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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땅은 우리의 삶, 필리핀 할라우강에서 온 선주민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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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땅은 우리의 삶, 필리핀 할라우강에서 온 선주민의 호소

익명 (미확인) | 화, 2016/08/02- 19:17

땅은 우리의 삶, 필리핀 할라우강에서 온 선주민의 호소

한국수출입은행의 돈이 가져온 비극의 시작 

 

존 알렌시아가, 할라우강을 위한 민중행동 (JRPM)

 

 

 

필리핀 파나이섬에 사는 선주민 투만독(Tumandok)과 일롱고(llongo)는 한국정부의 대외협력기금(EDCF)로 지원되는「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 (2단계)」(이하 할라우댐 프로젝트)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다.


한국 수출입은행과 필리핀 정부가 차관계약을 맺은 할라우댐 프로젝트는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16년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형댐 건설에 대한 국내외 반대로 종료 마지막 해인 2016년 3분기가 다되도록 할라우댐 공사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정부는 댐이 건설되면 쌀농사를 위한 관개에 사용될 뿐 아니라 도심과 인근 마을에 깨끗한 물을 제공할 수 있고, 지역에 전기 공급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등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 과장해왔다. 그러나 사실 할라우댐 프로젝트는 강제이주, 위협과 협박, 환경 파괴, 인명 손실과 같은 여러 쟁점들이 산적해있는 것이 현실이다.

 

 

할라우댐 건설 반대하는 투만독 사람들

 

할라우댐 프로젝트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부키드논(Bukidnon)으로도 알려진 투만독 사람들이다. 이들은 할라우와 파나이강가에 조상 대대로 거주해왔으며, 선주민 그룹 중 가장 큰 그룹으로 일로일로(Iloilo)주와 카피즈(Capiz)주에 94,000명의 투만독이 흩어져 살고 있다.

 

지난 2000년, 세계댐위원회(World Commission on Dams)는 최종권고안을 발표하며 "대형 댐들은 선주민과 부족민의 삶, 생계, 문화, 그리고 영적인 부분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쳐왔다."고 밝혔다.

 

2011년 10월, 투만독 사람들은 제 8회 총회를 개최하며 할라우댐 반대운동을 시작했다. 다양한 고지대 마을들과 일로일로주, 카피즈주 소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투만독 1000여명이 모였다. 그들은 이 대형 댐이 투만독 공동체와 그들의 생계수단, 환경을 파괴하여 결국은 투만독에 대한 문화적 말살(cultural ethnocide)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할라우댐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할라우댐은 직·간접적으로 칼리녹주의 16개 고지대 마을에 영향을 끼친다. 댐이 건설되면 이 중 가랑안(Garangan), 마사로이(Masaroy), 악칼라가(Agcalag) 3개 마을은 완전히 침수될 것이다. 최근 정부는 댐 건설로 17,000명의 선주민들이 영향을 받을 거라고 밝혔다.

 

"우리의 농지는 침수될 거예요. 우리의 생계수단과 집 역시 파괴될 겁니다. 우리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 

- 로미오 카스트로(Romeo Castor)1)

 


할라우댐 사업 지역에 거주하는 선주민 ⓒ JRPM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 침해

 

할라우댐 프로젝트는 3개의 댐 건설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중 할라우 메인 저수지와 방수정은 대부분 카스트로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조상 토지(ancestral domain)에 건설될 예정이다. 로미오 형제인 네스트로(Nestor)는 메인 저수지 공사를 위한 도로 건설로 1 헥타르에 이르는 땅을 빼앗겼다. 그러나 커피 농장과 과실나무에 대한 보상으로 고작 1천 8백 페소($38) 밖에 받지 못했으나 필리핀 관개청(NIA: National Irrigation Administration) 은 토지수용으로 18만 페소($3,832) 보상금을 지급했다는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투만독은 각 지방정부기관과 할라우댐 프로젝트를 찬성하는 사람들로부터 여러차례 괴롭힘 당하거나 위협, 협박의 위험에 처해있다. 프로젝트에 찬성하는 문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댐 반대활동과 토지수용 건으로 재판에 회부될 것이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며 뇌물을 받을 수밖에 없게 하거나 이 지역에 배치된 정부군과 경찰은 투만독이 사람들을 조직하여 캠페인 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억압하고 있다. 투만독 사람들의 삶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필리핀 신인민군(New People's Army) 역시 할라우댐 프로젝트, 정부군과 경찰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 댐 주변지역을 지키기 위해 주둔하고 있는 정부군을 향해 신인민군이 두 차례 저격하여 정부군에서는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지법과 국제법을 위반한 할라우강 프로젝트

 

한국 공적개발원조(ODA)를 받는 할라우댐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필리핀 현지 법과 국제법을 준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법들을 어기고 있다. 선주민 인권 보호를 위해 2007년 유엔은'UN 선주민인권선언'을 채택하였고, 그에 앞선 1997년 필리핀 정부는 선주민 권리법(IPRA : Indigenous Peoples Rights Act, 1997)을 제정하여 선주민의 권리를 보호해왔다. 그러나 필리핀 관개청과 선주민청 (NCIP: National Commission of Indigenous Peoples)은 이 두 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자유의사에 따른 사전인지동의 (FPIC: Free Prior Informed Consent)'과정을 고의적으로 위반했다.

 

2011년 11월, 필리핀 관개청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 프로젝트(2단계)'에 대한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한국수출입은행에 제출했다. 그러나 타당성 조사 시 진행되었어야 할 FPIC 절차는 타당서 조사 보고서 제출 이후인 2012년 1월부터 5월까지 진행되었다.

 

FPIC 절차 위반의 문제 뿐 아니라, '사전인지동의' 과정은 할라우댐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몇 가지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첫째, '자유로운' 동의는 없었다. 관개청은 프로젝트에 반대하거나 찬성하기 주저하는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등"인센티브"제공하여 이 과정에 관여하였다.

 

둘째,'사전' 협의 역시 없었다. FPIC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 이미 타당성 조사 보고서는 제출되었다. 관개청은 프로젝트의 장점만 부각하여 알리고 웨스트파나이(West Panay) 단층의 존재나 지역사회 침수와 같은 위험요소,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그 어떤 정보도 알리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선주민이 "잘 알고" 동의를 했다고도 볼 수 없다.

 

관개청은 웨스트파나이(West Panay) 활단층의 존재에 대해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서 조차 거짓말 했다. "이 단층들은 휴면상태에 있으며 움직임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단정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1948년 파나이섬 최악의 지진 중 하나였던 Lady Caycay 지진에 반한다. 이 지진은 웨스트파나이 활단층에 의해 발생했을 뿐 아니라 55개 이르는 파나이 교회가 파괴되는 등 광범위한 피해를 끼친 지진이었다.

 

할라우강 하류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과 지방자치단체 역시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협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 2014년 8월, 한국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이 프로젝트의 실행 과정을 조사하기 위해 이 지역에 처음 방문했다. 당시 주요 인터뷰 대상자였던 일로일로주 Dueñas 시장은 할라우댐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협의한 적이 없으며 2014년 8월에서야 주정부 사람들이 프로젝트 발표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대표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선조 묘지와 신성 장소에 대한 모독을 멈춰야

 

필리핀대학교 졸업생인 Mar Anthony Balani와 Jude Mangilog은 할라우댐 프로젝트로 인해 투만독의 조상 묘지와 신성한 장소들이 훼손될 것이라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절멸의 정치: 파나이 섬의 투만독 선조 묘지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2)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5개의 투만독 묘지들과 칼리녹주, 일로일로주에 위치한 하나의 성지가 할라우 대형 댐과 접근도로의 건설로 인해 파괴될 거라고 주장했다. 


미국 식민지 시절, 투만독은 위생적인 이유로 묘지 쓰는 것을 저지 받았다. 그 이후 그들은 조상들에 대한 존경심과 이곳에 그들의 혼령들이 살고 있다는 믿음으로 이 지역을 방문하고 의식을 행해 왔다.

 

"우리의 묘지를 파괴하는 것은 우리의 문화적 관행(Cultural Practices)을 침해하는 입니다. 선조 묘지는 우리 가문의 번창과 전통을 상징합니다. 이 묘지들은 우리의 돌아가신 가족들과 조상에 대한 존경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입니다."
 

- 익명의 투만독-


"우리는 우리 조상을 존경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이곳을 훼손하고 댐 건설에 동의 한 사실을 안다면 분명 분노할 것입니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이 다시 한 번 댐에 의해 익사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우리 조상들이 존중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투만독 사람들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 익명의 투만독 -


피해지역을 설명하고 있는 피해지역 선주민 ⓒ JPRM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과 도전들

 

할라우강을 위한 민중행동(JRPM)은 투만독과 하류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의 할라우댐 프로젝트 반대 운동을 위해 2013년 3월 발족했다. JRPM은 당사자들을 위한 연대와 지지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 뿐 아니라 국제단체들과의 연대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속되어온 싸움은 댐 건설을 지연시키는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이 성과는 국내 지역 단체와 국제 연대의 노력의 결과다. 특히 공감, 국제민주연대, 기업과 인권 네트워크, 녹색 ODA센터, 참여연대 등 한국 단체의 연대가 없었다면 우리의 반대운동이 한국수출입은행이나 한국사람 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우리 모두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할라우댐이 우리에게 가져올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위협이 심각하여 이 프로젝트를 반대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대형 댐이 있는 마닐라 도심지역 대부분의 지역사회가 경험한 것과 같이 만약 할라우댐이 수문을 열어 물을 방출 할 경우 할라우강 하류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백만 명이 넘는 일롱고 사람들은 모두 침수 당할 것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할라우댐 프로젝트를 위해 필리핀 정부가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빌린 차관으로 부채에 시달릴 것이다. 원금 89억 2천만 페소(약 2억달러)와 원금에 대한 이자 5억 페소(약1천1백만달러)까지. 이 프로젝트로 이익을 얻는 사람은 오로지 공사를 시행하는 한국 기업뿐이다. 댐이 건설되기 시작하면 선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 역시 계속 증가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 7월16일에서 18일까지 약 3일 동안 국제연대미션(International Solidarity Mission)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을 통해 프로젝트 반대를 위한 우리의 결의를 강화하고 지역적, 국가적, 그리고 국제적으로 개인들과 단체로부터 지원과 지지를 확대했다. 우리는 참가자들과 함께 우리의 요구와 권고를 확정했다.

 

우리의 요구: 

 

1. 우리는 필리핀 정부와 관련 기관, 정부군이 투만독의 조상 토지(Ancestral domain)에 대한 권리와 의사 결정 과정을 존중하기를 요구한다. 투만독 사람들은 정부, 관련기관, 군의 강요나 뇌물, 약속 등 그 어떤 구애 없이 자유롭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한다. '진짜' 자유의사에 따른 사전인지동의 과정이 실행되어야 한다. 


2. 우리는 교외지역 군사화 중단과 필리핀 정부군, 경찰과 특수부대, 선주민 지역에 있는 무장단체(paramilitary groups)를 포함한 경계부대 철수를 요구한다. 또한 할라우댐 프로젝트에 대한 동의를 얻기 위해 선주민에게 행해진 인권 침해 현황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구한다.


3. 우리는 필리핀 정부가 할라우댐 프로젝트 실행과정에서 발생한 선주민과 피해자들의 재산피해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을 요구한다. 


4. 우리는 두테르테(Duterte) 정부가 투만독의 조상토지(Ancestral domain)에서 행해지고 있는 대형 댐과 조림 프로젝트 등 모든 개발 프로젝트를 재검토 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투만독 사람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5. 마지막으로 우리는 할라우댐 프로젝트에 차관을 제공하는 한국정부가 선주민 공동체와 당사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점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제기된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기금을 철회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의 권고:


1. 우리는 독립적인 타당성 조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타당성 조사에는 댐의 구조 건전성,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 하류지역을 포함한 댐에 의해 직·간접적 영향 받는 선주민 공동체들의 사회, 경제적 영향 평가까지 포함해야 한다. 


2. 우리는 대형 댐을 대체 할 수 있는 옵션과 대안에 대한 철저하고 포괄적인 평가를 시행하기를 권고한다. 특히 위험이 덜하고 농경 지역에 물을 제공할 수 있는 소형 댐의 가능성에 대해 특별히 고려되어야 한다. 이미 존재하는 관개 시설의 복구 또한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우리는 할라우강과 파나이강 댐 프로젝트가 세계댐위원회의의 권고안, 사전인지동의 등과 같은 국제기준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세이프가드(Safeguards)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을 권고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한국 사람들이 필리핀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형 댐 프로젝트로 영향을 받고 있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한국 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에 선주민들의 고통을 알리고 지원 중단 요청 등 도움을 줄 것을 호소한다. 한국 국민의 세금은 투만독과 일롱고, 필리핀 사람들 전체의 삶과 미래를 위협하는 대형 댐 건설이 아닌 다른 프로젝트에 더 유용하게 쓰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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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미오 카스트로는 할라우댐 프로젝트로 인해 자신의 땅을 잃게 될 상황에 처해있다. 로미오의 땅에는 40미터에 이르는 조정지 댐(afterbay dam)이 건설될 예정이다. 

2) Necropolitics: Panay’s Tumandok Burial Grounds and the Jalaur Multipurpose Project Phase II (JRMP II)

 

* 허핑턴 포스트에서 보기 >>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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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출연자

  • 진행 : 백가윤 간사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 고정출연: 김형종 교수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국제관계학과)
  • 이슈손님 : 정법모 연구원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물가가 싸고 놀기에 좋다는 이유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아시아로 여행을 갑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시아의 정치, 경제, 문화적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국도 아시아에 속한 국가인데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아시아는 도대체 어떤 곳일까요?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아가는 일,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한달에 한 번,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가 준비한 국내 유일의 아시아 전문 팟캐스트 '아시아팟', 그 첫 시작은 필리핀에 대한 이야기로 함께 합니다. 

 

아시아팟 1회 / 두테르테 1년, 필리핀 가도 될까요?

 

'아시아의 트럼프'라고 불리며 취임 이후 도발적인 언사로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 다니는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두테르테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이미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수감되었고 약 8,000여명이 사망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기도 했는데 계엄령 선포 3주 만에 민간인 24명, 정부군 58명, 반군 138명이 숨졌다는 언론 보도가 있기도 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필리핀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도는 높습니다.

 

필리핀 전문가가 보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1년은 어떨까요? 곧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 필리핀에 가도 괜찮을까요? 필리핀은 정말 위험하고 무법천지인 나라인걸까요? 필리핀에서 10년이나 거주하며 필리핀을 연구해 온 정법모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으로부터 필리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fFaKXZ (팟빵에서 듣기)

*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o2DNcmsBV2c

 

같이보기

 

화, 2017/06/2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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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도네시아에는 경찰에 사살된 마약밀매 용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사망자 수가 충격적인 수준으로 증가한 것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웃 국가 필리핀의 살인적인 “마약과의 전쟁”을 모방하는 시도일 수 있다.

국제앰네스티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2017년 1월 1일 이후 지금까지 경찰에 사살된 마약밀매 용의자 수는 60명 이상이다. 인도네시아 국립마약청(BNN)에서 파견된 인원도 이러한 강경 단속에 동참했다. 2016년 한 해 총 사살자가 18명이었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우스만 하미드(Usman Hamid)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지부 국장은 “경찰의 비사법적 살인의 충격적인 급증은 심각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나날이 증가하는 국내 마약중독자 비율에 대응해야 할 의무가 있으나, 현장에서 용의자를 사살하는 것은 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마약밀매자를 현장에서 사살하는 것은
마약의 원인을 뿌리 뽑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스만 하미드(Usman Hamid),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지부 국장

또한 “정부는 모든 사람의 생명권을 언제나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약용의자도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용의자들이 사살된 현장은 대부분 수도인 자카르타, 또는 마약밀매 본거지로 알려진 수마트라 섬 인근이었다.

2017년 8월까지만 벌써 6명이 사살됐다. 가장 최근인 8월 12일에는 자바 동쪽 지역에서 50대 남성이 연행되던 중 경찰에 사살되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총에 손을 대려 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자기방어 또는 현장에서 용의자의 도주를 막기 위해 사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금까지 이러한 사살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에 착수하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마약범죄 강경 대응에 다수 찬성하고, 마약 용의자를 상대로 치명적인 무력을 과감하게 사용하는 것도 지지하는 뜻을 밝히면서 일년 사이에 사살자 수가 급증하게 되었다.

7월 말, 조코 “조코위” 위도도(Joko “Jokowi”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카르타에서 한 연설을 통해 “단호하라. 특히 인도네시아에 들어와 체포되기도 거부하는 해외 마약밀매자들에게는 더욱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냥 쏴 버려라. 자비를 베풀지 마라”고 밝혔다. 2017년 사살된 용의자 중 최소 8명이 외국인이었으며, 중국인 3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우스만 하미드(Usman Hamid) 국장은 “정부가 외국인을 주된 표적으로 삼은 것처럼 보여 매우 걱정스럽다. 비인도네시아인만을 희생양으로 삼기 위한 의도적인 정책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티토 카르나비안(Tito Karnavian)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8월 휘하 경찰관들에게 “연행될 때 저항하는 마약밀매자는 주저 없이 사살하라”고 지시했다.

카르나비안 청장은 마약밀매자들을 ‘없앨’ 좋은 방법의 예시로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제시하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2016년 6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로 수천 명이 경찰에게, 또는 경찰의 지시로 목숨을 잃었다. 이는 비사법적 처형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국제앰네스티는 마약중독 또는 밀매 용의자 중에서도 가장 빈곤층만을 노리거나, 살인을 청부하는 등 경찰이 범죄조직과 유사한 모습으로 전락하게 된 실태를 기록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절대 인도네시아의 롤모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미드 국장

하미드 국장은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절대 인도네시아의 롤모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피로 얼룩진 ‘마약과의 전쟁’은 필리핀을 더 안전한 사회로 만들기는 커녕, 아무런 처벌이나 책임도 없이 수천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국내법과 국제법 모두 경찰의 무력 사용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허용한다. 또한 무력 사용이 허용되는 경우라도 더 큰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미드 국장은 “이러한 사살 사건은 즉시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또한 인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경찰관은 누구든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권침해 경찰관을 처벌하지 못했던 길고도 걱정스러운 역사가 있다.
이러한 역사가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하미드 국장

하미드 국장은 “정부는 불법적인 무력 사용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사살’ 관련 정책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 2017/08/2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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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6일, 두 명의 용의자가 마닐라 고속도로의 한 검문소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두테르테의 취임 이후,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죽임당했다.

2016년 8월 6일, 두 명의 용의자가 마닐라 고속도로의 한 검문소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두테르테 취임 이후,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죽임당했다.

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선포한 ‘마약과의 전쟁’으로 어린이 수십 명이 살해되는 등 반인도 범죄가 자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러한 범죄에 대해 시급히 예비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지난 2016년 6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경찰에게 목숨을 잃은 사람만 수천 명에 이르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범죄로 처벌받은 경찰관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제임스 고메즈(James Gomez) 국제앰네스티 동남아시아-태평양 사무소장은 “이제는 국제사법메카니즘을 통해 책임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 필리핀 거리에서 벌어지는 대학살을 막아야 할 때가 되었다. 필리핀 법원과 경찰은 ‘마약과의 전쟁’을 이유로 살인을 저지른 범인들에게 책임을 물을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점이 자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제는 국제사법메카니즘을 통해 책임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 필리핀 거리에서 벌어지는 대학살을 막아야 할 때가 되었다.”

제임스 고메즈(James Gomez) 국제앰네스티 동남아시아-태평양 사무소장

고메즈 국장은 “국제형사재판소는 현지 상황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하고, 그 조사망을 넓혀야 한다. 직접 방아쇠를 당긴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러한 살인과 반인도 범죄를 저지르도록 지시하거나 장려한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롯한 필리핀 고위급 정부 인사들은 공개적으로 살인 행위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는 국제법상 형사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

국제앰네스티가 이러한 내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촉구하게 된 것은 최근 ‘마약과의 전쟁’에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반인도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증거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6월 이후 마약 단속 작전 과정에서 숨진 어린이의 수는 최대 60명에 이른다.

그들의 가족은 살려달라고 비는 아이들에게 경찰이 근거리에서 총을 발사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앰네스티에 전했다.

“경찰들이 제 머리에 총을 겨누고는 저보고 밖으로 나가라고 했어요. 고함을 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총성이 세 번 울렸고, 곧이어 세 번 더 울렸어요.” O는 파트너의 죽음을 그렇게 떠올렸다. 그의 파트너는 한밤중에 자다 깬 상태에서 경찰에게 살해됐는데, 사망 당시 그의 나이는 17세였다.

국제앰네스티 조사팀은 마약 관련 범죄의 용의자로 지목된 아동들이 수도 마닐라의 소년원에서 비좁고 불결한 환경 속에 구금되어 있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일부 증인들은 이 어린이들이 체포될 당시 경찰에게 심한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으며, 경찰이 직접 마약을 준비해 약물을 들고 사진을 찍도록 강요하는 등의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누명을 씌우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17세 소년 키안 델로스 산토스가 사망한 사건은 전국적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경찰은 키안을 사살한 것이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CCTV에 녹화된 영상과 목격자 증언을 통해 사복 차림의 경찰이 비무장상태의 키안을 좁은 골목으로 끌고 가서 사살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건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되자 12명이 넘는 경찰관들이 조사를 받았지만, 지금까지 처벌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최근 국제형사재판소는 어린이 대상 범죄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조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수십 명의 아동들이 경찰과 무장한 경찰 관계자들에게 목숨을 잃었다. 또한 어린이들이 고문을 당하거나 끔찍한 환경 속에 구금되기도 하면서, 가족들의 마음은 찢어지고 있다.”

제임스 고메즈(James Gomez) 국제앰네스티 동남아시아-태평양 사무소장

제임스 고메즈 사무소장은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수십 명의 아동들이 경찰과 무장한 경찰 관계자들에게 목숨을 잃었다. 또한 어린이들이 고문을 당하거나 끔찍한 환경 속에 구금되기도 하면서, 가족들의 마음은 찢어지고 있다”면서  “키안 델로스 산토스 사건은 마땅히 공분을 살 만한 일이었다. 어린이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고도 책임을 회피하려 뻔뻔한 거짓말을 늘어 놓는 경찰관들의 모습은 필리핀 경찰의 내사 과정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가 개입해야 할 때

지난 2017년 1월, 국제앰네스티는 필리핀 정부가 마약범죄 관련 살인을 중단시킬 중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국제형사재판소가 직접 해당 범죄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한 바 있다.

또한, 국제앰네스티는 비사법적 처형을 즉시 중단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급 관계자들이 이러한 살인을 선동하거나 장려하는 것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필리핀 당국에 불법살해로 의심되는 모든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고, 이러한 조사를 공정하게, 효율적으로 진행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이러한 요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제임스 고메즈 국장은 “국제사회는 필리핀 거리에 총탄으로 유린당한 시신이 얼마나 더 쌓여야 행동을 취할 것인가”라며 “국제형사재판소는 지금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필리핀의 ‘마약과의 전쟁’이 로마규정상 반인도 범죄의 구성요건을 총족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마음을 돌리고 방침을 바꿀 때까지 국제적인 압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 2017/12/1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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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가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8일, 국제형사재판소가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고메스 국제앰네스티 동남아시아-태평양 사무소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오늘 발표는 필리핀의 정의와 책임을 위한 결정적 순간을 남기며, ‘마약과의 전쟁’이라 불리는 필리핀 정부의 충격적인 잔혹행위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미약하게나마 희망을 가져다 준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취임 이후 행해진 범죄 행위들은 반인도 범죄의 경계를 넘었다. 안타깝게도, 필리핀 정부는 그들이 가해자를 처벌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희생자들을 위한 진정한 희망은 이제 국제형사재판소에 있다.

이번 발표는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살인을 포함한 반인도 범죄를 명령하거나 부추기는 사람들은 도망갈 수 없으며, 국제법에 따라 조사 대상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

배경정보
지난 2월 8일, 파토우 벤소우다 국제형사재판소 차장검사는 국제형사재판소가 필리핀 상황에 대해 예비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1월과 12월, 국제앰네스티는 필리핀 당국이 마약관련 살인을 중단하기 위한 주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국제형사재판소가 범죄 관련 예비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비사법적 사형과 이를 부추기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관료들의 모든 행위들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모든 불법적 살인 혐의에 대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조사를 실시하라고 필리핀 당국에 요구했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현재까지 이러한 요구사항들에 대해 거의 묵인해왔다.

수, 2018/02/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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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 기금 협약식

 

지난 5월 11일, 한살림은 필리핀 사탕수수 생산공동체 2곳 및 필리핀 알터트레이드재단과 함께 <필리핀 설탕 공동체 기금 협약식>을 가졌습니다.

한살림은 2016년 처음 마스코바도(필리핀 네그로스산 비정제당)를 시범 공급한 이래, 취급생협 수가 2016년 14개에서 2017년 17개, 올해는 18개로 확대되었습니다.

마스코바도는 단순한 설탕이 아닌 ‘민중교역’을 대표하는 상징적 물품입니다. 1980년대 중반, 필리핀 네그로스 지역주민들을 돕고자 시작된 원조활동이 사탕수수 생산공동체의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으로 발전하면서 필리핀 네그로스 지역주민들은 더 이상 원조의 대상이 아닌 자립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한살림 역시 필리핀 네그로스 사탕수수 생산자의 자립과 역량강화를 돕고 국경을 넘은 도농교류활동으로 연대의 깊이를 더하고자 올해부터는 마스코바도 물품에 적립한 기금으로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를 돕는 기금프로젝트를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필리핀 알터트레이드재단 대표 아리엘 기데스와 기금 프로젝트를 진행할 생산공동체 2곳인 아마노AMANO의 알세니오 비야민토 의장, 유니프왁UNIFWAC의 멜키아데스 도밍고 부의장이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협약기금은 마스코바도 1kg당 100원씩 적립하여 조성되며 다음의 목적 1)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농업과 생산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자연농업 및 유기농업을 통한 생태순환농업을 추진한다; 2) SAVE지속가능농생태마을을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의 생산공동체의 발전모델이자 기본 틀로 채택한다; 3) 민중교역을 통해 생명의 가치를 실현하는 생산자의 삶을 돕는다는 점을 한살림 조합원들이 실감하도록 한다; 에 부합하는 작물다양화 및 양돈, 양계 사업을 2년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살림 물품은 한살림 생산자와 조합원이 함께 만드는 연대 관계의 결실이자, 한살림 운동의 표현입니다. 이 기금 프로젝트를 통해 한살림과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가 2016년부터 형성한 생산-소비관계가 생태순환, 식량자급, 협동의 가치를 나누는 신뢰와 연대의 관계로 보다 단단해지길 기대합니다.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 기금 협약 발표자료

 

필리핀 설탕 생산공동체 기금 프로젝트 경과는 앞으로 조합원들과 정기적으로 나눌 예정입니다.

수, 2018/05/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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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대통령은 초법적인 살인과 필리핀 시민사회에 대한 탄압 중단하라

한국 정부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에 기반한 신남방정책 추진하라

민주주의와 인권 무시하는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방한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단체 입장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청와대는 두테르테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의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신남방정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민사회는 문재인 정부 취임 후 한국을 방문하는 첫 번째 아세안 국가의 정상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시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이란 사실에 아쉬움을 표하며,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초법적인 살인 행위와 시민사회에 대한 전방위적인 탄압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한국 정부가 이번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본격 추진하려고 하는 신남방정책이 진정한 의미의 ‘사람(People)·평화(Peace)·상생번영(Prosperity)’의 공동체 건설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 하에 수립되고 이행되기를 희망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국제사회로부터 큰 우려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직후 ‘마약과의 전쟁(War on Drugs)’을 선포하고 경찰에 즉결 처형 권한을 부여하여 총 4,075명(정부 집계, 2018년 3월 기준)을 처형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자경단 활동까지 포함하면 사법 절차를 무시한 초법적 살인으로 정부 집계의 3배가 넘는 13,000여 명이 처형당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여기엔 어린이 74명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국제형사재판소(ICC, International Criminal Court)가 조사에 착수할 정도로 심각한 반인도적 범죄 행위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깊이 우려하고 있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은 초법적 살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시한 채 최근 경찰의 마약범 단속 재개를 승인했다. 또한 ICC 탈퇴를 선언하고 “ICC가 더 이상 마약 용의자 사살에 대해 조사하거나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시민사회에 대한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정권을 비판하는 인권옹호자들을 ‘죽여버리겠다’, ‘목을 베어버리겠다’며 공공연하게 위협하는 한편, 최근에는 인권단체들이 ‘마약과의 전쟁’을 집요하게 비판하는 이유가 마약왕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기 때문이라는 억지 주장까지 펴고 있다. 필리핀 인권단체 카라파탄(KARAPATAN)이 유엔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에게 보낸 서신에 따르면 아로요 정권(2001~2010)에서 474명, 아키노 정권(2010-2016)에서 139명의 인권옹호자가 살해된 것에 이어, 2016년 7월 집권한 두테르테 정권에서는 벌써 33명의 인권옹호자가 살해된 것으로 전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프론트라인 디펜더스(Front Line Defenders)의 연례 보고서 역시 지난해 인권활동가 사망 사건의 80%가 필리핀, 브라질, 캄보디아, 멕시코 등 4개국에서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땅과 자원을 지키려고 하는 농민과 선주민, 그리고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도 심각한 상황이다. 국제선주민문제실무그룹(IWGIA, International Work Group for Indigenous Affairs)은 2016년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매달 2명꼴로 선주민과 활동가들이 초법적인 살해를 당하고 있으며, 2017년에만 41명이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필리핀 정부가 정기적으로, 점점 더 많은 수의 선주민들을 위협하거나 학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시민 단체인 Pesticide Action Network(PAN)는 지난해 선주민이 가장 많이 희생된 국가로 필리핀을 꼽았다. 한편 필리핀 법무부는 유엔 선주민 권리 특별보고관(UN Special Rapporteur on the Rights of Indigenous People)을 ‘테러리스트’ 목록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두테르테 정부의 인권 탄압은 계속되고 있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를 비판하는 필리핀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내외 시민사회, 유엔 인권기구에 대해 무시와 조롱을 넘어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 필리핀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급격히 후퇴시키고 있는 것이다. 필리핀 정부는 초법적인 처형을 즉시 중단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급 관계자들은 이러한 살인을 선동하거나 장려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또한 불법 살해로 의심되는 모든 사건에 대해 즉각적이고 공정한 조사에 착수해야 하며,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조사와 활동을 적극 보장해야 한다. 시민사회에 대한 전방위적인 위협과 탄압도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 역시 두테르테 대통령의 폭압에 대해 우려와 항의의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청하는 필리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또한 필리핀을 포함해 아세안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한국 기업의 투자와 공적개발원조(ODA)가 이러한 심각한 인권 후퇴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을 확고하게 천명하지 않는다면,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와 ODA 사업이 결과적으로 협력 대상국 시민들에게 고통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필리핀 경찰의 부패와 공권력 남용에 의한 인권 탄압이 심각한 상황에서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경찰청-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필리핀 경찰 수사역량 강화사업’이나 ▷선주민들의 권리를 빼앗고 필리핀 국내법 위반 등 절차적 타당성을 결여한 채 진행되고 있는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 등 ODA 사업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 하에 재검토되어야 마땅하다.


‘사람(People)·평화(Peace)·상생번영(Prosperity)’을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허울 좋은 슬로건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우선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한국 내 이주민들의 인권 상황을 돌아보고, ‘사람’을 우선에 둔 정책을 마련하고 이행해야 한다. 신남방정책의 ‘평화’ 기조 역시 군사 원조나 한국 무기 수출의 기반을 다지는 데 악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아세안을 단순한 투자 지역으로 볼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상생하여 번영할 수 있도록 아세안 지역 내 한국 기업에 의한 노동 착취와 인권 침해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민주주의와 인권에 기반한 신남방정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광주인권지기, 국제민주연대, 나야장애인권교육센터, 다산인권센터,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불교인권위원회,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사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진보네트워크,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총 21개 시민사회단체)

 

월, 2018/06/04-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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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p><img src="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106661/082/617/001/9…; alt="20190314_아시아팟19_710-450.jpg" style="" /></p> <p> </p> <p><strong>아시아팟 19회 / 우리는 말하고 싶다 : 동남아시아의 언론 자유</strong></p> <p> </p> <p>'마약과의 전쟁'과 함께 '언론과의 전쟁'을 하고 있는 필리핀,</p> <p>'모든 신문의 유일한 편집장은 국가'라는 베트남, 그리고 미얀마와 말레이시아 언론까지</p> <p>동남아시아 언론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신 박성현 박사님을 모시고 네 나라의 언론 자유 실태를 들여다봅니다. </p> <p> </p> <object data="http://www.podbbang.com/player/aHR0cDovL2NoLnBvZGJiYW5nLmNvbS94bWwvY2gv…; height="147" id="oplayer22877679" name="playerMain22877679"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600"><param name="allowscriptaccess" value="never" /><param name="Movie" value="http://www.podbbang.com/player/aHR0cDovL2NoLnBvZGJiYW5nLmNvbS94bWwvY2gv…; /></object> <p>* 팟빵에서 듣기 : http://bit.ly/2XVvrig</p&gt; <p>* 팟티에서 듣기 : http://bit.ly/2T0DKFO</p&gt; <p>*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1w0mJ-wMbeQ</p&gt; <p> </p> <p> </p> <h3 style="font-family: NanumGothic;">[아시아팟] 목록</h3> <blockquote style="font-family: NanumGothic;">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12786&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회. 두테르테 1년, 필리핀 가도 될까요?</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17871&quot; style="color: rgb(66, 139, 202);">2회. 한국에서 난민으로 산다는 것은?</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21846&quot; style="color: rgb(66, 139, 202);">3회. 버마의 '로힝쟈', 존재를 부정당하는 사람들</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27456&quot; style="color: rgb(66, 139, 202);">4회. 아시아 사람들은 한국 기업을 반가워할까요?</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32428&quot; style="color: rgb(66, 139, 202);">5회. 미안해요, 베트남!</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37739&quot; style="color: rgb(66, 139, 202);">6회. 우리가 몰랐던 '아세안'</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44140&quot; style="color: rgb(66, 139, 202);">7회. 인도네시아 민주주의는 안녕한가요?</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48837&quot; style="color: rgb(66, 139, 202);">8회.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후폭풍은 어디까지?</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51540&quot; style="color: rgb(66, 139, 202);">9회. 한국의 원조로 고통받는 필리핀 선주민</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56721&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0회. 시리아에 평화를 Peace for Syria</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61512&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1회. 세상을 바꾸는 여행, 동남아 공정여행</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67474&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2회. 독립 후 첫 정권교체, 말레이시아에서 무슨 일이?</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71517&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3회. 국제분쟁전문기자가 본 아시아</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75312&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4회. 예멘 난민 문제, 어떻게 봐야 할까요?</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81377&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5회. 이 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85781&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6회. 일본은 안녕하십니까?</a></p> <div><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90532&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7회. 베트남, 그리고 우리</a></div> <div><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598059&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8회. 사우디 한 언론인의 죽음과 중동 분쟁</a></div> <div><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617082&quot; style="color: rgb(66, 139, 202);">19회. 우리는 말하고 싶다 : 동남아시아의 언론 자유</a></div> </blockquote> <p> </p></div>
목, 2019/03/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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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두테르테의 실토? "초법적 살인 말고는 죄 없다"</h1> <h2>[아시아생각]'마약과의 전쟁' 이름으로 빈민 학살과 정적. 반정부 언론 탄압</h2> <p style="text-align:right;"> </p> <p style="text-align:right;">박성현 자유언론실천재단 기획편집위원</p> <p> </p> <p> </p> <p>지난 4월 2일 필리핀 대법원은 경찰의 '토캉(Tokhang)작전'(마약전쟁) 희생자들과 관련된 모든 문서(2016년 7월~2017년 11월 기간)를 청원자인 두 인권단체에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청원인은 마닐라시 산안드레아스 부키드 지구의 26개 바랑가이(행정단위) 거주민들을 대신한 '국제법센터(CenterLaw)'와 '무료법률지원단체(FLAG)'로, 이들은 2017년 말 고등법원에 탄원서들을 제출한 이래 힘겨운 줄다리기 싸움을 계속 해오고 있다. 2018년에 이미 문서 사본을 제출하도록 고등법원·대법원의 판결을 받았지만 호세 칼리다 법무차관이―실질적으로는 필리핀 정부가―국가 안보를 핑계로 이를 거부하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법무부는 2018년 5월 마지못해 문서 사본의 일부만 제출했다.  </p> <p> </p> <h3>인권단체들 "마약과의 전쟁 2년에 2만 명 살해 추정" </h3> <p> </p> <p>대통령 취임일 다음날인 2016년 7월 1일 필리핀경찰청(PNP) 전국본부를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의 의무를 이행하십시오. 그 과정에서 당신이 의무를 수행하느라 1000명을 죽인다면 나는 당신을 보호할 것입니다." 이른바 '토캉'이라 불리는 '마약과의 전쟁' 혹은 '마약소탕작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두테르테 행정부의 마약전쟁이 시작된 2016년 7월부터 인권단체들이 청원서를 제출할 당시인 2017년 11월까지 경찰은 마약전쟁 과정에서 사살된 수가 5050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인권단체들은 초법적 살인의 희생자를 1만2000명이 넘고, 현재는 2만 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p> <p> </p> <p>두테르테는 2018년 9월 27일 대통령궁 연설에서 "내 잘못이 뭔가? 내가 1페소라도 훔친 적이 있는가? 나의 유일한 죄는 초법적 살인(extrajudicial killings)이다."라고 자신의 초법적 살인 행위를 고백했다. 그의 혐의는 이미 2018년 2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예비조사에 올라와 있던 터라,  스스로 범죄 사실을 인정해 버린 셈이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2018년 ICC 탈퇴를 선언했고 2019년 3월 17일 공식적으로 탈퇴 처리됐다. </p> <p> </p> <p>한편, 지난 3월 14일 밤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찰(PNP)과 군(AFP)의 합동지휘회의에서 '마약 정치인' 46명의 명단을 발표했는데, 그들은 모두 다가오는 5월 상·하원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중간선거에 출마한 이들이다. 이들 중 몇 명이 실제로 마약에 연루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필리핀 자유당 상원의원 레일라 데 리마가 법무부 장관 시절 마약거래에 연루되어 있었다는 혐의로 2017년 2월 이래 수감되어 있는 사실을 상기할 때, 마약전쟁이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인권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는 리마 상원의원은 두테르테의 마약전쟁과 초법적 살인을 끊임없이 비판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center;"><img alt="art_1554704988.jpg" class="sm-image-c" src="http://cdn.pressian.com/data/photos/cdn/20190415/art_1554704988.jpg&quot; style="border-width:1px;border-style:solid;margin:0px auto;clear:none;float:none;vertical-align:middle;font-family:'맑은 고딕', 'Nanum Gothic', verdana, '굴림', gulim, AppleGothic, sans-serif, dotum;font-size:17px;text-align:justify;background-color:rgb(255,255,255);" title="▲ 지난 2017년 8월 26일 17살 소년 키안 델로스 산토스가 마약전쟁 작전 중 살해돼 시민들의 애도 속에 장례식이 거행됐다. 많은 시민들은 두테르테 정부가 무고한 시민을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이름 하에 살해하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p> <div class="imgcaption2" style="margin:0px;padding:7px 10px;clear:both;line-height:19.6px;font-size:14px;font-family:'맑은 고딕', 'Nanum Gothic', verdana, '굴림', gulim, AppleGothic, sans-serif, dotum;background-color:rgb(255,255,255);"> <p style="padding:0px;">▲ 지난 2017년 8월 26일 17살 소년 키안 델로스 산토스가 마약전쟁 작전 중 살해돼 시민들의 애도 속에 장례식이 거행됐다. 많은 시민들은 두테르테 정부가 무고한 시민을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이름 하에 살해하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p> </div> <p> </p> <p> </p> <h3>빈민 학살과 언론 탄압의 수단, '마약과의 전쟁' </h3> <p> </p> <p>두테르테는 다바오 시장 시절에도 강력한 마약퇴치작전을 펼쳐왔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 전개된 '마약과의 전쟁'은 빈민 학살의 무기이자 언론인 탄압의 유용한 방법이 되어 왔다. 필리핀 경찰의 '토캉작전'(Oplan Tokhang)에서 '토캉tokhang'은 비사야어의 'tuktok'(노크하다)와 'hangyo'(설득하다)의 조합으로, 다바오시에서 마약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경찰과 지역공무원이 마약중독이나 밀매로 의심받는 사람들의 집을 방문해 노크하고 항복을 설득, 경고한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p> <p> </p> <p>"대법원이 경찰작전 중 희생된 사람들에 관한 수사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을 때 경찰은 대통령이 명령할 때만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은 없고 명령만 있다." 필리핀 최대의 민영방송사 ABS-CBN의 뉴스데스크 편집인인 인다이 에스피나-바로나의 말이다. 메트로마닐라의 빈민가에서 희생자 가족들을 취재해 온 그녀는 토캉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경찰은 증거도 없이 쑥덕거려서 만든 명단을 가지고 와 당신의 집 문을 두드리면서 '우리가 당신을 친절하게 초대하니 항복 명령에 따라주기를 바란다. 그러지 않으면...'이라고 말한다." 에스피나-바로나에 따르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강제로 '항복'했고 항복한 이들은 바랑가이 센터로 가 종이 한 장을 받는데, 그 종이에는 마약밀매자인지 마약중독자인지를 표시하는 두 가지 선택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p> <p> </p> <p>경찰이 만든 '죽음의 명단'에 올라간 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거리를 배회하거나 더위를 피해 골목길에 나온 빈민가 주민들은 토캉작전의 표적이 된다. 마약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메트로마닐라 외곽의 빈민가에서 만난 주민들의 목소리는 이런 상황을 고스란히 증언하고 있다. "그들이 마약에 연루되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수사가 먼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충분한 증거 없이 살해당했다." 케손시 산로케 바랑가이에서 파작(삼륜자전거) 운전사로 일하는 미아 그라시아의 말이다. "우리는 파작 운전사이기 때문에 때때로 경찰에 잡힌다. 하지만 우리는 도덕적으로 산다." 16세 된 그녀의 친척 소년도 무고하게 살해된 희생자들 중 한 명이다.  </p> <p> </p> <p>메트로마닐라의 케손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살해된 곳은 칼로오칸시로, 골목길 한쪽에 쓰레기 카트 두 개를 붙여 개조한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고등학생 제랄드(18세)는 십대로서 현 상황이 두렵다고 말하면서도 진실을 말하기 위해 용감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나도 경찰에게 신원 오류로 붙잡힐 수 있다. 한번은 나는 학교에 있었고 마약중독자가 내 옆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가 와서 내 옆에 있던 그를 총으로 쏘았다. 나는 이 동네에 살다가 살해된 사람들을 알고 있다. 이 동네에서만 약 100명이 죽었고 그들 중 50%는 아는 사람들이다."</p> <p> </p> <p>제랄드가 사는 칼로오칸시에서 무고하게 살해된 많은 청소년들 중 키안 로이드 델로스 산토스(당시 17세)의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2017년 8월 16일 경찰이 마약 단속 중 이 소년을 사살한 뒤 그가 필로폰과 총기를 소지하고 있어 총격을 가했다는 거짓말로 사건을 조작한 것이다. 마약과 전혀 관련이 없었던 소년을 살해하고 누명까지 씌워 시민들의 공분과 항의시위를 야기한 이 사건은 처음으로 법적 처벌을 실현시켜, 2018년 11월 29일 산토스를 살해한 경찰관 세 명이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p> <p> </p> <p>프리랜서 사진기자로, 마약전쟁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두테르테의 지옥>(Duterte's Hell, 2017)을 공동 감독한 루이스 리와낙은 "희생자의 50% 이상이 미성년자들"임을 강조하며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통계를 보면 살해된 이들 거의 모두가 빈민이다. 부자들은 대문이 있는 동네에 살아서 도피할 수 있다. 경찰이 그냥 들어가 집을 수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거리나 빈민구역에 가면 집 앞을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에 대한 대공세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만든 후 리와낙은 두테르테의 추종자들인 '트롤 아미'(troll army, 온라인 공격부대)'에 의해 괴롭힘을 당했다. 마약전쟁을 보도하는 언론인들은 온라인상에서의 협박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도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취재해야 한다. 두테르테가 다바오 시장이던 1998년에 만들어진 자경단 '다바오 죽음의 분대'(DDS)는 살인을 자행해 온 대표적인 두테르테 지지자 그룹이다. "마약전쟁을 취재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책임이 있는 이상, 언론인은 내일의 취재를 위해 살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리와낙)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center;"> </p> <p style="text-align:center;"><img alt="art_1554704997.jpg" class="sm-image-c" src="http://cdn.pressian.com/data/photos/cdn/20190415/art_1554704997.jpg&quot; style="border-width:1px;border-style:solid;margin:0px auto;clear:none;float:none;vertical-align:middle;font-family:'맑은 고딕', 'Nanum Gothic', verdana, '굴림', gulim, AppleGothic, sans-serif, dotum;font-size:17px;text-align:justify;background-color:rgb(255,255,255);" title="▲다바오 시 곳곳에 있는 군 차량 ⓒ박성현" /></p> <div class="imgcaption2" style="margin:0px;padding:7px 10px;clear:both;line-height:19.6px;font-size:14px;font-family:'맑은 고딕', 'Nanum Gothic', verdana, '굴림', gulim, AppleGothic, sans-serif, dotum;background-color:rgb(255,255,255);"> <p style="padding:0px;text-align:center;">▲다바오 시 곳곳에 있는 군 차량 ⓒ박성현</p> </div> <p> </p> <h3>필리핀의 언론 탄압 상황 </h3> <p> </p> <p>필리핀전국언론인노조(NUJP)의 자료에 따르면, 1986년부터 현재까지 비판적 언론활동(직무관련)으로 인해 살해된 언론인 수는 총 185명이고 두테르테 행정부 하에서만 12명이다. 대부분 지방의 언론인인 것은 그들이 처한 상황이 수도권보다 훨씬 열악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부패를 폭로하고 비판한 언론인이 살해되어도 살해 이유를 마약 연루로 몰아가기도 하고, 심지어 토캉작전을 가장해 언론인을 살해한 사건도 일어났다. 지역신문 <카탄두아네스 뉴스 나우>의 발행인이자 칼럼니스트인 라리 케는 2016년 12월 19일 오전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던 중 오토바이를 탄 킬러들에게 암살당했는데, 그는 죽기 얼마 전, 마약 제조 시설이 발견되었음에도 이를 무시한 지역공무원들을 비판하는 칼럼을 썼었다. 케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것은 카탄두아네스 주지사 조세프 쿠아로, 그는 자신의 보좌관 수비온을 시켜 경찰관 타코르다에게 토캉작전을 가장해 케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p> <p> </p> <p>두테르테는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 온라인 군대 트롤아미의 활용 외에도, 언론사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다. 비판적인 온라인 뉴스매체 <래플러>(Rappler)에 대한 폐쇄 시도와 ABS-CBN 방송국의 사업권 박탈 위협, 주요 일간지인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의 소유권 이전 강요가 그 예이다. 또한, 두테르테 행정부에 대해 비판적 논조를 유지해 온 이 언론사들은 모두 세금 체납 혐의로 탄압을 받았다.  </p> <p> </p> <p>특히 대표적인 탄압 대상은 래플러로, 이 뉴스웹사이트는 마약전쟁의 인권 유린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2018년 1월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래플러가 외국인의 언론사 지분 소유와 현지 언론 통제를 금지하는 법률(반더미법, Anti-Dummy Law)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고 법인 등록 취소를 결정했다. 2018년 7월 항소법원은 이 결정에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고, 그해 8월 래플러는 등록 취소 명령을 부분적으로 재고하도록 항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19년 3월 11일 법원이 이전 판결을 지지한다고 발표함으로써 3월 28일 래플러의 대표이자 편집국장인 마리아 레사와 그녀의 동료들에게 체포 영장이 발부된다. 동료들은 당일 보석으로 풀려났고, 당시 해외 출장 중이던 레사는 다음날인 29일 아침 귀국길 공항에서 체포되어 역시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그녀는 이보다 한 달반 전인 2월 14일에도 사이버 명예 훼손으로 체포되었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적이 있다.</p> <p> </p> <p>필리핀의 여론조사기관인 사회기상관측소(SWS)의 2018년 4분기 조사(2018년 12월 16일~19일)에 따르면, 필리핀 국민의 78%가 자신이나 자신의 지인들이 초법적 살인의 희생자가 될까봐 두려워한다고 한다. 그러나 두테르테는 마약전쟁과 언론탄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현행법상 마약조직이 청소년들을 교역에 이용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형사책임의 최저연령을 현 15세에서 9세로 낮추도록 2016년 이래 꾸준히 추진해 왔고, 올 1월에도 이 문제가 부각된 바 있다. 한편, 고등학생 산토스가 무고하게 살해되었던 칼로오칸의 교구장 파블로 비르길리오 데이비드 주교는 지난 2월 그와 다른 주교·사제들이 살해 위협을 받았음을 밝혔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 추기경은 이에 대해 두테르테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p> <p> </p> <p>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테르테와 마르코스 지지자들의 대표적인 공격 표적인 신문 기자 출신 언론인 에드 링가오(TV5와 원뉴스 앵커)의 다음 말은 인상적이다. "비판적이어야 할 우리의 일을 멈추고 침묵을 지킨다면 우리는 신뢰받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취재와 보도를 계속하는 언론인들이 있는 이상, 마약전쟁에 희생되는 필리핀 민중과 탄압받는 필리핀 언론의 미래에는 희망이 있다.</p> <p> </p> <p> </p> <p><a href="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235862#09T0&quot; target="_blank" rel="nofollow">프레시안에서 보기>></a></p> <p><a href="http://www.peoplepower21.org/PeopleTV/1617082&quot; target="_blank" rel="nofollow">동남아시아 언론의 자유가 궁금하다면? >></a></p></div>
화, 2019/04/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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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5 아시아생각] ① 아웅산 수치, 미얀마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이유는?

[2015 아시아생각] ② IS의 광기는 美 지배전략의 산물 
[2015 아시아생각] ③ 중국편승? 중국견제?.. 둘 다 틀렸다!

[2015 아시아생각] ④ 보수개신교, '반동성애' 운동이 활로? 

[2015 아시아생각] ⑤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 시리아의 '잃어버린 세대'는? 

[2015 아시아생각]  제주 강정, 필리핀 '수빅섬'처럼 되나

[2015 아시아생각] ⑦ NGO 세계 2위 캄보디아의 역설, 'NGO 탄압법'! 

[2015 아시아생각] ⑧ 버마에 민주화의 바람이 부는걸까요?

 

인권과 민주주의 없는 '아세안 공동체' 출범?

대기업과 정치 엘리트의 도구

 

김형종 연세대학교 교수

 

 

지난 11월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 정상 회의에서 아세안 공동체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연이어 열린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도 환영과 지지를 표명했다.

 

아세안은 2003년 발리에서 공동체 건설에 합의한 이후 정치 안보 공동체, 경제 공동체, 사회 문화 공동체를 축으로 추진해왔다. 역사 문제, 패권 경쟁, 한반도 문제 등에 얽매인 동북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동남아시아를 넘어 동아시아 차원에서 주목해야할 사건이다. 그러나 아세안 공동체 출범이 완성이 아닌 '과정'임을 고려하더라고 민중 중심의 평화, 번영, 진보를 향한 아세안 공동체 여정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권과 민주주의 후퇴와 시민 사회의 참여 배제, 경제 통합 중심의 접근, 역외 국가의 전략적 접근 등이 대표적 문제점들이다.

 

정치 안보 공동체는 회원국 간 전쟁의 부재 상태를 넘어 상호 신뢰뿐만 아니라 법치, 민주주의, 인권 향상 등 정치 발전을 목표로 한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아세안정부간인권위원회(AICHR)의 설치와 2012년 아세안인권선언 등 그간 성과를 계승하는 한편 그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 지난 11월 22일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세안정상회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왼쪽에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나집 총리가 서있다. ⓒAP=연합뉴스 
 

 

테러방지법 악용 보여주는 말레이시아 

 

그러나 이번에 채택된 '아세안 비전 2025'에서는 인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 제도화 방안이 생략된 채 인권을 '촉진'한다는 기존 원칙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러한 한계는 논의를 주도할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정치적 한계에서 기인했다. 말레이시아 나집 총리는 각종 부패 스캔들과 민주주의 탄압으로 이미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다.

2013년 총선에서 득표율 하락 속에 집권을 연장한 나집 총리는 비판 세력에 대해 내란선동방지법 등을 동원하여 만화 비평가부터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반정부 인사에 대한 고발 및 수사를 진행했다. 일례로 지난 2월에는 말레이시아 인권 변호사 에릭 폴슨이 트위터에 올린 정부 비판 글 때문에 내란선동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었다. 내란선동방지법은 영국 식민 지배 시기에 도입되어 정치적 악용 소지가 높은 대표적 악법으로 나집 총리 스스로 2012년 이의 철폐를 약속한 바 있다. 특히 나집 총리는 정상 회의 직전 파리 테러 사건과 관련, 아세안 및 관련 정상 회의에서 테러 확산에 대한 우려와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말레이시아는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무슬림으로 이번 파리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다. 말레시아는 역외 국가들의 테러 방지 협력과 관련해 주요 협력 대상국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최근 말레이시아의 사례는 테러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올해 도입된 테러방지법은 주요 테러 용의자에 대해 재판 없이 2년 동안 구금을 허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권 변호사 앤드류 쿠는 현 정권이 정부 비판 활동을 테러리즘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테러 방지 협력의 모색은 정치적 탄압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

 

차기 의장국인 라오스도 아세안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012년 말 라오스 시민 활동가 솜바트 씨가 석연찮은 정치적 정황에서 실종되었다. 이에 대해 대응 부재는 아세안의 한계를 노출했으며 라오스 내 취약한 시민 사회 기반을 고려할 때 인권과 민주주의 논의가 제약될 것으로 우려된다.

 

내정 불간섭 원칙 뒤에 숨은 아세안의 한계

 

아세안 공동체 건설 과정에서 역내 시민 사회의 역할과 참여는 배제되었다. 정상 회의 직전 개최된 아세안시민사회컨퍼런스와 아세안민중포럼(ACSC/APF)은 인권의 보편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제적 인권 원칙과 규범 수용과 더불어 주요 인권 규약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의 지역적 현안에 대한 아세안의 대응도 비판의 대상이다. 지난 수개월간 지속된 인도네시아에서 비롯된 연무 현상, 로힝야 난민 문제를 비롯한 다수의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해 내정 불간섭 원칙을 이유로 아세안 차원의 대응은 없었다. 아세안의 무조건적 내정 불간섭 원칙의 고수는 오랜 비판의 대상이었다. 인권의 보편성과 환경의 초국경적 특성은 아세안 공동체의 출범을 계기로 아세안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적 과제를 외면한 채 아세안 공동체의 이행 과정과 대외 홍보는 경제 통합과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대기업과 정치 엘리트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으며 이에 시민 사회는 개발 정의를 요구한다. 재분배, 빈곤 문제와 더불어 경제 통합 과정에서 예상되는 사회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대책이 필요하다. 아세안의 '사회적' 또는 '사회 경제'적인 사안들을 '시장 중심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 의료의 강화는 의료 시장의 개방 수단으로 둔갑하고 있다. 사회적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기대하기에는 아세안 공동체의 과정이 여전히 '국가 중심적'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정치 안보 공동체, 경제 공동체, 사회 공동체는 어느 한 축만으로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엘리트와 시장의 힘이 주도하는 사이 이미 그 긴밀한 연결성이 훼손되고 있다.

 

역외 국가들의 전략적 접근은 이들 국가의 아세안 공동체에 대한 지지 표명을 외교적 수사에 머물게 한다. 중국과 미국의 정치,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하며 아세안은 중립 원칙을 고수하며 회원국 간 단결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으며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은 증가해왔다. 이번 정상 회의에 참가한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남중국해 문제 등에 여전히 갈등을 연출했지만 이들 모두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재확인하는 등 아세안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과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을 지지하는 한편 테러와 북핵에 대한 공동 협력을 주장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테러 방지를 위한 협력의 강화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외교적 중립 원칙을 고수하는 아세안 주도의 다자주의 외교에서 한국은 2008년 아세안안보포럼(ARF)을 비롯해 꾸준히 북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중-미 간 갈등 속 아세안의 중립적 행보가 보여주듯이 근본적으로 남북한 문제인 사안에 대해 공식적이고 실질적으로 한국을 지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정 국가에 대한 지지 입장은 아세안이 추진하는 아세안 공동체의 국제적 역할과 위상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아세안 공동체 건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권과 민주주의 확립은 아세안 공동체의 필요충분조건

 

아세안은 2007년 아세안 헌장을 채택하여 제도적 정비뿐만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개발하고 공유하고자 했다.  "우리 아세안 민중"으로 시작되는 아세안 헌장의 서문은 아세안 공동체가 나아갈 바를 보여준다. 그러나 당시 제시되었던 비전이 현실과 타협하고 오히려 후퇴하는 상황이다. 아세안 공동체 출범은 이 시점에서의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앞으로 끊임없이 전개될 과정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보다 많은 국제 사회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특히 인권과 민주주의의 확립이 아세안 공동체의 필요충분조건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역외 국가들은 자국 또는 집권 세력의 이익을 위한 편협한 전략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동아시아 공동체 모색을 위한 중요한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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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12/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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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프레시안 공동기획 아시아생각 칼럼 시리즈 

 

 

<편집자 주>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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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01/27) /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

 

 

 

* 지난 아시아생각 칼럼 보러가기

 

[언론기획] 아시아 생각 칼럼연재 (2013~2015) >> 바로가기

일, 2016/01/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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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기대와 우려

 

이링치우 대만인권연대 사무국장

 

 

2016년 1월 16일, 대만에서 최초의 여성 총통(차이잉원)이 선출되었다. 대만 야당인 민진당(DPP)이 의회 과반수를 차지한 것도 처음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새 정부에 대해 대만 시민사회가 갖는 기대와 우려는 무엇일까?

 

'해바라기' 운동과 시민사회의 분노

지난 2014년 3월 17일, 대만 입법원 내정위원회에서 국민당 장칭중(張慶忠) 입법의원이 '양안서비스무역협정(Cross-Strait Service Trade Agreement)'를 30초 만에 국회에서 통과시키자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 불투명한 절차에 대해 분노하였다. 그리고 이는 3월 18일부터 4월 10일까지 약 24일간 국회 입법원을 점거한 '해바라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대의 정치'가 이미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사람들의 의견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양안서비스무역협정 문제만이 아니라 핵발전소 설립, 핵폐기물 이슈, 노동자 해고, 강제철거 등 많은 사회적 이슈들이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현재 대만의 대부분의 입법안들은 인권적 관점은 배제한 채, 주요 양당의 이익을 바탕으로 논의되고 있다. 거대 정당이나 전통적인 지역 파벌에 의해 인적, 물적 네트워크들이 장악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최악은 아닌 후보자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시대에 맞지 않는 헌법 조항으로 인해 18-20세 사이 청년들은 투표권한이 없다.  

 

'해바라기' 운동 이후,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은 시대역량(New Power Party), 사회민주당(Social Democratic Party), 자유대만당(Liberal Taiwan Party), 녹색당(Green Party)등 새로운 정당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선거 제도 자체가 소수정당에 매우 불리하다. 각 정당은 3.5% 이상 득표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거대 정당만이 정부로부터 수백만 대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아 네트워크와 자원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소수정당은 자원 부족으로 선거에 많은 돈을 쓰면서도 충분한 득표를 하지 못한 경우 보조금 등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2016년 선거 

국민당(KMT)의 8년 집권 기간 동안 대만 국민들은 많은 분노와 실망감을 느꼈다. '해바라기' 운동 이후 많은 사람들이 민진당이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진당 스스로도 그들이 차기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선 후보 토론회 과정에서 대만 국민들의 요구가 충분히 표출되지는 않았다. 과거에 언론은 대선 후보 토론회 개최시 각각 다른 시민사회단체들을 초청해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게 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주최측이 시민사회단체를 전혀 초청하지 않았으며 인터넷을 통한 질문만을 받았다. 대부분의 질문들은 논리적이지 않거나 인권적 시각이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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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차이잉원과 쯔위(오른쪽). ⓒ연합뉴스

 

쯔위 효과

선거 하루 전날, 한국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16살 대만 소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소녀가 속한 걸그룹은 한 한국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각자 출신국의 국기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그러던 중 이 사진을 본 중국 본토의 다른 가수가 이를 비난하며 중국 사람들에게 대만 국기를 들고 있는 쯔위를 보이콧하라고 부추겼다. 보이콧이 계속되자 해당 연예기획사는 쯔위에게 공개 사과를 시켰고 이 사건은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양안서비스무역협정 반대 운동 동안 반중 정서와 대만 민족주의 그리고 포퓰리즘이 유행했었다. 쯔위 사태는 이러한 반중 정서를 극대화시켰으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2016년 이후, 민진당이 가진 전권  

2012년 민진당은 소수 정당에 불과했다. 민진당은 집권당이었던 국민당이 의회 내 민진당 활동을 보이콧해 정당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비난해왔다. 2016년 선거에서 민진당은 총통 배출은 물론 의회 과반수를 넘는 113석을 차지했다. 새로 등장한 정당들 중에 시대역량당만 5석을 차지했으며 다른 정당들은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시민사회의 기대와 우려 

이번 선거기간동안 차이잉원은 시민사회가 제안한 몇 가지 이슈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2012년 대선에서 몇 가지 인권 정책들을 제안했던 차이잉원은 2016년 대선 때에는 5개의 사회복지 정책을 제안하고 동성결혼, 헌법 개정, 의회 개정,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등 주요 인권 이슈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사법 제도 개혁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또한 민진당은 국회의원 후보로 시민사회 출신의 많은 전문가들을 임명했다. 그러나 사형제, 강제 철거와 같은 예민한 이슈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는 추후 차이잉원 총통이 동성결혼, 선주민 권리와 자치행정,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공공주거, 노동권, 사회복지제도, 장애인과 노인의 권리, 이주민과 난민 이슈를 해결하고 입법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와 달리 차이잉원 총통이 그동안 여러 차례 마거릿 대처 영국 전 총리를 존경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권교체까지 약 4개월이 남아있는 시점에서 마잉주 현 총통이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논쟁적인 정책들을 다 통과시키지는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 

 

뿐만 아니라 민진당이 집권하는 기간 동안 의회 내에 이들을 견제할 만한 야당 세력이 없다는 것 역시 매우 우려스러운 점이다. 국민당 8년 집권기간 동안, 민진당은 정부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법들을 개정하기 위해 많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협력해왔다. 민진당이 여당이 된 지금, 시민사회단체들은 예전 민진당 입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  

 

민진당은 의회, 선거 제도, 헌법 등을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민진당이 할 수 있는 개혁 정책들은 많이 있다. 민진당이 거대 여당이 된 지금, 이를 파기할 어떠한 명분도 없다. 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새로운 정부가 시의적절하지도 않고 공평하지 않은 정책 및 제도들을 개혁하는지 계속해서 감시하고 촉구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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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2/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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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6 아시아생각] ①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2016 아시아생각] ②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미국-러시아의 시리아 임시 휴전 합의, 그러나…

무력 충돌은 계속된다

 

홍미정 단국대학교 교수  

 


시리아 정책 연구 센터(SCPR)에 따르면, 2011년 3월~2016년 2월까지 시리아 전체 인구 2215만7800명(2014년, The World Bank) 가운데 50% 이상(국내 난민 66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였고, 사망자는 47만 명, 부상자는 190 만 명이다.

 

2016년 3월 3일 현재 유엔(UN)에 등록된 전체 시리아 난민은 481만5360명이다. 이 가운데 터키에 271만5789명-유엔 등록, 레바논에 106만 7785명-유엔 등록(실제 150만 명), 요르단에 63만9704명-유엔 등록(실제 14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시리아 난민에 대해 서로 다른 통계가 존재하며, 시리아 국내와 중동 역내의 불안정성으로 인해서 정확한 통계를 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016년 2월 27일 자정을 기점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시리아 인권 관측소(SOHR)에 따르면, 휴전 이후 폭력적인 상황이 상당히 줄어들기는 했지만, 2월 27일~3월 5일까지, 휴전 지역에서 135명, 휴전 협정이 적용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55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휴전은 시리아 아사드 정부와 소위 온건한 반정부군으로 명명되는 90여 개의 파벌 사이의 합의 사항이지만, 가장 강력한 반정부군이며, '테러리스트'로 지목된 IS(이슬람 국가)와 알 누스라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리아 휴전 합의'라고 이름 붙이기도 힘들다.

 

3월 2일 <미들이스트 모니터>에 따르면,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는 "반군들에게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면, 사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그는 오는 4월 13일 의회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아사드 대통령이 곧 반정부군을 제압하고, 국민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 지난 2일(현지 시각) 시리아 하마 서방 15킬로미터 마르자프의 원로 지도자들이 휴전 협정에 서명한 텐트 주변에서 시리아 병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이러한 아사드의 주장에 대하여, 3월 5일 사우디 외무장관 압델 알 주베이르는 "우리에게 분명한 것은 임시 정부가 구성되기 전에 아사드가 권좌에서 내려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사우디가 후원하는 반정부군은 아사드 대통령이 제시한 의회 선거 일정에 반대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우디가 후원하는 반정부군 고위급 협상 위원회(HNC) 의장 리아드 히잡은 미래 시리아에서 대통령 아사드의 역할이 없어야한다는 것이 HNC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리아에서 반정부군이 장악한 50개 이상의 지역이 휴전 기간에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표적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불과 5개월 전인 2015년 9월 30일 시리아 분쟁에 전격 개입하면서, '테러리스트' IS를 부수기 위한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 대변인 존 키르비는 "푸틴의 시리아 개입 목표는 붕괴 위기에 처한 아사드 정권을 구하기 위한 것이고, 러시아 공격의 90%는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키고 더 나은 시리아의 미래를 건설하려는 온건한 정부 반대파를 겨냥한 것이지, 테러리스트인 IS나 알 누스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아사드는 왜 미국-사우디-터키가 후원하는 정부 반대파의 표적이 되었는가? 러시아는 왜 뒤늦게 아사드 대통령이 IS에게 시리아 영토의 많은 부분을 빼앗긴 이후, 2015년 9월 30일에야 그의 구원자로 나섰는가? 

 

놀랍게도 2010년 3월 현재 시리아에 최대 자본 투자 국가는 사우디였다. 그뿐만 아니라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사우디의 고 압둘라 왕과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은 상호 방문하는 등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렇다면, 2011년 중반에 갑자기 시리아-사우디 관계가 악화되면서, 사우디가 시리아 정부 반대파를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11년 7월 25일 시리아, 이라크, 이란 석유장관들이 이란에서 회의를 하고, 100억 달러의 건설 비용으로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지중해-유럽'을 통과하여 유럽으로 가는 자칭 '우정의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서구에서는 '이슬람 가스 파이프라인'이라 부름)’을 위한 기본 협정을 체결하였다. 시리아 전쟁이 격화되지 않았다면, 2015년 현재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목표로 한 이 파이프라인 건설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으로 이 사업은 무산되었다.

 

계획된 '우정의 가스 파이프라인'은 2008년부터 이미 가동 중인 아리시-아쉬켈론(이집트-이스라엘) 가스 파이프라인, 2009년부터 가동 중인 '아랍 가스 파이프라인(이집트-요르단-시리아-레바논)'과 연결되면서, 시리아에 부를 약속하는 석유 가스 파이프라인의 교차로이자 중심지로 만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드디어 시리아가 '우정의 가스 파이프라인, 이집트-이스라엘, 아랍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합한 가스 파이프라인 망에서 사우디, 카타르, 터키를 소외시키고, 사우디의 역내 패권을 위협하는 막강한 정치 경제 행위자로 등장할 것 같았다. 이것이 사우디, 카타르, 터키가 시리아 반정부군을 후원하는 중요한 이유다. 

 

사우디의 고 압둘라왕은 아랍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2011년 8월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아사드 정부의 대응 방법을 거세게 비난하였다. 결국 2012년 2월 사우디는 다마스쿠스에 있는 사우디 대사관을 폐쇄하고, 리야드 주재 시리아 대사를 추방함으로써 외교관계를 단절하였다. 

 


▲2009년 이집트-이스라엘--요르단-시리아 가스 파이프라인 ⓒ홍미정 
 

 

다른 한편 시리아 아사드 정부가 구상한 유럽 시장을 겨냥한 가스 라이프라인 건설은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의 지배적인 지위에 도전한다. 러시아 석유와 가스 세입은 2012년 정부 예산의 52%를 차지하며, 전체 수출의 70%이상 차지했다. 게다가 러시아 총 가스 수출량 중 60%는 유럽 시장이 차지한다. 이것은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 초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반군 세력에게 아사드가 극적으로 밀리는 것을 방관한 이유다.

 

그런데 2013년 8월 당시 사우디정보장관 반다르 왕자는 러시아를 방문하여 푸틴 대통령에게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중단하라'고 요청하면서, "시리아에서 아사드 이후에 어떤 정권이 출현하든지 간에, 새로운 정권은 완전히 사우디의 수중에 있을 것이다. 그 정권은 어떤 걸프 국가에도 시리아를 통과해서 유럽으로 가스를 운반하는 협정을 체결하거나, 러시아 가스 수출과 경쟁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유럽 가스 수출에 대한 러시아 독점권을 보장하겠다는 반다르 왕자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시리아 아사드 정부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시리아 전쟁 초부터 깊이 개입한 미국, 사우디, 터키, 뒤늦게 개입한 러시아는 각각 서로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표면적으로 내세운 공동의 적 IS를 격퇴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또 다른 공통점은 미국, 사우디, 터키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아사드가 시리아 영토 전역에 대해 통치권을 회복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로버트 케네디(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는 <폴리티코>에 기고한 글에서 "2009년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가 카타르의 '카타르-사우디-요르단-터키-유럽'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제안을 거부했을 때, 미국은 그를 제거하기로 하였다"고 썼다.

 

2015년 11월 29일 버락 멘델손이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시리아와 이라크 분할과 정복 : 왜 서구는 분할을 계획해야 하는가?"에서 그는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 위기에 대한 해결책은 '수니 독립국가'를 창설함으로써 '전쟁하는 두 편'을 분리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2년 미 국방정보부(DIA)로부터 나온 기밀 해제된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반란군을 지원하는 열강들은-서구 국가들, 걸프 국가들, 터키-시리아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해 동부 시리아 지역에 살라피(수니파) 공국 창설을 원했다. 이것은 시아파의 팽창(이라크와 이란)에 대한 철저한 전략이다." 

 

그렇다면, 혹시 '수니 독립국가' 건설 예정 영역이 공동의 적으로 내세운 IS가 현재 통치하는 영역이 아닐까? 나머지 영역을 아사드 정부군과 IS를 제외한 정부 반대파가 협상을 통해 공유하거나 분할하는 것이 또 하나의 대안인가? 어쨌든 시리아 전쟁 상태는 장기간 지속될 것이고, 중동 역내 정치 행위자들의 전략적인 이합집산과 함께 중동 역내 정치적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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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3/0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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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6 아시아생각] ①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2016 아시아생각] ②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2016 아시아생각] ③ 미국-러시아의 시리아 임시 휴전 합의, 그러나...

 

수치의 '막후 정치', 버마 앞날이 불안하다

[아시아 생각] 54년 만에 출범하는 문민 정부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연구교수

    


지난 3월 15일, 버마(미얀마) 의회는 민간 대통령을 선출했다. 영연방(Commonwealth)에 가입하지 않고 독자적 온건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출범한 민간 정권이 1962년 쿠데타로 인해 군정 치하가 된 지 꼬박 54년 만의 일이었다. 비민주적 헌법의 존치, 군부의 보장된 이익, 국민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는 간접 선거는 대통령의 정통성을 완전히 보장할 수 없다. 이로 인해 국민의 신망을 받는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가 대통령이 되지 못한 결과는 두말할 나위 없고, 대통령 당선인인 틴쩌(U Htin Kyaw)를 아는 국민은 거의 없다. 

 

더군다나 명색이 한 국가의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아웅산 수치의 대리인이 되어야 한다는 현실과 여전히 군부가 정부를 적극적으로 견제하거나 때로는 국정 운영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해괴망측한 구도는 반세기 만에 민주주의를 회복한 이 나라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작년(2015년) 총선에서 버마 국민들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새로운 시대를 향한 열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면, 지난 20년간 이 나라를 기웃거리던 나와 같은 관찰자의 눈에도 몇 줄기 희망의 가능성은 보인다. 

 

▲ 버마의 새 대통령 선출 후에도 실질적인 최고 지도자로 알려진 아웅산 수치. ⓒAP=연합뉴스 
 

 

막후 정치→군정→공개적 막후 정치가 정치 발전? 

 

곧 출범할 문민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국정 수행 능력이고, 이는 여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내부 사정과 직결된다. 1989년 창당한 NLD는 1990년 총선 이후 주축 인사들이 투옥 또는 망명하여 사실상 기능이 마비되었고, 당내 한 축을 담당하던 퇴역 군인들의 고령화로 인해 당내 공백이 불가피했다. 만약 아웅산 수치가 아웅산 장군의 혈육이 아니거나 국제적인 지지를 얻지 못했다면, 그녀도 감옥에서 정치적 생애를 마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가택 연금 당한 상태였지만 아웅산 수치는 NLD와 국민이 기댈 수 있는 단 하나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현실 정치는 목숨만 연명하던 NLD에게 녹록치 않은 대상이다. 작년 총선에서 보았듯이 NLD가 승리한 배경은 NLD의 정치력이 아니라 군부 통치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아웅산 수치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NLD는 국민을 위한 현실적 공약 하나도 내세울 수 없을 만큼 허약한 정당 그 자체였다. 2012년까지 당론으로 채택된 서방의 경제 제재 존치는 아웅산 수치의 언급 한 번으로 뒤집히기도 했고, NLD 소속 출마자는 정치 신인이 다수를 이루었다. 정강은 미사여구와 정치적 수사로 뒤덮인 창당 당시 짧은 문구로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한다. 

 

아웅산 수치를 중심으로 해서 여전히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겠으나 아직 문민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은 발표되지 않았다. 올 초 아웅 산 수 치는 국민 화해와 국민 통합을 국정 운영의 최대 과제로 발표했는데, NLD의 역량을 참고할 때 그 방식과 절차는 여전히 의문이며 궁극적으로 역대 모든 정부가 성공하지 못한 이 거대한 과업을 신생 문민 정부가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여기서 군부는 그들이 정치권에 지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지금까지 총 세 차례에 걸친 군부의 정치 개입은 혼란한 사회 질서의 회복이 그 명분이었고, 특히 1988년 쿠데타 당시에는 그들의 역할을 첫 번째 정치 개입이었던 1958년으로 맞추었다. 즉 군부에 따르면 소수 종족의 분리주의로 인한 국론 분열을 봉합하기 위해 문민 정부의 요청을 수용했고, 그들이 집권한 18개월은 평화와 통합의 시기였다. 마찬가지로 군부는 정치적 '통치자'는 아니지만, 최소한 연방이 분열되지 않게 하는 국가의 '수호자'로서 국가 통합의 주역이 될 것이며, 이를 빌미로 정치 개입의 명분을 유지할 것이다. 동구 유럽과 아랍 세계의 전례는 군부를 위한 역사적 교훈이다. 

 

필자는 독립 이후 군부 통치로 얼룩진 버마 현대 정치의 특징을 인적 관계에 바탕을 둔 '막후 정치'로 정의한다. 견고한 위계질서와 상명하복의 지휘 체계를 갖춘 군 조직의 특성이 버마에서는 과두제의 전통과 결합함으로써 정치적 근대 제도는 필요에 따라 선택되거나 상황에 따라 곡해됐다. 모든 공직에서 사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현안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력자는 사망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시대는 끝난다.

 

막후 정치를 부정하는 군부의 정치 관행과 달리 아웅산 수치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개적 막후 정치를 선언했고, 그녀의 선택이 적절했다면 틴쩌 당선자는 그녀의 의중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될 것이다. NLD 내 반발 기류는 전혀 목격되지 않고, 대리 통치인을 선출한 의회와 아웅산 수치에 대한 국민의 그 어떤 평가도 없다. 필자는 이런 현상이 매우 불만이다. 아웅산 수치를 염두에 둔 헌법 조항이 효력을 발생함으로써 군부는 등을 돌려 웃을 수 있겠지만, 비민주적 헌법을 만든 군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현대 정치 제도를 완전히 무시한 아웅산 수치의 선택도 상식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아웅산 수치는 법치와 인권이 민주주의의 핵심이고, 버마에서는 민주주의를 달성하기 위해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고, 대신 버마의 민주주의는 자비(metta)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 그녀는 국민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며 국민이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데 조력자에 불과한 평범한 정치인으로 자신을 정의했다. 그런데 그녀는 잘못된 헌법을 고치기보다 버마 권위주의의 상징을 채용함으로써 막후 권력 체제를 통한 정치 의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만약 그녀가 막후에서라도 최고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할 때 버마의 민주주의가 달성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곧 민주주의로 위장한 변형된 권위주의를 위한 변명에 불과할 것이다. 

 

냉정하게 판단하면 버마의 민주주의는 국민의 투쟁으로 쟁취한 것이 아니라 헐거워진 군부 권위주의의 유산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이다. 군부를 견제할 사회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통치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상실했지만, 군부는 여전히 국민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문민 정부에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다. 도입한 민주 제도는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멀리 있고, 민주주의를 시행하고 정착시킬 당사자들은 여전히 권위주의적 환경을 벗어나지 못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권위주의적 통치 행태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가 경험한 성장통으로 버마를 괴롭힐 것이다. 

 

이렇게 보면 버마의 정치 발전은 암울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정치적 과도기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부정적인 현실은 긍정적인 미래로 전환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궁극적으로 문민 정부는 이데올로기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철저하게 실용적인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역대 정부는 지도자가 구상한 이념을 실행하는 차원에서 현실보다 이상을 추구해 왔고, 그로 인해 세계사적 특수성은 확보했을지 몰라도 국가 발전에는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했다. 

 

불교 사회주의 시기에도, 군부 권위주의 시기에도, 이제 시작될 문민 정부에도 변하지 않는 국민의 희망은 물질적 혜택과 복지이다. 정치권에서 군부의 배제, 민주적 헌법으로의 개헌도 당연한 과제이다. 그러나 국민이 아웅산 수치가 현재 문제점을 일시에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것처럼 문민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군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사안에 따라 협력, 타협, 배제와 같은 탄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아웅산 수치는 기형적인 정치 구도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일에 천착하기보다 여당의 당수로서 의회 내에서 더 민주적인 법안을 마련하고 시행하기를 기대한다. 1990년 총선에서 승리할 때처럼 NLD가 고자세를 유지한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군부에 실망한 국민은 NLD에게 희망의 기회를 준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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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3/2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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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6 아시아생각] ①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2016 아시아생각] ②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2016 아시아생각] ③ 미국-러시아의 시리아 임시 휴전 합의, 그러나...

[2016 아시아생각] ④ 수치의 '막후정치', 버마의 앞날이 불안하다

[2016 아시아생각] ⑤ 피플파워+30, 독재자의 처자식은 뭘하고 있을까 

 

필리핀 선거에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

[아시아 생각] 피플 파워 30주년에 돌아본 2016년 필리핀 선거 전망 ②

 

정법모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2016년 5월 9일(매 6년마다 두 번째 월요일), 필리핀에서는 16대 대통령과 부통령, 국회의원, 주지사 등을 선출하게 된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이며, 상원 및 하원으로 구성된 입법부 구성을 위하여 297명의 하원의원과 전체 총 상원의원의 절반인 12명을 선출하게 된다.

 

대통령과 부통령은 러닝메이트로 입후보한다. 특이하게도 대통령과 부통령은 분리 선출되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처럼 서로 다른 당에서 나누어 차지할 경우도 생긴다. 지방자치단체 선거도 동시에 치러져, 전국 81개 주의 지사, 부지사 및 772명의 주의원, 145개 시의 시장, 부시장 및 시의원, 1489개 군의 군수, 부군수 및 1만1924명의 군의원을 선출한다. 

 

지난번 선거에서는 코리 아키노의 장례식을 즈음하며 피플 파워의 상징 같았던 노란색 물결이 거리를 뒤덮으며 그 유산 같은 노이노이 아키노가 부패 척결과 민주주의 열망을 담고 부각된 반면 금번 선거는 특별한 이슈나 열망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필리핀에서는 정당 정치가 뚜렷하지 않으며 선거 때마다 정치인이 이합집산하는 경향이 상당히 강한데, 부통령으로 나설 인물들에 대한 구애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만 보더라도 정치 노선이 부각되기 보다는 인기 투표처럼 보인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높은 선호도를 얻고 있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다. 

 

비나이(Jejomar Binay: PDP-Laban) : 현 부통령으로, 부유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남. 소박한 이미지에 마르코스 대통령 시절 인권 변호사로 일하면서 투옥된 적이 있는 이력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음. 21년간 마카티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통령까지 되었지만, 공격적인 빈민 지역 재개발 추진이나 이후 보수 세력 진영에 자리하면서 청년 시절 이미지는 많이 퇴색되었음. 현재 여러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임. 

 

포(Grace Poe : Independent) :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석패한 FPJ의 수양딸로 지난 상원의원 선거에서 최다득표를 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인물. 양모의 동생인 여배우 로즈메리 소노라가 생모이지만, 생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음. 마르코스 대통령과의 불륜의 결과라는 소문이 있음. 2015년 12월 '필리핀 10년 거주'라는 후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자격을 박탈했으나 이의를 제기하여 후보 지위에 오른 상태임. 

 

미리암(Miriam Defensor Santiago: PRP) : 개성이 강하고 모자보건법에 목소리를 높였던 인물. 현재 폐암과 투병 중임. 투병 이미지를 역으로 이용하여 대중적으로 호소하고 있으나 대중의 호오가 분명하게 갈림. 

 

두테르테(Rodrigo Duterte: PDP-LABAN) : 1990년대 다바오 시장 시절에 마약상과 유괴범 등을 처형함.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범죄자들이 다 숨어야할 것"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강한 규율과 통제를 강조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인물. 민다나오 섬에 있는 도시임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인상을 주는 다바오의 모습은 그를 부각시키는 요인이지만 다수의 인권 침해 사례로 시민 단체에서는 비판을 받아온 인물임.

 

마로하스(Liberal) : 현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이며 지난 선거에서 빈민 그룹이나 시민 사회의 지지를 얻음. 대통령 가문의 후손으로 내무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제대로 개혁안을 추진하지 못해 대중적 지지가 낮음. 상대적으로 청렴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가장 개혁적인 정책을 수행하던 장관의 부인이 부통령으로 입후보함.

 

현재 비나이, 포, 로하스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중앙 선거에서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 관계 외에 큰 쟁점이 보이지 않으며, 사회 불평등 해소나 복지 관련 개혁 정책들이 드러나고 있지는 않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며 시민 사회 활동을 하며 저명해진 월던 벨로 교수는 지난 선거에서 비례 제도를 통해 하원에 들어간 뒤 이번 선거에 상원 후보로 나섰지만 그에 대한 지지율은 유명 권투선수 파키아오보다 한참 아래에 있다.

 

피비린내 나는 지방 선거, 최악의 마긴다나오 학살 사건

 

필리핀의 중앙 선거는 배신, 불륜, 부패, 복수, 출생 등을 소재로 한 막장 드라마 스토리 안에서 가장 호감 있는 인물을 뽑는 인기 투표와 같아 보이지만 지역에서의 선거는, 부족 전쟁이나 서부 활극을 방불케 하는 토호들 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으로 가득하다.

 

필리핀의 선거와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진다면 어쩌면 중앙 선거보다도 지방 선거에 주목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필리핀의 지방 선거에서 주로 호족 가문들이 재력이나 권력을 매개로 유권자들에게 일종의 후견인이 되며 유권자는 표로 보은한다는 이야기는 정치학에서는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이에 더해 중앙 정부와 지방 호족 사이에는 테러나 반군을 억제한다는 미명하에 유사 군대나 사병을 허락함으로써 패권을 강화하고 있는 측면은 국제 정치와도 맞물며 매우 복잡한 양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 2009년 민다나오에서 발생한 것이 마긴다나오 학살 사건이다. 2009년 마긴다나오 주에서는 경쟁 가문이 주지사 선거 후보로 등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성과 언론인을 대다수 포함된 58명을 주지사 가문의 사병들이 학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규모 학살 자체도 아연실색하게 하는 것이었지만, 6년 이상이 흐른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처벌이나 진상 규명은 지연되고 목격자나 증인들이 계속해서 살해되고 있는 것을 보면, 선거 관련 정의나 민주주의가 달성되기까지는 매우 요원해 보인다. 마긴다오 주에서 아래의 표는 2000년대 선거 관련 폭력으로 희생된 숫자를 보여준다.

 

연도 사고건수 사망자 수
2004 249 468
2007 229 297
2010 180 155

 

 

필리핀 경찰청에서는 총기 관련 규제 이후, 선거관련 희생자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많은 희생자가 생기고 있고, 선거 전후 5개월을 산정 기준으로 하는 경찰의 기준은 제대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최악의 선거 폭력으로 기록될 마긴다나오 학살 사건은 위 통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 5월 9일 필리핀 대선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선거에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

 

필리핀 사례는 때론 듣는 사람의 힘이 빠지게 한다. 그리고 필리핀은 후진적이고 변화 가능성이 없는 나라라고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피플 파워 30주년에 우리는 다시, 암흑 같은 독재시기에 민중들이 앞장서서 절대 권력을 끌어 내렸고, 여러 선진 법과 제도를 앞장서서 만든 나라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회 변화를 위해서 절대 권력을 교체하는 것이 큰 과업이긴 하지만 그것 자체로 충분한 조건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여러 법, 제도 개선이나 시민 사회의 참여, 사회 재화를 재분배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 등이 후속되어야 할 작업일 것이다.

일단은 선거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세력이 신진 세력이나 기층에 확산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금권과 정치력이 소수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방에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무기를 활용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필리핀 지방 선거에서의 선거 관련 평화를 정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보이며, 최근 필리핀 자국, 또는 국제 시민 사회의 선거 감시 활동 등을 통해 폭력 빈도수가 줄어드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총기 관련 규제는 일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일상화되어 있는 소수 집단이나 개혁 세력에 대한 폭력을 억제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지방 토호에 반대하거나 소수 그룹의 권익을 주장하는 지역 리더들이 일상적으로 살해 위협을 받거나 실제로 제거되는 경우가 선거 시기에, 또는 일상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치 대표자를 바꾸는 것으로 사회 변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거에 희망을 버리는 것은 가장 절망적인 상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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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4/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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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6 아시아생각] ①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2016 아시아생각] ②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2016 아시아생각] ③ 미국-러시아의 시리아 임시 휴전 합의, 그러나...

[2016 아시아생각] ④ 수치의 '막후정치', 버마의 앞날이 불안하다

[2016 아시아생각] ⑤ 피플파워+30, 독재자의 처자식은 뭘하고 있을까 

[2016 아시아생각] ⑥ 필리핀 선거에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 

 

광주인권상 수상 막은 말레이시아 정부

[아시아 생각] 말레이시아 선거 개혁 운동과 출국 금지

 


마리아 친 말레이시아 버르시 2.0 대표

 

 

보통 말레이시아 법상 여행 제한은 특정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이 제한은 1967 수입세법 104조와 1967 부패법 38A(1)에 명기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민법 1959/63 상 개인의 여행을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 법의 해석이란 움직이는 과녁과도 같다. 2016년 5월 15일, 한국으로 가려고 하는 찰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이민국은 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어 여행 제한 상태라고 전했다. 여행 제한 명령은 내무부가 있는 푸트라자야(Putrajaya) 지역에서 전달되어 온 것이다. 

 

내무부 차관인 다툭 누르 자즐란(Datuk Nur Jazlan)이 나에게 여행 제한 사유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그는 나중에 출국 금지는 "헌법에 반하는 죄를 저지른 자에게 해당하는 것으로 선동, 종교, 인종, 국내 평화, 조화, 국가 안보에의 위협이 되는 자를 말한다"고 설영했다.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 선거 개혁을 위한 시민 단체 연합 버르시 2.0이 주최한 반정부 집회. ⓒ버르시 2.0 
 

말레이시아 정권의 초대형 부패를 가능케 한 악법들

 

내가 출국 금지된 이유는 광주 인권상 수상밖에 없다. 버르시 2.0(Bersih 2.0)은 2016 광주인권상 공동 수상자였고 2016년 5월 18일, 광주에서 수상 소감을 발표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한국 NGO(참여연대)도 내가 버르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터였다.

 

광주인권상은 명망 있는 인권상이다. 이 상을 받는다는 것은 말레이시아 사람들과 버르시 2.0이 선거 제도 개혁을 위해 힘써왔다는 것과 변화를 위한 운동으로 사람들을 결집한 우리의 능력을 명백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공동 수상자인 베트남 누옌 단 쿠에씨는 베트남의 민주주의를 위해 힘써온 저명한 활동가로 그 또한 출국 금지 상태였다. 그는 국가 안보를 저해했다는 혐의로 구금되어 있다.

 

이 상을 수여하지 못하도록 나의 출국을 금지한 것은 어쩌면 잘된 일 일지도 모른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출국 금지 조치로 말레이시아 사람들과 전 세계 사람들은 광주인권상에 대해 알게 되었다. 정부의 조치는 개인의 자유와 이동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비쳤다.

 

나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는 광범위하게 비판받았다. 채널 4가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가 무역 회의 참석을 위해 런던을 방문한 사실을 방송했던 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마침 내가 출국 금지를 당한 때와 같은 시기였다.  

 

나에 대한 "시의적절한" 출국 금지는 국영 기업인 '말레이시아 개발유한공사(1 Malaysia Development Berhad, 1MDB)'와 관련된 거대 규모의 부패 사건이 한창 논란이 될 때였다. 1MDB는 지난 5년간 11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졌다. 이로 인해 1MDB의 돈이 흘러 들어간 최소 7개국과 기금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추정되는 몇몇 국제 은행 계좌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이 큰 규모의 부채는 "심각한 경영 실패" 탓이라는 정부와 국회 감사위원회의 궁색한 변명으로 이어졌다. 1MDB의 전 최고 경영자였던 다툭 샤흐롤 아즈랄 이브라힘 할미툭(Datuk Shahrol Azral Ibrahim Halmitook)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자문위원이었던 국무총리, 이사회의 이사들, 그리고 재경부 장관은 무죄로 판명 났다.

 

1MDB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효과적으로 제거 당했다. 비판에 대한 두려움과 더 많은 부패 사건들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진 나집 국무총리는 절박한 몸짓을 취하기 시작했다. 그는 1MDB를 조사하라는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를 해산시켰고 자신을 조사한다는 이유로 검찰청장과 국무부총리를 해임했다. 또한 주요 국회의원들의 보직을 이동시켜 국회 감사위원회의 조사를 일시적으로 정지시켰는데 여기에는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국무총리실로 이동시키는 것이 포함되었으며 정보접근권을 침해하는 악법 통과 등이 포함된다.

 

말레이시아 밖으로 출국하는 것이 금지된 것은 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년간 출국이 금지된 사람들을 살펴보자. 전 UMNO 회원인 다토 카이루딘 아부 하산(Dato Khairuddin Abu Hassan)과 그의 변호사인 마티아스 창(Matthias Chang)은 타국 경찰들에게 1MDB를 조사하라고 고발했다는 혐의로(2015년 9월 18일), 국회의원 토니 푸아(Tony Pua)는 1MDB를 비판했다는 이유로(2015년 7월 22일), 그리고 버르시 활동가인 히샤무딘 라이스(Hishamuddin Rais)(2015년 12월 4일)까지. 

 

우리는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1MDB와 말레이시아의 거대한 부패에 대해 비판했다는 것이었다. 버르시 2.0은 4번째로 열린 집회에서 누구로부터도 규제받지 않고 있는 부패와 권력의 남용, 그리고 공공 기관의 형편없는 거버넌스를 제한하기 위해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개혁을 촉구했다. 우리는 또한 국무총리 개인 통장에서 발견된 7억 달러에 해당하는 돈(심지어 그 돈은 이후 10억 달러로 늘었다)을 이유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어떻게 말레이시아가 이렇게 슬픈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까? 

 

많은 사람은 말레이시아를 급속도의 경제 성장, 민주주의의 모델, 그리고 특히 이슬람 국가들 사이의 중재를 촉진시키는 국가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 시민 자유, 경제, 사회적, 문화적 권리는 절벽에 가까스로 매달린 것과 같다. 권력에 오른 자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란, 재판 없이 구금하는 것과 고문을 허용하는 국내안보법(Internal Security Law)과 같은 억압적인 법 그리고 사형제와 긴급법령 같은 제도를 악용하고 활용하는 것에 달려있다. 이 법들은 2015년, 반테러법과 같은 더 끔찍한 법들로 대체되었으며 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테러분자로 의심되는 자를 재판 없이 2년 동안 가둘 수 있으며 구금 기간 동안 어떠한 사법적 재검토도 허용되지 않아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1948년 제정된 선동죄는 자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1MDB 사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억압하기 위해 악용된다. 100명이 넘는 활동가들과 야당 정치인들이 이 법에 따라 조사받고 괴롭힘을 당했으며 기소당했다. 이 법은 자유 발언을 효과적으로 형사 처벌했으며 야당 정치인의 정치 생명을 끊었다. 이 법에 따라 기소되고 500달러 이상의 벌금을 받으면 다음 선거에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정권을 교체하자"와 같은 문구, 국무총리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 헌법에 대한 학문적 의견 등은 모두 선동적이라고 해석되었으며 만약 기소된다면 벌금형을 받거나 구속되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자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사이의 삼권 분립이 위태로워졌다. 법의 해석은 자의적이며 법치는 존중받지 못한다. 활동가들이 경찰 조사를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나서다가 체포된다. 국가안보위원회(National Security Council)가 테러를 방지한다는 목적 아래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국무총리가 안보 지역을 선포하고 영장 없이 사람들을 체포하고, 수색하고, 붙잡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있다. 국가안보위원회는 또한 안보기구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 법 집행부와 공공기관의 권력 악용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이 없게 된 것이다. 

 

우리는 말레이시아의 민주주의에 대한 억압이나 국가 기구의 몰락이 최근의 현상이라거나 나집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950년부터 우리는 인종 간의 분열을 일으키는 정치, 재정적 지원과 의존, 불공정한 선거와 미숙한 거버넌스에 기반을 둔 권력을 붙잡고 있었던 여당 연합에 의해 지배당했다. 우리는 단수 다수 대표제 시스템을 받아들였지만 2013년 선거에서 목격했듯이 이 시스템은 대표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여당 연합이 48%의 표를 얻었을 때 야당은 52%의 표를 얻었지만 충분한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서 여당이 되지 못했다. 야당 후보자들은 사기와 부당한 비례 대표제로 인한 조작, 게리맨더링, 선거명부의 부당한 변경, 표 매수, 불법 유권자 양성 그리고 심지어 폭력과도 맞서야 했다. 

 

말레이시아의 실수와 약탈은 국무총리로부터 그 다음 국무총리까지 이어져 내려갔다. 이들은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유지하는 방법이 여당 연합인 National Front (Barisan Nasional) 당뿐이라고 믿었다. 다만 나집 총리의 유일한 차이점은 더 영악하게 권력을 공고화시켰으며 더 많은 자원을 약탈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말레이시아 국민이 이러한 억압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국가 기금의 잘못된 운영과 부패 때문에 국가 재정이 심각한 손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인들은 상품소비세 지급, 통행료 인상, 그리고 보조금 삭감 등의 방식으로 이 비용을 메우고 있다. 2016년 장학금 예산이 23%나 삭감되면서 전체 교육비도 크게 줄어들었다. 건강보험 예산도 2016년 7,400만 불이 삭감되었으며 이에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변화에 대한 희망  

 

우리에게 변화에 대한 희망이 있을까? 이러한 슬픈 상황에도 나는 여전히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점점 더 많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시민의 힘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버르시 집회는 길에서 열리는 집회와 인종 차별적 정치 그리고 무관심에 대한 공포를 깨트렸다. 말레이시아에서의 사회적 집회는 주로 국가의 정책에 반대하는 것들이었으나 지난 10년 동안은 더 거대한 정치 참여와 대변을 촉구하는 것들이었다. 2015년 마지막으로 열린 버르시 집회에서 50만 명의 시민들은 시민의 승리가 될 민주주의 개혁을 위해 국무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변화의 잠재력은 누군가에게는 재앙의 조짐이다. 

 

국가는 강력하고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오랜 길을 지나왔다. 나는 새롭고 더 확대된 집단과 연대하려는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아직 설득되지 않은 집단들에게도 다가가고 차이점을 일단 접어두는 성숙도를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같이 공정하지 못한 독재 체제를 바꿔야 한다. 나는 그것이 더 나은 국가를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투쟁을 위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우리의 투혼을 알리는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우리의 투쟁을 강화시킨다. 비록 이번에 버르시 2.0이 한국에 가지 못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의 탄압에 맞서 우리가 느낀 연대 의식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다. 

 

이 상을 받도록 연대와 지지를 보내준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버르시 2.0은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그리고 국제 사회에서의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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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6/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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