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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가가 앞장서는 최저임금 위반 -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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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가가 앞장서는 최저임금 위반 -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잔혹사

익명 (미확인) | 화, 2016/06/14- 16:25

국가가 앞장서는 최저임금 위반 -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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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잘되면 이윤이 늘어나는 것이 보통의 상식이다. 하지만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상한 사업이 있다. 2007년부터 정부는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 중 하나로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을 해 오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6만4500명, 활동보조인은 6만5300명이다. 정부는 이 사업을 직접 진행하지 않는다. 예산을 수립하고 지급만 할 뿐 실제적인 집행은 민간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시간당 수가를 정해서 일한 시간만큼 민간기관에 지급할 뿐이다.

문제는 수가다.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의 수가는 시간당 9000원. 수가 안에는 임금인 시급, 주휴수당, 연차수당, 퇴직금과 4대 보험 사업주 부담분, 운영비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9000원으로는 최저임금인 6030원으로 계산해도 지원기관은 시간당 169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심지어 운영비는 한 푼도 나오지 않는다. 이용자와 활동보조인 연결과 관리, 각종 행정업무 등에 정부는 한 푼도 지출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은 다른 바우처 사업과 달리 월 200시간 이상 장시간 일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 수당도 시간당 9000원의 수가에서 지급해야 한다. 그럴 경우 시간당 4745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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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활동보조인 최저임금 기준 임금계산

* 주휴수당 : 한 주 만근 시 1일 분의 유급 휴일과 수당을 주어야 한다.

* 연차수당 : 1년간 8할을 근무한 노동자에게 년 15일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 이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지원사업 안내서에 따르면 활동지원기관은 서비스 단가의 최소 75%이상(2016년 6800원 이상)을 임금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뒤집어 이해하면 시급 6800원만 주면 아무 문제없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주휴수당만 포함해도 임금은 7236원이 된다. 정부는 시간당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지급 등에 대한 사업주의 의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2016년 초 사회보장정보원에서 진행한 사업 설명회에서 “연차수당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장애인 활동보조인들은 연차를 사용할 수 없다. 원천적으로 연차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사업주는 노동자들에게 연차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수가를 어떤 기준으로 정한거냐는 질문에 “노무에 대해서 알만한 사람이 설계한 것”이라는 응답이 돌아왔다. 시 공무원은 “수가에 대해서는 내게 질문하지 말라”고 말한다. 결국 적자를 떠안는 기관도 있지만 대다수 기관들은 활동보조인들에게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장애인 활동보조사업 담당자 K씨는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은 운영비 한 푼 없이 적자만 나는 사업”이라며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들의 불편과 활동보조인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 함부로 반납하지도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가가 만원 이상은 되어야 경력에 따른 호봉은 못 준다 하더라도 최저임금이라도 지급할 수 있다고 말한다.

9년째 장애인 활동보조인으로 일하고 있는 S씨는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도와준다는 자부심으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게 수가를 정한 보건복지부가 야속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활동 보조일은 하루아침에 일이 없어져 버리는 경우가 많아 일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이런 경우 생계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S씨는 돌보던 장애인이 홀로 세상을 떠난 후 발견한 일이 있었다. 사회복지 바우처 사업 중 노인돌봄이나 가사간병을 하는 요양보호사들에게는 종종 발생하는 일이지만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의 경우는 드문 일이다. 그 이후 일도 손에 잘 안 잡히고 몇 달 동안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요양보호사도, 장애인 활동보조인도 시스템 안에서 이러한 정신적 충격에 대한 치유를 해 주지 않는다.

돌봄 일자리는 주로 여성이 종사하고 있다. 노인 돌봄, 가사간병 등 다른 돌봄 복지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노인 돌봄, 가사간병 바우처 사업의 수가는 9800원으로 장애인 활동 지원 사업보다 나은 형편이지만 최저임금을 겨우 지급할 수 있을 뿐이다. 최근 시중노임단가, 생활임금 등 공공부문에서부터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만 여성이 주로 일하는 돌봄 일자리는 여전히 사각지대다. 경력 인정은 커녕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않는 현실은 국가에 의한 명백한 인권침해요, 여성혐오다. 장애인 활동보조인 사업의 경우 우리 사회 소수자인 장애인이 이용자이며 노동자는 여성이라는 결합으로 더욱 천대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배진경(한국여성노동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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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노동개혁인가?


지난 9월 13일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한 노동시장 구조개혁안은 누구를 위한 개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여성노동자들과 비정규직들에게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 여성노동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할 개악의 핵심은 다음 2가지다.

첫째, 저성과자를 일반해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정리해고와 징계해고 등 정당한 이유가 없이는 해고할 수 없도록 제한해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노사정 합의에는 근로계약해지를 보다 쉽게 하는 일반 해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업무성과가 낮거나 불량한 근무태도를 사유로 해고할 수 있게 하는 길을 터준 셈이다.
즉, 평가를 통해 저성과자를 일반해고하겠다는 것. 기업 내에서 문제를 야기하는 사람이 저성과자로 분류될 것은 뻔하다. 직장 내 성희롱, 성차별 문제를 제기한 사람과 이를 도와준 사람 또한 저성과자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으로 공백이 생기면 성과를 낮게 평가할 것이다.
일반해고가 가능하도록 한 노사정 합의는 그동안 정부와 여성단체들이 엄청난 노력으로 일구어 낸 직장 내 성희롱 금지와 성차별 해소 정책 등을 역주행하게 할 것이며, 임신ㆍ출산ㆍ육아로 인한 여성들의 노동시장 퇴출의 악순환은 반복될 것이다.  

둘째,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한 것이다.
이번 노사정 합의에는 기간제 사용기간과 파견근로 대상 확대에 대해 공동실태조사와 함께 전문가 의견 수렴 후 정기국회에서 이를 법안 의결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 4월에 기간제의 사용기간을 4년(현행 2년에서)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합의했으면서도 공을 국회로 넘긴 것은 우선 노동계의 반발을 빗겨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새누리당은 기간제 4년으로의 연장 내용을 포함해 노동개혁 5개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일괄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계약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것은 비정규직 보호책이 아니라 비정규직으로 더 오래 있게 하는 것에 불과하며 오히려 비정규직이 더 양산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성경제활동 참여율이 50%에 불과하고, 여성비정규직은 60%에 이르고 있으며, 성별임금격차는 OECD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통해 비정규직을 줄이고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부가 앞장서서 노동시장을 더 나쁘게 만들고 있다. 여성노동자들은 저성과자로 쉬운 해고의 1차 대상이 될 것이며, 기간제 사용연장으로 여성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꿈은 점점 멀어지게 될 것이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여성노동자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노동시장을 악화시키는 노동개혁안을 폐기하고 노동관계법 개정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정문자 여성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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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5/10/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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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정기국회 개원에 즈음하여 참여연대의 개혁 입법정책과제를 정리해서 9/3 발표했습니다.

금, 2018/08/3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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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경찰폐지넷, 국회에 정보경찰 폐지 의견 전달

– 경찰법, 경직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 불명확한 ‘치안정보’ 개념 삭제해야

1.정보경찰 폐지를 위해 지난 9월 30일 결성된 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이하 정보경찰폐지넷)는 오늘(10/22) 홍익표, 소병훈, 조응천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경찰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이하 경직법) 일부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에게 제출했다. 이들 개정안은 경찰의 정보활동의 근거가 되어 왔던 경찰법 제3조 제4호 및 경직법 제2조 제4호 ‘치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에서 치안정보의 개념을 변경하거나, 경찰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보경찰폐지넷은 정보경찰을 존치시키고, 경찰의 정보활동을 제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이들 개정안으로는 경찰의 정보활동의 폐단을 막기 어렵다며 치안정보 개념을 삭제해 정보경찰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2.정보경찰폐지넷은 소병훈 의원 대표발의안의 경우, 치안정보를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보’ 로 개념을 바꾸었으나 여전히 추상적이고 불명확하여 정보수집의 대상이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경직법 개정안에서 경찰관이 수집·작성·배포 등을 하는 정보의 범위 및 처리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한 것은 포괄위임 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의 경직법 대표발의안에 대해서는 경찰이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한 것은 유의미하나, 경찰의 직무범위로 치안정보의 수집 등의 권한을 그대로 유지시키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3.정보경찰폐지넷은 정보경찰이 광범위한 사찰행위를 통해 국민의 인권을 침해해왔고, 정권의 통치수단으로 활용될 정보를 수집하는 반민주적인 행태를 보여 왔다며 경찰 정보활동의 근거조항을 삭제해 정보경찰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
▣ 별첨 : 1부.

191024_의견서_정보경찰 관련 경찰법 및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

목, 2019/10/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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