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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공정 잡아야 혁신도 살고 플랫폼 시장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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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공정 잡아야 혁신도 살고 플랫폼 시장도 산다

admin | 월, 2021/08/23- 23:02

불공정 잡아야 혁신도 살고 플랫폼 시장도 산다

혁신으로 포장된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근절 위한 입법 감감무소식 

 

김은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

 

 

국회는 온라인 플랫폼을 불공정이 난무하는 무법지대로 방치할 셈인가. 카카오T ‘불공정 배차’와 ‘수수료’ 문제, 쿠팡 ‘아이템위너’의 판매자 간 출혈경쟁과 소비자 기만 문제, 네이버쇼핑 알고리즘 조작 논란, 배달의 민족 ‘깃발꽂기’, ‘새우튀김 갑질’로 인한 쿠팡이츠 점주 사망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온갖 불공정거래 행위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우리가 혁신으로 포장된 온라인 서비스에 환호하는 동안 그 이면에서 수많은 불공정행위가 감추어져 자라나고 있었던 셈이다.

 

사건이 벌어질 때 마다 국회는 입법을 통해 이러한 불공정을 바로잡겠다고 약속하고,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 등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약속과는 달리 아직도 국회에서는 관련 입법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플랫폼, 독점 지위 형성하면서 입점업체 ‘쥐락펴락’

 

디지털 기술의 지속적인 발달은 코로나19 팬더믹 사태를 만나 시장에서 비대면 거래를 크게 증가시켰다. 실제로 통계청의 ‘2021년 6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5조6558억 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3.5% 증가했으며,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 거래액은 10조9951억 원으로 2020년 6월에 비해 30.1%나 증가했다. 

 

플랫폼-소비자, 플랫폼-이용사업자, 플랫폼-배달종사자 등 다면시장(Multi-sided Market)이 형성되는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상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판매자인 입점업체의 정보와 소비자의 정보를 모두 보유하기 때문에 단면시장(One-sided Market)인 오프라인보다 플랫폼의 시장지배력이 높다. 게다가 온라인 플랫폼은 이용자가 증가할수록 경쟁력이 높아져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 모으는 네트워크 효과, 그리고 이용자가 특정 플랫폼을 이탈하지 않고 계속 이용하는 락인(Lock-in) 효과로 인해 상대적으로 쉽게 독점 지위를 형성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지위를 형성하고 나면, 입점업체의 종속성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플랫폼에 의한 각종 불공정행위가 발생하게 되는 이유다. 2019년 9월 한국법제연구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한 업체의 60.8%가 불공정거래 행위를 경험했으며, 2021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앱마켓·숙박앱 시장의 불공정거래 행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앱마켓과 숙박앱 입점업체 가운데 각각 40.0%, 31.2%가 플랫폼기업들로부터 불공정거래 행위를 경험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로는 ▲서면계약서 미교부 ▲합의된 서면계약서(전자계약서) 부재 ▲사업활동 방해 ▲경영간섭 ▲경영정보제공 요구 ▲일방적 거래조건 변경 ▲과다한 서버사용료 또는 판매수수료 부과 ▲알고리즘 조작 ▲정보접근 제한 ▲경쟁사업자와 거래 못하게 하는 배타조건부 거래 ▲경쟁사업자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거래조건차별) ▲타 온라인쇼핑몰 입점방해 ▲자사 거래건 우선배송 강요 ▲주문 접수부터 배송까지 촉박한 기일지정 및 위반 시 지체상금 부과 ▲다른 상품 등을 해당 오픈마켓으로부터 구입하도록 강제 ▲최저가보장제 ▲할인쿠폰, 수수료 등 차별적 취급 ▲온라인 플랫폼의 직·간접적 판매대행을 통한 시장 교란 등이 꼽힌다.

 

‘오프라인 공정거래법’으로 규율 어려운 온라인 플랫폼

 

이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다종다양한 불공정거래 행위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현행 공정거래법 등으로 이를 규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 결과 불공정거래 행위가 벌어지더라도 규제당국이 마땅히 손을 쓰지 못해 입점업체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입점업체가 협상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만큼 온라인 플랫폼 시장 힘의 추가 기울어져있어, 이러한 불균형과 불공정을 입법을 통해 시급히 바로잡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일방적인 해지·중단 등 부당한 거래거절의 규제 ▲플랫폼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노출 순위의 공정한 결정 ▲사업적 이용자의 관련 정보 접근권과 데이터 독점의 방지 ▲불공정행위의 금지 ▲중소기업 관련 기구·공익단체 등의 단체소송 제도 도입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거래 시장지배적 사업자 출현의 방지 노력 ▲공공배달앱 등 경쟁 플랫폼의 진출 노력 ▲사업적 이용자들의 단체구성권과 단체교섭권 부여 등을 골자로 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제정이 시급한 이유다.

 

관련해 이미 해외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를 규율하기 위한 법제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EU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성 및 투명성 강화를 위한 2019년 EU 이사회 규칙’을 제정해 2020년 7월부터 시행 중이고, 일본 역시 2020년 6월 ‘특정 디지털 플랫폼의 투명성 및 공정성 향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바 있다. 앞서 밝힌 것과 같이, 우리 정부 역시 지난 1월 국회에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제출했고, 국회에서도 의원입법 형식의 다수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지난 4월 입법공정회를 한차례 개최한 이후 지금까지 입법을 위한 논의가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이러한 늑장 입법은 기술의 발전과 온라인 플랫폼이 시장을 점유해 가는 놀라운 속도와 정확히 대비된다. 그 사이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같은 입점업체들에 대한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은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국회의 늑장 입법은 이러한 불공정행위를 방조하는 것을 넘어 사실상 조장하고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셈이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주도권 싸움에 입법 ‘감감’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늑장 입법 책임이 비단 국회에만 있지는 않다. 정부 부처 간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주도권 싸움이 늑장 입법의 좋은 재료가 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서로 손을 들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권한을 달라며 밥그릇 싸움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갑질과 불공정에 신음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할 쪽은 서로 내가 주도권을 갖겠다며 다투고, 제도를 만들어야 할 국회에서는 다툼을 빌미로 입법을 미루는 황당한 일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3월 진행한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픈마켓 입점업체의 98.8%, 배달앱 입점업체의 68.4%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에 찬성했고,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을 근절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 마련을 위한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국회에는 이들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수수료, 광고비 인상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는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는 결국 온라인 플랫폼 시장 자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손 놓고 있다가는 입점업체의 피해가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지고, 결국 온라인 플랫폼 시장 자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즉 입점업체만이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시장 그 자체를 위해서도 불공정행위의 근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법 제정은 시작에 불과하다. 최근 카카오 모빌리티의 일방적 수수료 인상 논란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소위 ‘GAFA’로 불리우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독점과 불공정을 규제하기 위해 지난 6월 미 하원에서는 반독점 법안 패키지가 발의된 바 있다. 혁신을 내세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각종 반(反)경쟁적 행위가 도리어 혁신의 장애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가. 최소한의 온라인 플랫폼 거래 질서 마련을 위한 입법의 발걸음조차 떼지 못했다. 급변하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 대응하기엔 우리 정부와 국회가 너무나도 느리고 무책임하다. 국회와 정부가 온라인 플랫폼 규제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카카오, 쿠팡, 네이버 등의 독점과 불공정 갑질에 눈을 감는다면, 그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제 조속히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규율하고, 자발적 상생협력과 분쟁 해결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입점업체의 협상력을 강화, 온라인 플랫폼 거래 관계의 투명성 및 공정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https://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27364" rel="nofollow">>>>중기이코노미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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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절반.. “자살까지 생각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4981" align="aligncenter" width="640"] ©YTN[/caption]

가습기살균제 성인 피해자 49.4%가 자살을 생각하고 11%가 자살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피해자들은 정부가 인정하는  폐질환, 태아 피해, 독성 간염 외에도 피부, 안과, 소화기와 심혈관계 질환 등 온갖 질병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무릎까지 꿇으며 개정을 호소해 온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묶여 있습니다.

지난 18일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성인 피해자 72%가 우울과 불안, 긴장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성인 피해자 50.1%가 ‘극심한 울분’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인(10.7%)의 약 5배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피해자들 62.6%가 가습기살균제를 사서 쓰게 해 가족들을 고통에 몰아넣었다는 죄책감과 자책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피해가구당 평균 3억8천만원을 의료비 등에 쓰면서 엄청난 경제적 부담까지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해기업들로부터 배ㆍ보상을 받은 피해자들은 8.2%에 그쳤습니다.

전 세계 유례가 없는 살생물제 참사지만 법에 따른 피해 구제는 턱없이 모자라

[caption id="attachment_204973" align="aligncenter" width="640"]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은 정부의 피해 인정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가해기업들에 입증 책임을 지우며, 배ㆍ보상 규모와 절차를 개선해 달라는 내용으로 피해구제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정부가 피해를 인정해 구제급여 지원을 받는 피해자들은 894명 뿐입니다. 특별구제계정으로 지원 받는 피해자는 2,207명이지만, 이들은 정부가 피해자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2019. 12. 24. 기준). 이번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노출 피해 전반을 ‘가습기살균제증후군’으로 다시 정의해 피해 인정 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피해자들은 정부의 피해 인정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가해기업들에 입증 책임을 지우며, 배ㆍ보상 규모와 절차를 개선해 달라는 내용으로 피해구제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보기에는 한계가 많은 내용이지만 조금이나마 개선되리라는 기대로 지난해 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기획재정부와 법무부가 ‘기업 입증 책임’에 반대하고 있다는 핑계로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습니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증후군’으로 재정의해 피해 인정 범위 대폭 확대해야

해당 상임위의 논의를 충분히 거쳤고 피해자들도 한 목소리로 지지하는 개정안을 법사위원장이 막아 세운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여야가 ‘삼성보호법’이라 비판받는 산업기술보호법을 이견조차 없이 처리했던 것에 비추어 보면,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이 피해자들의 고통에는 눈 감고 가해기업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18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월 임시국회에서 피해구제법을 개정하자고 야당들에 제안했습니다.  지난 2016년 개원하자마자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국정조사 과제로 다룬 20대 국회가 그나마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2월 임시국회에서 환노위 대안마저 후퇴해 처리하거나 법 개정 자체가 무산된다면, 발목 잡은 야당과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정부 부처들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성명서 바로가기 

 

노란리본기금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팩트체크 후원배너

목, 2020/02/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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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공개센터가 민중의소리에 연재하고 있는 '공개사유' 칼럼입니다.

21대국회에 바란다 : 일하는 국회는 기록을 남기는 국회다

 

 

20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내세운 슬로건이 ‘일하는 국회’였다고 한다. 몰랐다. 그런데 이걸 나만 모르진 않았던 것 같다. 국회의원도 몰랐던 게 분명하다. 알았다면 식물국회를 넘어 동물국회라는 별명이 붙었을 리 없었겠고, 국회의원 국민소환 청원에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하지도 않았을 거다. ‘일하는 국회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이 수차례 발의되긴 했지만 임기종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까지도 계류 중이다. 일하지 않은 국회의 단면이다.

그런데, 국회가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국민들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발의한 법안의 개수로? 회의에서 발언한 횟수로? 회의를 한 시간으로? 토론회는 얼마나 열었고, 어떤 정책연구를 했는지로? 물론 이런 것들이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들 중 기록이 남아 국민들이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결국 국회의원 활동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은 각 소속 정당들의 회의에 참석하고, 정부에 대해 자료를 요구하고, 지역구 사업과 행사들에 참여하고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등 오히려 국회의원이 하는 많은 일들에 대해 국민들은 전혀 알 수가 없다. 왜냐면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제출을 저지하기위해 몸으로 막아서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슬찬 기자

 

기록이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록을 남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국회기록의 관리를 규정한 ‘국회기록물관리규칙’이 있기는 하지만 기록관리의 책임이 있는 곳으로 국회사무처, 국회도서관,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입법조사처만 명시하고 있다. 한 명, 한 명이 모두 헌법기관이라는 국회의원은 이 규정에서 쏙 빠져있다. 그러다보니 의정기록은 의원이나 보좌관이 개인적으로 가져가도 그만, 의원실 방을 뺄 때 버려도 그만이다. 행정부처들이 하는 것처럼 국회의원실도 업무를 전자문서로 하면 자동으로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 이 정도로 일하는 국회의원은 없다. 조사에 따르면 개별 의원실이 국회전자문서시스템을 통해 생산접수한 문서는 1년에 8건이 채 되지 않는다. (한 달이 아닌 1년에 8건이다. 굳이 열 두 달로 나눠보니 한 달에 0.6666건을 등록한 셈이다.) 종이기록이라고 상황이 나은 건 아니다. 국회의원들의 정책보고서 표절실태를 조사하던 때 관련 기록을 보여 달라는 물음에 ‘의원이 낙선한 후 사무실을 비워줘야 해서 자료들을 파쇄했다’ ‘일을 했던 보좌관이 그만두면서 안 남기고 갔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던 국회의원실의 대답이 이를 설명한다.

 

또 기록이 없는데, 정보공개가 가능할리도 만무하다. 지금 국회의원에게 정보공개청구를 한다 해도 “정보가 없다”는 대답을 받을 게 뻔하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기록을 남겨야 하는 대상에 국회의원이 빠져있는 것처럼, 정보공개를 해야 하는 곳들에도 국회의원은 빠져있다는 현실이다. 기록도, 공개도 안 해도 되는 국회의원은 그야말로 감시의 사각지대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총선 전, 21대 총선에 입후보한 정당들에 국회의원 기록관리와 정보공개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했다. 국회사무처 등 국회 소속기관이 기록관리 및 정보공개 대상 기관인 것처럼 국회의원도 관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입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성정당을 제외한 31개 정당에게 정책질의를 했지만 답변이 온 곳은 기본소득당, 노동당, 미래당, 민중당, 정의당 다섯곳 뿐이었다. 답변을 준 곳 중 현재 원내정당은 정의당과 민중당 두 곳에 불과하다. ‘일하는 국회법’을 21대국회 첫 개혁카드로 내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기록관리 책임 대상에 국회의원은 빠져
기록이 없으니 국민의 감시도 불가능, 일하는 국회도 요원
21대 국회는 스스로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정당들의 무관심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국회의원들의 의지 없음이다. 국회개혁을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은 통과와는 상관없이 발의는 꾸준히 되었다. 하지만 국회기록관리법이나 국회정보공개법은 이제껏 발의도 된 적이 없다. 법을 만든다는 것은 국회의원이 스스로 자기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당의 모 의원은 “법안을 발의하려 해도 당장 우리 당 의원들조차 설득할 자신이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법이 없다고 해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기록을 기증하면 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증은 의무가 아니라 선의다. 안 해도 그만이다. 19대 의원 300명 중 기록을 기증한 국회의원은 20명에 불과하다. 그 기록들도 의정활동을 온전히 남긴 것이라 보기 어렵다. 4년의 의정활동기록이라 치기엔 그들이 남긴 157상자 분량의 기록은 초라한 양이다.

 

지난달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0년도 1차 코로나19 추경이 재석 225인 중 찬석 222인, 반대 1인 기권 2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0.03.17ⓒ정의철 기자

 

정부는 국회가 감시한다. 정부 예산도 국회가 결정한다. 정부는 국회에 자료도 제출해야 하고, 설명도 해야 한다. 국회가 국민을 대의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국회는 누가 감시하나. 국회가 쓰는 예산은 누가 결정하나. 논리대로라면 국민이 국회를 감시해야 한다. 우리를 대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감시는 없다. 4년에 한 번하는 투표가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감시와 평가의 전부다. 사실 감시를 하려고해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감시할 수 있는 꺼리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으로 감시할 건가. 국회의원들이 하는 막말로? 싸움으로? 비리와 부도덕으로?

 

국회를 개혁하라는 구호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국회여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다. 아니 부탁이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응답 역시 이제까지와는 달라야 한다. 국회가 내려놓겠다는 권력은 감시권한의 재편이어야 한다. 지금껏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던 국회는 스스로 감시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일하지 않은 의원의 세비를 삭감하고, 일하지 않는 의원을 국민들이 소환 하는 것도 국회의원에 대한 감시시스템이 작동해야 실효성이 있다.

 

이제 한 달 뒤면 21대 국회에 300명의 의원이 들어간다. 국회의원들에게 방울을 하나씩 선물하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금배지가 아닌 스스로 방울을 달 의원들을 보고싶다.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월, 2020/06/0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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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법 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21대 국회가 열린지 석달이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무려 3231건의 법안이 발의 되었으니, 하루에도 40~50건씩 새로운 안이 쏟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수십 개씩 새로운 법안이 발의되다보니,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누가 어떤 법안을 발의하는지 살펴보기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특정 의제와 관련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들도 관련 주제의 어떤 법안이 발의되었는지 모두 꼼꼼히 살펴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정보공개센터의 경우, 정보공개와 관련하여 특정 정보의 공개/비공개 여부를 언급한 조항들이 개별 법안으로 다 흩어져 있기 때문에,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제1호 사유에 따른 비공개 정보들이 새로 만들어지는 경우를 전부 체크하기 어려워 고생하고 있었는데요, 오늘은 이렇게 고통 받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가뭄의 단비처럼 나타난 웹사이트, '캣벨'을 소개하려 합니다.  

'캣벨'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법안 알리미'를 표방하고 있는 곳입니다. 말그대로 시민들이 국회의 여러 법안들을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입니다. 아니, 국회에서 운영하는 의안정보시스템이 있는데 그것과는 무슨 차이가 있느냐구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의안정보시스템의 경우 법안에 대한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법안의 전체 내용은 HWP와 PDF 문서를 직접 다운로드 받아야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캣벨'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의안정보시스템이 제공하는 문서 파일을 기계 가독형식으로 풀어내, 웹사이트에서 키워드 검색 등으로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해진 서비스가 바로 '법안 꾸러미 알리미'입니다. 법안의 전문을 웹에서 검색 가능하도록 처리했기 때문에, 특정한 키워드가 들어가 있는 법안들을 모두 검색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캣벨의 이용자들은 특정한 키워드를 미리 설정해놓고, 해당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이 새로 발의되면 매일 아침 캣벨의 E-mail을 통해서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어떤 법안이 발의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노동'을 키워드로 한 노동 관련 법안 꾸러미, '장애'나 '인권'을 키워드로 설정한 장애, 인권 관련 법안 꾸러미 등을 내가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만든 꾸러미를 구독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자신의 활동 분야나 관심 분야에 따라 꾸러미를 구독하여, 국회에서 어떤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장애, 인권' 관련 꾸러미를 확인해보면, 장애, 아동, 여성, 난민, 다문화, 인권, 복지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들을 위와 같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 활동가가 만든 '알 권리 법안 관련 꾸러미'를 살펴볼까요? 캣벨의 또다른 장점은 단순히 의안정보시스템의 정보들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것을 넘어서, 뉴스 기사나 유튜브 영상 등을 함께 연계하여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공개, 비공개, 기록물, 비밀, 알권리'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 뿐만 아니라 관련한 국회 토론회나 신문기사, 뉴스 영상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법안에 대해 더욱 종합적인 의견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알 권리 관련 법안 꾸러미'를 구독하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매일 아침 새롭게 발의된 알 권리 관련 법안들을 E-mail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개별 법안들을 클릭하면, 법안과 관련한 더욱 상세한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의원이 대표발의했는지,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의원들은 누구이며, 당적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현재 입법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AI가 추천한 관련 뉴스와 더불어 예전에 발의되었던 유사한 법안들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 법안 내용을 키워드 분석한 클라우드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의안정보시스템에서는 파일을 직접 다운로드 받아 확인해야 하는 신구조문대비표 역시 사이트에서 바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각 조항 별로 개정안 제출 이력들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 법안을 둘러싼 개정 시도 이력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시점에서 과거의 법안들과 쉽게 내용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캣벨의 중요한 장점입니다.

법안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 내역에 대한 정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 사무실이 속한 마포 갑 국회의원 노웅래 의원을 검색해보니, 대표발의 건수나 공동발의 건수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 뿐만 아니라 주로 어떤 분야의 법안을 주로 발의했는지, 그리고 공동발의로 의견을 같이한 국회의원들은 누가 있는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국회의원들의 관심사나 어떤 의원실들이 함께 작업을 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겠죠?

정보공개센터의 경우 캣벨컴퍼니의 지원으로 홈페이지에 '알 권리 관련 법안 꾸러미'를 위젯으로 삽입해여 늘 새로운 '공개/비공개' 법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캣벨컴퍼니 감사합니다!매일 쏟아지는 법안들을 모두 살펴보지 못해 힘들다면, 캣벨을 통해 효율적이고 슬기로운 의정감시에 나서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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