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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칼럼] 새로운 일보다는 잘 마무리하는 지혜를

지역

[동숭동칼럼] 새로운 일보다는 잘 마무리하는 지혜를

admin | 수, 2021/07/28- 19:36

[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

새로운 일보다는 잘 마무리하는 지혜를

윤순철 사무총장

 

내년 3월 9일은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일이다. 지난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했다. 그는 취임식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권위적 문화를 청산하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지역과 계층은 물론 이념과 세대 갈등을 뛰어넘어 통합의 새 시대를 여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더욱이 이전 정부가 국정농단으로 국민들로부터 탄핵을 받아 물러났기에 국민들은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에 큰 기대를 품었다.

지난 4년여 동안 국민들은 현 정부에 대해 환호, 공감, 실망, 좌절 등 희비의 쌍곡선을 경험하며 애증을 쌓아왔다. 성공한 정부는 국민이 바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하면서도 국가의 미래 비전을 만들고 함께 실현해 나가야 한다. 이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는 많은 부족함을 보였다. 물론 시민의 일상에 큰 고통을 주었고 정부의 국정 운영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만든 코로나19 감염병 유행이 있었을지라도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여 국가를 이끄는 대통령과 정부 책임은 면책되지 않는다.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인사와 부동산 정책 실패에서 두드러진다. 정부의 인사는 일반적으로 정책의 기조와 방향을 가늠하는 척도로 간주된다. 겉으로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인사청문회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는데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급 인사는 29명으로 역대 어느 정권보다 많아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알만한 분들은 알겠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부터 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해 온 고위직 공무원이 더 심각한 문제였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약 10년간 국민들의 비난을 받았고 사회갈등의 원인이 되었던 정책들을 입안하고 실행했던 공무원들이 새 정부의 주요 요직으로 자리 잡았다. 자신의 만든 정책을 자신이 부정해야 하는 입장에 처한 것이다. 겉은 진보로 변했지만 속은 보수 정책의 연장이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그 정부의 국정좌표에 맞게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이에 합당한 새 인물을 임명해야 하는 데 그 과정이 없었던 탓이다. 때문에 새 정부의 국정은 과거와의 뚜렷한 단절이나 새로운 변화를 찾기 어려웠고 이는 무능이나 오만으로 비춰졌다.

부동산 정책은 인사정책과 다른 측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부동산은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하여 역대 정부에서 항상 민심 척도의 바로미터였다. 이 문제는 국토·금융·세제정책은 물론 수요와 공급관리 등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안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주택보급률을 근거로 공급은 충분하다는 판단에 도시재생을 정책의 기조로 삼았고, 다주택자들의 불로소득에 초점을 맞춰 신규공급을 억제하면서 세제와 금융을 통한 가격안정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은 시장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책 기반이 제대로 갖춰져 있고 특정한 지역으로 쏠림을 방지하기 위한 수요분산이 병행하여 진행될 때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책인프라는 부동산 가격 상승률 논쟁이었던 17%(국토부)와 53%(경실련)의 통계 논란에서 보듯이 기초통계 자체가 엉터리였다. 최근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이 아니라 소득하위 80%에 지급하려면 수혜자 분류가 필요한데 소득파악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쟁점이 되었던 것처럼 아직 정책 수립의 기초 인프라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비농업인의 농지소유 및 이용 실태에 대한 기초자료나 기획부동산으로 변질되었던 농업회사법인에 대한 통계도 없다. 문제는 기초자료가 없는 것이 아니라 중앙부처들이 소유하고 있는 자료들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에 통계보다 더 심각하게 영향을 주었던 요인은 수요분산, 즉 균형발전 정책의 부재였다. 현 정부는 균형발전을 국정기조로 삼았던 참여정부를 계승한다고 했지만 실행 계획이 없었다. 이미 수도권은 우리나라 인구의 52%가 밀집해있고 지방의 소멸은 이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인구와 자본이 수도권에 집중되면 비대해진 수도권은 일자리와 주택, 교통 등 도시 인프라가 부족할 수밖에 없고 지방의 소멸은 자명하다. 끊임없이 지방의 인구와 자본을 흡입하는데 수도권에 신도시 10개를 더 건설해봐야 여전히 공급부족론이 설득력을 얻는 까닭이다.

문재인 정부는 후대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아직 알 수 없다. 남은 1년여 기간은 새로운 일을 펼치기보다는 그동안 벌여 놓은 일들을 잘 마무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참여정부가 부동산 문제로 많은 곤란을 겪었음에도 자신들의 정책을 평가하면서 주택을 소유에서 거주로 인식의 전환을 꾀하고 주거 빈곤층을 위한 실질적인 주거대책으로 공공 주택 20% 비전을 유산을 남겨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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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위한 재정분권 헌법

이상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선임전문위원

중앙에 집중된 권력·권한, 지방과 국민에게 위임·분산시켜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과‘지방분권형 국가운영’이 우리 사회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을 약속했고, 지난 10월 26일 지방자치의 날 기념사에서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국정목표로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자치권을 헌법화하겠다”고 선언하였으며,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가동되면서 헌법 개정을 위한 논의과제를 마련했고, 8월 29일 부산을 시작으로 9월 28일까지 11회에 걸쳐 권역별로 헌법개정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해 국민의견을 수렴했다. 행정부와 입법부 모두에서 헌법 개정에 대한 의제가 형성되면서 본격적인 개헌 정국이 만들어지고 있는 국면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최우선 과제는 중앙에 집중된 권력과 권한을 지방과 국민에게 위임하고 분산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헌법 개정에는 기본권, 정치, 경제 등 다루어야 할 사안들이 많이 있으나, 현재의 집권적‧권력집중형 통치구조의 전면적 개편 대안으로 지방분권형 국가운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방자치의 확고한 헌법적 보장이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는 주민이 스스로의 규율과 재원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규율을 마련하는 것을 형식적 권한, 그리고 이를 집행할 수 있는 재원은 내용적 권한이라고 한다. 따라서 규율은 마련할 수 있으나 이를 위한 재원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지방자치가 구현될 수 없다. 결국 중앙정부의 재정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것을 재정분권이라고 한다면, 지방자치의 헌법적 보장은 재정분권에 대한 헌법적 보장을 명확히 하는 것이며 이는 지방자치의 핵심인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재원이 보장되지 않으면 지방자치 구현될 수 없어

지방분권형 헌법에 담겨야할 재정분권의 내용은 크게 ‘조세자주권’과 ‘재정권의 확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조세자주권은 지방정부의 재정력 강화를 위해 지방세의 계속성과 안정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현행 헌법 제59조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조세법률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즉, 조세권은 기본적으로 국가에 속하는 권한이며, 지방정부는 국회에 의하여 법률로서 세원을 발굴하고 세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본질은 스스로 결정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자기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주민들이 조세로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조세자주권은 지방의 주요한 권리로 지방분권의 실질적인 권한으로서 확대돼야 한다.

지방정부의 조세자주권의 확대는 지방의회가 세율과 세목을 조례로 정하는 준연방제적 방식과 조세법률주의 완화조항을 통해 법정외세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준연방제적 방식은 자치권의 본질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세는 국회가 법률로 제정하고, 지방세는 지방의회가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조례로 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조세권의 지방분권화를 위해서 현행 헌법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제59조)을 벗어나 대한민국의 조세가 ① 관세를 포함한 국세 ② 재산세를 포함한 자치세 ③ 소득세와 소비세를 포함한 공동세의 3원 구조임을 헌법에 직접 명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조세권의 행사는 자치권의 본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국세는 국회가, 지방세는 각 지방의회가 법률 또는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가지는 조례로 정하는 방식이다.

조세법률주의 완화는 지방정부가 자의적으로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조정할 수 없도록 한 헌법 조항을 완화하여, 지방정부가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발굴한 신세원에 대해서는 조례에 근거하여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정외세목 신설에 대한 재량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다음으로 재정권의 확대는 지방정부의 재정운영 및 세출에 대한 자율성 제고를 말한다. 이를 위해 재정권을 행사하는 중앙정부 및 각 지방정부에 대하여 ①재정 건전성 및 재정 투명성을 헌법상의 원칙으로 천명하고, ②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간 사무위임 시 위임에 소요되는 비용은 위임하는 쪽에서 부담하도록 하며, ③수평적․수직적 재정조정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재정건전성 및 재정투명성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세입과 세출의 균형예산을 운영할 의무를 부과하여 국가와 지방정부의 채무가 증가하지 않도록 하고 재정운영의 공개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사무위임 비용 부담 원칙은 행정서비스 업무의 효율적이고 적정한 처리를 위하여 국가와 지방정부간, 지방정부 상호간의 사무를 위임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두고, 사무를 위임하는 경우에 위임자가 사무의 처리비용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비용전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독일 재정헌법에서는 행정지출과 목적지출이 구별되며, 목적지출에 대해서는 사무책임과 지출책임을 연계하고 있다.

지방재정 조정제도에 관한 사항은 지방에 대한 중앙의 수직적인 재정조정에 한정되어 있는 재정조정제도에 지방정부 상호간에 수평적인 재정조정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상호연대에 의한 지역격차 해소 및 지방의 중앙에 대한 예속을 완화하는 취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지방정부간의 대등한 수평적 관계를 기초로 하여 세원이 풍부한 지역과 세원이 빈약한 지역간의 재정격차를 해소하고, 지방정부가 자치사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스위스와 독일에서 오래전부터 운용해오고 있다.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은 재정분권에 대한 헌법적 보장을 명확히 하는 것

지방분권 헌법 개정은 주민의 자기결정권을 보다 가까운 지방정부 수준에서 보장하여 국민주권시대를 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재원을 충분히 보장하는 것은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지방자치라는 시대정신을 헌법에 충실히 담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243개 지방정부에게 주어진 재정권한은 20%에 불과하다. 여전히 나머지 80%는 중앙정부에서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재정구조는 2할 자치라고 하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재정분권 헌법은 대통령께서 천명한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쟁취해야 할 자치분권의 권한이다.

화, 2017/11/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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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투표율이 낮은 이유

김효정 단국대 행정학과 / 경실련 아름다운 청년 선거단

일반적으로 청년은 만 19~34 세의 국민을 말한다. 청년들의 투표율은 선거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아 ‘정치적 방관자’라고도 불린다. 실제 통계를 보면,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18대 대통령의 논란으로 모든 국민이 분노했기 때문에 연령별 투표율이 대부분 비슷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을 보면 20대와 30대는 50%가 채 되지 않았고 40대는 53%, 50대는 65%, 60대는 70%로 연령과 투표율이 비례해 나타났다. 청년의 투표율이 낮은 원인은 무엇일까? 청년은 다른 연령에 비해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일까?

청년의 투표율이 낮은 원인은 선거의 공약이나 정책으로 이익을 받는 수혜자 입장에서 고려해봐야 한다. 청년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정책의 수혜를 가장 적게 받는다. 주로 선거 공약은 가구 단위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약 중 영·유아를 위한 보건정책을 실시한다는 내용이나 고등학생 무상급식 등이 포함되어있다면 투표권을 가진 부모 입장에서 자녀를 위해서라도 투표할 의지가 생긴다. 마찬가지로, 독거노인 보건 시스템이나 한부모가정 등의 정책은 1인 가구나 소수 가족 단위를 위해 형성된 것이므로 이런 정책 대상자의 투표 의지를 제고한다. 하지만, 청년들의 투표율을 제고할 만한 정책이나 공약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혹은 그러한 정책이나 공약이 있을지라도 대체적으로 모든 청년을 수혜자로 삼는 것이 아니라 청년 중 일부분만을 대상으로 한다.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예산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은 창업에 자신 있고 뚜렷한 목표를 가지는 청년만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또한 청년 일자리 정책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우선적으로 필요한 스펙 쌓기, 어학, 학점 등이 갖추어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취업하기 위해 혹은 더 좋은 지위를 갖기 위해 준비해야 할 스펙들은 청년들의 시간을 가져가고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청년은 다른 연령대보다 더 시간을 쪼개면서 학업에 전진해야 하며, 자신의 목표를 위해 바쁜 날들을 보내야 한다. 이런 와중에 나와 상관없는 공약들을 내세운 후보자들에게 하나의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시간을 앗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청년은 40대, 50대, 60대에 비해 누군가를 양육하거나 부양하는 역할이 적다. 따라서 다른 연령대는 자신을 위한 정책뿐만 아니라 자신이 양육하거나 부양하는 자의 정책까지도 고려하게 되지만 청년들은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된 정책만을 강구한다. 현재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 더 모든 청년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누구나 제한 없이 누릴 수 있는 정책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청년의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

화, 2018/05/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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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표ㆍ주민소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허훈 대진대 행정학과 교수

 

직접민주주의 제도의 후발선진국?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1949년 지방자치법을 만들어 놓고도, 정작 지방선거는 1952년 봄 전쟁 통에 치러졌다. 그것도 당시 이승만대통령이 야당의 도전을 막기 위해 지방의회를 이용하려는 의도에서였다. 5.16군사쿠데타 후에는 지방자치는 법은 있어도 죽은 제도였다. 유신정권과 전두환 군사정권은 지방자치를 행정능률과 권력독점에 방해되는 것으로 인식했다. 그래서 통일 후에 하자, 재정자립도 보아가면서 하자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헌법 부칙조항에 넣었다.

지방자치가 다시 실시되기 위해서는 숱한 민주열사들의 피와 땀이 필요했다. 1987년 민주화 투쟁의 결과 겨우 지방자치가 소생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도 중앙권력은 지방선거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방자치 전문가들이 헌법소원을 내고서야 겨우 1991년에 지방의회선거를 할 수 있었다. 참으로 중앙권력자들이 지방자치 및 분권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역사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제도는 도입 따로 실행 따로인 경우가 많은데, 지방자치역시 그랬다.

지방자치에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그렇다. 1995년 자치단체장 선거를 통해 소생한 지방자치는 그러나 점차 지방선출직들의 정책독선과 일탈이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주민들의 지방자치 참여를 확대하고, 또 대의민주주의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주민투표(2004년), 주민소환(2006년), 주민소송(2007년)이 차례로 도입되었다. Smith & Tolbert(2004)가 직접민주주의의 3각 편대라고 칭한 것들을 모두 도입한 것이다. 주민투표의 예를 들면, 우리는 주민투표법 7조 1항에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으로서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하였다. 일본의 경우는 어떤 특정 자치단체에 적용되는 법률을 제정할 때만 주민투표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주민투표제도가 훨씬 앞선 것이다. 제도만으로 보면 실로 지방자치 제도의 후발선진국이라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이다.

 

주민투표.주민소환 등의 운용 실상은?

하지만 이들 직접민주주의 제도의 사용실적은 극히 저조했다. 그동안 주민투표나 주민소환 등이 운용된 모습을 따라가 보자.

주민투표는 2004년에 법제환 된지 13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8건 만이 실시되었다. 한해 0.6건 정도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투표는 했지만 투표자수가 1/3이 안되어 미개표 한 것이 1건(서울시 무상급식지원범위에 대한 주민투표), 주민투표 청구단계서 실패한 것이 2건이다. 실제 주민투표 결과가 나온 것은 5건에 불과하다(행정안전부, 2017년 7월 31일 통계).

주민소환은 실시 10년여에 투표가 실시된 것은 8건에 불과하고, 미투표로 종결된 것은 78건에 달한다. 투표가 실시된 것 중에서도 소환에 성공한 것은 하남시 의원 2인이 화장장 건립추진과 관련하여 소환된 것이 전부이다.

한편 주민소송은 11년 실시 역사 중에서 33건이 시도되었는데. 이중 31건이 종결되었고, 7월 현재 2건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종결된 주민소송건수 중 원고인 주민이 승소한 것은 2건에 불과하다(일부승소 2건).

이를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보자. 우리의 경우는 주민소환의 청구대상자가 장과 의원에 국한된다. 일본은 주민소환이라 하지 않고, 해직청구라 한다. 장과 의원에 대해 해직청구를 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주민투표를 한다. 다만 일본은 장과 의원이외에도 부단체장, 선거관리위원, 감사위원 및 공안위원, 행정구의 청장 등에 대해서도 해직청구가 가능하다. 후자의 경우는 지방의회에서 2/3출석 3/4동의로 직을 잃는다. 요컨대 주민들이 장과 의원만이 아니라 공직 전반에 걸쳐 직접 징벌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청구대상자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것이 한국 주민소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국회의원의 소환제도가 없는 것도 한국정치의 큰 문제이다).

일본의 경우 해직청구가 성립된 것을 살펴보면(2006-2014), 2013년에 의원 1건. 2014년에 장 1건이 성립. 2012년에 장 4건이 성립. 2007년에 장 2건 성립, 2006년에 장 1건 성립 등 비교적 여러 사례가 있다(일본, 총무성 자료 각 연도. 해직의 청구건수 및 결과). 이 중 2007년에 성립한 도찌기 현의 이와후나정(후에 도찌기시에 통합)의 경우는 장이 통합에 대한 주민투표가 찬성임에도 불구하고 합병협의회를 폐지시킨데 대하여 해직청구가 이루어져서 받아들여졌다. 같은 해 찌바현 쪼시시의 시장의 경우는 시립종합병원의 폐지를 강행한 것에 대하여 시민들이 공약위반을 들어 해직청구 투표를 요청하고 해직을 시킨 것이다(아래 표 참조).

그렇다면 일본의 해직 청구요건이 더 까다로울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경우 시장·군수·자치구의 구청장은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소환 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이상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 한편 일본의 청구요건은 유권자의 3 분의 1(유권자수가 40 만 명 초과 80 만 명 이하의 경우에는, 그 40 만을 넘는 수에 6 분의 1 을 곱한 수와 40 만에 3 분의 1 을 곱한 수를 합산한 수) 이상의 서명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시정촌장)의 해직을 요구할 수 있다. 50만 명의 유권자가 있다면, 한국은 7.5만의 서명이 있어야 청구가 가능한데, 일본은 14.9만 명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 주민소환만 놓고 보면 청구요건이라는 제도상의 문제는 일본이 더 크다. 일본의 해직청구요건은 더 까다롭지만, 장과 의원 등에 대하여 주민소환이 성립되는 경우가 한국보다 월등히 많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관련 법령의
개선과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의식 필요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주민투표나 주민소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두 가지로 들 수 있었다. 하나는 한국의 직접참정제도가 너무 경직되게 운영되는 것과 둘째는 한국의 유권자들의 주민투표나 주민소환에 대한 참여의식이 개선되어야 함을 들고 싶다.

먼저 경직된 운영의 측면을 살펴보면, 주민소환이든 주민투표이든 청구서명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민등록번호를 적도록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허훈ㆍ정재화, 2017). 우리의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적게 하는 것은 재산상이나 신분상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직결된다. 주민투표안건이나 주민소환에 동의하여 서명하려하다가도 되돌아올 막연한 두려움에 서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얼버무리는 식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주민의 직접참정권을 행사하는 데까지 엄격하게 주민등록번호를 적지 않았다고 하여 유효서명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이다. 청구자요건수는 일본보다 적은 수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서명을 받기 어려워 청구요건을 채우기가 극히 어렵다. 그러므로 서명부에 주민등록번호를 쓰는 대신 출생연도를 쓰는 것으로 법령을 개정할 필요가 크다.

둘째, 서명청구운동방법에도 문제가 발생하였다. 주민소환운동의 방법을 정한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9조는 서명부를 사용하여 구두로 요청하는 외에는 다른 방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청구대상자의 서명반대 활동에는 사실상 어떤 규제도 없다. 청구원인이 되는 사항에 대하여 공무원이 이를 설명하거나, 그 자신이 관련 홍보물을 배부하는 등 어떤 일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반면 소환운동그룹은 어떤 홍보물도 만들 수 없다. 주민투표의 경우에도 야간집회나 호별방문을 규제하는 등 너무나 엄격히 투표관리를 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제도장벽으로 나타나게 되어 서명부를 미제출하게 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따라서 관련법 조항을 수정하여 서명청구운동의 제한을 완화하여야 한다.

셋째, 서명요청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 현재 서명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청구인대표자와 그가 위임한 서명요청권자 즉 수임인이다. 그런데 이들 수임인에 대하여 지나치게 까다롭게 자격을 부여한다. 즉,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18조 3항은 공직선거법 60조 1항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에 대한 규정을 그대로 인용하여 서명을 받는 수임인 자격을 부여한다. 이는 선거의 공공성 또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공공활동을 하거나 국민 될 자격이 없는 자를 배제하는 것이다. 주민소환에는 통, 리, 반장 및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이 수임인 자격이 없기에 이들이 포함되었는지를 알려고 선거관리위원회가 모든 수임인을 시청에 확인함으로써 비밀투표에 관한 원칙을 벗어나고 있다. 법률 혹은 시행령에 수임인 자격여부 확인에 관해 비밀보장의 원칙을 정하여야 함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여기에 더하여 한국의 유권자들의 정치참여의식이 개선되어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임을 일본의 사례를 비추어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우리의 주민소환사례에서 보듯이 주민소환서명운동을 하다가 서명부 미제출이나 스스로 각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점은 거꾸로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물론 ‘질러 놓고 보자’식의 소환청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꼭 소환되어야 할 선출직까지 시민들이 투표성사의 어려움을 이유로 중도 포기하는 것이다. 서명부를 받기가 어렵더라도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직접적이고도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주민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지역의 현안에 대해 고민하여 적극적으로 주민투표를 성립시키고, 선출직들의 일탈을 막기 위하여 주민소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최종보루로서 시민들이 하여야 할 역할인 것이다.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참여의식인 셈이다.

참고문헌
Smith, D. A., & Tolbert, C. J. (2004). Educated by initiative: The effects of direct democracy on citizens and political organizations in the American States. Ann Arbor: The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허훈ㆍ정재화(2017). 시민정치도구로서의 주민소환운동 경험과 평가. 한국지방자치학회보. 28권3호: 77-104.

화, 2018/01/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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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 제도로서의 주민자치

김찬동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

 

정부 ‘자치분권 로드맵’, 헌법적 과제 보다 현행 법제도 개선에 초점

2018년 헌법개정을 앞두고 헌법구조를 재설계(redesign)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삼권분립에 의한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과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주민자치 실질화라는 양 수레바퀴가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로 인한 국정농단을 방지하기 위한 국회와 사법부로의 분권도 중요하지만, 국가로부터 주민(국민이기도 함)과 지방자치정부에 대한 분권을 헌법적 가치와 철학으로서 명확히 구현되도록 자치분권개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10월 26일 정부와 행정안전부가 제안하고 있는 ‘자치분권 로드맵’은 시의적절하고, 자치분권의 비전과 5대 핵심전략을 제시한 것은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왜 자치분권이 필요한가라는 부분에서는 고도의 중앙집권적 국정운영방식의 제도마비, 인구자본 등의 수도권 집중가속화로 인한 지방쇠퇴, 국가중심의 획일화된 공공서비스에 대한 주민불만 증가, 근린생활행정에 대한 주민참여요구 폭발로 인해 자치분권개헌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하여 ‘내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라는 비전과 목표로서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앙권한의 획기적 지방이양, 강력한 재정분권 추진, 자치단체의 자치역량제고, 풀뿌리주민자치 강화, 네트워크형 지방행정체계 구축이라고 하는 핵심전략을 제시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지방분권형 개헌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2018년에는 풀뿌리주민자치로의 방향성에 부합한 현행제도의 개편, 헌법 개정 후에 어떤 조항이 자치분권과 관련해 개정되는가를 보고, 그러한 조항을 법률과 정책으로서 구현할 수 있는 법제도와 정책개혁이 지속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터 내년 5월 헌법개정안이 확정될 때까지 풀뿌리주민자치가 명확하게 헌법규정으로 새롭게 들어갈 수 있도록 시민운동과 주민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차원에서의 조직적인 노력과 지방의회 및 선출직 단체장의 자치분권개헌에 대한 의견과 논의를 수렴하고, 합의점을 도출하는 객관적이고 거국적 국민운동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정부가 로드맵에서 제시한 풀뿌리 주민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30대과제들을 보면 헌법적 차원에서의 과제는 없고, 주로 현행 법제도의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전히 새로운 가죽부대라기보다는 헌 가죽부대를 조금 더 산뜻하게 보이려는 수준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혁신읍면동을 추진하고, 주민참여를 활성화한다는 내용인데, 후자의 경우에는 주민투표제도 활성화, 주민소환제도 활성화, 주민참여예산제 적용범위 확대, 주민조례개폐청구제도 개선 등으로 되어 있다.

 

풀뿌리주민자치 개헌에 포함될 수 있도록 시민운동·주민운동 일어나야

문제는 풀뿌리민주주의로서의 주민자치를 위해서는 주민자치의 관할구역과 법인격의 문제를 명확히 해주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관점전환(perspective innovation)이라고 할까? 패러다임의 근본적 발상에서의 새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주민자치의 새로운 관점에서의 제도설계는 관할구역의 규모가 주민총회를 할 수 있는 규모이든가, 대의제도를 채택한다면 도시지역이거나 광역지역의 경우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해 도시와 지역발전을 위한 합의체를 구성하기 위한 경우일 것이다. 이것은 농촌의 경우에는 읍면단위, 도시의 경우에는 아파트단지별(300에서 500세대내외) 또는 통구역(혹은 인구 1000에서 5000명정도의 블록구역(도로와 도로로 만들어진 블록))의 생활공동서비스의 자치관리를 위한 단위로 주민자치를 실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농촌의 경우에는 현재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지방의회 구성, 위원회형 혹은 통합형의 지방자치단체 구성)를 구성하도록 하고, 도시의 경우에는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체제와 같이 주민거주자대표회의와 구역관리사무소운영이 가능한 주민자치를 법제화해 주는 것이다. 이 때 거주자들은 자치관리세를 법제도로서 납부하도록 해야 하고, 자치관리세의 납부액만큼은 지방세에서 공제하여 줌으로써 다양한 수준의 자치관리를 할 수 있는 재량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의 리의 경우에는 주민총회형의 주민자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읍면지방자치단체의 의회구성은 리 주민자치회의 협의체 혹은 연합체로 하여금 정치적 중립성을 명확히 선언하게 해야 한다. 또 도시지역의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비아파트지역의 주민거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활동기간의 전후 5년간을 명확히 지키도록 법제화함으로써 정당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철저히 차단해야 할 것이다. ‘동주민센터’는 폐지해 ‘동주민자치센터’ 혹은 ‘커뮤니티센터’로 개칭해야 한다. 즉, 시나 자치구에서 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이 소통하고 커뮤니티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거점을 제공하지만, 시설의 운영은 주민들이 ‘참여’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나 자치구에는 ‘시민협동센터’를 설치해 아파트단지나 주민거주블록별로 대표자들이 참여해 자신이 거주하는 구역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시정책에 참여하고, 협치하면서 통제하는 아른스타인(Arnstein)의 실질적 참여단계로서의 활동이 가능하도록 한다. 도시정부의 정책과 행정에 대한 초대된 공간으로서 참여는 바로 ‘시민협동센터’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공간에 참여는 주민은 개인으로서 참여가 아니라, 아파트단지나 주민거주블록의 대표자로서 참여하는 것이기에 ‘참여의 영향력’이 개인에 비해 매우 높다. 참여하는 대표자들은 자신이 속한 단지나 블록의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소통하는 비준(ratification)을 받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풀뿌리의 민주주의는 매우 향상될 것이고, 이것이 가능한 시설이나 제도의 확산은 한국의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본다.

 

자기입법과 자기통제가 가능한 근린생활 주민자치단체 나와야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주민자치는 주민들의 근린생활을 위한 공공서비스 혹은 공유서비스의 자치적 관리라는 필요에 따라 제도가 설계돼야 한다. 근린생활의 공공서비스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 않다면, 굳이 주민자치제도를 강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즉 이러한 선택도 단지나 블록의 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주민자치제도를 선택하지 않는 구역에 대해서는 시나 자치구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이러한 공공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풀뿌리주민자치를 위해 주민들의 ‘시민성’이 확보된 곳에서부터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주민자치제도를 채택한 지역의 주민들의 삶의 수준이 보다 높아지고, 행복해지고 있다는 준거모델을 다양하게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한국의 민주주의발전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주민자치의 제도적 장치에 대한 국가적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자치분권개헌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주민자치가 헌법적 근거규정을 갖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자치권이 기본권으로서 조항이 들어가고, 분권국가의 선언과 보충성의 원칙이 헌법 규정으로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 지방자치법의 개정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로서 읍면을 새롭게 지정하고, 주민자치단체로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와 주민거주자대표회가 ‘구역공유서비스의 자치관리를 위한 자기입법과 자기통제’가 가능한 근린생활 주민자치단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화, 2017/12/0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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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중앙-지방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이상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선임전문위원

지난 2013년 무상보육 전면확대 실시, 2014년 기초연금 도입에 따른 지방의 추가 재원 부담논란, 2015년 담배값 인상과 이에 따른 증세 논란, 2016년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청년수당 갈등 등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갈등은 지방자치 2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아동수당의 신설, 기초연금의 증액 등 대선 공약을 이행할 경우 자치단체 재원부담으로 인해 중앙-지방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중앙-지방 갈등의 주요원인은 지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 및 공약에 있어서 당사자인 지방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사전에 예방할 국가-지방간 정책협의 제도가 필요하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2011년 ‘국가와 지방간 협의의 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중앙-지방간 총괄적 협력체계를 구축하였다. 일본은 이를 통해 지방자치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정책 기획·입안 및 실시에 대하여 관계 장관 및 지방6단체(도도부현지사협의회, 도도부현의회의장협의회, 시장협의회, 시의회의장협의회, 정촌장협의회, 정촌의회의장협의회)의 대표자가 사전협의를 함으로써 국가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앙-지방의 관계를 ‘대등협력’ 관계로 구체화하고 협력적 자치분권의 추진을 위하여 국가와 지방이 공동테이블에 앉아 협의하는 시스템을 현재 일본 사례에 준하여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제2국무회의 구성을 공약화하여 설치하기로 하였다. 제2국무회의는 대통령과 17개 시․도지사로 구성된 중앙-지방 협력시스템으로 각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고르게 반영할 수 있고 지역별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안의 경우에 이를 조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광역단체장의 정치적 위상이나 영향력 등 현실적인 측면들을 고려할 때 중앙과 대등성을 갖고 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정책 협의에 대해 시․도지사만 독점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타당하다 할 수 없다. 광역 시․도와 함께 별도의 선거로 민주적 정당성이 부여된 기초자치단체인 시․군․자치구는 지방행정의 고유한 사무를 처리하는 독자적인 지방자치의 주체이다. 따라서 광역 시․도가 기초자치단체들을 당연히 대표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광역자치단체장 전원이 협력회의를 구성한다는 이유에서 기초자치단체의 참여가능성이 차단된다면 광역단체와 시․군․자치구의 의견이 중앙정부와 정책수립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자치규범(조례) 제정 등 주민의사의 결정을 수행하는 지방의회는 현행 헌법(제118조 제1항)에서 필수적으로 규정된‘지방자치 제도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지방의회의 대표자가 중앙과의 협력을 위한 조직구성에서 배제된다면 그 자체가 지방자치제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중앙과 지방의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당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앞에서 소개한 일본의 “국가와 지방간 협의의 장”에 참여하는 구성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도 지방자치법 제165조의 규정에 따라 지방4대협의체(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가 구성되어 있다. 즉, 중앙과 지방의 협력시스템 구축이라는 취지에 맞게 그리고 올바르게 기능하기 위해 시․도지사만을 포함시키는 협력체계보다는 광역과 기초, 집행부와 의회를 모두 포괄하는 협력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주체들간의 숙의가 반영되는 자치분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며, 보다 나은 형태의 중앙-지방의 협의을 도출하여 명확히 자치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3.26일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의 ‘국가자치분권회의’가 설치된다면, 그 구성원에 지방4대협의체의 참여가 적극 고려돼야 할 것이다.

수, 2018/03/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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