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지향)일기] 비건의 길, 응원의 힘

[비건(지향)일기 시즌3]
비건의 길, 응원의 힘
김종원
올해부터 비건 지향 페스코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당연한 듯 소비되는 생명을 보며 하루빨리 고기를 먹는 식습관에서 벗어나야지 하고 생각하던 게 어느새 십여 년이네요. 그 긴 시간 끝에 이제야 내 삶에서 고기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 중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행동보단 말이 편하고, 말보단 생각이 쉽지요. 고기를 멀리하기 전, 나 자신에게 수백 번의 질문을 했습니다. 가슴으로는 이해하는데 머리는 이를 쉬이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고기를 먹는 것은 나쁜가? 그럼 난 그동안 나쁜 짓을 하고 있었나?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괜찮은 건가?"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고기를 먹지 못한다는 아쉬움과 지난날에 대한 부끄러움 등의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고기를 멀리하며 겪게 된 어려움은 예상한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의외로 먹을 것에 대한 곤란함은 그리 크지 않았어요. 채식인들을 위한 식당, 제품들이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비교적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환경보호 활동가라는 직업의 특성상 주위에도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음식의 선택에서도 여러모로 서로의 편의를 고려하는 편입니다. 진짜 어려움은, 일상에서 비건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였습니다. 비건이 된다는 것은 나 스스로가 새로운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나를 이루는 여러 가지의 정체성 중 어떤 영역은 이 사회의 다수자, 어떤 영역은 소수자의 영역에 있을 것입니다. 채식, 비건과 같은 정체성은 우리 사회에서 명백히 소수자의 영역이지요.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최근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다고 얘기하면 대다수는 어려운 결심을 했네 정도의 대답을, 종종 농담 섞인 말로 특이 취향, "힙스터"냐는 반응도 보입니다. 대부분이 큰 의미 없는 말들이고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정도지만, 반복되는 반응에 가끔 지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사람은 흔하지 않죠. 정말 운이 좋게도, 저와 가장 가까운 사람인 가족들은 저의 이런 결심을 지지하고 도와주고 있습니다. 아직은 바뀐 식습관에 다들 적응하는 중이지만, 겸사겸사 채식과 대체식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가족들을 보면 재미있기도 합니다. 최근 몇 달간 비건 지향 생활을 하며 응원과 지지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스스로 비건의 길을 택한 우리는 주변의 반응과 별개로 충분히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지만, 누군가의 진심 어린 이해와 공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을까요? 우리가 진행하는 비건수다모임 처럼 서로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하고 지지하는 상호작용이 더욱 많아졌으면 해요. 그리고 여러분도, 서로 많이 응원하고 응원받기를!
안녕하세요. 저는 환경운동연합 에코생활협동조합의 대의원 워킹맘 이서윤입니다.
생협을 한번이라도 이용해본 시민이시라면 어떤 마음으로 생협 매장에 찾아가는 지 아실 겁니다. 처음에는 저도 ‘유기농.무농약.공정무역’ 이런 딱지를 붙인 식품들을 굳이 사서 먹어야 하나, 너무 유난스럽게 내 몸의 건강을 위하는 것은 아닌가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한명, 한명 또 한명 태어날 때마다 자연스레 생협을 찾는 횟수가 늘어갔습니다. 왜냐하면 어린 아이의 건강은 온전히 나의 선택에 좌우되고, 제게 그 무엇보다 귀한 가치는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와 우리 가족, 이웃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나쁜 뉴스를 접했습니다. 자국의 발전소에서 생긴 사고로 오염된 물을 전 세계 인류와 해양생물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바다에 흘려 버리겠다는 발상은 대체 어느 정도로 양심에 털이 나면 가능한 건지 짐작조차 안 됩니다.
게다가 자국의 어업을 수렁에 빠지게 하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우려하는데도 굳이 남의 나라 핵오염수 방류를 쌍수 들고 환영하며 응원해주는 한나라의 지도자와 정치인들은 무엇을 먹고 살기에 그렇게 남의 집 불구경이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제주도산 고등어만 안 먹고, 태안반도 바지락만 안 먹고, 동해 오징어만 안 먹으면 본인들은 무병장수, 자식들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착각하고 있나요?
바다는 돌고 도는데도 미국, 유럽 국민들은 별 소리 없는데 왜 대한민국 사람들은 유난스럽게 불안해 하냐, ALPS 시설로 위험한 핵종은 다 걸러내고 안전한 성분만 바다에 방류되는 거라는데 왜 그렇게 반대를 하냐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오염수 방류 옹호자들의 논리를 수십, 수백 번 제 자신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물음에 대한 결론이 ‘반대’로 내려지면 당당하게 ‘반대’를 하려구요.
그 수백 번의 물음에 대해 제가 내린 결론은 제가 오늘 이 자리(기자회견)에 선 것입니다. 그 모든 옹호론자들의 반문에도 불구하고 저는 차마 그 오염수 섞인 바다에 나의 아이들을 물장구 치러 들어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원자력 전문가니, 핵물리학자니 이름도 거창한 분들이 언론에 나와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을 대변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저는 도저히 핵 발전소 연료봉이 녹아내린 곳을 휩쓸고 지나간 물이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다 물살이 동식물의 몸 속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언제든 다시 제2, 제3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때마다 지구 공동의 바다에 갖다 버릴 구실을 만들 순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충분히 많은 핵발전의 리스크를 안고 살고 있습니다. 양심을 가지고 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훗날 우리는 두고두고 오늘을 후회할 것입니다. 물론 양심이 있는 자라면 말입니다.
저는 지금 당장 핵 오염수 방류계획을 철회하기를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또한 일본의 꼭두각시 놀음을 그만 두고,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 해주기를 대한민국 정부에 촉구합니다.
쏟아진 물은 다시 컵에 담을 수 없습니다. 저의 첫째 딸이 지금의 저와 비슷한 나이가 될 때까지 긴 시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이 끔찍한 악몽을 깨야겠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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