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바자!(Hi 자전거, Bye 자동차!) 녹색교통 해외탐방기

 


안녕하세요! 작년 여름, 녹색교통운동에서 인턴생활을 했었던 한신대학교 학생 허치녕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제가 학교에서 진행하는 한신 글로벌 프론티어라는 

해외 탐방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여러분들에게 탐방을 다녀온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사람 중심의 친환경 교통이라는 공통의 관심 분야를 가지고 해외의 선진사례들을 직접 경험해보면서 

한국의 모습과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를 해보고자 했습니다

탐방지는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과 델프트시, 독일의 봄테 마을을 선정했고 

이곳 사람들은 어떤 교통문화를 가졌는지, 인식은 어떤지 알아보았습니다.

 

친환경 교통수단이라고 하면 바로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자전거인데요

오늘은 자전거 천국이라 불리는 암스테르담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암스테르담은 제가 다녀온 곳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고 황홀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암스테르담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걸어 다니고 

두 눈으로 보면서 느꼈던 것들을 위주로 생생하게 전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상 속 생활자전거 [암스테르담]

 

네덜란드는 자전거 정책이 가장 잘 돼 있는 국가 중 한 곳입니다

전 국민이 한 대 이상의 자전거를 갖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19,200km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깔린 자전거 천국이지요

그중에서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은 덴마크의 코펜하겐과 함께 

대표적인 자전거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한껏 기대를 품에 안고 네덜란드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곳을 직접 가서 본다는 것이 아주 설레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네덜란드에 도착하고 암스테르담 센트럴 역에 도착한 순간

저는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야경에 매료되었습니다

그 후 숙소까지 가면서 걸었던 암스테르담 거리의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서울 같았으면 자동차로 가득 찰만한 거리에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트램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이들이 어떠한 제약 없이 너무나도 자유롭게 다녔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도 다니긴 하지만 2차선이 넘는 곳을 찾아볼 수 없었고 찻길 옆에는 항상 자전거 길이 따랐습니다

거리를 처음 밟아본 순간에 들었던 생각은 내가 이 길을 걸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걸어 다닐 때 내가 얼마나 피해 다녀야 했으면 그랬을까 싶기도 합니다

[암스테르담의 야경]

[자전거로 출근하는 암스테르담 시민들]


다음날 저희는 본격적으로 도시를 둘러보았습니다

첫날과는 달리 걸어 다니면서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자전거가 너무나 많아서 좁은 거리는 자전거 길이 보도보다 넓은 곳이 많이 있었고

보도에 주차된 자전거들 때문에 좁았던 보도는 더욱 자리가 없었습니다

비교적 사람들의 이동이 적은 거리는 교통설비가 잘 정돈되어있었습니다

자전거길과 차로, 보도는 어딜 가나 마련되어 있었고 그 넓이도 모두 같았습니다

공간을 잘 활용한 주차시설, 적절한 자동차 저감장치들도 눈에 보였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넘쳐나는 거리에는 우리나라처럼 매우 복잡했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는 자전거가 많아 뒤에서 딸랑딸랑 소리 내는 자전거를 피해 다니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 여기도 완전한 체계가 갖추어져 있진 않구나...’ 

그렇게 조금은 실망하면서 걸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단번에 깨뜨릴 수 있었던 것은 암스테르담의 중심가인 DAM 광장을 들어서면서였습니다

광장을 가로지르는 트램, 자동차, 자전거 길, 그리고 주차된 자전거들로 가득 찬 광장

암스테르담의 중심이기 때문에 많은 인파가 모여 이곳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아주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형태는 조금 다를지라도 한국의 대도시들처럼 아주 복잡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큰 차이를 하나 발견하게 됐는데요

저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암스테르담은 서울처럼 혼잡했지만, 결코 혼란하지 않다고요

무슨 말이냐 하면 여러 가지 주체들이 한 곳에 복잡하게 모여 있다고 해도 

이들이 서로 이동하는 데 있어서 원활하게 통행이 된다는 것입니다

막히거나 위험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동차는 경적을 울리지 않고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지 않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아주 무질서한 교통 속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암스테르담은 도보, 자전거길, 차도와 트램이 지나는 철로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거나 모호하게 했습니다

명확하게 구분할 때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지나가도록 서로 간에 높이 차이를 두거나 분리했습니다

DAM광장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오히려 구분이 잘 안 되게 하여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했습니다

처음 이 도시를 다녀본 우리는 밖에 혼자 내버려진 아이처럼 위험해 보였고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알아서 잘 피해 다닙니다

신호등 앞에서 차와 자전거가 지나가지 않으면 빨간불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지나갑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신호를 지키라고 만들어진 신호등이 아닌 사람을 지키려고 만들어진 신호등이었습니다.


암스테르담을 다녀보며 새롭게 알게 된 점은 교통 설계로 완전한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는 것보다 

반대로 불안정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안전한 교통체계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차로, 횡단보도 등에서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양보를 하고 배려하는 장면을 많이 보았습니다

저희 팀도 다니면서 시민들이 웃으며 먼저 가라고 양보해주었던 일도 많았습니다

한국과는 조금 다른 면의 정을 느낄 수 있던 경험이었습니다

[자전거 대여소]

[겨울에도 자전거 이용자는 줄지 않았습니다.]

추가로 저희는 탐방활동의 일환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전거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는 인터뷰를 진행했었는데요

자전거를 왜 이용하는지(장점), 이용하는 데 단점이 있는지 질문을 했습니다. 답변을 종합해보면 이렇습니다.

 

- 자전거는 값이 저렴하다. 그러므로 잃어버려도 쉽게 다시 구매할 수 있다.

-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주차비용, 유류 값 등).

- 어떤 상황이든지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 트램이나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가장 빠른 이동수단이다.

- 차로 인해 복잡하고 자동차가 지날 때마다 냄새가 난다.

- 자전거가 많아서 위험문제와 주차문제가 발생한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같은 질문했을 던졌을 때 몇 가지 다른 답변을 얻을 수 있었는데요

자전거는 비싸므로 쉽게 구매하기 어렵고 자전거를 타기에 

너무 위험한 환경이라 타기 무섭다는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암스테르담은 시민들은 자전거가 익숙하여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드러났습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제약사항에 대해서 답을 해주면서 

자전거를 타는 것에 부담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암스테르담은 자전거 인프라가 잘 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 있었는데요

과거에 네덜란드도 한국과 같이 자동차 중심적인 교통체계로 인해 문제가 많았었다는 것입니다.


네덜란드는 1960년대부터 자동차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동차로 인한 사고가 늘어났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에는 어린아이도 다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네덜란드 시민들은 이를 사회문제로 인식하였고 

“Stop de kindermoord(영아 살해 중단)”라는 캠페인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면서 대안을 자전거로 선정하였죠

1970년대 초 발생한 1차 석유파동과 함께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됨으로써 

정부에서는 자전거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기 시작합니다

현재의 모습이 있기까지 시민들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도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자전거 시설들이 먼저 설치되어야 가능할까요

어쩌면 일상 속 생활자전거 문화가 먼저 형성 되어야 하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암스테르담의 자전거 문화는 시민들의 배려의식이 기본으로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보행자, 자전거, 대중교통, 자동차의 통행 우선순위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전거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보장이 되어 있었지요.


제가 이곳 시민들이 자전거 타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은 장면이 몇 개 있는데요

한 번은 여성분 둘이서 한 손에 커피를 들며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언덕길을 오르는 것입니다

너무나 평온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말이죠

또 한 번은 꽤 복잡한 거리에서 한 남성이 손이 시린지 두 손을 주머니에 꼭 집어넣고 

이어폰을 낀 상태로 자전거를 타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만 자전거를 타본 저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와서 저 모습을 따라 했다면 어떠했을까요

아마도 주변에서 미쳤다고 쓴소리를 듣지 아니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넘어질까 무서워 못할 것 같습니다

제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암스테르담이었습니다.

 

여러분, 역시 암스테르담은 자전거 천국이라고 불릴 만하지 않나요

자전거는 어떠한 환경공해도 없으며 저렴하고 

장소를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건강까지 챙겨주는 이동수단입니다

한국에도 한국만의 생활자전거 문화가 형성되길 바라며 암스테르담 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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