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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집단학살 중단하라! 재앙적 확전을 부를 군사개입 확대를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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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집단학살 중단하라! 재앙적 확전을 부를 군사개입 확대를 철회하라!

admin | 화, 2023/12/26- 21:49

사진: 스튜디오알

 

이스라엘의 끔찍한 폭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지난 22일 가자 지구로의 인도적 지원 확대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는 지난 8일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에서 부결된 ‘즉각 휴전 촉구’ 결의안이 12일 유엔 긴급 총회에서 통과되는 등 미국의 이스라엘 정권 비호에 대한 국제적 반발의 결과이나, 동시에 미국의 거부권 행사 위협으로 인해 해당 결의안에서는 이스라엘 정권의 침략행위 중단과 가자지구에 대한 실질적 지원 방안이 빠지게 되었다. 해당 결의안에 대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러시아는 기권표를 행사했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국제 사회의 지지가 있든 없든 하마스와의 전쟁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가자지구 침공에 대한 전세계적 규탄의 목소리에도 아랑곳 않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안보리와 유엔 총회 결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권의 침략과 학살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쟁범죄와 학살이 계속되는 지금, 이스라엘 정권의 가장 큰 후원자인 미국은 군사적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일 무기수출통제법 긴급조항을 발동하여 이스라엘 정권에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지난 18일 9개 동맹국과 함께 ‘번영 수호자 작전’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번영 수호자 작전’은 이스라엘을 적대하고 있는 군벌이자 사실상의 예멘군으로 기능하고 있는 안사르 알라(이른바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적 대응 작전이다. 안사르 알라와 예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요구하며 홍해를 봉쇄하자 ‘홍해 항로 안전 보장’을 명분으로 고강도의 군사적 개입을 강행한 것이다.

미국은 자신의 동맹국과 서방 세계 국가 등 40여개 국가에 홍해 파병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 역시 파병 요청을 받은 나라들 중 하나이다. 국방부는 당장의 부대 파병은 보류하고 있으면서도, 파병을 위해서 전력을 재정비해야 할 수도 있다며 이후의 파병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홍해를 봉쇄한 예멘군의 요구가 이스라엘 정권의 학살 중단과 가자 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니만큼, ‘홍해 항로 안전 보장’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즉각적인 학살과 침략의 중단일 수밖에 없다. 대규모 파병과 강대강의 군사적 개입은 확전이라는 재앙적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미국의 확고한 동맹국 중 하나인 호주 역시 파병 요청을 사실상 거절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함대를 파견해야 한다는 요청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 한국 정부는 그 방식과 무관하게 군사 개입을 위한 일체의 논의와 검토를 중단해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세계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의 물결은 더욱 커지고 또한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권의 학살에 반대하는 각국의 유대인들은 ‘Not in Our Name(우리의 이름으로 학살하지 말라)’라는 구호를 걸고 학살을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조차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경고할만큼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국제연대는 크게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민중들이 침략이 아닌 저항을 지지하며, 이들의 연대가 학살을 끝낼 힘을 가지고 있음을 국제연대의 성장이 증명하고 있다.

10월 7일 이후 가자 지구의 사망자 수가 2만 명을 넘었다. 온 누리에 사랑과 평화가 내리는 날이어야 할 성탄절을 앞둔 지금, 2만 개의 우주를 사라지게 한 비극은 즉시 끝나야만 한다. 팔레스타인의 평화와 해방을 염원하며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절박한 마음으로 촉구한다.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하고 가자 지구 봉쇄를 해제하라!

미국은 군사 개입 확대 계획 즉시 철회하라!

한국군 군사개입과 홍해 파병 결사 반대한다!

 

2023. 12. 24.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총 149개 단체, 12/19 기준)

(사) 우리누리평화운동 | 가족구성권연구소 |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 공공운수노조 | 노동건강연대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울산지부 | 검은참새들 – 한국어 사용 아나키스트 모임 | 고려대학교 중앙동아리 한국근현대사연구회 | 공공운수노조 |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 공적인사적모임 |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행동 |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 국제민주연대 | 국제전략센터 |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 기후위기기독인연대 | 기후위기비상행동 | 나눔문화 | 난민인권센터 | 남북평화재단 | 노년알바노조(준) | 노동・정치・사람 | 노동당 | 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준) | 노동자혁명당(준) | 노동희망발전소 | 녹색당 | 녹색연합 | 다른세상을향한연대  | 대전변혁실천단 |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 도서출판 동연 | 동국대학교 맑스철학연구회 |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 두번째테제 | 리시올/플레이타임 출판사 | 멸종반란한국 | 민달팽이유니온 | 민주노총 서울본부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 민주주의와노동 연구소 |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 반제국주의 학습모임 반격 | 변혁적 여성운동 네트워크 빵과장미 | 볼셰비키그룹 |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 사단법인 개척자들 | 사단법인 아디 | 사단법인 저스피스 | 사회복지연구소 물결 | 사회적파업연대기금 |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 | 생명안전 시민넷 | 서강대학교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 | 서교인문사회연구실 | 서울기후위기비상행동 | 서울인권영화제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 성공회 용산나눔의집•길찾는교회 |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 성서대구 | 성수삼일교회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 스튜디오 알 | 시민건강연구소 | 시민모임 독립 | 시시한 연구소 | 아래로부터 전북노동연대 | 아카이브평화기억 | 언니들의병원놀이 | 언론개혁시민연대 |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 여수환경운동연합 |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 연세대 비정규 공대위 |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 오류동퀴어세미나 | 오산시민단체연합 |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 이윤보다인간을 | 이주노동자노동조합 | 인권교육센터들 | 인권연구소 창 | 인권운동공간 활 |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 인권운동사랑방 | 인천인권영화제 |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 정의기억연대 | 작은따옴표 | 작은형제회 JPIC | 장애여성공감 | 전국노동자정치협회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전국민중행동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전북평화와인권연대 | 전쟁없는세상 | 전주YMCA | 전환 | 정의당 | 정치하는엄마들 | 진보 3.0 | 진보네트워크센터 | 진보당 익산여성엄마위원회 | 진보당 인권위원회 | 참여연대 | 책방토닥토닥 | 책사모 | 천주교 남자 수도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 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 청소년녹색당 |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 | 출판노조 |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 칠무글방 | 캄캄밴드 | 코리아국제평화포럼 |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 팔레스타인평화연대 | 평등노동자회 | 평등평화세상 온다 | 평화를만드는여성회 | 평화바닥 | 평화바람 | 평화어머니회 | 플랫폼c | 피스모모 | 학생사회주의자연대(준)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국제위원회 | 한국성폭력상담소 | 한국영상기자협회 | 한국진보연대 | 한국YMCA전국연맹 | 한베평화재단 |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참사 고 김형주 님 유가족일동(대한예수교 장로회 언약교회) | 향린교회 | 현대정치철학연구회 | 홍익대학교 교육권/노동권/성인권 특별위원회 미대의외침 | 환경운동연합 | AWC한국위원회 | TEFL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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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글]

전쟁과 역병, 환경 재난에 맞서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

 

[기획특집]

‘몬산토’의 발암물질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사용 금지를 위한 투쟁은 현재 진행형 / 이상윤

한국 화학물질의 유통 현황 및 관리의 문제점 / 김신범

환경호르몬과 여성건강 / 윤정원

미나마타병의 역사와 현재 / 이타이 야에코(板井 八重子)(번역 이수정)

 

[시론]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돌아보며 / 백도명

 

[쟁점]

담뱃갑 경고그림, 규제개혁위원회, 그리고 보건의료운동 / 조홍준

 

[번역]

경구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 정책적 결정인가 정치적 고려인가? / 박정은

 

[영화로 보는 의료]

기업, 독성물질, 건강: 우리의 ‘실화’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 <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 2000)> / 채민석

 

[야옹선생의 자연주의 육아]

어떻게 먹을 것인가?

 

[역사와 의료]

한국 물대포의 역사 / 최규진

 

[시가 보는 세상]

詩와 함께 가는 길. 5 / 노태맹

 

[서평]

숨기고 감추고 조작하고! / 리병도

 

[국제]

「3.11」과 민이렌 / 노다 히로(野田浩夫)(번역 이수정)

코리아에이드: 한국형 원조라는 이름의 역행 / 장효범

 

[팩트시트]

의료비 100조 시대, 건강보험 흑자의 의미는? / 이은경

 

[보건의료운동]

누구를 위하여 존(zone)은 울리나? – 규제프리존특별법이 등장한 배경과 그 내용 / 최규진

의료법인 인수 합병의 문제점 / 정형준

사회보험재정 투자활성화 방침의 문제점과 대안 -건강보험 중심으로 / 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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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9/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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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편집자의 글

경제위기와 민주주의의 위기, 노동법 개악과 의료영리화 / 우석균

 

특집기획

과학기술학과 첨단의료기술: 몇 가지 화두 / 김명진

줄기세포 거품으로 누가 이익을 보고 있는가? / 김병수

한국의 원격의료, IT 발전이 가져올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인가? / 김형성

안젤리나 졸리의 유방, 난소 절제를 통해본 젠더와 현대의학 / 윤정원

 

쟁점

박근혜정부 ‘노동개혁’은 의료서비스와 환자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이상윤

노동조건 후퇴는 노동자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 김형렬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하여 / 공유정옥

 

시론

역사를 거스르는 박근혜정부의 노동정책과 역사교과서 국정화정책 / 김정범

 

연구보고서

건강보험 흑자, 무엇이 문제인가? / 이은경

 

영화로 보는 의료이야기

휴 그랜트의 선택(Extreme Measures, 1996) / 채민석

 

역사와 의료

다시 돌아온 ‘체공녀’와 ‘굴뚝남’의 시대 / 최규진

 

시가 보는 세상

詩와 함께 가는 길. 2 / 노태맹

 

서평

감염병과 인문학 / 김성아

 

국제

화분 모델과 큰 나무 모델 / 노다 히로(野田浩夫)(번역 이수정)

메르스 그 이후 : 우리는 얼마나 더 고통스러워야 하나? / 장효범

 

보건의료운동

누구를 위한 협정인가: TPP 협정의 문제점 / 남희섭

보건의료 관점에서 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의 문제점 / 우석균

한국 공공의료의 모범이 될 시민이 주인인 성남시의료원을 기대하며 / 김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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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5/11/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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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무서운 민심이다. 비관적인 것은 오히려 이른바 진보적 사회운동이었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박근혜 정권 심판이 너무도 뚜렷이 드러난 선거결과다. 그래도 여전히 아쉽다. 여도 야도 심판을 받았다면, 그 심판으로 약진을 해야 할 것은 진보정당이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득표에서 가장 앞선 진보정당은 더불어민주당과는 다른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활동하지 못했고 인식되지 못했다. 독자적인 정치활동을 벌인 진보정당들은 지역이나 노동자들 속에서 자신의 근거를 가지기엔 역부족이었다.

어디를 찍어야 할지 모르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은 참으로 놀랍게도 정권을 심판했고 보수야당과 또 진보정당에게 준엄한 경고를 보냈다. 결국 문제는 민중들의 ‘보수화’가 아니었다. 문제는 우리, 즉 진보적 사회운동이었다.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다시 신발 끈을 묶어야 할 때, 라는 생각을 하는 선거 다음날이다.

- 편집자의 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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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4/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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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 설치된 임시 격리실 앞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시스)

 

또 다시 국가는 어디 있는가를 묻는다. 어느 때이건 내가, 내 가족이 아프면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지’를 알려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에 떠는 이 상황에서도 내가 갈 수 있는 병원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이제 사람들은 ‘어느 병원을 가지 말아야 할지’를 묻는다. 이조차 정부가 알려주지 않으니 사람들은 자신들끼리 정보를 나누고 각자 알아서 살 길을 찾는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사람들이 나누는 귓속말을 ‘괴담’으로 몰아가고 조금 큰소리로 말하면 잡아가겠다고 한다. 국민을 도와야 할 국가는 없고 정보를 알려주어야 할 역할조차 하지 않으며 살길을 찾는 국민들을 범죄자로 몰아간다. 도대체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애초 정부가 초기 대응을 잘했더라면 지금 같은 상황도 없었을 일이다. 이른바 B병원에서의 초동대응이다. 정부는 한 병실에 있던 사람들만 격리조치 했을 뿐 8층 같은 병동의 여러 사람들에 대한 격리조치를 하지 않았다. 정확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병동을 비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바로 이 병동 입원 환자들 중 상당수가 메르스 확진환자로 드러났다. 이 환자들을 격리하지 않고, 또는 병동에서 내보내기까지 했다면 그 환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입원환자들이니 결국 다른 병원에 입원해야 했을 것이다.

정부 초동대응의 문제는 환자를 놓친 것만이 아니다. 사실 정부는 환자들을 지역사회병원으로, 또 더 먼 병원까지 흩어놓았다. 그리고 이 환자들이 제2의 감염원이 되어 3차 감염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어디 있었나를 넘어 도대체 어떤 일을 저질렀나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B병원의 같은 병동환자들을 어떻게 해야 했을까? 그대로 그 병원에 가두어놓아야 했을까? 민간 중소병원에서 이를 감당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했을 텐데 어느 병원으로 보내야 했을까? 이것이 정말 따져보아야 할 질문이다. 그 8층 병동의 환자들은 그러면 어느 병원으로 보내야 했을까?

대답부터 하자면 그 8층의 환자들을 보낼 병원은 애초에 없었다. 다른 병원으로 보내서 격리했어야 할 터인데 자신들의 입원환자를 비우고 그 환자들을 받아줄 병원이 그 지역에는 없었다. 아니 한국의 어떤 지역도 그런 병원은 없다. 바로 적절한 감염격리 시설을 갖춘 지역공공병원 말이다.

지금 한국의 현실이 바로 그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고위험 감염병 환자 30명이 넘어간 시점에, 이미 환자들은 서울의 국가중앙병원급 격리병실을 다 채웠고, 벌써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다. 의심환자와 격리대상자까지 따지면 이미 한국이라는 한 나라의 해결능력을 넘어버린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30명 환자가 국가재난이 된다. 이것이 105개 국가지정 격리병상(‘병실’숫자로 세면 이보다도 적다)의 실체이고 한국 공중보건의료체계의 실체다.

신종플루 때 영국의 대응과 매뉴얼을 따져보는 것이 지금 우리 상황을 이해하는데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영국에서는 감염병이 발생하면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역의 1차 동네의원들은 환자들을 그 거점병원으로 보낸다. 핫라인도 개설되어 질병에 대한 상담을 하고 의심이 되면 각 지역의 거점병원을 알려준다. 감염병이 확산되면 그 지역 거점병원은 입원환자들을 주변 병원으로 보내고 감염병동을 운영한다. 이 지역거점 공공병원은 물론 감염격리병실과 감염격리병동까지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영국만의 예가 아니다.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의 대응매뉴얼은 대체로 이와 같다.

그런데 이런 대응이 가능하려면 중요한 전제가 있다. 바로 병원 중 공공병원이 상당한 비중으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음압격리병실(약한 음압이 걸려 병실 내 병균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한다)과 음압격리병동까지 갖추려면 돈이 든다. 병실의 공기조절을 별도로 해야 하고 전기료도 많이 든다. 또 격리병실은 평소에는 환자가 없을 수도 있어 ‘비효율적’이고 돈을 못 벌 수 있다.

별 자세한 이야기를 다 한다 싶겠지만 바로 이 때문에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민간병원에서는 이런 병실을 짓지 않는다. 병실도 이런데 음압격리 ‘병동’은 말할 것도 없다. 수익성을 따지지 않는 공공병원만 이를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한국의 몇 안 되는 격리병실과 격리병동의 거의 대부분을 공공병원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공공병원은 몇 개나 되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공립병원 비중은 73%이고 대부분의 나라들이 80%가 넘는다. 가장 적은 미국과 일본만 하더라도 공립병원이 30% 정도다. 최소한 지역병원 3개 중 하나는 공립병원이라는 이야기다. 한국은 어떤가. 병원수로는 6%, 병상수로는 10%다. 병원 20개 중 하나만 공립병원이라는 소리다. 이런 한국의 의료전달체계에서는 감염격리병실 혹은 병동을 갖춘 지역거점병원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지금 온 나라가 난리인데 무슨 공공병원 이야기를 하는가고 물을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의 공공병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스, 신종플루, 그리고 이번 메르스 사태 때 발생하는 문제들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50년 주기’ 홍수 대비 댐이 없으면 홍수에 대한 방도는 없다. 소방서가 수익성 때문에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할 장비를 갖추어 놓지 않는다고 생각해보라. 그런데 한국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필수 의료시설인 감염 격리시설이 절대부족한 상황이 바로 지금 한국의 상황이고 바로 이 때문에 30여명 환자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있다. 소방서 20곳 중 1곳만 돈 안 따지는 소방서인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가 정상일까.

공공의료체계는 댐이나 소방서 같은 ‘사회적 인프라’다. 이것이 없는 상황에서 모든 대책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제 환자가 더 늘어나면 병원 마당에 텐트라도 치고 컨테이너라도 들여놓아야 할 판이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되풀이해야 하는가.

메르스 사태는 한국의 공중보건의료체계의 파산을 여실히 보여준다. 공공병원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야 하고, 민간병원들이 수익을 따지기 전에 공공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월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국가는 없다. 이제라도 시민들이 국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우석균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ㆍ의사

목, 2015/06/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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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노출자진료병원으로 지정된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입원한 음압격리병실 업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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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확대 없으면 ‘의료 후진국’ 못 벗어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중동 지역을 제외하곤 거의 퍼지지 않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한국에서 ‘창궐’하고 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발병국이다. 중동을 거쳐온 2~4명 정도의 내국인을 성공적으로 방역 차단한 미국, 영국, 독일 등의 나라와 비교해 볼 때는 ‘의료 후진국’이란 말이 적당하다.

그런데 이런 놀랄 정도의 감염병 확산을 아직도 단순히 ‘운이 없다’거나, 몇몇 실수에서 빚어진 것으로 보려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선 먼저 밝힐 객관적 자료만 봐도,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결핵 유병률을 가지고 있다. OECD 평균의 8배 정도다(2011년 OECD healthdate). 다재내성(여러 결핵약이 듣지 않는) 결핵 감염자 비율도 높다. 참고로 결핵은 공기감염질환이다.

이런 이야기를 먼저 하는 이유는 결핵도 방치했는데, 메르스에 웬 호들갑이냐고 말하려는게 아니다. 이미 이번 메르스 창궐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2003년 사스의 잘못된 교훈

혹자는 2003년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아래 사스)을 한국이 잘 막았다는 사실을 들추어 낸다. 당시에 중국을 비롯해 수많은 나라에서 감염자들이 속출하고 사망자가 발생할 때도, 한국은 3명의 감염자에서 추가 전파를 차단했다.

당시 국무총리를 중심으로한 대책팀과 일선 의료진의 노력으로 방역에 성공한 것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당시에도 나왔던 문제들 중 가장 큰 문제가 ‘지정병원’ 부족 문제였다. 이 문제는 이후에도 큰 논란거리였다.

어찌보면 공항 방역과 초기 대응의 적절함으로 인해, ‘지정병원’ 문제가 2순위로 밀린 측면이 컸다. 도리어 중앙정부 차원의 감염병 관리체계를 구체화시킬 계획이 제출되었고, 이것이 지금의 질병관리본부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다.

사스 전염 교훈에서 만들어진 질병관리본부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다. 중요한 점은 당시에도 민간병원이 진료를 거부해서 공공병원에서 사스 환자를 진료했다. 때문에 공공병원과 격리병상 부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해결책으로는공공병원을 늘리는 문제보다는 질병관리본부 등을 만들어 민간병원을 포함한 한국 의료체계에서 효과적인 자원 배분과 방역을 위한다는 방향이 실행되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우선 민간의료기관의 자원을 관리하려면 설득과 동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병원 손실을 보전해주지 않고 민간의료기관을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이번에도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등의 공공의료기관이 우선적으로 메르스 환자 진료 및 격리치료에 동원되었다.

아쉽게도 2003년 사스 감염 이후에도 공공병상 비율은 계속 축소되었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하자마자 역사상 최초의 공공병원 폐원까지 이루어졌다. 진주의료원 폐원이 그것이다.

너무나도 열악한 공공의료 환경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공공의료 환경이긴 하지만, 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내 공공병원은 기관 수로 전체의 5%대에 불과하다. OECD 평균 70%와 비교해도 말이 안되고, 민간의료의 천국인 미국의 27%와 비교해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이 5% 안에 서울대병원을 위시한 국립대병원들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사실상 실질적인 공공의료기관은 눈씻고 찾아봐야 한다.

그러다 보니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인 적정진료나 진료표준화는 생각조차 할 수 없고, 민간의료기관이 진료를 기피하는 빈곤층 진료에 주로 집중하게 된다. 실제로 지방의료원의 빈곤층 진료 비중은 민간의료기관의 10배 이상 높다. 그런데 ‘의료산업화’가 추진되면서 공공의료기관도 경영능력으로 평가받는 구조가 되었다. 빈곤층을 주되게 진료하는 공공의료기관이 민간의료기관만큼 수익성이 있을 리가 없는데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진도 취약해지고, 재투자가 안 되어 병원시설과 장비도 노후화되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그래서 국민들도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을 점차 잊어버리고, 공공의료기관은 그저 전염병이 돌거나, 재난시에만 필요한 것인냥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나마 지금 존재하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수익성 없는 빈곤층 진료와 감염병 진료를 하고 있어, 여타 공중보건이 유지되는 측면이 크다. 대표적으로 결핵 감염자들과 에이즈 감염자 같은 감염 질환자들은 대부분 공공병원에서 입원치료하거나 통원한다. 적은 수의 공공병원이 공중보건의 최전선을 막아내고 있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과 공공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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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 착용 필수가 된 삼성병원 8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했던 삼성서울병원 본관 앞으로 의료진들이 마스크를 쓰고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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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메르스 창궐의 2차 발원지는 한국 최고의 병원이라는 삼성서울병원이다. 삼성서울병원은 1번 환자를 확진하고도, (자의든 타의든) 이를 공표하지 못했다. 정말 자랑할 만한 일인데 말이다.

이 때문에 삼성서울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조차 메르스의 전파경로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평택성모병원을 거쳐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를 무려 3일 동안 방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정보공개가 늦었다는 점이고, 그 이유는 삼성서울병원의 경영상 고려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결국 삼성서울병원은 의료진을 포함한 수많은 감염자를 양산했다. 그리고 확진된 환자(35번)를 공공의료기관으로 이송했다. 막상 감염병이 확산되자 공공의료기관을 활용한 경우다.

수지타산을 중심에 놓는 민간의료기관이 감염병을 제대로 관리하리라 생각한다면 너무 큰 기대이긴 하다. 그래서 최소한의 공공의료기관이 필요하다. 의료전문가들은 최소한 공공병원이 전체의 30%선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30%가 안 되면 실제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될 수 없다.

이 때문에 노무현 정부의 집권 공약에는 공공의료기관 30% 확충이 있었다. 물론 이 약속은 여러가지 이유로 지켜지지 못했다. 공공병원 부족은 감염질환 치료병상의 부족뿐 아니라 2차적인 문제점도 많이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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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 바깥에는 외벽이 설치되어 있고, 도로변에는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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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메르스 확산은 공공병원에 입원하거나 치료받는 저소득층 환자들에게는 ‘유탄’이 되어 돌아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메르스 환자 수용을 위해 기존의 입원환자를 전원 보내거나 퇴원시켰다. 서울의 시립병원은 결핵병동 한 층을 격리병동으로 소개하면서 환자들을 퇴원시켰다.

이들은 가난해서 혹은 감염질환이라서 민간병원에서 입원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메르스 확산에 턱없이 부족한 공공병상을 활용하려다 보니 빈곤층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보는 경우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시립병원에 결핵환자, 에이즈 감염자들이 상당수 입원해 있는데, 이런 면역저하 및 호흡기 질환자들에게 메르스 감염은 치명적이다. 이런 환자들이 다수인 병원에, 격리시설이라지만 메르스 확진자들을 모아두는 것은 어찌봐야 할까? 결국 한줌도 안 되는 공공병원 때문에 위험은 고스란히 빈곤층이 짊어지고 가는 셈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을 폐원하면서 “공공의료법이 바뀌어서 민간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으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정된 민간의료기관에 예산지원을 하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우선 이 황당한 공공의료법은 이명박 정부 때 소리소문 없이 통과된 법이다. 암튼 홍 지사의 이야기는 민간병원이 공공의료를 하면 된다는 취지다.

그런데 그런 일이 가능할까? 지금 메르스 창궐을 보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현재 한줌도 안 되는 공공병원과 보건소에서 메르스 확진자를 보낼 ‘치료병원’이 없어 고생하고 있고, 메르스와 관계없는 환자들도 ‘메르스 병원’에 있었다는 이유로 전원 및 치료를 거부당하기 일쑤다. 공공병원이 거의 없으니, 감염질환 하나에 모든 의료체계가 와해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아랍에미리트의 공공병원인 왕립 셰이크 칼리파 병원 위탁을 서울대병원이 했다며 자랑했다. 막상 국내에서는 진주의료원 폐원을 승인하고, 공공병원이 없어 감염질환 하나도 제대로 막지 못하면서 말이다. 중동의 공공병원 위탁운영이 문제가 아니라 국내 공공병원이라도 제대로 건사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이번 감염확산으로 얻을 교훈 중 하나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공공병원 확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공공병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적, 물질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메르스는 물론이고 결핵 후진국의 멍에도 벗어 던질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가 언제든 반복될 것은 자명하다.

15.06.11  정형준 무상의료운동본부 정책위원장
화, 2015/06/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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