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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577] 촛불 이후 우파정치의 재구성과 '이대남'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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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577] 촛불 이후 우파정치의 재구성과 '이대남' 현상

admin | 월, 2021/06/07- 23:52


20대 남성, 소위 '이대남' 현상이 정치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 직접적인 계기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였다. 20대 남성과 여성의 표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20대 남성의 '보수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 GS25 홍보물을 둘러싼 소위 '남성혐오' 논란은 분노한 청년세대 남성들의 안티 페미니즘 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대남' 현상 자체가 실체가 없다거나 일부의 현상에 지나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는 목소리 역시 존재한다. 과연 '이대남' 현상의 실체는 존재하는가? 우리는 지금의 현상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이에 대해 어떠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와 관련하여 20대 남성 당사자, 여성주의 학자, 사회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보기로 했다. 총 6편의 글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①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Research&listStyle=list&docum... rel="nofollow">한국의 '이대남'과 미국의 '브로플레이크'...'백래시의 시간'이 왔다 / 손희정 경희대학교 교수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Research&document_srl=1795593" rel="nofollow">'이대남' 허상을 신화로 만든 언론...'反페미'와 취업난이 대체 무슨 상관? / 지우개 충북대학교 학생

③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Research&document_srl=179657... rel="nofollow">이준석이 '82년생 김지영'을 공격하는 이유는? / 권명아 동아대 교수

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Research&document_srl=179772... rel="nofollow">'인국공 사태'의 교훈이 반페미니즘? / 권명아 동아대 교수


촛불 이후 우파정치의 재구성과 '이대남' 현상

'이대남' 현상은 실재하는가? ⑤

 

전지윤 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

 

사회를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방향으로 바꾸려고 활동하고 투쟁을 건설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는 원대한 희망과 초라한 현실을 구분하는 것, 그것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것이다.

 

그 점에서 지난 재보선 이후에 '청년 남성 등 대중의 상당수가 보수적 가치와 정치에 이끌리고 있다'는 평가를 부정하는 주장들은 공감하기 어렵다. 그런 입장들은 세대와 젠더와 계급이 어지럽게 갈라지고 교차한 이번 투표 결과를 두고 이것은 민주당의 위선과 무능을 심판한 것이지 보수적 가치와 방향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과 그것이 '맞다, 아니다'는 논박들은 무의미한 것이다. 그것은 둘 모두를 함께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국에서 오바마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트럼프 당선으로 이어진 결과나, 영국에서 신자유주의와 긴축에 대한 불만이 인종주의적 브렉시트 찬성으로 나타난 것과 비교될 수 있다.

 

물론 우파가 새롭게 재구성되고 있기에 전통적 우파의 기준으로 보면 설명이 안 되는 면들이 있다. 예컨대 유럽에서도 신우파 중에 일부는 낙태나 동성결혼을 찬성하면서 정치를 재구성했다. 한국사회에서도 우파는 새로운 가치들로 지지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대형 커뮤니티에 가입돼 있거나 계속 추적해 온 사람은 이미 이런 흐름을 목격해 왔다. 해가 갈수록 '촛불 정부의 개혁에 기대와 지지를 보내던 목소리'는 눈치보면서 침묵 속에 사그라들었고 보수적 가치나 혐오적 편가르기를 부추기는 목소리들이 커져 온 것이다.

 

청년 남성들이 다수인 커뮤니티일수록 이런 현상이 더 심했고, 그것은 이번 재보선에서 서울 강남지역의 '계급투표'와 맞먹는 20대 남성들의 오세훈 몰표로 나타났다. 대중의 불만과 분노를 정치적 땔감으로 이용하는 우파가 청년 세대와 남성 젠더에게 더 효과적으로 다가가는 것은 자연스럽다. 청년 세대는 자본주의가 낳는 불안정과 고통에 더 민감하고, 남성 젠더는 가부장제가 낳는 허위의식과 열패감에서 덜 자유롭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이런 현상은 2016년 촛불 이전의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존재했다. 당시 하루 평균 방문자수가 70만이라던 '일베사이트'에서 청년 남성들이 차별과 혐오를 유머와 놀이로 소비하는 행태는 사회적 문제가 됐다. 2014년에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농성장 앞에서 피자와 치킨을 먹는 젊은 남성들의 '폭식투쟁'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이런 현상은 2016 촛불의 거대한 바다 속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보였다. 촛불이 낳은 성과와 자신감은 차별에 반대하고 평등과 사회정의를 지향하는 목소리에 더 큰 힘을 불어넣었다. 그 힘이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등을 계기로 '페미니즘 리부트'에 중요한 디딤돌이 되었다. 지금은 신우파가 된 서민 교수도 당시에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했다. 이런 흐름은 2018년 미투운동에서 용기있는 고발과 의미있는 연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그 물결 속에는 이미 역방향의 물결이 나타나고 섞이고 있었다. '메갈리아'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성우가 해고되고, 총투표를 통해서 주요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사라진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시사인>은 이미 2019년에 치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20대 남성의 10명중 6명은 반페미니즘적이면서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이고, 심지어 그 중에 25% 정도는 스스로 역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관된 "반페미니즘 마이너리티 정체성 집단"이라고 분석했다.

 

우파 정치세력이 본격적으로 이들과 접속하고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만들기 시작한 한 고비는 2019년 검찰대란(소위 '조국 대전') 국면이었다. 그때 서울 주요 명문대에서 청년 학생들의 촛불시위가 벌어졌고, 청년극우 유튜버들이 본격적으로 청중을 늘려갔다. '조국 가족이 보여준 특권과 반칙이 능력과 노력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무너뜨렸다'는 것이 당시의 논리였다.

 

이것은 '인국공 사태'에서 다시 불붙었다. '능력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정규직화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었다. 당시에 일부 청년 정규직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수십만 명의 국민청원을 조직하고 집회를 열었다.

 

이렇게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무임승차를 부추기는 잘못된 정책'이 됐다. '2030 직장인'의 10명중 4명은 주식이나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고, 이에 대한 국가의 규제에도 부정적이다. 초기부터 여기에 올라타 가장 주도적으로 프레임을 짜고 정치적 선동을 해 온 것은 바른미래당의 하태경과 이준석이었다.

 

이들은 2019년에 주류언론의 선정적 보도에 힘입어 '페미니즘=워마드'라는 프레임을 짜고, '워마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당시에 이미 바른미래당은 청년 남성들 속에서 민주당을 넘어서는 지지율을 얻었다. 이 당에는 난민 혐오 선동에 앞장선 이언주도 있었고, 이들은 그 후 우파의 재구성과 재결집 속에서 '국민의힘'으로 통합됐다.

 

이들 우파의 노력은 꾸준한 것이었다. 예컨대 'N번방' 사건 때도 국민의힘은 '이런 일 때문에 남성들이 억울한 잠재적 가해자로 몰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우파는 대중의 불만과 분노를 나름의 총체적이고 일관된 세계관과 해법으로 묶어내는 데 어느정도 성공했다.

 

'정의를 말하면서 특권을 챙기는 파렴치하고 위선적인 586엘리트들이 검찰, 언론을 뒤흔들어 자신들의 반칙을 숨기고, 어설픈 정책으로 한국사회를 망치고 있다'는 논리는 이제 우파를 넘어서 대부분의 지식인과 언론들이 상식처럼 여기는 헤게모니적 담론의 지위를 얻었다.

 

우파의 새로운 무기는 첫째 '공정'이다. 지금 우파는, '연공서열을 거부하고 능력에 따른 성과를 요구하는 청년들이 민주노총을 벗어나 MZ세대 독자노조로 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둘째는, '반페미니즘'이다. '페미니즘이 남성을 역차별한다'는 선동은 박나래의 실수가 경찰 고발로 이어지고, GS25 포스터가 엄청난 비난에 휩싸인 배경이 됐다.

 

셋째는 '반중국 혐오 선동'이다. 여기에는 한미동맹의 유산, 중국의 급부상이 낳은 모순된 반응, 반공주의, 코로나, 노동시장에서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류언론들의 왜곡과 부추김 속에서 '강원도 차이나 타운' 반대 청원은 순식간에 거대한 규모로 불어났다.

 

이 모든 현상 뒤에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개혁 실패, 그것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존재한다. 촛불의 열기가 가라앉고 각자도생 속에 삶의 고달픔과 불안정은 계속되면서, 우파는 그것을 일종의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역의 희망을 잃은 사람들)처럼 이용하고 있다. 물론 우파 가치의 재구성은 아직 진행중이고 여러 모순을 품고 있다.

 

전통적 우파 가치와 새로운 우파적 가치의 화학적 융합은 어려울 수 있다. 당장 '반페미니즘'을 둘러싸고 이준석, 진중권, 서민은 서로 심각한 이견과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명문대 출신의 부유한 우파 엘리트들이 힘겨운 처지에 있는 청년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청년과 지역, 학벌, 계급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최근 두 청년(손정민, 이선호)의 죽음에 대한 언론과 사회의 상이한 반응을 통해 다시 드러났다.

 

문제는 삶의 고통과 불안정에 시달리던 사람들을 보편적 권리와 평등의 요구, 급진적 재분배라는 좌파적 대안으로 모아내는 시도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주변화하여 잘 보이지 않는 신세가 돼버린 민주당 바깥의 좌파는, 지금 민주당의 실패와 위기를 비웃을 처지가 아니다.

 

사람들(특히 청년 남성들)이 우파의 새로운 지지기반이 되어가는 것을 외면하는 것도, 그렇다고 그들을 매도하고 비난하는 것도 대안일 수 없다. 그들의 분노와 불만에 공감하는 것과 그들이 이끌리는 우파적 대안을 비판하는 것은 양립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더불어서, 좌파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실패하기를 기다리면서 강하게 비판하다보면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넘어서야 한다. 광화문에서 '문재인은 간첩'이라고 외치던 노년층의 태극기 집회와 행진이 사라진 자리에, 강남역에서 '페미니즘은 정신병'이라고 외치는 젊은 남성들의 집회와 행진이 등장하는 상황은 근거없는 낙관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s://www.pressian.com/pages/author/10069" rel="nofollow">클릭https://www.pressian.com/pages/search?sort=1&search=%EC%8B%9C%EB%AF%BC%E... rel="nofollow">)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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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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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Women Against ViolencE)》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여성 작가 8명과의 협업을 통해 파도가 되어 여성 폭력에 대항하는 다양한 일상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아래의 작품은 앰네스티 캠페인에 함께 한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님의 작품입니다.

국제앰네스티 X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

국제앰네스티 X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

 

작가명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

참여 소감

느리지만 확신을 가지고 함께 걷고 있습니다. 눈 앞에는 아직도 바뀌지 않은 것들이 잔뜩 쌓여 우리를 막아내고 있는 것 같아도 뒤돌아 돌이켜보니 우리는 꽤 멀리 나와 있더군요. 한걸음씩 따박따박 걸어나온 시간들이 길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한 걸음 먼저 미래로 갑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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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7,8월호 – 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

안녕한 날의 페미니즘

 

조진석 나와우리+책방이음 대표

 
최근 여성학과 관련한 책을 읽어본 적 있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돌이켜보니, 대학 다닐 때 ‘여성의 삶’에 대한 관심과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기 위한 노력으로 독서를 한 경험을 빼고 그 뒤에 의식적으로 읽어본 적이 없더군요. 왜냐면 ‘여성이 처한 심각한 문제’를 뉴스에서 이슈로 매일 접하지만, 경제위기와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와 전쟁과 평화 같은 뉴스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알아야 할 주제 중에 이것은 빠지거나 의제상 후순위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독서의 목록에서 항목 자체가 빠졌다는 뒤늦은 깨달음을 질문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현재까지 대체로 많은 남성들의 독서 목록에 페미니즘 도서는 필독서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가 결코 짧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손희정은 『다시, 쓰는, 세계 – 페미니즘을 만든 순간들』에서 “일반적으로 페미니즘 제1물결이라고 부르는 운동은 19세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성 참정권 운동을 일컫는다. 그 이후로 1960~1970년대 페미니즘 제2물결을 지나 1990년 제3물결, 그리고 2010년 이후 펼쳐지고 있는 전 세계적인 페미니즘 부흥을 제4물결이라고들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책은 2015년 이후의 주요한 이슈를 꼽고 있습니다. “2015년 페미니즘에 관한 남성 평론가 K의 황당하고 무책임한 발언()에 반발하며 시작된 ‘#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 선언(2015), 소라넷 서버 폐쇄 운동(2015),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추모 운동(2016), 웹툰계와 문단 성폭력을 고발하는 목소리에서 촉발돼 영화계, 미술계, 교육계 등으로 번진 ‘○○계_내_성폭력’ 운동,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2018), 낙태죄 반대 검은 시위(2016) 및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2019), 안희정 전 충남 지사 재판(2018~2019) 및 징역 확정(2019) 등등” 페미니즘과 여성에 대한 무책임한 발언부터 대부분의 이슈가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렇기에 왜 이런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지 원인을 알고, 어떻게 해결할지 방안을 찾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 책은 2015년 이후 제기된 이슈마다 맞춤해서 ‘원인과 해결안(제언)’을 중심으로 쓴 짧은 글을 묶었습니다. 조금 더 긴 글과 논문을 묶은 『페미니즘 리부트』도 덧붙여 권하고 싶습니다.

출판계에서 이전에 드문드문 대학 수업 교재와 이론서를 중심으로 나오던 페미니즘 관련 대중 도서가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근처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여성이 흉기에 찔려 살해당한 사건 이후 본격적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왜 남성은 일면식 없는 여성을 죽였는가? 왜 여성은 남성에게 죽어야만 했는가? 여성이라는 이유를 빼면, 설명되지 않는 상황을 맞아서 역설적으로 페미니즘을 주제로 하는 책이 이제서야 대중의 문제의식과 만나 출간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페미니즘과 여성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여성 살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비극적입니다.

살인만큼 끔찍한 강간 사건을 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이 갑작스럽게 하는 것으로 묘사합니다. 그렇지만 부부, 가족, 친구, 데이트 중에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이 실제 숱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면 심리적 충격이 한층 더 클 뿐 아니라 대처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는 담고 있습니다. 이 책 집필의 계기는 잡지 『미즈 MS.』 1982년 9월의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 조사로부터 시작됩니다. 이에 따르면, 낯선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더 흔할 것이라는 세간의 편견과 달리 실제로는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미즈 MS.』와 국립정신건강연구소에서 미국 전역 32개 대학 총 6,100명의 남녀 대학생을 조사(<미즈프로젝트>)하고서 놀라운 결과를 확인합니다. “여성 응답자 4명 중 1명꼴로 법적 의미의 강간 혹은 강간 미수를 경험해 본 적이 있으며, 많은 여성이 정식 데이트 상대뿐 아니라 친구나 동료로부터, 혹은 직장이나 파티, 술집, 종교 행사, 동네에서 만난 사람 등 주변의 다양한 ‘아는’ 남성들로부터 성폭력 당하고 있음(acquaintance rape)을 ‘사실’로” 밝혀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로빈 월쇼 역시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 피해자입니다. 로빈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자친구는 자살해버리겠다고 소리를 지릅니다. 남자친구가 자신으로 인해 불행해지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 그녀는, 남자친구의 요청에 따라 함께 친구의 집에 갔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친구가 없었고, 그 집에서 그녀는 남자친구의 위협 때문에 성관계를 맺습니다. 다음 날 남자친구는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주었고, 그 뒤 1~2주 사이에 불쑥 직장 근처에 나타나곤 했습니다. 몇 주 뒤 남자친구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가 다시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고 최소한 몇 달 동안은 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곳은 가길 꺼렸습니다. 남자친구가 나를 ‘강간’한 것을 깨닫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가해자가 과거 성관계를 한 적이 있는 전 남자친구라는 사실 때문에, 내 경험에 ‘강간’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강간은 낯선 사람에게서나 당할 수 있는 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3년 뒤 깨닫고 나서 피해 사실에 대한 분명한 자각은 오히려 몇 년간 저자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고, 결국 상담을 통해서 몇 년에 걸쳐 쌓인 응어리들을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십년쯤 지나서 다 극복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 사건의 실태부터, 피해자들의 7가지 반응과 그 의미, 가해자들의 성 관념과 행동 양식, 10대들의 피해 경험, 사교클럽에서 벌어지는 집단 강간, 이런 강간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과 사건의 영향 및 후유증, 경찰과 법원의 대응 방식과 문제점, 여성들에게 전하는 피해 예방과 사후 대처 방법, 성폭력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남성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부모와 학교와 입법자에게 주는 메시지, 생존자와 함께할 때 더 빨리 회복된다는 메시지까지, 이제까지 결코 ‘강간’이라고 불리지 않은 일이지만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사건에 대한 적절한 지침서입니다.

2020년 7월,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호 법안으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폐지하고자 합니다.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성폭력 고소장이 접수된 다음날 자살했습니다. 2020년 4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성추행 사건으로 자진사퇴했습니다. 2019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및 추행, 강제 추행으로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유죄 판결을 최종적으로 받았습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폐지를 해야 할까요? 오히려 강화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왜 강화해야 하는지 안희정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을 부제로 한 『김지은입니다』를 통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에서 앵커가 묻습니다. “안희정 지사와 김지은씨 사이에 벌어진 일이 위계에 의한 것. 다시 말해서 권력관계를 이용한 것이라는 것, 그렇게 주장하시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저한테 안희정 지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희정 지사님이었습니다. 수행비서는 모두가 노(No)라고 할 때, 예스(Yes)를 하는 사람이고 마지막까지 지사를 지켜야 하는 사람이라고. 저는 지사님이 얘기하시는 거에 반문할 수 없었고 늘 따라야 하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늘 수긍하고 그의 기분을 맞추고 항상 지사님 표정 하나하나 일그러지는 것까지 다 맞춰야 하는 게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김지은씨는 답합니다.

“혹시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일을 눈치 챈 사람이나 아니면 김지은씨가 이러 이러한 일이 있어 고민이다라고 털어놓은 사람이 누구누구입니까?” “실제로 SOS를 치려고 여러 번 신호를 보냈었고 눈치 챈 선배가 혹시 그런 일이 있었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얘기를 했었고 그런데 아무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냥 어떠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한테 얘기해주지 않았습니다.”(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자체장으로 인해서, 이와 같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의 피해자가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수많은 곳에서 『김지은입니다』를 읽고서 각성하는 순간을 꿈꾸어봅니다.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을 노래하기 위해.


[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은 책방이음의 조진석 대표가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책방이음은 시민단체 나와우리에서 비영리 공익 목적으로 운영하는 서점입니다.
2009년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문을 열었으며, 우리 사회를 밝게 만드는데 수익금을 써왔습니다.

금, 2020/07/3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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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Women Against ViolencE》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여성 작가 8명과의 협업을 통해 파도가 되어 여성 폭력에 대항하는 다양한 일상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아래는 래퍼 슬릭님의 노랫말입니다.

나는 불꽃이다

슬릭

 

나는 불꽃이다
나는 불꽃이다
나는 불꽃이다
나는 불꽃이다

내 몸을 이루는 모든것들은 기능하기 위해
오직 나만을 위해 존재하지

내 몸을 이루는 모든것들은 살아가기 위해
사는 순간을 위해 존재하지

똑같지 않은게 당연해 난 사랑하기위해
나를 사랑하기 위해 존재하지

몸뚱아리일 뿐인 몸은 나의 영혼을 담기 위해
내가 나이기위해 존재하지

나를 탓하네 처음엔
내가 탓하네 거기에
하필 그 밤에 혼자서
하필 그 짧은 옷사서

막차를 골라서
탈 생각을 뭐하러
흔하단 그 광경
내 감각으로 체험할 줄은

몰랐어 그 다음엔
니가 나를 탓하네
나도 없대 잘한게
난 뭘 하지도 않았는데

흔한 일인 걸 알면서
조심하지를 않았대
죽임당할 걸 알면서
살아있길 원한대

감히, 똑같아지길 바라지
감히 똑같은 사람 취급, 인간 대접을 바라지
드러나기를 바라고 돈받기를 바라고
잘못하고난 빌미를 세상 밖에 둔 척 한다지

감히, 평화를 바라지
아무도 죽이지 않는 노래 퍼지길 바라지
우리가 만든 파도가 멈추지 않길 바라지
드러나기를 바라고 돈받기를 바라지

우리는 웃을거야
우리는 아플거야
우리는 꿈꿀거야
우리는 아물거야
우리는 춤출거야
우리는 갚을거야
우리는 우리꺼야
우리는 내꺼야

우리는 배울거야
우리는 버릴거야
우리는 채울거야
우리는 거닐거야
나를 망가뜨린 만큼의 억배로 부술거야
후련함이든 허무함이든 나만이 느낄거야

죄인은 벌할거야
죄인은 미워하고 죄를 미워하지 않을거야
죄인을 미워하고 죄는 미워하지 않을거야
죄인을 미워하고 죄를 미워하지 않을거야

나는 불꽃이다
붉게 타올라 그 빛으로 앞을 밝힌다
나는 불꽃이다
붉게 타올라 그 빛으로 앞을 밝힌다
나는 불꽃이다
붉게 타올라 그 빛으로 앞을 밝힌다
나는 불꽃이다
붉게 타올라 그 빛으로 앞을 밝힌다

 

작가명

래퍼 슬릭

참여 소감

파도는 멈추지 않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바다가 생기고 난 후로 단 한번도 파도는 멈춘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파도를 일으키는 인력처럼 우리의 파도는 누군가의 살아있음으로, 누군가의 죽음으로, 누군가의 글로, 누군가의 말로, 누군가의 움직임으로, 누군가의 노래로 계속 일렁이고 있습니다.

뜻깊은 프로젝트에 동참할 기회를 주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감사드립니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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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2021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Women Against ViolencE》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여성 작가 8명과의 협업을 통해 파도가 되어 여성 폭력에 대항하는 다양한 일상의 목소리를 담아봅니다. 아래의 작품은 이번 캠페인의 메인 디자인을 작업한 페이퍼프레스의 작품입니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1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2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3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4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5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메인 포스터 6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영상 슬로건 1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영상 슬로건 2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영상 슬로건 3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작업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Giphy 스티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로고 3종

 

작가명

페이퍼프레스

참여 소감

페이퍼프레스는 9999999999–번의 파도 중에서 그래픽 파도 1로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또 뒤 이어질 999999999999999–번의 파도들이 너무 기대됩니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심볼

월, 2021/03/0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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