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지금은 회의공개 시대

지역

지금은 회의공개 시대

익명 (미확인) | 목, 2016/08/18- 16:07


김유승(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1996년 12월 31일,  국민의 알권리 보장,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행정자치부가 펴낸 2014년도 「정보공개연차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2만6천여 건으로 집계되었던 정보공개청구 건수는 2014년 61만여 건으로 증가하였고, 모든 기관 평균 전부공개율 86%, 부분공개율 10%에 비공개율은 4%에 불과하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과정에 대하여”, “국민중심으로” 공개하겠다고 한 정부3.0의 약속을 위해서인지, 국민이 찾기 전에 먼저 공개하고, 원문을 그대로 공개한다며 부산하다. 지표와 슬로건은 좋다 못해 완벽하다.


그래서 되묻고 싶다. 2016년 대한민국, 국민의 알권리는 충분히 보장되고 있는가? 국정운영의 투명성은 확보되고 있는가? 감히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는 현실이 아프고 또 아프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 경찰버스에 막힌 길목 마냥, 국민의 알권리는 곳곳에 막혀 있고, 국정의 투명성은 뒷걸음질 쳤다.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국정교과서 파동 등 고비 고비마다 우리의 알권리는 실종되었고, 투명성은 보장되지 않았다. 알권리를 찾고자 하는 애타는 목소리는 괴담으로 몰렸고, 투명성을 요구하는 몸짓에는 서슬퍼런 공권력이 먼저 찾아왔다.  


그렇다면 정보공개의 화려한 통계는 무엇이란 말인가? 우선 통계의 착시효과부터 보자. 2014년 평균 4%의 비공개율은 중앙행정기관만의 집계에서 3배 가까운 11%로 껑충 뛰어오른다. 그나마도 2011년 이후 비공개로 분류되던 정보부존재가 별도의 항목으로 집계되면서 비공개율이 대폭 낮아진 결과다. 착시효과가 없었다면 20%를 육박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세상 큰 거짓말 중의 하나가 통계라고 하던 누군가의 말을 실없는 소리로 치부했던 게 후회스러워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우리 앞에는 더 큰 거짓말이 있다. 국민이 원하는 정보를 “전과정에 대하여” 공개하겠다고 한 정부의 약속이 그것이다. 정보가 만들어지는 전과정에 대한 전면적 공개는 현행 법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공기록물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록관리법」) 제17조는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요 회의의 회의록과 속기록 또는 녹음기록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차관급이상, 지자체장, 교육감이 참여하는 일부 회의에만 적용될 뿐이다(시행령 제18조 제1항). 오히려 회의록에 “회의의 명칭, 개최기관, 일시 및 장소, 참석자 및 배석자 명단, 진행 순서, 상정 안건, 발언 요지, 결정 사항 및 표결 내용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도록 한 동법 시행령은 과정없이 결과만을 보여주는 회의록에 적법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악용되고 있다. 설령 법을 어겨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더라도, 또는 허울뿐인 회의록을 작성하더라도, 이에 대한 처벌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더구나 「정보공개법」은 회의 공개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 그렇다. 국민이 원하는 정보를 전과정에 대하여 공개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가능하지도 않은 것을 한다고 호언장담한 것은 거짓말이었을까 아니면 진정 몰랐던 것일까? 


미국의 정보공개제도는 공공문서의 공개를 규정하는 제552조(5U.S.C §552) ‘정보공개법’과 회의 공개를 규정하는 제52b조((5U.S.C §552) ‘회의공개법’이라는 양 날개로 구성된다. 그러고도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 우리는 지난 20년간 한 쪽 날개로만 감지덕지하며 버텨왔기 때문이다. 결정 과정을 보여주지 않아도 결과를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라 스스로를 위안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안다. 과정없는 결과의 부질없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공공기관의 정보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정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알권리가 있다. 의사결정과정이 비공개 사유로 남발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의사결정과정은 비공개 대상이 아니라 더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대상이다. 민주주의는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은 우리의 알권리를 완성시켜줄 또 하나의 날개다.


▲정보공개연차보고서 내용 중


「정보공개연차보고서」 첫 페이지의 그림은 정보공개제도가 행정감시 확대와 투명행정 구현을 위한 것임을 멋지게 보여주고 있다. 정말 그리 되었으면 좋겠다. 정보공개제도가 행정감시를 위한 날선 도구로, 투명행정 구현의 밑거름이 되길 소망한다. 정부가 진정 정부3.0의 의지가 있다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또 하나의 날개, 회의공개법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해주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회의공개 시대다. 


* 이 글은 인권오름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클릭)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회원들께 자긍심과 뿌듯함 말고는 드리는 게 참 없는 정보공개센터가 매년 10월에는 편지를 한 통 보냅니다. 

정보공개운동을 함께 해 주시는 활동의 동료에게 드리는 고마움의 전달이고, 앞으로도 이 운동의 진지를 지켜나가자는 다짐의 인사를 키보드로적어 보내는 것이죠. 

올해는 더 많은 분들께 정보공개센터의 활동을 전하고 싶어서 브로셔도 동봉 했구요. 정보공개센터 후원회원의밤 초대장도 함께 넣었답니다. 편지 보내고 기쁜 맘에 편지 소개 동영상까지 찍어보았지 모에용-

정보공개센터의 회원 한분 한분을 생각하며 눌러 쓴 편지도 한 번 읽어봐 주시구요. 

편지 봉투 언박싱 영상도 한 번 봐 주시구요.

동영상이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드물게 올라오긴 하지만 정보공개센터 유튜브 계정 좋아요와 구독도 눌러주세요 헤헷

정보공개센터 유튜브 계정 가기 (현재 구독자 7명 또르르르르르르르)

안녕하세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정진임입니다.

10년 전 쯤 누군가에게 명함을 드렸는데, 농담처럼 이런 얘길 하더라구요.

“어떻게 정보공개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까? 세상을 바꾸려면 다른 걸 해야지”

제 명함에 쓰여진 ‘정보공개가 세상을 바꿉니다’ 라는 문장을 보고 한 말이었습니다. 꽤 예전의 일인데도 기억이 또렷한 이유는 그때 저의 반응 때문입니다. 얼굴이 화끈했거든요. 왜 얼굴이 달아올랐을까를 한참 곱씹어봤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 저는 제게 농담을 건냈던 분의 말에 제 마음을 들켰던 것 같습니다. 고백하자면 그때의 저는 정보공개운동에 대한 신념과 확신이 영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1년 동안 숱하게 많은 사회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해결하기 위해, 문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싸우고 애쓰는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저는 마음이 단단하게 익었습니다. 이제는 얼굴이 쑥스럽거나 부끄럽지 않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로 세상을 바꾸겠습니다.”


물건 하나 사는 데에도 불안해 하지 않는 안전한 일상을 위해

자기의 잇속에 따라 권력을 제멋대로 부릴 수 없는 투명한 사회를 위해

부당한 현실과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맞설 수 있는 힘이 되기 위해

감춰졌던 기록의 공개로 역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닫힌 사회를 열고 있는 중입니다.


민주주의는 힘이 평등해지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정보가 힘이 되는 사회,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알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더 발랄하고 야심차게 활동하겠습니다. 뾰족하고 육중하게 활동하겠습니다.

정보공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모두가 알권리만큼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보공개센터가 그 일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특별후원을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드리는 후원요청이 민망하거나 부끄럽지 않습니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필수적인 일이고, 그 일을 제일 잘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정보공개센터이니까요.

언제나 당신의 자랑스러운 정보공개센터, 알권리를 호소하는 이의 곁에 있는 정보공개센터가 되겠습니다.



*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정부지원 0%를 재정원칙으로 합니다.

*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001-355172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 정보공개센터에 후원금 보내기

수, 2019/10/23- 06:24
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