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비통합니다. 모든 힘을 합쳐 인도적인 수습을 해야 할 때입니다.



ⓒ생명안전시민넷(2023)[/caption]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 동행이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생명안전시민넷과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재난참사 피해자, 노동 인권단체 등이 함께한 이날의 행사에 참여한 참석자들의 면모는 다채로웠다.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비롯한 중대시민재해와 산업현장의 중대한 재해들을 비롯해 민식이법이 상징하는 일상의 안전과 인권단체들의 다양한 이슈들까지 사안들은 많았지만 의미하는 바는 명료했다. 안전을 국가가 배푸는 시혜가 아니라 현실의 권리로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담대한 제안이다.
“할로윈 데이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어떤 하나의 현상이다.”
공동대표를 맡고있는 김훈작가는 인사말을 통해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23년 10월에 벌어진 이태원참사의 청문회 자리에서 나왔던 박희영 용산 구청장의 발언을 다시 언급했다. “하나의 현상이라는 말은 참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좀 지나고 보니까. 그 말 속에 담긴 정부의 기본인식을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나의 현상이라는 것은 할로윈데이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모이는 사태는 지역 상인들이 불러 모은 것이 아니고, 정부나 구청이 불러 모은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스스로 각자 제 발로 걸어 들어와서 놀다가 한 사람이 쓰러지고 나서 사람이 거듭거듭 스러진 현상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저절로 인파가 모여 저절로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 정부는 원천적인 책임이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 그리고 산업현장에서의 재난 참사에 대해서도 정부는 적극개입하지 않았고, 현장을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일관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참사가 수십 년 동안 계속되니까 이 사태에 대한 사람들의 감수성이 마비돼서 정부와 또 사람들은 이 재난을 하나의 현상으로 인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용산구청장이 말한 하나의 현상이라는 말은 그분이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내 면의 진실을 드러낸 말이라고 좀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 참사는 밤이 되면 어두워지고, 구름이 끼면 비가 온 것 같이 저절로 그렇게 되는 자연현상이 아닙니다. 이것은 산업의 구조, 고용의 불안정, 그리고 안전에 대한 정책의 부재가 빚어낸 인위적인, 인위적 재앙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 이 자리에 모여서 생명안전기본법의 입법을 촉구하는 운동을 시작합니다. 이것은 생명안전에 대한 주체적인 권리로서의 요구이고 이에 대한 정부의 직무를 규정하고 요청하려는 것입니다. 이제 생명안전은 정부가 베푸는 시혜나 조정이나 관리 대상이 아니고, 국민의 주체적인 권리로서 정부에 요구하는 권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일하다가 죽고, 놀러 왔다가 죽고, 학교에 가다가 죽고, 집에 가다가 죽고 다치는 게 일상이라면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개입해서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되는 커다란 재난인 것입니다.""이것은 현상이 아닙니다. 이것은 재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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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안전시민넷(2023)[/caption]
김훈 작가의 말처럼 이 법안은 오랜 세월 동안 거듭된 죽음과 절망을 통과해온 시련의 산물이며 고통의 아우성이다. 그리고 생명이 존중되고, 생명이 침해받지 않는 미래의 설계도이다. 이것은 우리가 실현 가능한 희망이다. 참여자들은 발족식에 더해 안전한 사회를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참여자들은 법률제정 이후 안전한 사회에 대한 희망을 나무에 붙이는 퍼포먼스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5월 31일 오늘,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시민 동행’이 출범합니다. 생명의 존엄을 보장하고, 정부와 기업이 ‘안전’에 대한 책무를 다하며, 모든 사람이 안전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재난과 참사의 피해자들이 먼저 나섰고 그 곁에 서 있었던 시민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재난 참사가 빈번한 시대, 우리는 다음의 권리가 모든 사람에게 있음을 선언하며,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에 나서고자 합니다.
1. 안전은 모든 사람의 권리입니다. 모든 사람은 성별·종교·국적·인종·세대·지역·사회적 신분·경제적 지위 등에 관계없이 일상생활과 노동 현장에서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이 기본적 권리는 모두에게 차별 없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1. 10.29 이태원참사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 때문에 피해자들이 고통을 당했습니다. 국가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보장할 책무를 집니다. 국가는 시민의 안전권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제대로 집행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1. 위험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안전사고에 취약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약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안전 약자에게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1. 모든 사람은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적정한 구조를 받을 권리,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인도적인 처우를 받을 권리를 가집니다. 피해자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이 차별 없이 시행되어야 하며,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할 때 피해자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야 합니다. 국가는 피해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여야 합니다.
1. 국가와 기업은 안전사고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시민들이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의 영업비밀보다 시민과 노동자들의 안전이 우선해야 합니다.
1. 국가는 안전사고의 예방·대비·대응·복구 활동에 있어서 피해자와 시민사회단체의 참여를 보장해야 합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재난에 대응하는 시민사회의 역량이 축적되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시민사회의 참여 속에서 제대로 된 대응방안이 나올 수 있습니다.
1. 국가는 안전사고의 원인과 수습 및 대응과정의 적절성을 규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전문적이며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구성해야 합니다. 수사로는 법 위반 사항만을 처벌할 뿐입니다. 구조적인 원인을 밝혀내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려면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합니다. 독립적 진상조사기구가 상설화되어야 합니다.
1. 우리 사회는 재난과 참사의 기억을 자꾸 지우려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추모할 권리가 있습니다. 재난과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마음을 모으는 일이며, 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1. 새로운 위험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안전수준의 진단과 취약성을 분석하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의 각종 법령과 정책 수립 과정에서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규제완화를 중단해야 합니다.
무수히 많은 참사를 경험하고도 정부와 기업은 아직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와 시민들은 달라졌습니다. 우리는 기업의 이윤보다, 정권의 안위보다, 생명과 안전을 중요한 가치로 세워내어 사회 전체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그 출발선입니다.

ⓒ 권우성 ▲ 2023년 11월 23일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 유죄촉구 탄원서 캠페인이 서울역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단체와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caption]
임기홍(경남연구원 연구위원/ 정치학 박사)
2011년 8월 정부의 역학조사 발표로 공론화된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대다수 피해자들이 건강 피해와 경제적 피해로 고통받는 와중에 최근 민사재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 연달아 선고되었다. 하나는 옥시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고 다른 하나는 애경산업이 SK케미칼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대법원은 2023년 11월 8일 옥시 제품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확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가습기살균제 제조 및 판매기업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음을 확인한 판결로써 큰 의미가 있다. 한편, 또 다른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인 SK케미칼과 판매사인 애경산업의 경영진 등은 2021년 원료물질인 CMIT/MIT와 사용자들의 건강피해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오는 11일에는 항소심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애경산업이 SK케미칼에 제기했던 재판의 선고내용을 함께 살펴보았을 때, 형사 사건의 무죄 판결이 손해배상책임도 존재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 애경산업은 2001~2022년 SK케미칼과 물품 공급계약 및 제조물책임(PL)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에는 "SK케미칼이 제공한 상품 원액의 결함으로 제3자의 생명, 신체, 재산에 손해를 준 사고가 발생하면, SK케미칼이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고 명시했다.
애경산업이 청구한 비용은 가습기살균제 사용 후 사망한 피해자 유족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대응비용이기도 하다. 만약 피해자의 사망을 유발한 질환이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이 증명되었다면, SK케미칼은 이를 배상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위 판결에서 SK케미칼의 책임이 인정된 것을 보면, SK케미칼이 제품 사용으로 피해자에게 발생한 질환이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을 증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형사사건보다 입증책임이 완화됨을 감안해도 의의가 있다.
부연하자면 민사상 손해배상에 있어 현행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제조물 책임의 경우 소비자는 해당 물건을 용법대로 사용한 사실과 그 제품에 하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정이 존재함을 입증하면, 제조사는 소비자의 손해가 제품하자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판례의 입장에 의하면, SK케미칼은 애경산업(cmit/mit)과 옥시(phmg) 양측에 원료를 공급했다.공급한 원료로 만든 애경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의 건강피해 양상과 옥시 제품 사용자들의 피해 양상이 유사한 상황이다. 결국 제조사인 SK케미칼은 해당 질병이 제품하자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연달아 선고된 위 판결취지에 비추어 보면 SK케미칼의 경영진 등 피고인이 설령 형사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이 설령 처벌받지 않았다고 해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김신범 부소장(노동환경건강연구소)은 보다 열린 논의를 당부했다. 이 자리가 만성유해물질의 관리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8일 2023 화학안전정책포럼의 첫 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시민사회와 산업계, 정부가 함께 화학안전 제도의 방향을 논의하는 공론장으로서 지난 2020년부터 본격화 되었다.
만성유해물질 로드맵이 처음부터 독립주제는 아니었다. 논의의 출발은 유독물질 지정체계 합리화 방안이었다. 급성/만성/생태독성 등 관리의무 차등화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만성유해물질을 포괄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보다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2023년도에 독립적인 주제로서 적극적인 논의를 해보자는 데 합의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2023년 화학안전포럼에서 네 번째 주제로 채택하였다. 이는 화관법(사고발생시 시설기준을 강화할지, 모니터링을 강화해 노출을 줄일지) 뿐 아니라 화평법(허가/제한물질 지정과도) 연계되어 있는 복합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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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최경호 교수(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는 “시민사회나 기업이나 지향하는 바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일 것”이라며 발제를 시작했다.
그는 만성과 유해성이라는 키워드 두 가지를 제시했다. 만성에 대해서는 태생이 주관적임을 설명했다. 법적인 정의는 기대되는 수명에 상당하는 기간, 학문적으로는 수명에 주요한 대부분으로 해석 가능하다. OECD의 실험용 마우스 기준은 6개월 정도다. 수명이 36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1/6정도 기간도 볼 수 있다. 생태독성에서는 10% 이상의 생애주기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주체에 따라 일반적으로 긴 기간이라 납득할 수 있는가에 좌우되는 면이 있는 것이다. 유해성(Hazard)은 유해한 특성이라 얘기되는데 독성학에서는 Hazard와 toxicity을 같게 보기도하는데 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을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인화성, 부식성은 직접범위는 아니지만 개념을 포괄해도 무리는 없다. 그래서 그는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있어 만성유해성은 만성독성(choronic toxicity)으로 봐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만성독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기대수명을 사는동안 반복 투여/노출된 결과로 일어나는 일반적 독성학적 영향으로 정의한다. 주로 암이나 돌연변이, 생식독성, 그외 중요독성반응이라 애매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여러 가지 독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전제 조건인 만성노출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이것도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얼마나 오래 노출되어야 만성일지가 주관적일수 있기 때문이다. 생애 상당기간 계속노출 되어야 하는가. 반복적으로 노출되어야 하는가. 어느정도 빈도로 노출되어야 만성 반복 노출인가? 일생동안 두 번 노출되는 것도 반복인데 그것도 반복이라 볼수있을까? 이런 회색지대가 생기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만성유해성 물질을 관리하자는 취지를 생각하면 만성노출을 노출이후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건강영향, 노출빈도와 기간은 좀 관대하게 취급하고 바로 나타나지 않는 만성적으로 보이는 영향을 만성독성이라 정의하는 게 더 실용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 만성유해성 물질이 있다면 어떤 독성적 특성을 가지는가의 문제가 있다. 장기간에 걸쳐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독성영향을 초래하는 물질. CMR(발암원성,뮤타제니시,리프로덕션) 그리고 EU에서 내분비계교란을 규제하기 시작했는데 많은이들이 고통받는 대사질환, 신경발달, 알러지 등. 이런것도 기본적으로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독성영향으로 볼수있음.
이화학적 특성으로는 만성적인 노출이 일어나려면 만성노출을 가능하게 하는 특성,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한번 노출 되어도 잔류성이 세서 주변에 오래 존재하거나 노출의 특수성을 들 수있다. 그는 일례로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생활화학 제품들은 노출의 지속성 측면에서 만성 유해성물질 카테고리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특성아래 노출관리와 독성관리라는 도전적인 과제로 연결된다. 먼저 노출은 만성적으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생활화학물질을 들 수 있고, 간헐적으로 노출되더라도 오랫동안 잔류해서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화학사고, 즉각 금지된 물질을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다.
생활화학물질은 아시다시피 민감군을 포함한 모든인구, 작업노동자들까지 모두 노출되고 특징은 저용량으로 오랜기간 노출된다는 특성이 있다. 저용량 노출이고 만성이고, 영향발현에 긴 시간이 소요되어 원인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했다. 화학사고라 표현했지만 간헐적인 고용량 노출도 만성위해 특성 중 노출특성이라 볼 수 있는데 어디에서 노출되느냐에 따라(일반인구, 작업장, 생태환경 등)여러 양상을 보일 수 있고 일회성, 간헐적으로 노출될 수 있지만 이화학적 특성에 따라 만성적 발현도 가능하다고 했다.
긴 시간 발현하다 보니 원인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피해 측면에서 만성유해성 특성인데 전신영향(systemic effects)적 특성을 보인다. 노출경로와 영향이 나타나는 장기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물질이 입으로 들어갔어도 간이 안좋아지는 경우처럼 나타나는 건강 영향이 다양하고, 다양한 건강피해를 규명할 방법(테스트 메소드)가 거의 대부분 없다는게 문제이다. 그는 건강피해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는데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피해가 생각보다 크고 오래간다는것도 특징이다. 질병의 사회적 부담을 계산할 때 만성 소모성질환, 만성대사 내분비질환의 사회적 부담이 중국의 경우 GDP의 1.1%, 유럽은 2%를 상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알고있는 것만 계산한 거니 실제로는 더 클 수 있다고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원인을 찾기 어려워서 후향적으로 문제를 구제하거나 피해계산이 쉽지 않다는 문제도있다.
최교수는 비교적 최근에 생활환경화학제품 노출로 야기된 건강피해사례로 생리대유해물질이나 계란살충제의 신경독성물질, 라돈침대, 향균물질,가소제,난연제 등을 언급했다. 생리대 건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월경이상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법이 없다는게 문제라고 했다. 지금까지 화학물질 안전성 평가를 할 때 있어서 체크해본 평가지표와 관련없는 건강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데, 사회적으로 이런 상황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막막하다는 게 문제라고도 했다.
지속적으로 상시적인 환경오염에 의해 지역주민이나 노동자들이 노출되는 사례가 있다. 최근에 언론에 나오고 환경부에서 조사한것만 보더라도 청주 북위면 소각시설, 익산 장점마을 연초박연소 비료공장. 서산 대산산단 대기환경오염 사건 등이다. 지속적으로 상당히 낮지만 장기적으로 노출되서 일부지역에서는 피해를 호소하고, 법적으로 입증이 되기도 했고 조사를 진행중인 곳도 있다. 그는 그 이외에도 화학사고가 일회성 노출이라 급성영향 가깝다는 좌장의 말을 언급하며 과연 화학사고도 일회성 노출이기에 만성적인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인가 물질특성에 따라 예를들어 휘발성이고 금세 없어지면 상시적인 노출가능성은 적겠지만 물질특성따라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교수는 는 만성유해물질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안으로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꼽았다. 어떠한 건강영향까지 포함할것인가. 다소 추상적인 질문이긴한데 해당 물질을 만성유해성 평가대상으로 선언하는 것의 임팩트가 크다고 했다. EU에서도 법적인 개념을 넣으면서 판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이후 시험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우리사회의 중요한 건강영향을 포함시켜 관리하겠다는 것이 중요한 출발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독성평가에 대한 현실인식을 꼽았다. 우리의 평가방법이 준비가 덜 되어있다는 지적이었다. 보통 OECD TG이라는 시험방법은 전형적으로 잘 알고있는 유해성 일부에 대한 것이다. 현대사회의 중요한 만성질환이 상당히 많은 부분 포함되지 았았다는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비민과 월경이상을 예로 들었다. 더 나아가 동물실험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때 선제적으로 해당물질에 대한 유해성 유무를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과연 어느정도로 마련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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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번째로 위해성평가의 한계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위해성평가를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변치않는 진실처럼 얘기하지만 이건 우리가 현재 알고있는 지식에만 근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지식에 근거해서 특정한 건강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적다를 얘기하는 것인만큼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건강영향에 대한 안전성 판단이 될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출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위해성평가의 한계도 함께 지적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출발점은 우리가 갖고있는 툴이라는 게 부족한게 많고 이것에만 인정해서는 안전성을 확언하는데 제한점이 많다는 걸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후향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우리가 가진 그물이 성겨서, 중요한 것들을 빠트리고 놓친다면 빼먹은 걸 발견해서 나중에라도 잡을 수 있는 두 번째장치가 필요합니다. 건강 서베일런스라 말하기고 하는데 건강영향의 문제를 사람들이 컴플레인하기 전에 전향적으로 탐색하거나, 사고발생 리포트가 나타나면 원인을 적극적으로, 후향적으로 탐생하는 체게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환경부에 환경건강 영향조사 청원권이 있는데 거의 유일함. 생리대 소관이 식약처인데도 환경부에서 조사를 할 수 있던 근거이기도 했다. 이런식의 조사가 좀더 적극적으로 전향적으로 이루어져야 독성시험법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문제를 그나마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어려움은 있다. 이런 조사에서는 잘해야 상관성을 알 수 있는 수준이다. 환경부도 생리대 사례에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도 정부는 상관성이지, 인과성이 아니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법적으로 요구하는 인과성을 도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만성유해성 물질 관리는 제일 어려운 영역이고, 거대한 첫걸음에 의의가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첫 걸음 만으로 모든걸 해결하진 못하겠지만, 지금우리가 가지고 있는 흠결의 일부라도 찾아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결실을 거둘 수 있을거라고도 말했다.
발제이후 진행된 지정토론도 흥미로웠다. 산업계는 주로 중복규제 가능성을 우려했고, 시민사회는 만성물질의 위험을 체크하고 사전예방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테니스라켓에 비유해 입장을 설명하는 데서 사안을 보는 관점이 드러났다. 산업계는 “완전히 줄을 촘촘하게 다 매기보다 조금씩 간격을 둔덕에 탄력성을 유지해야 공이 좀더 멀리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각지대를 만들지 않는 범위에서 탄력있는 규제를 원한다는 바람이라고 했다. 시민사회는 테니스 경기가 인근 주민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언급했다. “인근에 먼지가 난다고 테니스장을 도시외곽에 설치해요. 그런데 그 옆에 주민들이 살아요. 먼지가 날리니까 주민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데 해주는 게 없어요. 남는 게 먼지밖에 없어요. 그럼 불만이 많아지죠. 다른 사람들은 테니스 경기를 중계로 봐요. 그냥 잘 해결됬으면 좋겠다 이런 말만 해요.” 테니스장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안전문제를 좀 더 우선적으로 해결했으면 한다는 바람이 담겨있었다.
이번 공개토론회는 향후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첫 출발이었다. 만성물질의 개념과 무엇을 관리할지, 보호대상과 보호방안을 위한 관리방법까지 구체적인 해법을 도출까지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사회가 어떤 합리성을 도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회방송(2023)[/caption]
국회가 8일 10.29이태원 참사와 관련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국정조사를 통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이 명백함이 드러났음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상민 장관에 대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가 그 책임을 물은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비호 아래 스스로 물러나지 않고 책임을 외면하는 이상민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당연한 귀결이다.
10.29 이태원 참사는 국가의 무능과 부재로 일어난 사회적 참사이다. 이번 참사는 충분히 예견되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행안부를 비롯 지자체, 경찰 등 정부가 대비하지 않았고, 참사 직후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특히 정부 재난안전의 콘트롤타워인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참사 직후는 물론 참사 이후 수습과 피해자 지원 과정에서도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의무를 철저히 방기하였다. 또한 국가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막말로 국민의 신뢰마저 배반하였다. 국정조사 과정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고, 위증으로 고발당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이 장관의 헌법과 법률 위반, 또 그 위반의 중대성은 명백하다.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정부의 재난안전체계를 총괄해야 하는 헌법과 법률 상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법적 책임이 없다며 이상민 장관을 재신임하고 국회의 해임 요구조차 받아들이지 않았다. 참사 이후 100일 넘게 아무도 참사의 정치적, 행정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고위공직자가 없는 비정상적 상황이 지속되었다. 분출하는 국민과 피해자∙유가족의 파면 요구를 받아들여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탄핵에 나선 오늘의 결과는 오히려 늦은 셈이다. 헌법재판소는 이상민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과 10.29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마땅하다. 끝.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그곳은 섬이었다.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 흐르는 하회마을처럼. 보수단체들이 걸어놓은 현수막과 천막, 그리고 차량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한걸음 더 다가서니 십여명의 경찰들이 분향소 인근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다. 2m 간격으로 늘어서 있는 그들은 일종의 경계선이었다.
선을 넘지 말라는 신호이기도 했다. 자유와 애국 그리고 연대라는 심오한 글자들이 휘날렸다. 유가족들이 세워둔 추모부스 옆에는 광고판을 부착한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시작한 문구는 이제 그만 하라고. 우리도 살고 싶다는 말을 쏟아냈고 이태원 상인 및 주민일동이라는 정체불명의 연명으로 마무리되었다. 이것은 무엇을 위한 애국일까.
28일 녹사평 시민분향소를 찾았다. 유가족들과 활동가, 자원봉사자들이 추모공간을 지탱하고 있었다. 운영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다. 칼바람에 분향소는 한산했다. 추위를 무릅쓰고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빨간 목도리를 두른 유가족들은 연신 고개를 숙여 감사인사를 전했다. 귀한 손님을 기다리는 것처럼 그들은 서 있었다. 이따금 영정사진 앞에서 물끄러미 딸아이의 얼굴을 바라보고, 정성스럽게 쓰다듬는 한 어머니의 손길에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재단에는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이 모셔져 있었다. 숨이 턱 막혀왔다. 그들과 눈을 맞출 자신이 없었다. 고인들의 밝게 웃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하단에는 이름과 생년월일이 들어갔다. 그들이 좋아했던 강아지며, 인형, 소중한 사람들의 사진들이 붙어있었다. 영정사진 주변에는 손난로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그곳은 얼마나 추울까. 이승에서 전한 온기였다. 핫팩은 편지지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 전하지 못한, 아련한 마음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합동분향소 맞은편 가로수 사이에는 대형플랑이 걸려있었다. 세월호참사를 언급했고, 전임 대통령의 행적을 논평했다. 시민분향소는 이미 정치의 최전선이 되어있었다. 칼바람 속에서도 유가족들은 묵묵히 그 자리에 서있었다.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자리 옆에 들어선 이 말들은 무엇일까. 헌법과 집시법이 보장한다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가 덧없이 느껴졌다.
서울 도심에 또 하나의 섬이 생겼다. 그곳의 시간은 10월 29일에 멈춰있다. 국정조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었다.
책임자들의 무책임도 그대로다. 92번째 10월 29일이 지나갔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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