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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578] "당신은 '이대남'입니다"라고 강요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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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578] "당신은 '이대남'입니다"라고 강요하는 사회

admin | 수, 2021/06/09- 18:53


20대 남성, 소위 '이대남' 현상이 정치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 직접적인 계기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였다. 20대 남성과 여성의 표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20대 남성의 '보수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 GS25 홍보물을 둘러싼 소위 '남성혐오' 논란은 분노한 청년세대 남성들의 안티 페미니즘 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대남' 현상 자체가 실체가 없다거나 일부의 현상에 지나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는 목소리 역시 존재한다. 과연 '이대남' 현상의 실체는 존재하는가? 우리는 지금의 현상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이에 대해 어떠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와 관련하여 20대 남성 당사자, 여성주의 학자, 사회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보기로 했다. 총 6편의 글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①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Research&listStyle=list&docum... rel="nofollow">한국의 '이대남'과 미국의 '브로플레이크'...'백래시의 시간'이 왔다 / 손희정 경희대학교 교수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Research&document_srl=1795593" rel="nofollow">'이대남' 허상을 신화로 만든 언론...'反페미'와 취업난이 대체 무슨 상관? / 지우개 충북대학교 학생

③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Research&document_srl=179657... rel="nofollow">이준석이 '82년생 김지영'을 공격하는 이유는? / 권명아 동아대 교수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Research&document_srl=179772... rel="nofollow">'인국공 사태'의 교훈이 반페미니즘? / 권명아 동아대 교수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Research&document_srl=179885... rel="nofollow"> 촛불 이후 우파정치의 재구성과 '이대남' 현상 / 전지윤 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


 

"당신은 '이대남'입니다"라고 강요하는 사회

'이대남' 현상은 실재하는가? ⑥

 

조기현 작가

 

4.7 재보선 이후 20대 남성 시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몇 년 전에는 '이남자'라고 부르더니, 이번에는 '이대남'이라고 부른다. 20대 남성이 보수화되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20대 남성은 정말 보수화되고 있을까? 이런 질문 자체에 반발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왜 20대 남성만 주목의 대상이 되는지, 20대는 보수적이면 안 되는지 말이다. 동시에 질문 속에 내재한 우려도 공감이 간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느끼는 20대 남성들이 이 사회에 해악을 끼칠지 모른다는 짐작 때문이다. 언론과 몇몇 정치인에 의해 안티 페미니즘의 목소리가 계속 커질수록 사회에 해악을 끼치고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 있는 토양도 마련되는 것 같다.

 

이런 우려가 20대 남성 시민을 악마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으려면, 우리는 질문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20대 남성 시민이 사회에 해악을 끼칠 것이라고 짐작하기 이전에, 그들에게 어떤 '사회'가 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란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관계 전반이라고 할 수 있다.

 

20대 남성은 생애 이행 과정에서 자신이 역차별의 피해자라고 느낀다는 가설이 있다. 군대도 다녀와야 하는 데다, 20대에는 여성이 학업 성취나 취업률에서 앞서기도 한다. 그러다가 30대에 들어 사회적 관계가 확장되면 자연스럽게 역차별을 당한다는 감각이 사라진다. 직장에서나 애인, 배우자를 통해 성차별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년들의 진로 이행 시기가 점점 더 길어지는 요즘, 30대가 되어도 사회적 관계가 확장될 계기가 쉽게 마련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다양한 20대 남성들을 만났던 순간이 떠오른다. 나는 2017년부터 3년 정도 청년 모임을 진행했다. 참여 인원은 10명 안팎으로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참가비는 무료였다. 참여 대상은 '청년수당'을 받는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청년들로, 대부분 미취업 기간이 긴 상태였다.

 

모임의 목적은 청년의 '관계망 지원'이었다. 영화 만들기, 서울 탐방, 독서, 보드게임 등 관계망을 지원하기 위한 소재는 다양하다. 이런 소소한 모임을 왜 공공이 나서서 지원하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거나, 불안정 일자리를 전전하다 보면 돈, 관계, 심리 모두 위축된다. 친구를 만나러 나갈 때도 돈이 필요하고, '아직' 준비를 하는 청년에게 인정이나 지지가 있을 리 만무하다. 자존감은 바닥이 나고, 사람을 만날 때 필요한 대면 능력도 고갈된다. 그런 상태는 고립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만약 자신이 어떤 상태이든 상관없이, 안전하게 교류할 수 있는 관계가 있다면 고립을 피할 수 있다. 공공이 나서서 관계망 형성을 지원했던 이유다.

 

당시 모임을 진행하면서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인터넷 뉴스 댓글 창의 전파 속도를 실감했다. 이를테면 제주도에 예멘 난민이 도착했다는 뉴스가 나면 다음 모임에서는 그들 중 IS가 숨어있다는 말이 나온다. <82년생 김지영>이 회자가 되면 남성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코로나 1차 유행 때는 중국인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친목 단톡방에 퍼 나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은 빠른 만큼 얕게 전파된다. 모임을 시작할 때 차별이 될 수 있는 말에 대해 조심할 것을 요청하고, 타인의 의견에 경청할 것을 부탁한다. 그런 규약은 자신이 본 정보에 대해 말하더라도 순화해서 말하게 하고, 자신이 말한 후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게 한다. 이때의 모임 분위기는 단순히 팩트를 체크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천천히 의견을 나누다보면 감각적인 지점에 가닿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개는 불안이다. 지금 느끼는 자신의 실체 없는 불안에 실체를 부여해주고 구체적인 피해를 보여주는 사건에 이입하게 되는 것이다. 모임에서 상호작용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확신보다 피해가 왜 발생하는지, 내 의견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보이는지, 내가 느끼던 감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안전한 소통 환경에서 학습의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모임이 이렇게 진행된 것은 아니며, 수습하기 급급했던 순간들도 많다. 그럼에도 모임의 사례를 공유하는 것은 인정과 지지, 소속감,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관계를 어떻게 청년들에게 보장할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하기 위해서다. 지금 20대 남성의 논의를 이런 맥락을 빼놓고, 이슈만으로 소비한다면 변화는 없다. 선거 결과와 같은 거대한 수치에 10명 안팎이 모여서 벌인 상호작용을 말하는 게 무색해 보일지 모른다. 세습되는 불평등과 사회보장의 부재 등의 큰 문제를 손보지 않고는 미봉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 갈등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일상적 관계에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부족(tribe)의 시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요즘이다.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위원 장석준은 이대남, 이대녀, MZ세대 등 최근 등장하는 용어를 '부족명'이라고 규정한다. "한국 사회의 다른 구성원과는 결코 공유할 수 없다고 '가정되는' 특성으로 집단을 나누고, 한국 사회가 마치 그런 집단들의 무더기인 양 여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이 이대남, 이대녀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건 결국 20대 시민들에게 이 세상을 그렇게 느끼라는 강요나 다름없다. 이 강요를 벗어나고 감각을 재편하기 위해서는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몇몇 정치인을 탓하는 것을 넘어, 그런 정치인을 거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갈등이 더 심화되기 전에 사회를 만드는 것, '청년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해볼 만한 일이다. <끝>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s://www.pressian.com/pages/author/10069" rel="nofollow">클릭https://www.pressian.com/pages/search?sort=1&search=%EC%8B%9C%EB%AF%BC%E... rel="nofollow">)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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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유시주’가 읽은 “국내 사회혁신에서의 청년의 역할”

“사회혁신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시민참여다.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시민들이 참여함으로써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새로운 방식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혁신의 주요 행위자인 청년들에게 기대하는 역량은 ‘체인지메이커’나 ‘사회적기업가’ 등 미시적 차원의 아이디어 제공자 역할에 치중되어 있다.”

시민주권센터 유진 연구원이 쓰고, 희망제작소 유시주 이사가 읽었습니다.

글도 읽어보세요! https://www.makehope.org/?p=48942

금, 2020/08/1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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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기후변화’란 말을 본 것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당시 새로 지었다던 학교 도서관 멀티미디어 실에서 반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서 본 영화 <투모로우>(원제: The Day After Tomorrow)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가 꽁꽁 얼어붙은 것이 무서우면서 인상적이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과학자가 두툼한 외투를 입고 눈에 파묻힌 뉴욕을 힘겹게 헤쳐나갔다.
친구들과 꺅꺅거리면서 본 첫 환경 재난 영화는 내게 막연히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어린아이다운 호기로움을 심어주었던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지구온난화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런 말을 하곤 했으니까. ‘과학자가 될 거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 영화 속 주인공처럼 과학자가 되어야 하는 줄 알았으니깐. 색종이를 곱게 접어 그 위에 미래의 꿈을 쓸 때, 좋아하는 색인 주황색 사인펜으로 과학자라고 써 내려간 기억이 아직도 떠오르곤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수학의 장벽이 높았다. 천생 타고나길 문과로 태어난 탓인지 내게는 수학 공식이 머리에 와닿지 않았다. 과학자가 되려면 수학을 잘해야 한다는데 가능할까. 정체가 불분명한 흐릿한 꿈은 삽시간에 멀어졌다. 이런 일은 다른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들이 할 거라고. 학업에만 집중하기에도 모자란다며 애써 흐린 눈을 떴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고, 평범하게 수능을 보고, 평범하게 재수를 했다. 그리고 공부해보고 싶은 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지리학’. 이름도 생소하고, 뭘 배우는지 모르는 학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재수하던 시절 나의 유일한 낙이었던 한국 지리 덕분이었다. 지형이 형성된 원인과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 세계가 돌아가는 이치를 배우는 것이 재미있어 더 공부해보고 싶은 나머지 덜컥 4년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대학 전공을 결정하게 되었다. 어차피 문과는 자기 과 살려서 밥벌이하는 건 고대 그리스 시대 이후로 불가능하다고 하니, 기왕 하는 것 공부하고 싶었던 것을 해보자.
그리고 배우게 된 지리학의 세계는 내게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환경의 모든 요소는 인간과 연결되어 있었다.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으며, 결코 주변 환경을 배제하고 살 수 없구나. 그리고 그와 비례해서 인간 역시 환경에 영향을 많이 주는구나. 한참 전에 마음속 깊숙한 곳에 가라앉았었던 꿈이 다시 떠오르는 듯했다. 나는 천재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니야. 그렇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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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닥치는 대로 할 수 있는 것을 하였다. 교내 자연 지리 스터디 동아리에 들어가서 함께 학술 세미나를 진행하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공동 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다른 학교의 지리학과 학우들과 지리 연합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환경단체의 학생기자단에 들어가서 활동하였고, 자연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모 기업의 서포터즈로 활동해보기도 하였다. 이렇게 공부하고, 다른 이들과 교류하며 배워나갈수록 나는 더욱더 깨닫게 되었다. 과학자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정말 중요한 건 환경을 위하는 마음이라고.
지금까지 세상의 많은 기업과 사람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언제나 뒷전에 두고 살아갔다.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고, 더 많은 자원을 뒷일 생각하지 않고 펑펑 써버린 결과, 어린 시절부터 청년들은 환경변화로 인한 위협을 공기처럼 겪으며 자라났다. 뉴스에서 지구환경이 급격히 변화한다고 아무리 떠들어대도, 어른들의 행동은 바뀌는 것이 없이 보였다. 이번 세기의 변화는 정말 극심하며, 그로 인한 셀 수 없이 많은 피해가 있었고 앞으로 더 생겨날 것이라고 감히 짐작한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음을 잠자코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환경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와 우리 세대, 그리고 그 이후의 후손들을 위해서는 당연한 생존의 몸부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생태지평의 인턴으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감회가 무척 새롭다. 과학자가 아니라도 환경을 위한 일을 할 수가 있어서. 세상에 만연한 부당한 자연파괴와 그로 인해 덮쳐오는 재해를 막는 것에 조금이라도 손을 내밀 수 있어서.
앞으로 환경보호의 길을 걸으며 어떤 고난이 있을지, 정말 지구가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인 ‘티핑포인트’를 넘은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나는 회의적인 태도를 버리고, 행동하는 사람으로서 노력하고 싶다. 그리고 어린 시절, 내게 환경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처음으로 가르쳐준 영화의 한 대사를 떠올리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Man kind survived the last ice-age. We are certainly capable of surviving this one."
"인간은 지난 빙하기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우리는 이번에도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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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유스토리(Youth Story)는 기후위기의 끝에서 청년이 당신에게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습니다.


1부 필자: 송예



생태지평의 막내인턴.




파릇파릇한 새싹으로서 환경보호의 꿈을 향해 착실히 나아가고 있다.

월, 2020/10/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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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청년의 패스트패션에 대한 단상
마음 같아선 좋은 옷 한 벌 사서 오래 입고 싶다. 그 좋은 옷이라 함은 대개 비싸기 마련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듯이 싸고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좋은 옷이 한 벌 두 벌 쌓여 열 벌이 되고 스무 벌이 되어 나의 옷장을 채워준다면 그야말로 이상적이겠지만, 주머니 사정 궁핍한 학생 신분의 나로서는 당장에 입을 옷이 여러 벌 필요하다. 최신 유행을 빠르게 공급하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은 그러한 젊은 층에게 단비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패스트패션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데, 하나는 어마어마한 양의 의류를 제조하는 데 소비되는 물의 양이다. 옷 한 벌을 염색하고 가공하는데 막대한 양의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의류 산업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실정이다. 매우 빠른 상품의 회전율을 가지는 패스트패션은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물먹는 하마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의 양이다. 가격의 하향 평준화는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소비 풍조가 만연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매립지가 갖는 수용의 임계점은 버려지는 옷의 양을 넘어서고 있다. 분해되는 데 200년이 걸리는 합성섬유가 토양과 지하수, 대기를 오염시킨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헌 옷을 기증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라 빛 좋은 개살구일 뿐, 다큐멘터리 ‘The True Cost (2015)’에 의하면 기증이라는 명분 하에 버려진 옷의 10%만이 재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설령 선진국이 소비를 줄인다 해서 후발국에게도 동참을 강요할 수 있을까? 인구의 총량은 점점 늘고 있고, 패스트패션 산업은 앞다투어 인도와 나이지리아 같은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머지않아 의류폐기물의 총량도 비례하여 증가할 텐데, 그때 우리는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이 한 개인의 단계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 패스트패션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 브랜드를 찾아 입는 소비 가치관을 가지려 한다. 개인적으로 바람막이, 다운재킷, 스웨트셔츠와 같은 아웃도어 의류를 선호한다. 간편하고 기능과 착용감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에 나의 지갑이 특히 많이 열리는 까닭은, 비단 디자인과 품질 때문만이 아니다.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남다른 환경 철학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미국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환경에 대한 책임을 핵심 사명으로 지난 40년 동안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생산공정에 있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매출의 1%를 환경보호를 위해 투자하며 그 과정을 소상히 홍보하고 있다. 옷을 사 입지 말고, 기워 입고 꿰입는 것을 권유하는 역설적인 광고마케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으로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환경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고조되는 작금의 시대에 모처럼 반갑고 신선한 발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의(衣), 식(食), 주(住)’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먹는 것과 사는 것만큼 입는 것에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의류산업과 그로부터 야기되는 환경문제는 나머지 두 가지 못지않은 중대한 사안인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과 소비자가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자세로 친환경적인 접점을 찾아가기를 바라본다. 그러기 위해선 나부터 지구를 위한 작지만 소중한 발걸음을 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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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유스토리(Youth Story)는 기후위기의 끝에서 청년이 당신에게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습니다.


1부 필자: 남준식


25살 대학생.



한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월, 2020/12/2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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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업명
울주군 청년실태조사 및 청년정책 기본계획 수립

■ 발주처
울산 울주군청

■ 과업기간
2020.4.14.~2020.12.31.

■ 과업목적
– 청년세대의 문제 심화 및 지역소멸 위기
– 청년정책 법적 기반 강화 및 확대 추세
– 청년문제에 대한 행정의 종합적 접근 필요
– 지역 특성을 반영한 청년정책 발굴 필요

■ 목차
제1장. 연구 개요
Ⅰ. 연구의 개요
Ⅱ. 연구의 배경 및 목적
Ⅲ. 연구 수행전략 및 추진체계

제2장. 울주군 청년정책 기본계획 비전 체계
Ⅰ. 청년정책 기본계획 방향 설정
Ⅱ. 비전 체계
Ⅲ. 민선7기 실천계획 연계

제3장. 정책과제 세부 내용
Ⅰ. [목표1] 탄탄한 청년정책 추진기반 마련
Ⅱ. [목표2] 든든한 청년일자리 발굴
Ⅲ. [목표3] 신나는 청년문화 활성화
Ⅳ. [목표4] 촘촘한 청년 기본생활권 보장

제4장. 투자 및 재원조달 계획
Ⅰ. 분야별 투자 계획
Ⅱ. 예산 확보 방안

■ 연구진
연구책임
정창기 희망제작소 대안연구센터 센터장

연구진
김창민 희망제작소 대안연구센터 부센터장
이다현 희망제작소 대안연구센터 연구원
박효원 희망제작소 대안연구센터 연구원
허 웅 희망제작소 대안연구센터 연구원
이규홍 희망제작소 대안연구센터 연구원
박지호 희망제작소 기획팀 팀장
손정혁 희망제작소 시민주권센터 연구원

■ 펴낸 날
2020.12.

목, 2021/01/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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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를 찾다
  대학 다닐 시절, 기말고사 대체 레포트 공지 도중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 여러분의 과제물을 인쇄할 종이에게 미안하지 않을 만한 글을 써오세요.
  동기들은 웃었지만 나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인쇄값 50원이 아까워서 4쪽 모아찍기를 해본 적은 있었어도 종이를 만들기 위해 베어진 나무에게 미안하지 않기 위해 과제물에 정성을 들인 기억은 없었다. 교수님께서는 그저 ‘열심히 하라’라는 말을 위트 있게 하고 싶으셨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한 문장 때문에 유래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해 레포트를 썼다. 나중에 내가 ‘고작 이런 글을 쓰려고 종이를 허투루 낭비한 건가?’ 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 나무 앞에서 당당할 수 있도록. 물론 그 후기를 들은 친구들은 너도 참 이상한 애라고 말했고 나 또한 웃고 넘어갔지만 그 때 당시의 심정은 그랬다.
  나의 ‘환경에 위한 행동’이라고 명명할 법한 것들은 모두 죄책감에서 시작되었다. 콧구멍에 빨대가 꽂혀있던 거북이 사진을 보고난 후에는 빨대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새들이 마스크 끈에 발목이 묶여 구조되는 경우가 늘었다는 기사를 읽은 다음에는 무조건 마스크 끈을 잘라 버렸다. 집에 쌓여가는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잔에 다육식물을 심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준 적도 있었고, 지구촌 불끄기 운동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는 밤 11시 이후에는 불을 끄고 지내는 게 습관이 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 내가 그린 환경 보호 포스터에는 무조건 ‘지구야 미안해’ 류의 표어가 들어갔다 -대상은 특정 동물로 대체되기도 했지만-. 누군가는 지구를 보호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텀블러나 에코백을 들고 다닌다는데 나는 환경 문제 관련으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미안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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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테이크아웃잔을 활용하여 심은 다육식물
  나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또 지구를 위해 많은 불편함을 감수할 정도로 이타적인 성격도 되지 못한다.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게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코로나를 핑계 삼아 음식을 배달시키고, 잔뜩 쌓인 배달용기 앞에서 한숨 쉬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나마 있던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 매번 ‘일회용 젓가락/포크는 넣어주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라는 요청사항을 기입하고는 있지만, 가게 측에서 깜빡하고 동봉해주시는 건 어떻게 처리할 방도가 없어 서랍 안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중이다. 숫자가 늘어가는 나무젓가락이 내 한계를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져서 가끔은 모두 내다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들기까지 한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탓에 그렇게 되었다면, 집에 있으면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던 차에 일단 쓰레기를 줄여보자고 결론지었다. 우선 쓰레기 중 비율을 가장 많이 차지하던 청소포와 휴지 및 물티슈, 그리고 생리대를 일회용에서 다회용 물건으로 교체하였다. 청소가 끝나고 밀대용 걸레를 세척하는 일이나 외출할 때마다 손수건을 챙기는 건 불편함을 동반했다. 그렇지만 환경뿐만 아니라 내 몸에도 좋은 선택이었을 거라 믿고 몇 달간 이용해본 결과, 일반 쓰레기가 많이 줄어든 것과 동시에 함께 나오던 재활용 쓰레기-휴지심, 물티슈 비닐 등- 또한 덜 나오게 되었다. 가끔은 쏟은 물을 휴지로 닦아 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긴 하지만 그래도 익숙해지는 과정이라고 믿고 있다.
  ‘지구가 점차 더워지고 있다는 증거’라는 제목을 클릭하면 작은 얼음 위에 균형을 잡고 서있는 북극곰 사진이 나오는 게시글을 최근에 열람했다. 묘기에 가까운 자세로 바다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던 북극곰의 사진에서 얼굴을 알아보긴 어려웠으나,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표정처럼 보였다. 그 날 마트에 갔다가 다회용 봉투에 그려진 바다표범을 보니 기분이 편치 않았다. 계산대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평소 발견하지 못했던 코너가 눈에 띄었다. 분리수거함이었다. 칫솔이나 분무기 같이 플라스틱이지만 다른 재질의 부품이 섞여있어 분리수거가 까다로운 물건들을 모아 재활용한다는 안내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동안은 플라스틱이니 괜찮겠지, 하고 버렸던 것들이 분리수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집에 돌아와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을 검색해보았다. 다른 것들보다도 과일 포장지가 스티로폼이 아닌 일반 쓰레기였다는 점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는 편인 우리나라가 실질적인 재활용 비율은 그렇게 낮을까, 하던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종류에 따라 따로 버리는 게 전부인 게 아니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이물질을 제거하고 분리배출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학창 시절 선생님의 지휘 아래 반 아이들과 학교 근처 공원으로 환경 미화를 나갔던 다음 날, 그 공원을 찾아가 본 적이 있다. 분명 모두들 집에서 가져온 쓰레기봉투를 한가득 채워 떠났는데 여전히 산책로에는 담배꽁초들이 굴러다녔다. 그 때 처음 우리가 애써봤자 다른 사람들이 안 하는데 무슨 소용인지 의문을 품었다. 나의 노력은 무력해보였고, 큰 흐름을 이겨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산처럼 쌓여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볼 때도 똑같은 의문이 고개를 쳐들곤 한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그저 자기만족에서 그치는 정도의 힘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대단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단언할 만한 자신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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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렇게 내가 지구에게 느끼는 미안함의 이유는 더 잘 할 수 있지만 환경보호에 대한 실천들을 귀찮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덮어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내가 하는 실천이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두가 실천력과 용기를 낼 수 있다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투명 플라스틱 병의 라벨을 제거하고, 카페의 컵 홀더들을 모아 냄비받침을 만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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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유스토리(Youth Story)는 기후위기의 끝에서 청년이 당신에게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자 하였습니다.


3부 필자: 김단아


문예창작과 대학원생.



곳곳에서 뛰쳐나오는 환경문제 때문에 양심통을 앓으며 살아가고 있다.


월, 2021/01/2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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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IMF 이후 청년 문제가 본격 대두된 이래 정부의 청년 정책은 일자리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 여러 정부를 거치며 취·창업 중심에서 복지, 교육, 인구 등으로 정책 범위를 확장했지만 청년들을 둘러싼 전반적인 여건은 나아지지 않았고, 관련 정책의 재검토 목소리도 점차 커졌다.

◯ 청년 정책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선 청년들이 정책의 ‘수립-실행-평가’에 이르는 3단계 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 당사자인 청년과 이를 함께 추진하는 행정 사이에 원활한 거버넌스 체계가 작동해야 하는 것이다.

◯ 현재 주요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은 청년 정책 거버넌스 활성화를 위해 전담부서를 만들고 행정, 의회, 청년 당사자 등이 참여하는 심의·의결기구(청년정책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전담부서 역할 강화’, ‘심의·의결기구 운영 내실화’가 기본 선결 조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행정의 논의 파트너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청년들의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

◯ 청년 정책 거버넌스 조직 가운데 먼저 ‘행정 전담부서’는 현재 정책총괄 기능을 하기에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인력 및 보유 권한 등이 약하다. 이에 시장 직속 조직으로 편재해 청년 정책을 힘있게 추진하는 경기 시흥시 사례는 시사점을 준다. 부서 규모의 경우, 타지역 민간기구보다 많고 주요정책 역시 정책 거버넌스 역량 강화에 맞춰져 있다. 이와 함께 타 부서와의 협력도 원활하게 추진 중이다.

◯ 서울시는 정책 심의·의결 기구(청년정책위원회)를 내실 있게 운영하는 사례로 꼽힌다. 무엇보다 전체 위원 중 청년 비율이 42%를 차지하며, 청년들이 참여하는 위촉직 위원이 위원장을 맡도록 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를 연 2회 개최하되, 분과별 최소 2~3회의 별도 회의를 열어 논의를 심화시키고 있다.

◯ 전북 완주군은 청년들의 정책 역량을 높이기 위해 당사자 조직인 청년정책네트워크단을 활용해 다양한 정책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매월 청년정책네트워크단 분과 모임을 통해, 정책을 발굴하고 수립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청년들이 예산 및 집행 과정을 고민하도록 한 ‘청년참여예산제’, 군 내 각종 위원회에 청년 비율을 높이도록 한 ‘청년할당제’ 등 각종 사업참여 기회를 만들었다.

◯ 본 희망이슈는 청년 정책 소통·거버넌스 활성화를 위한 세 가지 관점을 다뤘다. 결국 광역·기초 지자체가 제도개선 권한과 지원에 필요한 자원을 가진 만큼, 청년 정책 활성화의 열쇠는 행정의 의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활한 거버넌스는 일자리 주거 부채 등 분야별 청년 정책을 당사자 주도로 설계하고 추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 한편 ‘거버넌스 기구에 참여하는 청년들이 과연 당사자 전체를 대변하고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은 이번 이슈의 한계이자 후속 연구를 통해 다뤄야 할 지점이다.

– 김현수 대안연구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목, 2019/09/26-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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