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기사] “자유롭게 숨을 쉬는 게 얼마나 큰 복인가요”

가습기살균제와 지은씨의 잃어버린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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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2021)[/caption]
"얘 너는 이런 거 안 쓰니?"
안산에서 시어머니가 올라오셨다. 핀잔이 따라왔다. 제품을 화장대에 툭 던지셨다. 롯데마트에 들르셨다고 했다. 2007년 지은(가명)씨가 신림동에 살 때의 일이었다.
"아마도 광고를 보시고, 정말 좋은 거라 생각하셨나 봐요."
그녀의 기억은 생생했다. 둘째가 태어나고 6개월이 되던 어느 봄날이었다. 그녀의 인생에 고통을 안겨준 잃어버린 15년의 계기가 될 줄은 몰랐다. 옥시의 가습기살균제와의 질긴 악연은 너무나 평범하게 찾아왔다.
지은씨는 무해하다는 가습기살균제 홍보문구가 납득이 안 되었다. 남편에게 하소연했지만 반응은 심드렁했다. 지은씨가 3차례나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광고에 넘어간 수많은 이들처럼, 그도 아내와 아이를 위한 거라며 뚜껑을 열었다.
2007년 4월부터 그녀와 아이들은 제품에 노출되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둘째였다. 아기 방은 2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었는데, 하필이면 가습기 바로 아래에 아이 침대가 있었다. 그녀는 아이를 재우며 자장가를 불러주곤 했다. 포근했을 엄마의 시간이 독이 될 줄은 몰랐다. 둘째는 그전까지는 특별히 아프지 않았다. 젖을 잘 먹고 잠도 잘 잤다. 동그랗던 아이 얼굴이 늘어난 볼 살로 네모난 모양이 되어 흐뭇했던 순간이었다.
한 달쯤 되었을까. 제품을 몇 번 사용하고 나서였다. 아이가 이상하게 기침을 했다. 수증기가 너무 많나? 지은씨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아이 아빠도 건강에 좋다 하고 친할머니가 사 온 거니 믿어 보자며 되뇌었다. 시어머니가 우선인 남편에게 서운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지난했던 병원행의 시작
하지만 불행은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새벽이었다. 젖을 먹이려고 아이 방에 들어갔는데, 둘째의 작은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심상치 않았다. 응급실로 향했다. 서둘러 집을 나서는 긴박했던 상황에도, 그녀의 심경은 복잡했다. 혹시나 증상이 제품 사용 초기부터 있었던 게 아닐까. 아이는 이미 알고 있던 걸까. 미간을 찌푸리며 몸부림을 치면서 표현을 했는데, 내가 못 알아챈 건 아니었을까. 지은씨는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둘째는 급성폐렴과 기관지염 진단을 받았다. 아이가 아프니 평범했던 일상이 비정상으로 돌아가는 건 순간이었다. 아이는 숨을 잘 못 쉬었고 자꾸 토해냈다. 약은 물론이고, 잘 먹지도 못했다. 배변도 어려웠다. 유아용 변기에 앉혀놓으면 10분을 힘만 주고 있었다. 자다가도, 앉아 있다가도 기침과 구토를 반복했다. 나중에는 이불을 다 빨아버려서 더 이상 여분이 없을 지경이었다. 냄새가 배겨 버려야 할 때도 있었다. 이때만큼 이불을 많이 산 때도 없었다.
퇴원해서 집에 오면 또다시 숨을 못 쉬고, 다시 입원하기 일쑤였다. 그 작은 머리에 큰 바늘을 꽂고, 10가지가 넘는 입원 검사를 해야 했다. 의료진은 혈관을 찾기 어려워 가녀린 몸을 바늘로 찔러댔다. 하지만 움직일 때면 종종 바늘이 꺾여 혈관이 붓곤 했다. 다시 빼고 꼽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아이는 자지러졌다. 대체 이 고통과 절망은 언제 끝날까?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둘째는 한번 기침이 나면 고열에 시달렸고, 숨을 쉬기 힘들어했다. 인천 만수동으로 이사를 간 후로는 길병원에서 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증상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주삿바늘과 링거를 달고 살았다. 항생제에 의존해야 했다. 2008년 연말에 그녀는 담당 의사에게 물었다.
"교수님 우리 아이는 언제까지 입원해야 하나요?"
"음 차도가 없네요. 어쩌겠어요. 계속 입원해야지요."
너무도 태연했던 그 말은 상처로 다가왔다. 병실은 주로 6인실을 썼다. 잦은 재입원에 형편이 어려워졌다. 오가며 만나는 병실 사람들과 인사도 하기 싫었다. 우울한 나날이었다. 한편으론 그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죽지 않고 살아 있어줘서. 오직 아이만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엄마의 정성 덕인지 아이는 벌써 중학생이 되었다. 성장기를 거치며 건강은 조금씩 나아졌다. 하지만 지금도 고통이 사라진 건 아니다. 열이 날 때면 마치 열 경련 증상처럼, 환각이 들린다며 두려움에 떤다. 아토피와 알레르기를 비롯해 다양한 질환들도 말썽이다.
지은씨 또한 피해자다. 가슴이 늘 갑갑했다. 원인도 모른 채 아이한테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었다. 그녀가 진단을 받은 건 2018년 10월경이다. 언젠가 둘째 아이가 입원했을 즈음,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고 기침과 발작으로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급성천식이었다. 자연적인 천식이라면 치료를 받고 이미 나았을 법도 한데 아직 차도가 없다.
누가 봐도 나는 피해자인데
지은씨 가족이 정부로부터 피해를 인정받은 건 최근의 일이다. 2020년 3월 피해구제특별법이 개정되고 나서다. 지난해 연말 둘째는 폐렴과 천식으로, 지은씨는 천식피해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 또한 험난했다. 2018년 피해 신청을 했을 때는 인정받지 못했다. 각종 서류준비도 힘들었지만, 결과가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평범한 가정주부라고 말한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나서야 병의 실마리를 알게 되었다. 최근에는 피해자단체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넉 달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자회견 참여는 간단하지 않다. 마치 마음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았다.
"제 고통이 진행 중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미 지나버린 과거도 아니고, 그것을 다시 마주할 때마다 힘이 들어요. 다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어도 마찬가지고요."
아픔이 일상처럼 되다 보니, 점점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망가진 그녀의 인생 뿐 아니라, 투병으로 사라진 아이의 유년시절을 생각하면 그저 먹먹하다. 숨 막히는 고통은 여전하다. 아이의 앞날과 치료비도 걱정이다.
지난 15년 동안 가세는 점점 기울었다. 자산은 줄고 부채는 갈수록 쌓여갔다. 괴로운 나머지 극단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커져버린 남편과의 갈등은 결국 두 사람을 갈라서게 만들었다. 가정경제 여건이 나빠지다 보니, 그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TM을 비롯한 서비스직에 근무했다. 취업할 때도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거짓말을 해야 했다. 혹시나 불이익이 있을까 걱정이었다. 하지만 무리하다 보니 몸 상태는 점점 더 나빠져 갔고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자유롭게 숨을 쉬는 게 얼마나 큰 복인가요."
그녀의 소망은 간단했다. 덜 고통스럽게 사는 것이다. 시장에서 장을 보고, 아이를 돌보는 평범한 일도 힘이 든다. 이러다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흘러버린 세월을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가해기업의 배상은 그저 최소한의 도리로 보였다.
다시 시작된 항소심, 결과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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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3일 CMIT/MIT 원료를 사용한 가해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항소심이 열렸다. 고등법원에서의 두 번째 준비기일이다. 앞서 지난 1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3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아온 SK와 애경 등 가해기업 관계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원심 재판부는 동물실험 등이 없었음을 비롯해 제품사용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부족했다고 판결했다. 이러한 판단은 피해자들과 학계 전문가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 과학적 방법론상 연구의 불가피한 한계점을 잘못 이해한 면이 있고, 10여 개의 다양한 연구들을 종합해 판단하기보다는 개별 연구의 미비점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1심 판결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법정의 온도는 차이가 있었다. 판사는 검사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을 요구했고, 검사는 혐의입증에 번번이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가해기업 변호인들은 항소심 첫 날부터 공세적이었다.
"CMIT/MIT 가습기살균제 사건 관련자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과 책임주의 원칙을 근간으로 하는 형사사법의 대 원칙 아래 이뤄져야 합니다."
가해기업측 변호인은 검찰이 옥시(PHMG)와 SK, 애경(CMIT/MIT) 등의 제품을 무리하게 하나로 묶었다고 주장했다. SK와 애경등의 제품사용과 질병들의 인과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검찰이 후자의 제품만 단독 사용한 피해에 대한 충분한 입증을 못했다고 강변했다. 그러므로 가해기업 입직원들이 섣불리 유죄라고 할 수는 없다는 논리를 폈다.
2019년 8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청문회를 열었다. 증인으로 나온 SK케미칼의 최창원 전 대표이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판결이 나오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하겠다"라고 말했다.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또한 "전부 자신이 책임을 안고 가겠으며, 국민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피해자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고통을 호소한다. 하지만 가해자는 점점 희미해져 가는 양상이다. 고등법원이 1심 판결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피해구제 포털에 따르면, 7월 23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는 7505명이고, 이 중 1679명이 사망했다. 정부의 지원대상자는 4177명이다.
*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그림1. 환경운동연합은 시민들이 화학물질로부터 위협받는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고 우리의 안전을 보호하는데 동참을 촉구하기 위해, ‘시선(바다sea를 위해 선sun크림 성분을 보다see)’ 페이지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5월 미국 하와이주 의회는 세계 최초로 해양 환경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옥시벤존(Ozbenzone·Benzophenone-3)과 옥티녹세이트(Octinoxate·Octyl Methoxycinnamate)를 포함한 자외선 차단제의 판매와 유통,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두 가지 물질은 멸종 위기 생물인 산호의 DNA 변형 및 생식 기형, 내분비계를 손상시켜 어류와 해양 생물들의 주 서식처인 산호초의 백화 현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발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화학물질의 유해성으로부터 산호초 보호 및 해양 생태계 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대응은 미흡하다. 지난달 환경운동연합이 정보공개요청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국내 시장에 판매, 유통되는 자외선 차단 기능성 화장품 중 두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2만 2천 종이 넘는다. 선크림, 선스프레이, 선스틱 등 자외선 차단제뿐만 아니라 BB크림이나 CC크림 등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을 비롯해 파운데이션과 립스틱까지 다양한 화장품에 해당 성분이 자외선 차단 기능 성분으로 함유된 것을 확인했다.
지난 8월, 환경운동연합은 두 물질을 함유한 100종 이상의 자외선 차단 화장품을 제조, 판매한 상위 35개 업체 대상으로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화학물질을 화장품 성분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중 한국화장품㈜, ㈜셀트리온스킨큐어, 엔프라니㈜ 3개 업체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인 ㈜엘지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그룹((주)아모레퍼시픽, (주)에뛰드, (주)이니스프리, 에스쁘아)을 비롯한 나머지 32개 업체는 답변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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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이 스프레이형 제품에 함유된 살생물 물질에 대한 ‘스프레이 팩트체크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이 스프레이형 제품에 함유된 살생물 물질*에 대한 '스프레이 팩트체크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스프레이형 100개 제품에 함유된 전체 87종 살생물 물질 가운데 위해성 평가 없이 사용되고 있는 살생물 물질이 70종(80%)에 이르는 것을 확인했다.
*살생물 물질: 유해생물을 제거, 제어, 무해화, 억제, 통제하는 효과를 가지는 물질로 사용가능한 물질 및 함량 제한 기준을 제시해 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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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레이 제품에 함유된 전체 87종 살생물 물질 중 위해성 정보가 확보된 물질은 17종(20%)에 불과하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스프레이형 제품 한 개당, 최대 19종까지 살생물 물질 포함돼
위해성 평가를 통해 인체, 환경에 대한 위해 여부를 확인한 후 사용되고 있는 물질은 17종(20%)에 불과했다. 또 조사된 모든 스프레이 제품에서 1종 이상의 살생물 물질이 함유됐고, 제품당 최대 19종까지 살생물 물질이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과 같이 흡입 노출 가능성이 높은 세정제, 방향제, 탈취제 스프레이형 제품에 한해서 안전 관리를 강화했다('17.8.22 환경부 고시 제2017-150호). 해당 고시에 따르면, 스프레이형 제품에는 흡입 안전성 자료가 없는 살생물 물질은 환경부의 사전 검토 없이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환경부가 정한 '사용가능한 살생물 물질 목록' 외에 살생물 물질을 사용하려 든다면 해당 물질의 안전성을 업체가 입증해야 한다.
환경운동연합이 시중에 스프레이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19개 업체로부터 제품의 성분과 함량 등을 제출받아 조사한 결과, 100개 제품 중 49개 제품만이 환경부의 '사용가능한 살생물 물질 목록'을 준수한 반면, 절반 이상의 제품의 경우 목록 외의 살생물 물질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2016년 환경부는 스프레이형 세정제, 방향제, 탈취제에 함유된 439종의 살생물 물질 중 호흡 독성 등 위해성 평가가 확인된 살생물 물질은 55종(12%)에 불과하고, 나머지 384종은 위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위해성 평가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번 조사 대상 스프레이 제품에 함유된 87종 살생물 물질 가운데 17종(20%)만이 위해성 평가를 실시했으며, 나머지 70종(80%)은 인체 위해성 평가 없이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환경부는 고시 시행 당시인 2017년에 제시된 살생물 물질 목록 이외 살생물 물질을 이미 사용했거나 사용하고자 하는 업체는 1년 이내에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환경부에 제출하고, 환경부는 심의를 거쳐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하지만, 고시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환경부에서 사전 검토 중이거나 검토가 완료된 살생물 물질 목록 등에 대한 정보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환경부가 규제할 수 있는 살생물 물질은 ‘빙산의 일각‘... 나머지는 ’사각지대
그에따라 환경부가 위해성 평가를 통해 인체 환경의 위해성이 검증된 일부 살생물 물질만 규제하고 있을 뿐, 독성자료가 없는 나머지 대다수의 살생물 물질은 규제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환경운동연합이 확인한 살생물 물질 70종을 포함해 환경부가 위해성 자료가 없다고 밝힌 384종 살생물 물질은 안전성에 대한 평가 없이 스프레이 제품에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안전 관리상의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사전검토 살생물 물질 목록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2일 환경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목록 이외 살생물 물질을 스프레이형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서도 사전검토 신청 여부 및 위해성 평가자료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 사전검토 중인 목록과 기업이 제출한 목록을 비교, 분석해 관련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 환경운동연합은 스프레이 제품에 대해 성분과 안전 정보를 요청했지만, 답변을 거부한 업체에 대해서도 재요청할 예정이다. 현재 환경운동연합이 요청한 36개 업체 가운데 17개 업체는 답변을 거부했다.
살생물제법 전초전 격으로 시행된 ‘스프레이 안전관리 규제’...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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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년 동안 피해자들과 환경운동연합이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한 결과,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야 가습기살균제 참사 방지 대책으로 살생물제법이 제정되었다. 살생물제법은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 환경운동연합[/caption]
가습기 살균제라는 생활 속 화학제품으로 사망자 1,357명, 피해자 6,174명 참사를 낸 대한민국 정부가 제2의 참사를 막기 내놓은 유일한 대책이 내년('19.1.1)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살생물제법)'이다. 환경부는 스프레이 안전관리 규제와 같이 살생물 물질 사전승인제를 도입하고, 기존에 사용된 살생물 물질과 제품에 대해 최대 10년 까지 승인유예 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부 스스로가 "(스프레이형 제품 포함) 전체 검토 대상 생활 화학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733종의 살생물 물질 중 1/4인 수준인 185종에 대해서만 위해성 평가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환경호르몬 오염 의심 정보가 입수돼 홍삼농축액을 제조하는 126개소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한 결과 36개 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프탈레이트가 검출 됐다. ⓒCBS[/caption]
▲ 프탈레이트 종류만 해도 DEHP, DBP, BBP, DEHA 등 약 39종에 이르며, 대부분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가소제와 로션이나 크림이 피부 속으로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윤활유, 오랫동안 향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존제 용도로 사용된다.ⓒhealthjade[/caption]
▲ 프탈레이트 7종의 물질의 유해성 정보ⓒ환경운동연합[/caption]
▲ 프탈레이트 3종만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다가, 화장품 안전기준 상 프탈레이트 3종은 '사용금지 물질 중 비의도적 오염물질'로 프탈레이트 3종의 총합으로 허용 기준 이하로 나오면 불검출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전평가원[/caption]
▲ <2018 바디버든 줄이기 1주 체험 전/후 환경호르몬 변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바디버든(체내 축적된 유해물질의 총량) 줄이기 캠페인을 실시한 결과, 프탈레이트류는 전체 평균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산물 3종은 9~22% 감소폭을 나타냈고, 디부틸프탈레이트(DBP)는 20% 낮게, 두드러지게 감소한 물질은 화장품에 쓰이는 디에틸프탈레이트(DEP)로 43% 감소했다 ⓒ아이쿱생협[/caption]

▲ 개정전 화평법에 따라 화학물질 등록방식을 1톤 이상 물질 가운데 정부가 지정한 물질을 등록하는 체계에서 법 개정후 1차 등록(510종 등록 고시물질, ‘15-18), 2차 등록(발암성 물질, 1000톤/연, 1.100 여종, ‘18-21), 3차 등록(10톤/연, 2,000여종, ‘24-27), 4차 등록(1톤/연, 2,300여종, ‘27-30)으로 추진 계획임.[/caption]





'항균 99.9%', '항균 작용', '살균 효과' 등을 내세운 손세정제, 구강청결제, 치약, 비누, 샴푸, 로션 등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출시되고 있다. 이들 대다수의 용품에 공통된 성분이 있는데 바로 트리클로산(triclosan)이다. 항균 물질은 세균이나 박테리아 등 미생물을 제거하거나 성장 억제 효과를 가진 물질을 일컫는데, 트리클로산은 1970년부터 오랫동안 사용된 대표적인 ‘항균 물질’이다.
과거에는 병원용으로만 제한했지만, 어느 순간 병원용 제품에 물을 타 농도를 희석한 뒤 다양한 소비재 제품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엔 양말이나 속옷 등의 섬유 제품, 칼과 도마 등 다수의 생활용품에도 트리클로산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트리클로산의 무분별한 사용이 증가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트리클로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것은 수질오염이었다.
2014년 3월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 결과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위생용품이 광범위하게 사용된 탓에 배수로, 하천 등 생태계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됐다. 문제는 호수에 녹아든 트리클로산이 햇볕에 노출되면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으로 분해되는데 이로 인해 어류와 조류 등 해양 생물 및 수중 생태를 심각하게 교란시킨다고 지적했다. 이후 트리클로산에 대한 거센 논란이 일면서 미네소타주는 미국 최초로 트리클로산을 함유한 소비자 제품 판매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미국 정부는 트리클로산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지난해 12월 트리클로산 포함 23개 항균 성분을 최종적으로 금지했다. 미국 FDA(식약청)은 “이들 성분은 일반적으로 안전하지도 않고 효과적이라고 인정되지 않았으며 제조사들도 항균 효과는 물론 안전성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각국의 화장품 중 트리콜로산 관리 기준[/caption]
하지만 식약처는 인체 위해성 평가 결과 기존 허용기준 이하로 사용하면 안전하다는 입장이며, 인체세정용 제품에 한해서 0.3퍼센트 이하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때문에 관련 산업계를 의식해 국민 안전에 너무나 소극적인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트리클로산이 포함된 항균 비누가 일반 비누나 물로 씻을 때보다 질병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실제로 2015년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에 따르면 국내 23개 업체가 취급하는 항균 성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트리클로산으로 조사됐는데 정작 항균 비누의 살균 세정효과는 일반 비누와 차이가 없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500명에 달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세계 유례없는 기업의 화학물질 사고였다. 이러한 화학사고들이 계기가 되어 화평법, 화관법과 같은 화학물질 안전 관련 법안들이 만들어졌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화평법, 화관법을 비롯한 규제들의 완화를 요구했다. 출처 : 서울신문[/caption]
▲ 화평법, 화관법의 모델이 된 유럽의 리치 제도. 화평법, 화관법이 경제계의 요구로 누더기가 되며 리치보다 한참 낮은 수위로 법안이 만들어졌다. [/caption]
▲화평법 화관법은 이름 없는 피해자들의 희생 위에 만들어진 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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