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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포럼] 다중격차, 대한민국 불평등 구조의 새로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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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포럼] 다중격차, 대한민국 불평등 구조의 새로운 이름

익명 (미확인) | 월, 2016/09/19- 11:24

 

참여사회포럼: 전환

다중격차, 대한민국 불평등 구조의 새로운 이름

 

시간: 2016년 9월 19일(월) 오후 7시

장소: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

주최: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

 

사회

윤홍식 참여사회연구소 소장(인하대 교수)

 

발제

전병유 한신대 교수, 한신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단장

황규성 한신대 연구교수, 한신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

 

20160919_참여사회포럼(다중격차)

 

※ 9월 19일 참여사회연구소는 "[참여사회포럼: 전환] 다중격차, 대한민국 불평등 구조의 새로운 이름"을 실시했습니다. 한신대 공공정책연구소에서 지난 5년 동안 진행한 '다중격차'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공식 학술발표 자리는 아니었기 때문에 발제문을 대신하여 이날 포럼의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이기찬 참여사회연구소 간사, 속기: 김윤희, 심명진 자원활동가)

 

주요 내용 요약

□ 황규성, ‘한국의 다중격차’

○ ‘다중격차’

△ 다중격차의 개념

- 새로운 용어/이름이지만 포럼 참석자들에게 아주 새롭지는 않을 것
- 지난 5년 동안 개념 정의 노력
- 불평등은 다차원으로 존재: 소득, 자산, 주거, 교육, 건강 등
- 이 개별적 불평등이 중첩되고 있음
- 개별적 불평등이 아닌 다중격차라는 용어·개념을 사용하는 다차원적 불평등이 체계적으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
- 각각의 불평등이 내재적인 관계를 맺고 다른 불평등의 요인으로 들어옴
- “다양한 불평등 영역이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강화시켜 개별 불평등의 작동방식과는 독립적인 작동방식을 갖춘 불평등의 특수한 형태”
- 개별적 불평등은 독자적 작동방식, 고유한 문법이 있음

 

△ 다중격차 개별 범주의 상호작용 및 작동방식
- 다중격차, 즉 개별적 불평등의 상호작용의 유형에는 3가지(조응, 증폭, 변환)가 있음
- 조응은 1대1 대응관계로 그대로 연결되고, 증폭은 어느 영역의 불평등도가 1단위 증가했을 때 상호작용하는 불평등 영역이 2단위 증가하고, 변환은 어느 개별불평등의 문법이 자체적으로 확장력을 가져서 다른 불평등 영역에 침투해 구성요소가 되어 버리는 것
- 소득(불평등)과 교육(불평등)의 관계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 원래 교육불평등, 쉽게 말해서 수능성적의 차이(불평등)는 지적 능력과 함수 관계를 가지는 것이 정상적. 하지만 소득이 교육불평등의 문법(작동방식)에 내재적 요소가 되어 작동하고 있음 
- 조금 복잡한 사례는 자산과 주거. 고금리 시대에 다주택 소유자는 전세를 통해서 자산을 증식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월세로 전환해 저금리로 인한 자산소득의 감소분을 벌충. 즉, 자산과 주거가 각각 독립적인 문법이 아니라 이자율과 전월세 시장이 상호작용하면서 자산불평등의 문제와 자산불평등의 문제가 얽혀서 나타난다는 것

 

△ 다중격차의 동학
- 이러한 다중격차가 구조화(해체하기 어려운 단단한 짜임새를 갖추어 견고하게 굳어지는 현상)되면서 나타나는 특징은 3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음. ⅰ) 이익구조의 변경과 ⅱ) 기회구조의 재편의 경우, 위의 사례로 설명하면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예금하는 것보다 월세가 유리한 구조가 되고(이익구조의 변경) 이를 세입자에게 요구. 세입자는 순응, 타협, 저항(사실상 불가능)의 선택지가 가능. 다주택 소유자와 세입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구조가 열리는 것. 물론 현실적으로는 다주택 소유자를 위한 기회구조(권력구조). 그리고 이런 구조에 기대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많은 이익을 주고 재강화시킨다면 사람들은 (당연히 기득권계층) 여기에 편승하기 마련이고 이것이 바로 다중격차 ⅲ) 수확체증의 실현임. 
- 다중격차의 공간적 재생산은 다중격차의 문법에 따라 작동하는 불평등의 영역이 확대되는 것이고, 시간적 재생산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세습)
- 이러한 다중격차는 환원불가능성을 갖는데 회복/해결할 수 없다기 보다는 과거의 방법으로 일률적 단선적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 (2000년 4월 헌법재판소의 ‘과외 금지’ 위헌으로 적절하지는 않지만) 쉬운 예로 교육불평등 문제는 이제 ‘사교육 금지’ 하나로 풀 수 없음. 만에 하나 금지시킨다고 해도 사교육 시장 종사자들의 실직(실업)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 
- 이렇게 다중격차가 구조화되면 풀기 어려워짐

 

△ 과제
- 다들 인지적으로 체감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개념화는 거친 편
- 개별적 불평등이 언제부터 다중격차로 넘어갔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등에 대한 역사적 연구가 필요
- 한국의 민주주의는 다중격차에 대응할 수 있는가?(정치), 한국의 경제구조는 어떻게 다중격차를 낳았는가?(경제), 노동, 복지, 젠더 등 사회적 차원은 다중격차와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가?(사회), 영역으로 나누어 분절적인 접근을 통한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가?(정책) 등에 대한 성찰, 연구가 필요
- 일단은 문제의식을 널리 공유할 필요


□ 전병유, ‘한국의 불평등과 정책 과제’

○ 한국 불평등의 특성

- 소득분포의 불평등도, 양극화, 이중화, 세습자본주의, 지대추구 등 많은 불평등의 문제가 있는데 무엇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지 여전히 고민중. 어떤 맥락에서 어디에 초점을 두고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정책도 달라지기 때문
- 어쨌든 기본적 데이터로 보면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불평등(소득불평등, 가구소득 지니계수, 상대빈곤율 등)이 증가(Great U-turn)
- 가계소득불평등에서는 특히 임금불평등이 주요인
- OECD 기준으로 임금불평등에 비해서 가계소득불평등은 낮은 편인데 저소득가구는 맞벌이 등 가족구성원 다수가 (저임금) 노동시장에 참여해 부족한 소득을 벌충하기 때문
- 주원인은 글로벌화와 중국과의 교역확대, 외환위기, IT 기술변화 등으로 설명

 

○ 민주정부의 역설(?)과 2008년 이후 불평등 지수의 정체/완화

- 외환위기 이후 2008년까지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2008년 이후 감소하는 경향을 보임. 분명한 평가가 필요
- 재분배를 통한 불평등 해소는 개선된 것이 사실. 지니계수 개선율(시장소득 지니계수 - 가처분소득 지니계수)이 상당히 증가(2015년 11.8%. 그러나 OECD 평균인 약 20%에는 크게 미달). 재분배 정책 역시 지속적으로 개선중
- 민주정부 10년 동안 시장경제에 대한 정부의 제어능력이 부족했다는 것과 왜 불평등이 높아졌는지에 대한 지적과 연구, 토론이 있어야 한다. 

△ 2008년 이후 불평등 지수의 정체/완화 이유
- 전체적인 큰 흐름에서 중국과의 교역의 불평등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임
- 2000년대 초반부터 대중 무역의존도가 굉장히 크게 증가했고 제조업 고용은 급감. 그러나 2008~9년 이후에는 제조업 고용이 늘고 대중 무역의존도는 하락

 

○ 양극화(polarization)와 이중화(dualization) 

- 양극화와 관련, 중산층의 붕괴와 상위 1%와 10%의 소득점유율 증가가 많이 논의
- 우리의 경우에도 상위 1%와 10%의 소득점유율이 2000년 이후 뚜렷하게 증가
- 이중화와 관련,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의 격차도 있고 정규직 사이에서도 규모 간의 격차가 존재. 전체 노동자 평균에 비해서 정규직은 7~8%, 300인 이상 대기업 정규직은 18~20% 임금프리미엄이 있는 것으로 추정
- 이중화는 양극화와 달리 재분배가 아니라 법·제도와 관련. 즉 정치의 문제가 존재

 

○ ‘세습자본주의’

- 피케티의 주장은 자본수익률(γ)이 경제성장률(ɡ)보다 높기 때문에 소득에 비해 축척된 부의 크기(소득 대비 자본 비율 β)가 커지게 되고 그 결과 자본에 대한 분배율(자본분배율 α) 또한 커진다는 것. 이를 세습자본주라 명명
- 피케티의 분석(예상)은 선진국의 경우 향후 γ=4~5%, ɡ=1.5%
- 한국의 경우, 현재 자본수익률(γ)이 높은 편인데 현재 γ=4.5~6.5%, ɡ=3% 전후로 앞으로는 더 낮아질 것
- 결국 우리도 노동소득을 통한 소득불평등을 완화, 다른 표현으로 하면 교육을 통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즉, 한국도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지면서 세습자본주의로 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
- 피케티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우 소득 대비 자본 비율(β)이 700%. 한국도 여러 지표로 계산해도 700%를 상회하는데 (과거에는 높은 저축률 때문이었고)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 탓이어서 일시적이라는 분석도 있음
-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계산한 한국은행의 자료를 보면 2001년까지는 경제성장률이 자기자본순이익률보다 높은 경우(연도)가 훨씬 많지만, 2002년부터는 계속 자기자본순이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서 피케티가 말한 경향성이 보임 
- 자산불평등의 경우, OECD 중간 정도인데 이렇게 ‘낮게’ 나온 이유는 실태조사로 파악되지 않는 자산이 약 1200~1300조로 추정되고 이의 대부분은 고자산계층이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임 (아직 객관적 숫자로 증명된 것은 아님)

 

○ 지대추구와 불평등

- 지대추구행위는 기득권집단이 권력을 이용하여 법과 제도를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이득을 추구하는 행위 
- 불평등 문제는 글로벌화와 중국과의 교역확대, 외환위기, IT 기술변화(혁신) 등으로 설명하기에 불충분
- 노동에 대해 기업의 권력이 너무 커서 합당한 몫 이상의 이익을 챙기고 있음
- 이자율(금리)보다 이자율 대비, GDP 대비 기업 이익률(기업이윤)이 차지하는 비율, 격차가 커진다는 것
- 일반적으로 금리보다 기업이윤이 높은 것은 시장의 힘이 아니라 기술혁신으로 설명. 그러나 기업이 너무 큰 이윤을 가져가고 있고 이것은 지대추구의 힘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음
- 부동산 소유에 따른 임대 및 매매차익 소득 역시 2013년 기준 최대 약 65조로 추정(이병희 2016). 그러나 국세청 통계에서 2013년 현재 10조원만 파악되고 있음
- 주요 대기업 임원 연봉이 근로자 평균임금의 100~200배 초과. 근로자평균연봉 3281만원, 중위연봉 2500만원(2015년)이며 대기업 정규직 평균연봉은 6544만원(소득상위 9.5%)

 

○ 한국의 임금주도 성장체제의 특수성

- 근래 소득주도성장이 많이 언급
- 한국의 경우, 노동분배율을 높이면 소비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시장(기업)에서 비정규노동, 외주하청을 늘려 수출을 하는 경로(경향)
- 노동분배율을 높이는 것보다 자동화, 외주화를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
- 한국은 1980년대 중반까지 소득주도 재분배(내수주도 성장체제)를 해왔지만 이는 지속불가능. 이는 생산시스템의 문제 때문으로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대대적으로 복잡한 조정을 하는 것을 회피
- 지나친 자동화, 모듈생산, 중국에 대한 손쉬운 의존을 선택
- 임금과 생산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 능력 부족
- 1990년대 이후 금융과 자산에 대한 통제력 약화 등

 

○ 몇 가지 해결책

- 장기적으로는 재분배 강화가 필요하고 옳은 방향
- 소득분배구조와 시장구조 개선도 함께 필요 
- 현재 한국 현실에서는 최저임금정책이 가장 중요하고 강력해 보임
- 최저임금 인상 관련 양대노총의 주장도 중요하지만 개별 기업/노조에서도 노력을 해줘야 
- 최저임금 인상의 경우, 사실 부담이 작지 않은 편.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 저임금업종(사회, 개인, 유통 서비스 등)에서의 물가상승 등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
- 모든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형태의 최저임금 인상 방안이 필요. 이런 부분을 참여연대에서 고민하면 참신한 전락이 나오지 않을까?
- 연대임금정책 역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으나 대기업 정규직의 (임금)양보 방식의 연대임금정책(사회연대정책)은 한국 현실에 맞지 않음. 상위 1% 문제와 지대추구행위 해소가 전제되어야 가능
- 대기업 정규직의 기업수준에서 (해당 분야/현장에서의) 미시적 연대의 노력을 사회적으로 촉구하고 지원하는 것은 가능
- 이런 노력을 촉구하는 캠페인, 역할을 참여연대에서 하는 것은 바람직할 듯


□ 질의응답 및 전체토론

○ 교육비 등 한국 특유의 가계 소비지출 문제

- 교육비, 주거비 등 한국 사회 특유의 가계 소비지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가계소득이 증가한다고 해도 해결이 어려움 
- 중산층들도 교육비, 특히 지역의 경우에는 자녀의 수도권 소재 대학 진학시 ‘유학’ 비용까지 더해서 불만, 문제의식이 높고 변화를 희망
- 다중격차 구조에 있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지적이 필요하다. 
☞ 동의. 물가, 공공요금 등은 비교적 잘 관리하고 있지만 교육, 주거 관련 비용은 큰 문제
☞ 다중격차라는 것도 소득(불평등)과 교육(불평등), 주거(불평등) 문제를 같이 보는 것

 

○ 다뤄야할 영역/아직 다루지 못한 분야

- 젠더, 이주(민)
-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 신분상승 등
☞ 개발연대 시기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 신분상승뿐만 아니라) 소득창출 등으로 ‘해소’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90년대 중반 이후 약화되었다고 생각
☞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교육과 소득창출 기회를 연계시키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물론 의문
- 부동산 문제와 부동산과 연계된 중여 및 상속의 문제도 매우 심각
- 예를 들면, 상가의 경우 공시지가합계가 40억을 넘지 않으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 공시지가와 실거래가가 원래 차이가 나는데다 소위 서울 중심부의 전통적 ‘알짜배기’ 상가는 거래 자체가 없기 때문에 실거래가 반영률이 낮아서 그 차이가 더 큼. 게다가 거래가 활발한 서울 변두리 상가는 반영률이 높아져서 해당 소유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이 세금이 부과되고 이는 고스란히 임차인에게 전가

 

△ 자산기반 복지의 문제 (주택연금 등)
- 자산기반 복지와 관련 주택연금의 경우에도 여러 문제들이 있음. 예를 들면, 주택연금의 경우 주택 가격에 따라 수령액이 다른데 30년 전 처음 사회에 나와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의 주거지에 따라서 현재 집값이 차이가 나고 이는 주택연금 수령액에도 영향을 미침. 70세를 기준으로 강원도 어느 도시에서 평생 일한 사람은 64.8만원을(주택 가격 2억원 기준), 서울에서 평생 일한 사람은 194.4만원(주택 가격 6억원 기준)을 매월 수령(한국주택금융공사, 종신지급방식, 정액형, 2016.2.1. 기준). 이것이 과연 사회정의나 형평성 차원에서 옳은 것이냐?
- 주택연금이 소위 ‘재테크’, ‘세테크’, ‘편법 증여’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함. 60세 이상 1주택 소유 또는 보유주택 합산가격 9억원 이하가 가입자격인데 소득이 안정적이고 연금까지 보장된 중산층, 공무원들도 가입해 재산세를 낮추면서 매달 들어는 수령액(현금)을 그대로 자녀들에게 증여하는 사례도 있음

 

○ 공유자산 

- 상속세, 증여세 회피 문제와 대응(조세정의)도 중요하지만 공유자산 개념을 적극 소개,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
- 미국도 1800년대 중반에 공유자산운동이 있었고 싱가포르의 경우 공공재 공급이 잘 되는 이유 중 하나는 토지가 거의 국유화되어 있기 때문
-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각자도생으로 개인이 자산을 형성했기 때문에 공유자산 개념이 희박
- 공유자산 관련 과거 참여연대의 국민생활최저선 확보운동(‘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운동’)에 버금가는 고민과 준비(활동)를 해보면 어떨까?

 

○ 주거 문제

- 해방후 농지개혁(토지개혁)의 역사적 교훈
- (소송 관련 최근 다시 한 번 실질적으로 확인한 것인데) 1968~1970년 대기업 입사 5년차 월급을 기준으로 약 40개월(3년 4개월) 정도가 서울의 신축주택 가격. 지금은 전국 기준 평균가격이 3억 30만원, 서울 기준 5억 1,091만원으로 대기업 정규직 평균연봉(6544만원, 소득상위 9.5%)을 기준으로 하면 대략 4년 7개월(전국 기준)에서 7년 9~10개월분(서울 기준)을 모아야 함. (근로자평균연봉 3281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대략 9~15년분을 넘게 모아야 함)
- 노태우정권은 주거를 공적으로 관리. 어떻게 보면 노태우정권이 단군 이래 개혁, 사회공공성 분야에서 최고의 정권
- 소득이 아무리 늘었다고 하더라도 자산,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역산을 하면 오히려 소득은 감소한 것
-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등 주거와 같이 가장 기본적인 것들까지 다 시장으로 던져졌는데 이것을 어떻게 제자리로 가져다 놓을 것인지 고민이 필요
- 이명박정권, 박근혜정권을 탓할 문제가 아님. 공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진영논리로는 해결이 안 됨. 이 부분을 공론화하고 이 탄식과 분노를 어떻게 조직할 것인지 고민해야. 시민의 삶이 노예화되고 있음 


□ 정리 및 강조

○ 더 이상 ‘관리 불가능’ 불평등

- ‘다중격차’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지만 지적하셨듯이 불평등은 예전부터 존재. 그러나 과거와 불평등 양상이 질적으로 달라졌음. 잠정적으로 97년을 분기점이라고 하면 그 이전과 이후는 불평등의 관점으로 보면 확연한 차이
- 과거에는 불평등이 이렇게 심각한 이슈가 아니었음. 정치적 불평등, 민주주의의 문제가 더 심각, 시급. 경제적 불평등은 나름의 관리 방식이 작동. 바로 경제성장. “엘리베이터 효과”로 개인간 격차가 존재하고 심화되더라도 전반적으로 구성원 대다수의 생활수준이 향상
- 그러나 97년 이후에는 양상이 변화. 누구는 올라가고 누구는 내려간다! (극소수를 제외하고) 어느 누구도 생애주기의 어느 한 지점에서 ‘탈락’하면 다시 올라가는 것을 보장할 수 없음
- 다양한 영역의 불평등이 촘촘하게 얽혀 있고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불평등이라는 점에서 ‘다중격차’라는 개념을 제시
- 첫 5년의 연구결과로 기존 연구, 분석과 완전히 다른 지점을 짚어주거나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한국의 (특수한 시장, 재벌, 중소기업, 노동, 복지 등의 조건과 서유럽과 역사와 경로가 다른 점 등) 여러 불평등과 모순이 어떻게 중첩되어 있는지, 재벌지배구조와 약한 복지제도의 결과(문제)를 숫자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
- 오늘 발표는 소득 위주로 했고 마침 토론에서 부동산 및 주거비용 문제도 지적하셨듯이 (최근 벌어진 소득불평등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자산이 취약한 것이 큰 문제. 우리랑 상당히 유사한 싱가포르의 경우 그래도 생활수준이 우리보다 나은데 공교육과 주거 공공성 부분이 받쳐주기 때문(교육비, 주거비 지출이 크지 않음)
- 한국은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자산 기반이 너무 허약하고 자산 불평등 역시 너무 심각

 

○ 다루지 못한 문제/더 연구해야 할 부분

- 일자리와 기술의 사회적 관계
- 또 지적하신대로 후기산업사회 이후 정보화사회와 그 생산방식에 대응하는 고민은 충분히 하지 못했음
- 자산과 복지의 관계도 양면성이 있고 나라별로 달리 나타나는 만큼 보다 면밀히 연구할 필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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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논쟁이 한참이다.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 잘사는 경제’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집권 5년간 178조의 재정을 복지와 일자리 등에 투입하겠다면서도 세금을 올리는 일은 없다던 입장에서 벗어나, 문재인 정부가 이제야 증세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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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부자증세’ ‘서민감세’를 기조로한 문재인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이 발표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7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출처: http://www.news33.net/)

아직도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며 옹이를 부리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는, 증세에 가장 적극적인 정의당 그리고 기본적인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바른정당’과 ‘국민의 당’ 등의 입장을 고려해보면, 미세한 내용과 항목에서 약간의 조정을 거치겠지만 중세법안에 대한 국회의 입법과정은 무난히 이루어 질것으로 예상된다.

‘찔끔 증세’ …본격적 증세 논의 나서야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다 보면 증세라는 표현이 가소로운 수준으로, 세율의 미미한 조정을통해 연간 5-6조의 세금을 더 걷어들이면서 겨우 GDP 기준 약 0.3-0.4%의 조세부담률 증가가 있을 뿐이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증세정책에 이름을 공모하겠다던 집권당의 멘트는 한마디로 한심스럽고 애처로운 해프닝이다.

증세에 관한 문재인 정책을 평가하자면, 연간 35-40조 수준의 필요한 추가 재정을 포플리즘에 빠져서 자연 증가분에 기대하고 안이하게 기존의 재정을 알뜰히 살펴서 해결하겠다는, 마치 나무에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기회주의적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운용에 대한 장기적 비전과 철학도 없이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땜질 방식으로 처방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자고로 조세정책은 국가의 근본이고 정권의 성격을 담보하는 기조적 방향이다. 국무회의에서 몇명의 장관과 논의하고 집권당 대표가 던지는 한마디로 이루지는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보다 깊고 넓게 다양한 의견과 검토를 거치되 정권의 의지와 시대적 흐름을 담대하고 결기있게 담아냈어야 했다.

다만 박근혜 탄핵 이후 짧은 시간에 정권교체가 이루어 지는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는 점과 수구적 집단이 국회를 점하고 있다는 현실에 대해서는 일단의 이해를 갖는다.

‘불평등 해소’는 문재인정부의 시대적 과제

소비구매력 수준이 3만불을 훨씬 넘은 경제강국 한국사회의 수치이자 최대의 과제는 한국 사회를뒤덮고 있는 개별화된 불안이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 청년 일자리, 노후빈곤, 비정규직, 자영업 쇠락, 불황, 실업걱정 등 나열된 단어에서 예시하듯이 결국은 적정한 삶의 지속적인 조건이 흔들리면서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심각한 불안감이다.

문제는 검은 구름처럼 한국사회를 덮고 있는 전반적인 불안감을 국가 기능의 결핍으로 인하여 정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감당할 재정능력이 부족하여, 국민 각 개인의 수준에서 해결하고 처리해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이해의 첨예한 충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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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IMF의 ‘아시아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소득 불평등이 큰 나라이다. (이미지 출처: http://sixfy.tistory.com/134)

예컨대 아무리 뼈 빠지게 일해도 가난을 못 벗어나는 것은 자신이 무능한 탓이요, 몸이 아파 일을 못할 지경에도 병원을 못 찾는 것도 자신이 건강관리를 잘못한 것이요, 대학교를 졸업해도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 역시 부모를 잘못 만난 탓으로 돌리는 등 단간의 장면에서 보여지는 그러나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풍토와 조건이 문제이다.

결국은 개별적 수준에서 치열한 생존투쟁을 벌이면서 정글의 법칙 속에서 살아 남아야만 하고, 자연스레 눈치보기, 불법과 탈법, 비리와 부정, 투기와 지대추구, 오로지 고시와 자격증, 철밥통의 직업에 매달리기, 내 자식만을 위한 치열한 입시경쟁 등이 온 사회에 만연하게 된 것이 오늘 한국사회의 민낯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현대국가의 일차적 기능은 미국 독립선언문에서 명기된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독일 헌법의 제1조에 적혀있는 시민적 존엄을 지켜주는 데 있다.

따라서 촛불시민혁명이라는 계기를 통하여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시민 각각 개인이 겪는 개별적 불안에 대해 국가가 일차적 책임을 갖고 국민 모두와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정책과 조치를 강구하고 실천해 나가는 데 있다.

당연히 이러한 관점과 역사적 상황과제를 국정의 기본적 목표로 삼아야 했다.

부끄럽게도 2017년 현재, 대한민국은 OECD 국가로 한정하여 비교하여 보면 사회안전망과 삶의 질적 항목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총괄적 수치로 보면 조세 부담률이 OECD 평균이 25% 수준임 비하여 한국은 18%에 머물러 있다. 보다 중요한 지표로서 사회보험과 공공지출을 포함한 국민분담률에서는 OECD 평균 35-40% 대비하여 28%에도 못 미치고 있다.

예컨대 세계에서 국민들이 제일 행복한 국가라는 덴마크의 경우 국민분담률이 55%에 달하며, 육아의 천국으로 알려진 프랑스 역시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시민과 정부 공히 국가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상호신뢰 속에서 함께 분담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노르딕 지역에서 회자하듯이, 현대의 선진국가는 모름지기 시민들이 미래의 불안을 떨쳐버리고 일상적으로 평온한 안식을 취할 수 있는 ‘인민의 집’ 역할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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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국민일보)

더 나가서 금융소득과 부동산 보유현황을 포함한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 현황은 OECD 최악으로 평가받는 미국보다도 한국이 실제로 더욱 심하다.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가 피켓티 지수로 국민총생산액 대비 국민 순자산의 비율이 8을 넘어서고 있는데, 이는 필자가 여러 번 칼럼에서 언급하였듯이, 공동체를 유치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폭동과 혁명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조건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분단체제에서 오는 군사적 위협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2016년 기준 국민 순자산 규모가 1경2000조을 넘어섰고 이 중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부동산 가액이 9000조에 이르렀는데 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져 이익실현이 가능한 자산의 50% 이상을 불과 1.0% 초상류층(법인포함)이 보유하고 있으며, 상위 10%가 민부(民富)의 90%를 넘게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소득주도성장과 경제의 선순환을 주창하는 문재인 정부는 당연한 수순으로 과감한 조세개혁을 도입하여,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극심한 부의 편재를 재배분하고, 10년안에 경제규모에 합당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하여 OECD 평균 수준의 국민분담률(최소 35%)에 도달하는 것을 국정목표로 제시하였어야 했다.

조세정의 실현은 국가의 의무

일부에서는 과감한 증세조치에 대항하여 사적 소유 또는 재산권 역시 국가가 보호해야 하는 기본권적 영역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런 분들에게는 우선 경제규범을 제시한 제헌헌법을 일독하도록 권하고 싶다. 제헌헌법은 악랄한 일제의 강압에서 해방된 시점에서 모든 국민이 각자의 위치와 이해를 뛰어넘어서 민족의 일반적 보편적 소망을 담아낸 기념비적 선언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권리와 사회경제적 조건 그리고 재산권의 보호는 국가기능의 기본적 영역임에는 분명하지만, 동일한 선상에서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는 층별적 주제이다.

이를 축차적 서열로 재구성하면 1) 정치적 제 권리와 평등 > 2) 사회적 경제적 적정한 상황과 조건> 3) 보상적 재산의 보호권리 라고 나열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수단이 민주적 절차에 의거하여 사회적 강제력을 동반하며 시행되는 조세권과 복지정책이다.

재산권 또는 사적 소유를 절대시하는 시각에 대하여, 이를 흡연의 권리로 비유하여 생각해 보자.

흡연의 권리는 당연히 개인의 기호에 대한 선택의 문제로 타자나 국가권력이 개입할 수 없다. 그러나 흡연의 결과로 담배에서 발생하는 연기가 주변인들의 건강에 매우 해롭다는 것이 실제적으로 밝혀지면서 담배가격에 공공의료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게 하고 흡연의 권리에 장소적 제한을 가하는 등 이제는 흡연의 권리에 대해 적정한 공공적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보편화 되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지금은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일이지만 미국의 역사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유재산권의 과다한 법적 방어의 기록을 살펴본다.

 

1905년 뉴욕주의 노동시간은 1일 10시간, 주당 60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주법이 제정되어 있었으나, 제과점을 운영하던 주인 로크너가 이를 지키지 않아 벌금을 물게 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에 대하여 연방법원은 로크너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판결하였다.

또 한 예로 1936년 같은 뉴욕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티팔도라는 주인이 여성과 아동 노동자에게 적용하는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은폐한 사건에 대하여 연방법원은 동일한 시각에서 계약의 자유를 들어 티팔도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상윤 지음. 영미법, 박영사 2000).

상기 예와 같은 비상식적이고 부당한 법체계에 대하여 루스벨트 대통령과 이후 진보적 민주당 정권이 중심이 되어 극우적인 연방 법원과 부단하게 투쟁하면서 오늘의 강대국인 미국의 기초가 형성되었다.

당시의 공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증여 및 상속세뿐 아니라, 소득세의 최고세율이 80-90% 수준에 이르렀음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증세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위에 예시하였듯이, 당시 반역사적 미국의 연방법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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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레디앙)

부의 편재와 불평등이 극심하여 민주공화국에 대한 다른 표현인 ‘서민으로서 국민 개개인이 존엄’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만큼 현실적 조건이 부당하게 왜곡되어 있다면, 공공적 합의체인 국가라는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 정부는 당연한 과제로서 조세와 세정의 개정과 집행을 통해 이를 과감하게 시정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기본적 수준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소비구매력 수준이 3만불을 넘어선 현 시점에서는 공리적인 시각으로 총합적 효율성과 성과주의의 결과물로서 경제성장을 우선 논하기 이전에, 당연히 공정함을 기준으로 삼아 국민 개개인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실제적 정치 참여와 사회적 경제적 기본권리의 보편적 전개가 선차적으로 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야 한다.

또한 낙수효과가 거짓말이었음이 명백해진 현 시점에서 제대로 된 질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서도 OECD와 IMF의 전문가들이 명백하게 밝히고 제시하였듯이, 성장의 장애물로 작동하는 부의 편재와 양극화를 극복하고, 복지정책의 강화와 소득주도성장으로 표현되는 선순환적 재분배정책을 강력히 도입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의 산업과 경제 체질을 강화시키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긴급한 요체라고 믿는다.

보편적 증세 논의를 시작하자

현재 진행중인 증세논쟁을 계기로 조세 전문가는 아니지만 실물경제에서 30여년간 종사한 경험을 토대로 개혁적 정부가 추구해야 할 조세의 기본적 방향을 제시해 본다.

첫째로 핀셋 증세를 넘어서 보편적 증세로 확장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경제활동의 근간인 기업의 법인세는 추후 개별적 소득세 형태로 일원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인상을 억제하는 것이 옳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가 법인세를 미세하게 나마 상향 조정한 것은 매우 정합적이다.

왜냐하면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된 한국적 조건에서 외국자본의 주식 거래시 발생하는 이익실현에는 일체의 세금이 없으며,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겨우 5.0 % 수준의 미미한 세금이 부가되는 현재 세법 체계상 외국자본이 집중 투자되어 2000억 이상의 초과이윤을 실현한 우량 법인에 대하여 선제적으로 법인세를 인상하는 것은 정당한 방향이다. 국민경제의 방어적 기제이다.

소득세는 국가적 필요에 따라 상향조정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10억이 넘는 고소득 영역에 대해서는 추후 50% 수준이상으로 소득세율을 높이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수직적 과세 정책과 더불어 수평적으로 모든 소득에는 세율에 상관없이 가능한 세금을 부과하여 소득이 발생한 모든 국민이 조세의 의무를 경험하고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일체의 소득공제 제도를 폐지하고, 일체의 발생한 소득에 대해 과표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되, 저소득층과 소상공인들에게는 해당 사안에 따라 직접적으로 다양한 수당과 정책적 지원을 통하여 실제 납부한 세금 이상으로 사후에 보충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납세의 의무를 경험하는 동시에 적정한 지원수당과 사회이전소득으로 정부에서 반대급부적으로 보충받는 상호적 관계를 형성하면, 조세기능과 복지정책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긍정적이며 수준높은 신뢰와 이해를 한층 높여 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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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약간의 소득이 있으면 일단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은 조세정의 실현과 조세 혜택 체감의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보편적 조세와 동시에 보편적 복지라는 공동체적 시스템이 반드시 작동해야 하며, 이에 따라 현재의 절반수준인 면세점 이하의 국민 비중을 반드시 20%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

보유세, 상속, 증여세의 강화

둘째, 자산 보유세 및 증여상속세를 대폭 강화하여야 한다.

위에 언급하였듯이 한국 양극화 현상의 근본적이고 일차적 원인은 자산보유의 편재에서 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피켓티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일정자산 이상에는 1-2% 자산보유세를 부과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당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향후 국제적 수준의 협의가 가능한 시점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연구할 과제이다.

토지정의 시민연대가 오랫동안 연구하여 왔듯이 거래세를 폐지하는 대신 일정 규모(예컨대 10억) 이상 종합 자산에 대해 재산세를 현행보다 0.5% 정도를 올리면 수 십조 수준의 대단한 재정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시행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내용은 단기간의 정책으로 유효할지 모르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거래세를 폐지하고 보유세를 구미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것이 재정수입의 증대와 함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데 보다 효과적이다.

다만 보유세 인상 시, 이를 참여정부처럼 급하게 시행하는 것보다, 장기적 조치라는 점에서 5년간 0.1 %씩 비례적으로 올려가며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증여상속세는 현재 50억 이상의 과표에 대해 50%를 적용하는 수준에서 100억 이상에 대해서는 80% 이상으로 대폭 인상해야 하며, 기업의 지속적 활동을 핑계로 상속 공제하는 제도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처분이 어려운 고정자산의 상속인 경우 이를 20년간 장기 분납하는 것을 허용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부와 재산의 개별적 소유권은 분명히 보장하되 사회적 합의와 동의가 없이 세대를 이어 혈연적으로나 지연(知然)적으로 축적되는 것은 어떠한 근거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으며, 차제에 기업 자체가 공공재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복지세 도입

셋째, 부가소비세 방식으로 복지세를 도입하여야 한다.

저소득층에게 가중적인 생활비용의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의 부가소비세10%를 점차적으로 유럽 수준으로 높여가야 한다. 다만 여기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소비세의 재정소득은 반드시 복지재정으로만 사용하는 복지세를 도입하여야 한다. 참조로 유럽의 부가세 수준은 평균 17-20%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세의 형태인 복지세의 명목으로 확실하게 못을 밖아 기존 부과가치세의 10% 위에 추가하여 시행할 수 있다.

이러한 복지세의 추가 적용에 주요 생활 필수품은 제외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일괄 적용 후 일정 소득 이하 계층에게 EITC(저소득보충세제)방식으로 별도 지원하는 것이 실제적인지는 전문 조세행정가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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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거짓말 중 하나는 ‘증세없는 복지’였고, 이런 말도 안되는 정책은 박근혜정부dml 국정 난맥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를 실현하는데는 178조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 문재인정부는 국민에게 정직하게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증세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 (이미지 출처: YTN)

상기의 방식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끝나는 시점에서 국민분담률이 32% 수준 이상에 도달하여야 하며, 십 년 뒤인 2027년 이후에는 반드시 OECD 평균을 유지하여야 한다.

개별적인 불안한 현실을 넘어서, 공정하고 평형적인 사회 조건과 복지 제도가 형성되어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한 미래가 보장되면, 자연스레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일상적인 활동에 참여하게 되고 비로소 산업과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혁신적 작동이 마치 기름진 토양에서 흡족한 수분을 취한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 날수 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단순히 박근혜 탄핵을 계기로 탄생한 우연적이며 과도적인 기회주의 정권인지, 아니면 촛불시민혁명을 계승하여 역사적 과제를 수행하는 개혁적 정권인지 결정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월, 2017/08/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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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불평등한 세상에서 살고 있을까요?

 

청년참여연대 성평등분과에서 토론회를 시작하기 전에 진행한 '우리 삶 속의 젠더 권력 알아보기' 프로그램를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잘 몰랐던 젠더 불평등, 점점 멀어지는 우리의 거리, 서 있는 장소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는 말이 너무나도 와닿는 영상입니다.
 
이 레이레이션은 사람들에게 성적 차이에서 비롯된 특권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질문들
- 당신의 성별에 관한 농담을 듣고 불쾌했지만 어쩔수 없이 웃은 경험이 있다면 뒤로 한발
- 공공장소에서 남이 내 속옷을 훔쳐 볼까 걱정 된 적이 있다면 뒤로 한발
- 자신의 성별 때문에 어떤 감정을 표현하는 걸 억압받은 적이 있다면 뒤로 한발
- 결혼 혹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 꿈을 포기했거나 앞으로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면 뒤로 한발
- 인터넷 서핑이나 SNS를 30분 이상 하면서 당신의 성별을 비하하는 댓글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면 앞으로 한발
- 자신이 속한 그룹의 권력자 혹은 연장자가 자신을 성적대상으로 볼까봐 두려웠던 적이 있다면 뒤로 한발
- 자신의 성경험을 주변인에게 이야기하면서 공유한 적이 있다면 앞으로 한발
...

 

영상제작 : 청년참여연대 http://www.peoplepower21.org/Youth
촬영시간 : 2015. 10. 30. 19:30 
촬영장소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목, 2016/06/2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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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포럼

 

2018 참여사회포럼

자본주의의 다양성과 한국모델의 교훈: 회교 그리고 전망

안녕하세요?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입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긴 인연을 함께 해 오신

이병천 선생님(강원대 경제전공)께서 곧 정년퇴임을 하십니다.

 

줄곧 전공을 넘나들며 담론장에서의 굵직한 논쟁 한가운데 서 계셨고,

시민사회 영역에 끊임없이 실천적인 개입을 해오셨습니다. 

선생님의 퇴임을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참여사회연구소에서 올해 첫 <참여사회포럼>으로 이병천 선생님의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 제목: 자본주의의 다양성과 한국모델의 교훈: 회고 그리고 전망
  • 일시: 2018년 2월 23일(금) 오후 4시
  • 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발표: 이병천 강원대 교수, 전 참여사회연구소 소장

선생님께서 지난 30여년간 연구해오신 
정치경제학, 자본주의 모델, 체제론 등을 종합적으로 회고하시고,
자본주의의 한국 모델의 단절과 연속의 계기와 이중적 속성 등을 살펴봄으로써 대안적 경로를 모색하고자 합니다.

법고창신의 정신을 말씀하시며, 항상 앞에 놓인 것들을 넘어오셨던 이병천 선생님의 강연에 꼭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길 바랍니다.
 
퇴임을 맞이하시며 당신의 학문의 길을 돌아보셨던 지난 인터뷰와 칼럼을 링크합니다.

 

 

수, 2018/02/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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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희망합니까?

“희망은 밝고 환한 양초 불빛처럼 우리 인생의 행로를 장식하고 용기를 준다. 밤의 어둠이 짙을수록 그 빛은 더욱 밝다.” _올리버 골드스미스

2016년 대한민국은 희망보다는 절망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경제성장 동력이 멈췄고,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양극화는 심화되어 ‘불평등’은 사회적 질환이 된지 오래다. 어쩌면 곪고 곪아 터지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우리는 ‘희망’보다는 ‘절망’을 이야기하기 쉽다.

‘시민희망지수’를 발표한다고 하니 ‘때’를 잘못 잡은 것 아니냐는 냉소적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 그 때일 수도 있다. 곪고 곪아 터져버린 상처 부위와 통감을 문진하기 위해서는 ‘지금, 어떤지?’, ‘앞으로, 어떨 것 같은지?’ 시민에게 ‘희망’의 안녕을 물어야 한다.

“우리가 과연 ‘우리 안의 희망’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요소와 근거로 희망하는가?”, “한국은 왜 살기 어려운 나라인가?”, “희망을 갖기 위한 실천적 행동이 뒤따르고 있는가?”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희망제작소는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 여정은 꼬박 1년이 걸렸다. ‘희망’이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을 측정하고 그 지수를 개발한다는 것에 대한 혼란스러움으로 내부적 논의과정이 길어졌다. 게다가 선행연구가 거의 없다는 점도 이 연구의 어려움과 한계로 작용했다. 전문가들 또한 개념과 측정방법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그 어려움과 한계를 극복하게 한 것은 ‘희망지수 시민자문단’들의 관심과 참여였다. 그리고 한 전문가의 “희망제작소라서 그런 연구가 가능하니 과감히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 희망제작소에서 물꼬를 터주면 이후 학문적 정교화 및 후속연구는 우리들이 해보겠다”는 격려와 응원의 이야기였다.

도저히 잡히지 않는 실체를 찾아 돈키호테의 희망처럼 호기롭게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연구진은 애초의 ‘희망지수’ 개발에서 ‘시민희망지수’ 개발로 생각을 정리하는 ‘이름표’를 붙이면서 연구범위를 보다 명확히 할 수 있었다. 학문적 · 이론적 검토를 토대로 시민이 느끼고 말하는 우리시대 개인의 삶과 사회에 대한 희망인식을 알아보는 방향으로 연구의 방향을 잡았다. 측정방법 또한 계량가능한 것들의 폭압에서 자유로워져 복잡하지 않게 설계했다. 일단 이렇게 연구팀의 희망경로를 잡고 ‘시작’을 했다. 시민들과 함께 했고, 시민들이 자신의 삶과 우리 사회를 진단했다. 이후 과정도 시민참여 방식으로 과제들을 기획하고 실행해 갈 것이다. 다시 한 번 희망지수 시민자문단 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희망제작소가 올해로 열 살이 되었다. 이 연구의 가장 든든한 지지는 시민과 함께하는 실천적 조직의 10년 역사와 활동결과를 통해 받았다. 창립 이래 줄곧 뜬구름을 잡아 땅위에 온갖 희망의 근거와 작동원리를 증명해온 ‘희망제작소’라는 “희망”을 만들어가는 시민들의 힘이다.

모쪼록 이 연구가 미흡하지만 ‘시민희망지수’의 원년을 알리는 물꼬로서 희망제작소의 의미있는 또 하나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후반부에 다다르자,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것과 ‘희망을 만든다’는 것이 결국 인간의 존엄성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사실을 인지하게 된 연구팀은 큰 축복을 얻었다. 희망을 부르면, 희망은 우리에게 온다. 희망은 결코 늦은 법이 없다.

화, 2016/1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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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민족으로서 우리의 건국설화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매우 특별하다. 대부분 나라의 경우. 건국설화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배경으로 설정하거나 초인적인 영웅의 이야기로 출발하여 지배권력을 미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하여, 우리 설화의 경우에는 태백을 거점으로 삼아 상제의 아들인 환웅이 보기에 아름다운 땅을 선택하여 나라를 세우면서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이의 근본으로 삼았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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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 모셔져 있는, ‘환인, 환웅, 단군왕검’의 초상화

단군신화로 알려진 위의 이야기가 후대에 민족의 주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지어낸 것인지, 오랜 역사 속에 체화되고 전승되어온 이야기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한반도의 역사를 관통하는 문화적이며 정치적인 토대를 형성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인간의 언어로서 가장 감동적이며 성스러운 내용을 담아낸 성경의 주기도문과 같이, 하늘의 뜻을 이 땅에 이루기 위해 나라를 세우며(이화세계)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으로 규범(홍익인간)을 삼는다는 것은 종교사적 견지에서는 황금률적인 표현이며 정치학적 의미에서도 제1의 공의적 원칙이다. 이번 글을 통하여 상기의 원칙들이 한국 역사에 투영된 기록을 찾아가며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가름해 보고자 한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무속적 신앙에 기초한 공동체적 모습으로 수렵사회를 반영한 제천행사가 부여 영고, 동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 형태로 행하여졌다고 전해지며, 농업이 번성하는 후대로 내려오면서 단오와 추석과 같이 마을 사람 모두가 함께 음식과 가무를 즐기는 명절로 발전해 왔다고 한다.

이후 신라의 기록을 보면 불교가 전해지면서 지배계층인 화랑이 중심이 되여 향도(香徒)라는 조직이 만들어져 지배질서로서 종교적 규범을 강조하고 생활의 실천적 지침을 삼아 내려오다, 이후 일반백성에게까지 조직이 확산되면서 새로이 절을 짓거나 탑을 쌓거나 불공의 행사에 다중들이 함께 모여 공력을 제공하고 신앙적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고려 왕조로 들어서면서 종교적 배경과 행사를 위해서 조직되고 활동하였던 향도는 이제 향촌의생활 속에 자리를 잡으면서 香徒가 아닌 鄕徒가 되여 생활의 공간과 내용을 공유하면서 함께 노동하고 함께 즐기고 서로를 도와가는 양속으로 이동했다. 마을의 공동노역, 혼례, 장례, 마을 수호신 제사를 함께 치르면서 자연스레 상부상조적 조직으로 변모해 갔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한민족 역사를 줄곧 관통해온 두레라는 협동적 노동방식과 상부적 자조금융인 다양한 형식의 계가 발전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향촌의 통치 방식에서도 지방을 대표하는 인물을 내세워 왕권을 대신하여 중앙에서 향촌으로 파견된 관리 간에 협의 내지는 역할 분담을 이루면서, 읍사(邑司)가 중심이 되어 일종의 지역자치를 이루면서 내려온 셈이었다. 그러나 고려말 성리학이 도입되어 확산되면서 자치적 성격이 강했던 향도와 읍사는 양반 중심의 지배계층에 의해 유교의 가르침과 규범을 가르치는 향약(鄕約)으로 흡수되어 재구성된 것으로 보여진다. 향약은 사원과 함께 향촌에 뿌리를 내린 사림의 지위를 강화하면서 중앙정치의 훈구 세력에 맞서는 일종의 정치적 거점으로 변모한다.

왕권을 정점으로 하는 신분제적 관료체제인 고려와 조선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경제의 축을 이루는 농업 기반인 토지의 사용 및 소유의 형태와 조세정책의 변화에 따라 이해를 달리하는 지배권력간의 이권과 세력다툼, 그리고 권력의 틈새에서 민중들 스스로 자조하고 순응하며 때로는 협약하고 저항해온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경제의 기반과 운용의 결과물을 놓고 지배계급과 기층민중간에 전개되는 ‘정치동력학’적 궤적이다.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확고히 정립한 조선조 초기에는 주요 경제기반인 농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산업정책의 기본으로 정하고 소농의 농민을 중심으로 백성을 위한 민본(民本)의 왕도사상을 정치적 지향으로 삼아 왔다. 조선왕조의 개국공신이었던 정도전, 조준 등이 비록 의도했던 균전제를 온전히 도입하지 못했으나 과전 및 직전법을 시행하여 고려 말 혼란하고 무질서했던 토지 소유관계와 조세체계를 바로 잡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왕족과 세도가들의 토지겸병 현상이 심화된다. 수조권을 기반한 토지지배구조가 약화되거나 붕괴되고 매득(買得), 장리(長利,) 개간(開墾) 등 통하여 토지의 사적 소유가 확대되면서 농지를 떠나는 유민(流民)들이 대거 발생하고, 일부 양반들이 사노(私奴) 또는 소작농으로 전락된다.

이에 지방에 기반을 둔 사림세력은 성리학의 창시자인 주희가 만든 주자증손여씨향약을 제도적 모범으로 삼고 사원과 유향소의 부활을 구실로 삼아, 탐욕스런 중앙의 왕족들과 세도가들을 견제하며 나라의 기반인 농촌사회가 무너져 가는 것을 방지하고 성리학을 정치사회적 규범으로 삼아 봉건적 질서를 유지하고자 목숨을 건 정치투쟁을 전개한다.

중종에서 시작하여 명종을 거쳐 임진왜란 전의 선조 대에 이르기 까지 백 년 가까운 세월 동안, 김안국이 경상도 관찰사 시절에 향약을 한글로 보급한 것을 시작으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들인 조광조, 이퇴계 그리고 이율곡 등으로 이어지면서 사림파와 훈구파 간에 성리학의 해석을 겸한 권력투쟁과 향약논쟁의 역사가 펼쳐진다.

향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 섬서성의 한 향촌에 국한되어 행하였던 여씨향약을 주자가 국가단위의 시행을 위하여 새로이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주나라의 제도를 따라 다음과 같이 주요 4개의 덕목으로 요약하였다.

덕업상권(德業相勸) : 좋은 일, 바른 일은 서로 권한다.

예속상교(禮俗相交) : 미풍양속으로 서로 교제하여 이를 널리 확산시킨다.

과실상규(過失相規) : 잘못한 일은 지적하고 비판하여 바로 잡는다.

환난상휼(患難相恤) : 개인 또는 향촌이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돕고 함께 극복해 나간다.

향촌에 거점을 두고 있던 조선조 사림의 양반들은 상기 향약의 내용과 제도를 무기로 삼아, 한편에서는 중앙정치의 세도가들의 탐욕과 패악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성리학적 윤리도덕을 기반으로 현존의 상하 신분관계를 분명히 하는 가운데 향촌의 공동체에 자발적 참여를 통한 자치기능을 부여하여 스스로 규계(規戒)하고 향촌을 유지 발전시키는 규칙을 세우며 고조선 이래 배달민족의 양속인 향음주례(鄕飮酒禮)의 전통을 지켜 나가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사림파들의 향약 실천에 대한 강력한 요구와 움직임에 대하여 중앙의 왕족과 세도가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어 거부한다. 예건데 인물이 부족하다거나, 인심과 풍속이 투박하여 오히려 역작용의 폐해가 예상되며, 신분제의 붕괴가 염려되고, 왕권의 향촌을 다스리는 힘이 약화된다는 등 이유를 핑계로 삼아 몇 번의 사화를 통하여 사림파들을 숙청하고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권력의 다툼과 논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향약은 오래된 것으로 이를 실시된 곳마다 사람들이 서로 보살피고 돌아보며, 서로 돕고 질병에 함께 대응하며 구제하며, 자제로 하여금 유학의 가르침을 따라 효제의 뜻을 두텁게 하는 것을 가르치니, 삼대지치(三代之治)를 융성하게 하고 풍속을 아름답게 한다 – 化民成俗”라는 상소에 따라 중종 시절부터 적극적인 시행을 논의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매우 주목할 만한 인물이 조선중기 최고의 지성이자 실천적 행정가였던 이율곡 선생이다. 본인이 관직에 있을 당시 향약을 권하면서 파주향약의 서문을 직접 작성하였고 청주목사로 재직 시에는 서원향약을 만들어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선조가 향약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려 하자 오히려 시기가 너무 이르다(時期太旱)고 주장하며 시행을 보류하도록 간곡히 주청하여 계획을 중단시켰다. 더욱 기이한 것은 본인이 훗날 향촌에 머물면서 다시 완성도가 매우 높은 해주향약을 제정하여 보급하였다는 사실이다.

일견 서로 모순되고 상반된 이런 대목은 선조라는 못난 왕의 됨됨이를 살펴보면 이해가 가능할 듯하다. 사림들의 줄기찬 요구에 따라 신하들의 논의를 거쳐 향약의 전국적 실시를 결심할 단계에서 이율곡은, 선조가 민본의 왕도정치에는 별로 뜻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안위와 왕권 강화에만 마음이 머물러 있어, 이런 상태에서 향약을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향촌의 자치적 기능과 양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훼방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왕권과 중앙정치의 강화를 위한 하부 조직으로 전락할 것을 심히 염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점은 필자가 제3 섹타경제론의 서론에서 제기한 지적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겨우 유아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재단계의 사회적 경제영역은 당연히 지자체를 포함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법제적 도움과 재정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揚水論), 제3 섹타가 추구하는 자발적 참여와 스스로 역동적이어야 할 네트워크 형성을 정치와 행정 권력이 저해하거나 왜곡시켜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되풀이 언급하지만, 제2 섹타와 더불어 세 분야 영역 모두 병렬적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율곡 선생이 보여준 천재적이면서도 백성을 진심으로 위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전형적 모습을 다시 한번 반추해 볼 수 있다. 그는 단지 패자적 왕권과 세도가들의 영향을 차단한 것만이 아니라, 주자에 의해 체계화된 여씨향약을 당시 조선의 현실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여 실천적인 내용을 담아내었다. 자발적 참여와 회원들간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기 위하여 향약의 조직과 운영에 대한 세칙을 정치하게 기술하였고, 실천적이고 구속력 있는 모임이 되기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악부(善惡賦)의 작성 요령과 규칙을 세밀히 규정하여 향촌내 세력가들이 행할 자의적인 패악을 엄하게 금하였으며, 향약의 기능을 사창(社倉)과 통합하는 사창계약속(社倉契約束)을 제창하여 현대적 의미에서 향촌단위의 사회안전망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율곡 선생이 지향했던 향약 실천의 뜻을 다시 정리해보자면 단순히 기존의 지배 질서를 온전히 유지하고자 하는 것을 넘어서서, 위로부터의 통치가 아닌 백성들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자치를 이루고, 성리학적 규범 가치를 공유하면서 예(禮)를 통한 윤리적 절제로 향촌의 도덕적 질서를 유지하며, 향촌 단위로 상호부조를 통해 사회경제적 안전망 기능을 부여하고, 전체적인 강제보다는 개인과 공동체간의 관계성 회복에 초점을 두었다 할 것이다.

이는 필자의 앞선 칼럼 ‘인본적인 사회주의자’에서 소개한 19세기 초 프랑스 사상가 사를 푸리에의 기획과 일맥 상통하며 1990년대 노벨경제학을 수상한 인디애나 대학의 오스트롬 교수의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라는 저작에 담긴 구상과 비견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다시 한번 대학자의 경륜과 가르침에 머리 숙여 존경을 표하고 싶다. 안타까운 것은 필자가 역사 공부에 어둡고 한문이 서툴러 한걸음 더 깊이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분야의 전문학자님들께서 좀더 구체적이고 풍부한 내용을 밝혀주시길 희망할 뿐이다.

아쉽게도 향촌 단위의 자치적 분권을 의도하였던 향약의 보급과 시행은 임진왜란 이후 기존 신분제의 급격한 붕괴, 다양한 원인으로 촉발된 농민층의 분화, 향시(鄕市)를 넘어선 격지 간 상업의 발달, 세도정치의 패악, 삼정의 문란 등으로 멈추어 서게 된다.

반면에 사림의 양반이 주도하였던 향약 운동을 대신하여, 모내기를 도입한 이양법으로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왔던 일반 백성 중심의 집단협동적 노동방식인 두레와 상호부조적 금융시스템인 다양한 계의 모임이 활발히 되살아 나고, 외척과 부패한 관리 등 지배층의 탐욕과 패악에 대항한 산발적인 민란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자각과 실천 운동들이 벌어지게 된다.

청제국을 파탄내는 서세동점 흐름과 한국땅에 상륙한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독교의 충격 속에 북학파를 시작으로 전개된 다양한 실사구시적 운동, 위로부터 자강을 시도한 개혁파의 시도, 일반 백성들의 근대적 각성을 촉발한 동학을 중심으로 사회변혁운동 등이 전개되었고, 불행하게도 이후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등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반쪽뿐인 현대 한국의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칼럼_181004(4)통일뉴스
사진: 통일뉴스

2018년 현재, 남한사회는 양가(兩價)적이며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견 일인당 GDP가 3만 불을 넘어서면서 수치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고, 국력에 있어서도 세계 11위권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미들파워 국가로 부상하였다. 반면에 외부적 조건이 불리한 가운데 양극화가 극심하고 사회적 불안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득의 불평등 상황이 미국과 함께 OECD국가 중 가장 열악하여 1%의 국민이 20% 정도의 소득을 점하고 있고, 자산소득은 더욱 극심하여 이의 정도를 알려주는 피케티지수(국민순자산/국민총생산)가 10에 근접하고 있으며 (역사적 경험으로 지수가 6을 넘어서면 전쟁을 부추긴다고 피케티는 설명하고 있다), 1%의 부자와 재벌기업들이 민간소유 토지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자본 시장의 경우는 심한 정도를 넘어서서 1%의 자본가가 90%의 배당소득을 차지하는 등 극한적인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한국의 사회경제적 현실은, 마치 왕족 및 세도가와 이들의 하수인격인 권노(權奴)들이 불법적인 토지겸병의 탐욕으로 국가질서를 뒤흔들고 온갖 수단으로 백성들을 수탈하던 조선중기 이후의 패악스런 모습이 다시 부활한 듯, 더욱 뿌리를 깊이 내린 채 난공불락의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타결책으로 어리석게도 국민소득 4 만불의 수치적 성장론을 제시한다거나 소중한 그린벨트를 풀어서 주택 건설량을 늘려 투기를 막고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상황을 더욱 나쁜 방향으로 악화시킬 뿐이다.

핵심은 소수를 위하는 양적 성장에서 전환하여 일반시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민본중심의 사회경제적 운영의 철학과 방향 위에서, 저마다 생업에 전념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투기적 부동산 소유에 대해 실질적이며 현실적인 고통을 가하고 불로적 지대소득에 대한 확실한 누진과세를 적용하며, 경제적 성과를 국민 모두가 골고루 향유하는 배분과 순환의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다.

역사적 변혁기에 서있는 한국사회는 당면한 문제를 본질적으로 직시하고 접근해야 한다. 부패하고 탐욕스런 무리와 이를 부추기는 관행 및 제도에 대항하여, 향촌의 사림들이 시도하였던 향약의 시행과 더불어 백성들의 자조적인 운동이었던 두레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것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건국 신화로 전해지는 이화세계와 홍익인간의 역사문화적 DNA를 다시 발견하고, 이를 사회생물학적으로 우리 생활 속에 살아있는 유전적 밈(meme)으로 진화되도록 제도와 관행을 바꾸어 가야 한다.

목, 2018/10/0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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