부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또 다시 아프간 지원금 2억 5천 500만 달러를 지출하기로 결정하고 2017년도 예산 343억 원을 신청했다. 물론 5년 전과는 달리 7월 8일과 10월 6일, 두 차례 국제회의에 참석해 지원액을 약속하면서 이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지원 사업이 큰 논란을 빚었던 지난 MB정부 때의 사업을 그대로 연장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외교부가 미국 측으로부터 아프간 지원금을 추가로 지원해 달라는 요구를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말부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내부 논의를 거쳐 나름대로 지난 5년 간의 지원액 5억 달러보다 상당액을 줄인 4년 간 2억 5천 500만 달러 지원안을 확정해 올해 6월 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국회에서 지적됐던 ‘국민적 공론화 절차’는 이번에도 제대로 밟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적어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보고하고 논의하는 절차를 밟아야 했던 게 아닌지 외교부에 질의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7월 초 외교부 아프간특별대사가 외교통일위원장과 여야 간사를 직접 방문해 해당 내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간사단을 통해 외통위원들에게도 설명이 됐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연도 군경 역량강화 경제사회 개발 합계
2011년 5천만불 5천만불
2012년 1억불 1억불
2013년 5천만불 5천만불 1억불
2014년 5천만불 5천만불 1억불
2015년 5천만불 5천만불 1억불
2016년 5천만불 5천만불
집행내역합계 3억불 2억불 5억불
2017년 3천만불 3천만불
2018년 4천5백만불 3천만불 7천5백만불
2019년 4천5백만불 3천만불 7천5백만불
2020년 4천5백만불 3천만불 7천5백만불
지원계획합계 1.35억불 1.2억불 2.55억불

▲ 우리나라의 아프간 지원 현황 및 계획안(2011-2020년)

외교부, 외통위원장과 간사에게만 슬쩍 흘리고 “국회에 사전 보고했다”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 결과 이런 해명은 일종의 ‘꼼수’에 가까웠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실 보좌관은 “7월 6일에 외교부 아프간특별대사가 찾아온 적은 있지만 위원장님이 다른 일정이 있어 직접 만나진 못했고 보좌진을 상대로 간단히 설명을 하길래 보고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심 위원장은 1주일 뒤인 13일 외교부 노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세종로 청사를 방문했는데 이 자리에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심 위원장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이 시점은 이미 7월 8일 바르샤바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아프간 지원을 공약한 지 닷새가 지난 뒤였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김경협 의원실에도 제대로 된 사전 설명은 없었다. 김 의원은 “7월 6일에 외교부 최홍기 아프간특별대표가 방문해서 여러 현안을 간단히 언급하긴 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으며, 당시는 20대 국회 상임위원회가 구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여서 단순히 인사차 방문한 것으로 이해했었다”는 답변을 보좌관을 통해 전해왔다. 그나마 새누리당 간사인 윤영석 의원측은 “7월 8일에 아프간특별대표가 방문해 아프간 지원금 추가 지출의 취지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협조하겠다고 말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으나, 국민의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이 사안과 관련해 외교부 관계자를 만난 기억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외교부는 이 사안에 대해 국회 외통위원장과 민주당·새누리당 간사에게만 수박 겉핥기식 브리핑만 한 뒤 이를 두고 국회 논의 절차를 밟았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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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외교부는 이 문제가 최대한 공론화되지 않도록 관리했던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지난 10월 17일, 2017년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가진 국회 보좌진 상대 설명회에서 아프간 추가 지원금 부분을 사실상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려다 일부 보좌관의 질의가 나오자 간단히 설명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설명회 당시 외교부 측은 2017년 예산 가운데 국제기구분담금 항목을 쭈욱 읽어내려가는 수준으로 설명했고, 우리 측에서 기존과 달리 새로 편성된 항목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제서야 아프간 지원 분담금이 앞으로 4년 간 2천 8백억 원 수준으로 지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은 “2012년에 국회로부터 국회 심의 없이 행정부 독단으로 수천억 원의 혈세를 지원하는 일을 하지 말라”고 지적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아프간에 대한 2억 5천 500만 달러 지원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외교부가 국제회의에서 아프간 지원금을 약속한 것은 공식적인 조약이 아닌 만큼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오는 31일 외교부 예산심사 소위원회에서 해당 예산 전액을 삭감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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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증거인멸 우려 자초한 재판부,

엄정하고 신속하게 재판 진행해라”

– 법원의 납득하기 어려운 이례적 보석허가, 대단히 유감스럽다.

어제(3월 6일), 뇌물‧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이 허락되었다. 그동안의 드러난 사건의 실체와 재판 경과에 비추어 2심에도 1심에 이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중형 실형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결정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이번 재판부의 결정으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에 <경실련>은 항소심 재판부에 신속하고 엄정한 재판을 촉구한다.

이미 작년 10월 5일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에게 3억 원대 다스 자금 횡령, 삼성그룹 뇌물 67억 수수, 국정원 특활비 7억 원 수수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 원을 선고한 바 있다. 보석 허가 조건인 주거·접견·통신 제한 등도 전혀 실효성이 없어, 1심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증언한 다수 증인에 대한 회유 등 증거인멸 우려도 커졌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항소심 재판부는 엄정하고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1심 재판 내내 책임 떠넘기기, 진실 은폐,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런 이 전 대통령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또다시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봐주거나 유리하게 재판을 진행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되지 않은 다스 법인세 31억 원 포탈, 직권남용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합리적 판단을 통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 “끝”.

목, 2019/03/0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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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나는 미국의 사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전세계에 보여 주었으면 한다” 미국 전 FBI 수장이었던 제임스 코미가 NYT에 보낸 칼럼의 구절이다. 그는 트럼프로부터 대통령직을 보호해 달라는 간접적이고 부당한 압력을 거부한 대가로 모욕적으로 트윗터로 해임당한 트럼프 정권내 첫 번째 최고위직 인사였다. 그러나 그는 개인적인 감정을 떠나, 트럼프의 자질에 대한 회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장래를 위하여 진실이 밝혀지고 법치가 투명하고 흔들림 없이 공정하게 작동하길 희망하면서 담담하고 적어 내려가고 있다. 조폭 수준의 수많은 사건과 소용돌이 속에서도 미국이 여전히 위대한 국가인 것은 바로 뮬러와 코미 같은 강직한 공직자들이 미국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코미의 3월 21일자 뉴욕타임즈 기고문 :

미국은 지금 로버트 뮬러 특검의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보고서에서 그들이 원하는 특정한 이야기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탄핵당해 마땅한 범죄자라는 결과 혹은 그에게 기본적으로 죄도 없다는 결과 둘 중 하나이다.

하지만 사람들 모두가 보고서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와야 “맞는지”는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나는 트럼프씨가 미국 대통령직을 맡기에 도덕적으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지만, 뮬러 특검이 트럼프를 범죄자라고 발표하는 것을 지지하진 않는다. 나는 또한 뮬러 특검이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나는 두 가지 모두 지지하지 않지만, 특검이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할 수 있게, 그리하여 기소할 일은 기소하고 그가 조사한 내용을 보고서에 그대로 적을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격을 가했고, 연방수사국과 법무부는 지난 2년간 대통령이 특검에 개입해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의 대통령이 사법부에 불을 지르는 식으로 스스로를 방어하는 이러한 행태는 심히 우려되는 일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수사를 막기 위해 그의 권력을 사용하진 않았다(만약 실제로 그랬다면 다른 차원의 비상사태였을 것이다. 수사의 신뢰도를 무시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수사자체를 막는 시도일 테니). 그러므로 우리는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궁금해하고 희망을 가질 수도 있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특정한 답이 나오길 희망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법치주의는 편파적이지 않고 완전한 수사에 기반을 둔 공정한 법집행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수사가 관련된 모든 의혹을 제대로 밝히고 사건의 진상에 가장 근접하는 것만이 사법정의가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나는 트럼프씨가 러시아인들과 고의적으로 공모하여2016년 대선에 개입하였는지, 혹은 그가 충분히 부패한 의도를 가지고 재판을 방해하려 하였는지에 대해 특검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알지 못하며, 그러한 결과에 대한 관심 또한 없다. 나는 오직 수사가 제대로, 그리고 완전하게 이루어졌는지 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만약 그러하다면 이는 정리의 승리가 될 것이며, 국가의 지도부가 진실과 법치에 대한 책무를 저버린 이 시점에도 가장 중요한 미국적 가치들이 보호되었다는 뜻이 될 것이다.

나는 전세계에, 그리고 우리의 대통령과 의문고리의 권력들에게, 미국에는 제대로 작동하는 사법체계가 있으며, 이는 사법체계를 믿고 개인적 당파적 이익 이상을 생각하는 사람들 덕에 그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우리의 체계가 도달하는 결론을 사람들이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정치와 무관한 법집행은 이 나라에 있어 맥동하는 심장과도 같은 것이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특검이 하는 수사에 대해 최대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정의로운 일이다. 나는 수사의 종결에 대해 정확히 무엇을 말하고 또 언제 이야기를 꺼낼 지에 대한 고려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법무부는 언제나 공익을 위해서만 행동해야 하며, 전통적으로 그래왔듯이, 종결된 수사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공공이 필요로 할 때 제공해야 한다.

나 스스로도 희망 하나를 품고 있었음을 고백해야 할 것 같다. 나는 트럼프씨가 탄핵을 당해 임기전에 집무실에서 물러나야 하는 일이 없기를 희망하고 있다 .물론 의회에서 보기에 입증가능한 사실들이 있다고 할 때 의회가 헌법에 명시된 탄핵절차를 진행해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그저 그럴만한 일이 없었으면 할 뿐이다. 만약 의회에 의해 트럼프씨가 집무실을 나가야 한다면, 트럼프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쿠데타로 볼 것이며, 이로 인해 그들은 미국적 삶의 보편적인 가치에서 멀어지고, 결국 국가를 분열시키고 말 것이다.

트럼프씨를 비판하는 이들은 왜곡하기 어려운 무언가, 혹은 불만을 해소할 무언가가 나오길 바랄 것이다, 적어도 탄핵보단 나은 결과여야 한다. 2020년 대선은 완전하게 치러져야 한다. 비록 주요한 정책문제 – 이민, 총기, 임신중절, 규제, 기후변화, 세금과 같은- 에서는 이견을 보일지라도, 국민들이 잠시 시간을 내 더 큰 무언가를 위한 통합을 이뤘음을 보여줘야 한다. 더 큰 무엇은 미국의 대통령이 거짓말을 일삼고 법치주의를 연신 공격하는 사람이어서는 안된다는 믿음이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 정책에 대한 시비를 가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저 우리가 그러하기를 바랄 뿐이다.

 

James Comey

미국 전 FBI 국장

월, 2019/03/2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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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실상은 이렇다</h1> <h2>[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대북제재 연속기고 ①] 북한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 일괄 철회해야</h2> <p> </p> <p style="text-align:right;">정동진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국제협력 TF 팀장</p> <p> </p> <p><span style="color:#7f8c8d;">지난 2월, 제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종료되었습니다. 정부는 4월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 동력을 되살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에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동하기 위해 대북 제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뤄야할지에 대해 다양한 필자의 칼럼을 연속 기고합니다. - 기자 말</span></p> <p> </p> <p><img alt=""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9/0411/IE002482387_STD.jpg&…; style="width:800px;height:450px;" /></p> <p><span style="color:#e74c3c;"><span style="font-size:12px;">▲ 대북 식량지원 아일랜드가 자국 국제구호단체에 약 11만 달러(약 1억3천만원)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 자금을 전달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6일 보도했다. 유엔을 통한 국제사회 기부금의 흐름을 집계하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재정확인서비스(FTS)에 따르면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달 말 대북 식량안보 사업을 위해 아일랜드의 국제구호단체인 "컨선 월드와이드"에 11만3천여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최근까지 아일랜드를 포함해 스위스, 스웨덴, 독일 등 총 4개국이 대북 지원에 나섰다고 RFA는 설명했다. </span></span><span style="color:#e74c3c;"><span style="font-size:12px;">ⓒ 연합뉴스</span></span></p> <p> </p> <p> </p> <p>"유엔 대북지원단체 4곳에 제재 면제 승인", "대북 제재 속에서도 인도적 면제 늘어" 2019년 들어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유엔 제재 면제를 받는 단체들이 늘어나면서 보도된 기사들이다. 기사만 보면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인도적 지원 사업은 지속해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실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p> <p> </p> <p>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12월 22일 모든 종류의 산업 장비와 수송용 차량, 강철 및 기타 금속류와 같은 물자의 북한 내 반입을 금지하는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를 추가로 발표하였다.</p> <p> </p> <p>언뜻 보면 위에 나열된 물품들은 인도적 지원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금지 품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도적 지원에 필수적인 의료 기구(주사기, 살균 장비, 초음파 장비, X-ray 장비 등)와 식수 장비(식수 탱크, 파이프, 보일러 등) 그리고 농업 자재(관수 장비, 온실용 파이프 등)도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아이들 접종을 위한 주사기 지원도 주사기 바늘이 금속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제재 품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p> <p> </p> <p>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 25항에 따르면 대북제재 결의안은 북한 내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거나, 북한 내에서 주민들을 위해 지원과 구호 활동을 수행하는 국제기구와 NGO 활동을 제한할 의도가 아님을 밝히고 있으며, 오히려 국제기구 및 NGO 활동을 촉진하거나 제재 면제가 필요할 경우 활동 사안별로 제재를 면제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p> <p> </p> <p>나아가 제재 위원회는 2018년 8월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제재 면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지만, 대북제재는 실질적인 인도적 지원 사업에 여전히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인도적 지원 단체들은 활동에 있어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p> <p> </p> <h3>대북제재 강화돼도 인도적 지원은 괜찮다?</h3> <p>먼저 유엔의 대북제재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지원 물자의 종류와 수량, 전달 방법과 경로, 전달 예정일, 물품 전달에 관련된 업체와 금융기관에 대한 정보 등을 제출하여야 한다.</p> <p> </p> <p>실제 물자 전달 과정에서 제재 면제 신청서 내용과는 다른 변경상황이 발생할 경우 면제 승인이 효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물자에 따라 인도적 지원 단체들은 제재 승인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물품 구매를 위한 입찰 또는 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처럼 까다로운 절차와 진행 과정의 복잡함 때문에 현재까지 제재 면제를 받은 인도적 지원 사업은 2017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21건(2019년 4월 10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p> <p> </p> <p>제재 면제 과정에서 소요되는 긴 시간도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식량안보와 질병 그리고 자연재해와 같은 긴급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만든다. 실례로 결핵과 말라리아 사업을 위한 유니세프의 제재 면제 신청은 2018년 8월 31일 제재 위원회에 제출되었지만 5개월 후인 2019년 1월 18일에 제재 면제 승인이 이루어졌다. 또한 농촌 지역 보건소와 유치원 등 지역사회에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기 위한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식수 및 위생사업 제재 면제 신청은 2018년 11월 15일 제출되었지만 2019년 1월 31일이 되어서야 제재 면제를 승인받을 수 있었다.</p> <p> </p> <p>분야에 따른 선별적인 제재 면제 경향도 북한의 인도적 상황 개선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3월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내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43.4%인 1090만 명으로 2018년 발표한 1030만 명보다 60만 명 증가하였다. 또한 5세 미만 아동 5명 가운데 1명은 만성 영양실조(stunting)를 겪고 있다.</p> <p> </p> <p>이처럼 영양부족을 겪는 인구의 증가는 북한 내 만성적인 식량 부족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지난 2018년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495만 톤으로 2017년 대비 9% 하락하여,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보건, 식수 사업과는 다르게 농업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승인은 제한되고 있다.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농업 사업 제재 면제 신청은 2018년 5월에 3건, 10월에 1건이 인도적 지원 단체가 속한 국가로 제출되었지만 아직 제재 면제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p> <p> </p> <p> </p> <h3>보이지 않는 대북제재</h3> <p><img alt="" src="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19/0411/IE002482386_STD.jpg&…; style="width:800px;height:484px;" /></p> <p><span style="color:#e74c3c;"><span style="font-size:12px;">▲ 북한 각 학교에서 열린 개학식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일 새 학년을 맞아 전국 각 학교에서 개학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 연합뉴스</span></span></p> <p> </p> <p>유엔 제재 위원회로부터 대북 제재 면제를 받더라도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선 또다시 거쳐야 하는 보이지 않는 제재들이 존재한다. 유엔의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개별 회원국의 대북제재까지 면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 이에 개별 회원국 판단에 따라 지원 물품의 북한 내 반입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p> <p> </p> <p>현재 대부분의 대북지원 물자들은 중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반입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중국 세관을 통한 인도적 지원 물자들의 북한 내 반입이 난항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에 본부를 둔 한 인도적 지원 단체는 유엔으로부터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세관을 통관하지 못해 아직 물자 전달을 못 하고 있다. </p> <p> </p> <p>더불어 유엔의 금융 제재와 회원국의 독자적인 대북제재, 특히 대북 제재 대상과 거래를 하는 제3국의 기관에 대해서도 제재하는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우려로 금융 기관과 민간 업자들은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유엔 및 개별 회원국의 제재 면제를 승인받는 경우나 대북제재에 위배되지 않는 사안의 경우에도 혹시 모를 리스크 감수를 꺼린다.</p> <p> </p> <p>그 결과 물품을 제공하는 업체를 찾는 것은 물론이고 물품 대금 지급을 위한 송금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단체들은 북한 어린이 영양식을 제공하기 위해 대북제재에 포함되지 않은 밀가루를 중국에서 구입 후 전달하는 것에 대해 통일부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도 거의 모든 한국의 은행들이 북한 인도적 지원에 관련한 송금을 거부하고 있어 대금 지급과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p> <p> </p> <p>한편 한국에 기반을 둔 인도적 지원 단체들이 유엔 대북 제재 면제를 받는 과정은 국제기구나 국제 인도적 지원 단체들보다 더욱 험난하다.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유엔 제재 면제를 받은 기관 가운데 한국 소속 인도적 지원 단체는 한 곳도 없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p> <p> </p> <p>한국 소속 단체들이 유엔의 대북제재 면제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통일부의 물자 반출 승인이 필요하다. 이때 요구되는 자료는 북한 사업 담당 기관과의 사업 합의서 그리고 지원할 물자에 대한 전략물자관리원의 전략물자 판단 여부 등이 있다. 통일부의 반출 승인은 물론 유엔의 제재 면제에 대한 승인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측 사업 담당 기관과의 지원에 대한 약속을 체결하고 업체를 통한 물자구매 입찰 또는 계약을 선행하기란 개별 단체들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정이다.</p> <p> </p> <p>우여곡절 끝에 신청서를 작성하더라도 제재 면제 신청서 제출 과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사례로 한 한국 소속의 인도적 지원 단체는 2019년 초 통일부를 통해 유엔 제재 면제 신청서를 제출하였지만, 주무 부처인 외교부, 그리고 한미워킹그룹까지 서류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며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신청서가 유엔 제재위원회에 제출되지 못한 채 계류되고 있다.</p> <p> </p> <h3>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일괄적인 제재 철회 필요한 때</h3> <p>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인 견지와 이해관계를 떠나 절박한 상황에 부닥친 북한 주민에 대한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의 지원에 기반하고 있다. 이에 유엔을 비롯한 회원국들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는 인도적 지원에 대한 예외 원칙이 포함되어 있지만, 현실에서는 대북제재가 인도적 지원을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대북 제재가 인도적 지원에 부작용을 끼치고 있다고 서술한 최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패널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p> <p> </p> <p>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국제법에서 보장된 식량, 식수, 건강 등과 같은 기본적인 삶의 기준에 대한 권리를 포괄하고 있다. 국제 사회가 어려움에 부닥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대북 인도적 지원 분야에 대한 일괄적인 제재 철회와 더불어 회원국들의 행정적인 지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한국 정부 역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절차의 간결화와 함께 한국 인도적 지원 단체들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p> <p> </p> <p><a href="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27180&quot; rel="nofollow">*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 >></a> </p> <p> </p> <blockquote> <p>[연재 기사 보기] </p> <p><strong>①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실상은 이렇다</strong></p> <p><a href="http://bit.ly/2VIQgM7&quot; rel="nofollow">② 독일 통일의 혼란을 줄인 비결, '이것' 덕분이었다</a></p> <p><a href="http://bit.ly/2Z4XFrr&quot; rel="nofollow">③ 북한이 양보할 거라고? '제재만능론'은 틀렸다</a></p> </blockquote></div>
목, 2019/04/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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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9일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평화협정 이행의 당사자인 아프가니스탄은 배제된 '반쪽 합의'라는 점에서 태생적으로 불안정한 합의였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의 반대로 이번 평화협상에 참여하지 못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그간 직접 협상을 거부해왔다. 반면 아프간 정부는 협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에, 아프간 정부가 이행해야 할 합의 내용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탈레반은 협정 이틀만에 아프간군에 대해 공습을 감행했다.  탈레반 포로 수천명을 이번 주내 석방하기로 한 합의 내용을 아프간정부가 거부하고 있다는 이유다. 체면이 구겨진 미국은 바로 다음날인 지난 3일  탈레반에 보복공습을 가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의 지도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전화통화를 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 지도자와 통화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오늘 탈레반 지도자와 통화했다. 우리는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우리는 더는 폭력이 없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우리는 폭력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평화협정 서명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탈레반 지도자의 통화도 이뤄졌지만, 평화협정이 제대로 준수돼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이들은 드물다. 그 배경과 전망에 대해 김재명 국제분쟁전문기자가 기고를 보내왔다.<편집자>


미국-탈레반, 18년만의 평화협정...합의인가 쇼인가

[아시아 생각] “트럼프는 아프간에게 사과하고 떠나야”

 

김재명 / 국제분쟁전문기자

 

"거리엔 많은 전쟁고아가 폐품을 주우러 다니고, 전쟁미망인들이 누더기 부르카를 쓴 채 이슬람 사원 앞에 늘어앉아 동냥하고 있다. 전쟁 부상자들과 난민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이웃 파키스탄이나 이란에서 돌아온 난민들 가운데 상당수는 옛집이 전란으로 파괴된 상태라 또다시 천막살이 신세다. 난민촌의 풍경은 을씨년스럽다. 천막 둘레에 흙담을 둘러찬 기운이 스며드는 걸 막을 정도로 옹색해 보인다." 

 

위에 옮긴 글은 18년 전인 2002년 봄 아프가니스탄에 처음 갔을 때 썼던 기사이다. 참으로 아주 오래전의 일로 느껴진다. 그런데 그 오랜 시간을 아프간 사람들은 전쟁 속에 지내왔다니... '전쟁의 신'이 있다면, 아프가니스탄은 바로 그 전쟁의 신에게 저주받은 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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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 도하에서 미-탈레반 사이의 평화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아프간 시민들. ⓒ로이터=연합

 

 

40년 전쟁에 멍든 아프가니스탄

 

지난 4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을 읽는 코드는 파괴와 살육, 그리고 절망이다. 정확히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고 다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1980년대 10년 동안은 옛 소련군이 이곳에서 전쟁을 벌였고, 소련이 물러난 뒤인 1990년대 전반기에는 지방 군벌들끼리 수도 카불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내전을 벌였다. 그 내전의 최종 승자가 바로 '탈레반'이란 이름 아래 총을 들고 뭉친 젊은 이슬람 신학생들이었다.  

 

2001년 9·11 테러로 아프가니스탄에는 또다시 전쟁의 회오리가 불었다. 9·11 테러의 보복으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근거지를 쳐부수고, 빈 라덴을 보호하던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탈레반은 게릴라전을 펴며 미군과 친미 아프간 정부군을 괴롭혔다. 이들은 이슬람 민중들의 반미 정서를 바탕으로 국토의 70%를 장악할 정도로 세력을 넓혀갔다. 그래서 '신(新) 탈레반'이란 이름을 얻었다.

 

 

'테러와의 전쟁' 비용 6조4천억 달러 

 

미국을 가리켜 흔히 '전쟁국가'라 한다. 20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전쟁을 치른 국가이고, 21세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엔 특히 '역사상 가장 오랜 전쟁'을 펴온 아프간이 골칫거리다. 미국은 지난날 '베트남 수렁'에 이어 18년 동안 '아프간 수렁'에서 헤어 나오질 못해왔다. 미군 전쟁사망자는 늘어만 가고 전쟁 비용도 베트남 전쟁 비용을 훌쩍 넘어서 천문학적 수준이 됐다.  

 

미 브라운대학교 왓슨연구소가 꾸준히 집계해온 '전쟁 비용'(costs of war) 프로젝트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년 동안 밀어 부쳐온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에서 무려 6조4천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출했다. 이 가운데 미 국방부의 '해외 비상 작전' (부시 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을 오바마 행정부가 바꾼 이름) 지출이 1조9,599억 달러, 미 국토안전부(DHS) 지출이 1조540억 달러이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이는 전쟁으로 2조 달러 가까운 고비용을 지출한 셈이다.

 

 

이런 천문학적인 지출은 당연히 미국 재정적자를 가중하는 주요인이다. 따라서 21세기 미국의 대통령들은 어떻게 아프간 수렁에서 빠져나올까, 이른바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짜느라 머리를 싸매야 했다. 조지 부시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오른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의 사실상 대선 공약 1호는 '아프간 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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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메이 칼릴자드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특사(왼쪽)와 탈레반 공동창설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2월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18년여에 걸친 양측 간의 무력 충돌을 끝내기로 하는 평화합의서에 서명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

 

 

'아프간 수렁'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미국

 

오바마는 취임 초기 미 군부 장성들에게 "언제 어떻게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명예롭게 철수하겠다는 출구 전략을 내놓으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결론을 내지 못해 회의는 수십 차례나 거듭됐고 오바마의 측근들과 장군들 사이에선 정책 충돌을 넘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오바마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숫자를 줄이려 애썼지만, 취임 초기인 2009년 봄 3만 명의 병력을 더 보내 10만 명으로 늘렸다. 그래도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전임자인 부시가 싸지른 똥을 치우느라 애만 썼던 오바마는 끝내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그동안 미군 사망자 수는 약 2,440명, 전쟁 비용은 약 2조 달러에 이르렀다.

 

오바마와 마찬가지로 트럼프도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리곤 지난 18개월 동안의 씨름 끝에 마침내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 평화 합의가 2월 29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이뤄졌다. 미국의 협상대표 잘메이 칼리자드, 탈레반 협상대표 압둘 가니 바라다르, 두 사람이 서명한 평화 합의서는 "탈레반은 무력 행위를 그치고, 아프간 파병 미군은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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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란으로 파괴된 카불 궁전. 아프간의 시급한 과제는 오랜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국가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다. ⓒ김재명

 

 


미국과 '아프간 이슬람 토후국'의 합의

 

이른바 '도하 합의'라 일컬어지는 평화 합의서는 지난 18개월 동안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빛을 보게 됐다. 이 합의의 서명 당사자는 미국과 탈레반. 합의서에는 '탈레반'이 그동안 자신을 불러온 대로 '아프간 이슬람 토후국'(Islamic Emirate of Afghanistan)을 함께 썼다. 탈레반을 하나의 국가로 대우한 셈이다. 지금은 세력이 크게 약해진 이슬람국가(IS)와 마찬가지로, 탈레반의 '아프간 이슬람 토후국'은 지금껏 미국은 물론이고 국제연합(UN)에서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총 3부로 이뤄진 합의서의 내용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아프간 영토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에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다. 둘째, 모든 외국 군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14개월 안에 철수하기로 한다. 셋째, '아프간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는 2020년 3월 10일부터 아프간 정부와 내부 협상을 벌인다. 넷째, 이 내부 협상에서는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휴전과 함께 향후 아프간의 정치 로드맵(political roadmap)에 대한 합의를 끌어낸다.  

 

앞의 두 전제조건(적대행위 중지, 외국군 철수)에 따라, 아프간 친미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휴전 협상과 정치 협상을 통해 새로운 아프간 정부의 틀을 짜게 되는 셈이다. 이 협상안에는 외국 병력뿐만 아니라 지금 아프간에 머무는 외국 국적의 민간계약자들(보안회사 직원 포함), 훈련 교관, 고문관, 그리고 기타 민간인들까지도 14개월 안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기로 돼 있다.  

 

 

합의서 제3부, 미국의 아프간 불개입 명시 

 

합의서 제1부는 미국이 취해야 할 좀 더 구체적인 조치를 담고 있다. △미군 병력을 135일(4개월 보름) 안에 8천 6백 명으로 줄이고, 5개 군사기지에서 철수하고, △그 뒤 9개월 보름 안에 나머지 군사기지에서 병력을 완전히 철수한다. △미국은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사이의 협상이 시작되는 시점인) 2020년 3월 10일까지 5천 명의 탈레반 포로와 1천 명의 비(非) 탈레반 포로(알 카에다 요원 등)를 석방하고, 그 뒤 3개월 안에 나머지 모든 포로를 석방한다. △풀려난 포로들은 미국에 대한 적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아프간 정부-탈레반 사이의 평화협상이 벌어지면 2020년 8월 27일까지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철회한다. △미국은 아프간의 영토적 통합과 정치적 독립을 위협하거나 무력 사용을 삼가고, 아프간 국내문제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는다. 

 

합의서 제2부는 탈레반이 취해야 할 조치를 담고 있다. △탈레반은 알 카에다를 포함한 어떤 조직원도 아프간 영토 안에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탈레반은 아프간 내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군사훈련이나 충원, 모금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 △탈레반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자들에게 비자, 여권, 여행 허가를 비롯한 서류를 발급하지 않는다. 

 

끝으로, 합의서 제3부는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다 이 평화 합의안을 보내 효력과 이행을 보증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고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내부 협상에 따라 세워질 차기 아프간 정부에 대해 미국은 경제 지원을 할 것이며 아프간 국내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과연 평화가 올까, 회의적인 시각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합의서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아프간 국민들은 거리에 나와 춤을 추며 기뻐했다. 미국과의 전쟁 18년, 멀리 소련과의 전쟁을 치른 1980년부터 꼽아보면 40년 세월을 전쟁 속에 살아온 사람들이니 그럴 만하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는 미군은 약 1만 2천 명. 아프간에 평화를 가져오고 미군 철수를 가져올 이 합의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먼저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사이의 평화협상이 제대로 이뤄질 것이냐다. 탈레반은 카불의 친미 정부를 가리켜 '워싱턴의 꼭두각시 정부'라고 비난해왔다. 미국은 탈레반과의 협상에서 아프간 정부를 철저히 제쳤다. 평화협상 테이블에서 아프간 전쟁의 주요 행위자 가운데 하나인 아프간 정부를 부르지 않은 '반쪽 합의'이다.

 

아프간 정부는 평화 합의서에 미국이 탈레반을 '아프간 이슬람 토후국'으로 표기한 것도 불만이다. 카불 정권의 지도자인 아시라프 가니 대통령이 "평화합의서에 담긴 탈레반 포로 석방을 거부하겠다"고 반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프간 정부가 빠진 평화안은 그래서 '미완의 평화'라는 지적을 받는다. 

 

미군 철수 뒤 아프간 치안이 더욱더 어지러워져 평화가 찾아오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아프간 정부군의 힘이 탈레반을 누를 만큼 강하지 못한 탓이다. 지난 1973년 1월의 파리평화협정으로 미군이 베트남에서 철수한 2년 뒤 수도 사이공(호찌민)이 함락당한 역사적 사례처럼, 수도 카불이 머지않아 탈레반에게 점령당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또 하나 아프간 평화를 위협하는 잠재적인 세력은 미국의 군수 산업체와 여기에 딸린 어둠의 집단들이다. 전쟁이 나야 호황을 누리는, 그래서 '피를 먹고 산다'는 말까지 듣는 것이 군수업체들이다. 이들에게 자금 지원을 받는 정치권과 언론계, 학계, 미 군부 안의 매파를 아우르는 이른바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 세력은 평화보다는 전쟁 쪽이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 치적'을 내세울 트럼프가 막상 대선에서 승리하면, 합의서를 뒤집고 아프간 개입과 탈레반 공세를 늘릴 것이란 우려스러운 추측마저 나온다.

 

 

미국이 져야 할 아프간 전쟁 책임  

 

끝으로 짚어볼 문제. 다름 아닌 아프가니스탄이 그동안 겪어온 고난에 대한 미국의 책임이다. 미국이 아프간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것은 21세기 들어서 9.11테러를 당한 뒤뿐만이 아니다. 지난 1980년대에 10년 동안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른바 대리전쟁(proxy war)을 벌였다. 냉전 체제 아래서 소련을 상대로 한 대리전쟁이다. 미국이 대리전쟁의 도구로 사용한 인물 가운데 하나가 오사마 빈 라덴이다.  

 

아프간 현지 취재 때 만났던 전 카불대학교 교수 아지즈 아마드 파니시리(지정학 전공)의 말을 옮겨보자.  

 

"아프가니스탄의 지정학적 특징이 오늘의 비극을 불렀다. 아프간은 오래전부터 옛 소련에게 인도양으로 통하는 회랑이라는 점 때문에 이를 막으려는 미국, 그리고 파키스탄과 이란 사이에서 각축전의 대상이 돼왔다. 아프간을 지배하려는 주변 열강들의 야심이 아프가니스탄을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희생시켰다" 

 

 

오사마 빈 라덴, 미 대리전쟁의 도구  

 

파니시리 교수의 분석대로, 아프가니스탄을 전쟁의 화염 속으로 몰아넣은 것은 외부 요인이 매우 크다. 아프간은 미국과 소련을 양축으로 한 지난 냉전체제의 희생자라 볼 수 있다. 아프간에서 미국은 옛 소련을 약화하기 위한 대리전쟁을 폈다. 마치 1960년대 베트남에서 옛 소련이 북베트남에 무기를 대줘 미국을 괴롭히는 대리전쟁을 펼친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은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을 통해 무자헤딘들에게 무기와 달러를 공급, 소련 점령군에 맞서도록 부추겼다. 그때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인물 가운데 하나가 오사마 빈 라덴이었다. 옛 소련 참전 군인들은 10년에 걸친 전쟁 끝에 6만 5천 명의 사상자만 내고 1989년 퇴각했다. 

 

뒤이어 소련이 작은 공화국들로 분해됨으로써 동서 냉전이 끝났다. 아프간의 전략적 가치가 없어지자, 그곳은 미국으로부터 버려진 땅이 됐다. 그 힘의 공백 속에서 각 무장 세력들끼리 다시 내전을 벌였고, 빈 라덴은 내전의 승자인 탈레반 정권의 비호 아래 9·11 테러 공격을 기획했다. 9·11 테러의 총연출자 오사마 빈 라덴이 1996년 이래 아프간 땅에 근거지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무관심에서 비롯됐다.

 

아프간 현지 취재 때 만났던 그곳 지식인들은 "9·11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미국은 여전히 팔짱만 낀 채 아프가니스탄 내전을 구경하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을 곱지 않은 눈길로 바라봤다. 카불대학교 아지즈 라흐만드 교수(역사학)는 "1989년 소련군이 물러나자, 미국도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고 전후 복구를 위한 재정 지원조차 외면했다. 그 결과는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아프가니스탄 내부 군벌들의 무자비한 각축전이었다. 그 승자가 바로 탈레반이었다. 미국은 이런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나름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4만 명 민간 희생자, "미국은 사과하고 떠나야 한다" 

 

9.11 테러 뒤 미국이 벌인 아프간 전쟁으로 미군 2,400명이 죽었다고 하지만 아프간 민간인 희생자는 4만 명에 이른다. 9.11 테러 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외교적으로 압박해 오사마 빈 라덴을 국제법적으로 처벌했다면 일으키지 않아도 될 전쟁에서 지금도 살아있을 생목숨들이었다. 그뿐 아니다. 아프간 국토는 미군의 거듭된 폭격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따라서 미국은 희생자와 그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있게 아프간을 떠나야 한다.

 

미국이 져야 할 책임이란 곧 전쟁 희생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국가재건을 위한 지원이다. 지난날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진 해묵은 빚을 이제 국가 재건이란 측면에서 물질적으로 갚아야 마땅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극히 당연한 요구를 트럼프가 진지하게 받아들이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는 아프간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럴 요량으로 '2.29 도하 평화 합의'에서 아프간 국가 재건을 위한 물적 지원을 문서로 선뜻 약속했다. 하지만 그저 원칙적인 약속일뿐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미국의 출구전략만 있을 뿐 아프간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모든 것을 돈으로 따져 계산하는 트럼프의 평소 인물됨으로 미뤄 보면, 나중에 어떤 구실을 대서라도 그 문서를 휴지처럼 구겨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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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0/03/0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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