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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위해 바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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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 위해 바다로 간다

익명 (미확인) | 금, 2016/09/02- 20:33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5년이 지났다. 규모 9.0. 일본 관측 사상 최대 규모였다. 올해 3월 일본 경시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5,894명이 숨지고, 2,561명이 실종됐다.

▲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다카마쓰 야스오(사진 왼쪽) 씨와 나리타 마사아키(오른쪽 씨가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

▲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다카마쓰 야스오(사진 왼쪽) 씨와 나리타 마사아키(오른쪽 씨가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실종자 가족 중 직접 다이빙을 배워 3년째 바다를 수색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내와 외동딸과 찾아 나선 다카마쓰 야스오 씨와 나리타 마사아키 씨다.

▲ 바닷속에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를 보여주는 잔해더미들이 있다. 다카마쓰 씨와 나리타 씨는 이 잔해 더미속에서 가족을 찾고 있다.

▲ 바닷속에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를 보여주는 잔해더미들이 있다. 다카마쓰 씨와 나리타 씨는 이 잔해 더미 속에서 가족을 찾고 있다.

다카마쓰 씨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아내를 잃었다. 2011년 3월 11일 재난 당시 아내는 미야기현 77은행 오나가와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은행 옥상으로 대피했지만 20미터가 넘는 쓰나미에 휩쓸려 실종됐다. 실종 당시 아내 유코 씨는 남편에게 “괜찮아? 집에 가고 싶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이날 은행 옥상에는 나리타 씨의 딸도 대피했지만, 역시 실종됐다. 딸은 26살로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77은행 옥상에 있었던 유코 씨와 에미 씨

▲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77은행 옥상에 있었던 유코 씨와 에미 씨

이 두 사람은 2014년 2월 아내와 딸을 찾기 위해 잠수하기로 결정했다. 수중 잠수도 그 때 처음 배우고 자격증도 땄다. 50대 중반 나이에 잠수를 배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카마쓰 씨는 “차가운 바닷속에 아내를 남겨둬 괴롭고 아내가 불쌍하다”라고 말했다. “아내를 빨리 데리고 와서 침대에 눕히고 함께 식사하고 싶다고, 이후에 묘지에 묻고 그녀의 명복을 빌고 싶다”고 했다.

▲ 딸 에미 씨와 함께 살았던 집은 쓰나미에 쓸려 갔다. 딸의 초상화가 거실에 있다.

▲ 딸 에미 씨와 함께 살았던 집은 쓰나미에 쓸려 갔다. 딸의 초상화가 거실에 있다.

다카마쓰 씨와 나리타 씨는 바닷속에는 해류 흐름에 의해 잔해가 쌓이는 곳이 있기 때문에 그 속에 휩쓸려 가족들이 가라앉아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고 수중 수색을 해왔다고 한다. 수중 수색하면서 가족을 아직 찾지 못했지만, 누군가의 가족 앨범, 신발 같은 유류품을 찾았다. 이름이 적힌 물건은 가족에게 보냈다.

▲ 바다 속에서 수색 중인 두 사람. 지금까지 100여 차례 진행했다고 한다.

▲ 바닷속에서 수색 중인 두 사람. 지금까지 100여 차례 진행했다고 한다.

언제까지 수색할 것인가? 두 사람이 수없이 들었던 질문이다. 다카마쓰 씨는 수중 수색을 언제까지 할 거냐는 질문에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그만둘 것 같은데요.”라며 수중 수색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잠수 수색은 “나 자신을 위해서, 내가 살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리타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제로가 된다. 수색을 시작하면 100% 중 1%라도 어쩌면 0.1%라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적어도 수중 수색을 계속하는 동안은 희망을 놓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날씨가 허락하는 한, 두 사람은 한 달에 두 차례, 수중 수색에 나선다. 지금까지 수중 작업은 100여 차례 진행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오늘도 가족을 만나기 위해, 가족을 기억하기 위해 바다로 향한다.


취재작가 곽이랑
글 구성 김근라
연출 박정남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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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허구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실보다 더 현실적일 수는 없다. 이는 현실보다 더 정확하게 현실을 묘사할 수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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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3/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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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7일부터 2017년 4월 24일까지 총 61분이 희망제작소의 든든한 후원회원이 되어 주셨습니다.
후원회원님의 응원 한마디가 희망의 씨앗이 됩니다.
잊지 않고 늘 기억하겠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희망모자

김민영 후원회원님

바르고 좋은 활동을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희망모자

명재범 후원회원님

건강한 시민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게 앞장서서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희망모자

정라온 후원회원님

깨어있는 시민의 꺼지지 않는 등대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희망모자

김도요 후원회원님

가치있는 곳에 가치있게, 효율적으로 후원금을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희망모자

송지나 후원회원님

고등학생 때 희망제작소를 처음 알게 됐어요. ‘대학교 가서 돈 벌면 후원해야지’라고 생각한 걸 이제 실천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희망모자

김준영 후원회원님

더 큰 희망이 필요한 사회입니다.

희망모자

이찬영 후원회원님

평범한 사람이 웃으며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면서… 그리고 실천을 위해서..

희망모자

이두수 후원회원님

평소에 관심이 많았다가 기회가 되어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희망모자

오승원 후원회원님

희망제작소에 후원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월, 2017/04/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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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태바도인(태양과바람의도시를만드는인천모임)의 탈핵희망 인천도보순례 2차 걷기가 동암역 북광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거리를 걸으며 ‘왜 탈핵이어야 하는지’ 이야기를 전하고,

부평공원에 도착해서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광장에서 엘름 댄스를 추며

핵 없는 안전한 사회를 통한 평화를 기원하였습니다.

인파가 많은 부평역에서도 홍보 활동을 하고

부평구청까지 걸어와 마무리하였습니다.

 

월, 2017/07/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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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한여름의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탈핵을 희망하는 인천도보순례는 계속되었습니다.

태바도인(태양과바람의도시를만드는인천모임)에 속한 인천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가톨릭환경연대, 녹색당, 열음학교 등의 단체 회원분들이 부평구청에 모여 걷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발걸음을 맞추고 중간중간 쉬기도 하며 에너지 문제에 관한 관심을 가져주시길 시민분들께 호소하였습니다.

홈플러스 작전점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아이들과도 이야기하고

외국인에게도 알리고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에 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여러 만남 끝에 두 시간의 일정이 끝났습니다.  이제 다음달에는 조금 더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겠지요.

9월 1일 2시에 탈핵희망 인천도보순례는 이어집니다.

 

 

 

월, 2017/08/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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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오후 2시부터 태바도인(태양과바람의도시를만드는인천모임)에서 동막역부터 센트럴파크역까지 걸으며

주민분들께 알리며 탈핵희망 인천도보순례를 하였습니다.

많은 관심을 준 청소년을 비롯한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꼭 탈핵 정책이 추진되어야겠습니다.

다음달인 11월 3일에는 올해 마지막 인천도보순례가 이어집니다.

 

 

 

월, 2017/10/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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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마지막 ‘탈핵희망 인천도보순례’가

11월 3일 오후 2시부터 검단사거리역에서 시작됐습니다.

따뜻한 봄날에 시작했던 걸음이 찬바람 부는 겨울날까지 이어져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날 많은 참여자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작은 우리의 걸음이 해와 바람의 나라로 가는 과정 속에 도움이 되었길 희망합니다.

 

 

 

 

화, 2017/11/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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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희망지수가 올해도 발표되었습니다. 세대별로 느끼는 희망이 조금씩 달랐는데요. 10대부터 60대까지, 각 세대가 느끼는 희망을 ‘한 마디’로 표현해보았습니다.


2017 시민희망지수 자세히 살펴보기

수, 2017/12/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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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y! 왜 이 주제를 선택했나요?
– 시민이 느끼고 생각하는 우리사회 희망에 관한 인식을 측정하기 위해
– 2016년 조사결과와 2017년 조사결과를 비교분석하여 변화추이를 살펴보고, 종합지수 개발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 Who! 어떤 분이 읽으면 좋을까요?
– 시민
– 희망지수 시민자문단 참가자
– 사회측정도구 연구자
– 중앙정부·지방정부 관계자
* When! 언제 읽으면 좋을까요?
– 우리시대 희망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고 싶을 때
– 정책과 삶의 괴리를 발견하고 대안적 활동을 하고 싶을 때
– 시민참여형 사회측정도구 연구사례를 찾을 때
– ‘희망’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지수화하려고 할 때
* What! 읽으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 4가지 영역(개인적 차원의 희망, 사회적 차원의 희망, 국가적 차원의 희망, 전 세계적 차원의 희망)의 5가지 요소 문항과 희망점수
– 2017년 현재, 시민이 느끼는 희망점수
– 대한민국의 현 주소와 향후 과제

* 요약

◯ 희망제작소 ‘시민희망지수’ 개발 연구는 2015년부터 ‘대한민국에 희망은 있는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희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시민과 함께 진행해왔음. 2016년 창립 10주년 기획연구로 첫 번째 시민희망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음

◯ 2017년에도 (재)희망제작소와 ㈜윈지코리아의 공동연구로 진행하였으며, 성·지역·연령별로 비례 할당 추출된 전국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7년 11월 20일부터 24일까지 총 5일간 설문조사를 시행했음

◯ 본 연구는 2015년, 2016년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연계성 있게 조사항목을 구성하였으며, ‘희망지수 시민자문단’과 ‘희망제작소 연구원’을 대상으로 파일럿 조사를 한 후 문항을 수정보완하고 본 조사를 실시하였음

◯ 2017년 본 조사에서는 희망을 개인, 사회, 국가, 세계 등 4가지 차원으로 확대하고 척도를 체계적으로 재정리하여 희망에 대한 종합적 인식을 측정하고자 했음
◆ 개인적 차원의 희망 6.04점, 사회적 차원의 희망 5.15점
◆ 국가적 차원의 희망 5.68점, 전 세계적 차원의 희망 5.17점

◯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 연령별 희망의 특징
– 10대(15~19세) : 개인수준에서는 만족적이고 희망적이나, 사회·국가·국제 수준에서는 가장 비관적임
– 20대 : 삶의 만족도는 2016년 조사 대비 상승했으나, 개인적 희망은 오히려 감소했음
– 30대 : 거의 모든 영역의 만족도 점수가 가장 낮은 30대는 전반적 미래 희망 수준도 낮음
– 40대 : 삶의 만족도와 개인적 희망점수 상승함. 국가/국제적 희망은 가장 높은 수준. 만족도를 제외하고는 미래에 대한 희망은 모두 높은 수준임
– 5~60대 : 2016년 조사에서 가장 희망적 세대였으나 2017년 조사에서는 가장 절망적인 세대로 분류됨
◆ ‘노력해도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는 삶’이라는 인식 확산
– 2016년 결과에 비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개인의 노력’을 꼽는 의견은 줄어든 반면, ‘부모의 경제력’과 ‘타고난 재능’을 꼽은 의견이 각각 2%p, 8.9%p 늘어났음
◆ ‘기회의 부재’로 개인 희망도 사라지는 사회
– 항목별 개인 희망 차원의 요소들을 살펴보면 ‘취업 및 사업 기회’(2.91점/5점 만점)가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
◆ 시간빈곤층과 시간잉여층
– 시간빈곤층으로 사회초년생 30대, 입시교육세대 15~19세로 나타남. 시간잉여층으로 은퇴 이후의 삶 60세 이상으로 나타남

◯ 2017년 12월 현재, 대한민국은 사회적 차원(2016년 4.37 → 2017년 5.15/10점 만점)의 희망은 늘어났지만 개인적 차원 희망(2016년 6.26 → 2017년 6.04/10점 만점)은 결핍되어 가고 있음. 특히, 젊은 세대의 희망은 사라져 가고 있고, 소득이 낮은 계층부터 ‘삶’과 ‘희망’이 동시에 무너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 지지가 절실함. 국가정책과 개인의 삶이 연계될 수 있도록 시민의 삶과 괴리되지 않는 사회지지망 확충이 필요함

수, 2017/12/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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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합니다. 여러분의 새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원대한 목표이든, 소소한 목표이든 올 한 해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뚜벅뚜벅 걸어 나가길 바랍니다. 목표를 향한 뜨거운 열정과 열망은 매 순간 우리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희망제작소 역시 ‘희망’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20171031_2018newyear_web

월, 2018/01/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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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입니다.

입춘이 지났지만 추위의 기세는 등등합니다. 추울수록 서로를 보듬는 우리네 정은 더 두터워질 것으로 믿습니다. 겨울이 깊어지는 것은 봄이 가까워진 탓이기 때문입니다.

새해를 맞이한 지난 한 달 동안에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비트코인 논란, 법원행정처 블랙리스트 2차 조사 결과 발표, 서울시 미세먼지 대응 논란,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논란,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 안미현 검사의 강원랜드 수사 외압 폭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이런 논란과 사건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기득권 문제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비트코인 논란에는 투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사회경제구조가, 법원행정처의 블랙리스트 사건에는 사법부의 기득권 구조가, 서울시 미세먼지 대응 논란에는 시민 생활의 위협을 방치한 중앙정치의 폐해가,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논란에는 대의를 위해 개인은 희생해도 된다는 오만이, 검찰 성추행 사건에는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가, 수사 검찰에 대한 외압에는 권력 집단 간의 짬짜미가, 이재용 부회장 판결에는 재벌에만 유독 관대한 한국 법원의 관행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촛불시민혁명은 시민 개개인이 모두 주권자이고, 자기 자신을 대변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아직 기득권의 뿌리를 흔들지는 못했음을 느끼게 합니다. 누군가에게 위임하고 구경하는 ‘관객 민주주의’로는 그들의 견고한 뿌리를 뽑을 수 없음을 날마다 깨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이 있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산더미라는 것을 알게 해 준 ‘어떤’ 시민이 곳곳에 있습니다. 법원 불법 사찰 피해자들의 증언, 서지현 검사의 용감한 외침, 시민 생명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서울시의 결단, 피땀으로 준비한 올림픽 출전을 가로막는 동의 받지 못한 대의명분의 허구를 고발한 선수, 현직 검사의 수사 외압 폭로가 그렇습니다. 기득권의 벽이 완전히 허물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벽을 향해 화살을 던지는 시민이 있습니다.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점입니다. 누구도 자기 일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절실함으로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했을 터입니다. 그렇게 스스로 대변하고 주장했습니다. 힘없는 개인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절실하기 때문에 주장하고 호소했습니다. 제도가 보장한 청원과 기성 언론을 통하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흩어져 있지만 디지털로 연결된 ‘새로운 시민’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이런 문제 제기에 수많은 시민이 공감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기득권의 벽을 조금씩 무너뜨리는 장정에 나선 한 사람의 시민을 다른 시민들이 지켜주고 있습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정부도, 공정한 경쟁의 가치를 중시하는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희망이 있습니다.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현실의 부조리를 바꾸려 도전하는 시민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할 수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도 성찰합니다. 연구자와 운동가가 앞장서서 대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자신의 문제와 씨름하고 실천 중인 시민과 함께하는 길이 대안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유류 피해를 당한 태안의 한 시민이 전 세계 유류 피해 회복과정을 조사하면서 지역공동체의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고자 나선 평범한 시민이 정부도 못 하는 수탈당한 문화재의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대안을 만드는 시민연구자들, 스스로 대안이 되어 고민하고 도전하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희망제작소가 되겠습니다. 희망제작소 중심으로 연구하고 조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민의 절실한 필요가 담긴 연구를 연결하고 거드는 길을 꿈꿉니다.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열어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민족 대명절 설이 다가옵니다.
기쁨을 나누는 시간 되시길 빕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희망제작소는 활동소식을 담은 ‘뉴스레터'(월 2회),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연구원의 글 ‘희망다반사'(월 1회), 우리 시대 희망의 길을 찾는 ‘김제선의 희망편지'(월 1회)를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목, 2018/02/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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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사인 저는 연간 학교 행사 중 체육대회를 가장 좋아합니다(경쟁에 치우진 ‘대회’라는 용어 대신, 학교에서는 ‘사제동행 체육행사’라고 부릅니다)....
목, 2018/06/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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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희망제작소, 드디어 이사했어요!’(글 보기)에서 새 보금자리 ‘희망모울’로의 이사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희망모울이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십시일반 후원금으로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주신 시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때문에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은 어떻게 하면 희망모울이라는 공간에 시민이라는 가치를 담을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계속 고민했습니다. 궁금하시다고요? 그렇다면 5백 원..은 아니고, 7월 12일 열리는 희망모울 개소식을 찾아주세요. (개소식 참가신청 하기) 이번 글에서는 시민이라는 가치가 뿜뿜 넘치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는 ‘희망모울’의 몇 가지 장소를 맛보기로 살짝 보여드립니다.

희망제작소와 희로애락을 함께한 11,699개의 희망별

창립 후 12년 동안 희망제작소는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달고 쓴 맛을 다 보았고, 롤러코스터처럼 급상승과 급하강을 겪으며 머리카락이 주뼛 서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희망제작소에게 11,699이라는 숫자는 더없이 소중합니다. 정부나 기업의 출연금 없이 설립된 비영리 민간 독립 연구소 희망제작소가 연구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원해주신 시민분들의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희망제작소의 명암을 함께 하며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자, 희망모울 1층 입구에 ‘기부자의 벽’을 마련하여 모든 분의 성함을 새기기로 했습니다. 희망제작소에 한 번이라도 후원하신 분이라면 11,699명에 포함됩니다. 소중한 후원자님, 7월 12일 개소식에 오셔서 기부자의 벽에 새겨져 있는 여러분의 이름을 찾아보세요!

▲ '기부자의 벽'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희망제작소를 늘 응원하고 아껴주신 11,699명의 후원자의 이름이 새겨집니다.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 ‘기부자의 벽’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희망제작소를 늘 응원하고 아껴주신 11,699명의 후원자의 이름이 새겨집니다.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1004개의 희망을 채워주세요

11,699명의 시민 중에는 특별한 사연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바로 1004클럽인데요. 1004클럽은 3년 동안 1천만 원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희망제작소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강연료 기부, 용돈 모아 기부, 월급 일부 기부 등 그 사연도 다양합니다. 새 보금자리 ‘희망모울’에는 이 사연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1004클럽 후원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1번부터 1004번 중 원하는 번호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아직 비어있는 번호가 많습니다. 개소식에 오셔서 다양한 기부 이야기도 접하시고, 여유가 되신다면 남아있는 번호 중 하나를 택하신 후 그 번호에 여러분의 사연을 채워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 1004클럽 후원회원의 기부 사연은 1층부터 3층까지 계단 벽면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시민과 함께 만든 12년의 희망

2006년 3월 27일부터 2018년 3월 26일까지, 12년. 약 4,3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희망제작소는 시민과 함께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중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은 활동 400여 개를 엄선했는데요. 어떤 사업인지 궁금하신가요? 400개의 사업 이름은 희망모울 3층과 4층 사이 천장에 설치될 모빌 전시물에 새겨질 예정입니다. 7월 10일쯤 완성된다고 하니, 개소식에 오시면 확인하실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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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모울 개소식에서 400개 사업의 이름을 확인해 보세요.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다르지만 같은 꿈을 꾸는 우리

한 사회의 시민인 우리는 생김새도, 생각도, 성격도,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희망제작소는 다름을 포용하고 더 좋은 사회를 위해 연대하고 노력하는 시민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시민의 초상’ 캠페인(자세히 보기)을 진행했습니다. 50명 선발에 400여 명이 신청하는 등 많은 시민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희망제작소는 바라봄사진관과 함께 선발된 49명의 초상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어떤 곳이 되면 좋을지에 관한 메시지도 받았는데요. 사진과 메시지는 희망모울 1층에 전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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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의 초상’ 캠페인에 참여한 49명의 시민들은 우리 사회가 어떤 곳이 되길 바랄까요?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희망제작소의 존립 기반은 ‘시민’입니다. 매번 똑같은 말을 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시라고요? 그런데도 희망제작소는 계속 ‘시민’을 말하고, 또 ‘시민’을 말할 것입니다. 희망제작소의 불변하지 않는 최우선 가치이기 때문이지요. 지금까지 ‘시민’의 가치를 온전히 담기 위해 단장 중인 희망모울 공간 곳곳을 보여드렸습니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7월 12일 목요일, 개소식에 오시면 희망모울의 더 많은 공간에서 ‘시민’의 가치를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따뜻한 가슴과 열린 마음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 글 : 최은영 | 이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8/07/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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