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시청자미디어재단 신입 채용, 특혜로 얼룩

지역

시청자미디어재단 신입 채용, 특혜로 얼룩

익명 (미확인) | 월, 2016/08/01- 17:27

유 아무개 지원서 마감일 지나 접수돼 공정성 잃고
자격 미달자인 유 씨를 특별히 인정할 근거도 없어

지난해 6월 시청자미디어재단 신입 직원 공채가 유 아무개 씨를 위한 이석우 이사장의 특혜로 얼룩진 게 확인됐다.

1일 입수한 2015년 재단 신입사원 1•2•3차 전형 결과를 보면 유 씨의 입사 지원서는 제출 마감일인 2015년 6월 12일이 아닌 6월 15일에야 접수됐다. 6월 15일은 응모 마감일로부터 3일이나 지난 데다 하루 전(14일) 인재선발위원별로 평가 대상자 배정을 끝내고 1차 서류심사를 시작한 날이었음에도 유 씨가 심사 대상에 포함되는 특혜를 누렸다.

▲유 아무개 씨 지원서가 ‘2015년 6월 15일(오른쪽 빨간 사각형)’에야 접수됐음을 보여 주는 시청자미디어재단 1차 전형 결과. 지원서 제출 마감일을 3일이나 넘긴 터라 특혜 시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유 아무개 씨 지원서가 ‘2015년 6월 15일(오른쪽 빨간 사각형)’에야 접수됐음을 보여 주는 시청자미디어재단 1차 전형 결과. 지원서 제출 마감일을 3일이나 넘긴 터라 특혜 시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유 씨 지원서가 3일이나 늦게 접수된 건 이석우 이사장 특별 지시 때문. 재단 인사 실무진이 2016년 2월 졸업 예정자인 유 씨를 ‘자격(2015년 8월 졸업 예정) 미달’로 탈락시켰는데 이사장이 뒤집었다. 이 이사장이 신입 지원자 435명이 낸 서류를 모두 살펴본 뒤 유 씨만을 ‘이사장이 특별히 인정하는 자’로 삼아 실무진으로 하여금 지원서를 받아들이게 했다.

유 씨는 그러나 이사장으로부터 특별히 인정받을 만한 자격이나 근거를 전혀 제출하지 못했다. 이석우 이사장도 기자에게 “우리(한국 사회 또는 재단)가 학력 철폐로 가기 때문”이라고 강변했을 뿐 유 씨를 특별히 인정한 까닭을 입증할 자료를 내놓지 못해 특혜였음을 스스로 내보였다.

▲시청자미디어재단 2015년 신입사원 전형 일정. 6월 12일 지원서 제출을 마감했고, 3일 뒤(6월 15일) 서류 심사를 시작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2015년 신입사원 전형 일정. 6월 12일 지원서 제출을 마감했고, 3일 뒤(6월 15일) 서류 심사를 시작했다.

유 씨, 2015년 7월 입사했는데도 2015년 2학기에 12학점 이수

유 씨는 모교인 명지대에 ‘2016년 2월 졸업’한 것으로 돼 있다. 2015년 2학기에 특별한 일 없이 12학점을 모두 이수한 것으로도 기록됐다. 노춘환 명지대 인문학사지원팀장은 “(유 씨) 학적에 이상이 없다”며 “2015학년 2학기까지 수업을 들어 성적을 이수했고, 졸업사정위원회에서 졸업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2016년 2월 17일 졸업시켰다”고 확인했다. 노 팀장은 특히 6개월 앞당겨 졸업하는 체계가 학교에 있느냐는 질문에 “학칙에 의해 졸업 여부를 사정하고 엄격한 기준에 따라 졸업시키기 때문에 2016년 2월 졸업 예정자가 2015년 8월에 앞당겨 졸업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며 “졸업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적이 정상이어서 더욱 이상한 건 2015년 2학기 때문. 유 씨는 2015년 7월 시청자미디어재단에 들어가 2016년 2월 말까지 7개월 동안 대전센터에서 일했다. 유 씨가 졸업에 필요한 2015년 2학기 12학점을 이수하기 위해 낮에 대전 유성구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171.5㎞나 떨어진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까지 오가며 일과 학업을 모두 소화했다는 얘기. 불가능한 일이었다. 재단으로부터 학교에 수업하러 가도 좋다는 허락을 얻은 일도 없었다.

지원 자격에 모자랐던 2016년 2월 졸업 예정자를 ‘이사장이 특별히 인정’해 채용한 재단뿐만 아니라 2015년 2학기에 수업이나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않았을 개연성이 큰 유 씨의 학적이 정상적으로 기록된 명지대도 특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석우 이사장의 호남 배척한 최종 낙점도 확인돼

신입 직원 3차 면접 전형 뒤 3배수로 추천된 48명 가운데 이석우 이사장이 유 씨를 포함한 최종 합격자 16명을 직접 낙점하면서 호남 쪽 지원자를 모두 배척한 것도 문서로 방증됐다.

재단 인재선발시험위원회가 2차 필기시험을 통과한 80명을 면접한 뒤 뽑은 합격자 후보 3배수에 든 광주(4명)•전남(1명) 출신 지원자 5명을 이석우 이사장이 모두 외면한 것. 서울(13명)에서 5명, 경기(8명)•인천(3명)에서 4명, 부산(6명)•경남(3명)에서 3명, 대구(5명)에서 2명, 대전(1명)•충남(1명)에서 1명을 뽑은 것과 사뭇 달랐다. 3배수 후보자가 있는 지역마다 1명 이상 낙점됐으나 광주•전남에만 이석우 이사장의 지역 안배가 닿지 않았다.

▲시청자미디어재단 3차 면접 전형을 통과한 48명. 이 가운데 16명을 이석우 이사장이 직접 최종 합격자로 낙점했다. 빨간 네모 속 5명이 광주•전남 출신 지원자. 파란 네모 속 16명이 낙점을 받은 사람. 이 가운데 한 명이 채용되자마자 그만뒀고 보결로 1명이 합류해 모두 17명이 이석우 이사장의 낙점을 받았다.

▲시청자미디어재단 3차 면접 전형을 통과한 48명. 이 가운데 16명을 이석우 이사장이 직접 최종 합격자로 낙점했다. 빨간 네모 속 5명이 광주•전남 출신 지원자. 파란 네모 속 16명이 낙점을 받은 사람. 이 가운데 한 명이 채용되자마자 그만뒀고 보결로 1명이 합류해 모두 17명이 이석우 이사장의 낙점을 받았다.

2015년 6월 신입 공채 전형 책임자였던 박태옥 시청자미디어재단 시청자진흥본부장과 실무자 이 아무개 씨, 그때 재단 직원 공채를 대행한 김 아무개 J사 채용컨설팅본부장은 전형 과정에 관한 기자의 질문과 통화 요구를 모두 외면했다. 김 아무개 J사 본부장은 공채 대행 기간 중에 이석우 이사장과 세 차례 이상 만난 게 재단 직원에게 목격됐음에도 “(채용 대행) 계약을 하기 전에 세부적으로 진행 절차에 대해 처음 설명을 드렸을 때 딱 한 번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석우 이사장은 지난 7월 4일 재단 월례 조회에서 “제가 와서 선발된 신입 직원들은 누구도 손댈 수 없는 객관적인 절차와 필기시험 등에 의해 가장 우수한 성적의 사람들이 선발됐음을 다시 한 번 알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아무개 씨를 ‘특별히 인정해’ 지원서를 받게 한 ‘객관적인 절차와 근거’를 여전히 내밀지 못한 상태다. 광주•전남 쪽 지원자를 모두 배척한 까닭도 아직 밝히지 않았다.

2차 필기시험에서 4위, 13위, 21위에 올라 3차 면접에 진출했던 광주•전남 출신 지원자 3명은 모두 3배수 밖으로 밀려났다. 2차 전형에서 11위였던 광주 출신 한 지원자는 3차 면접 뒤 3배수에도 들었지만, 이석우 이사장이 낙점하지 않았다. 2013년 6월부터 2015년 6월까지 2년 동안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인턴•보조강사•비정규 파견 사원으로 일하다가 신입 공채에 응해 3차 면접까지 통과한 또 다른 광주 출신 지원자가 낙점되지 않은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였다는 게 재단 내 중론이다.

▲“방통위가 시청자미디어재단 종합 감사 시점을 11월로 귀띔해 줬는지”에 대한 최성준 방통위원장(왼쪽)과 반상권 운영지원과장의 답변.

▲“방통위가 시청자미디어재단 종합 감사 시점을 11월로 귀띔해 줬는지”에 대한 최성준 방통위원장(왼쪽)과 반상권 운영지원과장의 답변.

반상권 방송통신위원회 운영지원과장은 시청자미디어재단의 “인사, 회계, 사업 수행 방식 및 절차 등 업무 전반에 대해 종합적인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감사 시점을 재단에 알려 준 적 없다”고 밝혔다. 반 과장의 이런 설명은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 지시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석우 이사장은 그러나 7월 재단 월례 조회에서 방통위 종합 감사 시점을 11월로 예상하며 간부 중심 대응을 주문해 귀띔의 개연성을 엿보게 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미국탐사보도협회 IRE(Investigative Reporters & Editors)는 1975년 미국의 저명한 탐사보도 기자들이 모여 조직한 비영리단체다. 매년 미국 전역을 돌며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제 이 IRE 컨퍼런스는 전세계 탐사보도 언론인들의 제전이 됐다. IRE 컨퍼런스에 참여한 기자들은 그간의 취재성과와 새로운 취재기법을 공유한다.

올해 IRE 컨퍼런스(6.21-6.25)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는 IRE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40년 전, IRE 창립회원인 애리조나 리퍼블릭 지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돈 볼스가 범죄 조직과 정치권의 유착문제를 취재하다 의문의 차량폭탄테러로 사망한 곳이기 때문. IRE는 돈 볼스 기자를 추모하기 위해 10년마다 이곳에서 컨퍼런스와 함께 추모행사를 갖는다. 올해 컨퍼런스에는 전세계에서 1,500명이 넘는 기자들이 참여했다.

돈 볼스 기자 사망 이후 미국 전역에서 40명 가까운 탐사보도 기자들이 피닉스 시로 모였다. 돈 볼스가 못다 한 취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들은 일명 ‘애리조나 프로젝트’를 시작, 수많은 기사를 쏟아내며 진실을 파헤쳤다. ‘애리조나 프로젝트’는 이후 언론의 존재 이유, 언론 자유의 의미를 보여준 역사적인 사례가 됐다.

더그 하디스 IRE 대표는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한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탐사보도는 어둠 속에 빛을 비추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는 작업이다. (탐사보도 기자들이) 서로 협력하고 배우면서 저널리즘을 향한 위협이 우리를 막지 못하고 기사도 막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애리조나 프로젝트’와 IRE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취재 : 한상진
영상구성 : 정형민

금, 2017/08/04- 18:02
111
0

0707_pyo

추가 확진·사망 ‘0’…확진자 186명 유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전체 확진자 숫자가 186명으로 유지됐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지난 7월 1일 이후 닷새 만이다.

추가 사망자도 엿새째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퇴원자는 1명 늘어 모두 117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 30번째 환자(남, 60세)이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화, 2015/07/07- 11:41
104
0

뉴스타파는 세월호 화물칸에 실렸던 차량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세월호 침몰 원인은 일각에서 제기한 선체 외부 충격이나 내부 폭발 등이 아닌 배 자체의 문제로 좁혀졌다. 참사 당시의 세월호는 정상적인 방향 전환, 즉 급격히 방향을 꺾지 않은 상태에서도 선체가 크게 기울어져 원위치로 돌아올 수 없을 만큼 복원성이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블랙박스 영상에 나오는 단서들을 토대로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정리했다.

예측 넘어선 급격한 횡경사…AIS 항적 납득 가능해져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들은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 몇 가지 사실들을 확증하게 한다. 외부 충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 그리고 횡경사와 화물의 쏠림은 그동안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실들은 참사 당시 세월호의 움직임이 기록된 유일한 자료인 AIS 항적 데이터와도 부합한다. 화물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시작된 오전 8시 49분 26초 직후 AIS 데이터를 보면, 우현으로 변침하고 있던 세월호의 선수 방향 변화가 점점 심해져 처음으로 초당 1도까지 변화하기 시작하고 있다.

8시 49분 26초 직후 AIS 데이터

횡경사가 21도에서 47도까지 급격하게 커졌던 오전 8시 49분 36초부터 59초 사이의 구간에 상응하는 AIS 데이터를 보면, 선수각은 14초 동안 178도에서 234도까지 급격히 꺾여 무려 초당 2.3도라는 엄청난 변화를 보인 것이 확인된다.

8시 49분 36초 이후 AIS 데이터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기존 연구와 조사에서는 당시 선체가 이처럼 급격한 선수각 변화를 일으킨 것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세월호에 실렸던 화물과 평형수, 청수, 연료 등 참사 이후 조사된 모든 수치를 대입해 계산해봐도 선체가 이렇게 급격히 기울게 할 정도로 나쁜 복원성 수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에서 확인된 사실들은 AIS 데이터가 보여주는 세월호의 항적이 실제로 가능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영상을 본 임남규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영상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당시 선체가 20도, 30도 정도까지 단번에 기울었고, 그 사이에 일부 화물의 이동이 있었다는 것인데, 기존의 AIS 항적 데이터의 변화하고도 일치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정도라면 그동안 알려졌던 것보다 당시 세월호의 복원성 수치가 훨씬 더 나빴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려진 것보다 훨씬 나빴던 복원성… 잘못 입력된 데이터는 뭘까

이에 따라 이제부터의 세월호 침몰 원인 분석은 지금까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예측을 초월한 급격한 초기 횡경사가 실제로 확인된 만큼, 당시 세월호의 복원성도 그 정도로 나빴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 세월호 침몰 당시의 복원성을 계산하는 수식에 대입했던 화물과 평형수, 연료유, 청수 등 각종 중량 데이터들이 실제와 거리가 있었다는 뜻이 된다. 결국 이제부터의 조사는 이 데이터들을 다시 정확히 찾아내는 데 집중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2017091506_03

실제로 현재까지 세월호 선체에서는 특조위의 화물조사에서도 파악되지 않았던 포크레인 2대와 오토바이 1대, 컨테이너 1개 등이 더 수습됐다. 기존의 복원성 계산에 쓰인 화물량 데이터가 정확하지 못했다는 직접적인 증거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복원성 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평형수와 청수, 연료유 등의 양도 기존 데이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강원식 1등 항해사와 박기호 기관장이 검경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수치를 그대로 인정하고 복원성 계산에 활용했지만, 이제는 이들에 대한 재조사도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2017091506_04

2017091506_05

이처럼 3년 반 만에 비로소 복구된 블랙박스 영상이 세월호 침몰 원인을 실체적으로 규명할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는 앞으로 더 많은 블랙박스가 수습돼 복구될수록 더 정밀한 조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김기철
영상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금, 2017/09/15- 10:21
104
0

방통위 방송통신 정책과제 재검토 하라

– 개인정보 업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해야 한다 –
– 문재인 대통령의 인권지향적 공약사항을 이행하라-

지난 6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4대 목표와 10대 정책과제를 담은 ‘제4기 방통위 비전’을 발표했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방송통신환경 조성, 이용자의 능동적 참여와 권리 강화, 지속 성장이 가능한 방송통신생태계 구축, 미래 대비 신산업 활성화를 4대 목표와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 강화,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 신장 및 역기능 대응 강화, 매체 간 규제 불균형 해소, 개인정보 보호와 4차 산업혁명 지원 정책의 조화 등 10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확대, 단말기 분리공시제 도입 등 의미 있는 정책이 제시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 국민을 계몽 대상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과 시대 흐름·시민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대착오적이고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임시조치 및 정치적 표현 규제 개선 ▲인터넷 윤리교육, ▲이용자차별행위 개선, ▲개인정보 보호와 4차 산업혁명 지원 정책과제는 재검토되어야 한다.

임시조치 및 정치적 표현 규제 개선
현행 ‘임시조치제도’는 권리침해를 주장하는 자가 피해의 입증 없이도 인터넷 서비스사업자들에게 임시조치를 요구하면 일방적으로 게시물을 삭제 또는 임시조치할 수 있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수단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제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임시조치제도의 개선을 약속했고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되어 있다. 임시조치 제도를 폐지하거나 최소한 정보게시자의 이의제기 시 신속하게 글을 복원시키는 것이다. 그런데도 온라인명예훼손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여전히 임시조치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현재와 다른 바 없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상 정치적 표현에 대해서는 자율규제로 전환한다는 공약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국가가 ‘사업자 자율규제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인터넷상 정치적 표현이 여전히 국가심의의 영역에 포함될 가능성을 남겨놓은 문제가 있다.

인터넷 윤리교육 강화
방통위는 성인을 포함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각지대 없이 생애주기별·맞춤형 인터넷 윤리교육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가 전 국민에게 ‘윤리’를 교육한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국정교과서와 다른 바 없는 시대착오적 접근일 뿐만 아니라, 그 커리큘럼의 실효성 역시 지금껏 전혀 입증된 바 없다. 디지털 세상에서 국가권력과 거대기업으로부터 쉽게 감시와 추적을 당하고, 선호가 왜곡될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 정보의 흐름과 내용을 민주시민 사회의 원리로서 통제하고 이해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용자차별행위 개선
방통위는 방송통신서비스 가입자 모집·이용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를 점검하여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용자에 대한 할인을 이용자 차별행위로 규정하여 과거 유효경쟁을 앞세워 이통사 간의 경쟁을 제한해 왔던 정통부 시절의 문제를 답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방향은 방송통신 시장의 경쟁을 제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시장발전을 저해시킬 가능성이 크다.

개인정보 보호 및 4차 산업혁명 지원 정책
방통위는 개인정보의 비식별 조치 활용 확대를 위해 명시적인 근거 마련을 위한 법제화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박근혜 정부 시절 만들어진 ‘개인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을 여전히 법적 근거 없이 유효하다는 유권해석을 유지하고 있다. 이해관계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에만 귀를 열고 이용자의 개인정보 통제권에 대해 지금껏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방통위가 개인정보 업무를 책임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개인정보 보호 체계 효율화 및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상 강화를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처럼 개인정보 업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시켜야 한다.

경실련 소비자 정의센터는 방송 통신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의 중심의 실효성 있는 정책을 위해 방통위의 정책과제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방통위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4차 산업혁명 대비나 신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소비자와 이용자의 권리를 외면한다면 스스로 적폐로서 청산되어야 할 대상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금, 2017/12/08- 13:02
103
0

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2년 전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 의원은 정부 보도 자료를 베껴서 만든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 890만 원을 청구해 받았다.

2017101104_01

안상수 의원은 2015년 12월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정책 보고서 곳곳에서 정부 보도자료에서나 나올법한 ‘대통령지시’, ‘VIP 말씀’, ‘VIP 주재’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어떻게 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정부 부처가 낸 비슷한 주제의 보도자료를 찾아서 비교했다.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확인 결과, 2장의 내용 전체가 2013년 7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보도자료와 정확히 일치했다. 글의 순서는 물론 도표, 그림까지 100% 같다. 2년 전 발표한 정부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3장과 4장은 2015년 5월 발표된 당시 해양수산부 보도자료를 통째로 옮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1장 내용 역시 2015년 8월 나온 해양수산부 정부 용역보고서의 내용을 모두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이라는 정책보고서 제목이 무색해진 것이다.

안상수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정부 보도자료 및 연구용역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 안상수 의원 정책자료집
2015년 12월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정책보고서 <해양수산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

– 대상자료
2015년 8월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 <귀어 귀촌 실태조사 및 단기 중장기 발전방안 2015.08>
2013년 7월 10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 발표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안)>
2015년 5월 7일 해양수산부 보도 첨부자료 <크루즈산업 활성화 대책>
2015년 5월 7일 해수부 보도참고자료 <해양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리나 산업 전략적 육성 대책>

안상수 의원은 정부 자료를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정부 보도자료의 경우 공공저작물로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지만 인용할 경우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법을 만드는 의원이 스스로 정부의 공공저작물 사용 원칙과 규정을 어긴 것이다.

취재진은 9월 21일 안상수 의원을 만났다. 안 의원에게 2년 전 발표된 정부 보도자료를 베낀 행위가 국회의원 정책자료집 발간 취지에 부합하는지, 출처 표기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베낀 자료집을 내면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인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마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017101104_03

출처 표기 없이 정부 자료와 연구보고서를 베낀 이유가 무엇인지 거듭 물어보자 안 의원은 취재진에게 정부와 연구보고서 저자들로부터 허가를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2017101104_04

그러나 해당 용역연구보고서 저자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보고서의 저자는 안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저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으로 만든 2015년에, 안 의원은 한 지역신문사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광역시장을 지냈고, 3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00
10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