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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비식별화하고 개인정보 무제한 퍼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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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비식별화하고 개인정보 무제한 퍼가세요?

익명 (미확인) | 수, 2016/05/04- 14:57

규제 프리존 특별법, 개인정보 규제 완화 논란… 지역 넘어 유출 가능성, 헌법상 기본권 침해 비판도

2016년 04월 26일(화)

조윤호 기자 [email protected]

여야 3당이 19대 국회에서 경제관련 법안들을 우선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새누리당이 발의한 ‘규제프리존 특별법’ 통과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제활성화를 명목으로 발의된 해당 법안이 개인정보보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5일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우리도 맞춤형 특화 발전을 통해 지역거점 활성화가 필요하다. 규제프리존 특별법 처리가 절실하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규제를 일정 지역에 한정해 완화해주는 ‘지역별 맞춤형 규제완화’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완화의 흐름과 일맥상통하며, 따라서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임에도 정부가 청부한 ‘청부입법’으로 꼽힌다.

3당(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큰 틀에서 법안 처리에 동의하지만 각론에는 이견 차가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법인의 이·미용업 진출로 인한 골목상권 피해,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확장에 대한 의료영리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 24일 오후 오찬 냉면회동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3당 원내대표들은 19대 국회에서 민생경제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민중의소리

이외에 규제프리존 특별법에서 눈에 띠는 대목은 ‘개인정보 비식별화’다. 특별법은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는 개인의 동의 없이도 정보수집 및 제3자 제공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법 제36조는 “규제프리존 내 지역전략산업과 관련된 자율주행자동차 전자장비의 인터넷 주소를 이용하여 자동수집장치 등에 의해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수집한 개인정보에 대하여 비식별화를 한 경우에는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개인정보보호법 18조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를 ‘익명화’하더라도 통계, 연구목적 등으로 제공하는 경우 외에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법 40조는“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역내사업자에 대하여는 규제프리존 내 설치된 사물인터넷 기반을 통하여 수집한 개인정보에 대하여 비식별화를 하는 경우 ‘정보통신망법’ 24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정보통신망법 24조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려면 이용자에게 이를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특별법 제39조는 “규제프리존 내 지역전략산업과 관련해 역내사업자는 영상정보를 수집하여 특정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조치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1항에도 불구하고 조례에 따라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개인정보보호법 해당 조항은 범죄 예방, 교통단속 등을 제외하고는 공개된 장소에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요약하면 규제프리존 특별법의 취지는 산업적 목적을 위해 ‘비식별화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을 제한적으로(특정 지역에 한해)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특별법은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우선한다. 특별법 제3조는 “규제프리존에 적용되는 규제특례를 적용하는 경우 다른 법령보다 우선하여 적용한다”고 되어 있다.

동의 없는 정보수집 및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는 ‘비식별화’다. 비식별화란 데이터 값 삭제, 총계처리, 범주화, 데이터 마스킹을 통하여 개인정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삭제하거나 대체함으로써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다. 이런 데이터의 변조를 통해 개인이 식별되지 않으면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 비식별화의 사례.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간한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비식별화 사례집’ 중 발췌.

하지만 비식별화가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이미 대규모 유출이 이루어진 개인정보를 비식별화된 데이터와 결합하면 해당 정보의 주인을 알아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규제프리존 특별법 40조 2항에는 “비식별화 정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생성되는 경우 지체 없이 파기하거나 추가적인 비식별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개인정보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비식별화는 쉽게 말해 모자이크처리다. 모자이크 처리를 벗겨낼 수 있는 방법은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있다”며 “그리고 개인정보가 생성되면 파기한다는데 그 말은 ‘모자이크가 벗겨지면 다시 모자이크 처리한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이런 조치가 헌법상 기본권에 해당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5년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정보의 공개와 이용에 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헌법에서 보호하는 기본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다. 즉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공개와 이용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말한다.
개 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는 개인의 신체, 신념, 사회적 지위, 신분 등과 같이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으로서 그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라고 할 수 있고, 반드시 개인의 내밀한 영역이나 사사(私事)의 영역에 속하는 정보에 국한되지 않고 공적 생활에서 형성되었거나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까지 포함한다. 또한 그러한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수집·보관·처리·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
헌재 2005.5.26. 99헌마513

산업 활성화를 이유로 비식별화 된 개인정보의 동의 없는 수집 및 이용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이어져왔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가 2015년 6월 8일 발표한 의견서에서 “창조경제와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행정입법으로 개인정보 보호 규범을 완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이유다.

2014년 12월 방송통신위원회는 행정규칙에 해당하는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 4조는 “정보를 비식별화 조치한 경우 이용자의 동의 없이 수집‧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방통위는 ‘빅데이터 산업의 활성화’를 이유로 들며 “현행 법령 내에서 공개된 정보 등을 합법적으로 수집‧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6월 3일 금융위원회는 신용정보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는데, 비식별정보를 개인신용정보에서 제외하는 것이 골자다. 비식별화된 개인신용정보를 금융회사 등이 새로운 상품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개정의 이유였다.

정부가 행정규칙, 시행령 개정 등 ‘행정입법’을 통해 시도한 개인정보보호규범 완화가 ‘규제프리존 특별법’이라는 입법 활동으로 이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은우 변호사는 “방통위에서 기존 법체계를 바꾸려는 시도를 했고 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도입한 것은 규제프리존 지역 안에서 실험적으로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산업에 활용해보자는 취지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또한 “경제활성화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개인정보는 규제완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본다”며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지역 맞춤형 규제완화인데, 개인정보는 한 번 수집되고 축적되면 그 유출범위가 해당 지역의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및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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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번져도… 간병인 ‘손 씻어라’는 공문만

 

186명이 감염되고 36명을 사망하게 한(치사율 19.35%) 메르스가 종식을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 유행한 메르스의 가장 큰 특징은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못지않게 환자의 가족들도 병에 걸렸다는 점이다. 환자도, 환자의 가족도 병원에서 감염됐다. 한국식 ‘간병 문화’가 메르스 이후 한국 의료체계의 핵심과제로 떠오른 이유다.

이상윤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연구위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메르스 사태에서 본 병원간병 문제, 이대로 둘 수 없다’ 토론회에서 “한국 병원은 감염 확산에 최적화됐다”고 지적했다. 한국 병원 감염 관리 체계의 문제점으로 높은 병상 가동률과 병상 점유율, 환자 대비 간호 인력 부족, 병원 조직문화로 인해 병원 감염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

2014년 기준으로 서울대병원의 응급실 과밀화지수는 175.2로 1위다. 환자 1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응급실에 175명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경북대학교 병원이 154.0, 서울보훈병원이 138.5로 뒤를 이었다. 메르스 진원지 노릇을 한 삼성서울병원은 133.2로 4위를 차지했다.

▲ 2014년 응급실 과밀화지수 순위. 자료=보건복지부. 토론회 자료집에서 발췌

이 연구위원은 “환자가 빨리 퇴원하고 새로운 환자가 빨리 들어오는 식이면 병원 감염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응급실 과밀화지수는 90이 넘어가면 위험하다”며 “일반 공장과 달리 병원은 응급상황에 대비해 병상을 비워둬야 한다. 그러나 한국병원은 경쟁이 너무 심하고 돈을 벌어야 안 망하기 때문에 병상을 비워두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간호사의 노동밀도도 매우 높다. 2002년 노르웨이 오슬로의 3차병원에서 간호사 구조조정이 이루어졌고 간호사 1인이 맡는 환자 수가 30% 늘어났다. 구조조정 전후를 비교했을 때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년 동안의 병원 감염률이 그 이전 5년 보다 눈에 띠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윤 연구위원은 “간호사 1명이 담당해야 할 환자가 늘어나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감염수칙을 지키지 않는다. 바쁜데 언제 손 씻고 장갑 끼고 옷 갈아입고 진료하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환자가 미안해하면서 간호사를 부른다. 궁금한 게 있어도 바쁜데 폐 끼치는 것 아닌가 이런 염려를 하면서 간호사를 부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간호사가 부족하니 환자의 가족들이 간병인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조성현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간호사 배치 수준이 낮기에 보호자가 간병인으로 상주하지 않으면 환자를 간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성현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추정)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13명, 종합병원은 18명, 병원은 51명에 달한다. 시간으로 계산하면 환자 1명이 제공받는 간호시간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1시간 50분, 종합병원은 1시간 20분, 병원은 30분에 그친다.

의료법조차 지키지 못하는 의료기관이 수두룩하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38조에 따르면 종합병원/병원/의원에는 연평균 1일 입원환자를 2.5명으로 나눈 수만큼의 간호사가 배치되어야 한다. 그러나 조성현 교수가 2013년 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료법을 준수하는 종합병원은 약 60%, 병원은 20%였고 의원은 10%가 채 되지 않았다.

▲ 의료법 준수여부. 토론회 자료집에서 발췌.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2013년부터 ‘포괄간호서비스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2018년까지 모든 병원에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간병인이나 가족 대신 간호사(+간호조무사)가 중심이 돼 간병과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중심의 포괄간호사 서비스 제도에 간병 노동자(요양보호사)들이 배제됐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권명숙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 대구간병 분회장은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간병문화를 바꾸고 포괄간호서비스제도를 빨리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우리들도 바라는 바”라며 “교회 다니는 신도들이 20명씩 떼 지어 병문안을 온다. 주말에 잔치 갔다 오는 사람들이 한복입고 떼 지어 온다. 고객 관리 차원에서 병원이 이를 방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권 분회장은 “메르스 때 TV뉴스를 보니 간병인들이 임금 3배를 줘도 안 온다, 다 도망갔다는 식으로 보도하더라. 그 사람들이 왜 돈 주는 데도 일을 안 하겠나”라며 “4대 보험은 커녕 산재도 인정 못받고, 몸 아파서 눕게 되면 임금도 안 주니 안 나오는 게 당연하다. 근데 그 뒤 이야기는 안 하고 현장 이탈했다는 식으로만 보도한다”고 토로했다.

권 분회장은 “메르스 때 간병인들은 ‘손 자주 씻어라’는 공문 하나 밖에 안 받았고, 마스크랑 장갑 다 사비로 샀다. 병원에 꼭 필요한 인력임에도 병원은 교육도 안 해준다”며 “그래도 병원 현장을 지킨 간병인들이 있다. 근데 포괄간호서비스 제도에 간병인들은 전혀 포함되지 않아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권 분회장은 이어 “간병인들을 배제한 간호간병 인력구조 재편은 5만 명의 간병인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수 있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 메르스 확진자 유형. 44%인 환자에 이어 환자 가족/보호자/방문객이 35%를 차지한다. 토론회 자료집에서 발췌.

근본적으로 간호사들의 노동 강도 약화와 근무요건 개선이 없는 한 포괄간호사 서비스제도를 시행해도 의료서비스가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서울의료원에서는 포괄간호사 서비스제도가 시행 중이다. 간호사 한 명이 8명의 환자를 맡고, 간호조무사 한 명이 40명의 환자를 담당한다.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는 김경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장은 “근무여건이 열악하고 상대적인 급여가 낮아 간호사 이직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급여 현실화를 통한 간호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서울의료원은 근속 3년 미만의 간호사가 안심병동(포괄간호서비스 병동)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의료서비스 질 저하와 환자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분회장은 또한 “일괄적인 기준이 아니라 환자의 중증도에 따른 인력배치기준이 필요하다”며 “환자 중증도가 높고 와상환자가 많은 경우 간호사들이 환자 1인당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욕창, 낙상 우려로 2시간마다 back care(등 간호) 및 수시로 지켜봐야 하는 환자들이 많은 경우 간호사 1인이 7-8명의 환자를 혼자 돌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포괄간호사서비스 제도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의 조승화 사무관은 “현장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고,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입구에서 병원 직원들이 마스크와 보호복 등을 갖추고 근무하고 있다.ⓒ민중의소리
목, 2015/07/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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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을 주한 미군기지에 잘못 보냈다. 이번 한 번뿐이지만 사과드린다.” 애시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5월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안보포럼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최근 발생한 오산 미군기지 탄저균 실험 사태에 대한 사과였다. 하루 앞선 5월29일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오산 미군기지에 탄저균이 잘못 배달됐다는 내용의 ‘탄저균 배달 사고’ 보도자료를 냈다.
그런데 이번 탄저균 배달이 과연 ‘단 한 번’ 일어난 ‘배달 사고’가 맞을까? 미국의 일방적 발표를 믿고 안도해도 되는 것일까?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6월1일 시민단체 회원들이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 앞에서 ‘탄저균 배달’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6월1일 시민단체 회원들이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 앞에서 ‘탄저균 배달’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만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우선 미국 국방부의 실험용 세균 관리 시스템 자체가 매우 부실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한 미군은 지난 4월 말, 실험 목적의 탄저균 샘플을 미국 국방부에서 반입했다. 이른바 통합위협인식프로그램(ITRP)의 일환이었다. 주한 미군은 반입된 탄저균 샘플을 불활화(不活化), 즉 독성과 감염력을 잃은, 사실상 ‘죽은 세균’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오산 공군기지의 세균 실험실에서는 지난 5월21일부터 이 탄저균 샘플로 관련 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실험에 돌입한 지 6일 만인 5월27일 미국 국방부에서 돌연 해당 샘플이 ‘살아 있는 탄저균’일 수 있으니 폐기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실험실 관계자들이 탄저균에 이미 노출된 뒤였다. 주한 미군 당국은 즉시 이들에게 탄저균 백신을 접종하고 격리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 발표에 따르면 주한 미군 소속 연구자 22명이 탄저균에 노출됐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살아 있는 탄저균’을 ‘불활화된 탄저균’이라며 제3국의 미군기지로 보낼 만큼 미국 국방부의 세균 관리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방증이다.

더욱이 미국 국방부의 관련 발표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당초 탄저균 배달 사고 지역을 한국의 오산기지 등 10곳이라고 주장했다가 추가 조사를 마친 6월3일에는 51곳으로 수정 발표했다. 당초 사건을 축소하려 했거나 사고 내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런데도 ‘단 한 번 일어난 배달 사고’라는 미국 국방장관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시사IN>이 몇 가지 의문점을 짚어보았다.

 

1. 단순 ‘배달 사고’인가


충격적이면서도 어이없는 사실은, 미국 국방부가 해외 주요 군사시설에 탄저균 샘플을 보낸 방법이다. 민간 택배회사(페덱스)를 통해 배송했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의 피터 킹 의원은 “미국 전역과 한국에까지 탄저균을 페덱스 편으로 보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라며 국방부를 질타했다.

  <시사IN>이 입수한 ‘주피터 프로젝트’ 관련 문서에 따르면, 한국에는 세균 실험을 주도하는 연구소가 3곳 있다.  
<시사IN>이 입수한 ‘주피터 프로젝트’ 관련 문서에 따르면, 한국에는 세균 실험을 주도하는 연구소가 3곳 있다.

국내 한 군사 전문가는 “백보 양보해서 민간 세균연구소라면 택배업체를 통해 샘플을 배송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가 그렇게 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민간 택배회사가 1급 병원체 표본을 군 시설에 배달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법으로 금지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문제의 탄저균 샘플은 어떤 경로를 거쳐 오산기지로 반입된 것일까? 샘플의 탄저균이 ‘살아 있다’는 것은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최초의 배양처는 미국 국방부 산하의 ‘더그웨이 생물화학병기 실험실’이다. 이 실험실은 미국 서부 유타 주 사막지대에 위치한 미군 생물화학무기 연구의 본산으로, 탄저균 등 각종 독성 세균 샘플을 배양해 군사 목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미국 국방부와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더그웨이 생물화학병기 실험실은 지난 4월30일 미국 동부지역 메릴랜드 주의 애버딘 연구소(육군 세균실험장)로 탄저균을 발송했다. 육군 애버딘 연구소는 탄저균을 방사선으로 처리해 죽인(불활화한) 다음 캘리포니아·텍사스·위스콘신·테네시·버지니아·메릴랜드·델라웨어·뉴욕·뉴저지 등지에 있는 민간 세균실험실에 탁송업체를 통해 샘플을 보냈다. 그런데 메릴랜드 주의 민간 연구소 측이 배송받은 샘플에 살아 있는 탄저균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발견(연구진 4명 노출)하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신고했다. CDC는 샘플의 발송처를 거슬러 올라가는 조사를 통해 탄저균 샘플의 최초 배양처가 미군 더그웨이 실험실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미국 국방부에 통보했다. 이후 미국 국방부가 ‘탄저균 오배송 사고’를 공식 발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오산기지에 반입된 샘플에도 ‘살아 있는 탄저균’이 섞여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이 일었다. 미국 육군 애버딘 연구소에서 방사선 처리를 한 탄저균을 받은 민간 연구소에서 살아 있는 세균이 발견된 터라, 애버딘 연구소를 거치지 않고 더그웨이 실험실에서 직접 배송받은 것으로 알려진 오산의 샘플에는 살아 있는 탄저균이 들어 있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런 의혹은 미국 언론을 통해 제기되었다.

그러나 주한 미군 측이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5월27일 미국 국방부로부터 탄저균 샘플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폐기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탄저균의 생존’ 여부에 대한 진위 확인 없이 무조건 폐기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탄저균이 배달된 오산 미군기지.  
ⓒ연합뉴스

탄저균이 배달된 오산 미군기지.

2. 탄저균 배송은 이번 한 번뿐이다?

<시사IN> 취재에 따르면 ‘단 한 번’이라는 미국 국방부의 주장은 임기응변용 둘러치기일 가능성이 높다. 주한 미군기지에서 세균전과 관련된 각종 실험을 실시할 수 있는 미군의 프로젝트가 일찌감치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군 측의 일명 ‘주피터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은 생물화학전 작전 및 대응 계획에 따라 오래전부터 한국에서 세균 실험을 진행해왔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배송 사고’라기보다 미군 측의 일상적 세균 실험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산 미국 공군기지 측은 17년 전인 1998년에 세균실험실을 설치하고 화생방 방호중대를 창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세균전 실험 내막은 2013년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국 육군 연구개발 및 공병사령부 산하 에지우드 화학생물학센터(ECBC)의 ‘주한미군 통합위협인식(주피터)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시사IN>이 군사 전문가를 통해 입수한 ‘주피터 프로젝트’ 관련 문서는 23쪽짜리 파워포인트 자료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2007년을 전후해서, 미군 ‘생화학방어합동참모국’을 중심으로 북한의 생물화학 공격 등에 대비해 주한 미군의 방어 능력을 향상시킬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ECBC의 피터 이매뉴얼 박사는, 한반도에서 주피터 프로젝트의 핵심은 생물학 분석 능력(BICS)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50개에서 100개에 이르는 병원성 세균 샘플을 가져다 길게는 24시간, 짧게는 4~6시간 내에 그 독소를 분석해내는 것이 핵심 목표다. 북한이 생물화학전을 감행하는 경우, 이를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인 듯하다.

이매뉴얼 박사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는 탄저균 등 세균 실험을 주도하는 연구소가 모두 3곳 있다. 서울 용산의 제65의무연대와 경기도 오산의 51의무지원대, 그리고 지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미국 육군공중보건국 산하 환경실험실(지도상 군산 미군기지 추정) 등이다.

피터 박사는 2013년 6월4일 미국 방산산업협회가 주최한 ‘화학생물학 방어계획 포럼’에서, 한국인으로서는 큰 충격을 느낄 수밖에 없는 내용을 발표했다. 주피터 프로젝트의 ‘독소 분석 1단계 실험 대상’이 “탄저균과 보툴리눔 에이(A)형 독소”라는 것이다. 보툴리눔은 ‘공포의 세균’인 탄저균보다 10만 배 이상의 파괴력을 지닌 독성 병원균이다.

미국 육군 연구개발 및 공병사령부 산하 에지우드 화학생물학센터가 2014년 3월7일자로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여름부터 2015년 여름까지 2년 동안 오산 공군기지에 전문 인력을 주기적으로 파견해 주한 미군 병사를 위한 개별적인 세균전 대응 훈련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이를 위해 신형 생물정찰장비를 보내주었다”라고 기재돼 있다.

이미 최신 장비가 도입되어 있는 한국 미군기지에서 관련 병사들이 해당 샘플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분석해 대응하는 것이 주피터 프로젝트의 핵심인 것이다. 따라서 이런 프로젝트가 가능하려면 당연히 많은 맹독성 병원균 샘플들이 한국으로 보내져야 한다. 그동안 한국 정부나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탄저균을 비롯한 수많은 생물화학 샘플들이 주한 미군 측에 전달되었으리라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5월21일 부산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요원들이 탄저균 오염을 가정해 제독 훈련을 실시했다.  
ⓒ연합뉴스

5월21일 부산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요원들이 탄저균 오염을 가정해 제독 훈련을 실시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주한 미군의 ‘주피터 프로젝트’와 세균 실험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묻자 “주한 미군이 기지 내에 실험실을 운영하며 비활성 탄저균 등을 실험한다는 사실은 소문으로 들은 바 있지만 그 자세한 내막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또는 한국 정부의 묵인 아래 미군이 유사시 한국인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는 독성 병원균을 국내에 반입해왔다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3. 오산기지 주변은 안전한가

미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탄저균에 노출된 사람은 모두 26명이다. 메릴랜드 주 민간 연구소 관계자 4명과 주한 미군 오산기지 실험실 관계자 22명이다. 미군 당국은 “노출된 이들에게 즉시 탄저균 백신과 항생제를 투여한 뒤 격리 조치했는데 아직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탄저균은 잠복기가 길게는 60일에 이르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다. 탄저균에 노출되면 잠복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어서 폐에 울혈이 생기고, 피부에는 가려움증과 부스럼 등이 나타났다가 악성 고름으로 발전한다. 탄저균의 치사율은 무려 95%다.

이번에 오산기지로 보내진 ‘시베리아 탄저균’은 ‘죽음의 수소폭탄’으로 알려져 있다. 100㎏이 투하되면 3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살상력을 지녔다. 이 균의 포자가 공기 중에 퍼지면 치명적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기관과 언론사에 테러리스트가 보낸 탄저균이 우편봉투에 담겨 배달되었는데, 이를 호흡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역사상 탄저균 실험실에서 유출된 포자로 가장 큰 참극이 일어난 곳은 옛 소련이다. 1979년 모스크바 동남쪽 150㎞ 지점에 자리한 작은 공업도시 스베르들롭스크(현 예카테린부르크) 지역에서 2개월 동안 약 2000명의 주민이 실험실에서 유출된 탄저균 포자로 인해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사고 직후 소련 당국은 스베르들롭스크 시의 한 도축업자가 탄저병에 걸린 소를 도축해 암시장에 내다 팔면서 사고가 발생해 총 68명이 죽었다고 했지만, 진상은 13년이 지난 뒤인 1992년에야 드러났다. 당시 연구에 참여한 소련 생물화학자 켄 알리백 박사가 미국으로 망명해, 탄저균 실험 중 포자가 공기에 유출돼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바람에 근처 도자기 공장 직원을 포함해 스베르들롭스크 지역 주민 2000여 명이 사망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러시아 질병 전문가인 나탈리아 칼라니나는 한 러시아 언론에 “생물학무기의 세균을 이동시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오산 미군기지는 시베리아 탄저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주한 미군 측은 사고 직후 “오산기지 내 생물학 실험실은 잠정 폐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피터 프로젝트가 살아 있는 한 잠잠해지면 언제든지 실험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AP Photo</font></div>현미경으로 본 탄저균. 탄저균의 치사율은 무려 95%에 이른다.  
ⓒAP Photo

현미경으로 본 탄저균. 탄저균의 치사율은 무려 95%에 이른다.

 

4. 국제법 위반 아닌가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이 탄저균 등 세균무기와 관련된 국제조약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도 가입한 생물무기금지협약(BWC) 제3조에는 “이 협약의 각 당사국은 제1조에 열거한 미생물과 세균, 독소, 무기, 설비 또는 수송 수단을 수령 대상자 여하를 막론하고 직접 또는 간접으로 양도하지 아니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번에 오산기지에 반입된 탄저균은 BWC가 금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세균무기다. 미국이 제3국인 한국으로 탄저균을 이전한 것은 조약 위반의 여지가 크다.

또 주한 미군은 유사시 북한의 생물화학무기에 대응한 방어용 세균 실험이라고 하지만 생물화학무기의 경우에는 공격용과 방어용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옛 소련에서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다룬 바 있는 세르게이 포포프는 “방어용과 공격용 생물무기 프로그램의 최초 연구 단계는 같다”라고 강조한다. 방어용 실험에 사용되는 탄저균 역시 언제든 공격용으로 둔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1969년부터 생물무기 제조를 중단했다고 발표했지만, 그 이후에도 비밀리에 관련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만연했다. 미국의 <핵과학자 협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2003년 9·10월호에서 부시 행정부가 새로운 세균무기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잡지는 미국이 자체적인 세균전 능력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인체에 가장 치명적인 탄저균, 페스트균, 보툴리눔균 등을 조종·변형·실험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소를 건설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오산 미군기지도 그중 한 곳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번 사건 직후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은 미군이 들여오는 모든 생물화학무기 및 물질에 대한 통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는 “미국이 진정 국제규범을 중시하는 나라라면, 생물화학무기를 모두 폐기하고 비밀 프로그램을 중단하며 어떠한 형태로든 외부 이전을 중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미국 스스로 국제법을 무시하면서 다른 나라에게 강요하는 행태로는 미국의 이중성만 부각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2015.06.12 정희상 전문기자  |  [email protected]

 

(원문출처: 시사in Live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3526)

화, 2015/06/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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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와 의료영리화저지제주도민운동본부(제주운동본부)가 20일 제주도청 앞에서 녹지국제영리병원 추진을 반대하며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규탄하는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범국본 제공

 

 

보건복지부는 20일 제주도가 투자개방형 외국인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설립 신청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다만 제주도는 병원 설립의 완전 철회가 아니라 법령상 요건이 불충분하다는 복지부의 의견에 따라 다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중 사업 주체를 ‘외국인이 설립한 법인’으로 규정한 항목이다.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녹지그룹이 자본을 투자하지만, 법인은 녹지그룹이 출자한 국내법인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의 자회사 그린랜드헬스케어가 사업자가 된다. 복지부는 국내법인의 2차 출자 방식과 사업 주체가 맞지 않다고 판단해 이달 초 관련 사실을 제주도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녹지그룹은 병원 설립 신청을 자진 철회한 뒤 설립 법인을 변경해 사업계획서를 제주도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관련 증빙자료가 뒤늦게 도착해 확인과정이 늦었다”며 “제주도로부터 법적 요건을 충족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승인 요청이 올 경우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도의 시민단체와 보건의료 단체들은 녹지그룹에 대한 봐주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실장은 “정부가 싼얼병원에 이어 두번째 영리병원 설립을 급하게 밀어붙이다 좌초된 것”이라며 “의료 경험이 전무한 부동산 투자개발 회사였던 중국 녹지그룹이 서류상 법인 설립 문제만 해결한다고 해서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채지은기자 [email protected]

금, 2015/05/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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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이 환자들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병을 만들었는데, 의사들한테서 ‘죄송하다’, ‘이렇게 고치겠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아 정말 놀랍다.”

우석균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의 말이다. 우 위원장은 “병원은 돈 버는 데가 아니라 환자를 치료하는 데라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메르스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 병원들에 대한 지원 얘기는 많이 나오는데, 병원이 병을 만든 데 대해 의사협회 등 의사들한테서 왜 반성의 얘기들이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우 위원장은 이어 “작년 개정된 의료법 시행령에 따르면 병원 안에 부대사업으로 온천장, 수영장, 헬스클럽, 호텔, 의류점 등이 포함된 쇼핑몰을 여는 게 가능해졌다”며 “병원이 그렇게 ‘시장통’같이 된 뒤 메르스가 발생했다면 격리가 가능하겠냐”고 ‘돈 버는 곳’으로 전락한 병원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한 “시립병원에 입원해 있던 결핵, 에이즈환자 같은 약한 사람들이 (메르스 퇴치를 위해) 전 국민을 위해 병원에서 쫓겨났지만 아무도 감사해 하지 않는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이 사람들의 피해대책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같은 주장은 서울시가 13일 오전 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한 ‘메르스 방역 및 공공의료 혁신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 토론에는 보건·감염병 전문가, 병원장, 25개 자치구 보건소장 등 보건·의료전문가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주제발표자 및 패널들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다양한 원인분석에 이어 사후 대책을 제시했으나, 대체로 공공의료의 혁신과 공동체의식 회복을 위한 긴급처방을 주문했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감염병 대처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서울시 내 감염병관리본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서울시가 환자의 동선을 공개해서 (메르스를) 잘 잡은 건지 괜한 일을 한 건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다음에 또 있을 상황에 대한 훈련이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병원명 공개파장 줄이기에 급급한 보건당국은 위험 소통의 후진성을 보였으며, 언론도 메르스를 위험의제로 설정하는데 뒤늦었다”며 “조속하고 즉각적인 해법보다는 공공성의 관점에서 깊이 들여다봐야 또 올 수 있는 다른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지체 격리자 가둬야 한다고 신고하는 주민도 있더라”

이어 벌어진 패널토론에서 김민기 서울의료원 원장(국가지정격리병상)은 “혼잡한 의료실, 간병문화, 다인병상, 병원방문문화 등 그간 누구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 투자하지 못한 것을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민간병원이 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을 수행하는 공공의원들의 수뿐만 아니라 질도 너무 떨어진다”며 개선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의성 강동구보건소 의사는 메르스 퇴치의 최일선인 보건소에서 겪었던 다양한 사연을 소개한 뒤 “정신지체 자가격리자가 거리에 돌아다닌다며 정신병원에 가둬야 한다고 신고하는 주민들이 있더라”며 “무너진 공동체 심리를 복구하기 위해 세월호 사건 때처럼 사람들 사이에 직접 들어가 상처를 보듬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씨는 자신이 메르스 능동감시 대상자라며 토론회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은우 변호사는 “우리나라 거의 모든 법엔 광역단체장이 권한을 갖고 있었으나 유독 의료법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광역단체장을 건너뛰고) 보건소장에게 직접 지시를 내린다”며 “지휘체계의 중간이 끊어짐으로써 방역체계에 큰 결점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오명돈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전염병은 정보가 없는 만큼 유행이 시작되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세계 신종전염병 현장에 가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 2015/07/1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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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석 서울대병원장, ‘김영재 실’ 도입에 개입한 사실 인정

 

최순실 단골 의사 김영재씨에 대한 특혜 의혹 관련
7일 서울대 교수들에게 보낸 글에서 시인
“진료재료 등록절차를 신속히 하도록 요청한 적 있다”
지난달 기자회견에선 “단순히 소개만 해줬다” 주장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최순실씨의 단골 의사인 김영재씨가 개발한 수술용 실이 서울대병원에 빨리 도입되도록 요청했다고 인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 동안 서 원장은 실을 들고 찾아온 김영재씨 아내를 서울대병원 성형외과에 소개시켜주기만 했다고 밝혀왔다.8일 서울대의대 교수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 병원장은 지난 7일 ‘교수님들께 드리는 글’을 의대 교수들에게 보냈다. 이 글에서 서 원장은 “(김영재 수술용 실은) 20여년 학회 활동을 함께 해 온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의 소개가 있었다”며 “제가 전화로 (서울대병원의) 진료재료 등록절차를 신속히 하도록 요청한 적이 있었고, 이는 (올해) 7월 5일로 예정된 (김영재씨의) 중국 최고위층 인사의 시술을 위해서 진료재료로 등록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성형외과는 지난 2월 김영재씨의 실을 수술재료로 도입하겠다는 신청을 했고 지난 3월에 병원 내 관련 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지난 10월 실제 도입됐다. 서 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영재씨에 대한 특혜 의혹을 해명하면서 “(이전에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김씨 부인이 2015년 봄 병원으로 찾아와 수술용 실에 대해 설명하길래, 성형외과에 전화해 연결해준 사실만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 원장은 2014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를 맡았으며, 지난 6월 서울대병원장에 선임됐다. 김영재씨는 최순실씨에게 보톡스 등 각종 피부미용시술을 2013년부터 4년 동안 130여차례 한 성형 전문 의사다. 서 원장은 지난 7월 김영재씨를 서울대병원 외래진료의사로 위촉했다가 2주만에 해촉하기도 했다. 서 원장은 지난해말 김영재씨가 산업자원부에서 받은 15억원의 연구용역에 참여한 사실도 있다.

서 원장은 최순실씨와의 인연으로 대통령 주치의와 서울대병원장에 선임됐으며, 김영재씨에게도 특혜 혜택을 주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서 원장이 언급한 이임순 교수는 최순실씨를 오랫동안 진료해온 사이로 알려져있다.

서 병원장은 해당 글에서 김영재씨 연구용역 참여와 관련해서 “연세대, 가톨릭대와 함께 세부과제 책임자로 참여했는데, 수술용 실의 국산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결과적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 병원장은 청와대의 각종 의약품 구입에 대해서는 “마취제, 향정신성 의약품이나 주사제의 경우 요청하거나 자문해 준 약품이 아니므로 구매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설명 드린 내용에는 어떤 왜곡이나 숨김도 없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썼다.

앞서 보건의료단체연합과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서 원장이 김영재씨에게 수술용 실이나 외래진료의사 등에 대해 특혜를 줬다며 수사를 촉구했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서 원장을 직무유기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양중 기자 [email protected]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773930.html#csidx2ab2abb9d2946d98f2a26ca92900718 

월, 2017/01/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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