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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등 가습기살균제 피해, 옥시 영국본사 RBPLC 이사진 8명 형사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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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등 가습기살균제 피해, 옥시 영국본사 RBPLC 이사진 8명 형사고발

익명 (미확인) | 월, 2016/05/02- 17:26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옥시 영국 본사 CEO를 포함한 이사진 8명을 검찰에 형사고발 한다고 밝히고 있다. 홍인기기자 ongik@hankookilbo.com

한국검찰과 영국검찰에 영국본사 이사진 8명을 고발한다! 집단민사소송을 앞당겨 시작한다.

 대형할인매장의 옥시 판촉행사는 가습기살균제 살인 공범들간의 감싸기, 옥시제품 TV광고 중단하라

[caption id="attachment_159630" align="aligncenter" width="640"]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옥시 영국 본사 CEO를 포함한 이사진 8명을 검찰에 형사고발 한다고 밝히고 있다. 홍인기기자 ongik@hankookilbo.com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옥시 영국 본사 CEO를 포함한 이사진 8명을 검찰에 형사고발 한다고 밝히고 있다. 홍인기기자 [email protected][/caption]   5월 2일 12시30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민변환경보건위원회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렴치한 살인기업 옥시의 사과는 받지 않겠다”면서 “한국검찰과 영국검찰에 영국본사 이사진 8명고발과 함께 집단민사소송을 앞당겨 시작한다”고 밝혔다.  

5월 2일 영국본사 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 라케쉬 카푸어(Rakesh Kapoor) 등 이사진 8명 전원 한국검찰에 형사 고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이하 가피모)와 환경보건시민센터(이하 센터) 그리고 민변환경보건위원회(이하 민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사건에서 옥시rb 영국본사의 책임이 드러나고 있어 5월2일 월요일에 영국본사 레킷벤키저(Reckitt Benkeiser PLC)의 최고경영자(CEO) 라케쉬 카푸어(Rakesh Kapoor) 등 이사진 8명 전원을 한국검찰에 형사 고발합니다. 또한, 당초 5월30일로 계획한 소장 접수를 2주 앞당겨 5월16일에 소장을 제출하며 집단소송을 조기에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준비되고 있었는데, 옥시 측에서 28일 저녁 가피모 강찬호 대표에게 미팅을 요구해왔습니다. 이에 가피모, 센터, 민변이 상의하여 직접 만나지 않고 그동안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해서 옥시RB측에 사과와 대책요구의 의사를 전달해준 장하나의원실에 요청하여 29일 밤에 ‘옥시 측이 사과하고 피해대책 제시하는 자리에 피해자모임이 나와달라’는 내용을 전달받았습니다. 이에 30일 오전 3단체 회의를 통해 ‘국민적 공분 속에 옥시 불매운동이 전개되고 있고, 각종 조작, 은폐의 문제가 드러나며 형사사건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옥시의 사과는 받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원래 계획대로 옥시 영국본사 한국검찰 형사고발과 집단소송을 16일로 당기는 내용을 5월2일 발표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오늘의 주요 발표내용 세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고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파렴치한 살인기업 옥시의 사과는 받지 않습니다.

 

둘, 옥시rb 영국본사 레킷벤키저의 이사회의 8명 전원을 살인죄, 살인교사죄, 증거은닉죄 등의 죄로 처벌해 달라고 한국검찰과 영국검찰에 고발합니다.

고발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2001년 한국 옥시를 인수해 PHMG를 넣은 뉴가습기당번을 제조하고 판매하려 할 때 신제품의 안전테스트의 필요성이 검토되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고, 이후 11년간의 판매과정에서도 아무런 안전점검을 하지 않은데 대한 직간접 지휘의 책임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한국정부의 1-2차 조사에서만 확인된 제품 사용 사망자가 103명, 생존환자가 300명 등 모두 403명의 피해자를 발생시켰습니다. 현재 피해신고가 쇄도하고 있어 피해자가 수백, 수천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1998년부터 유럽연합에서 시행된 바이오사이드 안전관리제도를 왜 한국에서의 가습기살균제 신제품 개발과정에서 적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중잣대 또는 이중기준(double standard)의 문제점을 파헤쳐 다국적기업의 행태를 밝혀주십시오. 둘째, 2011년 한국정부의 역학조사와 동물실험 조사발표 이후 옥시rb가 한국정부의 조사결과를 재확인한다는 이유로 서울대학교, 호사대학교,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 등 대학 및 정부산하 연구기관에 관련 연구를 의뢰 및 진행하면서 연구진의 실험조작과 은폐 및 연구원 매수 등의 불법, 탈법행위를 저질러온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옥시rb를 100% 소유하고 이윤을 100% 회수해온 영국본사가 직간접으로 지휘하고 조정했다고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피고발인들을 대한민국 검찰이 직접 또는 인터폴 및 영국정부를 통해서 한국으로 소환해수사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한국검찰에 형사고발하는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Rakesh Kapoor; CEO, 2006년7월부터 EVP, 2011sus9월부터 CEO ② Amedeo Fasano; EVP, Supply, 2007년 마켓총괄, 2009년 EVP 임명 ③ Roberto Funari; EVP, category development organization, 2015년1월부터 EVP, 2013년2월부터 아시아지역 EVP ④ Rob De Groot; area EVP, ENA, 2012년1월부터 EVP, 국제마켓팅 총괄 ⑤ Adrian Hennah; Chief financial officer, ⑥ Frederic Larmuseau; area EVP, developing markets, ⑦ Darrell Stein; SVP, information service, ⑧ Deb Yates; SVP, global human resources,   우리는 이번에 고발하는 영국본사 현직 이사진 8명 이외에도 2001년부터 재직한 바 있는 전직 이사진들의 명단이 파악되는대로 추가로 고발할 것입니다. 더불어 이 고발에 추후 참여하는 고발인도 더 늘어날 것임을 밝힙니다. 이상의 내용은 준비절차를 거쳐 영국검찰에도 고발하게 됩니다.

셋, 당초 5월30일로 예정했던 집단 민사소송을 2주일 앞당겨 16일부터 시작합니다.

소멸시효의 문제와 더불어 사인이 시급하다고 판단하여 소송접수를 16일 오전 11시에 합니다. 현재까지 원고로 참가하는 피해자의 수는 121명이고 원고인 수는 271입니다. 16일까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대형할인매장의 옥시판촉행사 중단, 방송의 옥시제품 광고 중단 하라!

넷, 국민적 공분 속에 옥시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행해지는 대형할인매장의 옥시 판촉행사는 가습기살균제 살인 공범들간의 감싸기, 덮어주기입니다! 방송의 옥시제품 광고도 중단되어야 합니다.

전국의 약사들이 위장약 개비스콘과 인후진통제 스트렙실 등의 옥시약품의 판매를 거부하고, 옥시싹싹 등 120여개가 넘는 옥시의 생활용품을 대상으로 한 국민적인 옥시제품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옥시제품이 포함된 판촉행사를 하고 있어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바로 자신들의 이름으로 가습기살균제 PB상품을 만들어 팔다가 사망자와 상해자를 발생시킨 가해기업들입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옥시와 더불어 가습기살균제 참사사건의 살인법들이요 공범들인 것입니다. 이들의 옥시제품 판촉행사는 살인 공범들간의 감싸기, 덮어주기 행위인 것입니다. 옥시제품 불매운동에 참가하시는 국민여러분, 옥시제품이 포함된 판촉행사를 하는 대형마트가 있다면 항의해주시고 그런 곳에서의 물품구입을 중단해 주십시오. 또한 일부 TV방송사들은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에도 옥시의 빨래세제인 오투액션 판매광고를 계속 내보내고 있습니다. 옥시제품 TV광고를 본 한 시민은 “각 방송사에서 불매운동 보도는 하면서도 여전히 옥시제품 광고도 열심히 하더라. 옥시의 빨래세제 오투액션이었는데 열이 확 오르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이 시민은 생협 회원으로서 옥시 불매운동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방송 등 언론사들도 옥시제품의 광고를 중단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6년 5월 2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가습기살균제 피해 공동대리인단

Ø 내용문의;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 010-5618-0554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010-3458-7488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황정화 변호사 02-908-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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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학살의 방아쇠, 국회는 강원특별자치도법을 당겼다

이용기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팀

해당 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2023 한국인권보고서>에 기고했습니다.

 

생태 학살의 한 시작점이 돼버린 강원특별자치도에 대한 글을 쓰기 전에 한가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강원도특별자치도를 비롯한 전북특별자치도 등 자치분권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지는 변함이 없다는데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그러나 특별자치도의 지방분권, 자치권의 강화는 원칙과 기준을 갖고 이뤄져야 하며, 법령의 과도한 권한 이행을 통해 규제 해제가 목적인 특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부는 최상위 보호구역에 대한 법적 무력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국 최상위 보호구역인 국립공원을 무력화할 수 있는 설악산에 대한 케이블카 건설을 협의하고 울릉도, 흑산도 등 해상국립공원에 대한 밀어붙이기식 공항 개발도 진행 중이다. 또, 난개발 목적의 최종 걸림돌인 환경영향평가 역시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자체에 권한을 넘겨주거나 약식으로 바꾸면서 소수의 이해관계자가 세금을 통해 개발 이득을 취하고 국민의 환경권이 침해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개발권한 역시 강원특별자치도법이 지자체장에게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면서 전국 특별자치도에 개발 사업 요구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2월 6일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85명의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한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 개정안은 5월 25일 정부의 생태 학살 정책의 빗장을 열어주는 시작점이 됐다. 24일 행정안전위원회는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법안을 통과시켰다. 다음 날 오전 법제사법위원위를 통과한 법안은 다시 오후에 본회의에 올라왔고, 국회는 단 이틀만에 법안 통과라는 역사에 남을만한 진행 속도를 기록하며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안은 가결했다. 강원특별자치도법은 여당과 야당이 가릴 것 없이 생태 파괴 빗장을 열어버린 검은 협치의 증거물이 됐다.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의 통과로 인해 강원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에 대한 건강한 논의 기회는 상실됐다. 우리는 기후⋅생태위기 시대에 필요한 최소한의 환경법 체계를 입법부의 권능으로 무력화시킨 이번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선례를 만든 86명의 법안발의자, 그리고 법안을 통과시킨 국회의원 171인(민주당 74인, 국민의힘 92인, 무소속 4인, 시대전환 1인)을 매표의 검은 역사로 기억할 것이다.

법안의 통과는 앞으로 진행될 경기중북부특별법, 전북특별자치도법, 중부발전특별법 등 수많은 특별법이 강원특별법의 영향을 받아 보호구역 개발과 환경영향평가를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할 것이다. 실제 강원특별법이 통과되자마자 전라북도는 법안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8월 30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과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각자 대표 발의한 전북특별자치도법엔 강원특별법의 권한이양을 넘어서는 지자체의 권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강원도지사의 권한으로 가능한 개발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은 산림, 환경, 농지, 국방을 4대 규제로 규정하면서 지자체로의 권한 이양을 요구했다. 법안의 목적을 짧게 요약하면, 강원도 규제 해제법이자 강원도 민원법인 것이다. 강원도 지자체장, 즉 강원도지사는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안을 통해 산지관리법,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 자연환경보전법, 초지법, 자연공원법, 국유림의 경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산림보호법, 환경영향법 등 모든 보호구역에 대한 지정해제와 행위 제한 등에 대한 기준을 도 조례로 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물론 환경단체가 모여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특별법 개정안의 폐기를 요구하면서 물환경관리법과 같이 수도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부 법안은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대안으로 통과된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안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①법안은 13조를 통해 지자체의 규제 자유화를 선언하면서 마구잡이식 개발의 포문을 열었다. 중앙행정기관장은 13조에 따라 강원자치도에 적용되는 관계 법령에 따른 규제를 정비하도록 요구받는다. ②법안 41조는 도지사가 실시계획의 승인 또는 변경 승인할 때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사항은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명시했다. 건축, 골재채취, 국토 계획, 낙농, 농지, 대기, 도로, 백두대간, 산림보호, 산지이용, 산지관리 등 개발을 넘어 환경적 공익성을 담보하는 인허가제도 또한 무력화했다. ③ 법안 42조는 백두대간 보호구역에 대한 산림 개발사업을 명시했다. 금강산부터 설악, 태백, 소백을 거처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지키기 위해 만든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르면 “이 법은 백두대간의 보호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우선하며 그 기본이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백두대간을 보전하기 위한 최상위 법에 백두대간법을 무력화하는 조문을 넣어 등산로를 설치하고 수목원이나 자연휴양림을 설치해 보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또 궤도를 설치할 수 있는 조항을 넣어 최상위 보호구역에 대한 난개발 역시 의도하고 있다. ④ 법안 55조는 산지관리법 적용에 특례를 적용해 보전산지에 대한 변경 및 해제가 가능하고 산지전용허가와 산지전용허가 기간을 지자체장이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산지관리법으로 관리하던 산지의 용도변경부터 채석 및 토석 채취를 지자체장이 결정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권한까지 위임했다. 산지복구의 의무를 면제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어 채석이나 토석을 채취하고 용지를 전용하거나 재해 방지 명분(조사ㆍ점검ㆍ검사 등) 등 다양한 이유로 산지복구의 의무를 면제하는 꼼수도 사용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 ⑥산지관리법으로 정한 산지보호구역의 해제를 원할 경우 지자체에 소속된 지방산지관리위원회가 권한을 위임받아 실질적인 보호구역 해제에 대한 검증 시스템 작동이 불가해졌다. ⑦환경단체가 가장 우려했던 법안 중 하나인 64조와 65조는 환경영향평가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협의 대상자를 지자체장으로 정해 환경영향평가의 권한을 지자체로 위임했다는 것이다. 개발을 원하는 도지사에게 개발이 미치는 환경 영향의 평가 권한까지 주어 묘서동처(猫鼠同處)의 구조를 만들었다.

생태 파괴로 구성된 특별하지 않은 특별법

전국 지자체가 강원특별자치도법을 명분으로 각자 원하는 개발상을 담아 특별법의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지자체는 전라북도다. 내년 4월이면 특별자치도로 명칭이 바뀌는 전라북도는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안이 처리된 지 단 5일 만에 전북특별자치도 간담회를 마련했다. 전북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안이 올라오기까지 단 두 번의 주먹구구식 회의를 마치고, 지역사회와의 협의가 완료됐다며 국회에 법안을 보내는 발 빠름을 보였다.

환경단체가 예상했던 모습이 실현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에 이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 중부내륙연계지역 등 특별법이 강원자치도특별법, 전북특별자치도법을 넘어서는 법안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모든 지자체가 발전을 요구하며 특별법을 만들고 중앙정부에 특별자치도 지원을 요구하게 된다면, 제한된 중앙정부 예산에 특별자치도를 지원할 방법은 특별자치도가 아닌 현재와 다를 것이 없다.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2022년부터 지금까지 철도, 폐기물, 산업단지, 골프장, 관광단지 등으로 협의 요청 및 종료된 환경영향평가는 210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휴양촌, 공장, 골재, 체육공원 등의 목적으로 협의와 종료가 진행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도 3,878건이나 된다.

헌법으로 정한 국민의 환경권을 무시하고 단 소수의 개발 업자 지갑만 두둑하게 채워줄 개발사업을 오직 지자체장의 판단으로 가능하게 될 것이며, 환경 파괴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생태 파괴 책임은 다수의 우리 국민의 짊어지게 될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안을 시작으로 한 생태 학살 방아쇠는 조직적으로 이뤄진 거대 정당 간의 검은 협치로 통과됐다고 평가한다. 과연 다가오는 총선이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문제점을 가진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을까? 결국, 생태 학살의 방아쇠를 당긴 국회는 국토 파괴와 국민 환경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다.

금, 2023/12/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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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되찾고 싶다"

  [caption id="attachment_235696"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서울의 기온이 한자리로 떨어졌다. 빌딩 숲이 우거진 여의도의 칼바람은 더했다. 여의도 IFC 빌딩 앞에 다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섰다. 피해자 김경영씨가 말했다. "피해자는 이 지옥 같은 삶을 계속적으로 살아내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어떻게 '피해자가 없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주사 한 번 제대로 맞지 못하면 숨 한 번 제대로 쉬지 못하고, 언덕길을 조금만 올라도 숨이 막히는 경험을 해야 하는 저로서는, 억울함을 넘어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괴로움에 휩싸입니다." 7일 환경단체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여의도 RB(구 옥시)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과 피케팅을 진행했다. 이들은 옥시가 여전히 피해 인정과 책임 이행에 소극적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근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유공(SK케미칼의 전신)이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으로 만들어 공급했고, 이후 옥시가 비슷한 제품을 만들었다. 1994년~2011년까지 옥시의 제품은 약 450만 개나 팔렸다고 알려졌다. 신고된 피해자의 80%가 이 제품을 사용했다. 지난 한 달간 7명의 피해자가 유명을 달리했고 피해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 "그냥 행복하게 우리의 삶을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고 희망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사람을 국민을 우습게 소비자를 우습게 하는 기업은 반드시 죄를 받아야 합니다. 죄를 지은 이들이 벌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정당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피해자 추준영씨의 희망은 소박했다. 제품을 판매한 가해기업이 제대로 된 책임을 지길 바랐다.   [caption id="attachment_235697"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어떻게 해야 저희 피해는 회복이 될 수 있는 겁니까?" "어떻게 해야 저희 피해는 사라지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겁니까?" 김경영씨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있다. 피해자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고통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상하게 가해자는 희미해져간다. 피해자들과 관련 단체들이 옥시 못지 않게 책임이 있다고 지목하는 기업들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신세계 등이다. 이 기업들에 대한 형사재판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21년 1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23형사부 재판장 유영근, 배석판사 이태호 이상훈)은 SK케미칼, 애경산업, 신세계이마트 등 가습기살균제 참사 가해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들은 "내 몸이 증거다"라고 판결의 부당함을 호소했고, 과학계의 비판이 잇따랐다. 이후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가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26일에는 결심공판이 진행되었고 검찰은 원심과 동일하게 구형한 바 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2024년 1월 11일에 열릴 예정이다. 서명바로가기 : 탄원서캠페인 온라인 서명양식 서울고등법원은 미흡했던 1심 판결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피해자들은 오늘도 아픈 내몸이 증거라고 호소하고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피해구제 포털에 따르면, 11월 7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는 7877명이고, 이 중 1835명이 사망했다. 정부의 지원대상자는 5212명이다.
화, 2023/11/0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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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이 함께 외친 SK·애경·이마트는 유죄다

[caption id="attachment_236070"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23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환경·시민사회단체가 가해기업 임직원에 대한 유죄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3년 가까이 진행되어 온 항소심 결심공판을 지켜보며, 이들은 절절한 호소를 담아 가해기업들의 유죄를 촉구했다. 홍지호 SK케미칼 전 대표와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등 CMIT/MIT를 원료 물질로 만든 가습기살균제를 제조ㆍ판매한 SK케미칼, 애경산업, 신세계이마트 등 가해기업 전직 임직원 13인에 대한 선고공판은 2024년 1월 11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들은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다가오는 12월 중순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서명양식 바로가기 : 탄원서캠페인 온라인 서명양식

피해자 이영옥씨는 ”안녕하십니까 가 아닌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가 피해자의 인사 아닐까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제품의 원료를 공급했고 제조판매까지 나섰다는 점에서 SK케미칼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책임있는 임직원들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결과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재차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피해자 송기진씨는 “가해기업들이 대형참사를 일으킨 만큼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목회자로서의 길을 가던 그는 제품사용으로 인해 “아내와 장모님을 잃었고 가정이 파탄났다”며 “기업들의 영향력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상식과 과학적 근거에 의해 공정한 판결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caption id="attachment_236071"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피해자 이장수씨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도무지 말이되지 않는다“고 감정을 토로했다. 그는 CMIT/MIT계열 제품을 사용했는데 그 결과 28년전에 어린 딸을 잃고 말았다.기자회견이 진행된 날이 딸의 기일이었다고도 회상했다. 피해자 채경선씨는 ”위해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데 이번에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나온다면 저희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라고 되물었다.”사람을 패서 멍이 들게 만들어 놓고는, 내가 때린곳에 멍이 들었다는 입증이 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나는 때리지 않았다 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그녀는 막강한 변호인단을 앞세운 가해기업의 변호전략을 비유를 들어 비판했다.실제로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일부 변호인은 옥시가 판매했던 PHMG계열제품의 위해성은 확인되었지만 CMIT/MIT 제풒들은 아직 연구결과가 부족하다며 일종의 차별화 전략을 시도한 바 있다. 피해자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항소심 선고가 이제 채 두달도 남지 않았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SK,애경,신세계이마트 같은 굴지의 대기업들 의 책임을 물어 반드시 유죄가 선고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는 당부이다.

[caption id="attachment_236072"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항소심 공판이 진행된 3년의 시간 동안 피해자들은 여전히 "내 몸이 증거"라고 호소하고 있다. 법원이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는 절규였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홍지호,안용찬 피고인을 비롯한 임직원 13인에게 1심과 동일형량을 구형했다. 지난 2021년 1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고 다양한 질환으로 사망하거나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보조적 연구수단에 불과한 '동물실험을 통한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건의 인과관계를 부정한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같은 환경사건의 특수성 이해하지 못한 1심 재판부의 판단은 가해기업들과 관련 임직원들에게 면죄부를 쥐어주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지난 31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는 7,877명이고 1,835명이 사망했다.정부의 지원대상자는 5,212명이다.
목, 2023/11/2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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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받는 이마트도,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우수 기업으로?

  [caption id="attachment_236131"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겨울이 찾아오는 이맘때, 요즘 날씨에 떠오르는 간식은 단연 붕어빵이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팥이나 슈크림을 비롯해 알맞은 재료가 들어간다.굳이 실제 붕어를 찾는 사람도 없다.이것이 붕어빵에 대한 시민들의 상식적인 눈높이다. 그런데 요즘 환경부는 어떠한가? “화학물질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부터 표면처리 등 뿌리산업까지 모든 업종 뿐 아니라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어 국민의 안전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그러나, 구미불산 화학사고 이후 화학물질 관리가 강화되면서 화학물질 규제가 모든 업체에 획일적으로 적용되어 산업계는 규제에 대한 이행 부담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시민사회는 화학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중략) 법령 개정안은 규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성을 강화하며, 동시에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관리 사각지대를 없애고 빈틈없는 안전관리를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얼핏 산업부 장관의 축사 아닌가 생각이 들겠지만, 이는 환경부 장관의 말이다. 붕어빵에 비유하면 팥대신 붕어를 찾고있는 형국 아닐까.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에서 제4회 화학안전주간 개막식이 열렸다. 화학안전주간은 화학안전3법으로 대표되는 화학물질 안전관리 체계의 현재를 돌아보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다.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발돋움시키자는 취지로 2020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환경부를 이끌고 있는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안전보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경북 구미 불산누출사고를 말했지만 획일적인 규제의 부담을 더 강조했다.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을 킬러 규제로 지목하며 카르텔 혁파를 주문한 윤 대통령의 말을 좇기 바빴다. 이는 전임자 한정애 장관은 물론, 한해 전 같은 행사 때 “우리는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이에 환경부는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화학안전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라던 자신의 축사와도 대비됐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사고와 구미불산가스 누출사고를 계기로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예방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대책을 추진해왔습니다. 시민사회는 정부대책 추진과정에서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청했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화학사고 예방대책을 제시하는 등 정부와 산업계에 감시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산업계 역시 정부대책의 발 빠른 이행을 위해 노력해주셨습니다”.-한정애 장관 (제2회 화학안전주간 2021) “다양한 화학물질로 인해 보다 편리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학물질로부터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기에, 우리는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이에 환경부는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화학안전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중략) 이러한 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기업 부담은 낮아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 한화진 장관(제3회 화학안전주간 2022)   [caption id="attachment_236130"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이날 행사의 놀라운 장면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한 장관은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우수기업 5곳에 상장을 줬는데, 여기에는 이마트도 포함됐다. 이마트는 CMIT/MIT 원료의 가습기살균제 상품을 판매한 업체로, 이 회사 임직원들은 에스케이(SK)케미칼, 애경산업 쪽 임직원들과 함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는 중으로 2024년 1월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지난 2017년 이후 진행돼온 생활화학제품 자발적 협약에 이마트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공이 있다는데, 찜찜함이 가시지 않는다.  “이마트는 품질에는 타협이 없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품질관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환경부 관계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오전에 있던 시상식에 이어 오후에 열린 생활화학제품 안전협약 성과발표회에서 이마트 품질관리 팀장은 이렇게 발표를 마무리했다. 품질에 타협이 없다는 원칙을 과거에 지키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민들에게 용법을 준수하고, 안전을 위해 노력하라는 말은 적어도 참사로 신뢰를 저버린 기업들이 담기에는 성급하지 않았나. 당혹스러울 뿐이다. 한 장관은 2022년 5월 인사청문회 당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고 공언했지만 진일보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안전제도의 ‘합리화’를 통해 기업을 지원하는 일이 중요해도, 환경부 장관이라면 잊어버린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먼저 떠올려달라는 부탁은 무리일까.
목, 2023/11/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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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독이다. 독이 없는 것은 없다. 용량만이 독을 결정한다 (Paracelsus, 1493-1541)."

  [caption id="attachment_236368" align="aligncenter" width="600"] ⓒ연합뉴스 2023년 9월 6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공청회에 출석한 기업측 진술인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맨 오른쪽은 안식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 사무국장. 왼쪽부터 SK케미칼 김철 대표, 애경산업 채동석 대표, 옥시레킷벤키저 박동석 대표[/caption]  

우리가 접하는 모든 화학물질과 그로 만든 화학제품들, 섭취하는 모든 식품들, 심지어는 약도 '독성(부작용)'을 가진다. 다만 그것이 독으로 작용할지, 영양분이나 약으로 작용할지는 우리 몸에 들어오는 양이 얼마인가에 달려 있다. 이것이 독성학의 기본적인 개념이다.

그래서 어떤 화학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는 활동, 즉 '위해성평가'는 물질이 가진 잠재적인 유해성인 독성과 더불어 그 물질이 몸에 들어오는 양인 노출량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위해성의 결론을 도출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새로운 화학물질이나 화학제품을 만들 때 제조자는 그 물질이 잠재적으로 야기할 수 있는 위해성을 예측해야 한다. 제도의 미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면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가습기는 추위 때문에 좀처럼 환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겨울철에 연속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 주로 밤의 수면시간 동안 창문을 닫은 채로 쓴다는 건 상식적으로 예측이 가능하다. 호흡기가 민감한 아이들에게 하루에 최소 8시간 이상, 에어로졸 흡입 형태로 원료물질이 노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생각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기업은 책임이 없는걸까? 여담이지만 우리처럼 극단적으로 건조한 겨울날씨 탓에, 가습기를 사용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그렇게 '가습기살균제 참사'라는 우울한 신기록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하는 이유

완전히 무해한 물질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한다면, 어떤 화학물질의 무해성을 밝히는 일은 내재한 유해성을 밝히는 것에 비하여 훨씬 어렵다.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세상에 드러난 이후, 많은 과학자가 원료물질의 유해성을 규명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 결과들이 인정되었고, 일부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반대로, 가습기살균제의 무해성은 입증되었을까. 가습기살균제가 무해하다고 할만한 과학적 근거수준은 충분할까?

화학물질 독성평가를 위한 '근거의 불충분'이 화학물질이 '독성을 가지지 않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가습기살균제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이미 충분한 상황이다. 반대로 가습기살균제의 '무해성'을 입증할 만한 근거는 없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참사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가습기살균제가 완전히 무해하다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그리고 사전에 예측된 민감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상당한 노출량에도 불구하고 모든 소비자에게 무해할 것임을 충분히 증명했다는 자료를 준비했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품은 무해하지 않고, 상당한 노출량에 대한 예측도 없었다. 그렇다면 피해에 대한 책임은 소비자들에게, 혹은 국가에게만 돌릴 수 있을까? 공은 다시 기업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애경산업 등 관계자 13명의 항소심 재판 결과는 오는 11일 나온다. 새해를 맞아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

목, 2024/01/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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