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9]세금폭탄 논란을 넘어 복지증세로
[프레시안] 15.1.29
냉정하고 진지하게 증세를 생각해야
[프레시안] 15.1.29
냉정하고 진지하게 증세를 생각해야

지금 ‘청년’이란 항목으로 지원하는 예산은 상반기에만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수혜자인 청년에게 예산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은 10개 중 1개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일자리’가 화두가 되고 있다. 요즘 시장에 가면 청년들이 점포를 여는 곳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복합청년몰 조성사업이라고 한다. 예비 청년 상인의 전통시장 창업 지원을 위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2016년 시작됐다.
문제는 이를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다수 청년이 음식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휴·폐업률이 높다. 조성된 점포 487개 중 2019년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260개다. 휴·폐업률이 46.8%에 이른다. 요식업 자체가 폐업률이 높고, 정부 지원이 끊기면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 2017년 음식업의 비중은 69.3%로 폐업률이 높은 음식업에 창업이 편중되어 있는 문제도 낮은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사업을 추진하는 중기부도 이를 의식해 2017년까지 청년몰 조성사업을 진행했고, 2018년부터는 복합청년몰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타 기능시설과의 결합을 통해 매출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복합몰 조성이 사업실적 제고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존 청년몰 활성화 및 확장 지원에도 국비 54억원이 투입되는데, 청년이 아닌 기존 시장공간의 소유주 및 입점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도 있다. 재주는 청년이 부리고 돈은 건물주가 챙기는 셈이 된다.
복합청년몰 조성사업은 하드웨어 조성 및 지원이 중점이지만, 현재 창업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다. 청년몰 조성사업의 실적 및 타당성을 원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 전통시장 청년 창업자에 소프트웨어 지원이 필요하다면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청년 창업사업을 통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하략)
[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청년예산은 청년에게 주어야 한다
지금 ‘청년’이란 항목으로 지원하는 예산은 상반기에만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수혜자인 청년에게 예산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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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정창수 기자, 14.10.8
[창비주간논평] 2015예산, 철학이 부재한 재정건전성 포기예산
[오마이뉴스]정창수 기자 14.8.11
[위기의 4대강, 어디로 가나②] 수자원공사의 8조원 재정 지원 요구에 부쳐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정부가 이명박 정부에서 진행된 4대강 사업의 뒤치다꺼리를 위한 청구서를 제출한 것이다. 최근 수자원공사(아래 수공)가 국회에 제출한 '4대강 투자비 회수대책 필요성'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수도요금 인상이나 친수구역 개발 등을 통해서는 8조 원에 이르는 4대강 투자비를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관련기사 : [단독] 수공의 4대강 투자 8조원 혈세로 때운다?).
수공은 22조 원의 총사업비 중 8조 원을 공사채권을 발행해 조달했다. 그 결과 4대강 수행 전인 2008년 말 2조 원이었던 부채가 2013말에는 14조 원으로, 무려 7배나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었다.
4대강 사업 전보다 7배나 증가한 수공의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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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강서구 수자원공사 앞에 4대강 국토종주 낙동강 자전거길 개통을 축하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념비가 놓여져 있다. (자료사진) | |
| ⓒ 유성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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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자원공사와 부산시가 부산 강서구 강동동 일대에 조성을 추진하고있는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조성사업) 조감도 | |
| ⓒ 국토해양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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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공은 2010~2013년 동안 6개 단지(시화MTV, 송산그린시티, 구미확장단지, 구미하이테크, 여수확장단지, 구미디지털) 개발 사업에 모두 2조6987억 원을 투자했으나, 9772억 원의 투자액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 |
| ⓒ 한국수자원공사 | |
[서울신문] 15.1.2
2015년 새해가 밝았다. 정말로 다사다난했던 2014년의 여러 문제가 깨끗이 정리되고 2015년은 새로운 해가 됐으면 하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다. 하지만 우리의 염원과 달리 2014년의 문제는 여전히 2015년에도 우리 사회의 중요 이슈가 될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소위 ‘사자방’이라 불리는 정책 실패 이슈다. 그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해외자원개발사업이다. 왜냐하면 환경오염과 유지관리 비용 문제가 남았으나 큰돈은 이미 다 사용해 버린 4대강이나, 반부패 차원에서 접근하면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 방위사업과 달리 자원개발 문제는 이미 수십조원에 달하는 공기업의 부채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자원개발사업을 완전히 중단할 수는 없기도 하다.
현재 자원개발 구조조정 문제가 주요한 논쟁이 되고 있다. 구조조정을 원하는 쪽의 논리는 자원개발로 포장된 총체적 부실이며, 막대한 손실을 국민 혈세로 메우게 됐다는 주장이다. 방어하는 쪽의 논리는 해외자원개발은 필수이며 유가가 급락한 지금이 최적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구조조정을 원하는 측에서도 자원 확보라는 기본전제를 부정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논란의 결말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은 자원 개발이라는 부분의 시각으로 보기 때문이다. 보다 큰 시각으로 본다면 이것은 국가정책과 재정투입의 관계다.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의 판단 문제다. 개별 기업이 투자해서 실패한 것이라면 우리가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재정 지출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2만 7000달러인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이 다른 나라의 재정 지출에 비해 많이 지출한 분야는 국방과 경제 업무다. 다른 부분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크게 적은 것은 복지 분야다. 가장 많은 독일의 45.2%에 비해 거의 4배 차이가 나는 12.4%이다.
크게 많은 분야 중 국방은 8.5%로 다른 나라의 2배 정도다. 이는 가장 많은 미국(10.6%) 다음으로 많지만, 우리의 현실상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생각들이다. 그런데 경제 분야는 22.1%로 가장 많은 일본이 12.7%, 가장 적은 프랑스가 5.9%로 2~3배 정도 많은 셈이 된다.
경제 분야는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산업·에너지·농림수산 등 경제 개발과 관련한 예산이다. 결국 한국은 복지 등 사회투자는 매우 적고 경제투자는 너무 많은 국가인 것이다. 이러한 재정 지출은 개발국가 시절부터 계속돼 왔다. 1960, 70년대에는 국가가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막대한 사회투자가 필요한 시기다. 국가발전단계에 맞지 않는 재정 지출인 것이다.
다른 국가들이 기업 중심으로 에너지 투자가 이루어지고 정부는 대체에너지나 에너지 복지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기업들이 합리적으로 투자하는 길보다는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해 무리하거나 실패율이 높아지는 것도 어떤 측면에서는 민간 투자를 가로막는 구축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예를 들면 일반 국민이 거의 존재를 모르는 성공불융자라는 사업이 있다. 실패하면 갚지 않아도 되는 사업이다. 자원 개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상식을 가진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하는 사업이다. 예상되듯이 대부분 실패해서 갚지 않았다.
개별 가정을 보더라도 경제 수준에 맞추어 지출한다. 가난할 때는 식비 지출이 높아 높은 엥겔지수를 보이지만, 여유가 있을 때는 부가가치를 높이고 미래를 준비한다. 계속 가난할 때 설움만 생각해서 식비 지출을 유지한다면 얼마나 우수꽝스럽고 낭비가 많을 것인가.
국가 정책도 마찬가지다. 변함없는 에너지 공급 확대 중심의 정책이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와 공급은 공존 관계이기 때문이다. 어디로 갈지 결단해야 할 때다.
[서울신문] 16.11.14
청와대발 ‘최순실 게이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착잡하다. 특히 문화체육계의 마음은 처참한 지경일 것이다. 동계올림픽이라는 국제행사가 사유화됐다. 최순실씨가 국가적 대사인 평창동계올림픽 시설공사 과정에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설계변경을 강요해 천문학적인 이권을 편취하려 했다. 최씨 1인 독점법인이라 할 미르와 K스포츠재단, 그 아래 십수개에 이르는 국내외 각종 계열사와 페이퍼 컴퍼니는 사익을 추구하는 검은돈의 저수지였다.
평창올림픽은 처음부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2014년 말 70%에 가까운 여론의 지지를 받던 평창올림픽 분산 개최는 어느 날 ‘분산 개최는 없다’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에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당시 시민들은 기왕에 개최될 것이라면 분산 개최해 1조원 가까운 비용을 줄이자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런 절박한 요구를 박 대통령이 왜 틀어막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토록 풀리지 않던 비상식적 결정들에 대한 의문이 이제서야 풀리고 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낙마한 김진선·조양호 전 평창조직위원장과 수천억원대 이권이 걸린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의 설계변경, 개·폐회식 행사 등과 관련한 책임자 사퇴 등의 실체가 드러난다. 또 박 대통령이 ‘분산 개최는 없다’고 했던 건 비합리적 무지 때문이 아니었고,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주변에 최순실·정윤회 전 부부가 사놓은 수십만 평의 땅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최순실 게이트는 대부분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이루어졌다. 국정농단 곳곳에 스포츠가 범행의 명분으로 악용됐다. 특히 국민의 혈세와 기업들의 기부로 이루어진 조직위원회의 예산은 특정인과 집단들에 약탈의 대상이 돼버린 느낌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국제대회의 존재 이유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절체절명의 위기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다. 개혁을 하게 된다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첫째는 투명성이다. 올림픽조직위원회 운용에 관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분산 개최 여부부터 각종 시설공사의 내용과 주체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사태에 이르고서야 문제를 인식하게 된 것이다. 기업이 재정을 부담했더라도 이것은 공공사업이다. 따라서 투명성이 조직위원회 개혁의 첫걸음이다.
둘째는 책임성이다. 조직위원회는 민간이 주축이 되는 범국민적 조직이다. 하지만 사실상 권력의 영향력하에서 운영됐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하루아침에 조직위원장이 해임되는 사태는 시스템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아무런 권한도 없고 따라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조직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결과에 책임지게 해야 한다.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강화시켜야 한다.
셋째는 시민참여의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체육계는 말 못할 모멸과 자괴감에 빠져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된 데에는 체육계가 자초한 측면은 없는지 반성해야 한다. 예산의 소비자로서 머물러 사태를 수수방관한 것은 아닌지 하는 측면이다. 따라서 시민들 특히 체육계부터 적극적으로 전체 운용 및 결정 과정에 참여해 예산의 소비자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체육의 발전을 위한 수문장 역할을 해야 한다. 국제대회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많다. 하지만 할 수밖에 없다면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과 같은 성공 사례들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1114029006#csidxf3d51c3af27606884a9a92579883335 
[주간경향] 17.06.20.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4&artid=201706131153321&pt=nv
이번 추경은 잘못된 예산구조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공기업이나 행정관료, 관련 업체 등에 지원하는 예산을 최대한 줄이고 직접 예산 사업 대상자를 지원하는 예산을 늘려야 한다.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발표되었다. 미리 계획하는 것이 예산의 원칙이다. 그래서 예산은 매년 한 번 계획을 수립해서 집행한다. 그래서 대단히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추가하거나 바꾸는(경정) 일이 없도록 추경을 할 수 있는 요건을 법으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올해까지 20년 사이 15번이나 예산에 추가경정을 해 왔다. 한 해에 두 차례 한 경우도 있으니, 횟수로는 19번이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이라며 해마다 추경을 했다. 노무현 정부도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 연속 추경을 했는데, 추경 합계액은 17조1000억원이었다. 이것은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 등 구여권도 마찬가지였다.
각 부처에 찢어주기 편성이 관행
그래서 이번 추경이 법적 요건에 부합하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국가재정법 제89조는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대량실업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하여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에만 추경을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현재의 소득격차, 일자리 등 경제상황이 사실상 재난 수준이라고 한 것은 이번 추경의 법적 요건을 충족시킨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추경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요한 대선공약이기도 했다. 우리가 처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과감히 확대하겠다고 했고, 추경도 필요하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입장이었다. 이번 추경은 당선된 대통령의 약속이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정당성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5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 당정협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이번 추경은 2015년 이래 3년 연속해서 이루어진 추경이다. 이번 추경에서 추가로 쓰겠다는 예산 규모는 11조2000억원이다. 이 돈은 지난해 쓰고 남은 돈 1조1000억원과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국세 증가분 8조8000억원, 그리고 기금에서 당장 가져다 쓸 수 있는 여유재원 1조3000억원으로 마련된다.
빚을 내지 않고도 추가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하니 일견 문제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좋은 일만은 아니다. 세금이 예산보다 더 걷혔다는 것은 원래 예산을 수립할 때부터 지나치게 적게 편성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 접어들어 적게 걷힐 것으로 예측하고 적게 쓰는 것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실제로는 예상보다 많이 걷혀 돈이 남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축소형 재정은 결과적으로 기금의 여유재원도 늘리게 되었다. 결국 써야 할 돈을 못 쓰게 되어 소중한 기회비용을 상실한 것이다. 예산은 무조건 아끼고 남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정확하게 예측하고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추경은 각 부처에 돈을 찢어주기 식으로 편성되었다. 각 부처에서는 지난 예산에서 부족했던 사업 예산을 추경을 기회로 더 받아가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다. 각종 이해집단의 민원성 예산 밀어넣기도 문제이다. 2015년 메르스 추경 때에는 대형병원들이 큰 혜택을 받았다.
추경예산에는 수혜자들에게 직접 지원되지 않고 각종 기관을 통해서 집행되는 예산이 많다. 하지만 기관을 통해 집행하는 것보다 수혜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과거에 기관을 통해 예산을 집행하는 방식은 현금전달 방식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었다. 이제 모든 것이 전자적으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방식은 오히려 관료구조가 예산을 중간에서 빨아먹는 기생적 시스템이 되었다.
청와대 재정기획관 신설의 의미는
일자리 추경이라면 일자리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직접 지원하는 예산비율을 늘려야 한다. 기존에는 취업자를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기업을 지원하는 예산이 많았다. 그래도 기업에 지원되는 예산은 괜찮다. 기업과 취업자를 매칭시켜주는 업체를 지원하는 예산에 비한다면 말이다.
예를 들어 취업성공패키지와 같은 사업은 청년층에게 직접적으로 지원해주는 예산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취업성공패키지 2017년 예산 3405억원 중 위탁사업비만 1111억원이다. 즉, 1111억원은 인력 소개 컨설팅 업체를 지원하는 돈이다. 직접적으로 지원해주는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조차도 중간단계에 지출되는 예산이 많다는 의미다. 예산지원이 필요한 곳을 단순히 연결해주는 곳에 지출되는 예산을 줄여야 한다.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예산지원만으로 한계기업들의 생명을 연장해주는 예산이 많이 남아있다.
이번 추경은 잘못된 예산구조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공기업이나 행정관료, 관련 업체 등에 지원하는 예산을 최대한 줄이고 직접 예산 사업 대상자를 지원하는 예산을 늘려야 한다. 추경 심의는 기획재정부가 주도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가 절차에 따라 심의하는 예전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추경예산 심의는 국회와 관련 전문가, 적극적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론과 숙의의 장이 되어야 한다. ‘국민 예산 심의’를 통해 원점에서 예산을 보는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의 사회혁신수석실에서 이런 것을 주도하는 것을 어떨까?
새 정부에서 눈여겨보아야 하는 것이 있다. 청와대의 재정기획관 신설이다. 과거 예산 편성은 실무적인 문제로 여겨져서 온전히 관료의 몫이었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청와대에 예산을 담당하는 비서가 없었다. 관료제는 ‘현상유지의 폭군’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재정구조는 박정희 시대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
청와대의 재정기획관 신설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재정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는 의지로 읽힌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 인사가 늦어지면서 이번 추경 편성도 결국 기재부의 관료들이 주도해 기존 관행대로 이루어질 우려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추경은 다를까? 달라야 한다. 이것이 국민들이 새 정부에 거는 기대일 것이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주간경향] 17.07.11.
한국의 2017년 예산 신규편성은 1.7%에 불과하다. 올해만 특별한 상황이 아니다. 매년 1% 남짓에 불과하다. 지난 10년간 예산이 두 배로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화는 없고 조직만 증대되었다는 증표가 된다.

5월 25일 청와대가 조직 개편된 부서 안내판을 여민관 1층에 설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전사고가 생기면 안전 관련 공무원의 수가 늘어나고, 건축물 붕괴사고가 터지면 감독 관련 공무원의 수가 늘어난다. ‘공무원의수는 업무량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파킨슨(Parkinson)이라는 학자의 주장이다.
이런 현상을 ‘파킨슨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조직은 이런 관료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가능한 한 부하직원을 늘리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위해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공무원들이 가지는 이런 특성이 업무량에 상관없이 공무원을 늘리게 되는 것이다.
농어민 41% 줄고 관련 직원 68% 늘어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 해군성을 든다. 1914년과 1928년을 비교해 보았다. 1914년은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해로 영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강국일 때이다. 1928년은 전쟁의 위험이 가장 적다고 판단되던 때이다. 1914년 영국 해군은 62척의 주력함에 14만6000명이 근무했고, 1928년은 20척의 주력함에 10만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대폭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같은 시기 해군의 관리직과 공무원은 5249명에서 8117명으로 64%가 증가했다. 특히 본청은 2배 가까이 늘었다.
또 하나는 영국 식민성이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말이 상징하듯 전 세계에 식민지를 갖고 있던 영국은 식민지성이 있다. 영국 식민지가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1935년 372명이었다. 그런데 2차 대전이 끝나고 인도 등 대부분의 식민지가 독립한 1954년 식민지성의 규모는 1661명이 었다. 일의 대상인 식민지가 줄어들어도 그 부서는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결국 일의 대상은 줄어도 사람은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농림부가 대표적이다. 조선일보에 보도된 KDI 보고서에 따르면 농어민 수가 178만명(41%) 줄었는데 관련 공무원이나 준정부기관 임직원은 5만2000여명(68%) 증가했다고 한다. 10년 전에 농어민과 준공무원의 숫자가 57명당 1명이었으나 이제는 20명당 1명이라는 것이다. 예산은 17배가 증가했다.
그런데 이 통계는 1995년 기준이다. 22년이 지난 지금 농민은 또다시 절반으로 줄었다. 문제는 이후에는 이런 보고서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상상에 맡기겠다. 농업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일들이 있는데, 우선 농업이라는 말이 농촌이라는 말로 대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농업기반공사가 농촌공사로 바뀌었다는 주장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지역을 ‘영역’으로 삼는 행자부가 반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지금 도시화율이 90%에 달하는데 도대체 농촌이 어디 있냐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농림부는 농업종사자의 분류를 330평의 농사를 짓거나 연간 120만원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기준을 크게 낮췄다. 텃밭 정도의 농사를 지어도 농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농민의 숫자를 지키고 싶은 농업 관련 공공부문 관료들의 이해와 농민의 범위를 넓혀 농지 거래를 좀 더 활성화시켜 부동산 부양을 하려는 정권의 이해가 맞물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충분히 살 만한 상황이다.
관료제의 본성 이해하고 변화 도모해야
예산에서도 파킨슨의 법칙이 있다. ‘점증주의 이론’이다. ‘키(Key)’라는 학자가 발견해낸 것이다. 미국 정부를 분석한 그는 미국 정부의 예산이 점증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미국 관료들은 이런 키의 주장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자신들은 매년 제로베이스에서 예산을 분석하고 편성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키는 30여년의 조사 결과 거의 모든 부서의 사업들이 비슷한 추세로 증가했고, 줄어들거나 없어진 사업들은 매우 이례적인 일들이었다는 것을 증명해냈고 결국 관료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2017년 예산 신규편성은 1.7%에 불과하다. 올해만 특별한 상황이 아니다. 매년 1% 남짓에 불과하다. 결국 99%는 하던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예산이 두 배로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화는 없고 조직만 증대되었다는 증표가 된다. 하지만 국민들도 국회도 공무원들도 엄청난 변화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참고로 키는 미국에서 점증주의 예산의 기준을 20%로 잡고 있다. 한국 정부에서 10%가 변화된다면 어찌 될까. 아마도 혁명적 상황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물론 예산을 빼앗기는 쪽이나 새로 확보하려는 쪽의 입장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왜 그들은 몰랐을까? 자기들의 일만 보는 것이다. 전체를 보는 사람은 결국 주인의식을 가진 국민일 수밖에 없다. 보수화되어서 1%의 변화도 크게 생각하거나 아니면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후자이리라 생각된다. 현재 국회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리의 추경도 1만2000명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지만 겨우 8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대부분의 사업이 예전에 하던 사업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 전에 논의가 있었던 상황에 비해 대폭 축소되고 있는 느낌이다. 정부조직법도 대폭 후퇴했다. 폐지론까지 나오던 교육부나 행자부도 안심을 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오히려 조직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한다. 관료들의 저항도 있지만 새로운 집권세력이 정치적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결국 행정의 복잡성과 혼란만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직과 예산의 확장은 관료제의 본성이다. 이를 인문학적으로 인정하고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국회도 국민도 정권도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의 법칙에서 벗어나 큰 시야를 가지고 우리 정부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직시해야 한다.
‘바보야, 문제는 여야가 아니라 관료제야, 그리고 우리의 무지와 착각이야.’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주간경향] 17.06.27.
공공부문 일자리 논쟁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일자리의 구조와 내용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논의가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공공서비스 부문의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논쟁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가 큰 정부인가 작은 정부인가 하는 것이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 주장은 갈리게 되는데 주로 보수적인 사람들은 우리나라 정부 규모가 다른 나라보다 더 클 것이라고 주장하고,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부 규모가 작다고 여기고 있는 듯하다.
공공부문 일자리 OECD 국가의 3분의 1
공공부문 규모에 대한 논쟁은 지난 대선 때 당시 문재인 후보가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OECD 국가 평균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발언하면서 본격적으로 촉발되었다. 당시 문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가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OECD 국가 평균이 21.3%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7.6%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이때 7.66%라는 수치는 OECD의
결과적으로 보면 다소 축소된 숫자였던 것이다. 이 논쟁과 관련해 지난 12일 통계청은 2015년 공공부문의 일자리 규모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에 일반정부 부문 199만명과 공기업 부문 34만명, 합해서 233만6000개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있다는 것이다. 총취업자의 8.9%라고 한다. 7.66%보다는 많은 숫자다. 하지만 OECD 국가 평균에 비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통계청의 일자리 숫자에는 사립학교 교원이나 사병, 보육교사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직접적으로 정부의 돈으로 급여를 전액 지원받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한다면 공공부문 일자리 비중은 10%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동안 우리는 ‘공무원 100만명’ 시대에 살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공공부문 효율화를 지향하면서 공무원 숫자를 100만명 수준에서 관리해 왔다. 큰 정부라는 비판에 대하여 공무원의 숫자가 적다는 주장을 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공공부문의 과소 추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정부의 역할도 커지고 예산도 늘어나는데 공무원 숫자를 동결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른바 민영화를 통해 공무원 숫자를 유지했다. 한국전력, KT(한국통신), 코레일(철도청)이 원래는 공무원 조직이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5월 30일 서울 종로구 금용감독원 연수원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제1차 협업과제 분과위 합동 업무보고에서 한 직원이 공공부문 일자리 관련 회의 자료를 나눠주고 있다. / 이준헌 기자
새 정부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공무원 1만2000명을 추가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과 야당은 공무원 추가 채용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무분별하게 공무원을 늘리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공무원 1만2000명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작년 말 국회에서 2017년 예산안을 통과시킬 때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모두 찬성했었다. 2017년 수정예산안에서 국회는 공공부문의 질 좋은 청년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하여 공무원 신규 채용을 1만명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목적예비비 500억원을 편성했다. 최광웅 데이터연구소 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2012년 12월 말 공무원 정원은 98만명 수준이었던 것이 2016년 말 정원은 103만명 수준으로 약 5만명이 늘어났고, 지방공무원 증가분까지 고려한다면 박근혜 정부 시절 공무원 정원 증가분은 대략 6만명, 연평균 1만2000명이라고 추산했다. 박근혜 정부는 사실상 ‘큰 정부’였던 것이다.
공공서비스 수요 늘자 외주화 급증
문제는 공공부문의 숫자가 아니라 적정성이다. 주차장(park)이 차량(parking)을 늘린다는 말이 있다. 차량 수요에 따라 주차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주차장에 따라 차량이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공공부문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공공부문의 일거리가 늘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 자리가 늘어나서 일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국민이 느낄 때 공공서비스의 질이 실질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공무원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테면 청소, 환경, 안전, 복지 분야의 사회서비스 확충은 국민 모두가 기대하는 서비스 분야일 것이다.
그리고 공무원 숫자를 무조건 늘려서는 안 된다는 강박이 공공부문 일자리의 왜곡을 가져온 측면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공서비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비용절감을 앞세워 민간위탁이라고 하는 공공부문의 외주화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공무원은 발주자로 ‘갑’이 되고, 위탁업체가 ‘을’이 되어 공공서비스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공공부문은 정규직 공무원과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의 이중화된 노동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나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일을 하는 용역업체의 노동자들은 원래 공무원이 하던 일을 하면서도 그들의 급여나 근로조건은 대단히 열악하다. 원래 위탁금액 자체가 적을 뿐더러 위탁업체의 관리자들이 가져가는 몫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급여수준이 높은가는 오랜 논란거리다. 나라살림연구소에서는 2014년 말에 2015년도 예산안을 기준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정규직 공무원 2만9047명의 인건비를 분석한 바 있다.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세전 기준으로 7034만원이었고, 여기에 복지포인트와 급량비를 합하면 평균 수령액은 7437만원이 된다. 2014년 소득분위별 평균에 따르면 상위 10% 평균이 9287만원, 상위 20% 평균이 5390만원인 것에 비교해 본다면 자치구 공무원의 급여수준은 임금근로자 상위 10%에서 20% 사이라고 할 수 있다.
공무원은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직업이 되었다. 높은 임금수준도 좋은 것이지만, 무엇보다 평생직장이 될 수 있다는 안정성에 더 끌리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공공 일자리가 민간 일자리에 비해 급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다. 공공부문의 일자리는 분명 좋은 일자리이고, 좋은 일자리가 되어야 한다.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신의 직장’이 되는 것은 과도하다. 공무원과 공공부문 급여 인상률에 대한 분석과 적정 인상률에 대한 사회적 협의가 필요하다.
공공부문 일자리 논쟁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일자리의 구조와 내용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논의가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공공서비스 부문의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주간경향] 17.08.29.
2012년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평균 1억7000만원이 들어가고 상위 1%는 3억9000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러니 아이를 하나 낳는 것은 ‘고난의 행군’을 각오한 셈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불멸을 원한다. 하지만 영원히 살 수는 없으므로 후손을 남기고 싶어한다. 동물도 가지고 있는 종족보존 본능이다. 특히 자신의 가족, 넓게 보면 민족공동체가 사라질 위기라는 위기의식은 더욱 클 것이다.
한국에서 인구문제는 너무 갑자기 다가온 위기상황이다. 가장 많이 태어난 해가 1960년이고, 109만명이 출생했다. 지금 그들이 50대 후반이므로 아직도 저출산은 실감나지 않는 이슈라 할 수 있다. 더구나 1971년에는 102만명이 태어났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이 88학번 성보라가 아니고, 71년생들인 성덕선과 그 친구들인 것은 이러한 인구적 특성을 고려한 것일 것이다. 그들도 이제 46세다.
하지만 작년 2016년 출생자는 40만명이다. 올해는 36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그래서 2030년 이후에는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마침내는 한국인 소멸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1960년 109만명이었던 출생인구는 2016년 40만명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36만명이 태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한 병원의 신생아실./김창길 기자
정부 예산이 엄청나게 투입되었다는데
지방은 더욱 심각하여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은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30년 안에 전국 시·군의 읍·면·동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곳(1383개)이 ‘인구 소멸지역’(거주인구가 한 명도 없는 곳)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했다.
하지만 국민적 인식은 조금 다르다. 저출산이 국가적 차원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반국민이 저출산 문제를 ‘매우 심각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39.2%에 불과하고, 젊은 세대일수록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받아들이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젊은 세대가 정부 정책에 무관심하거나 비협조적이어서가 아니라, 저출산 문제가 현재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의 삶이 너무나 힘들어 미래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2년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평균 1억7000만원이 들어가고, 상위 1%는 3억9000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러니 아이를 하나 낳는 것은 ‘고난의 행군’을 각오한 셈이 되는 것이다.
재정지출에서 영원한 과제는 어떤 지출에 대해 비용이냐 투자냐 하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다. 저출산을 해결하는 복지정책을 비용으로 보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수백 조원을 들먹이며 저출산 정책의 비효율을 이야기한다.
그럼 과연 얼마나 들어갔는가. 2006년 처음 저출산 정책이 시작되었을 때 예산은 3조원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150조원 정도가 투입되었다, 연평균 15조원이다. 단순히 이 숫자만 보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10년간 정부 예산과 지방정부 예산이 4000조원이 넘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크지 않은 액수이다.
OECD 평균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2.7%(2013년, 아동예산 기준)이다. 한국은 여기에 일자리, 주거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여 1.1%이다. 특히 저출산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되는 프랑스는 지난 40년간 3%가 넘는 지출을 해왔다. 우리로 치면 매년 45조원 정도씩 투입한 것이다. 결국 규모의 문제는 아니고, 늘려야 하는 것이다.
2017년 정부의 저출산 예산은 25조원이다. 하지만 국회 예산정책처의 자료에 따르면 30%가 연관성이 부족한 사업이다.
저출산 대책은 정책 수단의 조합을 넘어 정책 의지의 범위와 강도(policy scope & fortitude)에 따라 효과성이 좌우된다. 저출산이 ‘국가 존립’의 문제라는 정책적 인식이 필요하고, 의례적 립서비스가 아니라 진정성과 절박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 청약제도에서 다자녀가구의 혜택을 줄인다든가 다자녀 추가공제는 물론 출생·입양 공제마저 없앤 것은 그 절박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출산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
그런데 저출산 정책이 2006년부터라는 데 의문이 생긴다. 1983년에 인구 감소를 나타내는 출산율 2.1이 무너졌는데, 무려 23년 후에야 저출산 대책이 시작되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재미있는 사례는 2003년까지 정부가 산아제한을 위해 정관수술 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당첨부터 다양한 정부 지원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확실한 지원책이었다. 정관수술을 받으면 예비군 훈련도 면제해주는 강력한 지원으로 매년 1만명이 넘는 사람이 정관수술을 받고, 그보다 많은 여성들이 난관 수술과 자궁내 장치 시술을 받았다.
이 사업을 주도한 것은 가족계획협회였다. 1997년 가족계획연보에 보면 34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목표의 110%인 1만7000명의 정관수술을 시행했다는 내용이 자랑스럽게 나와 있다. 우리나라 저출산의 일등공신인 셈이다. 가족계획협회는 2006년 인구보건복지협회로 이름을 바꾸어 출산장려사업을 하고 있다. 출산문제를 국가가 계몽하고 강요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인구학)는 책 <정해진 미래>에서 “인구교육은 물론 필요하나 인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정도에서 그쳐야지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식의 당위로 흘러선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출산율 반등에 성공하는 국가의 공통점은 사회 전체가 성 평등적 방식으로 변했다는 데 있다. 출산의 도구로 여성의 몸을 볼수록 여성들은 더 출산을 꺼린다. 또한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들의 변화된 선호와 지향 및 목소리를 담아내고, 아이 낳을 수 있는 고용과 주거·교육정책 등이 같이 가야 성공한 저출산 정책이 될 것이다.
출산 기피풍조 정도로 저출산을 이해하는 과거 고출산시대의 편견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 저출산 대책 예산을 비용으로 보는 사고방식으로는 미래를 암울하게 할 것이다. 양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16배의 투자효과가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지금의 아이들이 납세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출산율이 아니라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복지국가가 되어야 한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 1960년대 정부 산아제한 포스터다. 정말로 우물쭈물하다가는 거지꼴을 못면할 것이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주간경향] 17.08.22.
교육부 소속 학교 건물은 기존 64W 전구를 50W LED 전구로 교체하는 물량이 22만1931개이다. 1290억원의 예산을 통해 매년 12억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한다면 100년이 지나도 전기비용만으로는 설치비용을 절약할 수 없다.
새 정부 출범 후 몇 달간 지루한 줄다리기를 하던 최근(7월 22일), 2017년도 제1차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11조1869억원의 정부 추경안이 국회에서 1조2519억원을 감액하고 2504억원을 증액하며 수정·통과되었다. 몇 달간 지연된 가장 큰 이유는 놀랍게도 전체 예산안에서 극히 일부인 80억원에 불과한 공무원 채용 비용이었다.
사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대표적인 사업은 2000억원이 넘는 LED 교체 예산이다. 일부 의원들이 조심스럽게 문제제기를 했지만 수정 없이 정부 추경안이 그대로 통과되었다.
원래 추가경정예산은 본예산 작성 이후 발생한 천재지변, 급격한 경제적 변화 등 본예산 작성 시에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반영하고자 편성하는 예산이다. 반면 LED 교체사업은 장기적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으로, 본예산 작성 시 제외되었던 사업이 추경예산에 편성되었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2천억원이 넘는 LED 조명 교체가 추경예산에 과연 맞는 것일까. 사진은 LED전구 제품들. / 강윤중 기자 ※ 기사 본문 중 특정 언급사실과 관련없습니다.
각 부처별로 설치비용에 큰 차이
특히 이번 추경의 LED 교체예산은 2000억원을 상회하는 큰 규모다. 그러나 관련 예산 대비 전기요금 절약효과와 그에 따른 손익분기점이 언제 발생하는지 등 통합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은 없다.
그래서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해봤다. 우선 추경 LED 예산규모와 전기요금 절약효과를 비교해 보았다. 각 부처별로 설치비용부터 차이가 크다. 가장 큰 곳은 법무부 교정기관 LED 설치예산 43만원(개당)은 시중가와 조달가를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렵다. 환경부는 구입비와 설치비를 합쳐 9만1000원으로 산정한 반면 법무부 소속 교정기관은 약 43만원으로 책정했다.
또한 각 부처가 책정한 LED 구입과 설치예산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가장 적은 예산을 책정한 부처는 환경부로 구입과 설치비를 합하여 개당 9만1000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조달청을 통하지 않은 시중 단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시중 업체에 가격을 문의한 결과 50W(300×1200) 조명 구매 및 설치비용은 약 9만원 내외였다. 설치물량이 많아지면 개당 단가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
반면, 대부분의 부처는 약 10만원을 상회하는 가격이다. 조달행정의 효율성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법무부 소속 교정기관의 경우 등 기구 구입비는 9만5000원이다. 그런데 설치비가 개당 약 33만원으로 과도한 금액이 책정되어 있다. 설치물량이 9만3000개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의 설치단가가 개당 33만원이라는 사실은 시중가격은 물론 조달가격과도 큰 차이가 있다. 33만원이 LED 설치비용만으로 쓰인다면 가격 책정의 합리성이 떨어지며, 만일 전기공사를 병행하여 LED 설치를 하는 예산이라면 예산 편성 규정을 어기고 다른 예산사업으로 LED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또한 교정기관의 LED 설치비가 33만원인 반면, 같은 법무부 소속 소년원은 설치비가 한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연내에 설치할 수 없는 LED 조명을 추경을 통해 구매만 하고 내년에 설치하는 것은 긴급한 용도로 예산을 추가로 편성하는 추경예산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 올해 설치되지 못할 LED 조명을 구매만 하는 것은 이자비용 낭비, 보관비용 낭비 등 각종 행정비용을 낭비하고 예산 지출의 기회비용을 낭비하는 행동이다.
다음으로 필요성이 의문시되는 경우도 있다.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규정’에 따라 모든 공공기관은 연도별 LED 교체비율을 정해놓고 있다.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고자 삼파장 전구 등 LED는 아니나 LED 와 비슷한 에너지 효율의 전구도 교체하여 오히려 전기요금이 증가하는 기현상도 발생한다.
신축건물 대상으로 탄력 적용해야
실제로 교육부 학교 조명 교체대상 중 화장실에 쓰이는 15W LED 조명은 교체대상에 13~15W 전구가 혼재되어 있다. LED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보이는 전구를 15W LED로 교체하면 오히려 전기요금이 증가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 절약효과는 발생할까? 이번 추경 LED 예산 2003억원 중 약 65%의 예산(1290억원)을 사용하는 교육부의 전기요금 절약효과를 계산해보면 LED 교체에 따른 전기요금 절약효과는 다음과 같이 산출 가능하다.
교육부 소속 학교 건물은 기존 64W 전구를 50W LED 전구로 교체하는 물량이 22만1931개이다. 즉, 연간 12억원의 전기요금 예산 절약이 가능하다. 반면 화장실은 기존 13W와 15W가 혼재되어 있어 교체 시 전기요금이 오히려 증대하나 혼재 비율 파악이 불가능해 계산에서 제외하였다. 즉, 1290억원의 예산을 통해 매년 12억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한다면 100년이 지나도 전기비용만으로는 설치비용을 절약할 수 없다. 물론, LED 전구의 내구성이 일반 전구보다 더 좋은 측면과 함께 같은 전력 사용으로도 더 밝은 조광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할 수 있다.
결론은 이대로 진행하면 낭비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변화에 대응하고자 새롭게 편성하는 추경예산의 취지에 맞지 않다. 각 부처마다 LED 교체비용이 다르고, 최고 43만원의 교체비용은 시장가격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이지 못하다.
또한 LED 조명으로 일률적으로 교체하는 것도 부작용이 있다. 더구나 LED 교체비용을 감안하면 LED 교체를 통해 절약되는 전기요금만으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 물론, LED 전구는 조도가 높고 내구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리모델링 공사 등 LED 전구가 수명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결국 LED 조명 교체는 신축건물을 대상으로 하고, 각 기관의 수요에 맞춰서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특히 추경을 통해 일률적으로 LED공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본예산에서 제외된 LED 교체예산이 추경에 2000억원이나 새롭게 편성된 이유는 추경예산의 고질적 문제로 제기되어오는 불용률을 낮추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LED 설치비용 확인을 위해 업체에 문의를 했다. 업체에서는 다음과 같이 되물었다. “공공입니까? 공공이면 똑같은 일을 해도 일반보다 가격이 높습니다.” 공공의 돈은 눈먼 돈일까.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주간경향] 17.08.15.
2028년에는 아예 신청 국가가 없다. 그래서 IOC가 지원금을 주어가며 개최지를 확정한 것이다. 보통 중계권료 등 막대한 돈을 IOC에 주어가며 개최지 선정을 감사해 하던 우리에게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2024년 올림픽 개최도시가 확정되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4년과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파리와 로스앤젤레스를 확정했다. 지난달 12일 스위스 로잔 총회에서 이례적으로 두 도시를 연속 개최도시로 확정해 놓고는 어느 도시가 먼저 할지를 정하지 않았었는데, 지난달 31일 두 도시와 IOC가 2028년에 로스앤젤레스가 개최하기로 합의하면서 자동으로 파리가 2024년 개최도시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두 도시는 세 번째 올림픽 개최도시가 된다. 지금까지 세 번 개최한 곳은 영국 런던이 유일했다. 1924년 올림픽을 유치했던 파리는 100주년 기념이라는 명분을 챙겼고, 로스앤젤레스는 지원금을 받는 실리를 챙겼다. 올림픽이 지연되어 로스앤젤레스의 인프라 개발계획 등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에 대해 피해보조금 성격으로 18억 달러(약 2조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매우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조금 늦어졌다고 사실상 보상금을 받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올림픽 개최지가 확정되는 것을 상식으로 생각하던 전례에 비추면 매우 이상한 상황인 것이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가운데 줄 왼쪽에서 7번째)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에 있는 축구 전용경기장 스텁헙 센터에서 2028년 올림픽 유치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제대회 허상 버릴 때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2024년에 올림픽 개최를 신청한 곳이 두 곳밖에 없었고, 2028년에는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IOC가 지원금을 주어가며 개최지를 확정한 것이다. 보통 중계권료 등 막대한 돈을 IOC에 주어가며 개최지 선정을 감사해 하던 우리에게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개최지 신청이 없었던 것은 올림픽 개최에 대한 ‘승자의 저주’ 때문이다. 그리스 아테네올림픽 등 많은 올림픽이 막대한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그나마 기대했던 경기부양 효과와 이미지 개선을 통한 위상 강화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현실적이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2020년 올림픽 개최지인 일본도 땅값을 어느 정도 올리는 데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는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다. 더 이상 올림픽 특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동계올림픽도 다르지 않다. 평창은 삼수 끝에 겨우 올림픽 개최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2년 동계올림픽은 2015년 결정 당시 막판에 노르웨이의 오슬로가 빠지면서 최종 유치 후보는 베이징과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밖에 남지 않았었다. 아시아에서 연속 두 번의 동계올림픽이 치러지게 된 것이다.
올림픽이 이렇게 된 것은 결국 돈 때문이다. 올림픽 이후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도시들이 속출하면서 IOC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대안으로 ‘어젠다 2020’을 제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다른 국가나 도시와 분산 개최하는 것도 가능하게 했다. 비용절감도 위태롭다. 2008년 여름 올림픽에 대회운영비로만 440억 달러(약 50조원)를 쏟아부었던 베이징은 2022년 겨울올림픽 예산은 그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39억 달러(4조4000억여원)로 책정했다. 2026년 개최지 신청 상황은 더 심각하다. 유력한 신청도시인 캐나다의 캘거리시는 유치위원회 전 단계로 ‘유치 타당성 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주민들이 납득하지 않으면 유치전에 뛰어들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잠재적인 경쟁도시들도 비용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나마 캘거리시는 1988년 개최도시였기 때문에 기존 시설을 재활용하므로 비용부담이 덜하다.
우리는 88올림픽이 흑자라고 알고 있다. 군사정부 시절 대대적인 선전으로 이런 생각을 주입시킨 결과 국가적인 ‘환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야말로 ‘환상’일 뿐이다.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88서울올림픽은 9000억원 적자였다. 그나마 수십만에 달하는 군인, 공무원, 학생들의 동원 등 간접비용은 포함되지도 않았다. 흑자를 본 곳은 대회를 두 번째 개최했던 1984년의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뿐이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이 12억 달러의 적자와 100억 달러의 부채를 지게 돼 신청도시가 없자 IOC가 막대한 지원을 한 결과였다. 로스앤젤레스는 2028년 세 번째 개최에서도 막대한 지원을 받게 되므로 우연이라고만 보기에는 상황이 너무나도 절묘하다.
88서울올림픽은 적자였다
내년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은 8조원이던 비용이 14조원으로 늘어났다. 분산개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되었다. 물론 최순실씨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 강원도는 이미 1년 예산을 넘는 부채를 지고 있다. 항상 그렇듯이 근거 없는 흑자에 대한 환상과 경기부양 효과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을 치른 국가는 예외 없이 올림픽 이후 경제성장률이 하락했다. 그나마 올림픽 토건특수로 유지되던 경제성장률이 올림픽이 끝나자 하락하는 것이다.
경제효과도 부풀려져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5조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근거가 부족한 낙관적인 수치에 기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원래 이런 추정은 이와 관련한 기회비용이나 손실은 고려하지 않는다. 결국 남는 것은 문화적인 효과 정도이다.
이제 올림픽은 돌이킬 수 없다. 다만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언제까지 이런 국제대회를 계속 유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대기업과 토건관료의 합작. 유치위원회의 비용은 대기업이 대고 이후 올림픽 관련 정부 사업은 그 기업들이 수주를 받는 공생관계를 벗어나야 한다. 국가주의 시대의 엘리트 체육을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선호하는 관광을 외국인들도 선호하듯이. 우리가 하지 않는 스포츠를 위한 국제대회는 사치일 뿐이다. 로스앤젤레스와 캘거리 같은 곳이 다시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은 대회 이후에도 그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엘리트 스포츠가 아니라 대중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월드컵경기장을 기억해야 한다. 막대한 유지·관리비용은 비합리적인 국제대회 때문에 부담하는 우리 모두의 비용이다. 우리는 서커스가 아닌 빵을 원한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주간경향] 17.08.08.
에너지 관련한 지출은 공공성 차원에서 미래 에너지인 재생에너지나 에너지 취약계층을 돕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법 원칙상 당연한 논리이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핵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신고리 원전 5·6호의 중단을 위해 공론화위원회가 설치되면서 탈원전 정책은 현 정권 최대 이슈 중의 하나가 되었다. 원자력발전소 집중 지역인 부산·경남(PK)에서는 이른바 ‘원전 대전’이 예고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정부 정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김무성 의원을 제외하고는 자유한국당 의원들마저도 직접적으로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더구나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당론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탈핵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핵 관련 업계 당사자들이 포함된 과학기술인들조차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의 이메일 설문조사 결과 탈핵정책에 대해 41%는 ‘적절’, 46%는 ‘부적절’이라고 답하고 있다. 물론 ‘탈화석연료’에는 72%가 찬성하고 있다. 결국 서병수 시장의 말처럼 탈핵으로 가는 역사의 이정표는 세워진 셈이다.

7월 13일 오후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결정할 이사회가 열리는 한수원 경북 경주 본사에서 이관섭 한수원 사장이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주민 대표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경주 | 이석우 기자
에너지 간의 조세 차별
현재 신중론을 포함한 반대 주장의 근저에는 경제성 주장이 핵심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조세 측면에서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에너지별 세제는 공평하지 않고 매우 차별적이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는 세금이 낮은 곳으로 유도되고 있다.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조세와 부담금, 보험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어서 합리적인 고민이 필요하기는 하다. 에너지 문제는 단순한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 가치 등 우리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환경적인 가치를 주장하면 ‘탈화석연료’나 ‘탈핵’의 논리는 이미 압도적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현실론으로 경제성을 주장하는 부분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첫째, 환경적 입장을 제외하고 경제적 조세원칙에서는 각 에너지원이 지닌 고유 열량 대비 세금을 일치시킨 금액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에너지의 성과는 에너지 발생량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세금뿐만 아니라 준조세 금액을 모두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올해부터 화력발전의 개별소비세는 kg당 30원으로 LNG 개별세비세 kg당 60원의 절반 금액이다. 이는 석탄의 열량이 LNG 열량의 약 절반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여 열량 기준 세금액수를 동일하게 조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석탄은 조세를 통해 경제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더구나 준조세까지 포함하여 생각한다면 대표적인 공해 에너지원인 석탄은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경제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셋째, 원료에 부과되는 세금 및 준조세뿐만 아니라 생산된 전력에 부과되는 조세와 준조세 모두를 통합적으로 합산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원자력발전은 원료인 우라늄 등에는 세금 및 준조세가 부과되고 있지 않다. 다만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에는 지역자원시설세(㎾h당 1원), 원자력기금(㎾h당 1.2원), 사업자 지원 사업비(㎾h당 0.25원) 등의 준조세가 부과된다. 이러한 발전전력에 부과되는 조세와 준조세를 함께 포함하여 전체 에너지원별 세금 및 준조세 액수를 도출해야 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 5월 발표한 ‘미세먼지 절감을 위한 에너지세제의 근본적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각 에너지원별 동일 열량 대비 조세 및 준조세액을 통합한 결과는 역차별이었다. LNG 1㎾h 열량에는 총 6.60원의 세금 및 준조세가 부과되는데, 유연탄에는 4.82원, 원자력에는 0.98원의 세금 및 준조세가 부과되었다. 즉, 유연탄과 원자력에는 LNG 발전에 비해 세금 및 준조세 특혜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원료에도 세금이 없고 발전량에서도 극히 적은 부담을 하게 되므로 경제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기준으로 보면 에너지별 역차별을 하게 된 결과 한전(법인세 차감 전 순익, 연결기준)은 2014년 4.2조원, 2015년 18.7조원, 2016년 10.5조원의 막대한 이익을 보게 된 것이다.
재정지출에서도 차별
그러면 그나마 이렇게 부담한 돈은 에너지별로 어떻게 나눠지는가를 살펴보자. 2017년 예산안 기준으로 에너지 재정수입은 에특회계(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 5.1조원, 전력기금(전력산업기반기금) 4.1조원.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 4.8조원 등 총 14조원이다. 물론 이 액수는 여유자금 등 이전의 수입도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지출의 방향이다. 에너지 관련한 지출은 공공성 차원에서 미래 에너지인 재생에너지나 에너지 취약계층을 돕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법 원칙상 당연한 논리이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에특회계는 다시 에너지 효율 향상이나 국내외 자원 개발, 공급체계 구축, 연구개발 등 석유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력기금은 역시 전기를 생산한 원자력 등 발전소의 공급체계, 관리, 연구개발에 사용된다.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 660억원, 신재생에너지 보급 4496억원 정도가 고작이다. 그나마 이 부분도 기존 발전소의 신재생에너지 비용 부담을 보전해주는 방식이 많다.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은 성격상 당연히 원자력과 관련한 관리비용 등으로 사용한다. 결국 아무리 넓게 잡아도 14조원의 수입 중 5000억원 정도만 공공성을 위해 사용된다. 대부분은 원래 낸 곳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결국 기존 에너지들은 역차별이라 불릴 정도로 매우 적은 조세 및 준조세 부담을 하고, 그렇게 모은 정부 재정도 낸 곳에 사용되는 구조다. 미래 에너지가 아니라 과거 에너지의 경제성을 보전해 주고 있다. 원전 제로에 대해 2060년까지 시간을 두었음에도 원자력업계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러한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2013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태양광산업 전망을 분석한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22년 그리드 페리티(Grid parity·태양광발전 단가가 일반전기와 같아지는 지점)에 도달한다고 한다. 태양광 산업계에서는 더 이른 시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눈앞에 다가온 미래를 부정할 수는 없다. 탈핵의 문제는 원자력업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해결 과제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주간경향] 2017.10.31 ->> 원문보기
공공기관 중에서도 특히 강원랜드 문제는 상식의 도를 넘는다. 500명이 넘는 합격자 전원이 청탁자라는 것은 이제 이 기관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가난한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불공정한 것은 참을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도 언급한 사람의 마음이다. 최근 공공기관의 취업청탁 비리문제가 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취업대란에 시달리는 청년층의 좌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공기관 중에서도 특히 강원랜드 문제는 상식의 도를 넘는다. 어느 정도는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도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비리라고 볼 수 있다. 500명이 넘는 합격자 전원이 청탁자라는 것은 이제 이 기관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볼 수 있다.
강원랜드는 석탄산업 관련기관이다. 80년대 말까지 우리나라는 연탄을 주된 난방연료로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방방식이 가스로 대체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커다란 호황을 누리던 탄광지역은 금세 사양산업이 되어버리게 됐다.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가 10월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관련자료 입수경위에 대한 여야 공방이 이어지자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30년 석탄산업 배려가 만든 괴물, 혹은 좀비
정부는 이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1987년부터 석탄산업 합리화 대책을 시작했다. 탄광지역 석탄산업 종사자들을 포함한 지역경제의 쇠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몇 년이면 이 상황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시작한 것이지만, 그 후에도 계속되어 이제 30년째 계속 지원되고 있다.
얼마의 돈이 지원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필자가 2004년에 조사한 바로는 1년에 직·간접적으로 1조원가량이 매년 지원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일차적으로 석탄업체들부터 지역에 대한 지원까지 다양한 곳으로 지원된다.
석탄산업의 직접 이해당사자는 광부들이다. 현재 광부의 숫자는 5개 탄광에 3126명(에너지통계연보)이고 생산량은 1764톤이다. 1년에 564kg이고 하루에 1.5kg이다. 쉬는 날 등을 고려해도 사실상 예산으로 지원되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돈은 세금으로 지원된다. 특히 강원랜드의 역할이 크다. 강원랜드는 2017년 기준 매출액이 1조7000억원이다. 이 중 2100억여원이 1대 주주인 광해관리공단 등 정부기관에 가고, 지역에는 270억여원의 기부금이 전달된다. 법인세만 1400억여원을 내게 된다.
더군다나 ‘폐광지역 카지노에 대한 개별소비세 저율과세’라는 항목으로 개별소비세를 1634억원 감면받는다. 원래 카지노에 입장할 때 5만원의 개별소비세를 내야 하는데 이 중 4만3700원을 감면받아 6300원만 내는 제도이다. 내는 것보다 감면받는 것이 더 많으니 세금에서도 돈을 버는 셈이다.
강원랜드는 1995년 만들어질 때 지역경제 발전과 지원을 위해 만들었지만 결국 정부 재정지원을 아끼기 위한 것이 되어버린 셈이다. 더구나 경제활성화는커녕 카지노라는 특수한 문화가 만들어내는 어두운 도시가 되어버렸다.
원래 강원랜드 유치는 지역 시민단체도 앞장섰던 사업이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후회하게 되었지만 맹목적인 지역경제 성장 혹은 유지가 지금 같은 석탄산업과 지역사회를 괴상하게 만들어버린 결과가 됐다.
최근에는 강원랜드의 1대 주주인 광해관리공단이 채용비리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이곳도 예외없이 인사청탁과 낙하산으로 조직이 구성되고 운영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기관의 운영은 강원랜드의 도박으로 번 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고도 부족하여 정부 지원을 받는다. 공공부문 특히 산업자원부의 석탄 관련 재정은 이렇게 왜곡되었다. 소수의 광부를 구실삼아 거대한 경제생태계를 유지하고 우리나라 경제의 구축효과를 가져온다.
소수의 광부를 구실삼아 복마전으로
에너지 부문에서 이미 퇴출되었어야 할 석탄이 유지되는 데에는 연탄 사용자도 한몫 한다. 현재 연탄은 한 장에 656원인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82원이 정부 예산으로 지원되고 있다. 따라서 판매가는 373원이다. 연탄은 서민 에너지가 아니라 세금 에너지인 것이다.
문제는 이 돈들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투명하지 않으면 견제도 없다. 에너지통계연보 등에서 재정지원이 얼마가 되는지 하는 항목들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정부의 예산서에서 강원랜드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단순히 인사청탁의 문제가 아니다. 예산이 있는 곳에 조직이 있고, 투명하지 않은 조직에서 이런 부패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김동연 기재부 장관이 기타 공공기관으로 되어 있는 강원랜드를 직접 통제받는 기관으로 변화시키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강원랜드는 감사원이 의무적으로 감사하는 기관도 아니었다.
강원랜드 매출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로서의 독점적 지위가 가져다준 결과이다. 외국인 카지노 17곳 매출이 1조2000억원인 것을 보면 얼마나 큰 규모인지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지위도 산업자원부의 석탄 관련 관료들과 업계만이 공유하는 복마전이 되어 있다. 1인당 평균 연봉 7000만원짜리 공공기관으로 존재하면서도 수익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경쟁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배려도 지나치면 해악이 된다. 이제라도 강원랜드의 문제가 아니라 석탄산업이라는 분야의 전망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그것도 석탄산업 관련자들에게 맡기면 해답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관료들의 특징은 칸막이와 귀차니즘이다. 변화를 요구하면 관련자들을 동원해 저항하거나, 실익이 없다고 주장하거나, 시간을 끄는 방식으로 막는다. 하지만 30년은 너무나도 길었다. 이제라도 전국민적인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지 못하면 또다시 30년, 100년이 흐를 것이다. 문제는 다른 곳에 요긴히 쓰일 우리의 세금이 그곳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경희대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주간경향] 2017.10.24 ->> 원문보기
박근혜 정부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공급한 영구임대 주택은 연 1만호 계획(총 4만호) 대비 23.8%에 불과한 9,500호에 불과했고, 국민임대는 연 3.8만호 계획(총 15.2만호) 대비 66.4%인 101,000호 공급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임대주택 문제는 중요한 이슈다. 특히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역대 정부 중 박근혜 정부의 국민·영구임대 공급실적이 가장 저조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또한 영구임대 입주자 대기 기간이 평균 19개월, 최장 60개월(2015년 기준)에 이르는 게 현실이며, 반면 금융지원에 불과한 전세임대를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무려 9.4만호 사업승인(공공임대 중 사업승인 실적 1위)해놓고 마치 공공임대주택을 역대 최대 공급한 것처럼 홍보한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납득하기 힘든 공공임대 입주수요 예측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토부는 2013년 국토연구원에서 수행한 ‘제2차 장기 주택종합계획(2013~2022) 수립 연구’를 바탕으로 제2차 장기 주택종합계획을 수립하였다. 국토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입주자격이 부여되는 월 평균소득 이하의 무주택가구는 368만 가구에 달하고 이 중 공공임대주택 입주 희망 가구는 223만 가구로 예측했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를 모두 입주수요로 보지 않고, 이 중 108만 가구는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이 공공임대 기입주자 평균을 초과하는 임대료를 부담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며 입주수요에서 제외했다. 국토부는 남은 115만 가구만 입주수요로 산정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매년 11만호씩 공급하는 것으로 장기 주택종합계획을 수립했다. 결과적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 물량인 104.7만호를 모두 건설·공급하더라도 실제 입주수요인 223만호의 47%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공공임대주택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지난 2015년 10월 27일 행복주택지구 가운데 처음으로 입주가 시작된 서울 송파구 삼전지구 행복주택./연합

소득이 낮아 임대료 부담이 어렵다면 입주수요에서 제외할 것이 아니라 지원방안을 더 강구해야 하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또한 입주수요 예측에서는 제외됐지만, 이들 가구의 입주 자격까지 막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 중 일부가 실제 입주하면 입주수요에 포함됐던 115만 가구 중 일부는 입주를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그런데 더 납득하기 힘든 점은 국토부가 이미 저소득층 주거안정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제2차 장기 주택종합대책에는 ‘(주거급여) 지원대상 확대를 통해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할 수 있도록 2014년 10월부터 개편된 주거급여 제도를 시행’이라고 기재돼 있다. 소요재원은 연 1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주거급여제도는 2014년 1월 주거급여법이 제정돼 그해 10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애초에 공공임대 입주 희망 232만 가구를 임대료 납부 능력 여하에 따라 108만 가구와 115만 가구로 나눈 것이 의미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4월 1일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2017년까지 매년 영구임대 1만호, 국민임대 3.8만호 공급, 분양전환 2.2만호 공급을 약속했다.
공공임대 공급실적 현황 자료와 감사원 감사 결과를 종합해본 결과, 박근혜 정부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공급한 영구임대주택은 연 1만호 계획(총 4만호) 대비 23.8%에 불과한 9500호에 불과했고, 국민임대는 연 3.8만호 계획(총 15.2만호) 대비 66.4%인 10만1000호를 공급했다. 하지만 분양전환은 같은 기간 공급계획(총 8.8만호)보다 4만2000호 많은 13만호(147.7%)를 공급했다.



[주간경향] 2017.10.10 ->> 원문보기

결론적으로 지금 세계적으로 법인세 인하가 대세이고,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를 올린 나라가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나라마다 다르고, 재정건전성을 위해 추세가 바뀌고 있는 것을 도외시한 철 지난 주장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법인세를 인상한 나라가 없죠?” “예, 없습니다.” 지난 9월 국회 예결위에서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의 질의에 대한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답변이었다. 대부분의 언론과 학자들이 주장하고 생각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답변이다. 국내총생산이 계속 증가하는 것에 따라 세금이 계속 증가해 왔고. 세계 각국은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를 계속 인하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가 변화하듯 이런 풍조도 변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맨왼쪽)이 9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2018년도 예산안 간담회에서 예산안 분석 등 설명을 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2018년 예산심의 법인세 증세가 핵심
경제 3주체인 가계, 기업, 국가의 자금 순환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가계소득 대비 기업소득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기업에 쌓인 돈이 저절로 가계에 흘러가는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법인세 강화 등으로 돈이 흘러들어갈 수 있는 펌프를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법인세 인상 논의가 계속 진행되어 왔고 이번 2018년 예산에 반영될 세제개편안은 세법개정 때 재벌기업 법인세 실효세율이 2% 가까이 상승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주로 재벌기업에 대한 증세인데, 강성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이 8월 30일 내놓은 ‘2017년 세법개정안 평가’에 따르면 정부가 예고한 대로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적용하면 이들 기업의 실효세율은 19.4%가 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종전(17.4%)보다 2%포인트 오르는 셈이다. 실효세율은 각종 공제나 감면 등을 빼고 난 뒤의 실제 세부담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과표 500억∼1000억원 구간 기업의 실효세율(19.4%)과 같아진다. 지금까지 재벌 대기업이 특혜를 누리고 있었던 셈이다. 과표 10억원을 넘는 고소득층의 실질적인 소득세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종합소득세의 경우 10억원 초과 구간은 실효세율이 1.73%포인트(33.25%→34.99%) 올라간다. 근로소득세도 1.64%포인트(36.97%→38.60%) 오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대기업과 보수적인 언론들은 이러한 논의가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결산심사와 세제개편안 논의에서 질의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면서 비판하는 것은 이러한 증세가 지지기반의 피해가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 진실은 무엇인가. 우선 법인세 인하가 대세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2009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어느 정도 적합한 설명이다.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는 법인세 인하의 추세가 있었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가 국제문제가 된 이후 재정안정을 위해 법인세 인하 추세는 변화되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법인세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인하한 국가가 10개국, 인상한 국가가 9개국이다. 2007~2015년에 영국, 독일, 일본,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 법인세율 인하폭이 큰 반면에 칠레,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멕시코, 그리스 등의 국가는 법인세율이 최근 10년 동안 오히려 인상됐다. OECD 국가가 인하 추세라는 것은 최근 상황에 맞지 않는 올드 데이터에 근거한 주장이다. 그리고 해가 갈수록 인상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경제부총리도 착각할 만큼 오래된 편견
한국의 경우 법인세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부가세·소득세 등과 규모가 비슷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법인세액이 감소하더니 2011년과 2012년 잠시 반등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시 감소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이명박 정부 시기의 감소가 큰 영향을 주었다. 이명박 정부 감세 이후 법인세 실효세율이 하락했다. 우리나라 법인세 실효세율은 법인세 명목세율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다. 평균 실효세율은 16%대에 불과하다. 1994년 28.5%였던 실효세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결과이다.
지난 1월 JTBC 신년 토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과 전원책 변호사가 법인세 실효세율을 두고 입씨름을 벌인 것이 큰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이 시장은 국내 10대 기업의 실효세율이 12%라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전 변호사는 “우리나라 실제 법인세율이 16%가 넘는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얘기하느냐”고 반박했다. 아마도 법인세 실효세율을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범주 안에서 팩트를 이야기한 것이다. 이 시장은 국내 10대 기업으로만 한정했고, 전 변호사는 법인세 평균 실효세율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법인세에 관한 정확한 사실은 국내 법인세의 명목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으며, 특히 외국 자본을 유치해야 하는 소규모 도시형 국가나 과거 동구공산권 국가들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지속적인 감세정책을 한 결과 법인세 실효세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법인소득 1000억원을 버는 중견기업보다 5000억원을 초과해 버는 대기업(대략 50여개)의 실효세율이 더 낮다. 10대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실효세율은 더 낮아진다. 일반적인 누진세 구조와는 정반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세계적으로 법인세 인하가 대세이고,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를 올린 나라가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나라마다 다르고, 재정건전성을 위해 추세가 바뀌고 있는 것을 도외시한 철 지난 주장이다. 또한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가 낙수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환상도 이미 깨졌다. 더구나 한국은 법인세뿐만 아니라 자산소득 과세 등 산적한 해결과제들이 있다. 하지만 경제부총리도 착각할 정도의 오래된 편견이 올바른 판단에 방해를 하고 있다.
국회가 10월 국정감사에 온통 몰입해 있지만 11월 1일 대통령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2018년 예산심의가 예정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의 운명을 가를 결정들을 하게 될 것이다. 세제개편과 재정개혁에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것인가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물론 국민들은 관객이 아니다. 그것을 결정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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