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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기관은 공개하는 자료 B기관은 비공개, 일관성 있는 정보공개 기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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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기관은 공개하는 자료 B기관은 비공개, 일관성 있는 정보공개 기준 필요

admin | 토, 2021/09/04- 01:01

정보공개센터 김예찬 활동가가 은평시민신문에 연재 중인 정보공개 칼럼입니다.

 


여러 공공기관에 동일한 내용을 정보공개 청구할 때가 있습니다. 이를 '다중 청구'라고 하는데요, 정보공개포털을 활용하여 온라인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하면 쉽게 다중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에 민원 접수 현황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하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어느 자치구에서 가장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지, 내가 거주하는 지역은 다른 구에 비해 민원이 많은 편인지, 적은 편인지 비교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지역과 다른 지역의 상황을 비교해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은평시민신문과 같은 지역언론에서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 공청회 개최 건수를 비교한 표

그런데 가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다른 기관에서는 다 공개하는 정보를, 몇몇 기관에서 비공개를 하는 경우입니다.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를 비교하는 기사를 쓰려고 하는데, 한 개 구청이 비공개를 해버리면 난감해집니다. "은평구, XX 분석 결과 서울에서 1위!"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쓰고 싶은데, 강남구만 비공개를 해버리면 서울에서 1위인지, 2위인지 불분명해지니까요. 이 경우 불복절차를 거치면 대부분 공개를 하지만, 그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려서 자료를 활용할 타이밍을 놓치기도 합니다.

A기관에서는 바로 공개하는 자료를, B기관에서는 비공개하는 일관적이지 못한 상황,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걸까요? 농반진반으로 정보공개 여부는 어떤 공무원이 담당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제도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기관마다 '비공개 세부기준'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공개 세부기준이란?

비공개 세부기준은 공공기관마다 자신의 업무 성격을 고려하여,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각 호의 비공개 근거에 따라 비공개하는 업무들을 정해놓은 기준입니다. 공공기관들은 홈페이지에서 이 비공개 세부기준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공개 세부기준이 기관마다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은, 같은 공공기관이라도 그 성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시청이나 구청의 경우, 기관의 조직도나 실국장의 성명, 업무 전화번호 등은 공개 대상 정보입니다. 시민들과 소통이 중요한 지방자치단체의 특성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국가정보원이나 군 부대의 조직도, 간부 성명, 업무 전화번호 등은 비공개 대상 정보입니다. 국가 안보와 방첩과 관계된 정보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서로 다른 성격과 기능을 가진 공공기관들이 정보공개 업무 처리를 위해 각 기관마다 세부기준을 달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유사한 성격과 기능의 공공기관임에도 기관마다 비공개 세부기준이 상이해서 공개 여부가 달라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들이 비공개 세부기준이 각자 달라서, 서대문구나 은평구에서는 당연히 공개하는 정보가 강남구에서는 비공개 대상인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은평구청의 비공개 세부기준.

기관마다 제 각기 다른 기준

예를 들어서 각 구청에서 설치하고 운영하는 위원회의 경우, 보통 위원 명단은 공개 대상이며, 위원회 회의록은 발언자 성명을 제외하고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강남구의 경우 특이하게도 식품진흥기금운용심의위원회의 위원 인적사항과 심의록은 비공개 대상이라고 비공개 세부기준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법령이나 조례에 정해져 있는 사항이 아닌데도,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 정보로 규정한 것입니다. 만약 해당 정보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한다면, 강남구에서는 이 비공개 세부기준에 따라 비공개 할 가능성이 높겠죠.

그런데, 은평구나 서대문구에서는 다른 위원회와 마찬가지로 홈페이지에서 식품진흥기금운용심의위원회 위원 명단을 공개하고, 회의록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해당 위원회는 식품위생법 시행령에 따라 전국 지자체에 설치되는 위원회인 만큼, 정보공개 청구를 한다면 전국 대다수 지자체가 해당 정보를 공개할 것입니다. 식품진흥기금운용심의위원회 회의록을 전국 지자체에 정보공개 청구하면, 강남구 혼자서만 비공개하는 이상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강남구 비공개 세부기준의 식품진흥기금운용심의위원회 부분

엉뚱하게도, 강남구청 홈페이지의 비공개 세부기준에 ‘광진구 부동산평가위원회’가 언급된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강남구가 비공개 세부기준을 수립할 때, 다른 자치구의 내용을 마구잡이로 긁어온 것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과연 강남구만 이럴까요? 경기도의 사례 역시 황당합니다. 경기도 비공개 세부기준을 살펴보면, 교통영향 평가 심의위원회 회의록은 비공개 정보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교통영향평가 심위위원회 회의록을 아무렇지 않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비공개 세부기준이라는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셈입니다.

경기도 비공개 세부기준의 교통영향 평가 심의위원회 회의록 비공개 규정.

 

경기도 홈페이지에서 공개하고 있는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회 회의록

비공개 세부기준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정보공개 업무 절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참고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정한 사무처리준칙입니다. 비공개 세부기준이 기관의 성격과 기능에 따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다면, 시민들은 어떤 정보가 비공개 대상 정보인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고, 공무원 입장에서도 일관적인 업무처리가 가능해집니다. 공공기관이 일관성 있게 정보공개에 임해야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쌓일 수 있겠죠.

지난 해 정보공개법이 개정되면서 공공기관들은 3년 마다 비공개 세부 기준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의무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제 각기 다른 기준으로 시민들에게 혼란을 줬던 과거와 달리, 명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준을 정비하여 일관성 있는 정보공개에 나서길 기대해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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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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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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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어릴 때 전화번호부 보는 걸 좋아했습니다. 나와 같은 이름을 쓰는 사람은 누가 있는지 찾아보거나 주소로 우리 동네 사람들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는 장난전화도 걸어봤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당시 전화번호부에는 사람 이름과 집 주소, 전화번호가 다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전화번호부는 거의 모든 집마다 한 부씩 있을 정도로 구하기 쉽기도 했지요.

요즘엔 전화번호부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옛날의 그런 전화번호부가 있을 수 없습니다. 만약 통신사들이 ‘이름’ ‘전화번호’ ‘주소’라는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책자를 집마다 배포한다면 사람들은 개인정보 유출이라며 들고 일어설 겁니다. 예전과 지금의 개인정보에 대한 기준과 제도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전화번호부처럼 과거엔 공개하는 게 아무렇지 않았지만, 지금은 공개하는 게 도리어 이상한 게 되기도 하고, 반대로 예전엔 절대 비공개였던 게 지금은 인터넷에 검색만 해봐도 공개가 되기도 합니다. 공공정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보를 공개하거나 비공개 하는 것은 상대적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절대적으로 비공개해야 하는 정보들도 일부 있습니다)

90년대 말 업무추진비는 비공개가 당연한 정보였습니다. 아무도 시장과 구청장이 쓰는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정보공개법이 생겼고, 비공개를 당연하다 여기지 않은 사람들이 공개하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업무추진비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비공개하거나 아주 제한적으로만 공개 했습니다. 지자체 단체장 업무추진비 공개운동을 벌였던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은 정보공개소송까지 가서야 업무추진비 집행정보를 공개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지자체를 찾아보는 게 더 어렵습니다. 아주 세부적인 내역은 아직도 정보공개청구를 해야만 볼 수 있긴 하지만, 월별로 어디에서 얼마나 썼는지 정도는 공개하는 게 추세가 되었습니다. 소송을 하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정보가 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업무추진비 내역이 시민들이 함부로 볼 수 없는 공공기관장의 권위의 상징 같은 거였다면 지금의 업무추진비는 적극적으로 공개해서 투명성을 어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바뀐 거죠. 이뿐인가요. 과거엔 영업비밀이라며 비공개 했던 각 병원의 항생제 처방률은 이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정보로 가장 내세우는 정보가 되기도 했습니다.

공개와 비공개의 기준은 과거와 현재에만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따라 공개여부가 갈리기도 합니다.

한국의 경우 개인의 과세정보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정보공개청구를 해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국세기본법에 따라 납세자의 과세정보는 비밀유지 대상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비공개인 이 정보가 핀란드에서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정보입니다.

핀란드 정부는 매년 11월 1일 시민 개개인의 과세 정보를 공개합니다. 핀란드 국세청은 이 날 전국 28곳 지방 세무서의 전용 PC를 통해 전 국민의 과세데이터를 공개하는 건데요. 다른 사람이 얼마를 버는 지, 그래서 얼마의 세금을 내는지 확인해 ‘질투심’을 가지게 된다고 해서 이 11월 1일에는 ‘질투의 날’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핀란드 뿐 아니라 여러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과거부터 시민의 과세정보를 공개정보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과세정보를 공개함으로써 탈세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기도 하고, 과세정보의 공개가 조세행정의 신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업무추진비 정보든, 한국과 핀란드의 개인과세정보든 비공개정보와 공개정보에서 내용의 차이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공개에 대한 사회의 요구와 인식의 차이입니다.

공공기관들이 당연하게 비공개하는 정보들이 있습니다. 의사결정과정이라며, 영업비밀이라며 이유도 사유도 구체적입니다. 일견 타당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비공개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당연하지도 않습니다.

당연해야 하는 게 있다면 그것은 민주주의, 시민에 대한 존중일 것입니다. 그리고 비공개는 민주주의나 시민의 참여와는 당연히 어울리지 않습니다.



화, 2019/12/0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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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 회원 배여운님의 브런치에서 허가 후 전재한 글입니다.
전재 허락해 주신 배여운 회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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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니 책상 위에 웬 편지 봉투가 덩그러니 올려져 있다.

"뭐지....?"

편지 봉투를 대충 훑어보니 워싱턴에 있는 미국 정부기관에서 보낸 거였다. '나 뭐 잘못했나...' 하는 마음으로 편지를 뜯어봤더니 이게 웬걸? 빵 터졌다. 그건 바로 미국발 정보공개청구 결과 통지서였다. 문득 10월 말에 정보공개청구했던 게 생각났다. (쉿!! 아이템은 비밀!!)

무엇보다 답변이 궁금했다. 공개냐 비공개냐? 굉장히 공손하게 쓰인 문장을 읽다 내려가니 결국 '네가 청구한 건 못 줘!'라는 비공개 통지서였다. 쳇... 이럴 거면 그냥 메일로 못 주겠다고 하면 될 것을 왜 사람 설레게 우편으로 보내준 건가 원망스럽다.

미국 법무부에서 보낸 정보공개청구 통지서



퉁명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오랜만에 이렇게 글을 쓴 건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냐는 질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질문을 받은 지는 시간이 꽤 됐는데 이번에 또 이렇게 비공개 통지문을 받으니깐 오기가 생기기도 하고 청구 방법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는 실패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벌써 두 번째 청구 실패인데 다음번에는 꼭 성공하길 바라면서 왜 실패했는지 다시 한번 복기하고 싶었다. 일종의 오답노트다.

우선 미국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살펴보자. 한국 헌법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는 헌법 제18조, 제21조의 '표현이 자유'와 관련해 인정하고 있다. 이른바 개별적 정보공개청구권이 인정하듯이 미국도 투명한 정보 공개를 위해 FOIA(Freedom of Information Act) 법을 제정해 정보공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 정보공개법은 연방 법률로 1966년에 만들어졌으며(법적 효력은 1967년) "행정절차법"의 일부인 미국 법전 제5편 제552조에 해당한다. 미국인만 할 수 있지 않냐고 하지만 아니다. 미국 시민뿐만 아니라 외국인(any person)도 가능하다.

슬기롭게 청구해보자

FOIA를 통해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는데 그 시작은 아래 사이트이다. 우리나라 정보공개청구 사이트와 같은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사이트가 전부 영어라 복잡해 보이는데 하나씩 살펴보면 그렇게 어려운 건 없다. 참고로 10월에 미국 국무부로 청구했던 단계 그대로 설명한다.

https://www.foia.gov/


https://www.foia.gov/

크게 3가지로 구분해 봤는데 너무 쉽다!

● 청구 전에 찾는 자료 검색해보기

청구 대상 기관 선택
청구서 작성하기

먼저 청구 전에 자료 검색하기다. 청구인은 정부 기관에 어떤 자료와 정보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괜히 청구서를 작성하고 기다리기보다는 이미 나와있는 자료를 찾아보기를 권장한다. 사이트 메인 화면 중간쯤 돋보기가 그려진 아이콘 메뉴 'Do research before you request'이다. 클릭하면 검색어를 입력할 수 있고 가령 Immigration data를 키워드로 넣어보면 정부 기관에서 생산한 관련 통계와 리포트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나온다. 필요한 게 있으면 굳이 청구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다. 이쯤에서 눈치 빠른 분들도 알 거다. 저기엔 내가 필요한 자료가 없을 것이란 걸. 그렇다. 우리가 정보공개청구하는 이유는 기존에 나와있지 않는 자료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청구서는 무조건 작성하게 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청구서를 작성해 보자. 메인에서 Start your request를 선택하면 아래 화면이 뜬다. 한국 정보공개청구 단계랑 비슷한데 먼저 청구 기관을 선택해야 한다. 옵션은 두 가지다. 첫째, 기관 이름을 내가 입력하는 방법과 둘째, 기관명을 잘 모를 때는 기관 index로 검색하는 방법이다. 참고로 FOIA에서 모든 정부 기관 목록이 뜨진 않는다고 한다. 그런 경우는 기관 자체 사이트에서 정보공개청구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고 한다. 난 미국 국무부를 대상으로 청구했기 때문에 Department of State (U.S. Department of State)를 선택했다.


미국 국무부는 Department of State! (아는 것이 힘이다)


미국 법무부를 선택하면 미국 법무부에서 정보공개청구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안내를 해준다. 기관별로 설명이 조금씩 달랐지만 대체적으로 자세하게 여러 정보를 알려준다. 우리나라 정보공개청구 사이트와 달리 이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자세히 보면 미국 법무부 FOIA의 목표와 담당자 그리고 평균적으로 정보공개청구 건을 처리하는 시간, 청구 안내 등 처음 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만한 수준이다.

덕분에 미국 법무부는 자체적으로 청구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걸 알게 됐고 링크를 소개하고 있어서 청구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간단한 청구 건도 평균 120일 걸린다는 설명을 보는 순간 다시 한번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라는 걸 깨달았다...


미국 법무부 FOIA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좋았다


위 단계까지가 미국 정부 기관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할 때 공통적으로 밟게 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기관마다 처리기관, 수수료, 감면 정책 등 다르며 운영 사이트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청구서를 작성하면 되는데 몇몇 기관 청구서 작성을 해보니 큰 틀에서 다른 건 거의 없었다. 다시 미국 법무부 사이트로 돌아오면 첫 화면이 아래와 같다. 작성해야 하는 단계는 총 7개 정도 됐다. 시작하기 전에 기본적인 물음, 청구인 연락 정보, 청구서 세부내용 작성, 수수료 및 감면, 부가 정보 그리고 청구서 최종 확인을 거치게 된다. 국내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해본 적이 있다면 특별히 어려운 건 없다.


단계별로 입력해야 하는 내용이 많다

다만 수수료와 감면 부분이 조금 달랐는데 미국 FOIA는 내가 낼 수 있는 수수료 한도를 입력해야 했다. 가령 25달러까지 낼 수 있다고 했는데 수수료가 50달러가 나오면 사전에 공지를 해주는 제도로 보인다. 청구 유형을 선택하고 마지막에 Fee Waiver를 만나게 되는데 한마디로 청구 수수료 감면 제도다. 법무부 사이트에서 정보공개청구 가이드(171.16. Waiver or reduction of fees)를 꼼꼼히 읽어보면 재밌는 감면 사유가 많다. 청구 자료가 공익적이거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때와 같이 다소 주관적인 사유도 있었고 기사나 출판에 활용될 때도 고려 대상으로 보인다.



미국은 수수료 감면 사항이 많으니 확인하자

하지만 실패했다

뭐 결론은 비공개 처리로 실패다. 작년에 탐사팀 있을 때 청구했던 건 분량이 너무 많다며 '공개는 해줄게! 그런데 검토해야 할 박스당 4시간에서 8시간이 걸리고 이걸 시간으로 환산하면 대략 7,408시간에서 14,816시간 예상되며 결국 36개월가량 걸릴 거야'라고 무시무시한 답변이 와서 포기했다. 당시 청구 기관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였는데 청구서에 대한 답변은 이메일로 왔다. (이번에는 우편으로 온 걸 보면 기관마다 답변 방식이 다소 다른 듯 싶다)


작년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청구한 답변이 올해 왔음...

하지만 이번 국무부를 대상으로 청구한 건은 내용이 부실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청구서가 부실하다는 건 다소 주관적이라고 생각이 드는 건 작년 청구서 내용과 크게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아래 내용이 기각 사유다.

.... because it does not reasonably describe the records sought. A request must reasonably describe the Department records that are sought to enable Department personnel to begin a search for responsive records. Such detail may include the subject, timeframe, names of any individuals involved, a contract number.....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하면 부서 직원이 기록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거기에는 기간, 이름, 계약 번호 등등이 해당된다는 건데 국내 정보공개청구서 작성 경험이 많아서 최대한 상세히 썼고 작년 증권거래위원회 청구서와 크게 다른 점이 없는 걸 보면 기관마다 청구서 요구 사항 역시 다르다고 봐야 될 거 같다. 혹은 두 번의 작성 내용이 부실했을 수도 있다. 참고로 미국 국무부는 2015년 민간연구단체인 '효과적인 정부를 위한 센터(Center for Effective Government)'가 발표한 정보공개 기관 평가에서 가장 낮은 F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다시, 정보공개청구


곧 다른 건으로 다시 청구를 할 예정인데 몇몇 미국 정부 기관에서 설명하는 정보공개청구 팁을 바탕으로 핵심을 정리해보자. 대략 7가지 항목은 기본적으로 작성하라고 권유한다. 요청하는 게 사진, 영상, PDF, 엑셀인지, 기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세부적으로 무엇을 청구하고 담당 부서는 어딘지, 기록물 생산 근거는 무엇인지 등 청구인이 자세히 청구 내용을 작성할수록 공개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 Type of record; 기록물 유형

Timeframe of record (when was the record created); 기간
Specific subject matter, country, person and/or organization; 세부 주제, 국가, 사람, 조직 등
Offices or consulates originating or receiving the record; 기록물을 접수하는 조직 혹은 담당 부서
Particular event, policy or circumstance that led to the creation of the record; 기록물을 생산 근거가 되는 특정 사건, 정책, 환경 등
Reason why you believe the record exists; 기록물의 존재 근거(이유)
If requesting information involving a contract with the Department of State, the contract number, approximate date, type of contract, and name of contractor. (기타 세부 사항들)

다시 살펴보니 기록물 생산 근거나 왜 그게 있을 수밖에 없는지는 청구서를 작성할 때 쓰지 않았는데 향후 청구 건에 대해서는 꼼꼼히 살펴야겠다. 데이터저널리즘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보다 데이터(자료) 수집이라고 생각하는데 매번 국내 정보공개청구만 이용할 게 아니라 국내 이슈와 관련해서 미국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나 정보를 기사에 활용해보는 것도 계속 고민 중이라 그간 실패를 기록으로 남겨봤다.

유용한 정보

글을 쓰다가 찾아 보니 정보공개센터에서도 미국 CIA에 정보공개청구한 경험을 공유했다.

한국에서도 CIA에 정보공개청구할 수 있다! (2020.1.29 업데이트)



FOIA가 이슈가 됐던 사건 중 하나는 힐러리 클린턴(당시 국무부 장관)의 개인 이메일을 워싱턴 DC 연방지법 판사가 국무부 웹사이트에 공개할 것을 주문

https://www.npr.org/sections/itsallpolitics/2015/04/02/396823014/fact-check-hillary-clinton-those-emails-and-the-law

화, 2020/11/1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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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소장

 

 

기갑의 돌파력으로 차별을 없애겠다며 웃던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거뒀다. 변 하사의 부고 소식 며칠 전에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정치를 한다던 논바이너리(남성/여성으로 구분되지 않는 젠더) 트랜스젠더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들의 죽음으로 사망통계에서 자살원인 비율은 늘어나고 인구통계는 두 명이 줄어들겠지. 청년 인구통계에서도 두 명, 변 하사는 지난해 성별 정정을 마쳤으니 여성인구 통계에서도 한 명. 김기홍은 어느 통계에서 사라졌을까. 스스로의 정체성 맨 앞에 내걸었던 논바이너리 통계는 존재하지도 않는데.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에서 군의 전역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육군은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 A하사에 대해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날 전역을 결정했다. 2020.1.22 ⓒ뉴스1

어쩌면 이 둘은 생전에 항상 죽음을 곁에 두고 살아갔었는지도 모르겠다.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내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는 만 13~18세 성소수자 청소년 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성소수자 청소년 5명 중 1명은 자살시도 경험이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 조사 후에 상황은 나아졌을까. 자료들을 찾아보았지만, 관련 데이터를 찾을 수 없었다.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에서 누군가 했다는 이 말은 그래서 더욱 시리다. “그런데 슬프게도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아픔은 통계로도 안 잡히잖아요.”

우리는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청소년 자살시도율 통계를 보며, 저 숫자 어딘가에 성소수자 청소년의 고통이 녹아있겠거니 유추할 뿐이다. 현대 사회에서 데이터는 사회 시스템 조직과 구성의 근거가 되고, 정책을 위한 자료가 된다.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세상을 더 평등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모든 일에 데이터는 쓰인다. 그러나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존재는 이처럼 통계로도 기록되지 않아 그들을 위한 정책들도 당연히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통계로도 잡히지 않는 투명인간이 어디 성소수자 뿐인가. 우리 사회는 ‘표준’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존재를 데이터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여성운동가인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는 그녀의 책 <보이지 않는 여자들:편향된 데이터는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지우는가>를 통해 표준인간을 남성으로 설정해 놓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여성의 존재가 지워지는지를 고발한다.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여성 데이터가 없다며 젠더데이터 공백 문제를 꼬집었다. “의학부터 직장, 도시계획, 경제, 정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그간 수집되었고 지금도 수집 중인 방대한 데이터는 대부분 남성의 것이고, 그 결과 지구상의 거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 환경이, 남성 디폴트(기본값)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젠더 데이터 공백은 우리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 때문에 악화된다. 2017년에 쓰인 한 논문은 “성희롱이 얼마나 만연한가에 관한 대용량 데이터가 없다”라고 말한다. 저조한 신고율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범죄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여자들> 中 -

 

김기홍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녹색당

우리에게는 어떤 데이터가 충분하고, 어떤 데이터가 부족할까.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데이터는 또 무엇인가. 우리는 데이터에서도 ‘표준’ 밖의 성소수자, 이주민, 난민, 청소년, 노인, 장애인, 여성을 지워버린 것은 아닐까. 모든 사람은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데이터에 대한 권리는 누구나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차별받지 않을 권리, 데이터의 활용 과정에서 인권을 보호받을 권리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될 권리를 포함한다. 누구나 국가의 데이터에 포함되어 정책의 대상으로 인정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세상은 평등하지 않다. 데이터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들은 존재를 드러내고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때로는 목숨을 걸 정도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번번이 세상에 인정되지 못하고, 통계로도 존재하지 못한다. 세상이 평등하지 못한 건 혹시 데이터 때문은 아닐까. 데이터로도 남지 못한 사람이, 통계에서도 지워져 버린 사람들을 위한 정책과 시스템을 만들 만큼 우리 사회는 친절하지도, 성실하지도 않으니 말이다.

 

데이터는 의사 결정을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데이터가 없으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태어나고 있는지, 몇 살에 사망하는지, 얼마나 많은 남자, 여자 그리고 아동이 여전히 빈곤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얼마나 많은 아동에게 교육이 필요한지, 얼마나 많은 의사가 훈련받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학교가 지어지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세금이 사용되고 있으며 그 효과는 어떠한지, 온실가스가 늘어나고 있지는 않는지, 해양의 어류 자원은 멸종 위기일 정도로 줄어들지는 않는지, 어떤 업종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종사하는지, 어떤 회사가 무역을 하고 있으며 경제활동 상태가 어떠한지 알 수 없다.
- UN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데이터 혁명:셀 수 있는 세계> 中 -

 

이 글은 민중의소리에도 실렸습니다. 

화, 2021/03/0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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