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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올케 서향희, ‘철거왕 이금열’ 사건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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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올케 서향희, ‘철거왕 이금열’ 사건 개입

익명 (미확인) | 목, 2016/08/25- 19:04

박근혜 대통령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가 2013년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던 이른바 ‘철거왕’ 이금열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 변호사는 검찰 수사를 피해 도피 중이던 이금열 회장을 만나 사건 해결을 약속하고, 자신과 특수관계에 있는 법무법인을 연결해 사건을 수임케 했다. 이금열 회장과 법무법인을 대신해 변호사비를 결정하는 등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서 변호사는 변호사 휴업계를 낸 상태였다. 서향희 변호사가 이금열씨를 만나 사건을 청탁받는 과정에서는 리베라호텔, 철강회사 휴스틸 등을 운영하는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이 중간다리 역할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박 회장의 한 측근 인사는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서 변호사는 ‘이금열 사건을 청탁하기 위해 수원지검장을 2~3차례 만났다’는 말을 박 회장에게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수원지검장은 김수남 현 검찰총장이다.

서 변호사는 지난 8월 10일부터 최근까지 뉴스타파와 진행한 6번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을 통해 이금열 회장 사건을 청탁 받았고, 자신과 특수관계인 법무법인을 사건에 끌어들였으며, 변호사비를 결정하는 과정에도 간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를 만나 사건과 관련된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금열 회장은 철거업체로 시작해 10여개 계열사를 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다원그룹을 실질적으로 소유, 운영했던 인물이다. 철거업체 행동대장 출신인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그룹 회장이 됐다. 2013년 검찰 수사 결과 이 회장은 1000억원대 횡령과 배임, 정관계 로비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고 징역 5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이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당시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 국세청 간부 2명 등이 구속됐다.

서향희 변호사(왼쪽)와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오른쪽)

▲ 서향희 변호사(왼쪽)와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오른쪽)

이금열 회장 사건에 서향희 변호사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뉴스타파는 지난 수개월간 박순석 회장과 이금열 회장 측 인사 등 관련자들을 두루 접촉해 당시 상황을 취재했다. 이를 통해 확인한, 2013년 이금열 회장 사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만사올통’ 있었다

2013년 5월 초, 서향희 변호사와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이 검찰 수사를 피해 도피 중이던 이금열 회장을 리베라서울호텔 1층 중식당에서 만났다. 리베라서울호텔은 박순석 회장이 소유, 운영하는 곳이다. 이 자리에는 이금열 회장과 가까운 박 회장의 측근 A씨도 동석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도피생활을 할 당시 이금열 회장이 서향희 변호사를 찾았다. 서 변호사 정도 되면 자기 사건 해결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탁을 받은 뒤 이금열 회장을 박순석 회장에게 연결해줬고, 박순석 회장이 서 변호사를 불러 자리가 만들어졌다.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서 변호사는 자기가 사건을 맡겠다고 하면서 법무법인 하나를 끌어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서향희 변호사를 만난 뒤 이금열 회장은 안도했다. 사건이 잘 해결될 거란 기대에 부풀었다. 그는 이런 얘기를 주변인들에게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다원그룹 핵심관계자의 증언.

“(도피중이던) 이금열 회장에게 어느 날 전화가 왔고, 경기고등학교 앞에서 만났다. 이 회장이 ‘형님, 서향희 변호사 선임했습니다. 이제 잘 해결될 것 같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이금열 회장은 서향희 변호사를 믿고, 그가 지정해 준 법무법인으로 변호사비 5억원을 보냈다. 서향희 변호사가 아니라면 선임할 이유가 없는 법무법인이었다.”

서 변호사가 소개했다는 법무법인 세한은 서 변호사와 특수관계인 사람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곳이다. 서 변호사의 연수원 시절 은사이자, 한때 서변호사와 법무법인 공동대표를 맡았던 송 모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서 변호사와 한솥밥을 먹었던 변호사 7~8명도 합류해 있던 곳이다.

서향희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에게 소개한 법무법인 세한

▲ 서향희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에게 소개한 법무법인 세한

사건 당시 이금열 회장은 화려한 변호인단을 앞세워 수사에 대비했다. 대형 로펌이 선임계를 냈고, 검찰을 떠난 지 1년 남짓된 대검중수부 출신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을 변호하기 위해 수임계를 낸 변호사만 29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서향희 변호사를 믿었다. 실제로 서향희 변호사가 소개한 법무법인은 이후 사건 진행을 주도했다.

당시 이금열 회장 사건 변호를 맡은 또 다른 변호사 측 인사는 “이금열 사건을 총괄한 곳은 (서향희 변호사가 소개한) 세한 법무법인이었다. 그 법무법인이 수사와 재판을 사실상 총괄했다”고 말했다. 이금열 회장 사건기록을 확인해 보니, 서 변호사가 소개한 법무법인은 2013년 5월 27일 변호사 선임계를 냈다. 서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을 직접 만나 사건을 맡기로 약속한 직후로 추정된다.

서향희, 휴업 상태에서 사건 소개

그러나 사건 당시 서 변호사는 변호사협회에 휴업계를 낸 상태였다. 사건을 수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 사건 소개 자체를 금지하고 있는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원그룹 측은 “당시 우리는 서 변호사가 법무법인 세한의 대표변호사인 줄 알고 있었다. (서 변호사가) 휴업상태인 줄은 몰랐다. 그런데도 사건을 맡겠다고 했으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 이금열 회장은 어떻게 서향희 변호사와 연결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취재과정에서 리베라호텔, 철강회사 휴스틸 등을 소유, 운영하고 있는 신안그룹의 박순석 회장이 당시 서 변호사와 이금열 회장 사이에 다리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신안그룹의 고문변호사인 이OO 변호사(전 부장검사)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2010~2011년경부터 회장님과 서 변호사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금열 사건 때도 회장님께서 ‘서변호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건이니 잘 챙겨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사건에 간여한 뒤 박 회장은 이금열 사건과 관련 여러 차례 서향희 변호사와 의견을 주고받고, 수사 진행 상황을 체크했다. 박 회장의 측근들 사이에서 공통되게 나오는 증언이다. 서 변호사도 뉴스타파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서향희 변호사와 뉴스타파가 주고받은 이메일

▲ 서향희 변호사와 뉴스타파가 주고받은 이메일

당시 서 변호사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을까. 박 회장의 한 측근은 “당시 서 변호사가 ‘검찰 수뇌부를 찾아가 이금열 회장 사건을 부탁했다’는 얘기를 박 회장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가 박순석 회장을 찾아와 여러 번 같은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당시 수원지검장은 김수남 현 검찰총장이었다.

“서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을 만난 뒤, 박 회장은 수시로 사건 진행 상황을 체크했어요. 서 변호사는 자기가 수원지검장을 두세번 만났다고, 사건을 부탁했다고 말했습니다. 진짜 만났는지 어땠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말을 했습니다.” (박 회장 측근 인사)

취재진은 취재결과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당사자들을 찾아 나섰다. 먼저 서 변호사 소개로 이금열 회장 사건을 수임했다는 법무법인 세한을 찾아갔다. 서 변호사의 은사인 송모 대표 변호사는 서 변호사 소개로 사건을 수임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금열 회장이 우리(법무법인 세한)를 직접 찾아온 건 아니다. 서향희 변호사를 통해서 들어온 건 맞다.”

그러나 이후 서 변호사는 아무런 역할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송모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소개한 이후 서 변호사가 한 역할은?
소개해 준 것 외에 다른 역할은 없었다.
– 서 변호사가 수원지검장을 만나 사건을 부탁했다는 말도 나오는데.
그런 적 없었다.
– 서 변호사와 이금열 사건을 논의한 사실은 있나.
사건에 대해 상의한 일은 없다. 진행 상황을 물어 얘기한 사실은 있다.

이금열 회장 사건과 관련 서 변호사를 만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수남 검찰총장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김후곤 대검찰청 대변인은 뉴스타파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금열 사건에 서향희 변호사가 개입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 당시 총장님은 서 변호사를 만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뉴스타파는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서향희 변호사에게도 전화와 이메일로 해명을 요구했고,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러나 서 변호사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개인 사정상 대면 인터뷰가 힘들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궁금하신 내용을 메일로 보내주시면 최대한 기억을 떠올려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대신 서 변호사는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해 왔다. 뉴스타파는 8월 10일부터 최근까지 서 변호사와 6번에 걸쳐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 변호사는 관련 의혹 상당 부분을 인정했다.

이금열 회장 사건을 법무법인 OO에 소개한 사실이 있습니다. 사건과 관련해 알고 있는 사실을 박순석 회장측에 전달했습니다.

서향희 변호사 이메일 답변

서 변호사는 변호사비를 결정하는 과정에도 간여한 사실을 시인했다. 이는 변호사비를 직접 이금열 회장측과 상의해 결정했다는 법무법인 대표의 주장과 배치된다.

수임료는 어찌되었든 박순석 회장과 본인이 사건을 소개하는 입장에 있었던바, 위임인(이금열 회장)과 수임인(법무법인) 양측이 직접 논의하기 힘들다 하여 서로의 의견을 받아 전달하였습니다.

서향희 변호사 이메일 답변

그러나 서 변호사는 검찰 관계자를 찾아가 이금열 회장 사건을 부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 사건(이금열 회장 사건)과 관련하여 본인이 수원지검장을 만났다거나 하는 활동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서향희 변호사 이메일 답변

서 변호사가 이금열 회장 사건에 간여했던 2013년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첫 해다. 그리고 당시 서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를 그만두고 은둔생활을 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올케를 통하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는 소위 ‘만사올통’ 논란이 대선 정국을 뜨겁게 달궜지만,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고 논란은 잦아들었다. “돌봐야 할 가족도, 재산을 물려줄 자식도 없다.”(2012년 12월 3차 대선후보 TV토론)는 말이나,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해 사전에 강력하게 예방하겠다”(2012년8월20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는 박 대통령의 말을 국민들은 철썩같이 믿었다.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로 대선 직후 서향희 변호사를 둘러싼 이른바 ‘만사올통’의 실체가 일부 확인되면서, 박 대통령의 약속이 말뿐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조용히 은둔한다던 대통령의 올케가 재벌회장과 잦은 만남을 갖고, 대형로비의혹 사건에 개입한 행위를 국민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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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김 대표는 김용원, 최홍 후보를 제치고 이날 중구영도구 공천을 확정지었으며 서울 송파구병을 지역구로 한 김 최고위원도 김희정 후보에 이겨 공천 받게 됐고 서청원 최고위원은 경기 화성갑에서 리은경 후보를 꺾고...
일, 2016/03/2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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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중구영도구 김무성, 서울은 △송파구병 김을동, 경기에서 △화성시갑 서청원, 충남에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이인제가 각각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확정지었다. 또 6개 우선추천지역의 후보자도 발표됐다. 여성...
일, 2016/03/2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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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자> -서울 송파구병 김을동 -부산 중구영도구 김무성 -경기 화성시갑 서청원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이인제 <6곳 우선추천지역 공천 확정자> -서울 강남구병 이은재 -부산 사상구 손수조 -경북 포항시북구 김정재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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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지역구 경선결과 발표 Δ서울 송파구병 김을동 Δ부산 중구영도구 김무성 Δ경기 화성시갑 서청원 Δ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이인제 ◆6곳 우선추천지역 Δ서울 강남구병 이은재 Δ부산 사상구 손수조 Δ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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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서울 6곳(경선5, 우선1) 중구성동구을 지상욱 김행 결선 양천구갑 신의진 이기재 결선 동작구갑 이상휘 김숙향 결선 서초구을 강석훈 박성중 결선 송파구갑 박인숙 안형환 결선 용산구을 우선(여성) -부산 3곳(경선3)...
일, 2016/03/2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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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인터뷰: 이한구 /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 "서울 송파구병 김을동, 부산 중구영도구 김무성, 경기 화성시갑 서청원, 충남에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이인제…" 새누리당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이 경선 끝에 공천이...
월, 2016/03/2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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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번 박경미 교수(홍익대 수학교육과) 가 또 다른 제자의 논문을 거의 그대로 베껴 학술지에 발표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새롭게 드러났다.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베낀 논문을 학술지에 단독 저자로 게재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박 교수가 비례대표 1번에 적합한 인물인가에 대한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박경미 교수는 지난 2004년 6월, 대한수학교육학회가 발행하는 전문학술지 <학교수학>에 16쪽 분량의 논문을 발표했다. 제목은 ‘중국 수학교육 과정의 내용과 구성 방식의 특징’으로 중국의 수학교육 과정의 내용과 특징을 다루고 있다. 박 교수는 이 논문의 단독 저자로 명기돼 있다.

▲ 왼쪽이 강 씨의 2004년 석사학위논문, 오늘쪽이 박 교수의 단독 논문이다.

▲ 왼쪽이 강 씨의 2004년 석사학위논문, 오늘쪽이 박 교수의 단독 논문이다.

뉴스타파의 분석 결과 박 교수의 이 논문은 같은 해 6월 30일자로 홍익대에서 통과한 강 모 씨의 석사학위 논문 ‘중국의 수학교육과정 분석 및 연구’를 상당 부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의 2장 2절인 ‘중국의 교육과정의 개관’에서부터 3장 ‘중국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수학과정’, 그리고 5장에 해당하는 ‘제언’ 부분까지, 박 교수가 강 씨의 석사 논문을 인용이나 출처 없이 사실상 베낀 부분은 전체 16쪽 가운데 8쪽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박 교수는 강 씨의 석사 논문 지도교수였다.

▲ 왼쪽이 강 씨의 2004년 석사학위 논문, 오른 쪽이 박 교수가 단독저자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주요 표와 본문의 상당 부분이 석사논문과에서 그대로 옮겨졌다. 그러나 인용이나 출처는 없다.

▲ 왼쪽이 강 씨의 2004년 석사학위 논문, 오른 쪽이 박 교수가 단독저자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주요 표와 본문의 상당 부분이 석사논문과에서 그대로 옮겨졌다. 그러나 인용이나 출처는 없다.

박 교수는 강 씨의 석사 논문을 옮겨오면서 단어, 순서 등을 조금씩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강 씨 석사논문
 
박 교수 논문
“이러한 중국교육과정의 경향은” “중국교육과정의 이러한 경향은”
“반면” “이와 달리”
“대체적으로 중국의 학습 목표가 더 구체적으로 진술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일차함수에 대한 두 나라의 교육과정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대체적으로 볼 때 중국 교육 과정의 목표가 보다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이차 함수에 대한 양 국가의 교육과정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교육 내용의 삭감과 난이도 하향화를 시도하여 교육과정 적정화를 이루는 것이” “교육 내용의 양을 줄이고 난이 수준을 낮추는 교육과정의 적정화가”

이처럼 박 교수는 제자인 강 모 씨의 석사 논문을 베껴 본인 논문의 절반 가량을 채웠으나 인용표기를 하지 않았고, 참고문헌에도 넣지 않아 연구윤리 위반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2004년 논문을 단독 발표하면서 제자인 강 씨의 동의를 얻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소명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답했다.

박 교수는 2004년 11월 발간된 <한국수학교육학회지>에 ‘한국, 중국, 일본의 학교 수학 용어 비교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는데, 이 논문 역시 같은 해 홍익대학교 제자 정 모 씨의 석사학위 논문 ‘한국·중국·일본의 학교수학 용어 비교·분석 연구’의 구성과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밝혀져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박경미 교수는 지난 2000년부터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4.13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1번을 받은 것으로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월, 2016/03/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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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월21일 현재 새누리당 공천현황.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세종·경기... 의원) ▲송파구갑 박인숙(67·현 의원) ▲송파병 김을동(70·현 의원) ▲부산 연제 김희정(45·현 의원) ▲수영...
월, 2016/03/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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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병은 서울 내에서 유일하게 여야 여성 현역의원이 맞붙는 지역구다. 또 송파병은 송파을에서 분구된... 송파병은 강남벨트(강남구ㆍ서초구ㆍ송파구)에 묶이지만, 역대로 보면 오히려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화, 2016/03/2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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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욱 새누리당 중구 당협위원장과 정호준 국민의당 의원이 맞붙은 서울 중구성동구을의 총선 구도를... 송파병은 강남벨트(강남구ㆍ서초구ㆍ송파구)에 묶이지만, 역대로 보면 오히려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송파을에서...
화, 2016/03/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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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최운열 서강대 명예교수가 논문 ‘중복 게재’ 행위로 연구윤리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최운열 교수는 2004년 전문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하면서 핵심 내용을 1년 전 자신이 발표한 논문에서 그대로 옮겨왔으나 인용이나 출처 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논문 중복 게재를 인정했다.

▲ 왼쪽이 2003년 <서강경영논총>에 게재한 논문, 오른쪽이 2004년 <증권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이다.

▲ 왼쪽이 2003년 <서강경영논총>에 게재한 논문, 오른쪽이 2004년 <증권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이다.

최운열 교수는 지난 2004년 6월, 한국증권학회에서 발행하는 전문학술지인 <증권학회지>에 제자 정 모 씨 등 2명과 함께 공동저자 형태로 학술논문을 게재했다. 제목은 ‘인지행위적 재무론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처분효과에 관한 연구’이다. 논문 분량은 참고 문헌과 요약을 빼고 17쪽이다. <증권학회지>는 한국연구재단에 등재학술지로 지정돼 있다.

최 교수가 발표한 이 논문은 자신이 1년 전 서강대 교내 학술지인 <서강경영논총>에 실은 ‘한국주식시장에서의 처분효과에 관한 실증연구’라는 제목의 논문 내용을 상당 부분 그대로 옮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두 논문을 대조한 결과, 2004년 논문의 3장 ‘분석자료 및 연구방법’ 5쪽 가운데 80% 정도가 2003년 논문과 일치했다. 표본 조사 집단의 내용과 도표가 같았다. 또 4장 ‘연구결과’ 역시 도표를 포함해 절반 가까이 이전 논문과 동일했고, 5장 ‘결론’에서 후속 연구를 제안하는 내용도 이전 논문에서 거의 그대로 옮겨왔다.

▲ 최운열 교수는 2004년 논문(오른쪽)의 3장 <분석자료 및 연구방법>과 4장 <연구결과>, 5장 <결론>의 상당 부분을 2003년 논문에서 그대로 옮겨왔다.

▲ 최운열 교수는 2004년 논문(오른쪽)의 3장 <분석자료 및 연구방법>과 4장 <연구결과>, 5장 <결론>의 상당 부분을 2003년 논문에서 그대로 옮겨왔다.

다만 이전 논문에서는 가설에서 “실현이익비율은 실현손실비율보다 클 것이다”를 2004년 논문에서는 “전체기간동안 PGR은 PLR보다 클 것이다.”로 하는 등 실현이익비율(PGR)과 실현손실비율(PLR)의 표기 방식을 달리했다. 또 주식시장의 ‘상승장’을 ‘상승추세’로, ‘하락장’을 ‘하락추세’로 바꿨다. “자주 매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를 “자주 매도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로 바꾼 문장도 있었다.

최 교수는 이처럼 자신이 이전에 쓴 논문의 상당 부분을 그대로 베꼈지만 2004년 논문 어디에도 이전 논문을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를 하지 않았다. 참고 문헌에도 적지 않았다. 이는 학계에서 인정하고 있는 ‘인용 없는 논문 대 논문 간 중복게재’에 해당되는 것이다.

한국금융학회가 2007년 제정한 연구윤리규정은 “학회에 투고하는 연구논문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른 간행물에 이미 게재되었거나 새로운 연구물인 것처럼 중복해서 투고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연구 부정행위로 판정하여 처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5조 (중복게재의 금지)한국증권학회 연구윤리규정

① 학회에 투고하는 연구논문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른 간행물에 이미 게재되었거나 새로운 연구물인 것처럼 중복해서 투고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② 학회에 접수된 투고논문이 제1항을 위반하였음이 확인되면 연구부정행위로 판정하여 처리한다.

최 교수는 이메일 답변을 통해 “인용이나 출처 표시 과정에서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며 사실상 논문 중복 게재 사실을 인정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에서 정년 퇴임했으며, 한국증권연구원 원장,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한국증권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뉴스타파는 어제(3월 21일)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발표된 박경미 교수가 제자의 석사논문을 인용없이 상당 부분 그대로 베낀 논문을 학술지에 투고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 보도한 바 있다.(링크)

화, 2016/03/2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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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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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시민의 것으로 가져와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민주화투쟁입니다. 그걸 놓치면 남는 건 불평등, 그리고 약자들에 대한 모멸뿐입니다.”

박상훈(52) 후마니타스 대표(정치발전소 학교장‧정치학 박사)는 우리 사회에서 손꼽힐 만큼 민주주의, 그리고 정치에 대해서 많은 글을 쓰고 말해 온 사람이다. 정치권이 생물처럼 움직이는 선거 국면, 정치 구호와 뉴스가 쏟아지는 지금 같은 때에 한 번은 의견을 듣고 싶은 사람이다.

박 대표를 만난 것은 지난 2월 12일이었다.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진행하는 기획 연구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이 서울 양화로 ‘미디어카페 후’에서 진행한 이 인터뷰에서 박 대표가 한 이야기는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정치’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특정 당이 어떻게 문제인지, 선거에서 누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그러면서도 3시간이 넘도록 ‘정치’ 이야기만 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박 대표가 하고자 한 말의 조첨이 사실 여기에 있다. ‘정치’란 흔히 생각하는 저런 전략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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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해도 달라진 게 없다는 실망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 시리즈의 공통 질문인, “지금 대한민국 현실에 진단을 내린다면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박 대표는 “4반세기가 넘도록 민주주의를 해왔는데도 우리 삶이 별로 좋아지지 않았다는 깊은 회의가 우리 사회를 덮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민주주의의 두 번째 단계에 이르지 못 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첫 단계가 통치자를 직접 뽑는 것이라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실시로 일단은 성취됐다. 두 번째 단계는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가 좋은 대표를 통해서 공공정책에 반영되는 것, 그래서 시민의 삶이 나아지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서는 대표의 질을 높여왔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9년을 돌아볼 때 유권자에게 투표권은 있지만 그 결정으로 변하는 것이 없으니 불만과 냉소, 갈등이 생겨난다는 설명이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 투표율이 50% 넘을까 말까 한 상황에서 50% 득표를 겨우 넘겨 당선되는 일이 흔하다. 전체 유권자로 보면 겨우 25%만 지지한 것이다. 박 대표는 “이는 다수의 참여, 다수의 결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심각하게 위배된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정치에서 배제된다는 것이다. “서울시만 봐도 잘 사는 자치구 3개, 못 사는 자치구 3개의 투표율을 비교하면 20%p 차이가 난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정치 참여의 효능을 못 느끼고, 정치인은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갈 필요를 못 느낀다”고 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도 선거 때면 정치인들이 산동네, 달동네를 방문했지만 이제는 그런 풍경을 볼 수 없다고도 했다.

약속 안 지켜도 속수무책, ‘선출된 군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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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안 하는 게 시민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려고 마음먹어도 누구를, 어느 정당을 찍어야 할지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 그 이유를 박 대표는 “책임성의 고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집권 정부가 4~5년 동안 공공정책을 운영한 데 대해서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정상적인 민주주의입니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정치인이 권력을 위임받아 갈 때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선출된 군주정’이라 불러야 할 정도입니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뽑아놓고 늘 화만 나게 되지요.”

‘선출된 군주정’이라는 비유가 센 것도 같지만, 이 말에 문제의식 자체를 못 느끼는 사람들도 적잖다. 박 대표도 인터뷰 시작 전에 이미 이 점을 지적했었다. 첫 질문에 답하기 전에 “우리의 공적 결정의 규범과 기초가 민주주의라고 가정한다면”이라고 전제한 것이다. 이런 말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에 대한 완전한 합의가 없다는 뜻이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강력한 통치자가 있는 편이 낫다”는 식의 생각이 존재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정책 결정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반면 민주주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을 치르는 체제입니다. 정책을 과감하게 결정하고 집행하는 데는 단점이 있지요. 그렇지만 그 과정을 충분히 잘 겪으면 집행 단계의 비용은 훨씬 적게 듭니다. 사회적 갈등이 줄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이 힘들다고 생략하면 정책은 계속 만들어지는데 집행 단계에서 돈도 다 새버리고 실효성도 사라지고 맙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밀어붙였던 ‘노동개혁’만 떠올려 봐도 이해 가는 설명이다. 이런 문제가 계속되면, 즉 정치와 민주주의가 좋아지지 않으면 한국 사회는 어떻게 될까?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의 이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박 대표는 “지금의 불평등‧빈곤‧사회적 해체 징후들이 지속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정치는 다른 영역과 달라서 사회 전체를 다루기 때문에 정치가 나빠지면 경제도, 문화도, 개인의 삶도 다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심하게는 더 걷잡을 수 없이 나빠져서 동유럽과 남미의 나라들처럼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가 될 수도 있고 남부 유럽처럼 경제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했다. “모든 가능성이 다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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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지기 시작하면 놀랄 만큼 좋아진다”

다만 이 말은 긍정적인 의미기도 하다.

“한국 정치는 최악부터 최선의 시나리오까지 모든 게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정치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사회가 놀랄 만큼 좋아집니다. 경제 시스템도 좋아지고, 노동시장도 좋아지고, 시민들이 사회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기여하려고 하는 구조가 곧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다. 인터뷰 내내 온화한 말투로 여유롭게 말한 것도 이런 낙관 때문인 듯했다. 그는 “경각심을 갖는 건 좋지만 정치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비판만 하는 태도는 아주 유해하다”고 했다.

“세상 일이 보통은 우리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비관적 예측은 대부분 맞아요. 냉소하고 비판하는 태도는 사람들 앞에서 잘난 척 하기에 좋지요. 그렇지만 사회가 좋아지는데 기여하지는 않습니다. 백해무익한 정도가 아니라 유해합니다. 불평등한 기존 체제가 유지하도록 하는 부작용 때문입니다.”

박 대표는 “정치혐오와 정치 불신은 자연스러운 면도 일부 있지만 사실은 누군가가 즐겨 동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득권 세력이나 부유한 사람들은 약자들이 정치를 통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을 기회를 갖지 못 하게 하려고, 그러면서 자신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치의 수혜를 계속 얻고자 할 때 과도한 정치 불신과 혐오를 의도적으로 동원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 하는 행태를 개탄하고, ‘다 도둑놈들!’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냉정하게 생각하면 우리 사회가 변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들의 전략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는 시민의 무기입니다. 물론 정치라는 방법을 가지고 개인의 태어난 조건, 신체조건, 학력을 바꿀 수는 없지요. 그렇지만 사회경제적인 여러 측면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는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를 시민의 것으로 가져와야 합니다.”

“정당들이 색깔 분명하게 드러내서 경합해야”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해도, 막상 어떻게 ‘정치를 시민의 것으로’ 가져와야 할지는 간단치가 않다. 한국의 정치 현실을 보면 더 막연하다. 어디부터 관심을 가지고,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 이 의문은 인터뷰의 세 번째 질문,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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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답은 앞서 박 대표가 말한 민주주의의 두 번째 단계에 이르는 방법, “대표의 질을 높여야 한다”와 다시 통한다. 이 말은 많은 부분에서 “정당정치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부터라도 정당들은 자신들이 대표하는 게 진보인지 보수인지, 기득권인지 약자인지, 정확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게 미덕이라고 하는, 그래서 ‘우클릭‧좌클릭’ 등의 표현도 반은 긍정적으로 쓰이는 우리 상황에서는 다소 낯설게 들리지만 박 대표는 “정당들이 차이를 분명히 드러내서 경합해야만 사회가 좋아진다”고 했다.

정당들은 집권했을 때 사회 전체의 공적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조정해서 누구에게 좀 더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인지, 그래서 이 사회를 어떻게 달라지게 할 건지를 분명히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바와 정당을 일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집권당 이외의 정당들을 야당(opposition party)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렇게 말했지만, 더 정확하게는 ‘대안 정부'(alternative government)가 잘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지금 집권당은 아니지만 “사회가 좋아지기 위한 정책 대안을 지금부터 잘 마련해서 시민의 지지를 받은 다음에 정부를 구성하면 안정적으로 잘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가진 정당들이 많아야 지금 정부도, 다음 정부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박근혜 정부’ 식이 아니라 ‘새누리당 정부’, 혹은 ‘더불어민주당 정부’, ‘정의당 정부’ 식으로 불려야 하며, 그래야 위에서 말한 ‘책임성의 고리’도 명확해진다고 부연했다. 선출된 대통령이 마치 ‘국가 그 자체’인 것처럼 행동하고 정당과 거리를 두면 그 운영 책임을 묻기가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즉, 정당이 정치와 권력의 중심, 주체로 좀 더 확실히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물’보다는 ‘조직’에 주목해야 한다. 정당들이 경합을 할 때도 상대의 태도나 자세의 문제를 가지고 싸울 게 아니라, 바람직한 정부 운영 방안을 놓고 논쟁해야 한다.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의 버니 샌더스 돌풍을 보면, 설령 버몬트처럼 작은 주 출신 정치인이어도 분명한 대안을 가지고 요구할 때 당내 정치의 활성화에 긍정적 기여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친박과 비박은 사회경제적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 친노와 비노는 사회를 보는 관점이 어떻게 다른 건지 알 수가 없지요. 이래서는 제대로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매번 새 인물에 투표하는 건 투기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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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박 대표가 지금까지 해 온 정치 관련 저술과 강연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당이 중요하다면, ‘인물 중심’ 정치를 해 온 기존 정치인들은 대폭 ‘물갈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공천 심사, 비례대표 영입 등 이슈가 쏟아지기 전에 이뤄진 인터뷰였지만 박 대표는 이와 연관된 이야기를 했었다.

“정당 내 의사결정권을 외부로 돌리고 새로운 사람들로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민주정치에 대한 완벽한 오해”라는 것이다.

“정당은 그 안에서 정책적 능력 있는 사람, 대중적 호소에 능한 사람, 당내 관리를 잘 하는 사람들을 각기 잘 키워가면서 조직적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유능하고 책임 있는 공직후보자를 정당 내부로부터 내놓아야 합니다. 그러지 못 하고 매번 밖에서 새로운 인물을 데려와서 찍도록 하는 것은 유권자보고 투기행위를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특히 유명인이나 사회적 성취를 이룬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좋지 않은 관행이라고 했다. 정치인들이 정당 내부에서 실력 쌓기를 기피하게 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정부 예산 한 가지 제대로 이해하는 데도 1~2년의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최소한 재선 이상 의원들이 있어야 수많은 이해당사자, 공무원들 사이에서 제 일을 할 수 있고, 그런 경험들이 바로 시민의 자산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정당 내 중요 결정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당원이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최근 일반 시민 대상 여론조사로 의사결정을 하는 일이 늘어나고 이 방식이 더 공정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박 대표는 “우리나라 대통령 잘 뽑자고 스웨덴 시민 데려와서 투표하게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정당의 당원들이 책임지는 구조로 하고, 그것만으로는 안 될 때 개방해야지 아니면 무책임만 남는다”는 것이 이유다. “사회가 어려운 때일수록 시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정당에 가입해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정당 행사에도 가보고, 지지하는 후보가 있으면 지역구에서 명함도 같이 돌려주고 해야 한다”고도 했다.

시민의 결사 참여, ‘집단 이기주의’ 비판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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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박 대표가 강조한 두 번째는 바로 이처럼 시민들이 다양한 결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시민의 이름이 여러 개여야 합니다. 진보 혹은 보수 세력 지지자이기도 하고, 정당 당원이기도 하고, 지역 단체 회원이기도 하고, 경영자면 경영자 집단, 노동자면 노동조합 구성원이기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결사체들이 시민 의사를 대표할 수 있어야 사회가 튼튼해지고, 삶의 수준도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 하나가 ‘집단 이기주의’라는 말을 되도록 쓰지 않는 것이다. 박 대표는 “어떤 결사체가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각 집단들이 정치를 통해 자기 이익을 관철시키려면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주장이 어떻게 사회 전체의 공적 이익과 연결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재래시장이 활성화 되면 왜 지역사회 전체에 이득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대형마트 규제 등을 얻어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정치적’이라는 말의 본래 의미 되찾아야

또 하나 필요한 것은, 바로 ‘정치적’이라는 말의 본래 의미를 되찾는 것이다. 앞에서 박 대표가 한, “지지하는 후보가 있으면 같이 지역구에서 명함도 돌려주라”는 말이나 “각 집단들이 정치를 통해 이익을 관철하려면” 등의 말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들에는 필연적으로 “정치적이네”, “저 사람 야심 있나보다”는 말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우리가 하는 싸움의 본질은 ‘정치적’이라는 말의 의미를 둘러싼 싸움”이라고 했다.

“정치라는 말은 출발부터 좋은 의미입니다. 불공정한 것을 공정하게 바꾸고자 하는 공적 개입을 정치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시민들은 정치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고 대표를 키워서 정치로 내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저 사람 정치적이야’ 라는 말로 차단하면, 원래 있던 정치인의 독무대만 될 뿐이고 정치를 통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박 대표는 대법관도 공무원도 개인으로서는 정치적 입장을 가질 수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거나, 시민단체도 정당과 같이 일하거나 스스로 정당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등 ‘정치적’이라는 말의 부정적 인식을 벗어나야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한참 더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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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정치적인 건 괜찮은 거예요. 좋은 거예요!”

시종일관 차분하던 박 대표가 종내 이렇게 외쳤을 때는 듣던 사람들에게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아이러니 때문이다.

돌아보면 분명 낙관적인 전망이 많은 인터뷰였지만 상당한 무게감이 남는다. 숙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숙제가 주어진다는 데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 더 배워도 되고, 조금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숙제를 하다 보면 ‘놀라울 정도로 사회가 좋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보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갸웃거릴 사람들을 위해 박 대표는 조금 더 구체적인 전망 하나를 마지막으로 전했다.

“어떤 일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지나치게 한 목소리로 예측하는 건 거의 틀리게 돼 있어요. 어떻게든 낙관을 찾으려고 하면 불현 듯 이뤄지는 게 바로 정치의 매력입니다!”

정리 : 황세원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권하형 | 사진작가
영상 : 이윤섭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비디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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