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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획 연재] 제주, 선흘곶자왈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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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획 연재] 제주, 선흘곶자왈 두 번째 이야기

익명 (미확인) | 수, 2016/06/29- 19:34

▲ 선흘곶 전경. 10여년전 광대한 선흘곶자왈 전경. 멀리 보이는 묘산봉 남쪽에 펼쳐진 곳이 묘산봉관광지구이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세인트포골프장이 들어서있어 예전의 장관이 사라져버렸다.ⓒ제주의소리

 

제주, 선흘곶자왈 두 번째 이야기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과 맞바꾼 골프장

제주환경운동연합 양수남 대안사회팀장([email protected])

  [caption id="attachment_163518" align="aligncenter" width="640"]▲ 선흘곶 전경. 10여년전 광대한 선흘곶자왈 전경. 멀리 보이는 묘산봉 남쪽에 펼쳐진 곳이 묘산봉관광지구이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세인트포골프장이 들어서있어 예전의 장관이 사라져버렸다.ⓒ제주의소리 ▲ 선흘곶 전경. 10여년전 광대한 선흘곶자왈 전경. 멀리 보이는 묘산봉 남쪽에 펼쳐진 곳이 묘산봉관광지구이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세인트포골프장이 들어서있어 예전의 장관이 사라져버렸다.ⓒ제주의소리[/caption] 1994년부터 2006년까지 10년 넘게 제주사회를 뒤흔들었던 묘산봉관광지구는 결국 2006년에 개발이 시작된다.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고 찬사를 받았던 이곳의 한복판에는 현재 세인트포 골프장이 들어서 있다. 숲과 수많은 습지, 동굴을 품었고 세계에서 이곳 일대에만 자라는 제주고사리삼 군락지가 60여곳이 발견되었고 온갖 멸종위기종동식물이 발견되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사업자의 계획대로 개발계획은 승인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왜, 그 당시에 그토록 논란이 일었던 것일까? 하나씩 되짚어보자.

동백동산에서부터 이어지는 한반도 최대상록활엽수림의 단절

지난 6월 24일, 선흘곶자왈의 일부인 제주도지방기념물 ‘동백동산’바로 아래 위치한 곶자왈지역을 개발하는 ‘다려석산 토석채취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심의회가 열렸다. 긴 시간의 갑론을박 끝에 나온 결론은, 사업부지가 곶자왈일 가능성이 있어서 현재 제주도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하고 있는 ‘곶자왈 경계 설정 용역’이 끝나는 내년 2월로 심의회를 보류한다는 것이었다. 이곳이 곶자왈로 판명날 경우, 사업을 재검토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곳은 현장조사와 지질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 결과, 선흘곶자왈의 일부가 명백하다고 제주지역의 시민환경단체는 판단하고 있다. 10여년 전, 묘산봉관광지구 논란도 그랬다. 당시, 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묘산봉관광지구를 선흘곶자왈이 아니라고 단정짓고 있다. 그런데 선흘곶자왈의 여부를 떠나 사업지구는 동백동산으로부터 이어지는 상록활엽수림이라는 사실은 명백했다. 인공위성 지도를 보면 하나의 숲이 이어짐을 알 수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63519" align="aligncenter" width="640"]▲ 묘산봉지구. 사진 중앙에 세인트포C.C 지역이 10여년전 묘산봉관광지구다. 사업자는 이 지역을 선흘곶자왈이 아니라고 했지만 사진에서 보듯이 동백동산과 이어진 상록활엽수림이 명백하다. 이 공사로 인해 광대한 선흘곶자왈의 한축이 사라져 버렸다.ⓒ제주의소리 ▲ 묘산봉지구. 사진 중앙에 세인트포C.C 지역이 10여년전 묘산봉관광지구다. 사업자는 이 지역을 선흘곶자왈이 아니라고 했지만 사진에서 보듯이 동백동산과 이어진 상록활엽수림이 명백하다. 이 공사로 인해 광대한 선흘곶자왈의 한축이 사라져 버렸다.ⓒ제주의소리[/caption] 동백나무, 종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등 우리나라 상록활엽수 종류의 절반이 서식하는 선흘곶자왈은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는 찬사를 받던 곳이다. 실제로 이곳은 한라산을 제외하고 평지 지역에서는 한반도에서는 가장 큰 상록활엽수림이 있는 지역이었다. 제주도내 곶자왈 지역 중에서도 가장 넓은 면적의 상록활엽수림이 있었다. 사실상, 이곳을 개발하기 위한 명분을 찾기 위하여 환경영향평가서에서의 지질 및 생태전문가들은 궁색한 논리를 빌려 이곳을 선흘곶자왈이 아니라고 기재하고 있다. 개발을 위한 논리에 불과했다. 문제는 최근에도 선흘곶자왈 지역에 ‘다려석산 토석채취 사업’과 ‘제주사파리월드 사업’이 추진되면서 곶자왈이 아니라는 논리를 들이대고 있다는 사실이다.

희귀동식물의 보고, 선흘곶자왈의 파괴

선흘곶자왈이 중요한 이유는 울창한 상록활엽수림뿐만 아니라 수많은 습지를 품어안고 있는 것이다. 숲안에 여러 습지가 있는 경우는 흔치않다. 더욱이 물이 쉽게 빠지는 도내 곶자왈 중에서도 숲안에 습지가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동백동산이 람사르 습지에 지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습지는 높은 생태다양성을 지닌 곳이다. 전세계 6% 정도가 습지대이지만 전 생물종의 20% 이상이 습지에 살고 있을 정도다. 습지와 숲은 서로 상호교류를 하면서 높은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선흘곶자왈에 생물상이 풍부하고 희귀종이 많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환경영향평가서 최종보고서에는 사업지구내에서 발견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동식물은 개가시나무, 순채, 제주고사리삼, 물부추라고만 기재하고 있다. 하지만, 1999년 방영된 KBS 환경스페셜 ‘한반도 최후의 상록수림 제주선흘곶’에서도 맹꽁이, 비바리뱀이 화면에 촬영되었고 환경단체의 현장 조사에서도 물장군이 다수 발견되었다. 이에 대해 사업자측은 환경영향평가서본안에 대한 보완서를 통해 맹꽁이, 비바리뱀, 물장군이 촬영된곳은 사업지구가 아닌 동백동산이라고 항변하였지만 KBS에 확인결과 위의 세 종 모두 사업지구내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사업자측의 환경영향평가서는 매우 부실하게 작성되었고 의도적으로 멸종위기종을 누락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caption id="attachment_163520" align="aligncenter" width="640"]▲ 물장군. 묘산봉관광지구에서는 물장군 등 여러 종류의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었다.ⓒ제주의소리 ▲ 물장군. 묘산봉관광지구에서는 물장군 등 여러 종류의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었다.ⓒ제주의소리[/caption] 특히, 사업부지는 세계에서 이쪽 일대에서만 서식하는 제주고사리삼의 최대군락지였다. 환경영향평가서 최종안에도 제주고사리삼 군락지가 60여곳으로 기재될 정도다. 이처럼 이 지역에 제주고사리삼 군락지가 있는 이유는 선흘곶자왈에 분포하고 있는 독특한 건습지 때문이다. 상록활엽수림 안에 꾸지뽕나무, 참느릅나무같은 낙엽활엽수가 있는 건습지 지역에 제주고사리삼은 서식한다. 이런 서식환경은 국내에서도 그렇고 도내 다른 곶자왈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것이다. 이런 서식환경이 사라지면 결국 제주고사리삼은 영원히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마는 것이다.

졸속적인 멸종위기동식물 보호대책

이처럼 선흘곶자왈은 수많은 멸종위기동식물이 있었지만 보호방안은 사실상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영향평가서상에는 대부분 발견된 멸종위기동식물을 위해 원형보전한다고 했었다. 발견된 60여곳의 제주고사리삼 군락지 중 12곳을 제외한 군락지는 원형보전지역 또는 이식하겠다고 나와있다. 12곳의 경우에는 시설지내로 구획되어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나머지 원형보존지역에 대해서도 과연 보존이 될것인가와 과연 제주고사리삼이 이식이 가능하겠느냐는 문제이다. 아직 제주고사리삼의 생육조건에 대한 구체적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고 제주고사리삼이 매우 민감한 생육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였을 때(평가서상에서도 이것을 시인하고 있다) 사업부지내에 대규모로 흩어져있는 제주고사리삼 군락지들을 ‘섬’의 형태(패치형)로 보존하겠다는 것은 개발강행을 위한 눈가림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섬처럼 존재하는 서식지는 결코 유지될 수 없다. 제주고사리삼이 서식하는 건습지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주변 숲과의 끊임없는 관계와 생태적 상호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생물은 자기가 서식할 수 있는 조건이 있는데 근친교배를 하지 않고 번식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넓은 면적, 토질, 주변 식생, 물의 유입량, 번식방법, 광량 등 그 생물이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지속적인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caption id="attachment_163521" align="aligncenter" width="640"]▲ 제주고사리삼 서식지. 섬처럼 존재하는 서식지는 결코 유지될 수 없다. 제주고사리삼이 서식하는 독특한 건습지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주변 숲과의 끊임없는 관계와 생태적 상호작용이 있기 때문이다.ⓒ제주의소리 ▲ 제주고사리삼 서식지. 섬처럼 존재하는 서식지는 결코 유지될 수 없다. 제주고사리삼이 서식하는 독특한 건습지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주변 숲과의 끊임없는 관계와 생태적 상호작용이 있기 때문이다.ⓒ제주의소리[/caption] 더구나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영산강유역환경청의 검토의견에서 제주고사리삼 군락지와 시설지가 50미터 이내로 이격되어 있어 공사 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어 대책을 요구했으나 환경영향평가서 최종안에는 오히려 제주고사리삼 군락지를 처음의 50미터에서 축소된 10미터만을 이격하여 보호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것은 그만큼 제주고사리삼 군락지가 사업부지내에 대규모로 분포하여 시설배치의 어려움이 생기게 되자 기형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바꿔 얘기하면 사업부지는 멸종위기동식물이 대규모로 분포하고 있어 개발이 불가능한 곳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환경부에서도 이번 사업시행으로 인해 제주고사리삼이 절멸될 우려가 있어 사업시행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었다.

사업지구내 생태계 등급의 문제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상 멸종위기야생식물 자생지와 멸종위기야생동물서식지는 생태계보전지구 1등급에 해당하며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자생지도 생태계보전지구 2등급에 해당한다. 그리고 자연환경보전법상 위의 생태계보전지구 1,2등급은 자연환경의 보전 및 복원을 위주로하는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에 해당한다. 그러나 사업지구는 생태계보전지구 3등급 이하로 설정되었다. 환경부지정 멸종위기동식물 제주고사리삼의 세계 최대군락지일뿐 아니라 순채, 개가시나무, 물부추 등이 서식하고 있고 흔치않게 보이는 가는꽃할미꽃, 나도고사리삼, 새우란, 백서향, 백량금, 좀어리연꽃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이 생태계보전지구 3등급으로 지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업지구는 사실상 생태계보전지구 1등급지역으로서 개발이 안 될 지역이었다. 더욱 주목할 것은 환경부가 최종적으로 낸 의견에서 묘산봉사업지구를 야생동․식물보호법 제27조 또는 제33조에 근거하여 야생동․식물특별보호구역 또는 야생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한 것이다. 결국 우회적으로 환경부도 이번 사업계획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있었다. 더구나 동백동산과 사업부지에는 천연기념물 327호인 원앙이 집단으로 도래하고 있는 곳이지만 환경영향평가서상에는 원앙이 도래한 흔적도 없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caption id="attachment_163522" align="aligncenter" width="640"]▲ 순채. 사업지구 습지에 있었던 환경부멸종위기종 순채. 사업지구는 환경부 멸종위기종의 대량서식지여서 사실상, 생태계보전지구 1등급이었으나 이곳을 3등급으로 설정하여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였다.ⓒ제주의소리 ▲ 순채. 사업지구 습지에 있었던 환경부멸종위기종 순채. 사업지구는 환경부 멸종위기종의 대량서식지여서 사실상, 생태계보전지구 1등급이었으나 이곳을 3등급으로 설정하여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였다.ⓒ제주의소리[/caption] 이와 함께 KEI(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2005년도에 발간한 ‘보호대상 식물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기법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서 멸종위기야생식물Ⅱ급의 종별 보호가치 평가 결과, 제주고사리삼과 물부추는 Ⅰ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때, Ⅰ등급은 ‘야생에서 멸종하였거나 멸종위기에 직면하여 긴급히 보호를 요한다’는 것으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제주고사리삼의 생육특성과 번식에 대한 정확한 학술연구결과도 나와 있지 않은 상황에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의 문제제기를 보더라도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서(본안)에서 제시한 제주고사리삼 보호방안은 치명적인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파괴

천연기념물 거문오름(서검은이)에서 시작한 용암류가 흐르면서 만장굴을 포함하여 선흘곶자왈 주변에 수많은 동굴들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이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안에는 만장굴을 포함하여 대림굴, 도틀굴, 대섭이굴, 김녕사굴, 당처물굴, 용천동굴 등 18개 동굴에 이른다. 이 때문에 거문오름은 2005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었고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한라산,성산일출봉과 함께 당당하게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이 된것이다. 그런데, 거문오름용암동굴계안에는 묘산봉사업지구내에 있는 묘산봉굴도 포함된다. 즉, 묘산봉사업지구도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일부였다. [caption id="attachment_163523" align="aligncenter" width="640"]▲ 서검은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거문오름(서검은이오름). 이곳에서 분출한 용암이 만든 동굴들이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이다. 그 중에 묘산봉관광지구안에 있는 묘산봉관광지구도 포함된다. 제주도는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일부를 묶어서 세계자연유산으로 신청하였다. ⓒ제주의소리 ▲ 서검은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거문오름(서검은이오름). 이곳에서 분출한 용암이 만든 동굴들이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이다. 그 중에 묘산봉관광지구안에 있는 묘산봉관광지구도 포함된다. 제주도는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일부를 묶어서 세계자연유산으로 신청하였다. ⓒ제주의소리[/caption] 당시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에 이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신청하려던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지역이 이곳이 아닌 만장굴 등 일부지역에 국한되었다 하더라도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일부를 무너뜨리는 대규모의 공사를 용인하는 것은 모순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업지역 중 일부구역이 문화재보호구역 범위인 500미터이내에 만장굴과 거리해 있어서 만장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 환경영향평가서상에는 묘산봉굴을 포함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에 대한 보전방안이 너무나 부실했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서 문화재지표조사에 참여한 동굴연구소 손모 박사의 ‘묘산봉굴에서 20미터 이상 원형보전하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들어 동굴의 보존문제를 일단락지어 버렸다. 그야말로 미봉책이었다. 하지만 묘산봉굴은 골프코스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 터파기 공사 시 어떻게 묘산봉굴이 제대로 보존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문화재지표조사 결과보고서에도 사업지구 내에는 묘산봉굴 이외에도 동굴이 추가적으로 발견될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 그래서 사업지구의 지하동굴에 대한 정밀조사가 시행되어야 했었다. 더구나 사업지내의 묘산봉굴과 사업지 부근의 목시물굴 등은 각각 탐라 시대와 신석기 시대의 유물이 발견된 지역이며 부근에 김녕리 유물산포지구가 있어서 이 지역 일대가 선사시대 거주지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도 높았던 곳이다.

묘산봉관광지구 악몽의 역사가 다시 되풀이 되는가?

[caption id="attachment_163527" align="aligncenter" width="580"]기공식 ▲ 묘산봉관광지구 기공식 사진. 2006년 7월 5일 제주 묘산봉관광지구 개발사업 기공식이 열렸다. ⓒ 제주의소리[/caption] 이러한 큰 논란에도 불구하고 2006년 7월 5일 묘산봉관광지구 개발사업 기공식이 김태환 지사와 사업자인 ㈜에니스,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그리고 공사가 완료되어 현재 이곳에는 세인트포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당시에 사업자와 제주도가 제시했던 묘산봉관광지구 운영으로 인한 지역주민의 농산물 판매와 주민의 직원채용 등 지역경제 활성화 약속은 지켜졌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이미 초기 사업자는 부도로 교체되었다. 더욱이 당시에 보전을 장담하던 60여곳의 제주고사리삼 군락지와 수많은 습지에 살던 멸종위기동식물도 그대로 살고 있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지역을 파괴하고 수많은 희귀동식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이 사업이 제주도와 제주도민에게 남겨준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한 묘산봉관광지구의 역사는 되풀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미 그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선흘곶자왈에 추진되고 있는 다려석산 토석채취사업과 제주사파리월드 사업이다. (이 기사는 제주의소리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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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획 연재] 첫 번째 이야기, 선흘곶자왈이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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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대표 김수동, 김호철, 박미경, 이철수, 홍종호 선출 -

- 신임 사무총장 김춘이, 사무부총장 이영웅 선출 -

-2021년 중점사업은 기후위기 대응과 탈 플라스틱-

- 전국대의원 생태사회 대전환 촉구 결의문 채택해 -

환경운동연합이 2월 27일(토)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재적의원 379명중 270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은 향후 3년간 환경운동연합을 이끌어갈 13기 임원진을 선출했다. 이외에도 2021년 중점사업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사회로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13기 공동대표로는 김수동, 김호철, 박미경, 이철수, 홍종호 5인의 공동대표가 선출되었다. 현재 안동환경연합 상임대표인 김수동 대표는 영풍제련소 폐쇄 및 이전 운동을 주도해온 현장운동가로 전근대적인 산업구조를 친환경산업구조로의 전환하는 데 주로 활동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환경법률센터 이사장이기도 한 김호철 변호사는 새만금 소송,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취소 소송에서 크게 역할해온 환경법률분야의 산증인이다.

박미경 대표는 현재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으로 공해추방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오랜 현장 활동을 통해 전국 지역조직 역량을 결집해 온 장본인이다. 12기에 이어 연임하게 된 이철수 대표는 판화를 통해 환경·평화·생명을 보호하는 저명 판화가로 최근에는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운동에도 참여한 바 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 재직중인 홍종호 교수는 현장과 이론을 연결하고 통찰하는 전문가로서 국토개발, 기후위기, 에너지전환 등에서 한국사회에 크게 역할해 오고 있다.

김춘이 신임 총장은 1995년부터 국내외 환경이슈를 다룬 활동가로 사회적의제를 이끄는 환경운동연합, 행동하는 환경운동연합, 연대하고 협력하는 환경운동연합을 표방하고 있다. 대만 핵폐기물 북한반입 반대, 새만금 살리기, 4대강, 습지보전 및 DMZ 보전, 지속가능발전목표 등의 분야에서 역할해온 바 있다. 제주환경연합 사무처장이기도 한 이영웅 사무부총장은 제주도내 송악산 개발사업, 제주해군기지, 제주제2공항 건설 등 제주 현안이 발생할때마다 주민의 목소리를 담는데 노력해 왔다. 사업감사로는 석면피해자 구제 및 석면추방을 위해 활동해 온 변영철 변호사와 에코피스아시아 이태일 사무처장이, 회계감사로는 박상철 공인회계사가 선출되었다.

환경운동연합 대의원들은 2021년 중점사업으로 ‘기후위기, 석탄을 넘어 재생에너지로’, ‘2050 탈플라스틱 전략 수립 등을 결정했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사회로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기후위기, 석탄을 넘어 재생에너지로’ 사업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운동이다. 2030 탈석탄 로드맵 수립을 위한 전국 캠페인,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적인 대안 마련, 온라인 플래폼을 활용한 미디어 영상 캠페인 등이 주요 내용이다.

‘2050 탈 플라스틱 전략 수립사업’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정부와 기업의 실효적인 감축목표를 이끌어내고, 실천 과정을 감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제로 챌린지를 비롯 시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캠페인도 병행할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 대의원들은 위 결의문을 통해, “지난해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그린뉴딜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석탄발전소 조기퇴출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며 정부여당의 안일한 태도를 꼬집었다. 또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기후위기 피해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 그리고 부담을 떠안을 청년들과 함께 위기를 멈추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2021년 우수 지역, 활동가, 회원 등에 대한 시상도 이루어졌다. 주민과 함께 하는 해안 쓰레기 정화활동을 펼쳐온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우수지역상을, 강윤희(제주환경운동연합)·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가 우수활동가상을, 박현수(청주충북)·소삼영(천안아산)· 홍기혁(광주) 회원이 우수회원상을 각각 수상하였다. 고 최재숙 에코생협 상무에게는 특별상, 12기 임기가 만료되는 권태선‧장재연 공동대표와 지기룡 감사, 최준호 전 사무총장에게는 공로패가 수여되었다.

 

2021227

환경운동연합

 

*첨부자료 13기 공동대표 및 총장단 사진

일, 2021/02/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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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반려동물과 지역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예방접종

 

|  우리동생 동물병건강을 지키는 예방접종원 김상민 수의사


백신의 역사

​1979년 영국의 의사 제너는 소의 젖을 짜는 사람들이 우두(cow pox)에 감염되면 그 후에는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소문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우두가 사람에게 감염되어도 큰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제너는 우두에 걸린 여성의 고름을 소년의 상처에게 발랐습니다. 이후 소년에게 천연두의 병원체를 적용했지만 이 소년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백신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수 세기 동안 면역에 대한 관심으로 수많은 백신이 개발되었고 이는 인간과 동물들을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되었습니다. 현대에는 천연두와 소홍역의 공식적인 박멸이 선언되었고, 백신의 질병 컨트롤 능력이 입증되었습니다.
반려동물들이 인간의 삶과 밀접해지면서 반려동물들의 질병예방 또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 천연두 접종 풍자만화(왼쪽), 우두 접종을 하고 있는 에드워드 제너(오른쪽)
(이미지 출처: Wellcome Collection (Attribution-NonCommercial 4.0 International)

강아지 종합백신과 고양이 종합백신

​반려동물의 백신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병원마다 접종하는 프로토콜이 다릅니다. 하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치명적인 질병의 백신은 모든 병원이 반드시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들이 강아지는 종합백신, 켄넬코프, 코로나, 광견병 등이 있고 고양이는 종합백신, 광견병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강아지와 고양이의 종합백신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Distemper, Hepatitis, Parvovirus, Parainfluenza를 줄여 DHPPI라고 불리는 종합백신은 개홍역, 개전염성간염, 파보장염, 파라인플루엔자 감염증을 예방합니다. 고양이 종합백신은 고양이 범백혈구 감소증, 고양이 바이러스성 비기관염, 고양이 클라미디어 감염증, 고양이 칼리시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합니다. 위 질병들은 호흡기, 소화기, 피부질환, 신경증상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고 어린 동물들에게 감염 시 사망률이 아주 높은 질병들이라서 필수적으로 접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대한 궁금한 이야기

Q. 예방접종을 왜 생후 바로 맞추지 않고 시간이 지나서 맞추는 것일까요?
A. 새끼들은 태어나서 어미의 젖을 통해 항체를 전달받게 됩니다. 이를 모체이행 항체라고 합니다. 모체이행항체는 개체마다 차이가 있는데 짧게는 6주, 길게는 12주 이상까지 새끼들 몸에 존재하며 면역을 담당합니다. 모체이행항체는 백신에 들어있는 항원에 대한 자가형성항체의 형성을 방해하게 됩니다. 그래서 모체이행 항체가 사라지는 6주~8주 령에 예방접종을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모체이행항체가 이 시기에도 남아있어 항체가 생성되지 않을 경우를 생각해서 2주 간격으로 추가 접종을 하게 됩니다.

​Q. 예방접종을 왜 반복해서 맞을까요?
A. 백신은 병을 일으키지 않을 만큼 약하게 처리된 병원균입니다. 이 병원균을 접종해서 몸에서 항체를 생성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생성된 항체는 병원균의 정보를 기억해두어 다음 병원균 침입에 더 빠르고 강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중복해서 맞을 경우 이미 기억해둔 정보를 통해 훨씬 많은 양의 항체를 생산하여 더 높은 면역 수준의 기억을 가지게 됩니다.

​Q. 예방접종이 위험하지는 않나요?
A. 백신도 부작용이 존재합니다. 백신을 맞고 발열, 기력저하, 식욕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경미한 수준으로 금방 회복하게 됩니다. 수천 마리 중 한두 마리 정도의 낮은 확률로 백신주사에 대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이러한 부작용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강아지와 고양이의 컨디션이 매우 좋을 때 접종을 해야 합니다.

​반려동물과 지역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예방접종

위 질병들은 바이러스 질환이라서 특별한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고,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사망률이 높으며 치료가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위의 질병들로 내원하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많았습니다. 치료 기간이 길고 전염성이 강해 격리와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해서 병원을 아주 애먹였던 질병들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방접종이 잘 이루어져 위 질병으로 내원하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지역사회에 특정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률이 높을수록 그 지역에서 질병 이환율은 낮아집니다. 이처럼 예방접종은 내 반려동물을 건강을 지킬뿐 아니라 내 지역사회의 다른 반려동물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위험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그 질병을 치료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 수의사로서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건강한 지역사회에서 우리 반려동물들이 치명적인 질병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목, 2021/03/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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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의 섬이야기

부산의 진짜 동백섬 가덕도, 공항으로 사라진다

홍선기(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caption id="attachment_216056"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덕도의 국수봉과 남산의 동쪽 중앙계곡에는 동백군락지가 있다 ©이상범[/caption]

부산 강서구 천성동 308-2번지, 면적은 약 21㎢로 서울시 용산구 정도이다. 가덕도는 부산에서 가장 큰 섬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정치권에 화두가 되었다. 이미 2016년에 신공항 부지로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곳이다. 그런데 평소 다른 섬 공항 건설에는 관심도 없던 정치권이 가덕도 공항에는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어 정치적인 환심을 얻고자 했다. 가덕도에 무관심하던 정치권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가덕도 공항을 표심의 제물로 삼은 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이다. 국회에서 발의한 지 석 달도 안 되는 시간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보궐선거는 끝났고 국민 머릿속에서는 벌써 잊혔지만, 가덕도 신공항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공항이 건설되기 위해서는 대상 입지에 대한 공항 건설 전후의 안전, 경제, 생태환경 등 기본적이며 상식적인 영향평가 과정을 통해 검증이 진행된다. 활주로 주변의 개방성, 해무나 파랑 등 돌발적인 기상 이변에 적응할 수 있는 활주로와 항공기의 규모, 조류 충돌(bird strike)이 발생하지 않을 확률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섬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 차원 뿐 아니라 관광객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서는 이러한 조건에 대한 명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2"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덕도 조감도 ©부산시[/caption]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올 가덕도는 이미 육지와 연결된 섬이다. 서쪽으로는 거가대교를 통해 거제도와 연결되어 있고, 동쪽으로 가덕대교로 부산과 연결된다. 국내에서 섬 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지자체 중에 이렇게 육지로 연결된 섬을 공항으로 하겠다는 발상은 처음이다. 필자는 보궐선거 분위기로 가덕도 공항 특별법이 통과되기 전에 가덕도를 방문하였다. 외지에서 바라보는 가덕도 분위기와는 다르게 섬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컸다. 특히 가덕도 외양포 마을은 1904년 2월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군은 병참기지 건설을 위해 주민들을 이주시켰고,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마을을 빼앗겼던 역사가 있다. 그러니 이제는 신공항 건설과 함께 다시 마을을 떠나 이주해야 하고, 고향은 흔적 없이 사라지게 된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3" align="aligncenter" width="640"] 가덕도 시민단체들의 신공항 반대 격문 (필자 촬영)[/caption]

가덕도 신공항의 3.5km 길이의 활주로 중 40% 이상의 부분은 바다를 메워 조성하는데, 예정부지 주변의 수심이 최대 21m에 달한다고 한다. 이 바다를 주변에 있는 국수봉(264.4m), 남산(188.4m), 성토봉(179m)을 흙을 깎아 메운다고 하니 가덕도 자체의 형상이 크게 바뀔 뿐 아니라 산림 훼손, 나아가 매립된 흙에 의한 해양생태계 오염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태풍의 강력한 에너지를 분산시켜 막아줬던 산들이 절토되어 사라지면 그 바람의 영향은 고스란히 주변 지역에 미치게 된다. 대개 공항을 활주로 규모로 판단하지만, 부대시설과 보안 시설 등을 포함하면 그 면적은 두세 배 늘어나게 된다. 결국, 가덕도 대항동 전체가 형상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도 국책사업에서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무시되는 경향이지만,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기상 이변에 대한 평가도 필수적으로 검증되어야 할 사항이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4" align="aligncenter" width="636"] 외양포의 일제강점기 포대 진지 (필자 촬영)[/caption]

일제강점기에 군사적 요충지나 기상 기지의 역할을 했던 우리나라 섬들의 지형적, 지리적 특성을 보면, 왜 이곳이 특정한 장소, 특히 군사적으로 이용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공항 건설지인 외양포(外洋浦) 일대는 일제강점기 시대 포대가 위치했던 장소이고, 일본군의 잔재가 고스란히 잘 남아 있어서 우리나라 근대역사교육에 매우 중요한 문화공간이다. 아직도 외양포 일원에는 당시 가옥, 도로, 우물 등이 남아 있다.

[caption id="attachment_216055" align="aligncenter" width="640"] 외양포에는 일제강점기 군인들이 사용했던 군사 시설을 포함하여 우물, 목욕실 등 당시 생활 공간이 잘 남아 있다. (필자 촬영)[/caption]

전문가들의 조사에 의하면, 국수봉을 비롯하여 주변 생태계는 국립공원 수준의 생태적 보전가치가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가덕도 해역은 해양생태도 1등급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 취약종(EN, endangered; VU, vulnerable)리스트에 등재한 상괭이가 대거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도 국제거래 금지 목록에 상괭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9월 해양 보호 생물로 지정되었다. 수달도 발견되었다고 한다(한겨레21 1359호, 1360호 참고). 수달은 바다와 육지를 오고 가는 생물이다. 상괭이나 수달, 동백 자생군락지, 철새들이 존재하고 이러한 보호 생물이 서식하고 활동한다는 것은 해양의 생태계 건강성이 매우 높고, 육지와 바다가 단절되지 않고 생태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지표이다. 특히 바다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은 수달이나 상괭이의 먹이가 되는 생물들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바다를 인간이 이용한다. 주민들은 물고기를 잡고, 양식도 하고, 가덕도 바다는 생업과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상괭이나 수달, 동백 자생군락지, 철새들의 존재는 오히려 방해물이 되고, 자연의 우수성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바이든이 승리하면서 트럼프 정권에서 탈퇴했던 기후협약에 미국이 다시 가입하였다. 5월 4일에는 프랑스 하원이 정부에 발의한 ‘기후와 복원법안’이 통과되었다. 이 법안에 의하면 기차를 타고 2시간 30분 안에 있는 거리는 항공기 운항이 금지된다는 내용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프랑스 정부의 조치 중 하나이다. 일본에서는 80년대 경제부흥시대 지역균형이라는 차원에서 건설한 중소 공항의 지속적인 경영난 때문에 폐쇄된 공항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시간을 절약하는 일본인들에게 신칸센과 비행기 사이에 선택에서 신칸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예를 들면, 도심에서 먼 비행장까지 가는 시간, 수속시간, 대기시간, 그리고 착륙 후의 절차 등을 합하면, 도심에서 신칸센을 타고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부합하듯, 일본국철(JR)은 신칸센의 속도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신칸센의 이용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는 세계적 추세에도 부흥하고 있는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KTX도 점차 빨라지고 있고, 이미 경부선과 호남선 모두 거의 2시간대에 달리고 있으니 프랑스 법안을 적용한다면 공항이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바바라 퐁필리 환경장관은 이날 ‘기후와 복원법안’ 하원 표결에 앞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려면 프랑스에 뿌리 박힌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고 한다. 기후위기의 시대, 이제 자동차를 넘어 비행기까지 절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환경장관의 기후법안지지 호소문을 보면서, 우리나라 정부와 환경부장관은 과연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이제는 자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자. 생물과 생태계는 자리를 잃고 주민 사회는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공동체는 해체된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공생공존의 시대이다.

목, 2021/05/0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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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손실이란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손실되거나 낭비되는 음식의 덩어리로 사람의 소비로 가는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의미하며, 식품 폐기물(음식물류 폐기물)은 “소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음식 손실”을 말합니다(FAO).」

[caption id="attachment_229349" align="aligncenter" width="640"] 출처 : FAO[/caption] 국내 1인당 식품 폐기물 발생량 세계 평균보다 높아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식품의 약 13%가 수확 후 소매 시장에 도달하기 전에 손실되었는데, 이는 농장 내 활동‧운송‧저장‧처리‧도매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UN, 2022,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Report」). UN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국내 1인당 식품 폐기물 발생량이 총 110kg으로 세계 평균(89kg)보다 21kg 많으며, 64.5%가 가정에서 발생했습니다. UN SDGs에서는 2030년까지 식품 폐기물을 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목표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식품 폐기물을 55kg까지 감소해야 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_229347" align="aligncenter" width="640"] 국내 1인당 식품 폐기물 발생량(kg), 2019 / 출처 : Our World in Data[/caption] 국내 식품 폐기물의 대부분은 재활용 처리

한국의 SDG 이행보고서(2022/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에 음식물류 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어 그 이후로 동물 사료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지만,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으로 인해 잔반 사료는 퇴출되는 분위기입니다. 따라서 바이오가스화 등 다른 재활용 방법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시설 확충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도시의 경우 소각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서 앞으로 소각 처리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caption id="attachment_229348" align="aligncenter" width="640"] 국내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톤/일) 및 처리방법별 비율 / 출처 : 통계청 통계개발원(2022), 한국의 SDGs 이행보고서 2022[/caption]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에 대한 국가 전략 부재

국내에서 2010년부터 음식물 종량제를 시범으로 시행하기 시작하여 현재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등에서 식품 폐기물 저감 및 관리 정책이 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주문솔, 2021, 「식품 손실·폐기량 저감과 관리 정책 동향·입법과제」). 하지만 국가 푸드 시스템에서 지속가능성 제고에 필수적인 식품 손실과 폐기에 대한 이슈는 선언적인 수준이며, 식품 손실과 폐기물에 대한 국가 전략이 부재한 상태입니다(프레시안, 2022.4.23. 보도자료)

KFEM 활동 사례

식품 폐기물 관련하여 서울환경연합에서 ‘도전, 음싹!’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나날이 늘어가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음식물 일지를 쓰고, 식습관을 바꾸고, 어쩔 수 없이 배출된 음식물쓰레기를 퇴비화하는 ‘음식물쓰레기 자원순환 프로젝트’입니다(참여자 밴드).

[caption id="attachment_229350" align="aligncenter" width="480"] '도전, 음싹!' 캠페인 과정 / 출처 : 서울환경연합 홈페이지[/caption]

우리나라는 식품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1인당 식품 폐기물 발생량이 세계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식품 폐기물 처리에 집중된 법 제도를 가지고 있어서 식품 손실과 관련된 정책과 데이터 등 자료가 매우 미흡한 상태입니다. 해외의 경우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 관련 별도의 법 제정 및 식품 폐기물 감소 목표를 설정하여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순환경제의 실현을 위해 국내 식품 손실과 식품 폐기물을 줄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별도의 법 제도 마련 및 식품 폐기물 감소 목표 설정이 필요합니다.

 

2022년 12월 09일

환경운동연합

금, 2022/12/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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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변화는 우리 관계로부터

지미
지미입니다! 이번 일기가 저의 시즌2 마지막 비건(지향)일기이지 싶어요. 돌아보니 그동안은 비건, 동물권에 관해 얹혀있던 마음을 풀어내느라 글이 길고 무거웠어요. 오늘은 정말 최근 며칠 사이 지나온 일을 일기 쓰듯 나누려고 해요. 저는 ‘해야 해서’ 움직이는 사람이에요. 활동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사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요. 살면서 해야 하는 일이 참 많은데 제 몸은 하나고 하루는 24시간이고.. 그 당연한 한계를 잘 모르고 살았더니 근래 좀 벅찼어요.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숨쉬는 일이 좀 불편해졌고 어제는 한의원에 다녀왔어요. 의사 선생님은 제 이야기를 듣더니 의미와 재미의 균형을 찾으라고 하셨어요. 의미도 좋지만 슬며시 올라온 ‘의미와 재미가 분리될 수 있나’하는 의문은 일단 마음 한 켠에 넣어두고 제가 중요하게 여겨온 일, ‘해야 하는 일’에서 언제 재미를 느꼈나 생각해봤어요. 부정의한 세상과 나 사이 괴리를 좁히고 싶었고,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인 줄 알았던 것 같아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사람들이 죽고, 어떤 죽음은 ‘죽음’이라는 단어의 무게만큼도 상기되지 않는 세상에서, 국가는 신뢰할 수 없고 내 곁을 지키는 일도 어려워 나 하나 붙잡고 가는 세상이에요. 그럼에도 세상이 ‘모두’에게 살기 좋은 공간이 되면, 내 곁도 나도 내가 모른 척 할 수 없는 누군가들도 잘 살 수 있겠다고 믿었어요. 저는 오지랖이 넓은 사람인데, 손해본 것보다 되려 받은 게 더 많았기에 이 태도를 버리지 않을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어디든 가야 할 곳이었고 해야 할 일이었고, 그것들을 쫓아 살았어요. 다만 필요한 일을 찾아 다니는 건, 내 몸이 동해서 한 일이지만 어쨌든 ‘해야 하는’ 일이었어요. 긴 운동의 시간 속에 숨이 펑 트이고 기쁨의 눈물을 나누는 순간도 있지만, 다수의 순간엔 무거웠고 그 무게만큼 몸도 굳고 긴장했어요. 비건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도 비슷한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분명 내 마음이 ‘먹고 싶지 않다’고 동해서 시작했는데, 일상에서 더 자주 마주하는 건 무엇이 더 정확한 비건인지를 묻는 ‘원칙’이었어요. 그렇지만 시즌1로 풀어낸 일기에 썼듯이 혼자 먹는 일에만 집중하는 ‘비건’은 나의 해방도 타자의 해방도 될 수 없었어요. 그때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었지?를 다시 물으며 구조적으로 가려진 과정 끝에 있는 동물의 얼굴을 떠올리자고, 그의 곁에서 같이 살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자고 제안했었죠. 다른 글에서는 내 실천의 결격을 찾아 검열하는 게 아니라 실천도 고민도 동료와 같이 하자고 했고요. 비건을 하냐마냐보다 잘못된 구조에 저항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그럴 힘을 기르는 것이 우리에게 더 중요한 일이니까요. 제가 힘든 걸 알고 한 활동가 친구가 이렇게 연락해줬어요. “의미있는 일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게 그 안에서 맺고 끈끈해지는 관계인 것 같아. 저번 주 모임도 참 좋았거든” 아주 같은 문제는 아니지만, 저의 많은 이유들이 ‘해야 해서’였던 걸 다시 돌아보려고 해요. 비건(지향)일기를 마치며 이 고민을 나눈 건 외롭게 있지 말고 이야기든 행동이든 주저함이든 그냥 살아내는 일이든 같이 하자고 손 내미는 마음이에요. 어려운 일이고 무거운 고민이지만, 각자로부터 출발해 같이 하는 무언가들은 즐거울 수 있지 않을까요? 서로 기대어 가는 삶이라면 나 혼자 무겁기보다 따뜻하게 다음을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요?
화, 2022/11/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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