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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공존에 대한 의지, 정책 일관성으로 증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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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공존에 대한 의지, 정책 일관성으로 증명해야

admin | 금, 2026/06/19- 16:09

일관성 없는 메시지를 실용주의 외교 성과라 포장해선 안 돼
대통령실부터 각 부처까지 평화공존 구상에 맞춰 구체적 정책 조정돼야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6/19) 유럽 순방 성과를 브리핑했다. 정부는 이번 순방을 실용외교의 성과로 평가하며, 교황청과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구상을 설명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는 연설의 수사만으로 설득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는 말을 인용하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회복하겠다 밝혔으나, 불과 며칠 전 한-EU 정상회담에서는 이와 정반대되는 대결의 문법을 반복한 공동성명을 발표했었다. 한편으로는 평화 구상을 말하면서 또 다른 편에서는 대결과 군사협력을 이야기 한다면,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의 의도로 읽는 것은 평화에의 의지가 아니라 정책적 모순일 뿐이다.

유럽 순방 과정에서 드러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입장은 ‘성과’라고 포장하기에는 도리어 오락가락 행보가 우려스러울 뿐이다. 지난 10일 순방 기간 중에 발표된 한-EU 정상 공동성명은 한국 정부가 평화공존보다 대북 압박과 군사안보 협력에 무게를 둔다고 해석될만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후 바티칸에서 밝힌 남북 군사적 신뢰 회복에 대한 의지나, 유럽 순방 직전 개최한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공존에 대해 밝힌 비전과도 맞지 않는다. 특히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장기 목표를 견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북핵 모라토리엄을 목표로 하는 ‘현실적인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히고는 이틀 지나 유럽에서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으며 북러 군사협력과 대북인권 등에 대한 규탄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오늘 브리핑 직후 기자와의 문답 시간에도 북핵 문제에 대한 단계적 접근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답하며 취임 1년 기자회견과 마찬가지의 입장임을 다시 한 번 설명했으나, 그러면 그럴수록 한EU 공동성명을 발표한 취지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결국 평화공존은 한 문단의 수사로 남았고, 대결과 군사협력은 정상외교 문서에 새겨졌다.

이재명 정부가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에 진정성이 있다고 한다면, 그 기조는 외교문서와 실제 정책 속에서 일관되게 확인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대통령이 내세운 평화공존 구상을 외교안보 정책의 중심 기조로 확인하기 어렵다. 청와대는 공동성명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 평화공존 정책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은 이를 ‘엄중한 적대행위’로 규정하고 한국을 ‘불변의 적국’으로 다루겠다고 공식 반발했다. 정부의 설명과 달리 공동성명은 남북 간 불신을 키우고 관계 악화를 심화시켰다. 기존 입장의 반복이라는 해명으로 그 결과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북러 협력에 이어 북중 관계까지 재편되면서 북한의 대외 선택지는 넓어지고 있다. 이런 정세에서 기존의 대북 압박 문법을 반복하는 것은 한국 스스로 대화와 위기관리의 공간을 좁히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정부 안에서조차 평화공존의 의미와 우선순위가 일관되게 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제 국방부는 2026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삭제될 수 있다는 보도를 부정하며 입장 변함이 없다고 밝힌데 반해,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채 평화공존을 추진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외교문서와 국방정책, 통일정책이 각기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정부 차원의 조정 실패다. 이런 엇박자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일이 아니다. 평화공존을 국정기조로 제시한 대통령이 정부 전체에 그 원칙을 관철하지 못한 결과다. 스스로도 오락가락 하다보니 개별 부처의 입장을 조율하고 조정하는 평화공존 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실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이제라도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부처 간 혼선과 정세 판단의 실패에 대해 책임 있게 설명하고, 외교·안보·통일·평화 정책을 하나의 원칙 아래 재조정해야 한다.

평화공존은 좋은 말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말과 문서, 정책과 행동이 같은 방향을 향해야 한다. 듣기 좋은 말을 반복한다고 해도 정상외교 문서에 대화와 긴장 완화의 원칙이 분명히 반영되고, 국방정책과 군사훈련, 예산 역시 군사적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되지 않고는 불신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평화를 말하면서 대북 압박과 군사협력만 구체적인 정책으로 추진한다면, 그 평화는 정책이 아니라 포장으로 읽힐 뿐이다. 평화공존은 연설이 아니라 대통령실부터 각 부처에까지 정책의 일관성과 구체적인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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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는 평화의 한반도의 시작점 될 북미 정상선언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한반도 평화와 북미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역사적인 북미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서 두 나라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두 나라 국민의 열망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북한과 미국의 정상 간의 역사적인 첫 만남에서 이뤄진 이날 합의가 한국전쟁 이래 70년 가까이 지속돼온 두 나라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시작점이자 한반도와 동북아의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미국쪽이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나 북한쪽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체제보장(CVIG)까지 가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말했듯이 북한과 미국 두 나라는 모두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과거의 관행과 역사적 반목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핵없는 한반도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두 정상과 문재인 대통령의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북미정상회담의 물꼬를 읾으로써 오늘의 북미합의의 산파역이 되었다. ‘생명. 평화. 생태. 참여’의 핵심가치를 추구해 온 환경운동연합은 북 미 두나라가 이른 시일 내에 한반도의 비핵화를 달성하고 종전선언을 넘어 평화체제를 수립함으로써 한반도 주민들의 염원인 평화로운 한반도를 달성하는 데 큰 몫을 해주기를 고대한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북한과 미국의 힘만으로 평화로운 한반도를 이룩할 수 없다. 남북 모든 주민은 물론이고 주변국들의 지지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렵사리 마련된 평화의 길이 다시는 중단되지 않고, 우리가 소망해마지 않던 핵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기필코 이뤄내기 위해 우리 모두 신중에 신중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환경운동연합 역시 그 길에 함께 할 것을 약속하며, 다시한번 오늘의 합의를 이뤄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

2018년 6월 12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이철수. 장재연 / 사무총장 최준호

  [caption id="attachment_191885" align="aligncenter" width="640"] ⓒ연합[/caption]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서명 공동합의문 전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최초의 역사적 회담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미북 관계 구축과 한반도에서의 지속적이고 견실한 평화 체제 구축과 관련한 문제에서 포괄적이고, 심도 깊은 그리고 진실한 의견교환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안보와 체제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고하고, 흔들림없는 약속을 재확인 했다. 새로운 미북 관계 구축은 한반도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또 상호 신뢰 구축은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인정하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다음의 것을 하기로 한다. 1. 양국 국민의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북미 관계를 추진한다. 2. 미북은 한반도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 3. 4.27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4. 북미는 전쟁포로 유해를 발굴하기로 하고 이미 확인된 유해는 조속히 송환하기로 한다. 사상 첫 미북정상회담은 양국의 수십 년 간 반목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데에서 대단한 중요한 이벤트임을 인식하기에 양 정상은 이 공동 합의를 전적으로,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한다. 미국과 북한은 가능한 가까운 시일 내로 미북정상회담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의 고위급 관리가 주도하는 후속 회담을 열기로 한다.    
(영문)[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서명 공동합의문 전문]
Joint Statement of President Donald J. Trump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Chairman Kim Jong Un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t the Singapore Summit. President Donald J. Trump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Chairman Kim Jong Un of the State Affairs Commission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held a first, historic summit in Singapore on June 12, 2018. President Trump and Chairman Kim Jong Un conducted a comprehensive, in-depth, and sincere exchange of opinions on the issues related to the establishment of new U.S.-DPRK relations and the building of a lasting and robust peace regime on the Korean Peninsula. President Trump committed to provide security guarantees to the DPRK, and Chairman Kim Jong Un reaffirmed his firm and unwavering commitment to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Convinced that the establishment of new U.S.-DPRK relations will contribute to the peace and prosperity of the Korean Peninsula and of the world, and recognizing that mutual confidence building can promote th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President Trump and Chairman Kim Jong Un state the following: 1. 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commit to establish new U.S.-DPRK relations in accordance with the desire of the peoples of the two countries for peace and prosperity. 2. 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will join their efforts to build a lasting and stable peace regime on the Korean Peninsula. 3. Reaffirming the April 27, 2018 Panmunjom Declaration, the DPRK commits to work towards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4. 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commit to recovering POW/MIA remains, including the immediate repatriation of those already identified. Having acknowledged that the U.S.-DPRK summit -- the first in history -- was an epochal event of great significance and overcoming decades of tensions and hostilities between the two countries and for the opening of a new future, President Trump and Chairman Kim Jong Un commit to implement the stipulations in this joint statement fully and expeditiously. 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commit to hold follow-on negotiations led by the U.S. Secretary of State, Mike Pompeo, and a relevant high-level DPRK official, at the earliest possible date, to implement the outcomes of the U.S.-DPRK summit. President Donald J. Trump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Chairman Kim Jong Un of the State Affairs Commission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have committed to cooperate for the development of new U.S.-DPRK relations and for the promotion of peace, prosperity, and security of the Korean Peninsula and of the world. June 12, 2018 Sentosa Island Singapore
화, 2018/06/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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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를 위한 보스턴 2차 집회 –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 – 한반도 평화를 위한 평화협정 체결 촉구   편집부/Keumjoo Lee   6월 30일 토요일 오후 1시 보스턴 커먼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두번째 집회가 진행되었다. 보스턴행동과 세사모는 보스턴 지역의 평화 및 인권 운동단체인 메사추세츠 평화행동(Massachusetts Peace Action)과 평화와 인권 위원회(Committee for Pea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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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07/0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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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화회담의 훼방은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짓이거나, 워싱턴 네오콘의 정말로 사악한 계획이다.”

큰 형격인 미국과 들러리 남한이 북한과의 접경지역에서 대규모 공군 훈련을 벌이기로 한 결정을 달리 어떻게 표현하겠는가. 미국이 북한 국경에서 무력을 과시할 때면 언제나 그랬듯이 북한이 발작을 일으켰음은 물론이다. 분노한 북한은 이번 주로 예정된 후속 남북평화회담을 취소했다. 떠들썩하게 논의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이제 취소되거나 연기될 위험에 처했다.

북한의 격분을 누가 비난할 수 있나? 트럼프 행정부를 대변하는 이들이 평화와 밝은 미래에 관해 떠드는 사이, 미국 공군은 B-52 중폭격기와 최신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를 준비시키고 바다에서는 미사일로 무장한 잠수함이 숨어드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 도발은 미국과 마지못한 속국 남한이 올 봄에 계획 중인 두 차례의 주요 군사훈련 중 첫 번째다. 북한이 군사훈련의 메시지를 파악하지 못할 경우, ‘극한의 천둥(Maximum Thunder)’이라고 명명된 두 번째 훈련이 기다린다.

또한 이는 트럼프와 충직한 네오콘 인사들이 이란과의 합리적 핵합의를 파기해버린 직후였다. 트럼프는 이란에게 핵무기 능력의 포기는 물론(이란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핵탄두가 장착되지 않은 중거리 미사일의 폐기,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헤즈볼라 및 예멘의 후티 지원 중단, 이스라엘을 자극할만한 일은 아무 것도 하지 말 것, 시리아에서의 철수를 요구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향후 정권교체로 이어질 수 있는 완전한 항복의 요구로서 홀딱 벗으라는 식이었다. 북한을 향한 격려는 당연히 아니다.

골수 네오콘 존 볼턴이 평화협상을 훼방하고 있다는 북한의 비난은 정곡을 찌르는 것이었다. 2005년부터 2006년 사이 볼턴은 부시 행정부의 유엔 대사로 재직했다. 무슬림과 러시아에 반대하고 이스라엘에 친화적인 정책의 전통을 확립했고, 이는 떠버리 네오콘이자 현재 유엔 대사인 니키 헤일리로 이어진다.

수년간의 협상이 진행되고 난 이후인 2005년과 2006년에 미국과 북한은 핵/평화 협상 타결에 가까이 다가섰다.

여기에 볼턴이 나타났고, 북미 협상을 훼방 놓는 데 성공한다. 왜 그랬던가? 골수 네오콘 볼턴은 광적일 정도로 친 이스라엘 성향이었고, 북한이 이스라엘의 적들에게 핵무기 기술을 제공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네오콘에게는 이스라엘의 이익이 미국의 국익에 앞선다. 트럼프가 새로 임명한 국무장관 마이클 폼페이오 역시 열렬한 네오콘이다.

지난주 볼턴은 미국 텔레비전에 나와, 리비아가 걸었던 바로 그 경로를 북한이 따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실제로 암시했다. 당시 리비아 통치자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Kadaffi)는 파키스탄으로부터 약간의 핵무기 관련 장비를 구입했고,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 이후 협력의 제스처로 이를 미국에 넘겨줄 수 있었다. 대대적인 축하 속에 핵관련 장비를 미국에 넘겨주고 나자, 미국과 프랑스 그리고 영국이 리비아를 공격했고 카다피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불운했던 리비아 통치자는 결국 프랑스 간첩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이것이 볼턴이 북한과 관련하여 염두에 두었던 것인가? 북한에서는 분명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람들은 볼턴 그리고 어쩌면 폼페이오도 북한과의 협상을 훼방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들은 적어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둔감하고도 호전적이다. 트럼프 역시 이러한 모의의 일부인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에 행복해 할 수는 없다. 트럼프의 수하들과 그에게 아부하는 인간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기도 전에 트럼프의 노벨상 수상을 떠들고 있다.

어쩌면 동북아시아에서의 막대한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미군이 무력을 과시하는 중일까? 펜타곤은 한반도의 핵 타결 제의를 비관적으로 바라본다. 평양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달콤하고도 밝은 소식이 너무도 듣기 좋아서 사실일 리가 없다는 것이다.

다수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핵무기 포기를 믿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란을 상대로 하는 트럼프의 기만과 카다피 살해를 목격하고 난 이후에는 더욱 그렇다고 본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비핵화를 이야기하면서, 북한은 왜 남한과 오키나와, 괌, 그리고 7함대에 배치된 핵무기의 제거를 미국에 요구하지 않는가? 이 중 많은 핵무기가 북한을 겨냥한다. 미국 핵무기는 인도양에 위치한 디에고 가르시아 섬 기지에 배치되어 있고, 일부는 비밀리에 일본에 숨겨졌다.

전쟁 위험을 고조시키는 봄과 가을의 군사훈련은 단연코 중지되어야만 한다. 고강도 경제전쟁으로 이어지는, 북한에 대한 무역제재를 끝내야 한다.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확립해야 한다.

평양은 이 같은 이슈들을 아직 꺼내지도 않았다. 환한 웃음과 포옹은 아직 시기상조다.

화, 2018/05/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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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안보협의회의(SCM), 위기 국면 전환할 조치는 없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한미연합군사연습 재고해야
미 전략자산 순환배치 확대 등 대결적 군사태세 유지는 북 핵무장 명분만 강화할 것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지난 10/28(토) 한·미 국방부 장관은 제49차 한미안보협의회의(이하 SCM)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미 당국은 한반도 위기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군사훈련 중단 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는 외면했다. 반면 여전히 공세적인 군사태세와 군비증강 그리고 한미일 군사협력만을 강조하고 있어 군사적 긴장이 더욱 심화될 것이 우려된다.  

 

한미 국방부 장관은 한반도에서 군사연습 및 훈련을 실시하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간의 최고 수위의 위협이 단 한 번의 판단 실수로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SCM을 앞두고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한반도에서 어떠한 군사행동도 있어서는 안 되며, 대화와 협상으로의 국면 전환과 평창 동계올림픽의 평화로운 개최를 위해 한미 당국이 군사훈련 중단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시민사회단체만이 아니라 학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도 제안하고 있는 사항이다. 매년 2~3월이면 한미연합군사연습과 이에 대응하는 북한의 무력시위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미 군사 당국은 이러한 각계의 요구를 외면하고, 지속적인 군사훈련과 공세적인 군사태세를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게다가 한미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핵추진항공모함, 핵추진잠수함 등 미 전략자산의 순환 배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확장억제전략을 강화하고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포함한 맞춤형 억제전략과 4D 작전개념의 실행력도 제고하기로 했다. 

 

이러한 대북 압박 위주의 정책이 한반도 긴장완화는 물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지 의문이다. 오히려 한미의 압도적인 군사력과 공격적인 군사태세는 북한이 핵무장 강화의 명분으로 삼아왔다는 점을 애써 외면해서는 안 된다. 

 

양국 장관의 공동성명에서 우려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사드 배치가  ‘임시’임을 재확인하면서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군사적 효용성을 강조하고, 환경영향평가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작전운용태세를 갖추는 것은 국내법 상 명백한 불법행위이자 모순적인 태도이다. 이미 사드 포대는 박근혜 정부에서 불법으로 진행된 부지 쪼개기 공여, 졸속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편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진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해서는 안된다. 사드 장비 운용 역시 즉각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한미일 군사협력의 강화를 강조한 것도 우려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양국 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이유로 한미일이 이미 2016년에 실시했고, 2017년 1월과 3월에도 한국과 일본 인근 해역에서 한미일 이지스함이 참여한 바 있는 미사일 경보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박근혜 정권이 밀실에서 추진하여 시민사회 뿐만 아니라 국회의 강력한 반발을 샀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연장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아베 정부가 평화헌법 개정을 천명하고 있고, 집단적 자위권의 이름으로 자위대 등의 군사활동 확대를 꾀하는 있는 지금, 이러한 한미일 협력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중국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은 세계 최대 강군을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동북아 상황에서 대결 구도를 고착화하고 군비경쟁을 심화시키는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은 재고되어야 한다. 

 

또한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평택기지 이전 완료를 앞두고 있음에도 기지오염과 정화에 대한 책임자 부담을 분명히 하지 않았다. 양국의 장관은 공동환경평가절차(JEAP)에 따라 기지반환 관련 문제들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밝혔으나 이것만으로는 문제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2009년 이러한 절차가 합의된 이후에도 한국 정부는 줄곧 부산 하야리아, 동두천 캠프캐슬 등 미군기지를 오염된 상태 그대로 돌려받고 있다. 지금처럼 기지 내부의 오염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밀실에서 반환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내법, 국제법 모두에 통용되는 ‘오염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공동환경평가절차를 전면 개선하고 주한미군 측이 오염된 기지를 국내법 기준으로 정화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이번 SCM 공동성명은 미국 군사전력에 대한 한국의 의존을 더욱 심화시키고,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결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이대로는 한반도 위기 해소나 긴장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의 핵개발 포기는커녕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조차도 불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한의 핵무장 시간을 벌어준 과거 정책의 실패를 확인하고, 격화된 상호간의 군사적 위협을 줄이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취해야 하는 것은 대화와 협상을 위한 여건을 최대한 조성하는 것이지, 군사적 대립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다. 

 

 

월, 2017/10/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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