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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의 목표는 어떤 행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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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의 목표는 어떤 행복일까?

admin | 목, 2021/09/02- 20:41

보통 복지국가는 국민의 행복증진을 목적으로 하며, 복지국가의 성숙도가 높을수록 국민의 행복 수준 또한 높다고 여겨진다. 유엔의 「세계행복보고서 2021」에 따르면, 핀란드(1위), 아이슬란드(2위), 덴마크(3위), 스웨덴(6위), 노르웨이(8위) 등 복지국가의 모습을 가장 잘 갖추었다는 나라들이 행복순위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1] 이러한 주장은 직관적으로는 이해가 쉽다. 하지만 여기에는 복지국가의 정착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는 중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복지국가 5.0을 디자인하기에 앞서 복지국가와 행복 사이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부정적/긍정적 감정과 행복

우리나라 표준국어대사전은 행복을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라고 규정하고 있다. 영어의 happiness는 ‘기쁨이나 만족감을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 불어의 bonheur는 “인간이 자신에게 좋아 보이는 것을 얻었을 때,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완전히 충족시키고 다양한 열망을 완전히 달성하며 개성들의 조화로운 발전에 있어서 균형을 찾았을 때, 인간이 정신차원에서 일반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사전적 의미들을 종합해 보면, 행복이란 “원하는 바을 얻었을 때 도달하게 되는 긍정적인 감정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감정들 중에 기본감정(primary emotion)이란 범주가 있다. 연구자마다 다소 다르지만, 기본감정은 대략 6~8개의 감정들로 구성된다. 플루치크(Plutchik)의 8감정(기쁨, 슬픔, 두려움, 분노, 기대, 놀람, 신뢰, 증오)이, 희로애락애오욕(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사랑, 증오, 욕심)이라는 칠정(七情)이 대표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수백 가지의 감정은 바로 기본감정에서부터 나온다. 예를 들어, 기쁨이란 기본감정에서 감정의 정도가 낮으면 평안 높으면 황홀이 된다. 그리고 2개의 기본감정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감정이 만들어진다. 기쁨과 신뢰 사이에서 사랑이, 두려움과 놀라움 사이에서 경외라는 감정이 나온다.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의 연구들은 행복이란 감정을 기본감정으로 여기지 않고, 둘 이상의 기본감정을 포함하는 집합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위 사전적 규정에 따르면 행복은 최소한 기쁨(joy), 만족(satisfaction), 즐거움(amusement)이라는 3가지의 기본감정을 아우르는 분류적 개념이다. 달리 말하면, 기뻐도 행복한 것이고 만족해도 행복한 것이며 즐거워도 행복한 것이다.

그러나 당장의 욕망이나 욕구가 충족됨으로써 생기는 기쁨, 만족, 즐거움만을 행복으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한가? 그렇다면, 슬픔∙두려움∙고통 등이 없을 때 갖게 되는 감정은 행복이라 부를 수 없을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감정도 행복이라 여긴다. 따라서, 행복을 규정할 때 슬픔∙두려움∙고통 등의 부정적 감정과 함께 동시에 기쁨∙만족∙즐거움 등의 긍정적 감정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조합으로 구성해보면, 1) 슬픔∙두려움∙고통이 있고, 기쁨∙만족∙즐거움이 없는 상태, 2) 슬픔∙두려움∙고통이 없고, 기쁨∙만족∙즐거움도 없는 상태, 3) 슬픔∙두려움∙고통이 없고, 기쁨∙만족∙즐거움이 있는 상태 등 총 3가지가 나온다 (그림1 참고).

그림. 동일 사안에서의 행복과 불행의 감정 범위

 

행복의 2가지 유형: ‘0의 행복’, ‘+의 행복’

동시에 긍정-부정의 감정을 스펙트럼으로 보는 것 또한 행복의 의미 구성에 중요하다. 현재의 나의 감정은 최대의 부정상태에서 최대의 긍정상태까지 연속되는 스펙트럼 중 어딘가에 위치한다. 그런데 문제는 긍정-부정의 스펙트럼의 중간에 0의 영역이 있다는 점이다. 즉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닌 상태가 있다. 원래 건강했던 사람의 다리골절을 예로 들어보자. 어느 날 자동차 사고로 다리가 부러졌다면 부정(-)의 상태가 되고, 수술과 통증치료를 잘 마치게 되면 고통이 없는 (0)의 상태가 되며,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의 재활을 잘 해서 다시 운동도 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면 원래의 긍정의 상태인 (+)상태가 된다.

이제 2가지의 기준을 동시에 적용하여 종합적으로 행복을 규정해 보자. 우선, 하나의 사안과 관련해 아픔∙걱정∙고통 등이 있다면, 동시에 기쁨∙만족∙즐거움이 있을 수는 없다. 다리골절은 고통이지 기쁨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슬픔∙걱정∙고통 등이 있다면 기쁨∙만족∙즐거움이 없는 상태가 되는데, 이는 정신적으로 부정적인 (-)상태이며, 소위 말하는 불행이라 할 수 있다. 불행을 나타내는 불어의 malheur라는 용어는 “존재하는 것의 존재함을 어둡게 하고 그것을 정신적인 비참함과 절망에 빠뜨리는 고통의 상태”라고 사전적으로 규정되는데, 바로 이런 상태이다.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한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해당 슬픔, 걱정, 고통을 없애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없앤다고 해서 곧바로 기쁨∙만족∙즐거움이 있는 긍정적인 정신상태가 되지는 않는다. 단지 부정적인 정신상태로부터 해방되었을 뿐이다. 이 상태가 바로 슬픔∙걱정∙고통도 없고 기쁨∙만족∙즐거움도 없는 (0)의 상태이다. 나는 이런 상태를 ‘0의 행복’이라 부른다. 이 유형의 행복은 주로 편안함, 안정감, 평화로움 등의 감정이 지배적이다.

(0)의 상태에서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더 해야 한다. 앞의 예를 다시 들자면, 고통이 없는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재활과정을 거쳐 능동적인 활동이 가능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운동이나 여가생활 등의 신체적 활동을 해야 비로소 건강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이러한 슬픔∙걱정∙고통은 없고 기쁨∙만족∙즐거움이 있는 상태를 ‘+의 행복’이라 부른다. 요컨대, 당장의 슬픔, 걱정, 고통 등을 없애거나 사전에 이런 부정적 감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함으로써 이르게 되는 슬픔, 걱정, 고통이 없는 상태가 ‘0의 행복’이고, 여기에 더 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을 통해 기쁨∙만족∙즐거움을 얻는 상태가 ‘+의 행복’이다.

 

현재의 복지국가의 목표는 주로 ‘0의 행복’의 실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0의 행복’과 ‘+의 행복’을 구분하는 것은 복지국가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함이다. 복지국가의 정책들 중에 상당 부분은 ‘0의 행복’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안되었다. 복지국가의 핵심적인 정책인 사회보장정책은 눈앞에 나타난 질병, 실업, 육아, 요양, 장애, 주거, 소득부족 등의 사회적 위험, 즉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들이 결핍됨으로써 발생하는 고통을 벗어나거나 그러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들이다. 건강보험은 아팠을 때, 국민연금은 노후시기의 소득 부족을 대비하기 위해, 고용보험은 실업에 따른 소득 결핍을 위한 것들이다. 소득보장 관련 정책들은 소득의 결핍으로 인한 고통을 해소하거나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복지국가는 ‘+의 행복’을 직접적으로 제공하기보다는 주로 그것의 토대를 마련해준다. 우선, 사회구성원의 역량(capability)를 키우는 데 초점을 둔다. 유럽 복지국가들은 19세기부터 ‘교육국가’라고 부를 정로도 공교육의 제공을 제일 중요한 책무로 여겼다. 현재에도 대부분의 유럽 복지선진국은 대학교까지 공교육체제를 갖추고 있어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학비걱정 없이 역량을 쌓을 수 있다. 또한, 직업고등학교도 잘 발달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평가도 높다. 최근에는 직업재교육체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직장생활을 하던 중에 대학교 및 대학원 진학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사회구성원은 ‘+의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제도와 관행 그리고 암묵적 규칙 등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 이러한 장애물을 제거하고 노력과정이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장치들을 깔아주는 것이 ‘+의 행복’을 위한 복지국가의 두 번째 방점이다. 요컨대, 복지국가는 시민들이 원하는 ‘+의 행복’에 필요한 조건들을 제도적으로 구축하는데 힘을 쏟는다.

 

‘+의 행복’을 위한 복지국가의 노력들

노동을 통한 사회참여는 일상의 1/3~1/4를 차지하므로 ‘+행복’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이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고 그런 직업이 차별 없이 공정한 평가를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직업선택이 잘못 되었을 때, 취업서비스, 직업재교육, 실업시기의 소득보장 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직업으로 옮겨갈 수 있어야 한다. 유럽의 복지선진국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 구축에 있어 매우 앞서 있다. 그 결과 국민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다. 특히 복지국가 4.0에서 가장 앞선 북유럽 국가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으며 스웨덴의 경우에는 2019년 기준으로 73.4%에 이른다.[2]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여유시간의 보장은 ‘+의 행복’을 위한 또 다른 주요 조건이다. ‘+의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절대적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직장에서 일을 하는 시간이 길수록 다른 곳에서의 행복을 느끼기 위한 활동을 할 여지는 줄어든다. 물론 근래 유럽에서 나타나는 노동시간단축은 일자리를 나누기 위한 목적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단축된 노동시간을 자신의 역량 개발이나 여행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는 등에 사용함으로써 ‘+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유럽의 복지선진국들은 지방자치제도의 완성도를 높여 국가의 주요 사무들이 주민들의 ‘+의 행복’을 실현하는데 공헌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지방정부가 사회서비스에 대한 규제, 관리, 재정 모두에 대해 책임과 자율권을 가지고 있다. 시민사회 출신자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방정부의 주요 요직에 자리잡음으로써, 그들이 주민들과 맺은 네트워크가 주민들의 직간접적인 참여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반은 주민들이 자신들의 ‘0의 행복’을 보장하는 일을 직접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지역주민의 일원으로서 지역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위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의 행복’을 누리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적 구조는 사회서비스의 영역을 넘어 다른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복지선진국이 보여주는 정책상의 특징 중 하나는 동행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행서비스는 사회구성원이 욕구를 충족하는 과정에 부족한 요소들을 보조하는 인원이 동행하면서 채워주는 것이다. 장애인의 경우 직업교육이나 직업생활을 할 때 동행인인 함께 생활하면서 활동에 도움을 제공한다.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의 일환으로 각각의 구직자에게 동행인을 붙여주어 취업계획작성부터 시작해 취업이 될 때까지 현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이러한 동행서비스는 각 개인이 삶의 주체가 되어 일상에서 중요한 일들을 스스로 기획하고 결정하며 그것을 추구∙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의 행복’의 실현을 가능하도록 한다.

 

 

복지국가 5.0은 ‘0의 행복’ 보장을 유지하면서 ‘+의 행복’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구축된 복지국가 4.0은 ‘0의 행복’과 ‘+의 행복’ 사이에 심각한 불균형의 문제를 안고 있다. 위에서 기술한 ‘+의 행복’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복지국가 4.0은 ‘0의 행복’의 보장에 치우쳐 있다. 이런 불균형은 복지국가 4.0이 주로 보장하는 행복과 국민이 실제로 요구하는 행복 사이에 미스매치가 낳고 있으며, 이는 결국 복지국가 5.0으로의 변화를 추동하는 압력 중 하나로 작동하고 있다.

유럽의 복지선진국은 ‘0의 행복’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이미 촘촘하게 갖추고 있다. 국민의 대다수는 이미 형성된 슬픔, 걱정, 고통에 대한 방지책으로 인해 편안함과 안정감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즉 많은 사람들이 이미 구축된 제도와 프로그램에 물들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이 주는 효능감이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0의 행복’의 강화를 위한 요구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다만 ‘0의 행복’을 지원하는 제도들을 축소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할 뿐이다.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들의 ‘+의 행복’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져가고 있는데 이를 충족시킴에 있어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당장의 실업률의 문제로 인해, 정부는 취업 자체에 초점을 맞추느라 일자리의 질에 대한 고려는 줄어들고 있다. 비록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 일을 제공하고자 노력은 하지만 충분치가 않은 상황이며, 특히 새롭게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층의 불만은 커져가고 있다. 경제활동에 있어서의 주체적인 참여 요구는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단순히 취업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생산을 주도적으로 관장하려 하지만 그를 위한 토대가 별달리 구축되어 있지 않다. 현재 도입된 노동이사제는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운영권 내지는 결정권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조합원의 주체성을 보장하는 협동조합이 활성화되고 있을 뿐이다. 요컨대, 복지국가 5.0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유럽의 복지선진국들은 ‘+의 행복’의 증진을 위한 정책들을 새롭게 도입하고 강화해야 할 필요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상황이 좀 더 복잡하다.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0이 행복’에 대한 인식 없이 ‘+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 또는 임금이 높은 일자리를 원한다.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항상 보다 높은 자리 또는 높은 위상을 가지려 한다. 주거의 안정성보다는 자기의 집을 사려는 데 보다 더 큰 열의를 쏟아 붓는다. 적당한 소득보다는 자기가 벌어들일 수 있는 최고의 소득수준에 초점을 맞춘다. 이런 맥락에서 ‘0의 행복’에 초점을 맞춘 복지국가는 국민들로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 결국, 행복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이해는 복지국가패러다임을 지배적 통치패러다임으로 위치 지우는 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 행복’은 ‘0의 행복’을 보장하는 제도들을 조건으로 달성 가능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토대가 없는 사상누각을 꿈꾸고 있다.

 

[1] Helliwell, John F., Richard Layard, Jeffrey Sachs, and Jan-Emmanuel De Neve, eds., World Happiness Report 2021, New York: 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 2021, p.18.

[2]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2KAA301_OECD&conn_path=I3

 

이권능

정책연구소 함께살기 소장. 정치학도로 시작해 프랑스 파리제1대학과 그로노블정치대학(IEP de Grenoble)에서 사회정책을 전공한 후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서 연구실장으로 활동했음. 현재는 복지국가를 마을에서부터 만들기 위한 운동을 진행 중. 사회사상, 복지국가와 복지정치, 사회보장, 건강 및 요양, 복지도시 등을 사회성(the social)과 이론-실천의 통합 관점에 기반해 연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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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다른백년은 지난 3개월간 연재한 ‘코로나 이후 세계는?’을 마감하고 이번 주를 시작으로 3-4개월간 ‘미중 간의 갈등전개와 향후전망’ 라는 주제로 새로운 특별칼럼을 연재한다.

1990년 이래 단극적으로 세계질서를 주도해 왔던 미국의 G1위상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향후 당분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G0의 혼란기로 접어들고 있다. 대체로 미국의 패권유지와 중국의 대국굴기가 갈등의 중심축을 이루면서, 유럽연합과 러시아 그리고 인도 등이 조정역할을 넘어 나름대로 지역과 현안에 대한 대안적 거점을 형성할지 여부가 향후 Gn의 세계질서의 내용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른벡년은 상기 주제에 대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시각과 분석을 아래과 같은 6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각각 2-3주 간격으로 교체하며, 매주 2건의 칼럼을 번역 소개하고자 한다.

1.     미중 갈등의 격화의 배경과 전개

2.     미국에 대한 대내외적 시각과 비판

3.     중국에 대한 대내외적 시각과 비판

4.     미중 간의 주도권 쟁탈과 전쟁 가능성

5.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과 중국의 반격

6.     향후 세계질서에 대한 전망

미중 갈등의 배경과 전개에 대한 첫 번째 소개의 글은 미국의 진보적 Think-Tank인 Brookings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인 Dr. Cheng Li와 중국국제방송CGTN 간에 이루어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를 기대한다.


중국과 미국은 전면적인 대결상황으로 향해가고 있는가? 정치와 안보상황이 더욱 악화일로에 있는 것일까? 경제적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중국국제방송CGTN의 Reality Check 프로그램에서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인 Dr. Cheng Li와 인터뷰를 가졌으며, 그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현재 3가지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관계를 수십 년을 취재해온 사람으로서 본 프로그램 책임자인 필자는 양국의 관계가 지난 과거의 세월 중에 현재처럼 당황스러운 순간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양국은 결국 세계적 재앙인 팬데믹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어쩔 수없이 서로 협력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대선이 있는 올해를 겪으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인지, 전문가의 견해를 듣기 전에 우선 몇 가지 사실들을 확인해 본다.

정치적 대립을 보도하는 뉴스가 난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측면에는 여전히 회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통상무역을 예를 들어보면, 트럼프의 중국무역에 대한 전쟁선포와 북경의 보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2018년 한해 양국 무역이 6340억 불에 이르면서 사상 최고액수를 보였다. 물론 관세인상이 적용되는 시차가 발생하면서 추후에 무역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피크에 이른 액수와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2019년에도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 앞서 중국에게서 가장 많이 수입을 하였으며, 비록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의 교역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양국 간의 투자에 있어서는 정부(正負)의 양 측면을 보인다. 조사기관에 의하면, 2019년 중국의 미국에 투자액이 50억불 규모로 이는 지난 십 수년간 제일 저조한 수준인데 주로 북경당국의 대외투자규제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미국의 정기적인 조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미국의 대중 투자액은 오히려 140억불로 늘어났는데, 이는 중국의 내수시장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기대가 여전히 크고 자동차와 금융분야에 대한 외국인 소유규제가 완화된 것을 기회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공급사슬(supply-chain)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팬데믹을 핑계로 미국당국은 미국적 기업들에게 국가안보차원에서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적 기업들은 이전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암참(AmCham, 미국해외기업협회)회장인 Greg Gilligan은 CGTN과 인터뷰에서, 자체조사에 의하면 1.0% 이하 기업들만 중국에서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압도적인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거래를 하고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정치적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경제적 회복이 어려워 지면서 잔류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에도 COVID-19를 둘러싸고 정치적 비난과 책임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양국 간에 처음으로 현지에 체류 중인 기자들을 서로 추방하였으며, 북경당국은 워싱턴의 몇 가지 법안들이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미국과 대만 간의 외교를 지원하는 ‘대만법 Taiwan Act’과 미국의 고위직 정부인사가 대만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 Taiwan Travel Act’ 그리고 홍콩과 신장에 관한 입법행위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더하여, 최근들어 대만해협에 미해군 함정들이 한달 간격으로 출몰하고 있는데, 오바마 시절에는 일년에 한번 정도로 훈련을 실시했다.

미중 국민들이 양국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하는지 중요하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민의 66%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잇는데 이는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반면에 여론조사 결과를 나이별로 재분류하면, 젊은 미국인들에게는 중국에 대한 호감이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온다.

중국인들 사이에도 반미정서가 높아지고 있지만, 2018년에서 2019년 간에 미국으로 넘어간 중국학생수가 늘어났으며, 이는 비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나타난 결과이다. 높은 교육수준으로 인해 미국으로 유학온 외국인 학생의 비중에서 중국이 가장 높다.

상기에 언급한 것처럼 주제들이 다양하고 때로는 충돌하는 격동적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라는 커다란 질문에 대해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를 맡고 있는 Dr. Cheng LI의 견해를 들어본다.

사회자 Wang Guan: 당신은 지난 수십 년간 미중 관계를 다루어 왔습니다.  현재의 상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Cheng Li 박사: 우선 3가지의 악순환 고리 또는 영역이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3 가지의 악순환 고리가 서로 반응하여 긴장을 고조시키고, 각자의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3가지 악순환은 모두 “D”로 시작되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첫 째는 미국을 황폐화시키는(Devastating)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양당간의 극심한(Dire) 정쟁입니다. 마지막은 미중 관계가 위험스러운(Dangerous)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수교관계를 맺은 지난 1979년 이래, 40년의 기간에서 전례가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사회자: 미중 관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으로 나누어 예측해 주시길 바랍니다.

Cheng Li: 단기적으로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선기간에는 의례적으로 긴장과 비난의 수위가 높아집니다. 미국 내 여론도 중국을 비난하면서, 중국에 대한 호감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 경제에 미치는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은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비록 도날드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다 해도, 첨단기술에 대한 긴장, 국제지정학적 지형의 변화, 중국의 공격적인 국제외교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시각과 우려 등이 지속될 것입니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긴다 해도, 공화당은 반중정책을 지속해 밀고 나갈 것이고 관행의 동력을 바꾸는 것이 어려워 않습니다. 이것이 단기적인 전망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들의 사고체계mindset는 달라집니다. 당장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정의하던지, 이는 당연히 우리의 평생을 통해 일어난 거대한 역사적 사건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인도주의적 위기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견해가 변해갈 것입니다. 비로소 양국 모두 진정한 상대(敵)은 중국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라 공동의 적은 바로 바이러스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자연스레 국제적인 공공선public good의 주제가 기후위기, 국제 간에 이동하는 이주민 문제가 던지는 도전, 마약거래와 사이버 안전, 에너지 보존과 비핵화,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공공보건에 대한 협력으로 집중될 것입니다. 이런 주제들이 서로 간에 협력을 증진하도록 긍정적인 압력을 가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중장기적으로 낙관적입니다.

사회자: 현재 미중 간의 안보상황은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가장 위험한 요소가 무엇인지요?

Cheng Li: 가장 위험한 요소는 명백하게 대만입니다. 왜냐하면 최근 미연방의회에서 결의한 ‘대만입법 2019’는 대만을 별개의 국가로 인지하는 수준에 접근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수용할 수 있는 방어선bottom-line에 대한 도전입니다.

다른 한편, 미국인들 관점에서는 남중국해와 때때로 동중국해에서 실시하는 중국의 군사훈련 그리고 사이버 안전등에 대해 매우 비판적입니다. 모두가 매우 위험한 분쟁적인 주제이죠, 다만 이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전쟁의 확률은 단지 5% -10% 수준입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끝났다. 추가로 첨언하면, Dr.Cheng Li를 포함한 70명의 저명한 학자들이 미중 양국의 지도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COVID-19 퇴치를 위한 *정치기금을 조성하도록’ 촉구하였다. 이 서신을 통해 이들은 ‘지도력을 형성하려면 수 년이 소요되어야 하지만, 지도력의 붕괴는 단지 순식간에 벌어진다’고 경고했다.

*코로나백신 개발기금에 중국을 포함하여 G20 주요 국가들이 참여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출처: CGTN 2020-05-24일자 보도내용..

Wang Guan

중국국제방송CGTN의 Reality Check 편성책임자

목, 2020/06/1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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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베트남 북부와 가까이 위치한 하이난 섬의 총면적은 33만 평방킬로미터로 경상남북도를 합한 면적보다 조금 작고 제주도의 18배에 달하는 광활한 지역이다. 인구는 8-9 백만명으로 상대적으로 조밀하며, GDP는 일인당 2019년 기준 약 9천불 수준이다.


하이난 성의 수도인 하이코우 시의 모습

지난 주에 중국정부는 하이난(海南)성을 자유무역항(FTP) 지대로 만드는 종합계획안을 공개하면서 기존의 아열대 관광지역을 두바이와 싱가포르와 어깨를 겨누는 국제적 중심지로 개발하려는 60여 조치를 제시하였다.

특별정책들을 포함한 패키지는 3단계로 나뉘어, 2025년까지 무역과 투자의 자유항으로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2035년까지는 이를 완숙한 단계로 이끌며, 2050년에는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거점으로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향후 15년의 개발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이미 해당 지방정부의 관리책임자들을 두바이와 싱가포르에 파견하였고 이들을 성공시킨 자유무역의 규정들을 연구하도록 독려하였다.

하이난 지역을 중국의 새로운 자유무역과 물류의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정책으로 의료, 바이오텍, 교육, 오락 그리고 금융서비스의 혁신 등 분야에 외국투자자들의 문호를 즉각적으로 개방하는 조치를 가져올 것이다.

하이난 지역은 등소평 시절부터 중국지도부에 의해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고려되어 왔으며, 이미 1988년에 중국의 가장 작고 가장 남부에 위한 성省급 지역으로 선정되었고, 2018년 4월에 시진핑 주석은 이 섬지역을 중국의 최대자유무역지대(FTZ)으로 선언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에 발표된 FTP종합계획은 2018년의 FTZ의 구상보다 훨씬 규모가 크며 거대한 청사진의 포부를 담고 있으며, 수출입에 대한 관세의 면제를 넘어서 투자와 자본의 흐름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한다.

국제적 금융활동에 있어서, 세금은 투자와 자본의 흐름에 중추적 역할을 하며 지역을 소비와 인재, 투자와 사업에 매력적인 지역을 전환시키는 축으로 기능한다.

두바이와 싱가포르가 수십 년에 걸쳐 부유하고 번영한 지역으로 발전한 것에는 사업과 개인에게 적용되는 일반적인 소득세가 낮은 배경이 있으며, 이러한 배경의 연구를 통해 하이난 지역에 주거하기에 편하고 사업을 번창시키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능력있는 인재들의 개인소득세과 기업들의 법인세를 최대 15%로 제한하도록 결정한 것은 하이난을 국제적인 조세피난처에 견주는 지역으로 보장하려는 노력이다.

하이난의 전략적인 입지는, 한편에서는 광동성과 인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홍콩과 나란히 위치하여 중국의 접경지역을 확장하고 본토와 Greater Bay(광동-홍콩-마카오) 지역을 동남아 국가들과 연계하면서, 남반부의 여러 나라들과 무역 등 다양한 협력을 도모하는 관문關門으로 자연스러운 역할을 맡게 한다.

아열대적인 기후는 싱가포르를 대체하며 국제적인 정치 및 경제 이벤트를 개최하는 지역으로 매력을 가지게 할 것이다. 이미 지난 세월 유명 관광지로서 해변가 주변에 리조트와 5 성급의 호텔 등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있다.

이런 의미에서, Dalian(대련)이 ‘여름의 다보스’로 불리듯이, 중국은 하이난 개발을 통하여 또 하나의 국제적인 지역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며, 주요한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것과 더불어 국제관광 도시로서 소비진작과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이미지와 영향력을 강화하는 게기를 마련하게 된다.

중국당국의 하이난 개발결정은 Greater Bay(광동-홍콩-마카오) 지역과 연계하여 국가의 경제를 더욱 확장시키는 현명한 방향의 움직임이다. 국가를 국제사회에 더욱 개방하려는 견지에 비추어, 하이난 지역을 경제와 정치가 하나로 융합되는 왕관의 보석으로 선정 개발하면, 이 지역을 외국투자가 자연히 이루어지는 국제적 센터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출처: CGTN, 2020-06-06.

Matteo Giovannini

이탈리아 경제개발부의 중국담당 주요 맴버이자 중국상업은행의 재정분야 전문상담가


보충자료 –

중앙정부의 지원과 다양한 정책을 구비한 개발제도의 도움으로 하이난 성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우선 무엇보다도 제조업, 수송차량, 원자재, 소비재 등 분야에 대한 수출입 무역에 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이로서 자유무역이 상당한 수준으로 촉진될 전망이다.

다른 한편으로, 하이난 지역은 국제적인 관광과 하이테크를 위한 단지조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중앙정부의 정보분야 위원회(council info office)는 세계경제의 미래전망은 하이테크 개발에 맞추어 있다는 판단과 하이난 지역이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지역이 아니었다는 현실을 감안하여, 향후 개발은 관광과 서비스 산업, 그리고 하이텍 분야를 유치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분야에 우호적인 정책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상기에 언급한 산업분야의 기업들은 본토의 기업들에게 적용하는 법인세 중에 가장 낮은 15%의 세금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본토의 소비자들에게 적용되어온 면세금액 3만 위엔의 혜택을 10만 위엔까지 확대할 것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면세가 적용되어 국제적인 소비재가 저렴한 홍콩을 관광하며 소비를 맘껏 즐겨왔듯이, 이제 하이난 섬도 같은 매력을 갖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계획에 의하면 재능있는 국제적인 인재들에게도 혜택을 부여한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개인들은 본토의 개인소득세 한도인 45%보다 30%를 낮춘 최대 15%의 한도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이는 홍콩보다도 2%가 더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자유무역지대는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뿐만 아니라, 재능과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재들을 불러모을 것이다.

하이난 자유항을 개발하면서 세계무역과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와 홍콩의 성공을 따라 배울 것이지만, 하이난은 자신의 독특한 입지와 구상을 통하여 두 도시들의 정책을 단순히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만의 모습을 만들어 갈 것이다.

싱가포르와 홍콩이 성공한 배경은 단순히 지정학적 이점과 무관세정책 또는 매력적인 세금혜택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가 흉내낼 수 없는 역사적이고 제도적인 근거가 있다.  예를 들어 홍콩은 중국본토와 세계를 연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이라는 장점을 통하여 놀라운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 냈다.

따라서 하이난의 자유무역항 개발의 과정을 통하여 책임을 지고 있는 성省당국은 자신들의 입지와 중국의 사회경제적 현실과 조화를 이루어 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발계획서에서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중국적 특색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하이난이 앞선 두 도시보다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뜻은 아니며, 성공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사업하기에 매력적인 환경을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곳에서 사업하는 것이 매력적이고 편해야만 한다. 하이난이 이것을 제공할 수만 있다면 미래는 보장된 것이다.

일, 2020/06/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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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이 진행했던 ‘냉전-1.0’은 45년 간의 거대한 이념적 경제적 기술적 전쟁이 이었고, 세계를 핵전쟁의 위험(Armageddon)으로 몰아가며 지구상의 모든 국가뿐만 아니라 달나라까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중간의 ‘냉전-2.0’은 기존의 냉전과는 매우 다른 양상의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위험성과 영향력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에게 있어서 중국은 인구의 규모 면에 있어서도 기술적 야심이라는 측면에서 과거의 상대보다 훨씬 힘든 적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싸움은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소련은 지구를 양분하여 분리된 형태로 각자의 영역에서 존재하였지만,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서로 엉켜 의존하고 있다. 2018년 현재 중국은 미국이 최대 무역대상국이었으며, 중국의 바이트댄스(ByteDance)사가 비디오 네트워크의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TikTok은 비게임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앱(app) 프로그램이고, 2019년 현재 미국의 대학에 369,548 명의 중국학생이 등록한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따님이 2014년에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경쟁은 기존과는 달리 전혀 새롭고 결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과거의 ‘냉전-1.0’이 재래식 군사력과 핵위협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면, 현재의 ‘냉전-2.0’은 민간사회를 통한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혁신경쟁이라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 인터넷은 단순히 통신수단이 아니라 통제의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 규모에서 사물인터넷(IOT)를 운용하면 수십 억의 장치를 연결하면서 지정학적 전략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바로 이 분야에서 중국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방의 주요 국가들이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적용하는 여부가 일종의 시금석이 된다. 흔히 미국과 중국의 대결적 상황은 성격이 전혀 다르며 어울리지 않는 두 국가의 지도자들 즉 트럼프와 시주석의 개인적 정치성향 때문이며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해석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 내 중국분야 최고의 권위자중 한 사람인 Orville Schell은 보다 분석적이고 위협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에 의하면, 공화와 민주 양당이 8번을 교대로 집권해온 지난 50년 간 지속되었던,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용정책은 이제 끝장이 났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냉전이라는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른 것(종결)이 아니라 겨우 중턱 어디쯤에 머물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미국의 포용정책은 아래의 두 가지 전제에 기반하고 있었으나 모두 실패하였다고 결론짓는다. 한가지는 중국이 번영을 지속하고 개방화를 진행하면 점차로 민주적 사회로 전화할 것이라고 워싱턴은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터넷의 도입이 자유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중국이 인터넷을 차단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마치 ‘벽에다 껌을 부치는 격’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판연히 다르다. 중국은 공산당이 내부의 통제력을 전혀 늦추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경제강국으로 부상하였으며, 국제적 인터넷에 대한 중국내의 방어벽(firewall)을 강화시키는 한편, 다른 국가들의 사이버 공간에 혼란을 야기시킬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지난 주에만 중국과 연계된 선전 캠페인으로 추정되는 23,750개의 내용물을 트워터에서 추려냈다.

“우리는 총격전을 벌릴 필요는 없지만 이에 필적하는 위험한 경쟁의 전쟁에 빠져 있다”고 미국의 전역장성은 경고를 보낸다. 위싱턴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 책임자인 Robert Atkinson은 중국이 이미 일부의 선도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였고 동시에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중국은 기술분야에서 강력하게 그리고 손쉽게 미국을 압도할 것이다”. 그는 미국이 긴급하고 강력하게 자국의 산업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자유시장과 사적재산권 그리고 기업가의 정신이면 성공을 보장한다’는 기존의 흔해빠진 신념은 비역사(비현실)적이며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Actkinson은, 냉전이 절정이었던 1963년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나머지 전세계의 정부 및 민간 분야의 모든 투자액보다 많은 예산을 R&D 분야에 투입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현재는 1955년에 이루어진 GDP 비중보다도 적은 예산이 미국의 R&D에 할당되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중국의 지도부들이 미국의 정치지도자들보다 과거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한 미국의 역사를 더 잘 숙지하고 있으며, 기술적 혁신이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출처 : 파이낸스 타임즈 on 2020-06-16.

John Thornhill

FT 혁신분야 편집책임자

금, 2020/07/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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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핵합의 JCPOA의 서명이 이루어진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미국이 제재를 다시 강화하고 이에 대응하여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면서, 합의의 실행여부가 위험에 처해 졌다. 이제 수십 년간의 모든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기 전에 관련된 모든 당사국들은 낭떠러지에서 발길을 되돌려야만 한다.

브뤼셀(EU본부) – 5년 전인 7월 중순에 비엔나에서 E3/EU+3 (프랑스 독일 영국 + 중국 러시아 미국과 더불어 EU외교안보 책임대표)가 ‘이란핵합의-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에 이란과 함께 서명을 하였다. 이제 5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냉정하고 정확히 인지하여야 한다: 이런 합의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란은 이미 핵무장을 하였을 것이며, 중동핵전쟁이라는 국제적 불안의 화약고를 앉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 ‘이란핵합의’는 여러 측면에서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으나, 이를 해결하는 것이 두 가지 이유에서 필요한 수준을 넘어서 매우 긴급한 상황이다.

첫째 이유는 합의가 국제사회와 이란이 12년 이상 노력을 들여가며 쌍방 간의 이견을 해소하여 만들어낸 내용이라는 점이다. 만약 이번 합의가 무산된다면, 이를 대체할 다른 대안과 효과적인 조치가 있을 수 없다.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2003년에 제시된 합의의 밑그림에 프랑스 독일 영국의 외부장관들과 더불어 EU 외교안보 책임자였던 Javier Solana가 결합하면서 협상테이블이 비로소 마련되었고, 책임자들이 여러 번 바뀌면서도 외교적 해법이라는 문을 항상 열어놓고 진행되어 왔다. 진행되는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마침내 JCPOA라는 형식으로 타결되었다.

이런 협상의 타결은 외교적인 노력의 일관성 없이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동시에 진행과정에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그리고 당사자인 이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었다. 따라서 타결된 내용 역시 탄탄한 구속력을 담고 있었다. 100페이지가 넘는 본문의 내용과 부속서류를 통해서 합의의 대가를 매우 상세하게 기술하였고, 이란은 핵과 관련된 경제 및 금융의 제재에서 벗어나는 반대급부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준수해야만 하였다.

‘이란핵합의’는 이를 온전히 보장하기 위한 유엔안보리의 결의2213호를 통하여 국제법으로서 인정되었다. 더구나 유럽연합의 외교적 성과로서 ‘규칙에 근거한 국제적 질서’가 다자간의 합의를 통하여 유효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매우 중요한 사례가 되었다. 이를 이끌어낸 과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려고 많은 노력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는 유일한 기회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이란핵합의’는 단순히 ‘보여주기’식의 성공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약속과 더불어 이행의 효과를 확실하게 담고 있었다 전례없는 엄격한 실사를 통하여 국제원자력기구는 201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15차례에 걸친 조사보고서를 통하여 이란이 협상의 모든 의무사항을 이행하고 있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합의의 내용에 따라 관련 제재가 중단되었고 이란은 국제적 고립을 면하면서 열린 세계와 정상적인 경제와 통상관계를 회복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2018년 5월 소위 ‘최대의 압박’전략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이란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다시 강화하였다.

미국의 재개한 제재가 이란의 경제와 국민들 생활에 심각하게 부정적 영향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당국은 이후에도 14개월 동안 합의내용을 준수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라늄농축을 다시 시작하면서 핵개발의 노하우를 축적하려 한다. ‘이란핵합의’가 무효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지난 과거의 우려(중동의 핵전쟁)가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프랑스 독일 그리고 영국은 이란의 재개된 농축활동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합의의 준수를 촉구하여 왔다. 이란은 이에 대하여 제재의 해지를 통해 예상했던 경제적 혜택이 이루어 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 항의와 우려를 표시하였다.

‘이란핵합의’의 현직 중재자로서 필자는 미국을 제한 모든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5년 전에 이룬 성과의 내용을 견지하고 합의가 유효하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이란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철저한 감시하에 있으며, 이의 평화적인 성격이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체계 덕분에 농축화를 재개한 현재의 환경에서도 현재까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진행 내용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있다. 만약 합의가 무산되어 이러한 감시를 계속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수십 년 전의 위기상항으로 되돌아 가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란핵합의’가 핵확산금지라는 국제적 구도에 매우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으며, 따라서 관련된 모든 국가들이 ‘이란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한 가능한 역할을 진행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자 한다.

이란의 경우, 핵규정 의무를 온전히 준수하도록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며, 동시에 합의에서 제시된 경제적 혜택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존재한다. 미국의 불법적인 제재에 대항하여, 이미 기업활동을 보호하는 조치를 이미 취하였지만 유럽국가들은 이란이 기대하는 합법적인 무역거래를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높여가야 한다.

유럽은 관계당사국 모두가 참여하는 가운데 이란과 벌어진 틈을 다시 좁히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필자는 ‘이란핵합의’가 준수되고 온전히 이행된다면, 이는 중동의 지역안보와 더불어 이해가 달린 관련국가들을 위하여 단단한 디딤돌 역할을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

유럽국가 모두는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황은 무르익고 있으며 우리는 합의를 단단하게 지켜나가야 한다. 물론 ‘이란핵합의’를 지키는 첫걸음은 관련당사 국가들 모두가 전적으로 합의된 의무를 완벽하게 이행하는 것이다.

 

출처 : Syndicate Project 2020 on 2020-07-14.

Josep Borrell

유럽집행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외교안보 최고 책임자

화, 2020/08/0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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