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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아버지를 시해弒父할 수 없는 아시아의 소시민들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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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아버지를 시해弒父할 수 없는 아시아의 소시민들을 위한 변명

admin | 목, 2021/07/15- 19:58

나는 중국 광저우시 변두리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문화교류 활동가’이다. 5년전 중국에 건너 올 때는 하자센터에서 배운 마을생태주의, 여성주의, 스스로 공부한 탈서구중심주의에 기반한 동아시아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야심’이 있었다. 그런데, 현실은 당연히 만만치 않아, 모두 ‘장기과제’로 돌려버리고, 지금은 한가하게 중국책이나 인터넷글들을 읽으며 소일하고 있다. 일년전 대학에서 교원으로 일하는 중국인 아내와 결혼도 했고, 주변엔 모두 중국인 친구들뿐이다. 코비드 때문에 국경넘어 왕래를 못하니 오로지 인터넷을 통해 ‘외부세계’를 만난다. 아주 오래전엔 십년 넘게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며, 아시아의 여러 도시에서 생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회사의 소속감에 기대 ‘명예백인’노릇도 하고, 반대로 회사안의 백인중심주의에 분노하며 이에 대항하는 범아시아주의를 상상하기도 했다. 중국대신 태국으로 갈까하는 고민이 있었지만, 현지인들과 ‘깊은 문화적 이해’에 기반한 ‘평등한 관계’를 맺을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 그래도 중국에 건너올 때 우리의 앞선 시민의식을 “널리 알려 교화하자”는 숨은 의도도 있었으니, 여전히 “아시아의 유일한 근대국가 한국민”이라는 우월감은 포기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도모하던 자잘한 프로젝트들이 하나둘 실패하면서 서서히 키워오던 감각이 있다. 작년 봄, 코비드 락다운은 그 감각을 온전히 의식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층을 나눠 살며 함께 너른 마당을 가진 주택을 공유하는 중국인 중산층 가족과 석달간 집과 마을에 갇혀 있었다. 가족과 국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고, 그들의 관점을 내재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소통은 불가능하다는 것도 분명해졌다. 다케우치 요시미식으로 말하자면 내가 중국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중국을 내안으로 품어 되감는 것도 소통이 전제가 돼야 한다.

때문에, 나는 작년부터 한국내에 고조되기 시작한 반중정서를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역으로, 중국에는 딱히 반한이라 할만한 대중적 정서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긴장했다. 일반적인 중국인들은 한국내의 반중정서를 알지 못한다. 언론이 콕집어서 보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중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고, 아마도 자기편을 하나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중국 정부가 역풍을 우려해 언론을 통제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테면 중국의 주류언론은 조선구마사 논란에 대해서 완전히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한국에 대한 보도가, 이를테면 N번방사건 같은 대개 부정적인 뉴스 일변도인 것도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즉, 어느 정도 실상을 파악하고 있는 중국 언론인들의 한국에 대한 불만이 간접적으로 표현된 것으로 나는 추측했다. 이 와중에 잠시 중국 언론의 입질에도 오른 김치, 한복 논쟁은 오히려 해프닝에 가까왔다.

하지만 인터넷상의 한중 ‘배틀’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고, 나는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이 전투에 참전하는 중국인들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 궁금해져서 직접 검색을 해보았다. 감정섞인 선동이나 일부 사실의 과장과 왜곡 등을 걷어내고 보면, 그 요체는 “한국인들이 많은 중국전통문화를 자기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내를 포함한 주위 친구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이런 생각은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중국인들에게 막연하게나마 오랜 기간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절이고, 공자가 실은 한국인의 조상이라는 식의 상고사와 관련한 ‘족보논쟁’들도 있었다.

와중에 조선구마사 사건에 반응하는 한국주류 미디어의 반응을 보고 놀랐다. 그동안 코비드 중국책임론에 휘말리지 않고 중국에 대한 감정적 비난을 자제해오던 개혁과 중도 성향의 일부 매체가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특히 문제라 생각했다. 이런 화법은 한국인들이 중국의 애국주의 네티즌을 비판하던 논리의 거울이미지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중국 자본의 부당한 내용 간섭도 아닌데, 중국 브랜드 음식이 PPL로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됐다는 몇몇 드라마의 사례도 납득하기 힘들었다. 한 중국의 네티즌이 한국 식품회사가 냉동만두를 코리안푸드라며 해외에 수출하는 것을 중국문화 강탈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고 어이없다고 느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체보도와 페이스북 여론을 살피며 무슨무슨 공정이라는 일련의 신조어들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한국인들의 큰 불만이 동북공정에서 비롯하고 있음을 알았다. 조금 더 근본적으로는 중국인들이 민관합심하여 한국의 역사를 중국내 소수민족 역사로 치부하거나, 나중에는 한국을 예전의 속국처럼 부리려 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음도 깨달았다.

이런 한국인들의 두려움과 불만은 한한령이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고 있기때문에 지난 5년간 더 많이 누적되어 왔다. 시진핑 집권 이후 강화된 중국의 내부 독재와 외부에 대한 강경노선은 중국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전문가들에게조차 비판과 우려의 대상이다. 중국 정부의 “조종을 받는 샤오펀홍 현상”은 한국 사회과학계의 분석대상이 되고 있을 정도이다. 중국발 팬데믹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고 최근 몇년간 미국이 앞장서고 서구사회가 거드는 형태로 집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홍콩, 신장 등의 문제도 새로운 미움의 이유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국인들이 막연히 품게된 반중 감정이 왜 과도하다고 생각하는지 하나씩 설명해보려한다.

한국인은 중국인이 세상 모든 문화가 중국에서 비롯했다는 ‘만물중국기원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피자가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농담같은 주장이 대표적이다. 딱 댓구를 이루는 ‘한국의 중국전통문화강탈설’처럼 과장돼 있다. 신장지역 주식인 낭이 피자도우와 비슷하다는 생각은 할지 몰라도, 정색하고 그런 주장을 할 중국인은 많지 않다.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에 대한 도발은 아마 가장 한국인을 자극하는 소재일 것이다. 중국내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존재 때문에, ‘챠오시엔파오차이’라는 표현을 할 수는 있어도, 영어명 차이니즈 캐비지인 배추가 중국에서 건너갔으니, 중국 음식이라 생떼쓰는 중국인은 거의 없다. 그들도 중국에서 김치를 맛보려면, 한식당을 찾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잘안다. 중국에는 지역마다 사천식 파오차이같은 다양한 절임음식, 발효음식이 있기 때문에, 그리 김치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오해에서 비롯한 불만 때문에 몽니를 부리는 일부 네티즌들이 있을뿐이다. 한국인들 대부분이 거의 신경쓰지 않는 강릉단오절과 남방 중국인들의 국민명절중 하나인 단오절은 기원만 같을뿐 별 관계가 없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대다수 중국인들을 흥분하게 하는 쟁점과 대다수 한국인들을 화나게 하는 이슈는 같은 것이 아니다. 중국인의 것은 중국인에게 한국인의 것은 한국인에게 돌리면 될 일이다.

동북공정의 실상은 필요 이상으로 과장돼 있다. 박사논문을 준비할 때 참고하려고 아내도 예전에 한부를 사 둔 중국의 저명한 역사지리학자 탄치샹의 <중국역사지리집>(1981)은 현재 국제표준으로 인정되는 지도집이다. 이에 따르면, 한4군 멸망 후, 한반도 북부는 ‘중국 역대왕조의 영토’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만주지역에 대해 우리 사학계와 이견이 있다지만, 공개된 학술적 논쟁이라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탄치샹의 직계 제자이고 중국 교육부 사회과학위원회 위원인 거졘슝 푸단대학 교수도 그의 대표작 <통일과 분열>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조선(반도)과 월남의 문화와 제도는 중국 내륙이나 변경의 소수민족보다 훨씬 더 중국에 가까왔다. 하지만, 두 나라는 독립왕조 성립후, 중국의 일부였던 적이 없다.” 역시 푸단대학의 저명한 중국문화사 전문가 거자오광 교수는 <이 중국에 거하라>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현대중국의 영토기준으로, 역사상의 중국을 설정해서는 안된다. 고구려는 당나라가 관할하던 지방정권이 아니다. 토번(티벳)도 당나라의 일부가 아니었다.”

혹시해서, 20년 넘게 진행중인 한중일 청소년 역사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가 친구가 된, 상하이 민항중학교 역사교사 판선생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봤다. “동북공정에 대해서 좀 물어보려고요.” “그게 뭐죠, 동북지역 개발 프로젝트인가요 ? 역사선생인 제가 그런 걸 알 리가 없죠” 헛웃음을 속으로 삼키며 다시 확인했다. “그러니까, 중국 학교에서 고구려를 중국의 역대 지방정권이라고 가르치는 경우는 없다는 거죠 ?” “당연히 아니죠. 중국 역사에서 가르칠 내용만 해도 너무 많아서 바빠 죽을 지경이예요” 그는 인터넷으로 동북공정을 검색해 본 후, 한마디 덧붙였다. “아마 동북공정이란 이름을 들어 본 중국인은 10만명도 안될 거예요.” 빠링80허우인 둥베이 출신의 ‘절친’ 아무에게 물어봤을 때도, 황당하다는 표정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런 걸 대체 누가 신경쓴데요?”

한한령때문에 대중국 문화콘텐츠 수출이 차질을 빚은 것은 사실이다. 아마 한류의 영향을 받는 화장품 같은 소비재 수출도 타격을 적지 않게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중국 수출총액은 꾸준한 편이고, 한국이 G8에 들어가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국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중국내 샤이한류팬들은 꾸준히 인터넷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류를 소비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소재의 드라마가 한국에서 시즌을 시작하면,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중국의 일류매체에 앞다퉈 공들인 평이 실린다. 한국 매체들이 평을 내기도 전이다. 최근엔 ‘자산어보’와 ‘무브투헤븐’에 대한 평이 눈길을 끌었다. 예전과 같은 압도적 한류붐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한한령보다는 지난 5년간 중국의 자체 콘텐츠 생산능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중국 콘텐츠 소비자 시장은 일본, 홍콩, 타이완, 영미, 심지어 타이에서 만들어진 콘텐츠까지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전 세계 콘텐츠의 춘추전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력이 풍부해 어떤 나라의 문화를 대상으로 하든 언어능력을 갖춘 ‘덕후’들이 신속하게 자막을 제공한다. 콘텐츠 구매여력이 높은 대도시의 밀레니얼 세대 힙스터들은 일본문화를 선호한다. 중산층이 늘면서 오래된 선진국의 삶을 동경하고, 경쟁에 지친 마음을 달래는데 ‘소확행’ 원조 국가인 일본콘텐츠가 제격이다. 물론 Z세대는 한류를 더 선호한다는 의견도 있으니 두고 볼일이다.

현재 중국산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유통시키는 핵심인력들인 빠링허우 세대는 망가와 아니메를 보고 자랐다. 72년 중일 수교후, 홍콩과 타이완을 통해, 일본 대중문화가 일찌감치 유통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만화적 감수성을 의미하는 소위 ‘2차원(평면)’문화가 있다. 중국판 유튜브라 할 수 있는 삐리삐리에 지난 10년간 온갖 하위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업로드하던 이들이, 이제 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미 5억명의 독자를 확보하는 규모로 성장한 웹소설 시장이 드라마와 영화의 풍부한 자양분이 되고 있으며, 무협물 등의 전통적 강점을 살려 해외에도 진출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무협판타지드라마 샨허링의 원작은 BL웹소설이다. ‘과환세계’라는 전문잡지 40년 역사를 가진 SF는 휴고상을 수상한 ‘삼체’의 소설가 류츠신이 있다. 2019년 개봉한 중국 최초의 본격 SF영화 ‘유랑지구’가ᅠ역시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미중간의 우주개발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AI를 비롯한 각종 첨단 IT 기술이 새로운 생활문화를 창조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로컬SF문화가 성숙해 나간다. 2020년 중국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드라마, ‘침묵의 진상’과 ‘은밀한 구석’의 원작자 즈진쳔은 중국의 히가시노 게이고로 불리는 추리소설 작가이다. 중국 콘텐츠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한 검열로 한쪽 발목에 족쇄가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인터넷모바일 문화와 궁합이 잘맞는 장르물들이 매우 발달돼 있고, 검열을 우회하는 방법으로 현실풍자나 이상적 세계에 대한 희망을 표현할 수 있는 가상역사극, 역사판타지물 혹은 촨유에穿越라 불리는 역사타임슬립물들이 인기가 있다. 한국드라마 ‘철인왕후’의 원작이 이런 장르의 중국 웹소설이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얼마전부터 한국드라마 중국시장외 판권의 구매를 재개한 중국의 3대OTT 아이여우텅愛優騰은 모두 인터내셔널 버젼이 있는데, 이를 통하여 중국 콘텐츠들이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는 기세가 만만치 않다. 아직도ᅠ중국이 유일하게 한국 콘텐츠 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부문은 예능일 것이다. 광고주의 심한 압력때문에 창작대신 손쉽게 베끼는 관행을 좀처럼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는 소위 중국판 예능2.0으로 불리는 창작물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있다. 올해 초에 인기를 끈 ‘희극신생활’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복-한푸 논쟁을 불러왔던 중국 청년들의 자국 전통문화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보자. 이들의 전통문화 애착은 샤오펀홍들의 맹목적인 선호도 있지만, 그보다는 경제적 생활수준의 향상에 의한 다양한 문화소비 혹은 학습열로 보는 것이 옳다. 지금 중국 청년들에게 타임슬립을 해서 어느 시대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송宋으로 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송대는 산업과 상업이 발달해 매우 부유했고, 그 결과 한족 문화가 최전성기를 누렸던 시기이다. 하지만 문약하여, 요, 서하같은 북방 민족국가들과 대등한 국가간 협정을 맺으며 중화-오랑캐라는 유아독존적 천하관을 최초로 탈피하기 시작한 시대이기도 하다. 10여년전까지만 해도 팽창주의에 기대 한당漢唐 시기를 그리워하던 분위기속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상황이라고 송대 전문가 베이징대 자오둥메이 교수는 설명한다. 삐리삐리의 콰녠완후이는 12월31일밤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며 인터넷상에서 일체감을 느끼는 버라이어티쇼이다. 국풍이라 불리는 전통문화관련 콘텐츠도 인기가 많지만, 한쪽에선 코스프레차림의 사용자가 일본어로 아니메 주제가를 부르기도 하고, 해리포터나 왕좌의 게임부터 톰과 제리에 이르는 서구의 인기 콘텐츠를 가공해서(이 과정은 畜生이라고 부른다) 다양한 ‘껑'(밈의 중국어 표현)으로 즐기기도 하는 혼종적 문화를 선보인다. 중국 청년들의 전통문화 사랑을 단순하게 애국주의로 등치시킬 수 없는 증거이다. 중국 청년들의 이런 자국 문화 사랑을 보면서, 나는 2002년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의 열기라든가, 최근 K-방역이나 BTS 등을 자랑스러워 하는 한국 청년들을 떠올린다. 2017년 발표된 런민대학 류하이롱 교수의 “국가가 아이돌이 될 때: 신매체와 팬덤 민족주의의 탄생”이라는 논문이 있다. 그에 따르면 샤오펀홍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일종의 공동체적 행태와 문화는 그들이 관용, 개방, 강대, 독립과 같이 긍정적 가치를 투사해서 환상으로 빚은 국가라는 아이돌을 숭배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아이돌을 BTS로 치환시켜보면, 아미의 그것과도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다. 실제로 샤오펀홍이 한국 네티즌들과 다투며 이런 인터넷 공동체 문화를 배웠다는 분석 기사도 봤다. 자기애적ᅠ국뽕과 적으로 간주되는 타자에 대한 공격성은 문제가 되지만, 크게 보면 오랜 기간 가져왔던 서구와 선진국 문화에 대한 열등감을 치유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 있다.

콰녠완후이의 톰과제리 畜生: 고전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 화면에 중국 전통악기인 나발 등을 배경음악으로 연주한다. <출처: https://liii.ink/O8tdVHTclF5M_f>그렇다고 세대를 초월하여 중화주의로도 표현되는 이들의 공격성에 면죄부가 주어질 수는 없다. 나는 15년전쯤, 베이징에서 만난 한 중국인에게 겪은 매우 불쾌한 경험이 있다. 그는 미국에 거주하는 유학생출신 이민자였는데, 다국적 기업의 베이징 사무소에 출장을 와있던 차에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더니, 초면인 나에게 대뜸 이런 질문을 던졌다. “한국 사람들은 왜 한자를 버리는 등 ‘취한화去漢化'(중국 문화 배척)를 하는 거죠 ?” 당시, 한글전용론과 한자병기론이 오랜 기간 사회적 논쟁이 돼오기도 했었고, 나는 한자병기론쪽에 살짝 기울어 있던 터였지만, 우리 민족과 국가의 언어 사용에 대해서, 간섭하려는 그의 무례한 문화패권주의에 놀라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런데 최근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니, 우리가 중국인들에게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즉, 왜 한한령限韓令따위를 만들어 세계가 인정하는 우월한 한류 콘텐츠를 받아들이지 않냐고 중국인들을 원망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중국 문화계가 항상 한류 콘텐츠를 카피한다고 심하게 조롱한다. 따지고 보면, 근년들어 급증한 중국인들의 과도한 전통문화 ‘저작권 집착’은 한국인들의 모욕적인 언사에 대한 반작용일 수 있다. “현대의 대중문화 선진국”인 한국과 “전통문명 강국”인 중국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셈이다. 열등감과 우월감은 동전의 양면인데, 한중양국은 오랜 기간 이웃으로 지낸 탓에 마음속 깊은 곳에 서로에 대한 건강하지 못한 감정들이 차곡이 쌓여있다. 한중일 삼국간에 교차되는 이런 복잡한 감정은 깊이를 알 수없다. 그래서 동아시아의 예절범절은 치명적인 잘못을 범한 것이 아니라면 서로의 아픈 곳은 될수록 돌려서 지적하는 습관을 유지해왔다.

서구사회의 인정을 갈구하며, 명예백인의 관점으로 자신과 이웃을 돌아보는 관행은 일본이나 한국만의 전매특허도 아니다. 중국인들 자신이 여전히 스스로를 그렇게 검열하고 규정한다. 신발도 태우고, 외국인이 중국여자를 약탈해간다는 인터넷상의 쇼비니즘적 애국주의 선동이 난무하지만 미국인이나 백인들이 중국에서 정말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반대로, 미국에서 특히 약자인 아시아 여성과 노인들에 대한 물리적 가해가 빈번해진다. 일년전 친한 중국 청년이 내가 중국인 아내와 사귄다는 것을 알게 돼 덕담을 건네면서, 한편으로 노골적 적개심을 드러낸 것은, “성적으로 방종하다”는 흑인과 라틴아메리칸 남성들이었다. 그런데, 실제 미국에서 아시안을 폭행하는 것은 흑인과 라티노가 많다고 한다. 중국의 대학교수들이 점수를 따기 위한 두가지 기준은 연구결과가 링따오 (당 지도자)의 칭찬을 받거나, SCI에 등재된 저널에 실려 서구학계의 인정을 받는 것이다. 정신분열적으로 들리는 이런 이야기들은, 결국 우리가 사는 세계의  물리적, 담론적 권력이 여전히 하나의 촘촘하고 완고한 위계속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신장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2009년 광둥에서 일하던 위구르족 청년이 한족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유언비어때문에, 한족 남성노동자들이 위구르족 노동자들을 집단구타하면서 촉발됐다. 오늘날 중국에서 주류 한족이 비한화된 소수민족들을 구조적 혹은 비구조적으로 차별하는 모습은 미국내의 인종차별과 평행세계처럼 보인다. 상대방의 차별은 눈에 들어오지만, 나의 부조리는 애써 들추고 싶지 않다. 일대일로상에 놓인 저개발국가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족 중국인들에게 멸시와 차별의 대상이다. 내가 사는 광저우는 당나라 시기 아랍과 페르시아 상인들이 십만명 넘게 거주하던 천년역사의 무역항이지만, 지금은 아프리카에서 온 보따리장사들이 워낙 많아 ‘초콜릿도시’라 불린다. 지독하게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호칭이 시사하듯, 매년 불법체류 단속활동속에 사상자가 발생하고 인권침해가 벌어진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야기 같아 나는 차마 중국인들에게 손가락질을 못하겠다.

“가족의 구성원리가 국가로 확장되고, 국가의 통치가 가족의 윤리로 내면화된 유교적 가국家國시스템이 중국에선 이천년간 단절없이 이어져왔다”. 신천하주의로 유명한 화둥사범대학교의 중국역사문화연구자 쉬지린 교수의 설명이다. 많은 보통 중국인들은 국가의 사회에 대한 과도한 간섭을 아버지의 자녀에 대한 염려와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다. 내가 보건데, 국가의 인권침해나 언론과 학문의 자유훼손에 대한 중국인들의 감수성이 부족한 것은 공산주의 보다는 이러한 전통관념때문이다. ”중국역사에서도 왕위를 찬탈하거나 왕조가 교체되는 일이 빈번했지만, 상징적 아버지를 살해하는 시부弒父 설화는 나타의 이야기처럼 극히 예외적으로만 존재한다. 각색된 현대판 애니메이션 ‘나타지마동강세’에는 이 이야기조차 아버지의 사랑에 감화돼 자신을 희생하는 유교적 서사로 완전히 뒤집혀서 표현된다.” 주위의 독립예술가들과 젊은 라깡연구자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이다. 이것을 단순히 ‘전근대‘라는 한마디로 딱지붙이는 순간, 이들의 내적합리성을 이해할 가능성은 사라진다. 민주공화국 대통령 문재인을 “유교적 군자의 윤리를 현현한 현군”으로 간주하며 칭송하거나, 으뜸가는 그의 지지자이자 ”인류의 모든 문명은 남성이 여성을 매료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킹왕짱마초‘ 김어준이 ’리버럴‘ 민주당의 매일 아침대변인 노릇을 하는 모습은 어떤가? 임명직 공무원인 검찰의 수장 윤석열이 선거대신 유사과거제라 할 수 있는 고시를 통해 무소불위의 상징권력을 획득한 덕에 자의적 법실천을 남용해도 여론에 힘입어 유력한 대권주자가 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어떤 모습을 설명할 방법도 함께 사라진다.

중국 애니메이션 나타지마동강세: 고대설화를 편집하여 만든, 명나라때의 6대기서중 하나인 봉신연의에 나타哪吒의 이야기가 있다. 나타는 부모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만, 나중에 자신을 배신한 아버지에게 격노하여, 그를 죽이려고 시도한다. <출처: http://kr.people.com.cn/n3/2019/0730/c310297-9601643-7.html>

중국의 문제는 실재하지만, 서구의 문제제기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우리의 독립된 관점과 관찰을 통해 묻고 따져야 현실의 울퉁불퉁한 디테일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한국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이 언론자유침해라는 미국 의회의 주장은 얼마나 진실에 가깝나? 이것은 주권국가에 대한 내정간섭인가 아닌가 ?

끝으로 중국과 한국의 관계에 엄연히 존재하는 비대칭의 문제가 있다. 그들과 우리의 의식속 가장 오래되고 깊은 곳의 중화주의가 발현할 때마다 아픔이 되살아난다. 한국 현대사 연구자인 후지이 다케시는 얼마전 그의 페이스북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성폭력) 피해와 가해는 비대칭적이다. 피해는 개개인이 자신의 몸과 마음으로 겪게 되지만, 가해는 대부분이 자리와 위치의 효과이다. 그래서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중간생략)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주체성의 결여이지만…” 이를 한중관계에 적용해 보자면, 중국이 중화주의의 가해자로서 특별히 구체적 잘못을 범하지 않아도 한국은 항상 피해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 있다. 중국이 잠재적 가해자로서의 ‘자리와 위치’를 마음쓸 정도의 ‘문명국’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나는 잘모르겠다. 인류의 역사속에 그게 가능했다면, 서구인들이 지금처럼 비서구인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중국의 지성에게 완전히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는다. 새로운 세대의 중국 공공지식인으로 불리는 옥스포드의 인류학자 샹뱌오는 민족주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중국인이라는 사실은 특별한 자랑거리가 아닌 그저 운명일뿐이다.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고, 철저히 씹어 삼켜야 한다.“

이 그림은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출처: https://theycantalk.com/image/641238503847559168>

같은 이치로 우리도 스스로 주체성을 강화해 피해의식을 탈피할 수 있다. 피상적으로 강대국 중국의 위협을 거론하지만 한국인들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과감히 추측해 보자면 아마도 기술이든 제도이든 문화든 중국이 양뿐 아니라 질까지 수월성을 확보해 한국을 추월하는 미래상인 것 같다. 근대이전처럼 중국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는 국격의 재역전 상황을 상상하기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나는 왜 우리가 굳이 비교의 대상이 되기 힘들 정도로 큰 스케일을 가진 이웃 나라와 무의미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주제넘은 의견이지만, “우리가 과연 누구인지” ”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제대로 묻고 따지는 우리 자신의 생각습관을 기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유사역사학과도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고대 만주벌판과 북중국의 유령을 찾아헤매며 우리가 폐위된 적장자임을 호소하는 것은 인문학적 상상력의 세계로 국한할 때나 아름답다. 이를 현실역사로 끌어들여, 물리적 영토 욕심으로 발전시키면, 중국인들에게 제국주의 일본이 세운 만주국의 악몽을 떠올리게 할뿐이다. 중국과학원 고인류연구소가 한국인 연구자도 참여하고 있는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협력하여 2020년 네이쳐 커뮤니케이션과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는 2020년 중국내 10대 과학기술업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만주의 홍산문화유적 유골에서 추출한 DNA를 현대 북중국 한족, 일본민족, 한민족과 비교한 유전자 비교 검사 결과를 보면, 누가 더 멀고 가깝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무의미한 논쟁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소위 중화민족, 그중에서도 한족은 중국 인류학의 비조 페이샤오퉁이 제시했듯 다원일체성으로 표현되는 매우 복잡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한민족의 너다섯배 이상 깊고 넓은 족보를 정리하기 위해 스스로 이미 머리가 터지는데 우리가 성급히 논쟁에 끼어드는 것은 진실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바심하지 말고, 지금 우리의 삶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고백할 것이 하나 있다. 내 아내는 한국문화에 별로 관심이 없다. 빠링허우 세대이고, 조경디자이너인 자신의 일이 ‘생활미학’과 관련이 있다보니 일본문화에 훨씬 더 호감이 많다. 그가 나와 결혼한 이유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과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중국어로만 대화를 나누는 것이 미안해서인지 그는 짬날 때마다 한국어 단어를 외우려고 노력한다. 나는 일에 쫓겨 늘 바쁜 그가 한국어 공부에도 매달리는 것이 안쓰러워 나중에 같이 한국에 갈 기회가 있을 때,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나는 한중의 시민들이 이웃 나라에 대해 추상적이고 막연한 감정을 갖는 것이 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어떤 계기로 상대방의 구체적인 무언가에 관심을 갖게 되든가, 사람과 사람이 직접 대면할 기회를 갖게 됐을 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놓고 기다리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그도 아니라면 차라리 서로 무관심한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 이글의 요약판이 시사인에 게재되었습니다. 시사인의 동의하에 축약되지 않은 원문을 다른백년에도 전재합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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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9월 18-19 양일 간에 경기도와 경기연구원이 주관한 2019 DMZ 포럼이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되었다. 뒤늦게 초대되어 포럼의 말미에 종합적인 견해를 발표한 스테판 코스텔로는 그간 정기적으로 다른백년을 통해 한반도 상황에 대하여 정기적인 기고와 수시로 강연을 담당하여 왔다. 그는 DJ가 미국에 체류시 개인비서를 자임하면서, 미주 평화재단 전 사무총장 겸 부이사장을 역임하였고 EastAsia Product를 설립하여 DJ의 햇볕정책을 미국조야에 소개하여 왔다. 아래로 DMZ포럼에서 행한 그의 발표내용을 번역 소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을 9월 24일 뉴욕에서 만났다. 김정은은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다시 관계를 맺을 준비가 되어있음을 암시하였다. 새로운 계기가 준비되고 있는 반면에 작년 9월19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맺은 위대한 선언이 여전히 위기에 처해 있다.

 

Where does Korea stand now?

한국은 어떤 상황에 있는가?

지난 30년 간의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외교사야말로 이 질문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대답일 것이다. 대통령과 행정부가 그 어떤 정책이익집단보다 국익을 확고하게 결정하는 만큼 이러한 관점에서 정치적 맥락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강제력과 군사력∙경제력보다는 잘 만들어진 협정이 북한의 비핵화와 발전에 있어 진전을 가져올 것이므로 외교적 맥락을 살펴보아야 한다.

물론, 숙련된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대한민국과 미국 간의 동맹이라는 핵심적 이해관계는 거의 완벽하게 들어 맞는다. 그러나 여러 리더들과 정치집단들은 사안을 달리 보고 있다. 특히, 서울과 워싱턴의 보수주의자들은 이러한 핵심 이해관계에 대해 오랫동안 혼란스러워 하였고 관심조차 두지 않았으며, 때로는 관여와 협상보다는 냉정한 비평화노선을 선호하였다.

지난30년간,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전략적 이해관계는 DJ 초기 집권의 중대한 3년이란 기간 동안 최대 수준의 연계를 이루었다. 되풀이 하면, 1998년2월 김대중이 한국대통령으로 취임한 때부터 2001년 1월  빌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직을 그만두기까지의 기간 동안, 어느 때보다 남한과 북한간, 미국과 북한간, 그리고 남한과 미국간의 관계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1998년10월 김대중과 오부치의 회담으로 한일관계가 정점에 다다른 것 역시 놀랍지 않다. 분명히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경수로형 원자로를 건설 중이었다. 그리고 북한을 미사일 기술통제 체제하에 포함시키기 위한 회담이 진행 중이었다.

 

Now, South Korea is a middle power

이제, 대한민국은 중간국가이다

세부사항은 논쟁의 여지가 있으나, 오늘날 대한민국은 중간국가로서 가져야 할 자질의 필수적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분명한 것은 자질과 역량은 행동과 리더십과는 다른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두가지 면에서 매우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첫째로, 대한민국은 북한과 같은 동포이며, 북한과 한반도라는 지리적 조건을 공유하고 있다. 때문에, 대한민국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이해관계와 북한문제를 둘러싼 책임이 앞선다고 할 수 있다.

둘째로, 대한민국이 지닌 잠재력과 유연성은 미국과 중국, 북한, 일본 또는 UN의 리더십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에 중요하고 두드러지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오늘날 주요한 진전을 이뤄내는 데 가장 중요하고, 가장 적절하며, 가장 유용한 자질을 틀림없이 가지고 있다.

 

The US role on Korea is now at a standstill

한반도 문제에  있어 미국의 역할은 정지상태에 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정부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보다는, 지난 20년간의 한국에 대해 실패한 비생산적인 불성실전략으로 인한 것이다. 미국의 불완전한 선거제도와 외교구조, 정책입안과 정책수행 제도로 인해 현재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스스로 내부적 합의를 보거나, 북한과 합의점을 찾아 대한민국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는 기대 할 수 없다. 오늘날 몇몇 저명한 학자들은 서로 의견을 달리하나, 도달한 합의가 대한민국의 이익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동맹으로서 당연히 미국의 이익도 보호하지 못할 것이다.

 

What could be done?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오늘날 대한민국은 역사와 행운이 부여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논리적이고(logical), 자연적이며(natural), 전략적인(strategic)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언급한 역할을 수행한다 해서 미국 및 동맹국가들과 대립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역으로 주어진 역할을 해낸다는 것은 동맹을 최선으로, 지속적으로 존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변 동맹국들은 한반도의 긴요한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의 충고와 전략과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는 당사자로서 대한민국에게 가장 중요하고 생존적이며 핵심문제이기 때문이다. 동맹인 미국에게는 그리 절절한(number-one, existential, core) 이슈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대한민국이 성공적인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반드시 활용하여야 할 UN에게도 역시 핵심적인 이슈에 해당되지 않는다. 동북 아시아의 이웃국가들에게도 같은 상황이다.

 

Professionals in DC and Seoul know the outlines of the deal possible

미국과 대한민국의 전문가들은 가능한 협상안의 윤곽을 알고 있다

우리는 이를 “하노이&플러스”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대한민국 측이 빠른 시일 내 확실하고 믿을만한UN 제재완화가 북한에 있어 핵심적인 제의가 될 것이라는, 대담하지만 명백한 아이디어를 포용할 수 있다면, 김정은 측에서는 마땅히 보여야 할 상호행동을 취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한 행위는 영변, 즉 모든 핵분열성 물질생산의 중지, 그리고 감찰을 포함한다. 이에 문정인이 말하는 바와 같이 “플러스알파”가 더해질 수 있을 것이다. 각각 당사자에 있어 중요하다고 여기는 정도에서 섬세하지만 작은 조항 몇몇이 추가되는 것이다.

상기한 근거에서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김정은과 제3차회담을 갖도록 끌어 들인다면, 언급한 조건 중 어느 것도 제대로 시도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 제시할 기초협상안에 대해 김정은의 동의를 먼저 얻어내야 할 것이다. 이후, 그는 협상안을 공개하여, 말 그대로 이를 못박고, 트럼프와 기타 이해관계자, 그리고UN등 과 해당 협상안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간국가로서 대한민국이 가지는 상당한 힘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헌신과 대담함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대한민국의 현재 입장을 바꾸지 않는 것이며, 미국의 입장도 거의 바꾸지 않는 것이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시도가 주는 잠재적 이점은 명백하다. 반면에 예상되는 불리한 점들은 (네오콘들이 만들어 내는) 거짓말들이며  비현실적이고 있을 법하지 않은 것들이다.

북한에 대해 기본적이고 적절한 유인책을 제공하지 않는 한, 제재완화를 둘러싼 복잡한 문제로 인해 합의에 이르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인도주의적 원조를 압박을 가하기 위한 무기로 오용하는 것부터, 미국 연구자들과 관광객들의 여행금지, 그리고 유조선 압류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조치들은 정상적인 외교를 방해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한 “디테일”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거나,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은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왜 그가 디테일을 알아야만 하는가?

이러한 점에서, 백악관에서 존 볼턴이 떠난 것은 앞으로 다가올 대한민국과 미국의 회담, 그리고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북한과 미국의 회담착수에 따라 몇 가지 가능성을 열어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기대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 볼턴이 고용된 배경, 그리고 정상적 외교와 협상을 반대하는 미국정부 내 많은 세력을 생각해보라.

한반도 게임의 (미국 내) 참가자들은 운동화 끈이 풀려있고, 헬멧이 벗겨져 있으며, 주의력이 결핍된 상황이다. 대한민국만이 제대로 복장을 갖추고 게임을 할 준비가 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자, 게임을 시작해 보자.

목, 2019/09/2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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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한국은 미국과 더불어 G20 중 양극화와 부의 집중도가 가장 심각한 나라이다. 지난 십수 년간의 가계부채증가 역시 두 나라가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이에 대하여 오랫동안 공공금융과 부채문제를 깊이 연구해온 필자는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유효성을 통화재정정책과 연계하여 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래의 이야기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 관한 도움말이며 팬데믹이 가져온 경제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현재 진행되는 재난긴급지원 정책이 미래의 기본소득으로 반드시 연결되어야 할 이유를 들어보자.


CNBC.com의 지난 4월 6일자 보도에 의하면, 스페인이 유럽에서 장기적인 기본소득제도 UBI를 도입하는 것을 준비하는 최초의 국가가 될 것 같다. 스페인의 경제담당 장관은 전(全)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기본임금을 국가단위에서 지불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UBI 계획을 조속한 시일 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런던대학의 연구 교수로 재직중인 Guy Standing은 CNBC와 인터뷰에서 UBI의 도입이 없이는 세계경제의 회복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조만간 이루어질 UBI에 어떤 방식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하여 아직 충분히 연구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어디에서 정부가 재정을 마련할 것인가’ 라는 질문은 국민들에게 경제적 안전망을 제공하는데 실제적인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미국 내 자국기업들과 월가를 위해 중앙은행이 5조 달러를 발행하듯이 정부는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면 된다. 한 평론가가 언급하였듯이 지난 4월 9일 CARES법(구제지원 관련법안)에 근거하여 1.77조 달러가 월가에 지원되었는데, 이를 130백만 미국 내 가구에 배분하면 가구당 13,600 불이 돌아가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헬리콥터-모니(비정상적 지원금)은 오직 월가와 기업가들만을 위해 뿌려졌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경제회복을 위해 발행하는 헬리콥터-모니는 실제로 다양한 용처로 사용될 수 있다: 인프라 건설, 각종 간접시설을 위한 개발은행에 대한 지원, 주정부 산하 대학의 등록금, 의료지원, 사회적 안전망과 UBI 등.

정부가 강제로 실시하는 방역봉쇄에 따른 현재의 위기상황은 1930년대의 대공황이래 시민들의 가계 사정을 가장 취약하게 방치하고 있고 있기 때문에, UBI는 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 직접적이고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그룹은 UBI가 인플레를 야기하고 달러의 지위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비판한다. 금본위제를 지지하는 Mike Maloney는 4월 16일자 팝캐스트에서 다음과 같이 불평을 토로했다. “콤퓨터에 추가적인 수치를 더하는 것(화폐발행)으로 우리가 부유해지지 않는다. 모두를 위한다는 구실로 비정상적인 방식을 통해 지속적으로 돈을 찍어내는 것은 당신의 주머니와 지갑에 들어있는 달러의 가치를 갉아먹는 것이고……”

이 문제점에 대해 줄곧 연구를 해온 나는 상기의 언급을 일종의 도전으로 받아들이면서, 중앙은행이 지원하는 UBI방식이 달러의 가치를 갉아먹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제대로 작동하는 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자 한다.

 

부채에 의존하는 제도에 있어서는 소비자의 경제는 만성적으로 돈이 부족하다

우선, 현대금융(MMT)의 기본원칙을 들어다 보자. 우리는 고정적이며 안정적인 통화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매일 은행에서 발행하고 소비되는 화폐통화라는 신용에 기초하고 있다. 은행이 대출을 일으키면 돈은 예금계좌로 들어가고, 대출금이 회수되면 사라진다. 한 시점에서 회수되는 금액보다 대출금이 적게 되면, 통화공급은 위축되고 이를 ‘부채디플레’라고 부른다. 디플레가 발생하면 불황과 불경기를 야기한다.

위에 언급한 헬리콥터-모니는 이러한 현상(syndrome)을 치유하기 위해 발행된 것이다. 밀턴 프리드만은 ‘디플레는 간단히 치유될 수 있으며 헬리콥터로 사람들에게 비를 내리는 듯이 돈을 뿌리면 된다’고 언급했다.

현재 화폐공급은 돈이 존재하는 방식에 문제가 생기면서 만성적인 디플레 상태에 빠져 있다. 은행들은 계좌를 만들면서 이루어진 대출금을 단순히 회수하는 것에 관심이 없으며, 이에 따라 최초의 대출금액보다 더욱 많은 액수가 항상적으로 누적되어 간다. 따라서 대출금액은 화폐공급량보다 빠르게 증가하게 되는데, 아래의 차트에서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https://workableeconomics.com/the-debt-based-economy/>

대출 부담이 채무자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커지면, 이들은 새로운 대출을 일으키지 않고 기존의 채무를 갚게 되면, 통화량이 줄어 들면서 디플레가 발생한다.

채무 바이러스(Debt virus)의 비판자들은 채무부담과 이를 갚을 수 있는 자금력 사이에 발생하는 격차를 통화의 속도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의하면, 약정 기한에 따라 채무자가 대출을 상환되면 대부자(은행)들은 총체적으로 이를 다시 경제영역으로 되돌려 빌려주면서, 해당자금은 다음 기한의 재무대차표를 담당할 채무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이 가지는 결함은 대출로 창출된 자금은 상환이 이루어지면 소멸되는 것이지, 다시 경제영역으로 되돌아가 순환되지 않는다는 간단한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창출된 부채는 갚는 순간에 제로가 되면서 돈(통화)은 사라진다. 또한 ‘통화의 속도’가 지니는 문제점은 대부자들이 획득한 이윤을 단순히 소비자 경제로 투입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실제 우리는 두 개의 경제영역에 살고 있다 – 하나는 실물경제로 재화와 서비스가 생산되고 거래되는 소비/생산의 실물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금융의 영역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서도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다. 금융의 영역은 본질적으로 실물경제에 기생하면서 시스템 내부에 대부분의 자금을 총괄하고 있다. 문건으로 공식화 되어있지 않은 ‘연방제도의 역할’은 중앙은행의 통화량을 일상적으로 조작하여 금융시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신가와 투자자들이 산업의 노동자와 생산시설에 투자하는 것보다 금융의 영역에 투자하면 더욱 빠르고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은행가들과 투자자들 그리고 자산가들은 그들의 돈을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거나, 세금을 회피하는 조세천국을 찾아 외국으로 숨기거나, 또는 현금으로 보관한다. 2018년 현재 미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은 1.7조 달러에 이르고, 100불자리 지폐의 70%은 외국으로 빠져나가 있다.

 

기본소득제도는 생각보다 용이하다

반면에 생산/소비영역의 실물경제는 투자와 수요의 부족에 상시적으로 시달린다. 루즈벨트 재단에서 발간한 2017년 보고서의 제목은 ‘경제회복이란 무엇인가? 연방제도의 지속적인 통화확장의 정책에 관하여’이다.

이의 내용을 보면 GDP는 예측한 수준을 밑돌면서 하향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당시의 실질 GDP는 십년 전에 이루어진 연방의회 예산처(CBO)의 예측보다 10%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이를 회복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빈혈병적인 성장세는 부족한 수요에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임금은 정체되어 있었고, 생산자들이 생산을 논하기 이전에 이를 소비할 수요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래 전 역사인 메소포타미아 시절에는 부채와 이를 갚을 자금 사이의 격차는 주기적으로 시행된 탕감, 즉 누적된 채무기록을 말끔히 지우면서 극복되었다. 그러나 현대의 채권자(은행)는 당시의 왕도 아니고 교회도 아니다. 단지 이들은 민간은행인으로 부채를 탕감시켜줄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더구나 이들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는 것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므로, 파산에 처할 위험을 스스로 저지를 이유가 없다.

반면에 부채를 갚을 자금의 격차를 메우는 방안의 하나는 바로 UBI같이 부채의 의무가 없는 자금을 정기적으로 공급해 주는 것이다.

 

통화량을 안정시키기 위해 얼마만큼 돈을 풀어야 할까?

팬데믹에 따른 강제적 방역봉쇄는 위기의 부채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지만, 사실 경제상황은 이전부터 전례가 없는 과다한 부채의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소비자들의 부채와 상환능력간의 격차를 해소할 해법으로 UBI가 검토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부채에 의한 디플레가 인플레로 전환되기 전에, 헬리콥터-모니의 정책에 여유를 제공해줄 기업들의 부채, 국가와 공공기관들의 부채의 격차 역시 만만치 않다.

소비자들(가계)의 사정을 들여다 보면, 2019년 현재 가계의 80%는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빌려야만 한다. 2019년 4월에 작성된 Lance Roberts의 차트를 참조해 보자.

2008년 이후 금융위기가 진행되면서 개인들은 소독과 부채를 합쳐도 생계유지 비용을 채울 수 없었다. 2019년 4월이 되자, 학자금과 자동차 구입용 대출은 이미 상환불능의 상태에 있거나 불능상황이 진행 중에 있었다. 마치 파도처럼 순서에 따른 개인파산, 은행파산, 그리고 부채디플레가 예측되어 있었다.

두번 째로 소개한 차트에 따르면, 개인당 소득과 생계비의 연간 격차는 15,000 불이 넘었고, 대출융자를 받아도 메울 수 없는 연간의 부족액이 3,200불을 넘어 섰다.

만약에 국가가 배당금으로 각 개인의 계좌로 매달 1,200불 즉 연간 14,200불을 입금시켜준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위에서 보듯이 필요한 생계비와 가처분 소득간의 격차인 15,000불을 거의 메울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수취인들의 80%가 입금된 돈으로 생계유지를 위해 차용한 소비용 부채(신용카드, 학자금, 병원비 등)를 갚는데 사용하면, 풀린 돈은 부채를 상환하면서 사라진다.

이러한 부채의 상환(전부는 아니더라도)은 의무적일 수도 있고 자연적일 수 있다. 나머지 수취인 20%는 부채를 만들 필요가 없는 그룹으로 채무상환을 위한 국가배당금의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들은 부채상환 대신 저축을 하거나 비소비적 영역에 투자를 할 것이다.

소비재와 서비스 분야에 사용된 돈은, 물가를 인상시키지 않으면서 수요를 촉발하여 생산을 유도하고, GDP의 잠재적 예측치와 현실수치의 격차인 10%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고, 소비자 물가에는 변동이 없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현재의 경제적 봉쇄는 공급의 부족을 가져오고 부족한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인상을 가져오게 될 것이지만, 이는 헬리콥터-모니에 따른 수요/창출(pull)에서 오는 결과가 아니다. 반대로 공장의 조업중단과 공급의 혼란에서 야기된 거래비용의 증가에서 발생하는 비용/중가(push)의 인플레이다.

 

국제적인 선례

중앙은행의 통화공급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과거 바이마르 시절의 독일과 짐바브웨, 베네수엘라 등에서 나타난 악명높은 초-인플레의 역사를 언급하지만 이러한 사례들은 경제를 진작하려고 정부가 통화를 팽창시켜 나타난 현상이 아니었다. 이 문제를 광범위하게 연구한 Michael Hudson 교수에 따르면, “역사에 나타난 모든 초-인플레 현상은 환율의 붕괴에 따라 외채가 과다해지면서 발생했으며, 국내소비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의 과정에서 형성된 외국환율의 문제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가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돈을 풀어낸 사례로 중국과 일본 같은 나라를 들 수 있다. 지난 20여 년간 중국은 M2 통화량을 11조 중국우안에서 1800%를 증가시킨 194조 우안으로 늘려 왔지만, 같은 기간에 소비자 물가는 연간 2-3%선에 머물렀다. 풀려난 돈은 물가의 인상을 자극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GDP가 같은 속도로 성장하면서 이에 따른 통화의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맞추어가며 조절해 온 것이다. 별도로 고려할 사항은 중국인들의 저축성향으로 이들은 소득이 중가하는 만큼, 재화와 서비스에 사용하던 소득의 비중이 비례적으로 내려간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소위 ‘아베노믹스’라는 대규모 경제진작 정책을 통하여 일본은행이 정부의 채권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풀었다. 일본은행은 재무제표상으로 정부발행 채권을 구매하면서 정부부채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의 화폐를 추가 발행하여 경제부문에 돈을 공급하였다. 만약 미국의 연방제도가 같은 방식을 채택하였다면, 현재의 미재무부 채권액수인 3.6조 달러의 3배에 해당하는 12조달러를 보유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이 인플레의 목표인 2.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오히려 유례가 없는 화폐를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가 아니라 디플레를 걱정하게 생겼다.

 

UBI와 보모국가에 대한 두려움

걱정이 많은 비판가들은 UBI를 도입하는 것이 혹 전체주의로 가는 것이 아닌지, 아니면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사회, 혹은 과잉보호의 보모국가 또는 의무적인 디지털 ID국가로 가는 통로가 될 것을 경고한다. 그러나 이중 어느 것도 UBI와 동반할 필요는 없다.

제대로 작동하면 시민 개인들이 국가에 의존해야 할 일은 없다. 마치 투자자들이 주식에 따른 배당을 받듯이, 자신의 수입에 UBI가 추가되는 것이다. 이미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검증되었듯이 사람들이 게을러 지지 않는다. 반대로 UBI가 도입되기 전보다 더욱 적극적이며 생산적으로 변한다. 또한 현금사용을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UBI가 아니어도 현재 통화량의 90%는 이미 디지털로 이루어진다. UBI의 지급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방식 그대로 따르면 된다.

UBI는, 곤경에 빠진 시민들에게 활력적인 안전망을 제공해주는 동시에, 통화 정책에 있어서도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주는, 재정정책의 양 측면의 목표를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다. 수요/공급의 실물경제영역에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성을 촉진하기 위해서, 그리고 불경기에서 오는 디플레를 방지하기 위해서, 헬리콥터-모니의 자금살포가 주기적으로 필요하다.

 

출처 : from writor’s own The Web of Debt Blog.

Ellen Brown

변호사 출신으로 공공금융제도의 의장이자 ‘Web of Debt’, ‘The Public Bank Solution’, ‘Democratizing Money in the Digital Age’ 등 13권의 책을 펴낸 저자

월, 2020/05/0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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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간 중국인민공화국은 일년에 인민대표자회의(NPC)와 인민정치협상회의(CPPCC)라는 두 개의 회의를 동시에 개최하는 것이 관례가 되어왔다. 양회로 불리는 두 개의 회의는 매년 3월에 개최되어 왔는데 올해는 COVID-19의 위기로 5월로 연기되었다.

서방사회에서는 인민대표자회의가 통과의례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공산당과 정치협상회의의 역할과 상호작용이 점차 무게를 더해 왔으며 이번 양회의 결정들은 중국 당중심 헌법기구와 강화된 다민족의 선출권력 간의 복잡한 관계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번 양회에서 중국공산당이 중요한 몇 개의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그 중의 하나가 시민법(national civil law)이고, 다른 하나가 논쟁을 야기한 새로운 국가안전규정(new national security bill)으로 홍콩에서 지속되는 시위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북경당국이 홍콩 내에 안전전담 조직을 설치하는 것을 허용한다. 북경당국은 안전규정의 제정을 지난 해에 감행할 수 있었으나, 이번 인민대표자회의를 통하여 선언하면서 규정의 무게를 더하였다.

인민대표자회의 대표단은 정부의 연간 업무보고를 승인하였는데 처음으로 대만에 대한 ‘평화적’ 통일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대만과 ‘비평화적’ 통일의 가능성을 암시하였다. 또한 GDP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았고 6%의 성장을 고수하는 대신,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두었다.

인민대표자회의와 정치협상회의의 양회는 당중심 헌법기구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산당이 운전석을 차지하고 지배한다.

제14차 회의 이후, 공산당의 총서기가 중국국가의 주석직과 군중앙위원회의 주석직을 겸임한다. 다음으로 정치상임위원회(당중앙 지도부)의 중요한 3인이 행정부의 수상, 인민대표자회의 주석(의장) 그리고 정치협상회의 주석(의장)을 책임진다 (현재는 Li Keqiang, Li Zhanshu and Wang Yang이 맡고 있다).

이렇게 당 중심의 헌법시스템 내에서 권력의 배분이 당 중앙의 가장 중요한 4사람이 상기의 자리를 제각각 차지하면서 이루어 진다.

이러한 시스템은 당기구의 중앙위원들로서 일반주석들의 위치가 행정부의 핵심인 수상/부수상직보다 강한 권력을 가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동시에 권력의 분산보다는 통일집중의 원칙 위에 있다.

공산당과 인민대표자회의는 일상적인 긴장과 때때로 대립하는 위치에 있다. 헌법상으로는 대표자회의가 최고의 의결기구이다. 대표자회의 지위와 기능은 이론적으로는 당보다 우위에 있으며, 당은 인민대표자회의라는 헌법적 프레임 안에서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반대로 공산당이 대표자회의를 통제하며 공산당 총서기가 대표자회의의 주석보다 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인민의 주권개념은 대표자회의에 녹아 있다. 대표자회의와 정치협상회의는 마치 차량의 방향조향장치와 같이 자신들의 의견과 국가적 의지를 입법을 통해서 전달한다. 이런 의미에서 대표자회의는 제국의 봉인이 찍힌 현대적 형식기구로 이해할 수 있으며, 최고 권위와 주권을 상징한다. 실제로 인민대표자회의는 2980명의 참석자들이 보수를 받지 않는 임시적인 입법자로서 활동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공인의 입법기구인 셈이다.

의회 민주제도에서는 흔히 입법기구가 양원으로 분리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이론적으로 권력을 분리시키는 양원제를 거부하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대표자회의와 정치협상회의는 양원제와 유사하게 입법과정의 역할을 증대하여 왔다. 헌법규정에 따라, 모든 주요 결정은 대표자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법적인 권한은 없더라도 정치협상회의의 자문을 사전에 거쳐야 한다. 국가의 법률의 제안과 통과는 반드시 대표자회의를 거쳐야만 한다.

입법 과정은 당의 해당위원회들이 제안, 조사와 연구, 기획의 초안, 상담과 여론취합 등 오랜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지고, 제안 이후에는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검토, 숙의, 조정과 승인, 법제화와 초안의 수정을 거쳐 대표자회의의 참가자들에 의한 승인을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실제 대표자회의가 개최되기 전에 진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사전적 진행을 통해 진지한 상담과 협상, 조정과 논쟁을 통해서 수많은 수정이 이루어진다. 동시에 중앙당의 해당위원회 위원들은 양회가 개최되기 전에 중국전역을 방문하여 사전조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예를 들어, 홍콩의 국가안전규정은 1명의 거부와 6명의 기권을 제외하고 2878 참가자들의 찬성을 얻었다.

대표자회의 참석자 수數의 배정은 개별 성省과 특별지역의 인구수에 비례하여 이루어지며, 특별지역의 대표자들은 직접 선출되며, 개별 성의 대표자회의 참가자는 간접적으로 선출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정치협상회의의 참석자들은 지역의 이익보다는 해당 지역의 다양한 부문을 대표해서 구성된다. 협상회의는 통상 46개 부문으로 나누어 지는데 의료 건강 교욱 미디어 종교 자연과 사회과학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농민과 노동자들은 정치협상회의의 대표권을 갖지 않는데, 대신 당의 정치적 체계 내에서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분야의 엘리트들로 구성되는 ‘클럽’에 참여한다.

정부의 주요 지도부들은 대표자회의의 승인을 통해서 선출되지만, 이런 선출의 과정은 간접적이고 사전에 지명되고 통제된다. 중앙당의 조직부서에서 후보자들을 지명하고 통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공산당원들이 대표자회의 주요 기구에 참여하면서 당의 지침을 통하여 조직기구에서 지명한 후보들을 선출하고 승인한다. 이렇게 사전통제된 선거시스템은 당우위(黨優位) 국가시스템을 운용하는 전제가 된다.

비록 현재까지는 공산당에 의하여 대표자회의가 사전에 조직되어 진행되고 있지만, 이들 대표자회의와 공산당 간의 관계가 향후 어떻게 진화하여 중국사회가 다원화하고 국제적으로 상호관계를 형성해 갈지는 지켜보아야 할 사항이다. 지금부터 대표자회의의 참가자들이 국가의 장래와 통일에 관하여 더욱 국수적으로 변모할지 아니면 개방적으로 변해갈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출처: East Asia Forum in ANU on 2020-05-30.

Baogang He

호주의 멜버른에 있는 Deakin 대학교수, 국제관계학 전공.

목, 2020/06/11-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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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다른백년은 지난 3개월간 연재한 ‘코로나 이후 세계는?’을 마감하고 이번 주를 시작으로 3-4개월간 ‘미중 간의 갈등전개와 향후전망’ 라는 주제로 새로운 특별칼럼을 연재한다.

1990년 이래 단극적으로 세계질서를 주도해 왔던 미국의 G1위상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향후 당분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G0의 혼란기로 접어들고 있다. 대체로 미국의 패권유지와 중국의 대국굴기가 갈등의 중심축을 이루면서, 유럽연합과 러시아 그리고 인도 등이 조정역할을 넘어 나름대로 지역과 현안에 대한 대안적 거점을 형성할지 여부가 향후 Gn의 세계질서의 내용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른벡년은 상기 주제에 대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시각과 분석을 아래과 같은 6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각각 2-3주 간격으로 교체하며, 매주 2건의 칼럼을 번역 소개하고자 한다.

1.     미중 갈등의 격화의 배경과 전개

2.     미국에 대한 대내외적 시각과 비판

3.     중국에 대한 대내외적 시각과 비판

4.     미중 간의 주도권 쟁탈과 전쟁 가능성

5.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과 중국의 반격

6.     향후 세계질서에 대한 전망

미중 갈등의 배경과 전개에 대한 첫 번째 소개의 글은 미국의 진보적 Think-Tank인 Brookings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인 Dr. Cheng Li와 중국국제방송CGTN 간에 이루어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를 기대한다.


중국과 미국은 전면적인 대결상황으로 향해가고 있는가? 정치와 안보상황이 더욱 악화일로에 있는 것일까? 경제적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중국국제방송CGTN의 Reality Check 프로그램에서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인 Dr. Cheng Li와 인터뷰를 가졌으며, 그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현재 3가지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관계를 수십 년을 취재해온 사람으로서 본 프로그램 책임자인 필자는 양국의 관계가 지난 과거의 세월 중에 현재처럼 당황스러운 순간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양국은 결국 세계적 재앙인 팬데믹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어쩔 수없이 서로 협력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대선이 있는 올해를 겪으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인지, 전문가의 견해를 듣기 전에 우선 몇 가지 사실들을 확인해 본다.

정치적 대립을 보도하는 뉴스가 난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측면에는 여전히 회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통상무역을 예를 들어보면, 트럼프의 중국무역에 대한 전쟁선포와 북경의 보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2018년 한해 양국 무역이 6340억 불에 이르면서 사상 최고액수를 보였다. 물론 관세인상이 적용되는 시차가 발생하면서 추후에 무역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피크에 이른 액수와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2019년에도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 앞서 중국에게서 가장 많이 수입을 하였으며, 비록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의 교역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양국 간의 투자에 있어서는 정부(正負)의 양 측면을 보인다. 조사기관에 의하면, 2019년 중국의 미국에 투자액이 50억불 규모로 이는 지난 십 수년간 제일 저조한 수준인데 주로 북경당국의 대외투자규제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미국의 정기적인 조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미국의 대중 투자액은 오히려 140억불로 늘어났는데, 이는 중국의 내수시장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기대가 여전히 크고 자동차와 금융분야에 대한 외국인 소유규제가 완화된 것을 기회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공급사슬(supply-chain)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팬데믹을 핑계로 미국당국은 미국적 기업들에게 국가안보차원에서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적 기업들은 이전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암참(AmCham, 미국해외기업협회)회장인 Greg Gilligan은 CGTN과 인터뷰에서, 자체조사에 의하면 1.0% 이하 기업들만 중국에서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압도적인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거래를 하고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정치적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경제적 회복이 어려워 지면서 잔류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에도 COVID-19를 둘러싸고 정치적 비난과 책임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양국 간에 처음으로 현지에 체류 중인 기자들을 서로 추방하였으며, 북경당국은 워싱턴의 몇 가지 법안들이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미국과 대만 간의 외교를 지원하는 ‘대만법 Taiwan Act’과 미국의 고위직 정부인사가 대만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 Taiwan Travel Act’ 그리고 홍콩과 신장에 관한 입법행위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더하여, 최근들어 대만해협에 미해군 함정들이 한달 간격으로 출몰하고 있는데, 오바마 시절에는 일년에 한번 정도로 훈련을 실시했다.

미중 국민들이 양국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하는지 중요하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민의 66%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잇는데 이는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반면에 여론조사 결과를 나이별로 재분류하면, 젊은 미국인들에게는 중국에 대한 호감이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온다.

중국인들 사이에도 반미정서가 높아지고 있지만, 2018년에서 2019년 간에 미국으로 넘어간 중국학생수가 늘어났으며, 이는 비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나타난 결과이다. 높은 교육수준으로 인해 미국으로 유학온 외국인 학생의 비중에서 중국이 가장 높다.

상기에 언급한 것처럼 주제들이 다양하고 때로는 충돌하는 격동적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라는 커다란 질문에 대해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를 맡고 있는 Dr. Cheng LI의 견해를 들어본다.

사회자 Wang Guan: 당신은 지난 수십 년간 미중 관계를 다루어 왔습니다.  현재의 상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Cheng Li 박사: 우선 3가지의 악순환 고리 또는 영역이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3 가지의 악순환 고리가 서로 반응하여 긴장을 고조시키고, 각자의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3가지 악순환은 모두 “D”로 시작되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첫 째는 미국을 황폐화시키는(Devastating)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양당간의 극심한(Dire) 정쟁입니다. 마지막은 미중 관계가 위험스러운(Dangerous)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수교관계를 맺은 지난 1979년 이래, 40년의 기간에서 전례가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사회자: 미중 관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으로 나누어 예측해 주시길 바랍니다.

Cheng Li: 단기적으로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선기간에는 의례적으로 긴장과 비난의 수위가 높아집니다. 미국 내 여론도 중국을 비난하면서, 중국에 대한 호감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 경제에 미치는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은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비록 도날드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다 해도, 첨단기술에 대한 긴장, 국제지정학적 지형의 변화, 중국의 공격적인 국제외교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시각과 우려 등이 지속될 것입니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긴다 해도, 공화당은 반중정책을 지속해 밀고 나갈 것이고 관행의 동력을 바꾸는 것이 어려워 않습니다. 이것이 단기적인 전망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들의 사고체계mindset는 달라집니다. 당장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정의하던지, 이는 당연히 우리의 평생을 통해 일어난 거대한 역사적 사건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인도주의적 위기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견해가 변해갈 것입니다. 비로소 양국 모두 진정한 상대(敵)은 중국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라 공동의 적은 바로 바이러스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자연스레 국제적인 공공선public good의 주제가 기후위기, 국제 간에 이동하는 이주민 문제가 던지는 도전, 마약거래와 사이버 안전, 에너지 보존과 비핵화,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공공보건에 대한 협력으로 집중될 것입니다. 이런 주제들이 서로 간에 협력을 증진하도록 긍정적인 압력을 가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중장기적으로 낙관적입니다.

사회자: 현재 미중 간의 안보상황은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가장 위험한 요소가 무엇인지요?

Cheng Li: 가장 위험한 요소는 명백하게 대만입니다. 왜냐하면 최근 미연방의회에서 결의한 ‘대만입법 2019’는 대만을 별개의 국가로 인지하는 수준에 접근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수용할 수 있는 방어선bottom-line에 대한 도전입니다.

다른 한편, 미국인들 관점에서는 남중국해와 때때로 동중국해에서 실시하는 중국의 군사훈련 그리고 사이버 안전등에 대해 매우 비판적입니다. 모두가 매우 위험한 분쟁적인 주제이죠, 다만 이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전쟁의 확률은 단지 5% -10% 수준입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끝났다. 추가로 첨언하면, Dr.Cheng Li를 포함한 70명의 저명한 학자들이 미중 양국의 지도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COVID-19 퇴치를 위한 *정치기금을 조성하도록’ 촉구하였다. 이 서신을 통해 이들은 ‘지도력을 형성하려면 수 년이 소요되어야 하지만, 지도력의 붕괴는 단지 순식간에 벌어진다’고 경고했다.

*코로나백신 개발기금에 중국을 포함하여 G20 주요 국가들이 참여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출처: CGTN 2020-05-24일자 보도내용..

Wang Guan

중국국제방송CGTN의 Reality Check 편성책임자

목, 2020/06/1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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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이 진행했던 ‘냉전-1.0’은 45년 간의 거대한 이념적 경제적 기술적 전쟁이 이었고, 세계를 핵전쟁의 위험(Armageddon)으로 몰아가며 지구상의 모든 국가뿐만 아니라 달나라까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중간의 ‘냉전-2.0’은 기존의 냉전과는 매우 다른 양상의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위험성과 영향력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에게 있어서 중국은 인구의 규모 면에 있어서도 기술적 야심이라는 측면에서 과거의 상대보다 훨씬 힘든 적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싸움은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소련은 지구를 양분하여 분리된 형태로 각자의 영역에서 존재하였지만,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서로 엉켜 의존하고 있다. 2018년 현재 중국은 미국이 최대 무역대상국이었으며, 중국의 바이트댄스(ByteDance)사가 비디오 네트워크의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TikTok은 비게임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앱(app) 프로그램이고, 2019년 현재 미국의 대학에 369,548 명의 중국학생이 등록한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따님이 2014년에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경쟁은 기존과는 달리 전혀 새롭고 결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과거의 ‘냉전-1.0’이 재래식 군사력과 핵위협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면, 현재의 ‘냉전-2.0’은 민간사회를 통한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혁신경쟁이라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 인터넷은 단순히 통신수단이 아니라 통제의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 규모에서 사물인터넷(IOT)를 운용하면 수십 억의 장치를 연결하면서 지정학적 전략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바로 이 분야에서 중국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방의 주요 국가들이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적용하는 여부가 일종의 시금석이 된다. 흔히 미국과 중국의 대결적 상황은 성격이 전혀 다르며 어울리지 않는 두 국가의 지도자들 즉 트럼프와 시주석의 개인적 정치성향 때문이며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해석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 내 중국분야 최고의 권위자중 한 사람인 Orville Schell은 보다 분석적이고 위협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에 의하면, 공화와 민주 양당이 8번을 교대로 집권해온 지난 50년 간 지속되었던,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용정책은 이제 끝장이 났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냉전이라는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른 것(종결)이 아니라 겨우 중턱 어디쯤에 머물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미국의 포용정책은 아래의 두 가지 전제에 기반하고 있었으나 모두 실패하였다고 결론짓는다. 한가지는 중국이 번영을 지속하고 개방화를 진행하면 점차로 민주적 사회로 전화할 것이라고 워싱턴은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터넷의 도입이 자유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중국이 인터넷을 차단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마치 ‘벽에다 껌을 부치는 격’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판연히 다르다. 중국은 공산당이 내부의 통제력을 전혀 늦추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경제강국으로 부상하였으며, 국제적 인터넷에 대한 중국내의 방어벽(firewall)을 강화시키는 한편, 다른 국가들의 사이버 공간에 혼란을 야기시킬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지난 주에만 중국과 연계된 선전 캠페인으로 추정되는 23,750개의 내용물을 트워터에서 추려냈다.

“우리는 총격전을 벌릴 필요는 없지만 이에 필적하는 위험한 경쟁의 전쟁에 빠져 있다”고 미국의 전역장성은 경고를 보낸다. 위싱턴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 책임자인 Robert Atkinson은 중국이 이미 일부의 선도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였고 동시에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중국은 기술분야에서 강력하게 그리고 손쉽게 미국을 압도할 것이다”. 그는 미국이 긴급하고 강력하게 자국의 산업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자유시장과 사적재산권 그리고 기업가의 정신이면 성공을 보장한다’는 기존의 흔해빠진 신념은 비역사(비현실)적이며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Actkinson은, 냉전이 절정이었던 1963년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나머지 전세계의 정부 및 민간 분야의 모든 투자액보다 많은 예산을 R&D 분야에 투입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현재는 1955년에 이루어진 GDP 비중보다도 적은 예산이 미국의 R&D에 할당되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중국의 지도부들이 미국의 정치지도자들보다 과거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한 미국의 역사를 더 잘 숙지하고 있으며, 기술적 혁신이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출처 : 파이낸스 타임즈 on 2020-06-16.

John Thornhill

FT 혁신분야 편집책임자

금, 2020/07/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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