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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서 제6의 멸종 냄새가 난다

폭염에서 제6의 멸종 냄새가 난다

admin | 토, 2021/08/07- 19:48

폭염에서 제6의 멸종 냄새가 난다

박병상(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지난 6월 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턴시는 섭씨 49.5도까지 치솟았고 15분 만에 불바다에 휩싸여 생필품도 챙기지 못한 사람은 허겁지겁 탈출해야 했다. 하루 1만 회가 넘는 번개가 난무하더니 200건 가까운 산불이 발생해 여의도 면적의 산림이 전소된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500명을 넘는 희생자를 낳았다.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열대야’로 정의하는데, 복중의 열대야는 대개 광복절이 지나 풀렸다. 밤낮없이 25도 이상 이어질 때 우리는 고통을 느끼는데, 2003년 프랑스 일원은 기록적 폭염으로 7만 명이 희생되었다. 33도 이상의 기온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 폭염주의보, 35도 이상일 때 폭염경보가 내린다는데. 다른 나라도 비슷할 것이다. 2003년 프랑스는 44도 넘는 폭염이 한 달 이상이었다.

2003년 경험 이후 피난처에 에어컨을 준비한 유럽에 희생자는 줄었지만, 여유 없는 국가와 지역은 줄이지 못한다. 부잣집도 에어컨이 없던 캐나다도 희생자를 막을 수 없었는데 앞으로 어떨까? 한여름에 관공서나 도서관에 가려면 얇은 스웨터를 챙겨야 하는 우리나라는 웬만한 폭염은 피한다지만, 어떨까? 체온 이상 계속된다면 사회적 약자부터 희생될 것이다.

이번 폭염으로 캐나다는 10억 마리 이상의 해양생물을 잃었다는데, 작년 겨울 호주는 코알라 30%를 비롯해 10억 마리 이상의 포유류를 산불로 잃었다. 나무에 매달려 죽은 박쥐는 달아나지 못하고 뜨거운 바람에 희생되었다. 새들도 비슷했을 텐데, 눈에 띄지 않는 생물은 얼마나 될까? 시베리아도 비껴가지 못하는 폭염은 최근 횟수가 늘고 온도가 치솟는다.

탐욕스럽던 20세기의 온실가스가 요즘 폭염의 원인일 텐데, 21세기에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20세기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위험을 모르고 시절보다 훨씬 많은데, 체온보다 높은 폭염을 어떻게 누그러뜨릴 수 있나. 에어컨으로 실내를 식히는 인간은 제 수명을 누릴 수 있을까? 에어컨과 자동차를 위해 석탄화력발전을 포기하지 않는 우리는 나보다 아이를 위협한다.

포유류 무게에서 인간이 30%, 가축이 67%에 달한다. 고작 3%인 자연의 동물은 대부분 멸종위기에 몰렸다. 그들의 책임이 아니다. 어류에서 조류도 비슷하다. 이제까지 5차례 대멸종을 경험한 지구는 제6의 멸종을 준비하며 경고를 누차 보냈다. 지층이 증언하는 5차례보다 속도가 빠르기에 징후가 분명했건만 인간은 간단히 무시해왔다.

폭염은 간단한 경고를 넘는다. 코로나19를 극복할 거라 믿는 인간은 자본과 과학기술을 앞세우지만,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걸 파악하길 꺼리며 화석연료를 펑펑 태운다. 그래서 더 덥다. 캐나다 리턴시를 휘감은 열돔(heat dome)은 머지않아 더 커지고 훨씬 뜨거워질 것이다, 피할 곳과 시간이 사라져간다. 멸종 냄새가 점점 완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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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의 날을 바꾸자

‘2021년 에너지의 날’에 부쳐

조강희 환경브릿지연구소 대표, 갯벌과 물떼새 318호 (2021년 8월호)

지난 2003년 8월 22일, 폭염으로 한국의 ​전력소비가 당시 역대 최고치인 4,598만 kW를 기록하자, 시민단체는 불필요한 전력수요를 줄이기 위한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제안한다. 석유,석탄등 전체 에너지의 95%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제안이었다. 그리고 다음해부터 8월 22일을 ‘에너지의 날’로 정하고 ‘불을 끄고 별을 켜자’ 라는 구호로 건물과 주택의 5분 전등끄기 행사등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18년 전 한국의 에너지의 날의 시작이다. 그리고 지금도 매년 이 날은 시민들에게 에너지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중요한 이벤트로 자리매김되었고, 올해도 어김없이 행사가 준비중이다.

그러면 18년이 지난 현재 2021년 전력소비 상황은 어떨까? 한국전력 자료에 따르면 폭염이 한창이었던 7월 22일의 전력소비는 9,000만 kW를 돌파했다. 2003년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 전력소비량이 증가된 수치다. 결과만 보면 에너지의 날을 제정하며 제안했던 절약 운동이 무색케진다. 우선 이렇게 대폭 증가되게된 배후에는 정부가 수요관리보다는 공급을 우선하는 에너지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있다. 추가로 석탄화력, 핵발전소등을 계속 건설하였고, 게다가 전기요금 또한 OECD 26개국 중 가장 낮은 요금제를 유지중이다. 이는 한국의 전력소비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부문의 에너지 절감은 강제되지 못했고 오히려 전력소비를 부추킨 결과다.

그리고 에너지의 날을 통해 또 한축으로 제안했던 재생에너지 확대 운동의 결과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의 전체 전력생산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6%가 채 넘지 않는데 2003년에 비해 비중은 거의 증가되지 않았다. 이 또한 OECD에서 가장 낮은 재생에너지 비율이다. 화석연료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태양광 풍력등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증가시키는 것은  당연한 시대적 요구이지만 비싸다는 이유로, 자연변화에 의존하는 간헐설 전원이라는 이유등으로 보조전력 취급을 당해왔다. 하지만 올해 여름 확인된 태양광 발전의 위력은 예사롭지 않다. 한전에 따르면 여름철 전력 피크는 일반적으로 오후 2시 전후였으나 올해는 태양광 발전에 힘입어 더위가 한풀꺽인 오후 5시 전후로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태양광발전이 13.8GW의 전력을 생산하여 피크시간대 전체 전력량의 약 10%를 감당한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 규모면 원전 6.4기에서 전기를 생산양에 해당한다.이는 재생에너지가 주요에너지원으로 충분한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다.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도 이상기온으로 지구공동체가 더워지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50도를 육박하는 폭염으로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외신이 우리를 긴장케하고, 한반도도 지난 7월 중순부터 35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전력사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지만 그 전력의 대부분이 아직도 석탄등 화석연료 기반이다. 이는 대규모 온실가스의 배출은 불가피하고 다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 이제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번 2021 에너지의 날은 그 출발이 되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대폭적인 에너지수요 감축이고, 두 번째는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로 전면적인 전환을 시작하는 것이다. 나아가 지구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서 IPCC에서 권고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감축하는 안을 국민과 함께 확정짓는 것이다. 탄소중립이 단순한 구호로 그치지 않도록 2021년 에너지의 날이 에너지 전환의 원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토, 2021/08/0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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