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복마전 이룬 시청자미디어재단 파견직 채용

지역

복마전 이룬 시청자미디어재단 파견직 채용

익명 (미확인) | 수, 2016/10/05- 17:19

이석우 이사장, 부산센터에 고등학교 동창의 딸 보내
국회 보좌관 윤 아무개는 광주센터에 조카 부탁한 듯
재단 지역센터에 파견되려면 든든한 뒷배경 있어야 해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이석우)의 파견직 채용 과정이 복마전을 이뤘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에 남편 친구 아들을 채용하게 연거푸 부탁한 의혹을 샀던 무렵에 이석우 이사장 고교 동창의 딸이 파견직으로 채용돼 올 3월부터 7월까지 4개월 동안 부산센터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센터에서는 이석우 이사장의 친구 딸을 채용하느라 올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일하기로 이미 계약한 천 아무개 씨를 “예산이 없다”는 핑계를 들어 6개월 만에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그때 이석우 이사장의 지역센터 파견직 인사를 두고 ‘2016년 10월 울산센터 정규직 채용에 대비한 파견 경험 만들어 주기’라는 얘기마저 돌아 어수선했다는 게 재단 관계자들 전언이다.

같은 시점에 국회에서 19년째 보좌관으로 일하는 윤 아무개 씨가 조카를 광주센터 파견직에 채용되게 부탁한 정황까지 나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의 인사 비위 의혹에 무게를 더했다.

부산센터에 간 이석우 이사장 친구의 딸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올 3월 유승희 의원과 윤 아무개 보좌관의 지인 채용 부탁 의혹이 일었을 때 자기 고교 동창 딸인 엄 아무개 씨를 부산센터 파견직 자리에 끼워 넣었다. 엄 씨 아버지는 이 이사장과 같은 해 K고교를 졸업한 뒤 대구에서 오랫동안 부동산중개업을 한 사람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8월 22일 재단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이런 사실을 스스로 털어놨다. “대구에 있는 고등학교 동기의 딸이 작년에 시청자미디어재단에 지원했는데 떨어졌고, (친구에게)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는 건 파견직이라고 제안했더니 ‘(그리)해 주면 좋다’고 해 부산센터장에게 추천했다”는 것.

​▲ 올 3월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 파견된 엄 아무개 씨 아버지와 이석우 이사장은 K고교 동창이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친구 사이다. (사진: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 올 3월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 파견된 엄 아무개 씨 아버지와 이석우 이사장은 K고교 동창이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친구 사이다. (사진: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재단 인사팀과 직원 파견 대행업체는 이석우 이사장의 뜻에 따라 올 3월 엄 아무개 씨를 뽑아 부산센터로 보냈다. 그때 부산센터에는 2015년 1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2개월 동안 파견직으로 근무한 뒤 201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동안 더 일하기로 재계약한 천 아무개 씨가 있었다. 천 씨는 그러나 이 이사장의 친구 딸이 오는 바람에 지난 6월 말 부산센터를 떠나야 했다. 관련 예산이 부족해 천 씨에 지급할 임금의 절반(2016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치)으로 엄 아무개 씨 임금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을 갓 졸업해 처음 가진 직장이었습니다. 사회의 문턱에 발을 딛자마자 제가 알게 된 건 ‘역시 백(back) 없으면 힘들구나’였네요.

이석우 이사장의 친구 딸에 밀려 부산센터를 그만둬야 했던 천 아무개 씨가 기자에게 보내온 편지 속 한숨. 그는 올 7월부터 12월까지 계약 기간이 6개월이나 남았음에도 부산센터를 그만둬야 했던 까닭을 알지 못했다. “그냥 예산이 없어서 인원을 줄여야 할 것 같다는 식으로 전해 들었는데 무엇 때문에 그렇다고(계약해지) 정확하게 들은 건 없다”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는 “원래 (지역센터) 파견직을 이사장이 (뽑아) 보내는 경우는 없었고, 결원이 생기거나 필요할 때 해당 부서장이 센터 주변 대학 등에서 추천을 받아 채용하고는 했는데 (올해 들어)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석우 이사장이 취임한 뒤로 국회의원처럼 힘 있는 사람과 가까운 이의 아들딸을 데려다 놓는 자리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광주센터엔 국회 베테랑 보좌관의 조카

광주센터에는 국회 베테랑 보좌관인 윤 아무개 씨의 조카 백 아무개 씨가 파견됐다. 부산센터로 간 이석우 이사장 친구의 딸처럼 올 3월부터 7월까지 4개월 동안 일했다.

윤 보좌관은 기자의 취재가 시작되자 몇몇 지인에게 자신의 추천을 통해 조카가 광주센터에 채용됐던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센터 파견직을 가벼운 아르바이트 자리로 알았고, 시청자미디어재단의 국회 담당자가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제안해 와 자기 조카를 소개했다는 것. 윤 보좌관은 그러나 이런 정황을 확인하려는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로 “부정한 청탁이나 부적절한 행위가 없었다”며 “이후 더 이사장 취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끝내 회피했다.

▲지난 8월 30일 맑은 하늘 아래 광주광역시 서구 회재로 905번지에 자리 잡은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지난 8월 30일 맑은 하늘 아래 광주광역시 서구 회재로 905번지에 자리 잡은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윤 보좌관이 2010년 7월부터 올해 초까지 몸담았던 모 국회의원실에서는 백 아무개 씨에 대한 광주센터 채용 부탁 여부와 관련해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밝혀 왔다. 백 씨를 알지 못하며 광주센터에 채용 부탁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는 올해 초에는 윤 보좌관과 결별한 상태였음을 강조했다.

지역센터 파견 조건은 ‘든든한 뒷배경?’

시청자미디어재단 지역센터 파견직은 국회의원이나 재단 이사장 같은 든든한 뒷배경 없이 가기 어려운 자리가 됐다. 힘 있는 사람의 지인이 복수 후보 면접 같은 절차조차 없이 채용된 것.

특히 올 3월 14일부터 7월 13일까지 4개월 동안 서울센터에 파견된 뒤 7월 25일부터 9월 말까지 2개월 더 일한 신 아무개 씨는 뒷배경이 거듭 작용한 정황이 농축됐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을 감사하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유승희 의원의 남편 친구인 신 아무개 씨 아들이 파견됐기 때문. 신 씨는 서울센터가 있는 유승희 의원의 지역구 사무소에서 특별보좌역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런 관계에 힘입어 신 씨 아들이 부산과 광주센터에 파견됐던 이들과 달리 2개월 더 채용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2015년 7월 8일 서울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시청자미디어재단 창립 기념식에 참석한 유승희 의원(오른쪽). 왼쪽에 이석우 이사장이 앉아 있다. (사진: 유승희 의원 블로그에서 갈무리)

▲2015년 7월 8일 서울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시청자미디어재단 창립 기념식에 참석한 유승희 의원(오른쪽). 왼쪽에 이석우 이사장이 앉아 있다. (사진: 유승희 의원 블로그에서 갈무리)

몇몇 재단 관계자는 제19대 국회 때로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던 이석우 이사장이 지역센터 파견직을 20대 국회 국정감사에 대비한 보험으로 삼으려 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국정감사 지적과 재단 파견직 자리를 맞바꾸려 했다고 풀어냈다. 이석우 이사장은 청탁을 물리치기는커녕 자신의 친구 딸까지 부산센터에 파견해 채용 인사의 공정성을 스스로 깨뜨렸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시청자미디어재단지부는 성명을 내어 “(뉴스타파의 재단 지역센터) 파견직 채용 청탁 보도에는 이사장이 개입한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됐고, 이사장 또한 간부 및 직원들에게 본인의 실수를 일부 인정했다”며 “이사장은 각종 의혹과 (내부 제보자를 찾겠다며 밀어붙인) 직원 고발 시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한화오션 지역인재채용 합의 등 조선산업 회복과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 추진
다자녀 혜택 강화 (산후조리비, 장려금, 대출 이자 지원) 및 초·중·고 수학여행비 지원 확대
경력 단절 여성 공공 일자리 확대 및 장애인 평생교육 학습지원센터 건립
내국인 노동자 고용 확대, 지역 인재 채용 쿼터제 추진, 조선업 재직자 공제 복원
청년 창업·경영 지원 펀드 50억 원 조성 및 창업 준비 수당 지원
통학·출퇴근 버스 배차 최적화, 스마트 버스 승강장 확대, 공영 주차장 조성
거제시 공공 유휴부지 친환경 에너지 발전 시민 공유제 및 고현항 크루즈 관광 활성화, 힐튼호텔 유치
소상공인 외식업 지원 조례 제정 및 거제사랑상품권 발행액 확대
고현1초등학교 준공, 도서관 야간 개방 확대, 근로복지공단 직영 산재 재활 전문 병원 유치
고현동, 수양동, 장평동 지역의 교통, 상권, 문화 인프라 개선 및 생활환경 정비

이 글은 AI 가 수집 요약한 글 입니다..
토, 2026/06/13- 03:50
1
0
평촌신도시 재건축, 리모델링 신속 추진
주거환경 개선 기반 마련
생활폐기물 업체 미정산 국민연금 환수 조치
GS파워 지역 갈등 해결 및 발전소 별관동 시민공간 확보
노후계획도시 정비법에 따른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지원
임산부와 영유아 양육자를 위한 바우처 택시 확대
보상형 자원순환 정책 제안 (우유팩, 플라스틱 회수 등)
도로 정비와 교통 편의를 위한 인프라 확충
공원과 산책로 쾌적 업그레이드 및 문화 공간 확충
학교 및 보행 안전 강화
스마트 안양: 행정·복지 AI 정책 전환, 싱크홀 방지, 지하안전 지도 제작
복지/안전: 노인 문화공간 확충, X자 횡단보도, 바우처 택시 확대
교육/가족: 청소년 안심존, 아이돌봄 가족수당 확대, 학교 숲 사업
문화/환경: 안양천·학의천 정원도시, 자원순환 체계 구축
선도지구 이주대책 대안 및 이주 가정 학생 기존 학군/학교 유지 방안 제시
재건축 리모델링 재무·세무 상담 운영
평안동: 중앙공원 시설 재정비, 소각장 인근 주변지역 지원사업 추진, 학의천 접근성 개선
평촌동: 벌말오거리 횡단보도 설치, 벌말초·나눔초 텃밭 및 학교 숲 사업 지원, 걷기 좋은 골목길 개선
범계동: 복합청사 건립 추진, 시민체감형 흡연부스 설치, 범계족구장 잔디 교체, 스마트 버스승강장 설치
귀인동: 서부선 연장 시 학원가역 설치, 농수산물역·민백지구·귀인지구 지하연결 통로 추진, 평촌학원가 공영주차장 조성, 농수산물 시장 현대화, 출근길 광역버스 노선 신설 및 증차
갈산동: 안양교도소 이전 및 산업·문화 복합단지 조성, 농수산물역·샘마을 지하연결통로 추진, 평촌IC 인근 교통체계 개선 및 혼잡 해소

이 글은 AI 가 수집 요약한 글 입니다..
토, 2026/06/13- 03:51
1
0
경험과 실력으로 용산 구민과의 약속을 확실하게 완수
이태원 관광특구 활성화 및 안전망 구축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 지원 (한남 5구역, 신동아아파트 등)
신분당선 보광역(신한남역) 유치 및 한남뉴타운 지역난방 도입
자전거 도로망 확충, 생활체육시설 확충 등 주민 건강 증진 인프라 구축
지반침하 및 폭염 등 재난 대비 안전 대책 강화
필수업무 종사자 보호, 침수 방지, 전세보증금 지원 등 생활밀착형 조례 제정 및 추진

이 글은 AI 가 수집 요약한 글 입니다..
토, 2026/06/13- 03:51
1
0
2차 공공기관 혁신도시 유치 및 우선 배치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 및 활성화 (문화의 거리, 축제, 야간경관 조성)
반곡~금대 관광 활성화 사업 추진 (관광자원 개발, 반곡역 공원, 관광열차, 똬리굴 조성)
반곡근린공원 조성으로 동부권 녹지공간 및 시민 휴식처 제공
금대로(영서고~구 시경계) 확포장으로 교통편의 증진
반곡동(혁신도시) 남자고등학교 신설형 도시형 캠퍼스 유치 및 에듀버스 증편
혁신도시 순환버스 도입으로 교통 및 환경 개선
혁신도시를 첨단 AI 실증 시범도시로 육성 (AI 산업 기업 유치)
혁신도시 출퇴근길 정체 해소 및 이동 편의 증진 (간선도로 확보, 교량 설치)
반곡동 종축장 부지를 다목적 잔디광장으로 조성
반곡역 관광지 개발 시 전문 연구용역 및 주민 의견 수렴으로 민원 최소화

이 글은 AI 가 수집 요약한 글 입니다..
일, 2026/06/14- 23:24
1
0

지난 5월 16일(토), 참여연대도 함께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활동가를 대상으로 “5.18 광주 기억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약 30명의 활동가들이 국립민주묘지에 들러 참배하고 5.18민주평화행진에 동참하는 등 프로그램에 함께했습니다. 기억순례에 참여했던 참여연대 이지원 활동가의 후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2026.05.16. 5.18국립민주묘지 입구 ‘민주의 문’ 앞에서 기억순례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지원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활동가

활동가가 된 뒤로 매년 5월이면 광주에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광주는 민주화의 역사가 담긴 곳이어서 가볼 기회가 종종 있었으나 이상하게도 발길이 닿지 못했었다. 기왕이면 기행으로 활동가들과 다녀올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만 하던 와중에 5.18 기억순례에 함께하게 되었다.

2026.05.16. 기억순례 출발 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지원

기억한다는 건, 이야기를 공유하는 일

2026.05.16. 5.18국립민주묘지에 모셔진 희생자의 묘비 추도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첫 도착지는 국립5.18민주묘지였다. 일행과 함께 참배를 하고 입장하자 드넓은 공간에 봉분이 가득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제야 광주에 왔다는 게 실감이 났다.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해 괜히 주변을 둘러보다 묘비에 새겨진 희생자의 성함으로 눈길을 돌렸다. 한 분 한 분의 성함과 묘비에 빼곡히 적힌 추도문을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1980년 5월, 먼저 떠나간 이를 떠올리며 글을 짓는 마음은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고요할 줄 알았던 묘지는 생각보다 시끌시끌했다. 묘역에서 만큼은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자꾸 시선이 갔다. 단체로 온 청년·청소년 무리들이었다. 곳곳에서 조별로 다니는 이들을 조금 더 지켜보니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에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고인이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았고, 민주화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가 희생되었는지 정리한 내용을 소리내 읽고 있었다. 나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좋았겠지만 이동하며 그들이 나누는 내용을 조금씩 엿듣는 게 흥미로웠다. 이 분이 그 분이었구나 속으로 되뇌기도하며, 누군가를 기억하는 행위에 대해서 생각했다. 활동하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특정 이슈에 대해 기억해달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망자의 이야기를 세상과 공유하는 게 기억하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시공간을 넘어, 광주 그리고 팔레스타인

2026.05.16. 1980년 당시 계엄군에 의해 공격 받던 전일빌딩을 기록한 전시 ⓒ이지원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 일정은 민주묘지를 떠나 민주평화대행진으로 이어졌다. 5.18을 앞두고 진행하는 민주평화행진에는 광주 시민단체를 비롯해 여러 단체 및 시민들이 모여있었다. 기억순례에 참여하는 활동가들과 구호를 외치며 5.18광장으로 향했다.  

“여기 은행나무와 시계탑이 1980년 5월을 지켜보았다고 해서 상징물이래요.”

은행잎 모양의 책갈피를 쥔 활동가가 말해주었다. 그 말을 곱씹으면서 5.18민주화운동기념관, 전일빌딩 등 곳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총알이 박힌 흔적이 있는 건물 벽을 보존하고, 옛 전남도청 광장에 있던 주인 잃은 신발들을 형상화한 전시물을 보며 미래세대에 사실을 전하고자 한 깊은 노력이 느껴졌다.  

기록을 통해 본 민주화를 위해 저항하고 연대했던 광주 시민의 치열한 모습에서 존재로서 저항하는 가자지구의 얼굴들이 겹쳐보였다. 전시된 피 묻은 국기, 깨진 손목시계, 급히 시신을 감싼 봉투를 보며 공습으로 폐허가 되어 관조차 부족했던 가자의 상황을 생각했다.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고 외치는 도청 앞 마지막 길거리 방송에서, 팔레스타인을 기억해 달라고 힘주어 말하는 가자 사람들을 떠올렸다. 1980년 광주의 기억이 2026년의 가자지구와 연결되는 것 같았다.  

2026.05.16. 5.18국립민주묘지 추모관 전시 중 일부 ⓒ이지원

가자지구 항해자인 평화활동가 해초는 2026년 들불상 수상소감에서 광주를 “팔레스타인의 아픔을 알아주는 도시”라고 말했다. 연대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어도 아픔을 알아주는 것이다. 광주와 가자가 시공간을 넘어 연결될 수 있는 건 서로 연대할 수 있는 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광주와 가자가 지정학적으로도, 상황 면에서도 동일하다고 볼 수 없겠지만 40여 년 전 계엄군에 의해 고립된 채 시민들간 연대만이 존재하던 상황은 오늘 날의 봉쇄된 가자를 떠올리게 한다. 광주가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민주화를 원했던 이들의 정신을 기리고, 민주주의와 대동세상을 향한 정신을 미래세대에게 전할 수 있도록 상세히 기록했으며, 국내외로 연대의 폭을 확장해 왔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

광주 기억순례를 다녀온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늦은 후기를 정리한다. 광주에서의 시간은 점차 희미해졌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질문 하나가 선명하게 남았다. 2026년을 살아가는 우리가 1980년 광주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뻔한 답변을 넘어서는 새로운 상상력이 등장할 수 있을까. 광주에 새겨진 공동체적 기억을 확장해 나가고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 운동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광주가 전쟁이나 무력분쟁을 겪는 국가와 지속적으로 연대하고 한국에서 “평화를 요구하는 도시”가 되는 일을 상상해본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민주화를 열망했던 이들의 대동세상에는 전쟁도, 분쟁도, 소수자를 해치는 비인도적 무기도 없을 테니까. 

활동가들과 광주에 다녀오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광주를 매개로 어떤 운동의 고민을 이어가는지 나누고 싶어서였다. 대체로 많은 이들이 활동의 계기가 되는 사회적 사건이 있고, 저마다의 운동적 고민과 질문을 갖고 있기 마련이니. 내가 광주에서 팔레스타인을 떠올렸듯이, 누군가는 광주에서 소수자와의 연대를, (순례 당시 지방선거를 앞둔) 한국 정치를, 개정되어야 하는 헌법에 관해 등 각자 연결점을 찾았을 테다. 이제 당신에게 묻고 싶다. 우리가 광주를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지, 당신이 광주에서 무엇과 연결되었는지 말이다. 

The post [기억순례 후기] 5월 광주에서 본 가자의 얼굴들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금, 2026/06/12- 16:15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