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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시민정치’가 계속 필요한 이유(경향신문, 202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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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시민정치’가 계속 필요한 이유(경향신문, 2025.4.13)

admin | 월, 2025/05/12- 16:25

[정동칼럼] ‘시민정치’가 계속 필요한 이유(경향신문, 2025.4.13)

 

윤석열의 내란을 저지한 가장 큰 힘은 시민정치였다. 헌법재판소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면서 그런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시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민주공화국을 지켰다는 지적은 옳다. 성별, 지역, 계층을 넘어 공화국의 시민들이 나섰고, 심지어 ‘제복 입은 시민들’까지 계엄을 멈추는 데 한몫했다. 내란 세력을 제압하고, 윤석열을 탄핵한 것도 시민의 힘으로 이룬 쾌거였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윤석열은 파면됐고 내란죄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다음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시작되고 있는 즈음 시민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민정치는 이 역사의 현장에서 계속 자리를 지켜야 한다.

 

첫째, 상황의 반전을 획책하는 헌정 파괴 세력의 모략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내란 전모가 다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 우두머리는 감옥에서 나와 의기양양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있다. 국가체제 구석구석에 똬리를 튼 내란 동조 세력들은 진실을 호도하기 위해 수시로 발호하고 있다. 이들은 법과 제도를 악용하여 헌정 수호 세력들에게 역습을 서슴지 않는다. 이미 여러 차례 그런 시도가 있었고 그럴 때마다 시민정치의 힘이 앞장서 그것을 막아냈다.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 같다.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둘째, 내란을 실질적으로 종식하고 사회대개혁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헌정 수호 세력이 압도적 힘의 우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헌정 수호 세력은 대통령 선거에서 크게 승리해야 한다. 그러자면 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원내외 정당들이 힘을 합쳐야 하며, 비상계엄을 저지하고 내란을 막아냈던 시민들이 선거에서도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탄핵연합은 민주 진보 개혁 성향의 시민들은 물론 중도와 합리적 보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시민들의 연대였다. 이 시민들이 모두 함께해야 의미 있는 선거연합을 형성할 수 있다. 전통적 진영 세력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른바 중도, 혹은 합리적 보수 성향의 시민들까지 함께하는 시민정치가 작동해야 선거에서 충분한 다수 연합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것은 민주당 혼자의 힘으로도 잘해 나갈 수 있다고 하는 이른바 ‘민주당 자강론’이다. 그런 위험한 자신감을 불식시킬 힘도 시민정치에서 나온다.

 

셋째, 사회대개혁을 철저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민정치가 국정연합에서도 계속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 권력 교체가 빛의 혁명을 추구한 시민정치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시민들은 당면한 탄핵과 내란 종식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모순, 전환기적 과제를 해결하자고 외쳤다. 그동안 시민들은 “촛불혁명으로 권력은 바꾸었는데 내 삶의 변화는 왜 일어나지 않았는가?”라는 따가운 질문을 했다. 촛불혁명 후 개혁이 부진했던 데 대한 솔직한 성찰을 요구한 것이다. 이제 곧 등장할 새로운 권력이 사회대개혁 과제를 철저하게 이행하도록 하려면 시민정치가 계속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시민들은 알고 있다.

 

넷째, 대통령 선거 승리와 사회대개혁은 정당 간 연합만으로 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당과 시민의 연합도 중요한데 이것은 정당의 선의만 바라보고 기다릴 일이 아니다. 시민들의 뜻을 잘 헤아리며 그것을 정당과 연결하는 시민정치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3월10일 민주당을 포함한 6개 야당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탄핵 광장에서 나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다음과 같은 실천 과제를 발표했다. “내란 세력 심판과 재집권 저지, 차별과 혐오의 정치 배격, 다양성을 존중하고 민의를 반영하는 정치 구현, 민주주의 회복과 평화 실현, 사회대개혁.” 이것은 광장의 시민과 정당을 연결하는 연합정치의 최소강령이라 해도 좋겠다. 광장 시민들의 요구와 정당의 판단이 의제의 우선순위에서 어긋날 수도 있는데 이런 차이를 조율하는 것도 시민정치의 몫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민정치는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연합정치의 적절한 촉진자이다. 일반적으로 연합정치는 대항연합(opposing coalition), 선거연합(electoral coalition), 통치연합(governing coalition)으로 구분한다. 이 개념을 우리 상황에 적용하면 탄핵연합, 대선연합, 국정연합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탄핵연합을 마무리했고, 이제 대선연합과 국정연합을 통해 내란 종식, 사회대개혁을 해야 한다. 민주 헌정 수호 세력은 내란 종식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충분한 다수연합을 형성해야 하는데 시민정치가 그 연합정치에 필요한 동력을 만들 것이다.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기사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article/202504132121005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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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5/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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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광장 시민-정당의 ‘연합정치’ 공동선언(경향신문, 2025.5.11)

지난 9일 광장대선정치연합시민연대,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이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내란 세력을 청산하며 사회대개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며 이재명 후보를 ‘광장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는 연합정치 선언이었다.

이 연합정치 실험은 민주 헌정 수호를 위한 ‘탄핵 연합’에서 출발했다. 계엄군을 저지하고 그 후 이어진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 대통령 탄핵 소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 사법기관의 내란 주동자 구속 수사 등에서 광장 시민과 정당의 연대와 협력은 놀랄 만한 힘을 발휘했다. 광장을 중심으로 한 연합정치의 힘이 아니었으면 민주주의 회복은 꿈도 꾸기 어려웠을 것이다.

앞으로도 그런 연대와 협력은 잘 유지되어야 한다. 당장 필요한 일은 ‘선거연합’이다. 다양한 선호를 가진 유권자의 힘을 한데 모아 다수 연합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서로 연결된 두 개의 시민정치 기구가 이런 일을 수행하기 위해 떴다. 이번 공동선언을 이끈 <광장대선정치연합시민연대>는 정치 협약, 정책 협약을 추진하는 일을 도맡았다 하고, 다른 하나인 <사회대개혁 시민정치행동>은 올바른 주권 행사를 위한 유권자 운동을 주로 한단다.

선거연합에 성공하려면 후보 연합과 정책 연합의 직조(織造)가 섬세하여 여기에 참가하는 행위자들에게 합리적 가치 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합의에서 눈에 뜨이는 대목은 진보당 김재연 후보가 사퇴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이러한 후보 연합에 대해 민주 헌정 수호 진영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 잘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후보 자리를 끝까지 유지하면서 진보 가치를 천명해야 했다는 주장이 있다. 나는 진보당이 후보 연합에 함께한 결정을 잘했다고 평가한다. 이번 공동선언에서 후보 연합과 함께 약속한 정책 협약은 진보 정치의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공동선언은 ‘결선투표제 도입, 의원 선거 시 비례성 확대 강화, 원내교섭단체 기준 완화’와 같은 정치개혁 약속을 담았다. 이는 정치적 다양성을 가능케 하고, 소수파의 정치적 가치 실현을 조장하는, 바람직한 정책이다. 광장 시민과 여러 진보정당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민심 그대로 대의 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정치 제도 개혁을 약속하는 대신 민주 헌정 수호 진영의 확실한 승리를 위해 민주당과 함께 다수 연합을 구축한다는 건 진보 정치의 대의에도 이익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하겠다.

사회대개혁 과제라고 할 여러 분야의 개혁 정책을 이 연합정치 공동선언이 약속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일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모두 함께 힘을 모으는 연합정치의 힘이 새 정부의 ‘국정 연합’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이번 연합정치 공동선언이 사회대개혁의 과제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시민사회와 제 정당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인 ‘사회대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고 한 대목은 그런 점에서 아주 훌륭하다. 국회에는 사회대개혁 입법을 지원하는 기구를 두고 대통령 소속으로 사회대개혁 의제를 발굴하고 추진하는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공동선언에는 새 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개혁 과제 약속 이행을 책임지는 거버넌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정권 교체 후에도 내란 극우세력 청산과 사회대개혁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연대와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는, 책임성을 거듭 환기하고 있는 대목도 있다.

‘대선 후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통해 국민 참여형 개헌을 임기 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개헌 의제에 대한 공동 입장도 그동안 이에 까칠하게 반응해 왔던 민주당의 자세 변화를 확인하는 것 같아서 좋다. 개헌 시기 등에 아쉬운 대목이 있지만 개헌 ‘의지’와 ‘일정’을 이렇게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진일보한 것이라 하겠다.

연합정치가 탄핵연합-대선연합-국정연합으로 이어져야 하는 까닭은 광장 시민의 목소리를 담을 플랫폼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중도보수를 선언한 후 생긴 대의체계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도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이번 연합정치 공동선언은 너무 막연한 약속이 아니냐는 걱정, 민주당의 변화한 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것 같다는 염려가 있지만 일단 연합정치의 출발이라는 소중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런 연합정치가 일상화하고 또 그 범위도 보수 정치 세력까지 포함하는 넓고 유연한 협력과 연대의 정치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사회대개혁 시민정치행동 공동대표

 

기사원문 보기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112015005

월, 2025/05/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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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 광장 이후의 광장, 사회대개혁위원회

 

광장 시민들은 일터로, 마을로 돌아갔다. 12월3일 밤, 초현실적 장면을 보고 달려 나와 ‘그토록 아름답고 다정한 저항’의 서사를 썼던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대선 기간 전국을 돌며 만나봤던 그들은 날밤을 새우던 광장을 기억하며 즐거워했다. 계엄 군대를 멈추고 대통령을 끌어내리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무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다른 한편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이 맞닥뜨린 현실 때문이었다. “세상의 관심이 온통 ‘압도적 승리’로 몰려가고 있는 동안 광장은 ‘불 꺼진 무대, 텅 빈 공연장’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광장에서 돌아온 일상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어요. 여성들은 여전히 온·오프라인에서 성폭력의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작업장은 그대로고, 알바를 찾아 헤매는 청년들의 한숨은 이전과 다를 바 없으며, 저임금과 숨 막히는 직장 문화도 마찬가지고, 소멸의 두려움으로 가라앉은 지역사회 분위기 역시 달라지지 않은 풍경입니다.” “혐오와 배제, 차별에 눈치 보며 살아야 하는 ‘돌아온’ 일상은 광장을 아득한 옛 추억처럼 만들고 있어요.”


광장에서 돌아온 시민은 다시 ‘개인’이 되어 있었다. ‘우리’라는 연대의 힘으로 용감하게 사자후를 토하고 처절하게 아픔을 드러내던 광장 시민들의 웅변과 호소가 일상에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광장의 불빛은 꺼지고 ‘빛의 혁명’이라는 상찬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의 삶이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외롭고 서럽다’고 한다면 ‘빛의 혁명’이란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한 청년은 광장에 나가기 전처럼 다시 주눅이 들어서 들릴락 말락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광장 시민들은 타고난 ‘공화국의 전사’가 아니었다. 그들은 영웅적 역사를 썼으나 영웅적 투사는 아니었다. 광장 시민들은 본디 약한 개인이었다.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광장에서 만들어진 연대의 힘’ 덕분이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웃 시민들이 있어서 그들은 광장에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시민들이 광장에서 쓴 말을 모아보니 ‘우리’라는 단어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연대’라는 가치가 중요했다는 의미다.

“이젠 어디에 가서 누구랑 얘기해야 하나요?” 시민들은 광장에서 만난 동지들이 벌써 그립다고 했다. 광장의 불빛이 사라지고 나니 ‘말할 곳이 없어졌다’며 낙심하는 청년도 있었다. 그들은 광장에서 나누던 ‘다시 만난 세상’ 그리기를 계속하고 싶어했다.


‘광장 이후의 광장’이 필요한 이유다. 정권교체 후에도 계속 연대하고 새로운 세상의 꿈을 만들어갈 광장이 필요하다. 사회대개혁의 꿈 얘기를 계속하고 공론과 실천을 모색할 제도의 광장이 필요하다. ‘촛불혁명으로 권력은 바꾸었으나 내 삶의 변화는 왜 일어나지 않았는가?’라는 후회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광장 이후의 광장’을 만들자는 게 다시 아스팔트 위로 나가자는 건 아니다. 일상의 시민들이 주눅 들지 않고 말할 수 있고, 연대를 통해 자기 꿈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광장 이후의 광장’이라 할 것이다.

지금 시민들은 광장에서 자신들을 지우려는 힘과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아니 광장 자체를 지우려고 하는 세력들과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부산에서 만난 여성들은 ‘멈추지 않을 광장의 시간을 꿈꾸며’ 이렇게 외쳤다. 결의에 찬, 그러나 비장한 말이었다.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오월의 봄, 2025)

지난 5월9일,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와 제 정당 연석회의’가 공동선언문에서 사회대개혁위원회 구성을 약속한 것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일이다. “우리는 내란 완전 청산과 사회대개혁 추진을 위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며, 주요 정책과제의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제 정당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인 사회대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심층 협의를 추진해나갈 것을 선언한다.” 광장 시민의 요구를 정부 정책과 연결하고, 다른 한편으로 민주적 제 정당과 시민사회의 공동 정책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사회대개혁위원회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사회대개혁위원회가 ‘광장 이후의 광장’ 노릇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광장 시민의 목소리를 계속 담아내고, 그것을 구체화하며, 민주적 제 정당과 시민사회의 거버넌스를 계속 공고화하는, 연대의 힘을 바탕으로 한 제도의 광장, 즉 ‘광장 이후의 광장’이라 할 사회대개혁위원회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기사 원문 보기 https://www.khan.co.kr/article/202506082109005

월, 2025/06/0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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