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불과 보름 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 경쟁으로 정책과 공약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후보자 등록이 완료되고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자산불평등 해소와 공공의료 확충, 주거권 보호, 검찰⋅경찰⋅국정원 권력기관 개혁, 한반도 평화와 군축 등 한국 사회 전반의 심화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개선하고 미진한 권력기관 개혁을 끝까지 추진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경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21대 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7대 분야 49개 정책과제를 제안합니다. 참여연대는 21대 국회에서 이러한 과제들이 제대로 입법⋅정책화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방예산은 연평균 7.5%씩 증가했으며, 방위력개선비 평균 증가율은 11%로 지난 9년간 평균 증가율인 5.3%의 약 2배에 달함. 이에 2020년 국방 예산은 역대 최초로 50조 원을 돌파했음. <2020~2024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국방부는 향후 5년 국방예산으로 총 290.5조 원 투입을 계획하고 있음.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 군사비 지출은 세계 10위를 기록하고 있음. 반면 한국의 복지 지출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외교·통일 예산은 국방예산의 약 1/10 수준임. 한정된 자원은 군비 증강이 아니라 사회 불평등 해소와 기후위기 해결,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 구축 등을 위해 사용되어야 함.
대부분이 무기체계 획득 예산인 방위력개선비는 2020년 국방예산의 33%를 차지함.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는 공격적인 군사 전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핵·WMD 위협 대응에 막대한 예산이 책정됨. F-35A 도입에 이어 F-35B 도입을 염두에 둔 한국형 경항공모함 건조 등 대규모 무기 도입 사업도 추진되고 있음.
이와 같은 대규모 전력 증강과 군비 확장 계획은 남북이 합의한 군사적 긴장 완화, 단계적 군축 등의 합의에 역행하는 것이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동북아시아 군비 경쟁의 악순환을 초래하게 될 것임. 맹목적인 군비 증강보다 다자협력과 평화외교를 위한 정책이 우선되어야 함.
실천 과제
1. 국방예산 삭감 및 공격적인 무기 도입 중단
공격적인 군사 전략을 포함한 대북 작전 개념과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계획 등은 전면 수정되어야 함. 실체가 모호한 ‘전방위 안보 위협’을 명분 삼은 맹목적인 무기 도입 사업도 중단되어야 함. 이를 반영해 국방예산 중 특히 방위력개선비를 삭감해야 함.
2.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설치 촉구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 증강 문제를 다루기로 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조속한 구성과 설치를 촉구해야 함.
참여연대 담당 부서 :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 21대 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49개 정책과제 보도자료와 정책자료집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선거가 불과 보름 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 경쟁으로 정책과 공약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후보자 등록이 완료되고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자산불평등 해소와 공공의료 확충, 주거권 보호, 검찰⋅경찰⋅국정원 권력기관 개혁, 한반도 평화와 군축 등 한국 사회 전반의 심화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개선하고 미진한 권력기관 개혁을 끝까지 추진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경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21대 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7대 분야 49개 정책과제를 제안합니다. 참여연대는 21대 국회에서 이러한 과제들이 제대로 입법⋅정책화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에 따라 2022년 말까지 상비 병력을 50만 명으로 감축, 육군 기준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음. 그러나 이는 충분하지 않으며 획기적인 병력 감축 계획이 필요함.
4차 산업혁명과 첨단 기술에 기반한 정예화된 부대와 전력구조를 지향하면서, 대규모 병력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서로 부합하지 않는 목표임. 대규모 상비 병력 유지의 이유가 되는 유사시 북한 점령이나 안정화 작전 등은 수정되어야 함. 이미 90년대부터 다수의 연구 결과가 한국군 ‘적정 병력’ 규모를 30~40만 명으로 추산해온 바 있음.
저출산 고령화, 징병제를 택한 다른 국가들의 사례 등에 비추어보았을 때 군 복무기간 역시 12개월까지 단축이 필요함.
한편 <국방개혁 2.0>의 장군 정원 감축 계획 역시 소극적이며, 장교 정원 감축 계획은 아예 없어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음.
실천 과제
1. 군 복무기간 단축
현역병의 복무기간을 12개월(육군 기준)로 단축 (「병역법」 개정)
2. 상비 병력 30~40만 명 감축
상비 병력을 30~40만 명 수준으로 감축(「국방개혁법」개정). 다른 국가보다 과도하게 많은 7만 명 가량의 장교 수를 5만 명 이하로, 부사관을 포함한 전체 간부를 16~20만 명 수준으로, 사병 역시 16~20만 명 수준으로 감축을 추진해야 함.
참여연대 담당 부서 :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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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불과 보름 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 경쟁으로 정책과 공약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후보자 등록이 완료되고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자산불평등 해소와 공공의료 확충, 주거권 보호, 검찰⋅경찰⋅국정원 권력기관 개혁, 한반도 평화와 군축 등 한국 사회 전반의 심화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개선하고 미진한 권력기관 개혁을 끝까지 추진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경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21대 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7대 분야 49개 정책과제를 제안합니다. 참여연대는 21대 국회에서 이러한 과제들이 제대로 입법⋅정책화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은 사드(THAAD) 체계 업그레이드를 위해 2021년 국방예산으로 9억 1,600만 달러(약 1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힘.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하는 원격 조정을 통한 방어 범위 확대, 사드와 패트리어트 체계와의 통합 운용 등의 계획을 밝히며, 한반도 미사일 방어 능력 통합 완성을 언급함. 구체적으로 미사일방어청은 주한미군 연합긴급작전요구(United States Forces Korea Joint Emergent Operational Need, JEON)라는 이름 하에 한반도 사드 운용의 유연성을 언급하며 발사대 이동 배치나 추가 배치 가능성을 밝힘.
이는 사드 배치 초기부터 시민사회단체가 우려해왔던 한국의 미국 MD 편입이 사실상 현실이 되는 것임. 미국의 이러한 시도는 현재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북미 관계, 나아가 한중 관계까지 악화시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게 될 것이 분명함.
한편 미국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과정에서 2019년 1조 389억 원이었던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약 6조 원까지 증액할 것을 요구하며, 준비태세 항목 신설, 주한미군과 군무원 인건비⋅가족 지원비, 순환배치비용, 역외작전비용 등을 요구하고 있음. 사실상 주한미군 주둔 경비 일체를 한국에 전가하고 나아가 인도·태평양 전략 비용까지 떠넘기겠다는 것임. 이는 ‘주한미군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는 미국이 부담한다’는 한미 SOFA 5조 위반이며 주둔 비용 일부를 한국이 부담하기로 한 기존 SMA 틀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임. 국회는 지난 10차례의 협정 체결 과정에서 과도한 증액, 미집행액 축적, 미군의 미집행액 불법 전용, 국회 예산 심의 및 감사⋅비준 동의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로잡지 못했음.
이에 더해 미국은 2021년 국방예산에 사드 기지 공사 비용으로 4,900만 달러(약 600억 원)을 책정하고 이를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려는 계획을 밝힘. 현재 사드는 환경영향평가도, 부지 공여도 마무리되지 않은 ‘임시 배치’ 상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사드 배치를 못 박기 위한 공사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음. 국회가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고 불평등한 한미동맹 재조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함.
실천 과제
1. 사드 배치 철회 및 미 MD 참여 반대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배치 국회 비준 동의’를 공약했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았으며, 발사대 추가 배치만 이루어졌음.
국회는 한반도·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고 군비 경쟁을 심화하는 한국의 미국 MD 참여 반대를 분명히 선언해야 함.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철회하고 미 MD 편입을 위한 조치를 거부해야 함.
2. SMA 틀 벗어나는 방위비분담금 협정 비준 거부
2019년 체결되었어야 할 제11차 특별협정이 2020년 3월 현재까지 체결되지 못한 것은 터무니없는 요구로 일관하는 미국의 책임이 큼. 만약 11차 협정이 과도한 증액, SMA 범위를 벗어나는 비용 부담, 항목 신설 등의 형태로 합의된다면 국회는 비준을 거부해야 함.
그동안 쌓인 미집행액과 이자 수익 등에 대한 환수 조치에 나서야 함. 방위비분담금을 포함해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주한미군 주둔 경비 집행에 대한 국회 심사를 강화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함.
참여연대 담당 부서 :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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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불과 보름 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 경쟁으로 정책과 공약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후보자 등록이 완료되고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자산불평등 해소와 공공의료 확충, 주거권 보호, 검찰⋅경찰⋅국정원 권력기관 개혁, 한반도 평화와 군축 등 한국 사회 전반의 심화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개선하고 미진한 권력기관 개혁을 끝까지 추진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경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21대 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7대 분야 49개 정책과제를 제안합니다. 참여연대는 21대 국회에서 이러한 과제들이 제대로 입법⋅정책화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2018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를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국회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 관련 입법을 명령했음. 그 동안 한국 사회가 종교적, 평화적 신념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자 했던 많은 이들을 범죄자로 만들어왔던 부끄러운 역사를 뒤로 하고,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성숙한 제도를 만들 수 있는 귀중한 계기가 마련된 것임.
그러나 20대 국회가 통과시킨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안」과 「병역법 개정안」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의 실현으로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반할뿐더러 국제 인권 기준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음. 그 결과 ▷36개월 교정시설 합숙 복무 ▷심사위원회 병무청 설치 ▷심사위원장과 상임위원 국방부 장관 제청 ▷입영대상자에게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사전고지 의무 없음 ▷현역 복무 중 대체복무 신청 불가능 등을 골자로 하는 징벌적이고 반인권적인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었음.
실천 과제
1. 헌재 결정 취지와 인권 기준에 맞도록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개정
대체복무 기간과 형태 등이 비전투적이고 민간 성격이어야 하며 징벌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유엔 등 국제사회 권고 취지에 맞게 대체복무제도를 수정해야 함.
복무기간 단축, 복무분야 확대, 대체복무를 선택할 권리 사전 고지 의무 규정, 양심의 발현에 따라 시기와 상관없이 대체복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현역병 대체복무 인정, 심사기구 독립성 확보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면적인 법 개정이 필요함.
참여연대 담당 부서 :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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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참여연대는 21대 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7대 분야 49개 정책과제를 제안합니다. 참여연대는 21대 국회에서 이러한 과제들이 제대로 입법⋅정책화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해외 파병은 국군에 부여된 헌법적 의무인 국토방위를 넘어서는 예외적인 사안으로 매우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함. 그러나 한국군은 국제분쟁에 대해 외교적 해결보다는 군사적 개입을 우선시해왔으며 그 결과 해외 파병은 증가해왔음.
대표적으로 비분쟁 지역 파병 사례가 된 UAE 파병은 2011년 이래 10년째, 소말리아 파병은 2009년 이래 12년째 지속되고 있음. 국회 동의 절차는 매년 요식행위가 되어버렸으며, 해외 파병의 민주적 통제를 위한 평가 체계는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음.
이에 더해 최근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이란이 정치·군사적으로 최악의 갈등 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국회 동의 없이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되어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이란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파병을 강행했음. 청해부대 소속 연락장교 2명을 미국 주도의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파견하여 필요시 협조하도록 함.
한편 2010년 제정된 「국제연합 평화유지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PKO법)은 해외파병에 대한 국회의 사전 동의권을 훼손하고, 행정부에 과도한 재량을 부여해 해외 파병에 대한 민주적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위헌적인 법률임. PKO법 제6조는 ‘국회의 동의를 전제로’ 병력 규모 1천 명 범위(사실상 모든 파병)에서 평화유지 활동에 국군을 파견하기 위해 파견지 선정, 파견부대의 규모, 기간, 임무 등을 UN과 잠정 합의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함. 제3조는 상시적으로 해외파견을 준비하는 부대를 설치·운영하도록 함. ‘파병’만을 목적으로 하는 부대의 운영은 국제 분쟁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손쉽게 하고 해외파병 전반에 대한 민주적 통제도 어렵게 하는 것임.
또한 국방부는 ‘파병 규모가 작고 안전에 위험이 없으며, 국제 관계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회 동의 없이 장교 등 국군 개별 파견을 결정해왔음. 그러나 헌법 제60조는 국군 ‘부대’가 아니라 ‘국군’의 해외 파견에 대해 국회가 동의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함. 이미 국회는 레바논 PKO 파병 때부터 국군 개별 파견 문제를 지적해온 바 있음.
실천 과제
1. 위헌적인 UAE 파병, 호르무즈와 소말리아 파병 부대 철군
국회의 철군 계획 요구를 무시하고 지속되고 있는 비분쟁지역 파병인 UAE 파병 부대와 국회 동의 없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작전 지역을 확대한 소말리아 파병 부대를 철군시키고, 이들 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은 부결시켜야 함.
2. PKO법과 파병 해외파병 상비부대 폐지
PKO법은 목적, 절차 등의 측면에서 위헌 소지가 다분함. 국방부는 「국군의 해외파병업무 훈령」을 통해 해외파병 상비부대를 UN PKO뿐만 아니라 다국적군 평화활동 임무까지 수행하는 사실상 해외파병 전담부대로 운용하고 있음. 해당 법과 부대는 폐지해야 함.
3. 국회 동의 없는 개별 파견 금지
국군 개별 파견은 엄격해야 할 국군의 해외 파견에 대한 국회의 통제를 어렵게 함. 국회 동의 없는 개별 파견은 금지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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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참여연대는 21대 총선에서 다뤄져야 할 7대 분야 49개 정책과제를 제안합니다. 참여연대는 21대 국회에서 이러한 과제들이 제대로 입법⋅정책화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황과 문제점
한국 공적개발원조(ODA) 추진 체계는 기획재정부에서 관할하는 유상원조와 외교부에서 관할하는 무상원조로 이원화되어 있음. 그동안 정부는 부처 간 이견과 실질적 통합의 어려움을 이유로 유·무상 통합과 무상원조 집행기관 일원화는 유예하고, 총리실 산하에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외교부 산하에 무상원조관계기관협의회를 설치하여 심의·조정 역할을 부여해왔음. 그러나 유·무상 원조 연계는 원활하지 않았고 실무 부처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사실상 원조 통합을 위한 조정 기능은 제대로 발현되지 못했음.
최근 정부는 ODA 추진 체계 분절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개위 기능을 강화하는 추진체계 개편안을 마련함. 그러나 이원화된 구조를 그대로 두고 국개위만 강화해서는 국제개발협력의 효과성과 책무성 강화를 위한 원조 통합은 실현하기 어려움.
국제원조투명성캠페인 조직인 ‘Publish What You Fund’는 한국 무상원조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원조 투명성 지수를 전 세계 45개 기관 중 38위(2018년), ‘하위’그룹으로 분류함. 정부는 지난 2016년 국제원조투명성이니셔티브(IATI) 가입을 확정하고 IATI 기준 38개 항목 중 13개 필수항목을 공개하였으나 가장 기본적인 정보만이 포함될 뿐, ODA 사업이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집행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업예산, 집행계획, 사업결과, 구속성 현황 등의 정보는 공개 대상에서 빠짐.
한편, 국제사회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미치는 환경적·사회적·인권적 악영향을 예방하고 지역 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세이프가드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음.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역시 세이프가드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으나, 일부 사업에 한해 세이프가드를 적용하거나 독립적인 심사기구가 부재하며 환경사회영향평가 등 관련 정보를 비공개하는 등의 문제가 있음.
실천 과제
1.원조 분절화 극복을 위한 유·무상 통합 기구 설치
유·무상으로 이원화된 ODA 집행 체계를 하나로 일원화하는 통합 기구를 설치해야 함.
2. ODA 투명성과 책무성, 효율성 증진을 위해 정보공개 범위 및 주체 확대
유·무상 원조 사업 관련 정보를 국제기준(IATI 기준 38개 항목)에 맞춰 공개하도록 하고, 유상원조 시행기관인 EDCF와 무상원조 시행기관인 KOICA 이외에 ODA를 시행하고 있는 중앙·지방행정기관 및 산하기관까지 정보공개 주체를 확대하도록 해야 함.
사업 결정과 집행 관련 회의의 계획과 안건을 사전에 공개하고, 회의결과도 전면 공개하도록 해야 함.
3. 세이프가드 전면 도입
원조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유·무상 원조 모든 사업에 세이프가드 적용을 전면 의무화해야 함.
더불어 ▷심사 전문성과 공정성 확보 ▷정보공개 확대를 통한 투명성 강화 ▷모니터링 및 사후 평가 조치 마련 ▷책무성 메커니즘 마련 등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함.
참여연대 담당 부서 : 국제연대위원회 (02-723-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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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주거권연대는 오늘(4/10) 주거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주거권에 반하는 부자감세, 투기 조장, 공공임대주택 반대 공약을 발표한 52명의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였습니다. 후보자 명단 선정 기준과 방법은 서울과 수도권의 투기과열지구, 전국 지지율 3%이상인 3개 정당(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후보자를 대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게재된 선거 공보물에 나온 공약을 분석하였습니다.
*조사 지역 :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광명, 하남, 성남 분당
*조사 정당 :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위성, 비례 정당 제외, 전국 지지율 3% 이상)
총선주거권연대가 서울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을 포함한 투기과열지구 후보자들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여야 후보가 공통적으로 고가주택에 대한 세제 감면, 재건축·재건축 사업에 대한 각종 규제 완화, 공공임대주택 건설 계획 철회 등의 공약을 발표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미래통합당 후보들은 주택을 취득하려고 하는 계층이나 이미 주택을 소유한 계층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재개발, 재건축 등 포함), 세제 혜택, 대출 규제 완화 등 정당 공약과 같은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일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조세 형평성 제고와 투기 규제를 강화하는 정부 정책 방향과 거리가 먼 종합부동산세 감면, 고가 주택 기준 상향,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 공약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수도권 투기과열지구 3개 정당 후보 총선 공보물 분석결과
△부자감세 △투기조장 △공공임대주택 반대 공약 후보자 총 52명
1. 부자감세 공약
공시가격 6억원(1주택자 9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감면, 공시지가 현실화 반대, 주택을 매도할때 시세차익에 부과하는 양도소득세 감면 등 부자감세 공약을 발표한 후보자는 미래통합당 22명, 더불어민주당 11명입니다.
정당별로는 미래통합당(김용태, 김은혜, 나경원, 박용찬, 박진, 송한섭, 오세훈, 유경준, 윤상일, 이노근) 10명, 더불어민주당(김병욱, 김병관, 김한규, 이정근, 전현희) 5명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 중 절반 가량이 종합부동산세 납부자입니다.
특히 나경원, 박성중, 최재성 후보는 20대 국회에서 종합부동산세 감면, 공시지가 현실화를 막는 입법 활동을 펼쳐 총선주거권연대가 선정한 ‘주거권 역주행상’ 부자감세 부문 후보로도 선정된 바 있습니다.
2. 투기 조장 공약
재건축부담금 폐지 또는 감면,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층고 제한, 용적률, 건폐율, 종상향 등), 재개발 시 저리의 건설자금 융자, 기부채납 비율 대폭 인하, 분양가상한제 폐지, 주택담보대출 기준 완화 등 투기 조장 공약을 발표한 후보는 미래통합당 34명, 더불어민주당 11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표2> 21대 총선 투기 조장 공약 발표 후보자 명단
미래통합당(34명)
더불어민주당(11명)
정의당(0명)
투기조장
공약발표
후보자
강성만 / 강승규/ 구상찬/ 권영세 /
김근식 / 김민수 / 김선동 /
김용태(서울 구로을) /
김웅 / 김은혜 / 김재식 /김철근 /
김태우/ 나경원 / 박성중 / 박진 /
송주범 / 송한섭 / 양주상/ 오세훈 /
유경준 / 윤상일 / 윤희숙 / 이노근 / 이동섭 / 이재영 / 장진영 / 정양석 /
지상욱 / 진수희 / 태구민 / 황교안 /
/허범용 / 홍인정
김성곤 / 김한규 / 박경미 /
양기대 / 이용선 / 이정근 /
전현희 / 조재희 / 전혜숙
한정애 / 황희
해당 없음
3. 공공임대주택 반대 공약
국민의 절반에 달하는 무주택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과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세입자 보호 제도 도입과 함께 공공임대주택 확충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김은혜 후보는 교육시설, 교통 문제 등을 이유로 지역구인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조성되는 공공주택지구 주택개발계획 전면 철회 공약을 내걸어 서현동에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과 공공분양주택이 공급되는 것을 반대하였습니다. 이는 신혼부부 등의 입주를 가로막는 전형적인 님비공약이 아닐 수 없습니다.
<표3> 21대 총선 공공임대주택 반대 공약 발표 후보자 명단
미래통합당(1명)
공공임대주택반대
공약발표 후보자
김은혜(경기, 성남시분당구갑)
총선주거권연대는 투기로 인한 집값 폭등 지역의 21대 총선 후보자들이 국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권 보장에 대한 고려없이 지역구 유권자들의 경제적 이익만을 고려한 부자감세와 규제완화 공약을 발표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총선주거권연대는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유권자들에게 나쁜 주거 공약을 발표한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고, ‘주거 불평등을 심판하고 주거권에 투표하자’는 캠페인을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전국 19개의 의제별 연대기구와 7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구성된 ‘2024 총선시민네트워크’(약칭 2024 총선넷)는 21대 국회 현역의원을 중심으로 35명의 1차 공천반대 명단과 11명의 2차 공천반대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2024 총선넷은 이번에 발표한 46명의 공천반대 명단을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려 투표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각 정당의 공천 심사 과정에서 반영되도록 촉구하여 반개혁적이거나 정부 실정에 책임이 있는 인물들이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않도록 활동해나갈 계획입니다.2024 총선넷은 1월 31일 출범과 동시에 △21대 국회에서 기후와 환경, 평화와 인권, 정치개혁과 민주주의, 복지노동의료, 민생경제 등 각 분야에서 개혁을 후퇴시키고 저지하거나, 반개혁적인 입법·정책을 추진해온 후보자, △인권침해나 차별혐오 등 사회적 논란이 큰 발언과 행보를 보인 후보자, △대통령실 및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정부실정에 책임이 있는 후보자,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후보자 등 부적격 후보 기준을 제시하며 각계각층에 공천반대 명단을 제출해줄 것을 제안했고, 89명의 현역의원 외에도 총 13명의 원외인사 명단이 제출되었습니다. 2024 총선넷은 2차 명단을 선정하는데 있어서도 1차와 동일하게 △선정사유가 중대하고 형평성에 맞는지, △반개혁 정책 추진 및 개혁 저지 과정에서 해당 후보자의 책임이 크거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여러 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았는지 등의 기준을 가지고 논의하여 6명의 공천반대 후보 명단을 확정했습니다.2024 총선넷은 각 정당에 공천반대 명단을 전달하고, 해당 정당들이 공천심사 과정에서 이를 반영해 당적이 있는 34명을 공천에서 제외하는 한편, 보좌관 성추행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되어 현재 무소속인 박완주 의원에게는 총선에서 불출마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이미 공천이 확정된 김도읍(부산 북구강서구을), 박대출(경남 진주갑), 배현진(서울 송파구을), 유상범(강원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군), 태영호(서울 구로구을), 추경호(대구 달성군) 의원에 대해서는 공천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2024 총선넷은 다가올 총선에서 기후위기와 환경파괴를 심화시키고, 인권과 민주주의, 언론과 역사를 후퇴시키는 한편, 민생경제와 공공정책을 후퇴시키는 입법정책을 추진한 의원들이 다시 국회의원이 된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인권, 민주주의는 더욱 퇴보하고 양극화와 불평등의 가속화가 우려됩니다. 공천반대 명단에 포함된 35명의 의원이 공천을 받고 당선되지 않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1차 공천반대 명단은 총선넷 홈페이지와 각 연대기구, 단체 홈페이지, SNS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월 마지막 주에는 1차 명단에서 누락된 현역의원과 원외인사를 중심으로 2차 공천반대 명단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별첨자료. 2024 총선시민네트워크 2차 공천반대 11명 명단 및 구체적인 사유 [본문보기/다운로드]▣ 참고자료. 2024 총선시민네트워크 1차 공천반대 35명 명단 및 구체적인 사유 [본문보기/다운로드]보도자료 및 공천반대 명단은 2024총선넷 및 개별단체 홈페이지와 SNS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2024 총선넷 텔레그램 채널 : https://t.me/act4hope2024 총선넷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2024act 2024 총선넷 홈페이지 : https://www.2024act.net 2024 총선시민네트워크 참여단체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제민주화와 양극화해소를 위한 99% 상생연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전국먹거리연대, 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치개혁공동행동, 재벌개혁과경제민주화실현을위한전국네트워크,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총선주거권연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환경회의 (전국 19개 연대기구)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경기환경운동연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주환경운동연합, 광양환경운동연합, 광주환경운동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금융정의연대, 기후위기기독교연대,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노년유니온, 녹색교통운동, 녹색미래, 녹색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대한은퇴자협회,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부산참여연대, 부산환경운동연합, 분당환경시민의모임, 불교환경연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사천남해하동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시민모임,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성남환경운동연합,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생태지평, 수원환경운동연합, 안동환경운동연합, 안산환경운동연합,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여성환경연대, 여수시민협, 여수환경운동연합,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오산환경운동연합, 울산시민연대, 울산환경운동연합, 익산참여연대, 익산환경운동연합,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환경운동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환경운동연합,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종교투명성센터, 진주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참여와 자치를 위한 춘천시민연대, 참여자치21,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청년유니온,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포항환경운동연합,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YMCA전국연맹,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희망해남21 (전국 79개 단체)
노희경 작가는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1995년 등단 이후 꾸준히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수작들을 선보이며 대선배 김수현 작가와 함께 현 한국드라마계의 양대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돌이켜보면 그녀가 활동한 지난 20여 년 간은 국내 드라마사에서 제일 역동적인 시기였다. 데뷔 시기인 1990년대는 트렌디드라마가 처음 등장해 현대드라마의 주류문법을 완성했고, 중견작가 반열에 올라선 2000년대부터는 한류드라마와 막장드라마라는 두 가지 현상이 방송가를 지배했다.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노희경 작가(사진)는 작품성과 시청률 양 측면에서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시간 동안 드라마계에 일어난 결정적 변화는 ‘표피성’이다. 트렌디드라마가 속도감 있는 편집, 다채로운 색감의 영상, 감각적인 배경음악 등 형식미 강화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스펙터클화 하는 데 집중한 최초의 장르였다면, 여기에 스타캐스팅, 해외 로케이션, 화려한 세트 등이 더해져 외적 스케일을 한껏 키운 형태가 한류드라마였다. 그 변화의 끝에는 인간의 내면이 극단적으로 얄팍해지고 외적갈등만 자극적으로 부각된 막장드라마가 있었다.
노희경 드라마가 호평 받아온 이유는 이 극단적인 표피화의 시대를 거스르며 일관되게 인간의 내면을 탐구해왔다는 데 있다. 외적 갈등보다 등장인물들의 내적 갈등을 중심에 놓고 그 감정을 심층까지 파고들며 점층적으로 고조시켜나가는 특유의 서사 방식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강렬한 정서적 환기력을 이끌어냈다. 그녀의 스물세 번째 드라마인 tvN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러한 인간 성찰의 힘이 원숙의 경지에 도달한 노희경 최고의 걸작이다.
드라마에는 평균 연령 67세의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관찰자 역할인 37세 박완(고현정)을 제외하면, 86세 최고령자 오쌍분(김영옥)부터 63세 막내격인 장난희(고두심)까지, 8명의 주요인물이 모두 인생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이 노인들은 나이가 많은 이들이라기보다는 노희경 인간 탐구의 최종성장형으로서 존재에 가깝다. 노희경은 인간을 근본적으로 심층적 내면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고, 내면의 깊이가 한층 심화되는 것을 성장으로 그려낸다. 물론 이 자체는 그리 새로운 관점이 아니다. 이미 ‘속이 깊다’는 말은 ‘어른스럽다’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중요한 건 어떤 과정을 통해 내면이 깊어지는가에 있다. 노희경 작가는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그녀의 인물들은 대개 극 초반에는 상처와 결핍으로 마음의 벽을 쌓고 살아가다가 곧 자신과 닮은 타인의 상처를 이해하고 유대관계를 맺으며 성장해나간다. 이때 이들의 상처는 사회적 의미를 띠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공동체 성장의 가능성으로도 확장된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는 남편에게 학대당하는 여성들, 미혼모, 과부, 이혼녀, 장애인, 가난한 노동자의 아픔 등 그동안 노희경 작품에서 다뤄진 거의 모든 사회적 상처가 총망라되어 있다. 이 드라마가 노희경의 가장 원숙한 작품인 것은 인물들이 이러한 사회적 상처를 이해하고 유대해가는 과정을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고 밀도 높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제일 인상적인 사례는 ‘보수 꼰대’ 석균(신구)의 각성서사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가족을 위해 ‘돈 버는 기계’로만 살아온 그는 자신의 노고만 중시한 나머지 철저히 이기적인 괴물이 됐다. 어느 날 아침 아내 정아(나문희)가 떠나고 혼자가 되자 비로소 스스로를 돌아본다. 자신이 그녀를 평생 노예처럼 부리고 발닦개처럼 취급해왔음을.
아내의 상처를 알아보면서 그의 시선은 조금씩 확장된다. 습관대로 버스에서 우악스럽게 자리를 뺏고 보니 쫓겨난 소녀의 장애가 눈에 들어오고, 평소 아내 친구들을 볼 때마다 쏟아낸 폭언들이 떠올려진다. 제일 심한 폭언을 퍼부었던 완이 앞에서 “세상에서 제일 큰 죄는 지 죄를 지가 모른다는 거”라고 고백하는 그의 반성은 뼈저리다.
석균의 뒤늦은 성장은 지금의 한국사회가 지닌 치명적 문제점을 시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석균처럼 ‘먹고 살기 바빠서’라는 말로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을 합리화하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상화된 태도다. 정부의 철학도 지배하고 있다.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 약자들의 인권에서부터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 얼마나 많은 사회적 이슈들이 ‘민생’으로 포장된 경제우선주의 앞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가.
물질적 가치가 다른 모든 가치를 압도하는 현실에서 뚝심 있게 인간의 가치와 연대를 존중하는 노희경 드라마의 윤리적 태도는 지금 더욱 소중하다. 그리고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이 젊은 거장의 또 다른 20년과 성장을 기대하게 만든다.
해운과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한국산업의 화두가 되었다. 시야를 넓혀서 보면 세계적 규모의 금융과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과정이 겹쳐서 미증유의 산업구조적 변동이라는 거대한 파고가 밀려오는 있다. 해운과 조선업뿐만 아니라, 해외건설, 석유화학, 철강 그리고 현재까지는 잘 버티고 있는 반도체와 액정판넬 및 자동차산업까지 위기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부 전문가의 예언을 빌자면 수 년안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백 만명이 넘는 실업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해운과 조선업의 구조조정이라는 현안은 단순히 해당 산업과 기업의 범위를 넘어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사안일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밀려오는 구조조정 문제를 총체적 관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와 결단의 원칙으로 해결하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반면에, 당장에 책임회피라는 미봉책으로 처리하면 한국경제가 재기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정권이 벌리고 있는 구조조정 대책을 보면 무책임과 무능함 정도가 미봉책 수준이 아니라 역사적 범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재벌들의 족벌경영이 위기 키워
우선 해운산업을 들여다 보자.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 여파로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하고 무역의 물동량이 격감하리라는 것이 명확했다. 자연스레 한국내 해운업을 영위하는 300여 대부분의 기업은 이를 인지하고 사전적인 사업축소와 인원조정에 들어갔다. 덕분에 2015년 현재 해운협회에 등록된 150여개의 업체중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은 건전한 재무구조와 흑자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오로지 재벌들이 운용하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만이 심각한 결손상태를 보이고 있고, 나아질 전망마저 보이질 않는다.
물론 컨테이너 중심으로 정기선을 운용해야하는 특수한 조건, 즉 전세계를 대상으로 적정 인프라를 유지해야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을 무시한 채 부채비율을 낮추라고 강요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실책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전적인 책임은 기업을 운영하는 주주의 판단과 경영진의 능력의 문제였다. 한치 앞을 못 내다보고 무리한 용선계약을 맺은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 이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회장직을 맡고 있던 면면을 살펴보면 확연해진다.
결국 재벌들의 무능한 족벌경영의 핵심 문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대마불사라는 환상을 하늘처럼 믿었던 데는 정부 관료와 금융기관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 지금이라도 양사의 자본지분을 결손액만큼 감자하고 채권액을 지분으로 전환한 후 양사를 합병하여 축소조정해야 한다. 이렇게 급한 불을 끈 뒤 시장에 다시 매각하는 것이 순리이다. 쉽게 말하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무능한 재벌들의 소유에서 분리시켜 냉정한 시장으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서 보듯이, 지긋지긋한 재벌상속놀음과 무능한 경영에 국민경제가 멍들고 서민들이 고통받는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번을 계기로 재벌에 대한 단호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 미국이 세계최고의 경제대국을 이룬 배경에는 금산분리와 반독점법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결단의 역사가 있다. 이제 한국에서도 재벌에 대한 타협없는 감시감독의 철퇴를 준비해야 한다 ( 박상인교수의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길> 참조).
정경유착의 다른 이름, ‘서별관회의’
조선산업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재벌에서 정권과 관료로 옮겨간다.
지난 수 십년간 한국 조선업이 세계 일등산업으로 효자노릇을 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1960-7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던 유럽의 조선업계는 스웨덴 ‘뮐뫼의 눈물’이 상징하듯이, 대부분의 일반선박 물량을 한국과 일본에게 물려주고 살을 에는 고통 속에서 고기술 고부가가치의 크루즈선, 요트와 탐색선, 특수선 등으로 사업영역을 이동시켰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소를 폐쇄시켜야 했다.
유럽이 겪었던 고통의 과정을 이제 한국 조선업계가 받아 들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해운업과 마찬가지로 보호무역주의 부활이 예견되고,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이야기되면서 일반 선박의 수요가 격감하리라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였다.
그런데 때마침 터져나온 해양개발 특수가 한국 조선업계를 살려주었다. 지난 십 여년간 삼성조선이 필두로 수주하여 큰 수익을 올렸던 ‘드릴쉽’ 사업을 신호탄으로, 백 여척이 넘는 해양플란트 수요가 한국 조선업계로 몰려들었다. 여기에는 사실상 특수수요로 형성된 해양플랜트를 제작할 곳이 한국 외에는 없었다는 저간의 사정이 있다.
유럽은 인건비와 노동시장의 성격상 이를 수주하여 건조를 수행하기 어려웠다. 싱가포르 조선업이 이를 감당할 만했지만, 우선 ‘반잠수시추선’으로 전문화되여 있었고, 건조 규모에서 일정 수요이상을 감당할 수 없었다. 단순 조선에서 산업플랜트로 다변화 되었던 일본 조선업계 역시 고임금과 더불어 사업영역을 쉽게 변신하여 해양사업을 수익성있게 감당하기 어려웠다. 중국 등 다른 아시아지역은 기술수준에서 제외되여 있었다. 해양플랜트의 특수수요는 한국 조선업계가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기회를 극적으로 반전시켜 수 조원 손실의 악재라는 구렁텅이로 조선업계를 떨어트린 중심에는 대우조선, 그 중에 남상태와 고재호라는 조연 배우, 그리고 이명박근혜정권과 서별관회의라는 주연 배우가 있었다.
이명박 부인의 연고로 대우조선의 사장으로 임명된 남상태라는 인물. 그는 해양플랜트가 가지는 기술적 위험성을 무시하고 발주처의 적정 예가에서 20-30% 이상 저가로, 그것도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일괄수주( 턴키방식)를 무모하게 감행한 자이다.
해양플랜트는 시담에서 수주 그리고 건조와 진수까지 5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자기 임기에는 진수와 인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여 예측할 수 없는 위험으로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다는 참으로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범죄를 저지른 자이다. 이런 관행은 그의 후임자에게도 되풀이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범죄행위가 대우조선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리한 수주경쟁을 통해 경험과 양질의 조건을 갖추었던 타 조선업체, 즉 삼성조선과 현대중공업에게도 파급되어 적자수주가 일반화되었다. 한마디로 대우조선의 행태는 물귀신작전이였다. 사태는 여기서 멈추질 않았다.
대우조선 경영진들은 자신들의 무능과 범죄행위를 감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감행했다. 조선같은 수주산업의 분식회계 기법은 매우 단순하다. 재고와 기성고 부풀리기, 그리고 회수 불가능한 악성채권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대우조선을 감독하고 견제해야 하는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짓말이다.
악질적인 경영책임자, 이를 공모한 회계법인, 그리고 이를 눈감아준 산업은행로 이어지는 총체적 부패고리를 통해 전형적인 공범 행위가 이뤄졌다. 더구나 이들 뒤에는 정권 실력자와 출세에 눈 먼 경제관료들이 숨어 있었다. 이는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들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핵심들이다.
이미 서별관회의를 통해 5조원이라는 국민 세금이 흘러 들어갔고, 앞으로도 우선 10조가 넘는 돈이 들어가야 한다. 더큰 문제는 여기서 멈추질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다,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책임자 처벌 절실
눈을 다시 세계조선시장으로 돌려보자. 매우 비현실적인 가정이지만, 앞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완화되고, 세계경제가 회복되여 격감했던 신규 조선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고 해도 일반 신규조선 수요가 한국 조선업계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중국도 열 개의 조선업체 중 7-8개의 업체가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인건비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베트남 등 동남아국가들도 이미 조선산업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일반선박의 신규수요는 중국과 동남아 조선소를 채운 다음에야 남는 수요가 한국에 돌아온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한국 조선업이 목을 매는 해양플랜트 특수수요는 미국의 세일가스사업이 본격화되여 유가가 50 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급격히 축소되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해양플랜트사업을 발표하여 한때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Petrobras(브라질 석유공사)가 브라질 경제의 재앙으로 변했고, 정치적 이슈가 되면서 비리혐의로 호세프 대통령까지 탄핵사태를 맞았다. 이미 발주되었던 계약도 시장환경을 구실로 취소되고 건조된 플랜트조차 인수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유럽정상들이 지구환경회의를 계기로 2050년 이후에는 화석연료로 운용하는 발전소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마디로 석유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해양플랜트수요는 이제 가뭄에 콩나듯 나올 것이 명약관화하다.
유럽과 같이 한국 조선업의 미래는 기술집약적이고 고부가가치선 중심으로 재편될 수 밖에 없다 (서울공대 교수들의 공저 <축적의 시간> 참조). 현재의 조선건조 시설과 규모는 너무 방대하다. 순차적인 전환과 축소 그리고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 첫번째 대상은 대우조선이 될 수 밖에 없다.
구조조정에는 반드시 엄청난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고통이 무서워 이를 회피하면 더 큰 재앙이 닥치게 될 뿐이다. 썩어가는 다리는 잘라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이명박근혜정권하에서 사태를 책임져야 할 관료들은 썩고있는 다리에 안티푸라민을 발라대고 있었다. 이제 그만해라 !
대우조선소는 폐쇄하고, 서별관회의 참석자들은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나머지 조무래기는 법과 규정대로 처리하면 된다. 12조원에 달하는 구조조정비용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사용하고, 거제지역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특별법으로 지원해야 한다. 책임 회피와 어리석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망치는 자들을 절대 용서해선 안된다.
구의역 안전문(스크린도어) 사고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군의 죽음을 계기로 서울형 노동혁명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일단 서울시의 원인규명 작업, 책임자 처벌, 대안을 기대해 보지만, 이것은 서울시만이 감당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나는 한국의 뿌리 깊은 노동 비하 관행, 노동을 오직 비용으로만 보는 이 사회의 주류 지배층의 사고방식과 대학을 나와야 인간대접 받을 수 있다는 이 사회의 관행이 깊게 얽혀서 그를 죽게 만들었다고 본다.
그는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144만원의 월급 중 100만원을 저축해서 대학에 진학하려 했다. 그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노동조건을 감수한 이유는 생활비와 등록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며, 메트로 자회사의 정규직 노동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였으며, 대학을 졸업하면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었으리라.
지난 6월 2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중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유가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이었던 그는 고용불안 때문에 피켓시위도 했다. 그러나 그는 노동자의 권리를 집단적으로 제기할 수 없었고, 임금인상도 요구할 수 없었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도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손에 공구를 들지 않는 아버지 세대 메트로 출신 간부나 정규직 직원은 400만원의 월급을 챙겨도 자신은 거의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밖에 받지 못하면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이 역 저 역 미친 듯이 뛰어다니면서 ‘노오력’해야 했다.
그가 살았다면 1년짜리 계약은 갱신되었을지 모르지만, 과연 정규직의 희망이 실현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정규직 노동자가 되면 과연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열심히 돈을 모아 대학 졸업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자기소개서를 200번이나 써야 하는 지금의 대졸 백수 청년이 되진 않았을까?
그래도 19살의 젊디젊은 그는 이 사회가 만든 교육을 통해 정규직도 되고 관리자도 될 수 있다는 기성의 신화를 의문시할 수는 없었다. 현실을 그냥 감내하기에 그에게 ‘미래’는 너무 크게 열려 있었다. 불행히도 그에게 미래는 없었다.
노동비하/계층상승이라는 도그마는 이 사회 주류층의 이해관계에서 나온 것이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 시간제, 위험 작업장 노동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기보다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 관리자들에게 더 높은 보상과 직업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자본주의 일반의 특징이 아니라 한국적 관존민비, 노동천시의 관행이고, 그 최대 수혜자들은 관료와 기업가들이다.
공기업 비용절감, 경영효율을 거의 폭력적으로 강제하면서도 자신들은 어떤 견제나 감시도 받지 않다가 퇴직 후에는 공기업에 한자리 차고앉은 이 나라 고학력 관료들의 특권과 부패, 언론과 지식인들의 반복되는 도그마 유포 역시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경영자를 문책하지 않고 노동자부터 자르는 일은 가장 퇴영적인 한국식 신자유주의다.
메트로 노조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보다는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주요 업무 아웃소싱으로 자식 같은 청년들이 저임금과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모르는 체했고, 시민들은 자신이 비용을 더 부담하지 않는다면 누군가가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그들이 노동자의 파업을 죄악시하는 언론에 박수를 쳤기 때문에 청년들이 이 저임금의 위험한 노동을 감수했고, 대학 진학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다.
현재의 메트로 예산 범위 내에서도 김군은 250만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고, 노조와 시민사회의 감시권이 있었다면 그는 2인1조의 작업팀에서 일하면서 최소한 생명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한국만큼이나 노동자 권리가 약한 일본도 시간제나 비정규직에게는 돈을 더 얹어준다. 배관공이 교수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고,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 격차를 더 줄일 수 있다면, 그리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노동 존중과 노동권의 개념을 가르칠 수 있다면, 김군은 정비공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면서 대학 가기 위해 그렇게 무리하게 일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곡성>,<아가씨> 두 작품의 관람 가능 연령은 몇 세일까? <아가씨>는 여배우 김민희의 파격적 정사장면이 있다고 하니 당연히 19금이라 여길 듯 싶다.
그렇다면 <곡성>은 어떨까? 몹시 훼손된 신체가 등장하고, 일가족 살인과 같은 끔찍하고도 잔혹한 일도 벌어진다. 그렇다면 과연 몇 세 관람이 적당할까? 정답은 15세 관람가이다.
15세 관람가, 만 15세 이상 관람을 권하는 영상물. 선정적, 폭력적 장면이 나올 수 있으나 청소년들도 충분히 관람할 수 있을 수준의 영상물을 가리켜 15세 관람가라고 부른다. <곡성>의 최종 관람 등급은 15세 관람이다.
‘곡성’ 스틸컷.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곡성>이 개봉한 이후 과연 <곡성>이 15세 관람가가 맞는가에 대한 격론이 오갔다. 공포, 스릴러, 미스테리와 같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곡성>에서 가장 강렬한 감정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긴장과 공포일 것이다. 긴장과 공포는 관객에게는 충격으로 흡수된다. 물론 <곡성>에는 존속살해와 같은 끔찍한 일들이 출몰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살해 도구가 직접 등장하거나 살해 장면이 영화적으로 연출되지는 않는다. 직접적으로 연출된다는 점에서 찾자면 <곡성>에 연출된 가장 잔인한 장면은 아마도 닭의 목을 잘라 피를 받는 장면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성>을 보고 난 많은 관객들은 15세 관람가가 지나친 것이 아닌가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는 영화가 무척이나 잔혹하고 공포스러웠다는 고백과도 같다. 비록 회칼이나 도끼로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끝내 마음을 졸인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무섭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공포란 단순히 도구의 노출이나 장면의 재연이라는 물리적 현실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한국 영화의 등급은 이렇듯 아리송한 경우가 많다. 얼핏 보면 <곡성>보다 더 잔혹할 것도 없어 보이는 영화 <신세계>는 청소년관람불가이다. 아마도, 범죄조직이 벌이는 범죄라는 점에서 좀 더 엄격하게 폭력성을 살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신세계>에 등장했던 정청(황정민)이 했던 대사, “들어와, 들어와”는 전 연령이 보는 T.V개그 프로그램 및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대사로 차용된다. 이병헌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달콤한 인생>의 대사 중 하나인 “넌 나에게 모욕감을 주었어.”가 전국민적인 유행어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말하자면, 패로디가 굉장한 인기를 끌어 모은 셈인데, 패로디의 원관념이 애당초 19세금이다. 영화의 장면이나 내용이 주말이면 방영되는 짜깁기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 소개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패로디는 단순히 소개된 정도가 아니라 대중적 소비가 축적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원관념으로서의 지위를 갖는 문화-놀이다. 19금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대사가 패로디된다는 것은 그 만큼 그 영화가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영화가 19금이 되고, 또 어떤 영화는 청소년의 관람이 허용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문제적인 것은 대개의 한국 영화의 등급이 폭력에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선정성에는 과도하게 엄격한 잣대를 댄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선정성에는 단순히 성적인 호기심 유발이 아니라 사회경제 및 정치적 면까지 포함되어 있다.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가 청소년 관람 불가, 즉 19금을 받을뻔한 맥락도 여기에 닿아 있다. 남북한 병사들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한다는 묘사가 남북한 관계에 대한 오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주려 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천만관객이상을 동원한 한국 영화는 모두 11편이다. 이 중에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는 단 한편도 없다. 가장 많은 관람가는 15세 관람가였고, <국제시장>이나 <괴물>과 같은 작품은 12세 관람가였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15세였는데, 왜 <국제시장>은 12세 관람가였는지 그리고 한편 동성애가 암시되는 <왕의 남자>가 지금 같았으면 과연 15세 관람가가 가능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청소년 관람불가야 그래도 동의할 만 하지만 도대체 12세와 15세의 구분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등급위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을 영화소비자들 역시 공유하는 사회적 합의여야 한다. 관객수를 몇 백 만 명씩 가늠하는 관람 등급이 도대체 어떤 기준에서 나뉘고 구분되지 짐작할 수 없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검열은 한국 영화계에서 사라진 단어라고 하지만 체감상 영화 등급제도가 검열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는 비단, 영화표를 사는 데 나이가 걸려 민감한 청소년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닐테다. <다이빙벨>과 같은 작품의 상영에 단지 프로그래머들만의 결정이 전부가 될 수 없는 상황도 여기서 멀지 않다.
무릇 추상적인 기준에는 그림자가 많다. 좀 더 투명한 기준을 제시할 수 없다면 말 그대로 창작자의 견해가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어야한다. 등급을 나누는 일이 권력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는 16일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출범을 앞두고 김동춘 다른백년연구원 원장이 한겨레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한겨레신문(6월 9일)에 실린 김 원장의 인터뷰를 전재한다)
“지난 100년의 뒤틀린 근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백년을 모색해야 한다.”
‘시민사회’를 지향하는 각계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한계에 봉착한 우리 사회의 근본문제를 진단하고 실천적 대안 담론을 기획하고 제시하려는 사단법인 ‘다른 백년’이 오는 16일 창립 보고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다.
사진: 한승동 선임기자
‘다른 백년’의 세 축인 연구와 논평, 포럼에서 연구분야 조직인 ‘다른백년연구원’의 원장(비상근)을 맡은 김동춘(사진) 성공회대 교수는 6일 “지난 60여년간의 근대화와 재벌주도 경제성장의 결과, 한국 사회가 양극화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고, 남북 기득권 세력 권력 강화에 정치적으로 이용돼온 70년 분단체제가 더는 지탱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백년을 시작하는 이유를 이렇게 요약했다.
“우리에게 지난 100년은 강요된 식민지적 근대화, 서구 따라잡기, 국가주의, 물질만능과 인간 존엄성 경시의 시대였다. 우리는 반쪽국가의 반쪽 주권, 남북 대결, 개발독재형 신자유주의를 재검토·청산하고 새로운 사회, 새로운 정치와 국가건설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니까 다른 백년이라는 이름에는 김 교수가 “반쯤은 성공이고 반쯤은 실패”라고 보는 지난 100년간의 한국 근현대사에서 그 ‘실패’를 앞으로 백년간 또다시 되풀이하게 해선 안 된다는 결의와 미래 비전이 담겨 있다. “지난 백년 우리의 근대는 처참했지만, 완전히 실패했다고 보진 않는다. 성장의 토대를 확립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도 사실이다.”
김 교수 등이 생각하는 ‘백년’의 기점은 한반도 근대의 출발점이자 전혀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펼쳐보였던 1894년 동학혁명이다. 그가 말한 “강요된 식민지적 근대화, 서구 따라잡기(추종), 국가주의, 물질만능과 인간 존엄성 경시”의 “뒤틀린” 지난 100년은 동학혁명이 일제 등 외세 개입과 내부 역량 부족으로 실패하지 않았다면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근대화와 인간 존엄성을 중시하는, 그와는 전혀 다른 100년이 될 수 있었다.
“이 모임이 시작된 2014년이 바로 동학혁명이 일어난 1894년 갑오년이 60년마다 돌아오는 갑오세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해, 곧 120년이 되는 해였다.”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출범하는 다른 백년은, 동학혁명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고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새로운 세상,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의 인권과 평등의 다른 100년을 세우자는 이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다.
동학농민운동 기록화
다른 백년은 진보적 가치와 담론을 생산하고 확산하는 민간 싱크탱크인 ‘다른백년연구원’, 연구원에서 생산된 담론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매월 여는 토론회 중심의 ‘백년포럼’, 사회 현안들을 진단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논평 활동을 벌일 포럼 ‘백년을 위한 합의’를 축으로 민주주의 시민교육을 위한 부정기 프로그램 ‘백년학당’ 등으로 짜여 있다. 사무실은 서울 마포 도화동(독막로)에 “상근자 몇명을 두고 회의 등 간단한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정도의 공간”으로 마련했다.
김 교수는 다른 백년의 집행기관이요 중심인 위원회 형식의 ‘5인 이사회’와 10인 확대운영이사회의 핵심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가 원장을 맡고 있는 연구원은 “40~50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주주의·사회적 경제·자영업연구·평화통일 등 4개 분과팀이 있고, 이와는 별도 조직으로 설문조사 등을 벌이고 분석하는 리서치팀과 30~40대의 박사급 소장 연구자팀(일부 중복)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는 구미 시민사회를 떠받치는 버팀목의 하나인 민간 싱크탱크의 부재가 한국 사회의 중대한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이익을 대변하거나 실천담론이 부재한 아카데믹 위주의 대학 연구소, 선거용 단기 분석과 계파 나눠먹기 위주의 정당 연구소 등과는 차원이 다른 진짜 엔지오(NGO)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시민단체인 일촌공동체를 만들고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 참여해온 이래경 이사장을 중심으로 김 교수,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 최상명 우석대 교수,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주간이 이사회에 참석한다.
그는 “1980년대 이후 그 줄기찬 민주화운동에 힘입어 국제사회에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이자 가장 역동적인 나라로 칭송받던 한국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8년을 거치는 동안 일거에 후진국 수준으로 후퇴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그만큼 우리 사회 민주화의 토대가 취약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백년은 바로 그 취약한 한국 민주주의의 토대를 다시 탄탄히 쌓는 작업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 지지나 반대 등의 현실정치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다. 제도정치 바깥의 정치, 정당이 아닌 정치를 하려 한다. 중요한 것은 시민사회 건설이다. 30년 민주화 운동의 에너지가 고갈된 만큼 미래의 정치가, 사회운동가들을 키울 것이다. 책임있고 행동하는 지식인을 키우고 실천적 지식 생산과 유통의 거점이 되는 대학 바깥의 대학이 되겠다. 대중과 소통하는 대안 언론의 구실도 하려 한다.”
그는 “국가, 시장, 사회의 실패와 지난 100년의 뒤틀린 근대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시민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전략으로 수출주도 성장주의 발전전략과 신자유주의 시장만능주의 발전경로를 수정해 생태와 사회의 조화를 고려한 성장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지식정보기술 중심의 한국형 사회적 시장경제를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무엇보다 ‘사회력’(사회적인 힘)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사회력이란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문제를 집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힘, 보통사람들이 연대를 통해 강자에게 맞설 수 있는 힘, 그리고 자신의 대표를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킬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사회력이 고갈되면 경제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오는 16일 저녁 7시30분부터 종각역 앞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창립보고대회에서는 김 교수의 기조강연과 5인 이사 토크쇼, 팝페라 가수 율리아 신의 노래, 프롬코리아(FK)의 드럼 연주 등이 펼쳐진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한 책을 검색해봤다. <세계의 대통령 반기문> <세계 위인전 WHO?- 반기문>과 같은 어린이용 책 목록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영어 연설문도 많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밑줄 그으며 학습해야 할 텍스트가 된 것이다. 간혹 성인용도 눈에 띈다. 그중 하나를 읽어보다 그만두었다. 독자를 초등학생 취급하는 영웅담이었다. 적어도 한국에서 그에 관해 책을 쓰는 방식은 오직 한 가지 같다. 그렇지 않다면 그를 초인으로만 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랬던 그가 역대 사무총장 가운데 최악으로 평가받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위인전의 주인공으로 계속 남을 수도 있던 그가 대권을 향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자신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은 결과다. ‘포린폴리시’는 사무총장 후보 시절 미국 외교협회에서 문답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2010년 이렇게 썼다. “단조롭고 어색한 영어, 공허한 답변들은 나를 깊이 잠들게 했다. 후보 때의 낮은 기대를 감안하더라도 임기 3분의 2를 마친 지금 반은 최악이다.”
‘가디언’은 사무총장 되고 처음 워싱턴을 방문, CSIS에서 연설했던 때를 회상하는 기사를 2010년에 썼다. “세계적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기 위해 수백명이 참석했다. 즉각 따분함과 실망감이 찾아왔다. 무미건조한 연설, 진부한 이야기들이 끝없이 되풀이되자 청중은 휴대전화와 블랙베리를 들여다보거나 허리를 굽힌 채 졸기 시작했다. 임기 4년째가 되어도 그는 개선되지 않았다.”
그를 비판할 때 등장하는 용어는 항상 같다. 단조로움, 우유부단, 진부함, 소심함. 여기에 ‘어디에도 없는 사람’ ‘소재불명’ ‘무기력한 관찰자’라는 딱지가 붙는다. 분쟁, 인도주의적 위기에 적시 대처하지 못해 재앙적 사태를 초래했다는 게 이유다. 반 총장 측은 ‘조용한 외교’를 오해한 것이라고 해명한다. 막후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그래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렇게만 하면 곤란하다. 사무총장은 군사력도, 경제력도, 정치권력도 없다. 그런 건 강대국 차지다. 사무총장은 국제 규범, 정의를 대변하는 자로서 도덕적 권위를 활용, 세계의 양심을 일깨우고, 국제여론을 조성해야 한다. 조용한 외교만 했다면 직무유기에 가깝다. 사무총장이 가진 유일한 자원을 내다 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사무총장은 결코 조용해서는 안 되는 자리다.
반 총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건 그만하자 사무총장은 본래 잘하기 어려운 자리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진짜 문제는 그의 능력이 아니라, 그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다. 한국인은 그가 국제문제를 어떻게 다뤘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지 관심이 없다. 그저 ‘세계적 유명 인사가 된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주는 민족주의적 자부심에 만족했고, 그 만족 때문에 그를 대선 주자로 지지할 뿐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그가 국가를 이끌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선 또 별 관심이 없다.
이런 식이면 내년 1월1일 그의 결심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세계 최대 기구의 최고 책임자 자리를 10년간 지내자마자 한 국가의 최고 권력 5년짜리를 향해 다시 욕망을 불태울지 말지는 그의 자유에 속하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면 된다. 최고 지도자 자격을 부여할지는 우리 시민의 주권에 속하는 일이다.
국제사회가 평가한 그와 국내에서 알려진 그는 대체로 일치한다. 그는 겸손하나 소심하고, 성실하나 결단력 없는 사람이다. 그를 관료 출신이라고 할 때 단순히 경력사항을 이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업무 태도를 뜻하는 것이다. 관료란 주어진 목표를 잘 알려진 절차와 방법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다.
정치 지도자란 자기 비전에 따라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불확실성 속에서 공동체의 운명을 헤쳐 나가는 사람이다. 그는 이런 덕목을 보여준 적이 없다. 노르웨이 유엔 부대사가 본국에 보고한 대로 그에겐 비전과 리더십이 없다. 내년 대선까지 그걸 갖추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단기 학습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시민은 당원, 지지자, 정당 지도자들과 갈등하고 경쟁하며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단련되고 검증된 지도력, 이념·정책 없이 국가를 이끌어도 되는지 판단하면 된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범위를 파악하지 않은 채 국정을 맡겨도 되는지 결심하면 된다. 정치 밖 인기로 정치를 하고, 정당을 사적 욕망의 수단으로 써먹어도 되는지 고민하면 된다. 단기 대권 프로젝트라는 대선 지름길을 찾아내 정당 정치를 우회하고 그로 인해 정치적 퇴행을 무시할지 선택하면 된다. 정치가 좋아지지 않아도 삶이 나아질 수 있는지 생각하면 된다.
반기문 문제는 반기문의 문제이기 전에 시민의 문제다. 공동체를 누가 대표하고 이끌지 시민이 숙의하는가의 문제이다.
#장면 1: 영국 중부의 보스턴 시. 인구 3만 5천 여 명의 중소도시인 이곳에 거주하는 40대 중반의 제인 아주머니.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23일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EU) 탈퇴에 표를 던졌다.
지난 6월 23일 EU탈퇴를 묻는 영국민들의 국민투표 결과는 지역적으로 뚜렷이 대조됐다. 북서부는 잔류를, 남동부는 탈퇴를 선택했다. (이미지 출처: BBC)
10여 년 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폴란드인, 헝가리인 등 신규 EU회원국 시민들이 시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섰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은 친구들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보스턴 시는 75.6%가 탈퇴에 표를 던져 이번 국민투표에서 최고의 탈퇴 지지율을 기록).
#장면 2: 런던안의 런던이라 불리는 ‘더 시티’. 금융산업 중심지인 이곳에서 일하는 35세의 폴. 하루에도 수차례 프랑크푸르트나 파리에 있는 동료들과 업무상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보낸다. 폴과 함께 일하는 거의 모든 동료들이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더 시티는 잔류지지율이 75.3%로 최고를 기록).
BBC 방송이 현장 르포로 보도한 위의 두 사례는 양극화된 영국사회가 왜 EU 탈퇴를 선택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BBC보도 참조).
바보야! 문제는 분배야
5월 초까지만 해도 EU잔류 지지가 거의 20% 앞섰다. 그런데 불과 6주 만에 무슨 마법이 일어난 걸까?
EU 탈퇴파가 이민문제를 과장하여 속인 전략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런던 같은 대도시는 사용되는 언어만도 200개가 넘는 개방적인 글로벌 도시다. 반면에 보스턴시 거주인의 2/3는 이 동네에서 나고 자랐다. 다른 EU회원국의 시민들이 영국사람 보다 취업률이 높아 복지혜택 보다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납부했다. 그러나 2010년 경제위기 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중소도시 시민들은 이를 이민자 탓으로 돌렸다. 탈퇴파가 주장한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고 복지를 도둑질한다는 선전이 먹혀든 것이다.
이번에 60%이상의 탈퇴 지지가 나온 잉글랜드의 북동부, 중부지역은 경제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도시들이 밀집해있다. 과거 산업도시로 번창하다가 쇠퇴한곳이 많다.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경제위기까지 겹치고 이민자들이 몰려왔다.
세계화(유럽통합)로 번창한 곳은 EU의 단일시장을 당연한 생활의 일부분으로 여긴다. 일자리를 잃었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시민들은 정부에 대해 반감을 갖고 일자리를 앗아갔다고 여긴 EU를 비난한다. 얼굴없는 ‘브뤼셀의 관료’로 표현되는 EU가 희생양이 되었다. 정부가 소득 재분배에 더 신경을 쓰고 조세 정책도 개편해야 했는데. EU 잔류/탈퇴뿐만 아니라 세계화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영국 시민들이 정부에 대한 모든 불만을 국민투표에 쏟아 부었다.
EU에서 나가는 영국: 장밋빛에서 먹빛으로
EU 탈퇴파는 유럽연합에서 나와 이민을 통제하고 EU의 온갖 규제에서 벗어나 경제가 번창할 수 있다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탈퇴파 운동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우리는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다. 이민을 통제하고 EU의 규제에서 벗어나 경제가 더 호전될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탈퇴가 결정된 24일 금요일 세계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졌다.
EU는 상품과 서비스, 자본과 사람이 자유롭게 장벽없이 이동하는 단일시장이다. 인구 5억 여 명(영국 포함)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단일시장은 EU의 핵심 브랜드의 하나다. 그런데 영국이 교역의 45%를 보내는 EU 단일시장을 포기하면서까지 이민을 통제하려고 할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나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은 이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단일시장을 유지하면서 다른 EU 회원국 이민이 사회 복지 체제에 부담을 줄 정도로 몰려들면 이들의 복지혜택을 최대 7년까지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양보를 얻어냈다. 하지만 탈퇴 투표로 이번 재협상은 물거품이 되었다.
EU탈퇴파를 이끌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오는 10월 국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캐머론 총리가 물러나면 차기 총리로 유력하다. 뒤에 보이는 캐머론 총리는 영국을 분열시켰다는 이유로 지난 100년 동안 최악의 총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과연 차기 총리로 유력한 보리스 존슨은 J.K 롤링의 책 해리 포터처럼 마법을 부릴 수 있을까? 주권을 되찾아 국경을 통제하고 이민을 줄이겠다는 그의 발언은 단일시장과 이민자 수 제한이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왜곡했다. 옥스퍼드 대학을 나온 캐머런의 절친인 그가 기본적인 이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골드만삭스나 JP모건, HSBC 같은 다국적 금융기관은 벌써부터 런던 소재 일부 인력을 프랑크푸르트나 파리, 더블린 등으로 이전하려 한다. 더시티에 본부를 두면 나머지 EU 27개 회원국 시장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데 EU 탈퇴로 이런 이점이 사라질 수 있다.
안타깝다. 브렉시트로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질 사람은 바로 서민이다. 탈퇴파를 이끈 보리스 존슨이나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부자이기에 경기 침체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실리적인 영국 시민들이 정부 정책 수정을 다른 방식으로 요구해야지 자해와 같은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불확실성의 시대…우리의 운명은?
브렉시트는 EU에 아주 좋지 않은 시기에 터졌다.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은 터키에게 30억 유로(우리 돈으로 약 3조 9천억 여원)를 안겨주어 잠시 소강상태다. 그리스 경제위기는 물밑으로 들어갔을 뿐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이런데 영국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브렉시트라는 폭탄을 EU에 던져 버렸다.
미국과 함께 서구를 형성해 2차대전 후 국제질서를 함께 이끌어온 ‘유럽’이 브렉시트로 분열의 단초가 드러났다. 브렉시트를 가장 기뻐할 사람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다. 위대한 러시아의 국제무대 복귀를 목표로 세우고 서구 주도의 국제질서에 도전해 왔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런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기에 계속하여 협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
브렉시트 직후인 지난 25일 베이징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리고 미국 대선에서는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지를 얻고 있다. 브렉시트는 영국판 ‘트럼프 현상’으로 불린다.
영국서 도화선이 된 신고립주의와 민족주의 바람이 미국으로도 불어가 더 강한 바람이 될 듯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과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사회경제적 위치가 매우 유사하다. 세계화로 일자리를 잃었지만 기존 정치권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EU 잔류를 위해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결국 그의 불장난에 집(영국)이 타고 있다. 누가 이 불길을 크게 번지기 전에 제대로 끌 수 있을까?
한 정치인의 잘못된 판단이 해당 국가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었음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혼돈을 주었다. 세계화는 거부할 수 없는 큰 흐름이라고 치자. 소득 재분배는 정부가 얼마든지 신경을 써서 세계화의 낙오자들을 보듬어 안을 수 있다. 영국의 국민투표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되는 이유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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