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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권34] 민자기숙사 ‘기숙사비+식비’ 한묶음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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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권34] 민자기숙사 ‘기숙사비+식비’ 한묶음 판매

익명 (미확인) | 화, 2016/08/23- 09:52

[소소권, 작지만 소중한 권리] 민자기숙사 ‘기숙사비+식비’ 한묶음 판매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모씨(28)는 세 학기째 이 학교 민자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6개월치 기숙사비는 220만5000원이다. 하지만 이번 2학기에는 식비 82만1760원(321끼)이 포함돼 300만원이 넘는 기숙사비를 내야 한다. 식비를 부담하지 않으면 기숙사 배정이 취소되기 때문이다. 정씨는 “일주일에 13끼를 기숙사 식당에서 의무적으로 먹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서강대 민자기숙사가 학생들에게 하루 두 끼의 식권을 사도록 강제하면서 총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강대 총학생회와 참여연대는 22일 이 대학 민자기숙사인 ‘곤자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식권 의무 구매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서강대는 이런 행위를 ‘끼워팔기’로 규정한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곤자가는 식당 운영업체가 적자를 본다는 이유로 2학기부터 기숙사생들이 하루 두 장의 식권을 의무적으로 구매토록 방침을 정했다. 기한을 다 채우고 기숙사를 나갈 때 사용하지 않은 식권은 환불받을 수 없다.

 

기숙사 측은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기숙사 측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10명 중 9명꼴로 ‘의무 식사’에 반대했다고 반박했다. 장희웅 총학생회장은 “하루 두 끼 식사를 기숙사에서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학교 주변 식당의 경쟁을 제한한다”며 “별개 상품성, 구입 강제성, 부당성 등 끼워팔기의 요건을 모두 갖춘 불공정거래 행위”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2학기 입주가 시작되는 오는 26일까지 식권 의무 구매가 철회되지 않으면 공정위에 신고할 방침이다. 서강대 관계자는 “뚜렷한 부당행위가 적발되지 않는 한 민자기숙사에 조치를 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앞서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 기숙사는 식권 구입 의무제를 실시하다 2012년 7월 공정위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자 ‘자율제’로 변경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국립대에서조차 기숙사비에 식비까지 포함해 수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국립대인 전북대가 기숙사생 전원에게 하루 세 끼에 해당하는 식비를 의무적으로 부담토록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참여연대 심현덕 간사는 “명백한 불공정거래인 만큼 교육부와 대학 측이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기사원문] 고영득 기자 [email protected]

경향신문과 참여연대는 함께 잃어버리거나 빼앗긴 ‘생활 속의 작은 권리 찾기’ 기획을 공동연재합니다. 독자들의 경험담과 제보를 받습니다.

제보처 : 참여연대 [email protected]  경향신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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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뜨겁습니다. 

여기에 법원도 최근 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지난 9월 15일, 서울고등법원은 한국사 교과서 6종의 집필자 12명이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수정명령 취소소송에서 교육부의 수정명령이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과연 국가권력은 교육내용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우리 헌법이 교육에 대해 취하고 있는 정신은 무엇인지, 판결의 쟁점을 짚어보며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 항소심 적법 판결  

수정명령, 검정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만드는 마법

 

 

서울고등법원 제4행정부 2015. 9. 15. 선고. 2015누41441 수정명령취소
판사 지대운(재판장) 강영훈 박창제 

 

 

김선휴 간사

김선휴 참여연대 시민감시팀 간사, 변호사

 

 

 

현재 대한민국의 고등학교용 ‘한국사’ 교과서는 국정교과서가 아닌 검정교과서이다. 국정교과서는 교육부가 직접 또는 위탁하여 편찬하고 모든 학교가 이를 반드시 사용하여야 한다. 반면 검정교과서는 민간에서 집필한 도서에 대해 교육부장관이 일정한 절차를 거쳐 검정합격을 결정하면, 각 학교가 합격된 검정도서 중 해당 학교에서 사용할 도서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는 다양하고 탄력적인 내용의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고 다양한 사고방식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며 교사와 학생의 교재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교육부장관이 검정에 합격한 6개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에 대하여 내용을 수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예를 들면, 국군의 거창양민학살을 서술한 부분에 대해 ‘균형 잡힌 서술을 위해 북한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실례도 제시하라’, 북한의 주체사상을 소개한 부분에 대해 ‘학생들이 잘못 이해할 수 있으므로 북한이 주장하는 자주 노선이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며 대내통합을 위한 체제유지전략이었음을 서술하라’, ‘피로 얼룩진 5.18 민주화 운동’을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다’로,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다니’를 ‘극단으로 치닫는 강압정치’로 수정하라는 것 등이다. 

 

이에 위 교과서의 집필자들은 교육부장관의 수정명령이 법적 근거가 없고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으므로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교육부장관의 수정명령이 적법하다고 인정하였고,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도 1심판결을 거의 그대로 원용하면서 교육부장관의 수정명령을 정당화해주었다.

 

이미 검정에 합격한 교과서의 내용을 교육부장관이 수정하라고 명령할 수 있을까? 

 

이는 근본적으로 ‘국가권력이 교육내용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또한 국가권력의 교육내용 개입에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면, 부당한 개입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와 요건이 필요한가를 묻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국가와 교육의 관계에 대해 규정한 헌법에서부터 찾아보자.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 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헌법 제31조 제4항)

 

헌법의 위 규정은 교육이 국가 백년대계의 기초인 만큼 외부세력의 부당한 간섭에 영향 받지 않도록 교육자나 교육전문가에 의하여 주도되고 관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행정권력에 의한 교육내용의 개입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요구 또한 위 헌법규정에서 도출된다. 그런 점에서 헌법재판소도 “국정교과서제도는 정부의 행정관료에 의하여 교과내용 및 교육내용이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어 교육의 자주성을 보장하는 위 헌법규정과 모순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헌재 1992. 11. 12. 89헌마88 결정). 
 

우리 사회의 가치체계를 나타내는 헌법이 교육에 대해 취하고 있는 이와 같은 기본 관점을 전제로, 이 사건 판결이 과연 이러한 헌법정신에 충실한 판결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쟁점 ① 법률유보원칙 : 검정 권한이 있다면 수정 명령을 내릴 권한도 있다?

 

첫 번째로 살펴볼 쟁점은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즉 교육부장관의 이 사건 수정명령이 법률에 근거를 둔 것인지 여부이다. 

대통령령인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26조 제1항은 교육부장관에게 검정도서의 ‘수정’을 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통령령의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은 교과용도서의 ‘범위·저작·검정·인정·발행·공급·선정 및 가격 사정(査定)’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교과용 도서의 ‘수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 때문에 교육부장관의 수정명령이 ‘법률’에 근거한 것인지 문제되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검정권한’에는 본질적으로 ‘그 내용을 교육목적에 적합하게 수정하도록 명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였다. 쉽게 말해 ‘검정은 수정을 포함’하기 때문에 ‘검정’의 근거규정인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이 ‘수정명령’의 근거조항이기도 하고, 따라서 이 사건 수정명령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표현상의 잘못이나 기술적 사항 또는 객관적 오류를 바로잡는 정도를 넘어서서, 이미 검정을 거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수정명령권한까지도 검정권한에 포함된다는 해석은, 검정권한의 내용과 범위를 너무 확대해서 해석한 것은 아닐까. 검정교과서제도를 채택한 취지는 헌법이 천명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구현하고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있다(대법원 2011두21485 판결 참조). 그렇다면 국가의 검정권한의 내용과 범위는 국가의 교육내용에 대한 개입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향(내용의 변경을 가져오는 수정명령도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확대 해석하기보다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쟁점 ② 절차적 적법성: 검정절차의 ‘취지를 구현’할 수 있는 절차였는가? 

 

행정부와 법원의 판단대로 내용의 실질적 변경을 가져오는 수정명령도 교육부장관의 검정권한에 포함된 것이라면, 그와 같은 수정명령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인지, 이 사건 수정명령은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친 것인지 여부가 두 번째 쟁점이다. 

내용의 실질적 변경을 가져오는 수정명령을 내리기 위해 거쳐야 할 절차에 대해서는 2013년 대법원에서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역시 검정을 마친 교과서에 대해 교육부장관이 내린 수정명령을 다툰 사안이었는데, “(수정명령이) 이미 검정을 거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새로운 검정절차를 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으므로 검정절차상의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심의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판시하였던 것이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1두21485 판결 참조). 
 

이 사건 수정명령을 내리기 위해 교육부장관은 새로운 검정절차를 다시 거치지는 않았고, 대신 ‘수정심의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하여 심의를 진행한 뒤 수정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이 ‘수정심의위원회’의 위원 선정방식, 위원구성, 소집절차와 심의방식 등이 교과용도서심의회의 경우와 거의 동일하게 이루어졌으므로 검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라고 인정하였다. 심의기간이 비교적 단기간이라거나 수정심의회의 심의사항 및 수정심의회 위원의 인적사항이 비공개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검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지나치게 형식적으로만 판단한 것이다. 국가의 공권력 행사에 있어 특정한 절차를 요구하는 것은 그 절차의 보장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실질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위 2011두21485 판결에서 검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요구하는 이유가 “그렇지 않으면 행정청이 수정명령을 통하여 검정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거나 잠탈할 수 있”기 때문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렇다면 검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는 단순히 ‘형식적’으로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절차와 ‘유사한 외관’을 갖춘 절차를 거쳤다는 점만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검정절차를 둔 “취지를 구현할 수 있는 절차”여야 한다. 따라서 법원은 단순히 수정심의회의 의사/의결정족수, 기초심사와 본심사의 분리운영, 위원의 분리구성 등이 교과용도서심의회와 거의 유사하게 이루어졌다는 외관의 판단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수정심의회 절차의 투명성, 수정심의회 구성원의 다양성, 교육행정권력으로부터의 일정한 독립성, 심의회 내에서의 충실한 토론과 의견 개진 및 이를 위한 충분한 기간 등이 확보된 절차였는지, 그래서 검정절차를 둔 취지를 구현할 수 있는 절차였는지를 더욱 면밀하게 판단했어야 한다. 재판이 있기 전까지 수정심의회 및 그 사전절차에 대해 거의 공개되지 않았고, 재판과정에서도 그 절차의 부실함, 불투명성이 드러났음에도 절차적 적법성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은 지나치게 형식적인 판단에 그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다.  

 

쟁점 ③ 재량 일탈·남용: 검정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만들 수 있는 재량?

 

이 사건 판결의 마지막 쟁점은 재량의 일탈·남용 여부, 즉 이 사건 수정명령이 교육부장관에게 주어진 재량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는지에 관한 판단이다. 

법원은 검정권한에 포함된 수정권한을 ‘그 내용을 교육목적에 적합하게 수정하도록 명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수정명령은 ‘교육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것’을 ‘적합한 것’으로 바꾸도록 하는 범위에서만 정당화되어야 한다.   

 

그런데 법원은 이 사건 수정명령들이 “오해 또는 오인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없애거나 고치도록 한 것”, “중요한 사안에 대한 서술의 비중을 다른 쟁점과 균형이 맞는 수준으로 늘리기 위한 것”, “학생들에게 보다 완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재량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르면 법원은 수정 전 교과서의 내용이 “교육적합성”을 갖추지 못해 검정도서로서 도저히 유지될 수 없는 정도라고 본 것은 아니다. 다만 법원이 보기에는 수정명령이 서술의 균형을 맞추고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방향이기 때문에 수정명령대로 고쳐도 무방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사실 수정 전 교과서의 내용이 교육적합성을 갖추지 못한 정도라면 불과 3개월 전 더욱 엄격하게 진행된 검정절차에서 합격했을 리도 만무하다.

 

수정 전 교과서의 내용(A)과 수정명령의 내용(B)에 대한 선호나 가치평가를 떠나서, 만약 A와 B 모두 검정교과서로서 교육적합성을 상실한 것이 아니라면, A를 반드시 B로 바꾸도록 강제하는 수정명령은 ‘교육적합성’이라는 목적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 아니다. A라는 내용의 교과서도, B라는 내용의 교과서도 검정교과서 제도 하에서 공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계속 강조하는 바와 같이 헌법정신과 검정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교육적합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서술의 순서나 분량, 자료의 취사선택, 세부적 표현 등은 역사학자이자 교육전문가인 저자들에게 맡겨진 자율의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명백하게 교육적합성을 상실한 것도 아닌 검정합격도서에 대해, 교육부가 지엽적인 서술 순서나 세부적인 표현까지 고치도록 명령하는 것을 재량의 이름으로 허용한다면, 이는 결국 검정교과서 제도를 수정명령을 통해 국정교과서와 같이 운영할 수 있는 재량을 허용하는 것과 같다. 

 

바람직한 해결을 기대하며 

 

사실 문제의 발단은 첫 번째 쟁점인 법률유보원칙 위반에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이 교과서제도에 대해 법률단계에서 전혀 정하지 않은 채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백지위임하고 있다 보니, 수정권한의 존부와 범위, 필요한 절차가 모두 해석에 맡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행정권의 자의적 해석이 불가능하도록 교과서제도의 중요한 내용들을 법률의 단계에 구체화시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그와 같은 입법적 개선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면, 법원은 존재하는 법령을 최대한 헌법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해석함으로써 행정권의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에 제동을 걸어야 할 책임이 있다.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보다 현명한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해본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일, 2012/10/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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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 25일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 받은 이인수 수원대 총장. 이 총장이 수년간 수억원대 교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해온 정황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새롭게 드러났다. 수원대학교가 교직원 생일케이크 값을 열 배 이상 부풀려 이 총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지출하고, 이 총장 모교 동문회비, 부친 장례비 등 학교와 관련이 없는 이 총장의 사적인 행사에 수천만 원의 교비를 지출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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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생일 선물 케이크 하나에 19만원?

뉴스타파는 최근 수원대학교의 지난 10년간 교비 사용 내역이 적힌 자료를 확보했다. 이에 따르면, 수원대학교는 지난 10년간 교직원 생일케이크와 식사대 명목으로 5억3천200만 원을 지출했다. 뉴스타파가 파악한 생일케이크와 식사비용은 2008년 1월부터 최근까지의 내역이다. 문건에 빠져있는 비용까지 추산하면 더 많은 비용이 교직원 생일케이크와 식사값으로 지출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직원 생일 비용을 지출한 곳은 라비돌 리조트로 확인됐다. 라비돌 리조트는 이인수 총장이 최대주주로 있고, 이 총장 장남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는 곳이다. 이 총장의 부인이자 수원대 이사인 최서원 씨가 작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냈다. 사실상 이 총장의 가족회사에 10년 간 교비 수억 원이 지출된 셈이다.

이같은 생일케이크와 식사비는 이인수 총장이 수원대학교에 취임한 이후 크게 증가했다. 이종욱 전 총장 재임 시절인 2008년 한 해 동안 지출된 케이크와 식사비용은 2천만 원 가량. 이인수 총장이 취임한 이후(2009년 5월~2010년 4월)에는 5천200만 원, 2011년 5천100만 원 등 2배로 늘었다. 2012년에는 8천400만 원으로 4배, 2013년엔 심지어 1억2천만 원으로 6배까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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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생일케이크와 식사 비용이 정말 교직원들을 위해 쓰였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수원대 내부 문건에는 ‘생일케이크 및 식사대’라는 명목으로 교비가 지출됐지만 교직원들에게 확인한 결과, 생일 식사가 제공된 것은 작년 11월부터였다. 그 이전까지는 케이크만 제공됐다는 뜻이다. 수원대 이 모 총무차장은 “작년 11월부터 수원대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생일파티를 열었고, 그 이전까지는 케이크를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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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수원대는 생일케이크 비용만으로 5억 원이 넘는 돈을 지출한 것일까? 수원대 전체 교직원(전임교원, 정규직 직원)은 400여 명. 이인수 총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생일식사를 제공하기 이전까지(2009년 5월~2015년 9월) 지출된 비용만 계산해보면, 77개월간 4억 9천만 원이다. 여기에 전체 교직원 숫자를 대입해 역산하면 1인당 평균 19만 원의 생일케이크 값을 지출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1인당 19만 원짜리 생일케이크는 과연 어떤 것일까? 취재진이 라비돌 리조트에 직접 방문해 확인한 결과, 교직원 생일용으로 주로 제공된 케이크는 1만4천 원짜리 롤케이크 1개. 때때로 롤케이크와 파운드케이크가 세트로 들어있는 3만2천 원짜리가 제공될 때도 있었다고 한다.

수원대 장경욱 교수협의회 대표는 “2013년 해직되기 이전까지 생일날 롤케이크 하나를 선물로 받았다”며 “생일식사는 초대 받은 적이 없고, 그나마도 올해는 생일식사 초대도, 케이크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인수 총장의 비리를 고발했다가 2014년 해직된 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해 복직한 교수다. 또 다른 수원대 구성원도 “롤케이크 1개를 선물로 받았다며, 케이크 말고 다른 것은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원대의 케이크 비용 지출은 위법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등록금으로 만들어서 교육에 쓰라고 되어 있는 교비 회계에서 인건비를 지급할 수는 있고, 복리후생비도 임금의 일부로 본다면 지급할 수 있겠지만 수원대의 경우는 케이크 비용을 결국 총장이 자신에게 쓰는 셈이다. 학교가 총장 개인이 운영하는 곳에다가 (케이크 주문을) 의뢰하는 것 자체가 내부거래고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아울러 케이크 비용도 실제로 지급한 것 이상 지불됐다고 하면 나머지는 어디로 갔는가, 그것이 정말 복리후생비로 쓰였는가, 그게 정확히 확인이 안 된다면 그것은 교비를 가지고 (총장이) 자기 개인적 이익을 취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범죄에 해당된다.

하주희 /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이인수 총장 사모임 회비도, 부친 장례비도 모두 ‘교비로’

수원대는 이인수 총장이 사적으로 가입한 단체에도 지난 10년간 교비 수천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수원대는 2014년 7월 10일 ‘성정문화재단’이라는 경기도의 문화재단에 특별회비 100만 원을 지출했다. 이 단체는 이인수 총장이 개인적으로 가입한 곳이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은 수원대와 아무 관련이 없으며 학교와 교류하고 있는 것도 없다. 이인수 총장이 개인으로 가입한 것이지 학교법인으로 가입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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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단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와 우 전 수석의 부인과 처제,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특별회원으로 가입돼 있어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에서도 논란이 됐던 곳이다. 이인수 총장이 이 문화재단에 가입한 시점은 참여연대 등으로부터 교비횡령으로 처음 고발(2014년 7월 3일) 당한 직후다. 때문에 이 총장이 자신의 구명 활동을 위해 재단에 가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관계 인맥을 넓힐 의도라고 확정지어서 말할 수 없지만 지난 3~4년동안 수원대가 정관계 비호가 굉장히 많았다는 기사가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장경욱 / 수원대 교수협의회 대표

수원대는 이인수 총장이 개인적으로 가입한 ‘우남소사이어티’라는 사단법인의 연회비도 교비로 납부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500만 원씩 총 2천만 원을 교비로 냈다. 이 단체는 연회비가 200~1000만 원에 달해 일반인은 쉽게 가입할 수 없는 곳이다. 연회비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건국기념사업에 쓰인다. 우남소사이어티 관계자는 “회원분들은 사비로 연회비를 낸다”며 “이인수 총장이 왜 교비로 회비를 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단체가 수원대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인수 총장은 자신의 모교인 고려대의 고우체육회 연회비, 경제인회 연회비, 동문회장 분담금 등 동문회 관련 비용 1천150만 원도 교비로 냈다. 한명관 전 수원지검장 등 수원지역 기관장 모임 연회비로 50만 원, 경찰행정 발전을 위한 모임인 경찰발전위원회에도 3년간 (2014년~2016년) 100만 원씩 총 300만 원의 연회비를 교비로 냈다. 이렇게 이인수 총장의 사적인 모임에 들어간 교비만 3천700만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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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는 이인수 총장의 부친이자 수원대 설립자인 이종욱 전 총장의 장례비도 교비에서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묘비제막식, 매년 치러지는 추도식 비용까지 총 2억 원 넘는 돈이 교비에서 나갔다. 앞서 청주대 김윤배 전 총장은 자신의 부친인 김준철 명예총장의 장례비와 추도식 비용 등을 교비로 사용해 업무상 횡령으로 기소돼 2심까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학교의 총장으로 기여한 바를 감안해 교육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일부를 지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래 설립자 예우는 법인이 하는 거지 학교가 하는 게 아니거든요. 실제로 장례비를 교비에서 지출해서 처벌된 사례도 있어요. 사립학교법 시행령은 교육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지출하도록 돼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교육에 필요한지에 대해 학교가 입증하지 못하면 이는 사립학교법 위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로 인한 횡령이 되는 거죠.

하주희 /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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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뉴스타파가 새롭게 파악한 이인수 수원대 총장의 부적절한 교비 사용 액수는 모두 8억 원이 넘는다. 뉴스타파는 수원대 측에 교직원 생일 케이크 값이 왜 이렇게 비싼지, 이인수 총장의 사적인 모임에 교비를 쓴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묻고 이 총장의 공식인터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수원대는 “교육부의 실태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의혹의 진위 여부 등을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 모든 비용은 규정에 따라 사용되었다”며 자세한 답변과 인터뷰를 거절했다.

이인수 총장 교비횡령 혐의 항소심도 유죄..학생들 “총장, 사퇴하라!”

앞서 이인수 총장은 교비횡령 등의 혐의로 1심과 2심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1심에서는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으나 지난 25일 열린 2심 재판에서 벌금 1천만 원으로 감형됐다. 교양교재 대금 부정 회계처리 혐의는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교비 7천500만 원 횡령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으나 횡령액을 변제했다는 이유로 감형됐다. 뉴스파타는 이인수 총장을 직접 만나 이날 재판 결과와 뉴스타파가 추가로 확인한 교비 부당 사용 의혹에 대해 질문했지만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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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정에는 이 총장의 재판을 방청한 수원대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은 재판 결과와 취재진을 대하는 이 총장의 태도를 지켜보며 한 목소리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재판의 결과나 총장님의 태도, 취재진을 대하는 모습들이 재학생들의 눈에는 전혀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총장님이 교비가 본인의 돈이 아닌 걸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자기가 총장이라는 높은 직위에 있다고 해서 그 돈을 다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사실 다 저희의 돈이고요. 총장님께서 학교를 배움터가 아닌 개인사업장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 많이 부끄럽고 안타깝습니다.

박용민 / 수원대 인문학부 1학년

정말 등록금 400만 원을 준비하려고 알바를 하루 두 번씩이나 뛰고 그게 안 되면 공부를 진짜 너무 열심히 밤을 새서 해 성적 장학금이라도 받아서 생활을 유지하려는 학생들도 많은데 그런 생각은 아예 안 하시고, 사비가 아닌 교비를 총장이 사비처럼 쓰는 것은 최고로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경민 / 수원대 아동가족복지학과 2학년

교육부는 지난 9월 전국 사립대학의 비리를 조사하기 위한 ‘사학혁신추진단’을 출범시켰다. 그리고 1호 실태조사 대학으로 수원대를 선정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 동안 조사를 벌였다. 그동안 부실감사, 봐주기감사를 벌였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교육부가 이번에는 제대로 된 결과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만약 교육부가 2014년 수원대 감사를 벌였을 때 제대로 조사하고 처분했다면, 이후 또 다시 교비가 잘못 쓰이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학생들도 피해를 덜 봤을 것입니다. 이번 정권은 국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정말 다시는 교비횡령이 일어날 수 없을 정도의 처분을 하고 학생들의 등록금을 가지고 나쁜 짓을 하신 분들은 다시는 교육계에 들어올 수 없는 그러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됐으면 합니다.

장경욱 / 수원대 교수협의회 대표

취재 : 홍여진
공동취재 : 전필건
촬영 : 신영철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출판 : 임종헌

화, 2017/10/3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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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 죽은 현대중공업,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프레시안)

현대중공업이 2017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11명(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 14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했다. 앞서 2015년에도 이 기업은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노동건강연대,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은 26일 광화문광장에서 '2017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56909

목, 2017/04/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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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연착륙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원하청 기업 간 상생노력과 공정거래를 감독할 행정력 필요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대선공약으로 확인된 사회적인 합의

문제는 대중소기업 간의 불공정한 거래, 재벌대기업과 가맹본사 등의 과도한 성과독점

불공정거래 해소와 공정한 성과배분을 위한 강력한 정책과 적극적 실행 필요해 

 

2018년 최저임금이 시행된 지 열흘이 지났다. 많은 언론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해고와 고용불안을 주장하며 중소영세사업자의 경영상 어려움을 담은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은 사회적인 합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비록 달성시점은 달랐지만 원내정당의 후보들은 모두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약한 바 있다.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대선의 주요 공약이었던 이유는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국민들의 절박한 호소의 반영이었을 것이다. 하루하루의 삶을 영위하기에 급급하게 만드는 저임금·장시간 노동 체계를 해소하고, 재벌대기업의 시장독점과 횡포를 넘어 중소영세사업자와 노동자에게 정당한 이익이 공정하게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적인 논의의 결과 최저임금은 대폭 인상되었다. 이제 우리는 다음 차원의 논의를 준비하고 이를 세밀하게 실행해 나가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임금 비정규직 문제와 사회적 양극화 문제는 재벌과 산업구조상 원청 및 프랜차이즈본사 등이 성과를 과도하게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 기인한다. 경제성장의 과실을 재벌대기업, 프랜차이즈본사가 독점하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지불능력이 약화되고 결국 노동자에게 분배되는 몫도 없는 것이다. 최저임금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원청기업이 수익을 배분하고 있지 않으니 원청기업과 노동자 사이에 위치한 하청업체와 자영업자 등은 경영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가맹본사의 과다한 가맹수수료 책정과 사업상 필요한 비용를 점주에게 전가하는 행위 그리고 원청기업의 하도급 비용 후려치기, 하청기업이 원청기업에 대해 사업상의 문제제기가 어려운 제도의 미비 등이 대표적인 문제이다. 최저임금의 인상을 비판하기 위해 동원되는 주요한 업종인 편의점의 경우, 가맹본사는 가맹본사는 계약형태에 따라 대략 매출이익의 대략 20~30% 이상을 가맹수수료로 책정하고 있고, 점포가 늘어나면 점주는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지만 가맹본사는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인건비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직면하고 있는 경영상 어려움이 모두 인건비에서 야기된 것이라는 주장은 위와 같은 현실을 외면한 주장이다.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라면, 인상된 최저임금을 연착륙 시키고 최저임금이 인상된 효과가 실제 저임금노동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하고 사회적인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최근 ▲정부는 최저 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공급 원가가 상승하는 경우, 납품업체가 대형유통업체에 대해 납품 가격을 증액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유통분야 표준거래계약서를 발표했고(2018.1.08., https://goo.gl/My15Fh) ▲국회는 원재료 상승의 경우에만 부여하던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을 노무비 상승 등의 경우에도 가능하게 한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2017.12.29., https://goo.gl/s9rd8C). 이러한 정책들은 대·중소기업 간의, 그리고 가맹본사와 점주 간의 공정한 이익 배분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확보하는 정책으로 우리 사회의 경제적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제시된 표준계약서대로 계약서가 작성되는지, 그 내용이 이행되고 있는지,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과 협의가 입법취지대로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정부의 촘촘하고도 면밀한 행정이 이루어지는지 점검되어야 한다. 다만, 비슷한 정책이 이미 시행 중이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행정력이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우려가 있다. 참여연대는 2017.11. 공정거래위원회에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건수와 금액 등에 대한 공개를 요구했으나(https://goo.gl/UavMvi)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정과 신청은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원청과 하청 사이에 진행되어 해당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또한, 2017.11. 참여연대는 고용노동부에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에 명시된 도급사업에서의 원청에 대한 임금지급 연대책임 관련 근로감독 결과, ▲2017년 정부 업무계획으로 제시된 ‘원하청 문제 해결을 위한 범정부적 협업’ 관련 실행 성과 등을 질의(https://goo.gl/qWM8Cx)한 바 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하였다. 여전히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지위와 거래상의 우월적인, 소위 갑의 입장에서 이 제도를 회피하는 방법 또한 존재한다. 제도를 시행하고 이행하기 위한 철저한 행정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사회경제적으로 조정되는 기간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용불안, 물가상승으로 연결하여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지목되고 있는 문제, 즉,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영상 어려움은 인건비 외에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주요한 원인은 대중소기업 간의 불공정한 거래, 재벌대기업과 가맹본사 등의 과도한 성과독점이다.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사회현상을 단선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사회경제적 성과를 공정하고 정의롭게 분배할 지혜를 모을 때이다. 참여연대는 고용노동부의 취약업종 대상 최저임금 준수 관련한 점검 계획(https://goo.gl/j5SkMB), 앞서 언급한 노무비 인상 등을 계약서와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 요건 등에 반영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 등은 적절한 정책방향이라고 평가하며, 이 제도들이 실효성 있게 운영되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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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8/01/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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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지자체 규제개혁 정책의 문제점

 

장지혁 l 대구참여연대 정책부장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드라이브가 영향을 미치는 분야가 다양하지만, 최근 2년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지자체 규제개혁 정책에 대해서 대응하기가 쉽지가 않다. 지역건설산업에서부터 문화예술까지 워낙 다양한 분야에 개혁을 요구하고 있어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들이 대응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살펴보면 이 ‘공정위발 규제개혁’이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경과를 살펴보자면 2011년 OECD 경쟁영향평가 툴킷(Tool Kit)을 개발 회원국들에게 확산 배포하였다. 그리고 2013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 표기) “지방자치단체[광역, 기초]의 경쟁제한적 조례 및 규칙 등에 관한 실태파악 및 개선방안연구”(연구용역) 발간했고, 이에 기초하여 2014년 3월 11일부터 각 지자체에 총 2,134건(광역 228/기초 1906건)의 규제개선 협의 요청을 시작으로 공정위발 지자체 규제개혁을 실시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면 공정위가 조례∙규칙들을 규제개혁대상으로 선정한 근거 자체가 문제가 많다는 점이다. 공정위가 발표한 보고서에도 OECD에서 2011년 제출한 경쟁영향평가 툴킷(Tool_Kit)이 규제영향평가의 정량적∙현재적 평가와 대비되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영향평가가 가지지 못한 잠재성평가이며, 기존의 규제영향평가와 상호보완적 역할을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공정위가 지난 2013년 지자체 경쟁제한적 조례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에서도 이러한 점이 반영되어 정량적인 평가를 함께 병기하여야 하지만, 그런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지난 5월 29일에는 국무조정실에서 그동안의 규제영향평가가 자의적이고, 더욱더 과학화 하겠다는 이른바  ‘규제영향평가 과학화 방안’을 발표 한 바 있다. 이처럼 현재 추진 중인 공정위의 지자체 규제개혁의 근거조차도 불분명하고 불완전하다.

 

두 번째로 지역사회 및 민주적 원칙을 위반하는 규제개혁이라는 점이다. 지역의 조례는 상위법의 입법취지와 목적에 걸맞게 제정되고 지역사회의 공론을 통해서 지방의회에서 확정된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러한 지역사회의 공론과 제정과정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공정위가 “지방자치단체 경쟁 제한적 조례 개선 권고”를 내자마자 전국시도지사 협의회에서 반대의견을 냈다. 특히 시도지사협의회는 지역건설산업 관련 조례의 개정을 명확히 반대하고 있고, 그 범위도 광범위하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제주도의 문화예술조례의 경우, 공동입장을 내기도 어려워, 이미 5월 6일 개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몇몇 광역단체에서는 LED 조례도 개정준비중이다.

 

뿐만 아니라 로컬푸드지원 조례 등도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제한조례로 주요한 개정 대상중 하나이다. 공정위는 로컬푸드지원조례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이며 지역농산물의 경쟁력약화와 고품질의 지역외 농산물을 소비하는 데 장애가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로컬푸드 기업이나 사회적경제분야의 로컬푸드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농수산물 시장에 막대한 경쟁제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지난 5월 29일에는 지역농산물 소비촉진에 관한 법률 즉 로컬푸드법이 국회에서 통과 되었다. 입법기관에서는 권장하는 법률을 제정하고 행정부는 규제라고 하는 모순에 처한 조례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단순하다. 공정위가 입법권과 조례제정권이라는 국회와 지방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구시 친환경의무급식조례의 경우 3만명의 시민들이 서명을 하고 입법발의한 대구지역 시민들의 역사적 조례이지만, 결국 시의회의 조례제정에서 수정안을 통해 무력화 되었다. 실제로 대구시는 친환경의무급식을 실시하고 있지 않으며, 저소득층 급식지원과 관련하여 예산 문제로 대구 교육청과 의견마찰을 빚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실제의 집행여부와 상관없이 조례상의 문구만 보고 이를 규제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역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지정된 아이러니한 사례이다. 대구지역만 보아도 이러한데 여타 타시도, 기초단체에는 더 많은 사례들이 있을 것이다.

 

여러 절차적인 부분, 근거의 미약, 삼권분립의 무시 등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이번 규제개혁의 최종점은 역시나 대기업이다. 앞서 언급된 지역건설산업 조례는 지역 공공발주에서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중소기업들을 제외하겠다는 명확한 의도가 드러났다. 이 밖에 공정위가 추진 중인 지자체 개혁 대상 조례들은 대기업들의 문어발식 경영의 족쇄가 되거나 방해물을 앞장서서 제거 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사회적 경제나 로컬푸드 등 대기업의 진출하지 않은 영역의 당사자들은 아직 이번 개혁안을 잘 인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규제개혁안을 인지한 소상공인, 사회적경제영역의 당사자들은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간신히 지역사회와 풀뿌리 영역에서 분투해 만들어 놓은 보호막을 공정위가 시장질서확립이라는 명분으로 독점적 대기업들에게 내어주려고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공정위의 이번 규제개혁안은 대기업 친화적인 개혁이며, 수많은 지역민을 무시하는 것이고,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개혁으로 반드시 막아야 한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착한 조례들을 지켜내는 것은 쉽지 않다. 워낙 광범위한 분야를 걸치고 있는데다 서로 다른 영역에 당사자들이 있어 연대를 만들어내기가 쉽지가 않다. 또한 지역단위에서 중앙정부를 감시하기 위한 역량부족 등 한계점 때문에 존재하는 문제도 있다. 그나마 광역단체는 지역사회의 여론을 핑계로 공정위발 규제개혁에 태업할 수 있지만, 기초단체는 그것마저 쉽지가 않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중앙정부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어 제대로 된 문제제기 조차 어렵다.

 

공정위의 지자체 규제개혁에 대해서 전국적인 상시모니터링과 자료구축을 매개로 한 전국적 연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6월 18일에 진행한 기자회견만 하더라도 광역단위의 현재 상황 정도만 확인할 수밖에 없었고, 연대단위도 대응의 여력이 아직 부족한 듯하다. 앞으로도 지자체에 몰아칠 중앙정부의 강력한 규제완화 맞설 힘이 요원하다.

금, 2015/07/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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